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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차승원 선배 '싸구려 연기는 없다'는 말, 깊이 새겼다"
  • 안재현 "차승원 선배 '싸구려 연기는 없다'는 말, 깊이 새겼다"
  • 영화 ‘패션왕’에서 원호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안재현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전지현, 김수현, 차승원, 이승기, 주원.1년 사이 그가 만난 배우들은 참 다양하다. 나이와 위치, 캐릭터 모두 다르다. 그 가운데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타이자 배우로 자리잡은 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배우 안재현은 인정한다. 운이 좋은 사람이고,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민망해서인지 좋아서인지, 그런 말을 하면서는 꼭 옅은 미소를 짓다 헛웃음을 터트린다. 안재현에게서 그런 흐트러진 미소를 보는 일이란 드문 일이다. 그는 “진짜 공부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전문학을 팠”고, “링컨도 직업이 100개나 됐다”며 직업의식을 강조하는 진지한 매력을 지닌 청년이다.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너희들은 포위됐다’로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영화 ‘패션왕’으로 스크린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꿰찼다. 탄탄대로 위를 승승장구했다. 스스로 ‘운과 인복을 타고난 사람’이라 인정했어도 쉽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안재현은 “내가 그런 복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배신하지 않기 위해 몇 배로 노력한다”고 말한다.궁금해진다. 어떤 노력일지. 사실 모든 사람이 노력을 하며 산다.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돈을 아껴쓰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그런 이들에게 어떤 노력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묻는다면 딱히 그런 것도 없다. 생활계획표를 짜놓고 시간대별로 할 일을 정하는 실천하는 노력은 초등학생 때도 현실적으로 힘들었다.안재현도 마찬가지다. 그가 하는 노력은 특별할 게 없다. 배우로서 작품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건 당연하다. 틈 나는대로 책을 읽으며 생각을 확장시키고 정치와 경제, 사회 등 사회의 모든 부분에 시야를 확보해둔다.“지금 친구들이 정말 다 잘 나간다. 대기업에 입사해 돈도 잘 벌고, 누구나 알 만한 곳에서 국가적으로 뿌듯한 일에 나서는 친구들도 있다. 나도 나대로 열심히 내 길을 걷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나만의 분야를 만들기 위해 고전문학을 읽었었다. 괴테부터 시작해서 쭉 섭렵했다. 그러면서 책을 접하게 되고, 한 구절만 읽고도 다양한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길렀던 것 같다. 15세기나 18세기나 사람의 생각은 다 같더라. 아주 예전 세상의 얘기를 접하는 것이지만 요즘 사회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매력이 있다.”“‘싸구려 연기는 없다’는 차승원 선배님의 말, 새긴다.”(사진=방인권기자)안재현이 이렇게 생각의 여유를 갖고 세상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시선을 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1년여 전부터 달라졌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30대 혹은 60대 이후의 삶을 상상하며 미래에 대한 막연한 꿈에 갇혀있던 과거는 더이상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학창시절 나는 직업의식이 굉장히 강했다. 뭘 먹고 살아야 하지, 라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런데 막연한 꿈을 꿨던 것 같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게 좋지 않게 보였을 수도 있다. 나도 이 일을 시작하면서 지금 다신 오지 않을 이 순간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데뷔 1년이 지나면서 하루는 굉장히 긴데, 1년이란 시간은 엄청 빨리 지나갔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오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지금 그는 배우라는 확고한 꿈을 찾아 어느 때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 “하루를 꽉 채우고 싶다”는 바람으로 20대를 온전히 투자하는 시간으로 보낼 각오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안재현은 마음 속 깊이 한 마디를 새기고 오늘을 산다.“차승원 선배님이 ‘싸구려 연기는 없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장르가 다를 뿐, 역할이 다를 뿐, 카메라가 비추는 얼굴의 위치가 다를 뿐, 어떤 연기도 값어치가 있다는 말이다. 주·조연의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특히 나 같은 신인에겐 누군가 가져주는 믿음을 부담의 무게로 얹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대는 투자의 시간이다. 아낌없이 쏟아 부을 것이다. 어떤 것도 돌아오지 않고 잃어버리는 것이 많더라도 상관없다. 30대에 돌아올 것이고, 40대에 밑거름이 될 거라 믿는다.”
2014.11.14 I 강민정 기자
오승환 "ML 진출? 현재 도전의 끝은 아니다"
  • 오승환 "ML 진출? 현재 도전의 끝은 아니다"
  •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한신 끝판왕’ 오승환이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간다. 내년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목표를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13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도전의 끝은 (일본 리그가) 아니다. 내년까지 한신에 계약돼 있는 상태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면 메이저리그 진출하게 될 수도 있고 가게 되면 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 끝난 후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데뷔 첫해 센트럴리그 구원왕(39세이브, 2승 4패 5홀드 평균자책점 1.76)에 오르며 무난히 연착륙했다. 일본 무대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인이 구원왕에 오른 것은 오승환이 처음이다. 일본시리즈에선 아쉬움이 남긴 했으나 클라이막스 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등 큰 무대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일본 야구가 전부가 아니다. 그는 더 큰 꿈을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도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엔 남아있다. 다음은 오승환과 일문일답.-일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소감은▲팬들의 응원덕분에 첫 시즌을 잘 보낼 수 있었다. 일본 무대에서 첫 시즌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건강히 한 시즌을 마친 것이 좋았다. 한신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많은 부분을 배려해주셔서 일본 야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기분은 어땠는지▲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건 처음이다. 기분이 남달랐고 삼성 선수들이 마지막에 우승하는 걸 보니, 그때만큼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 함께 운동장에 있고 싶었다. 삼성 축하한다.-일본 프로야구에 있으면서 어떤 점이 보완이 됐고 발전이 됐다고 생각하나▲시즌 초반엔 모든 게 다 처음이다 보니 야구 외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야구장에서만큼은 한국에서와 똑같이 했다. 팀에서 도움을 준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분명히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갔는데 그런 부분을 이겨냈다는 것, 그리고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부상 없이 한 시즌 마친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내년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선배로 일본 야구를 이야기해 본다면▲일본 선수, 일본 야구의 다른 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은 정교하고 파워면 에서는 한국이 뛰어난 것 같다. 선수들의 장단점, 스타일이 다 달라서 확실하게 이야기하긴 힘들다. 분명한 건 한국 야구가 절대 일본 야구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장래성을 보고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실력 자체가 통한다는 걸 확신을 하고 스카우트를 하는 것이라 해외에 나서는 선수들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 -오승환이 말하는 마무리 생존법은▲패배를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에 나가는 상황 자체가 부담이 되고 힘들지만 그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하는 것도 마무리의 숙명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부담은 없어지게 된다. 1년 내내 경기가 있기 때문에 2~3번 연속 실패하는 게 제일 안 좋다. 빨리 잊고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포크 등 떨어지는 볼에 대한 연구는▲당장 연마한다고 하기 보다는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캠프에 맞춰서 준비하려고 한다. 내년엔 떨어지는 볼 비중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일본 타자들이 속는 모습을 보고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년엔 레퍼토리를 넓혀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떨어지는 볼이란 ▲손가락 크기에 최적화된 투심 계열이다. 포크볼 계열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투수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팀 투수 최고참이 초반에 경기 마치고 찾아와서 볼의 높낮이에 대해 조언해준 적이 있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 팀 선수들과 다 잘 지내고 있어서 적응하는데는 선수들이 한몫을 했다. -오승환을 가장 괴롭혔던 일본 타자는, 어느 팀이 제일 껄끄러웠나▲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요미우리 상대로 2번 블론세이브를 했는데 까다롭다기 보다 기억이 많이 난다. 내년엔 그 팀을 상대로 블론을 하지 않아야한다. 아베도 그렇고 각팀에 힘이 있는 선수들이 파워와 정교함을 갖추고 있어서 각팀 3,4번 타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에서 첫 안타도 쳤다. ▲아마추어 때 타자를 하고 10년 만에 처음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가 정말 눈앞에 있다. 그렇게 가까울 줄 몰랐다. 운 좋게 안타가 됐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타격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 내년엔 더 좋은 타구를 날려보겠다. -일본 타자를 상대로 할 때 직구의 느낌은 한국 타자들 상대할 때와 달랐는지▲비슷했다. 한국에서와 똑같이 하려했다. 지금처럼 하면 잘 될 거라 주변에서도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공을 던진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일본 리그에서는 한국에서보다 긴장이 조금 더 됐는지▲운동을 할 때 긴장을 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 재팬 시리즈라고 해서 긴장을 하는 건 아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긴장된다. 블론세이브를 하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좋은 경기를 만들어주고 8회까지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줬는데 9회 올라가서 내 실수로 팀이 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 뒤에 안정이 되면 화가 난다. 잠도 설치는 경우가 있다. -내년 시즌 목표는▲올 시즌 4패가 아쉽다. 최소한의 블론세이브를 하는 게 목표다. 0점대 방어율과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갖고 싶다.-한국에서 같이 뛰던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다. 혹시 큰 무대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내년까지 한신에 계약돼 있는 상태다. 도전의 끝은 아니다.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면 내년엔 도전이라기보다 메이저리그 진출하게 되면 가서 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 끝난 후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다.
2014.11.13 I 박은별 기자
러시아와 아시아 대륙에 퍼트린 의료사랑 나눔
  • 러시아와 아시아 대륙에 퍼트린 의료사랑 나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러시아 대륙과 카자흐스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나라에서 온 형편 어려운 선천성 질환 환자를 연달아 무료로 치료해 주는 등 국경을 넘는 사랑의 인술을 펼치고 있다.카자흐스탄에서 온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 한국에서 희망의 불빛을 보다. 병원은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온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 칼리바예바(7세, 여)와 러시아에서 온 선천성구순구개열 환아 케바 안나 안드리프나(5세, 여)의 수술에 성공하고 새 삶을 선물했다.특히 카자흐스탄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의 자선진료 결정은 극적으로 이뤄진터라 감동을 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5년간 선교사로 활동한 김성민씨(35세, 인천 강화 거주)는 지난 5월 한국으로 돌아온 뒤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로부터 “7살 난 사촌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았고 두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절반밖에 뜰 수 없어 안타깝다”며 “안그래도 환아의 아버지가 구두 수선공으로 형편이 어려운데 의료선진국인 한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김성민 씨는 가톨릭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사랑의 대화 게시판에 사연을 남기는 등 한국의 3개 기관에 문의를 했고 그 중 유일하게 가톨릭중앙의료원만이 산하병원인 서울성모병원에서 연 250여 건의 안검하수 수술을 시행하는 안과 권위자 양석우 교수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실무를 담당한 국제협력팀에서는 김성민 씨를 통해 환자의 영문 의료기록 등을 양석우 교수에게 전달해주고 자선치료 처리를 위해 지난 8월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2014년 하반기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에 신청해 승인을 얻었다.아젤은 보호자인 이모 살타나트 우스테미로파(여·30)와 함께 지난 27일 입국해 병원으로 입원했으며 정확한 수술을 위해 세부 검사들을 실시했다.검사결과 아젤은 카자흐스탄에서의 과거 수술력 때문에 문제가 있는 왼쪽 눈을 감아도 2.5mm 떠있는 토안상태였으며, 눈꺼풀테와 동공간 거리는 문제가 없는 오른쪽 눈은 4mm로 측정되었지만 왼쪽 눈은 1mm로 측정되어 양안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28일 양석우 교수는 이마근에 눈꺼풀에 고정하는 이마근 올림수술을 시행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양 교수는“수술 직후라 붓기가 빠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반인과 같은 눈으로 자리 잡으면서 회복할 것”이라며 “형편이 어려운 해외 어린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아젤의 보호자인 이모 살타나트 씨는 “아젤이 성장하면서 한쪽 눈이 감긴 상태로 성장한다는 것이 큰 아픔이었는데 조카가 수술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기적적이고 감동적”이라며 “병원 관계자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젤은 병원에서 지낸 일주일 동안 약 480만원의 진료비가 발생했으며 병원에서 전액 지원했다. 한편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전하게 왼쪽 눈을 뜨게 된 아젤은 11월 3일 퇴원과 함게 귀국길에 올랐다.구순구개열로 마음의 문 닫고 사는 러시아에서 온 안나, 이제는 주변사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 희망 갖고 덤으로 충분한 영양공급도 가능러시아 우수리스크시에서 온 선천성 구순구개열 환아 안나 케바는 지난 10월 13일 보호자와 함께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입술은 비뚫어져있었고 입천장은 벌어져 있어 수유가 어려웠던지라 허약했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힘들게 수술비를 모아 지난 2011년 러시아 현지에서 구순열 1차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안나의 건강상태는 쉽게 회복하지 못했으며 곧바로 2차 수술을 시행했으나 완치에 실패했다.딸의 거듭된 치료 노력에도 실패한 부부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거주지역인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에서 운영하는 우수리스크시 타우복지관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복지관장인 로제로 수사는 러시아내 치료를 넘어 의술이 뛰어난 한국에서의 치료를 권유했다. 꿈 같은 일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서울성모병원 간호부원장을 지낸 연기순 리디아 수녀가 이 곳 복지관으로 파견와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복지관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 안나는 10월 15일 주치의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는 안나에게 구개 및 구순성형술, 인두피판술, 개방성 코성형술을 실시했다. 이 교수는 구순열의 입천장 주위 조직을 이용해 피부조직의 한덩어리로 만든 피판을 좌우로 회전하여 이동시키고 비정상적으로 배열되어있는 입술근육을 다시 제자리에 옮겨서 구순열을 예쁘게 교정했다. 또한 변형 된 안나의 코를 바로 잡기 위해 귀의 연골을 이용해 콧대를 만들어주었다. 코에는 보형물을 설치했으며 6개월 뒤에 제거 예정이다.또한 환아들이 성장하면서 빈번히 발생하는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 양쪽 귀에 튜브를 삽입했다. 안나의 모친 예카테리나 씨(26)는 “안나가 외모에 주눅이 들어 사람들과 친화력이 떨어지고 비음이 심해 부모 외에는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았으며, 자주 코가 막혀 잘 때는 입을 벌리고 자고 숨이 막히는 현상이 자주 일어났었다”며 “이제는 가족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도 원할히 의사소통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종원 교수는“안나는 같은 처지에 처한 구순구개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줬으며, 비록 해외환자지만 안나를 가슴에 새기며 수술 이후 성장과정 중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안나의 치료비는 약 1,600만원 정도로 카자흐스탄 환아 아젤과 같이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을 통해 전액 자선진료로 도움을 받았으며, 안나는 온전한 입과 코를 선물 받고 가족과 함께 10월 25일 본국인 러시아로 돌아갔다.카자흐스탄에서 온 선천성 안검하수 환아 아젤이 서울성모병원에서 나눔의료사업을 통한 자선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아 안과 양석우 교수(왼쪽)와 보호자인 이모 살타나트(오른쪽)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2014.11.13 I 이순용 기자
'미스터 건강보험' 김종대 이사장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 [화통토크]'미스터 건강보험' 김종대 이사장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세계 최고의 건강보장제도가 되도록 하는 게 제 꿈입니다.”우리나라 건강보험은 가장 짧은 기간에 전 국민 대상 보장 체계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전 국민 건강보험 도입까지 독일 127년, 벨기에 118년, 일본 36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12년에 이를 완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배우기 위해 찾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런 건강보험제도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했다. 이 중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제도의 산증인이자 큰 족적을 남긴 대표적 인물이다. 김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에서 건강보험제도 도입 실무자로, 또 책임자로 일했다. 2011년에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주무부처의 반대를 무릅쓰고 담배 소송을 강행하는가 하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퇴임 후 자신의 건강보험료가 ‘0원’이라고 공개하는 등 3년 임기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싸움닭을 자처하며 건강보험 개혁에 앞장섰던 김 이사장이 오는 14일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이사장의 소회를 들어봤다.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건강보험 패러다임 바꿔 2011년 11월 15일, 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그는 건강보험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우리 건강보험은 질병 치료에 중점을 뒀다. 질병으로 산업현장에서 이탈한 근로자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건강보험의 역할도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됐고, 만성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으며 생산 가능 인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 이사장은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건강보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예방을 해서 병에 안 걸리도록, 그래서 비용을 줄여야 건강보험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2012년 8월 건강보험공단 쇄신위원회를 구성, 6개 개혁 방안을 담은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만들었다. ‘예방 중심’의 건강보험제도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요소를 찾았고 첫번째 타깃으로 담배가 선정됐다. 그는 “담배는 직접적 만성질환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진료비도 많이 들어 건강보험을 위협하는 외부의 적 1호”라며 “2012년 12월부터 담배 소송 등 금연 대책 마련에 나섰고 지금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타깃은 비만이다. 건보공단은 최근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발족,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비만 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후 ‘식생활 개선’과 ‘술’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건보료 부과체계 불합리… 관련 민원 한해 5730만건”김 이사장은 건강보험 부과체계와 지출체계 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같은 보험의 가입자가 7가지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이로 인한 민원이 일년에 5730만건씩 들어올 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입자가 보험료 내는 기준이 같아야 한다. 보험료는 명쾌, 단순,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출체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현재 건강보험 제도는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심평원에서 이를 심사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건보공단에서 보험금을 지출하는 체계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을 책임진 곳에 보험금이 청구돼야 책임있게 지불이 되는데 지금은 엉뚱한 데로 가서 돌아오고 있다”며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체계이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과 지출 간의 균형이 유지돼야 한다. 이게 깨지면 건강보험이 파탄난다”며 “지속 가능한 건보를 만들기 위해 현재의 시스템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이 신뢰를, 신뢰는 성과를 만든다1만3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초대형 공공기관인 건보공단을 이끌기 위해 김 이사장이 선택한 수단은 ‘소통’이다.공단 이사장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 임직원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가 선택한 것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처음에는 시작한 것이 페이스북이었고, 이어 ‘김종대의 건강보험 공부방’이란 블로그를 개설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블로그에는 담배 소송과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등 현안이 되는 사항에 대한 글을 올려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이사장의 블로그는 공단 임직원뿐 아니라 외부 인사들의 관심 대상이 됐고, 개설 2년도 채 안 된 지난 10월 20일 방문자가 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건강보험 부과체계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송파 세 모녀’와 자신의 보험료를 비교한 글도 이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건강보험의 역사와 정신, 가치를 임직원들과 공유해야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블로그를 통해 내부뿐 아니라 외부까지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소통에 이은 그의 경영 키워드는 신뢰다. 건강보험공단 노조는 과거부터 강성 노조로 유명했다. 노조원들에게 그는 취임 직후 “경영의 한 축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말뿐 아니라 실제로도 노조와 꾸준히 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인사였다.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잦은 파업으로 악명 높던 건보 노조는 김 이사장 재임기간 동안 단 한차례로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공공기관 최초로 정부가 요구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 과제에 합의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과거라면 노조와 방만경영 개선 과제 이행 합의와 같은 일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꾸준한 소통으로 신뢰를 얻어낸 결과로 항상 노조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 숙제를 남기고 야인으로 되돌아가는 아쉬움은 공직에 남은 후배들을 향한 쓴소리로 이어졌다. 그는 “미래의 일어날 일을 예측해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기존의 프레임에 맞춰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신념을 갖고 목숨 걸고 일해야 하는데 눈치 보기에 급급해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다고 있다”며 “(여론이 반대해도)해야 할 일을 하면 그 순간은 죽을는지 모르지만 결국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도 했다. 후임 이사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지를 묻자 김 이사장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 글귀로 답을 대신했다.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처하니 말을 아껴 가슴 속에 담아둬라’라는 의미다. 김 이사장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퇴임 후 강원도 영월로 갈 계획이다. 낮에는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저녁에는 시간에 쫓겨 묵혀뒀던 책을 꺼내 ‘주경야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마라톤 같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남은 생은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김종대 이사장은 1947년생으로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했다. 보건사회부에서 근무하며 보험과장과 의료보험국장, 공보관, 사회복지정책실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공무원 시절 건강보험과 관련된 실무를 맡았고 두 차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도 사회보험 관련 정책을 다루는 등 공직생활을 건강보험제도와 함께 했다. 1999년 직장 건강보험과 지역 건강보험의 통합에 반대해 자리에서 물러날 정도로 강단 있는 성품으로 유명하다. 10여년 간의 야인생활 끝에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했다. 3년 임기 동안 건강보험 개혁과 홍보에 앞장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11.12 I 이승현 기자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궁금한 몇 가지
  •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궁금한 몇 가지
  • ‘인터스텔라’ 중국 상하이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21세기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영화 감독을 꼽으라면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매 작품 관객이 기대하는 것,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왔다. 독창적이고 천재적이다. 플롯을 복잡하게 꼬아서 영화 이상의 지적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인데 최근작 ‘인터스텔라’에서는 그 무대를 우주로 확장했다. 이번에도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내에서 지난 6일 개봉한 ‘인터스텔라’는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세일링 포인트가 된 것은 역시 ‘놀란 브랜드’다. 배우 이상으로 두터운 팬덤을 몰고다니는 스타감독. 12일 ‘인터스텔라’ 중국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 최대 영화시장을 찾은 놀란 감독을 상하이 페닌슐라 호텔에서 만났다. ◇ 놀란보다 더 놀라운 패밀리 ‘인터스텔라’는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SF영화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에 감독의 상상력을 더했다. 놀란 감독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인터스텔라’ 역시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다. 장엄한 우주의 풍광은 관객의 시선을 압도하고 블랙홀, 웜홀 등의 과학용어는 보는 이들의 뇌세포를 일깨운다. 그럼에도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따뜻하다. 놀란 감독이 영화에 숨겨놓은 인류애, 가족애 등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조금은 특별했던 제작 과정 때문인지도 몰랐다. ‘인터스텔라’의 제작자는 놀란의 아내이자 평생의 영화적 동지인 엠마 토마스다. 각본은 그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이 맡았다. 엠마 토마스는 ‘인터스텔라’ 홍보기간 남편 놀란과 함께 전세계를 누비기도 했다. 그녀는 “‘위대한 남자 뒤에는 위대한 여자가 있다’는 중국 속담이 있는데 그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현지 기자의 물음에 “나는 굉장한 행운아다. 남편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영화 관객 80%가 ‘인터스텔라’를 선택해 보고 있다”는 말에 가장 즐거워한 사람 역시 제작자인 토마스였다. 그녀는 “하루 24시간을 남편과 함께하는데 일과 사생활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물음에 “현실적으로 둘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가 넷인데 남편과 같은 일을 해 좋은 점은 영화 작업 현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은 정말 좋은 것 같다”고 궁금했던 일상사를 전했다. ◇ 못 말리는 필름 사랑 놀란 감독은 필름 마니아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했지만 35mm 필름과 아이맥스(IMAX) 촬영을 고수한다. 상업영화 최초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고 개봉한 ‘다크 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에 이어 ‘인터스텔라’는 전작보다 훨씬 많은 분량이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됐다.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놀란 감독은 필름 작업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35mm 필름에 65mm 필름도 쓴다”라면서 “이유는 컬러감, 이미지, 해상도 등이 디지털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필름을 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주인공은 늘 아내 잃은 남자 ‘왜?’ ‘메멘토’의 레너드(가이 피어스), ‘인셉션’의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인터스텔라’의 쿠퍼(매튜 맥커너히).놀란 감독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상처한 인물이라는 것. ‘메멘토’의 주인동 레너드는 아내가 강간 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인셉셥’ 주인공 코브는 아내 맬과 꿈 속 여행을 하고 돌아오지만 맬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한다.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 역시 아내와 사별한 남자다. 그는 왜 이렇듯 항상 남자 주인공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걸까. 영화 속 주인공들과 달리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놀란 감독의 실생활을 떠올리면 더욱 이례적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라는 물음에 놀란 감독은 자리를 함께한 아내를 보고 웃으며 “미안하다. 우리의 상황과는 별개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길 바란다”고 눙친 뒤 “극한의 상황에 빠지면서 하지 않던 일들을 하는 것. 내 영화의 공통된 서사다. 그래야 이야기를 더 드라마틱하게 끌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인공이 불행에 빠지는 상황이 영화의 시작 혹은 이야기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사진 왼쪽부터 ‘인터스텔라’ 제작자 엠마 토마스, 주연배우 앤 해서웨이, 매튜 맥커너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관련기사 ◀☞ 놀란 감독의 놀라운 스케치..그의 눈에 비친 韓취재진의 모습은?☞ '인터스텔라' 놀란 감독, 韓 관객 사랑 "판타스틱"☞ '인터스텔라', 역대급 무비파탈..관객 홀린 3가지 힘☞ '웜홀 이론' 등에 업은 영화 '인터스텔라', 200만 돌파 눈앞☞ 1300개관 '인터스텔라' vs 500개관 '패션왕'..有의미한 1,2위 경쟁
2014.11.11 I 최은영 기자
100년전 골목길로 시간여행…낭만에 추억은 덤
  • 100년전 골목길로 시간여행…낭만에 추억은 덤
  • 근근대문화골목의 둘째구간인 3·1만세운동길. 3·1만세운동길은 제일교회 신관 왼편의 90계단으로부터 이어진 오르막길로 당시엔 소나무 숲이 울창해 ‘대구의 몽마르트’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아름다웠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구는 근대 건축물이 옛 모습을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낙동강 남쪽에 위치한 덕에 한국전쟁의 피해를 크게 보지 않았던 때문이다. 고층빌딩의 뒷편, 무심히 길을 꺾어 들어선 대구의 골목에선 ‘툭’ 지나간 시간과 마주치게 된다. 낡고 비좁은 거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애잔한 추억과 삶의 기쁨, 또 슬픔이 깊이 서려 있는 곳. “너무 낙후돼 개발의 삽날이 비켜가서” 살아남은 거리 구석구석에는 온전히 또는 마구 덧칠된 선인들 발자취가 널려 있다. 최근 대구의 옛 거리가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돼가는 삶의 흔적이 낡은 거리 골목에서 걸어나와 여행자들에게 굳은살과 속살을 거침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근대문화골목 투어’가 바로 그런 여행이다. 골목길 곳곳에는 1800년대 말부터 한국전쟁까지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구석구석 한 시대를 살아간 인물과 역사적 사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 본다. 국내 고딕양식의 성당 중 대구의 계산성당(위사진)은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다. 100년 넘은 성당은 그 자체가 오롯한 ‘대구의 역사’다. 멀리 왼쪽으로 제일교회가 보인다.△근대와 현대의 절묘한 조화 ‘대구 근대문화골목’‘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출발점은 동무생각 작곡가 박태준의 짝사랑이 시작된 곳, 청라언덕이다. 청라는 ‘푸를 청(靑)’에 ‘소나무이끼 라(蘿)’ 자를 쓰는데, 언덕 위 제일교회 주변에 서 있는 3채의 선교사 사택 담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넝쿨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대구 근대문화골목는 청라언덕을 시작으로 90계단을 거쳐 계산성당,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약전골목, 염매시장, 진골목에 이르는 약 1.5㎞의 골목길이다. 비록 고층아파트와 아스팔트 도로가 곳곳에 생채기를 냈지만 그곳에는 옛 정취와 애환이 조각처럼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나무전봇대 가로등을 지나 계산성당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90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골목길이 나온다. 옛 신명여학교 담장과 이웃한 90계단은 3·1운동이 일어났던 진원지.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대구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이 보인다. 길은 다시 아스팔트 대로를 건너 계산성당으로 진입한다. 1902년 적색과 흑색 벽돌로 건축한 계산성당은 영남 최초의 고딕양식 성당이다. 김수환 추기경과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물론 안중근 의사의 체취가 묻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박정희 양과 육영수 군의 결혼 주례사’ 일화도 이곳 계산성당에서 탄생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로 잘 알려진 이상화 시인의 고택은 검은색 외투에 검은색 중절모를 쓰고 뒷짐을 진 시인의 벽화가 그려진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1939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4년 동안 거주했던 고택은 아담한 한옥으로 마당에는 석류나무 한 그루와 우물이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상화 시인 고택 맞은편의 한옥은 국채보상운동으로 유명한 서상돈 선생의 고택. 서 선생은 1907년 국권회복운동 차원에서 일본에 빌린 국채를 국민모금으로 갚자는 운동을 주도한 인물. ‘남자는 금연을 하고 여자는 은비녀를 뽑아 국채를 갚자’는 서 선생의 외침은 90년이 흐른 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승화한다. 서상돈 고택을 돌아 나가면 계산성당의 검은색 쌍둥이 종탑과 청라언덕에 위치한 제일교회의 하얀색 쌍둥이 종탑이 나란히 보이는 성밖 골목이 보인다. 골목은 분명 한국의 골목인데 담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유럽의 도시를 닮았다. 길은 다시 200여개 한약방과 한의원이 모여 있는 약전골목을 지나 염매시장까지 이어진다. 약전골목 일대는 소설가 김원일의 자전적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마당 깊은 집’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마당이 넓은 솟을대문 집에 세들어 살던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소설로 골목 곳곳에는 정소아과 등 소설에 등장하는 집들이 몇채 남아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후미진 골목길 옹벽에 그려진 김광석△골목길 환히 비추는 김광석의 얼굴, 김광석길‘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가수 김광석이 부른 ‘일어나’ 중 일부다. 그는 이 노래로 사랑에 다친 연인들의 마음과 시대에 짓눌린 가슴들을 만져주었다. 그가 떠난 지 어느덧 18년.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허름한 골목길을 환히 비추고 있다. 사람이 사라진 거리에 머무는 노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하 김광석길)이다. 김광석길은 대구 중구 대봉동의 신천대로 둑길 아래 방천시장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방천시장과 둑길 사이의 폭 3m 남짓의 길이 300여m가 전부다. 원래 이 길은 해가 지면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상인들이 버린 쓰레기만 쌓여 있던 어둡고 냄새나는 그런 뒷골목이었다. 변화가 시작된 건 2012년 이후.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전통시장을 문화를 통해 살려보자는 시도가 문전성시 프로젝트였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가운데 가장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곳이 바로 이곳, 김광석길이었다. 길은 골목 초입에 있는 기타 치는 김광석 조각상에서부터 시작한다. 기타를 치고 있는 김광석 동상은 초입과 골목길 중간에 하나씩 설치됐다. 조각가 손영복의 작품이다.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담벼락에는 대형만화가 그려져 있다. 김광석이 이루지 못한 꿈은 그림으로 이뤄졌다. 기타를 메고 미소를 지으며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는 김광석은 화가 이슬기의 작품이다. 시인 정훈교는 ‘골목은 사내가 빠져나간 것과 상관없이 낡아갈 것이고 점점 무덤의 곡선을 닮아갈 것’이라는 시 ‘벽화에 세들어 사는 남자’로 발길을 붙잡는다. 사람들은 그렇게 세상에 없는 가수 김광석과 대화를 나눈다. 김광석길은 요즘 ‘새옷’ 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광석을 그린 수많은 벽화들이 시간의 흔적을 벗고 낙서의 때도 지우는 작업 중에 있다. 벽화 단장은 아직 진행 중이다. 통기타를 치면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김광석과 사진을 찍고 추억에 잠겨보기에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군데군데 아름다운 집과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어 걷고 보는 즐거움을 한층 북돋우고 있다. 이달 말쯤이면 그 길 중간쯤 작은 야외 공연장도 들어선다. 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바라본 대구 전경의 모습◇여행메모△가는길=수도권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구IC로 빠지면 된다. KTX를 이용한다면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2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볼거리=근대문화골목 말고도 경상감영달성길(1코스), 패션한방길(3코스), 삼덕봉산문화길(4코스), 남산100년 향수길(5코스), 야경투어, 맛투어 등 다양한 골목투어가 있다. 달성군에 있는 도동서원은 퇴계가 ‘우리나라의 도학의 큰바탕’이라 칭송한 김광필(1454~1504)를 모신 서원. 대니산 고개를 넘어 찾아가는 길과 누각에서 바라본 낙동강 풍경, 묵은 한옥 고가의 정취가 두루 아름다운 곳이다. 수성못이 확 달라졌다. 수성구는 지난해 65억원을 들여 ‘수성못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했다.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기존 콘크리트 호안을 갈대나 붓꽃 등 수변 식물로 단장했다. 수중에는 연꽃,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고 산책로 주변 녹지에는 맥문동, 수호초 등 20여만 포기의 화초류를 심었다. 산책로도 새로 마련했다. 못 동편에 마사토 산책로를 만들어 기존 산책로와 연결했고 수변과 접한 부분에는 데크로드 180m, 전망데크 5곳, 관찰데크 1곳, 수변 무대 1곳 등을 설치했다. 여기에 조명등도 있어 밤에는 아늑한 분위기의 야경이 연출된다. 오후 8시와 9시 두 차례 펼쳐지는 영상음악분수쇼도 볼만하다. △잠잘곳= 최근 대구서 가장 핫한 숙박업소는 게스트하우스인 ‘더 스타일’(053-214-6116)이다. 중구 서성로에 위치해 있다. 보유하고 있는 침대 수만 56개로 대구 도심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렇다 보니 단체 배낭여행객이 선호한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침대는 벙커 형식으로 돼 있고, 커튼과 LED 등도 있어 사생활보호도 가능하다. 건물 1층은 카페와 놀이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외국인 게스트하우스 스태프가 함께 대구여행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최근에는 한옥 게스트하우스인 ‘더 한옥&스파’도 오픈해 운영 중이다. 2인실 5만원, 4인실 3만원, 도미토리 2만 5000원. 서성로 14길 26번지(서내동). △먹을곳=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시장 내의 현대식당(010-3822-4634)의 수구레국밥(5000원)이 별미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에서 떼어낸 지방육. 걸죽하고 매콤하다. 남구의 진흥반점(053-474-1738)은 전국 5대 짬뽕집으로 유명한 곳. 이곳 짬뽕(6000원)은 직접 돼지고기를 삶아 진한 맛을 낸 육수가 일품이다. 특이한 점은 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보통 오후 3~4시면 문을 닫는다. 1957년 문을 연 대구의 삼송베이커리(053-254-4064)는 대구 제빵업계의 원조 빵집 중의 하나. 구운고로케, 소보로단팥빵, 크림치즈찰떡빵, 마약빵(통옥수수빵) 등 단 4종의 특화된 빵만 내놓고 있다. 특히 마약빵은 먹을수록 그 맛에 중독된다는 뜻으로 손님들이 ‘마약 빵’이란 별칭을 붙여주기도 했다.전통 소구레 전문점 ‘현대식당’의 소구레 국밥전통소구레국밥전문점 ‘현대식당’의 소구레국밥전통소구레국밥전문접인 ‘현대식당’의 소구레국밥다람재에서 바라본 달성군 도동서원의 전경도동서원 앞을 400년간 지켜온 은행나무.대구 이월드대구 이월드 83타워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바라본 이월드 전경대구 이월드 83타워에서 바라본 대구 전경의 모습대구 달서구의 성당못의 해질녘 전경삼송베이커리에서는 즉석에서 빵을 반죽해 구워낸다.삼송베이커리에서는 갓 구운 ‘빵’을 즉시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대구 수성못의 아침 전경전국 5대 짬뽕 중 하나인 진흥반점의 ‘짬뽕’전국 5대 짬뽕 중 하나인 진흥반점의 ‘짬뽕’근대문화골목 출발지인 청라언덕에 있는 선교사 챔니스의 주택. 콘크리트 기초 위에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2층 집이다. 현재는 의료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계산성당.김광석 다시그리기 길김광석 다시 그리기길김광석 다시 그리기길김광석 다시그리기길김광석 다시그리기길김광석 다시 그리기길김광석 다시그리기길김광석 다시그리기길김광석 다시그리기길
2014.11.11 I 강경록 기자
'내일도 칸타빌레', 명장면 'BEST 6'..음악으로 通하라
  • '내일도 칸타빌레', 명장면 'BEST 6'..음악으로 通하라
  • ‘내일도 칸타빌레’[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KBS2 월화 미니시리즈 ‘내일도 칸타빌레’이 명장면을 음악으로 뽑은 ‘BEST6’가 공개됐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이라는 꿈을 향해 내달리는 열혈 청춘들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드라마로, 지금껏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에 시청자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차유진(주원 분)과 설내일(심은경 분)을 중심으로 한 개성 넘치는 오합지졸들이 모인 S오케스트라의 성장은 따뜻한 감동과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1회. 차유진과 설내일의 첫 하모니, 피아노 이중주 세계적인 지휘자를 꿈꾸지만 비행 공포증으로 인해 유학을 떠날 수 없는 차유진은 어느 날 안건성(남궁연 분) 교수의 제안으로 설내일과 피아노 이중주를 하게 됐다. 차유진과 설내일이 함께한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 장조 K.448’ 연주는 타인과의 소통 능력이 부족한 두 사람이 서로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조화를 이뤄나가는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그간 총보를 보며 혼자 지휘 공부를 해온 차유진은 악보대로가 아닌 자신의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연주하는 설내일을 통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가져야 하는 기본자세와 앙상블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됐다. △차유진과 유일락(고경표 분)의 봄을 일으킨 바이올린 협주 고리타분한 클래식보다 멋을 중시하는 락에 심취된 바이올리니스트 유일락은 유급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유진에게 협주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무시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다 설내일이 차유진과 피아노 이중주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맛있는 음식을 미끼로 설내일과 협주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주 당일 설내일은 독감에 걸리고, 차유진이 대신 유일락과 협주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의 연주곡은 ‘봄’이라는 부제가 붙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 5번 1악장. 차가운 바람이 부는 들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던 유일락의 앞에 보이는 건 지휘를 하는 차유진. 유일락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차유진에 맞춰 완전한 봄을 연주해냈다. 지금껏 타인과 소통하기 보다는 실력 쌓기만 중시해오던 차유진과 기본기를 위한 노력 하나 없이 멋만 부리던 유일락은 이 협주를 통해 하나의 하모니를 완성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음악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맛보게 됐다. △5회. 차유진과 S오케스트라의 첫 호흡,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우여곡절 끝에 S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게 된 차유진은 가을정기공연에서 A오케스트라와 운명을 건 배틀을 하게 됐다. S오케스트라의 연주곡인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은 장대한 기상과 강대한 개성을 보여주는 곡으로,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저마다 또렷한 개성이 엿보이는 S오케스트라를 대변하고 있다. 실력도, 개성도 제각각인 오합지졸들이 모인 S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단체복과 퍼포먼스를 준비, 관객들의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공연을 꾸며 큰 박수를 받았다. 차유진 또한 이들이 개성으로 빚어낸 즐거움과 보면 볼수록 빛나는 무한 가능성에 서서히 매료되어 갔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 한 명 한 명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로 지휘자 데뷔 신고식을 완벽하게 마쳤다. 결국 S오케스트라는 즐거움을 선택한 관객들에 힘입어 A오케스트라와 동점을 이뤄 해체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6회. 이윤후(박보검 분) 사로잡은 설내일의 피아노 연주 ‘물의 유희’ 괴짜 마에스트로 슈트레제만(백윤식 분)의 추천으로 실력자들만 참여한다는 윤이송음악제에 오게 된 설내일은 이 곳에서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는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듣기만 해도 음을 완벽히 기억해내는 능력의 소유자인 설내일에게 피아노는 즐거움의 대상이지, 남들에게 인정받고 콩쿠르 입상을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결국 설내일은 아무도 없는 텅 빈 레슨실에서 라벨의‘물의 유희’를 연주하며 홀로 평가회를 마쳤다. 이 때 설내일은 물이 격렬하게 튀어오르 듯 빠르고 정확하게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황홀한 연주를 완성해낸다. 이는 손가락 문재로 첼로를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던 천재 첼리스트 이윤후(박보검 분)의 마음까지 뒤흔들어 놓았고, 설내일과 연주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생긴 이윤후는 한음음악원 청강생으로 모습을 드러내 차유진을 긴장케 만들었다. △7회. 이윤후의 첫 지휘, S오케스트라의 ‘맘보’ S오케스트라의 해체를 막기 위해 차유진은 A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연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윤후가 또 다시 위기를 맞은 S오케스트라의 구원자로 나섰다. S오케스트라가 선택한 곡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맘보’로, 너구리로 변신한 설내일의 멜로디언 연주를 시작으로 힘 있고 경쾌한 공연이 이어졌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신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까지 곁들인 S오케스트라의 ‘맘보’는 관객들까지 매료시켜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윤후는 단원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아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슈트레제만과 차유진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여유와 즐거움이 느껴지는 다채로운 표정과 함께 유연한 지휘 실력은 극적 재미와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려 시청자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또한 이윤후와 S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호흡은 차유진의 음악적 열정과 승부욕을 자극하는 긴장감을 형성, 시선을 사로잡았다. △8회. 설내일을 일깨운 차유진의 피아노 협주곡이윤후와 S오케스트라의 ‘맘보’를 보고 제대로 자극 받은 차유진이 슈트레제만의 지휘에 맞춰 A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곡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16. 차유진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연주 실력을 뽐냈고, 설내일 역시 그의 연주에 넋이 나가고 말았다. 이 차유진의 피아노 협주곡은 설내일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천재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이후 설내일은 3일 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피아노 연주만 했다. 설내일은 팔도 못 움직일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선배가 떠나지 않아”라며 차유진의 피아노 연주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고, 자신 또한 누군가를 홀리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감정을 모두 담아 타인을 매혹할 수 있는 연주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차유진에게 이 같은 설내일의 고백은 최고의 찬사였다. 이후 설내일은 차유진의 지휘에 맞춰 그리그 협주곡을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해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제작사 그룹에이트 관계자는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배우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차유진과 설내일, 그리고 S오케스트라가 선보일 감동적인 무대가 남아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지난 4일 방송된 8회에서는 차유진의 피아노 연주에 매혹된 설내일의 음악적 성장통이 그려졌다. 차유진과 함께 계속해서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갈망과 강압적 교육 방식에 대한 거부 반응이 격돌한 것. 결국 차유진의 손까지 뿌리치며 눈물을 흘리고 만 설내일이 언제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신의 천재성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2014.11.10 I 강민정 기자
장그래X오과장, 현실 캐릭터의 묘한 판타지
  • [미생 리포트③]장그래X오과장, 현실 캐릭터의 묘한 판타지
  • 사진=tvN 제공[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미생’은 시청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안기는 작품이다.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종합무역상사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생’이다.열려 있는 결말, 반전과 복선이랄 것도 없다. 하지만 ‘미생’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만큼 심장이 뛸 때도 없다. 장그래가 곧 나의 모습인 현실 공감력이 높다. 우직하고 올곧고 일 잘하는 직장인인 오과장과 같은 상사를 원하는 판타지가 따라온다. 짠한 일상과 함께 그 이면에 담긴 직장인들의 꿈까지 담은 ‘미생’은 ‘다큐 3일’만큼 현실적이면서 ‘별에서 온 그대’만큼 설렘을 안기는 작품이다. ‘미생’의 장그래와 오과장(이성민 분)에 이입된 요즘 직장인의 마음을 엿봤다.사진=tvN 제공△우린 모두 저마다의 장그래다장그래는 ‘스물여섯이나 돼서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는 요즘 청년 같지 않은’ 사람이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무역회사 인턴으로 입사할 기회를 안은 장그래는 백화점에서 번듯한 양복 한 벌 살 수 없는 집안의 장남이지만 남들 눈엔 ‘빽 든든한 낙하산’이다. 밥을 먹을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복사할 때도 외로운 무능력자이지만 살아남기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앞두곤 동료의 러브콜을 받는 ‘웃픈(웃기고 슬픈) 존재’다. 그에게도 장점은 있다. ‘한 번도 노력하지 않았으니 내 노력은 신삥’이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 비록 ‘포기된 꿈’으로 남았지만 한 가지에 미쳐본 적이 있는 ‘바둑의 삶이’이 있다. 우린 모두 저마다 장그래다. 어떤 사람은 ‘그럼에도 장그래는 인턴의 특전이 주어졌다’는 불공평함을 얘기하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의 고군분투에 동정표를 던지지 않는 이들은 없다. 첫 입사, 첫 출근, 모든 것이 낯선 업무 공간에서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 동료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우린 많은 혼잣말을 되뇌곤 한다. “넌 뭘 그리 멀뚱멀뚱 앉아 있냐?”라는 타박은 실체가 아니다. 저마다 장그래인 우리들의 머릿속엔 ‘지금 뭘 해야 좋을까’, ‘점심은 무슨 메뉴를 골라야 구박을 안 당할까’, ‘지금 질문을 해도, 결제 서류를 올려도 될까’, ‘이걸 진행한다면 뭐라고 할까’ 등등의 수많은 물음이 답을 찾고 있다.장그래처럼 상사에게 “기회를 주실 수 있지 않느냐”고 외치는 패기는 살짝 부럽다. 위기 상황에서 바둑을 교훈 삼아 묘수를 둘 줄 아는 적응력은 무섭다. 열정을 잊고 하고 싶은 일을 잃은 채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요즘 취업준비생에게 장그래는 더욱 희망을 심어주는 인물이다. ‘우린 모두 저마다의 장그래다’라는 공감에는 닮아서 생기는 애정도 있고, 닮고 싶어 자극되는 감정도 있다.오과장의 모습.△우린 모두 나만의 오과장이 필요하다 장그래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는 캐릭터다. “만약 드라마에서는 정규직 전환이 되는 극적인 설정이 연출된다면 그건 ‘미생’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드라마는 현실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그 현실 속에서 오상식 과장은 묘한 판타지를 안기는 인물이다. ‘미생’의 진짜 중심은 ‘오과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오과장은 부하 직원을 위해 상사에게 머리를 조아려주는 상사다. 오해와 편견은 하되 그 진실을 마주했을 때 상황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줄 안다. 혼날 땐 박살을 내지만 다른 곳에선 팀원을 아껴주는 배려심이 있고 의리가 있다. 아침마다 아내와 ‘출근 전쟁’을 벌이는 남편이고, ‘상사맨’만 바라보는 세 아들에겐 더 없이 자상한 아빠다.‘어제의 장그래’와 ‘오늘의 장그래’가 ‘내일의 장그래’로 성장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가 장그래를 밀고 끄는 과정을 지켜보며 시청자는 ‘나에게도 나만의 오과장이 필요하다’는 욕구를 갖게 된다. 앞날이 보장돼 있지 않은 계약직 사원을 지원사격해주는 유기적인 노력은 현실에선 찾기 힘들다. 보여지는 결과에 치중한 ‘될 놈만 민다’라는 현실론자들 앞에서 오과장은 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자극하는 캐릭터다.‘미생’ 제작 관계자는 “자리가 사람을 말한다고 직장에서도 직급이 올라갈수록 아래를 돌보는 시선이 좁아질 수 있다. 오상식 과장이란 인물은 자기를 보지 않고 위와 아래를 본다. 현실에 있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누구보다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많은 남자 시청자가 오상식 과장을 보며 ‘내게 만약 저런 상사가 있다면 정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모든 걸 재치고 믿고 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미생 리포트①]직장인 30명에게 묻다..'당신은 未生입니까?'☞ [미생 리포트②]수치로 본 열풍..100만 부수+최고 6%의 시너지☞ [미생 리포트③]장그래X오과장, 현실 캐릭터의 묘한 판타지
2014.11.06 I 강민정 기자
뇌성마비 극복한 정유선 교수 "기적은 매순간 도전하는 자에게만 오는 선물"
  • [인터뷰]뇌성마비 극복한 정유선 교수 "기적은 매순간 도전하는 자에게만 오는 선물"
  •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10살짜리 초등학생 소녀는 가을 운동회 달리기 시합에서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결승점에 다다른 아이들은 속력을 늦췄고 시합에서 뒤처진 아이들은 걸어 들어오고 있었지만 소녀는 결승점을 향해 앞만 보고 내달렸다. 전력을 다해 뛴 덕분에 이날 경주에서 소녀는 뒤에서 3등을 했다. 평범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유선 조지메이슨대 교수(44)다. 대부분은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이 먼 과거의 일이라 기억조차 가물가물하겠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그녀는 다리가 불편하다. 언어장애도 있어 긴장하면 더 말문이 막힌다. 그 상황을 두고 “다른 친구들 하는 것은 뭐든 잘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된 후 2012년엔 이 학교에서 최고 교수상도 받았다. 그녀는 이를 ‘작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지난달 30일 이데일리·이데일리 TV 주최로 열린 제3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2014)에서 발제자로 나선 그녀를 만났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 그녀는 상당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얼굴엔 웃음과 활력이 넘친다. 매 순간 모든 것이 도전이었을 그녀의 인생사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적지 않았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정유선 美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FIC홀에서 열린 ‘제 3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4)’에서 ‘적과도 동침- 매이지 말고 품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그녀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달리기 시합도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녀에겐 하나의 도전이었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구분이 여전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을 깨고 꿈을 쫓기란 쉽지 않다.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여성 장애인이라면 걸림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어릴 적 저에게 교수가 되라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제가 공부는 곧 잘한다고 보신 거죠. 전 아버지가 헛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어요. 사춘기 시절 가장 힘들었던 게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과 사진에 찍히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모순적이게도 둘 다 하고 있어요(웃음)”별다른 비결은 없었다. 그녀가 몇 년 전 내놓은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란 책 제목처럼 꿈을 향해 정직하게 한 발짝씩 나아갔을 뿐이다.정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말이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면 남들도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긴다고 믿고 있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고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만 오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장애란 스스로 심리적 한계를 긋고 자신과의 싸움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행위 그 자체라고 봐요.”그녀는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친 뒤 1989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 생활이 쉽지 만은 않았다. ‘노력하면 다 된다’고 믿던 그녀도 영어 때문에 번번이 좌절했다. 영어를 읽고 쓰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한국말을 하는 것도 어려운 그녀에게 영어 발음은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졌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그녀는 지금도 대화의 3분의 1 정도는 서로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한다.“살면서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영어를 배울 때였어요.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더 힘들었습니다. 긴장돼서 말을 못한 적도 많았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죠. 그때마다 흔들리는 절 잡아준 건 부모님이었어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습니다.”◇“부모님께 반항은 생각도 못해”그녀는 인터뷰 도중 부모님 얘기를 자주 꺼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강연을 할 때엔 부모님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내가 뇌성마비 진단을 받은 뒤부터 부모님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셨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어머니 김희선씨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로 시작되는 ‘울릉도 트 △정유선 美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지난달 30일 본지 기자와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사진=김정욱 기자)위스트’의 가수 ‘이시스터즈’의 멤버다. 딸이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딸을 위해 한평생 희생했다. 오늘날 정 교수가 있기까지 부모님의 온전한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그녀는 철이 일찍 들었다. 사춘기 시절엔 부모님께 반항 한번 하지 않았다. “전 정말 행운아예요. 부모님께 무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니까요. 제가 밝게 자랄 수 있었던 것도 부모님 영향이 큽니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그런 큰 사랑을 받았는데 반항은 감히 생각조차 못했죠(웃음)”그녀는 스스로 인복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먼저 다가가는 편이다. 정 교수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한국 속담처럼 저도 웃는 얼굴로 먼저 다가간다”며 “사실 이건 장애를 가진 내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사학위를 한 뒤 강의를 제안한 것도 지도 교수님이었다”며 “이렇듯 주변 사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미국에서 여성 장애인으로서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내가 교수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보조공학(assist technology)을 선택하게 된 것도 운명 같다고 했다. 보조공학은 장애를 가진 분들이나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겪는 불편함을 개선하는 기기나 서비스를 총칭하는 말이다. 손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휘어진 숟가락도 훌륭한 보조기기가 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원래 컴퓨터공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땄지만 아이를 낳고 7개월 뒤 보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석사 마치고 컴퓨터를 다루는 직장을 구할까 했지만 첫 아이를 가지면서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했어요.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것도 좋지만 제가 다른 엄마와 다르기 때문에 장애와 관련된 보조공학을 공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보조공학 교육 쪽을 전공했는데 계속 이과였다가 박사 공부할 때 문과로 넘어왔죠. 지금 생각하면 보조공학을 만난 것도 운명 같습니다.”그녀는 우리 사회에서도 장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미국이 훨씬 더 자유로워요. 제가 길을 걸어가면 한국에선 10명 중 7명이 뒤돌아보겠지만 미국은 1명만 그럴 겁니다. 장애인이 제 목소리를 내려면 사회적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면 된다’라는 의지만으로 모든 걸 할 순 없습니다.”
2014.11.06 I 김동욱 기자
  • [WWEF2014]'말말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오빠, 홍석천입니다"
  • [이데일리 김인경 신정은 임현영 기자] 세상의 편견과 싸워 이긴 이들이 ‘여성’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3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이데일리·이데일리TV 주최로 열린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4’의 네 번째 세션 ‘적과의 동침-매이지 말고 품어라’에서 나온 정유선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와 방송인 홍석천, 손지애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의 목소리를 정리했다. ◇“내가 뇌성마비 장애 진단을 받는 순간 부모님은 가장 강한 분이 되셨다”국내 여성 뇌성마비 장애인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유선 교수는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를 표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 교수는 “부모님과 오빠, 남동생, 그리고 제 아이들이 있기때문에 저는 살 수 있다”며 “나는 무척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많은 어려움에 맞서 지금의 자리에 선 정 교수의 강연에 눈물을 훔치는 청중도 있었다. ◇“전 아빠가 헛된 꿈을 꾼다고 생각했어요”정 교수는 아버지가 교수가 되길 권유했을 때만 해도 실현할 수 없는 꿈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기적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며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 살다보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12년 조지메이슨대 최고 교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청중들을 향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는 편견을 한 방에 멋지게 날려보세요”라며 격려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오빠, 홍석천입니다”방송인 홍석천이 청중들을 향해 자신을 소개한 말이다. 홍석천은 “제가 가장 소수라고 생각했는데 정유선 교수님을 보니 명함도 못내밀겠다”며 “정 교수님을 보니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중들에게 정 교수님을 향해 한번 더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하며 발언을 시작한 그는 발언을 마친 후에도 정 교수를 향해 악수를 청한 후 인사를 하고 떠났다. ◇“묻고 싶었어요. 내가 당신 연락처를 딴 적이 있냐고”홍석천은 커밍아웃 직후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왜 나를 욕하는지 얘기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스스로의 당당함을 가지고 훈련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대중앞에 내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WWEF2014]'女의 탈을 쓴 男'..홍석천 "당당함, 관계의 시작이었다"☞ [WWEF2014포토]강연하는 정유선 美 조지메이슨대 교수☞ [WWEF2014포토]강연하는 손지애 前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WWEF2014]예쁜 그녀들 "관계, 시작은 '나'다움"☞ [WWEF2014]나영석PD "폐를 끼쳐야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 [WWEF2014]`말말말` 소렌스탐 "골프 팁 필요하세요?"(종합)
2014.10.30 I 염지현 기자
  • [전문]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교섭단체 연설문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20대 총선 내에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올해 내에 개헌특위를 가동시켜 내년에는 본격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문 위원장은 또 이른바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을 두고서는 “경제기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문 위원장은 이외에 복지재원을 논의할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그는 아울러 “북과 대화해야 한다. 늦어도 내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한다”고도 말했다.다음은 문희상 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전문이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에 계신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국회의장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문희상입니다.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돼있습니다.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꿈과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동서고금의 세계사를 보면, 꿈과 희망은 언제나 인류문명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오게 했고, 바로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힘차게 일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저력은 세계인을 세 번이나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를 이뤄냈습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정보화도 이뤄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우뚝 섰습니다.대단한 국민입니다. 하면 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함께 했을 때 가능했던 것입니다.그러나 요즈음 국민의 삶은 날이 갈수록 점점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점점 후퇴한다는 말이 파다합니다. 우리 모두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절망하고 있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대통령 선거 때만 해도 우리에게는 아직 꿈과 희망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여야 대선후보들은 서로 경제민주화, 복지, 한반도 평화를 앞 다투어 국민 여러분께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국민적 합의, 여야를 초월한 합의는 현대 정치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시대정신은 바로 경제민주화, 복지 그리고 한반도 평화인 것입니다.국민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박근혜 대선 후보가 더 잘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신뢰를 보냈고 대통령으로 선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정권의 현 주소는 어떻습니까? 이 모든 약속들은 허언이 됐고, 국민은 꿈과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있음을 저는 가슴을 치는 심정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부채감축 소득주도 성장전략으로 정책기조 전환해야어제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앞서 여당대표의 연설을 보면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경제활성화에 역점을 두셨습니다. 경제가 급박하다는 인식에 완전히 공감하며, 그 해결에 전력투구하시겠다는 각오와 의지에서 진정성을 느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냅니다.다만 그 해법의 일환으로 제시한 박근혜정권의 ‘초이노믹스’는 ‘완전 실패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싸늘한 평가라는 것도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취임 초 2100선을 바라보던 주가지수는 1900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거래는 줄고, 전셋값만 올라가고 있습니다. 재벌특혜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설비투자는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활성화는커녕 반짝 경기부양에 그친 것입니다. 대출규제 완화, 금리인하 등을 통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초이노믹스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역행하는 낡은 정책입니다. 지금 세계는 ‘부채 축소, 소득주도 성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심지어 ‘부자들의 모임’이라고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만 ‘나홀로 부채 확장, 부채주도 성장’을 외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최경환 경제팀에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출범 초기 ‘소득 주도 성장’을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젠 부턴가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말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대신 투자활성화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국가부채만 1천조원대입니다. 한해 GDP 규모에 육박합니다. 가계부채 상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1100조원 선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빠르게, 최대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인데 실질임금 상승률 0%, 이런 상황에서 국민에게 빚내서 생활비 쓰고, 빚내서 아이들 학교 보내고, 빚내서 집사라고 하는 것은 이미 빚더미에 앉아있는 서민들을 더욱 나락으로 떠미는 꼴입니다. 국가도 빚더미, 가계도 빚더미 국민들은 벌써부터 제2의 IMF 사태가 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집권여당 내에서도 “막대한 빚을 내 인위적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나섰겠습니까?경제활성화, 꼭 해야 합니다. 그러나 먹고사는 것이 고단한 서민들이 웃어야 ‘진짜 경제활성화’입니다. 국민 생활을 편안하게 하는 것보다 더 급하고 더 중요한 경제활성화는 없습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기조,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기조를 전환해서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법인세 인하는 투자를 유발할 것이라는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정책 논리는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대 재벌그룹 사내유보금은 3년 전에 비해 44%가 늘어난 477조원이라고 합니다. 기업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사내유보금으로 10조원대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리는 사례를 우리 모두 최근에 목격했습니다.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경제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하는 또 하나의 웅변적 사례입니다.낙수효과는 더 이상 없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몰락, 노동시장의 양극화, 중산층 붕괴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우리 경제,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우리 ‘경제의 정상화’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적기입니다. 반칙과 편법, 차별의 관행을 없애고,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통해 성장의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지속가능한 경영도, 지속가능한 사회도 가능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강화돼야 합니다. ◇복지재원 논의할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 제안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복지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의 기본책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생애맞춤형 복지공약을 약속했습니다. 국민은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약속을 믿고,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생애맞춤형 복지공약은 줄줄이 후퇴되거나 파기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과 복지지출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재원 문제를 이유로 복지문제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복지는 국민이 선택한 시대정신이고 대세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고,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백신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물론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지난 8월, 제1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복지·교육·주택·경제 등의 분야, 211개 정책에 모두 316조원이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재원 조달방안으로 지하경제 양성화 등 흘러간 옛 노래를 이번에도 반복했습니다. 우선 재정낭비부터 바로 잡아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은 수십조의 공사비, 매년 1조원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가야 할 온갖 부실의 총본산임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자원외교는 수십 건의 MOU 중 성사된 것은 단 한건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나랏돈이 증발해 버렸습니다.그 기간 동안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외교 관련 각 공기업 부채만도 총 56조에 달했습니다. 북한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 물에 빠지는 상륙 장갑차, 목표물로 날아가지 못하는 어뢰, 고물컴퓨터를 장착한 최첨단 구축함, 2억원짜리 군장비를 41억원으로 뻥튀기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방산비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새정치민주연합은 4대강 부실비리,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그리고 방위사업 부실비리 등의 척결을 위해 3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국민혈세 낭비실태를 낱낱이 규명할 것입니다.더 나아가 국회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서 현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에서 다시는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없도록 관련자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습니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는 지금 ‘복지 없는 증세’로 바뀌었습니다. 그것도 담뱃세, 자동차세 등 온통 서민증세뿐입니다. 지난 정부에선 부자감세로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더니, 이제 서민증세로 서민들에게만 부담을 지우니,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서민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서민증세 하기 전에 부자감세부터 철회해야 합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사회가 사회보장 재원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것입니다. 저출산 저성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지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커지는데, 국가재정은 갈수록 빚만 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서민증세냐 부자감세냐, 중앙정부 책임이냐 지방정부 책임이냐로 다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복지 공약을 파기하거나, 서민들에게만 세금을 전가하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조세문제 논의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에 국회 차원의 지속가능한 복지재원 논의를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합니다. 여야, 직장인, 자영업자 등 각 계층을 대표하는 단체와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국민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해서 사회보장 재원 마련방안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과정을 시작합시다.◇공무원연금 개혁은 사회적 합의기구 통한 합리적 절차 필요공무원연금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문제는 연금수입은 내려가는데 고령화로 지출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회에서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여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공무원연급 개혁은 반드시 관련 당사자와 미래를 내다보는 대타협이 필요한 사안임을 밝혀둡니다.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에 매진해야아이들이 꿈을 꿀 때 그것을 돕지 못하는 나라가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공약했지만, 우리 아이들의 생명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입니다. 아이들은 과도한 경쟁교육에 불행하고 학부모들은 감당할 수 없는 사교육비로 불행합니다. 이럼에도 교육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실종됐고, 국민과 약속한 교육복지는 후퇴됐습니다. 오로지 역사왜곡 교과서 살리기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입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교육환경은 개선돼야 합니다. 정부, 시도교육감들이 함께 하는 ‘학교시설안심위원회’를 구성해서 학교 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 점검과 재원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는 잘못된 재정계획 때문에 내년 약 4조원에 달하는 누리과정 재정 부담을 시도교육감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보육료, 정부가 책임지고 조속히 해결해야 합니다.◇주거대한민국 46%가 ‘남의 집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46%도 빚내서 살고 있는 국민이 태반입니다. 전셋값은 감당할 재간도 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수도권 주택 평균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입니다. 월급으로 저축해서 집을 사는 것은 쇠막대에 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만큼 힘든 일이 됐습니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 공공임대주택의 대폭강화 등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인어르신을 홀대하는 집안치고 잘 되는 집안 못 봤습니다. 어르신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게 됐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어르신들께 효도할 차례입니다. OECD 국가 중 노령화 속도 1위, 노인빈곤율, 노인자살율은 1위이지만, 노인 복지수준은 세계 96개국 가운데 50위에 불과합니다. 노인 정책 전담부처를 신설하고, 노인 건강, 일자리, 복지 등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서 효도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일자리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40% 가량이 월 100만원도 못 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용률 70% 달성에 눈이 멀어 저임금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경제참여가 10년 새 최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대 청년, 태반이 백수입니다. 대학졸업 후 취업까지 평균 1년이 걸립니다. 취업해도 등록금 등 평균 1500만원의 빚에 시달립니다.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입니다. 나쁜 일자리 양산하는 정부의 고용정책은 실 근로시간 단축, 사회적 일자리 등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정책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노동OECD 국가 중 비정규직에서 벗어나기 가장 힘든 국가가 대한민국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똑같이 일하면 똑같은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오른쪽 바퀴를 다는 사람과 왼쪽 바퀴를 다는 사람이 정규직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는 사회는 정의롭지 못합니다.아파트 경비노동자처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감시단속적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합니다. ◇축산농가 보호대책에 만전을 기해야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나라들과 FTA를 체결하는데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할 때마다 우리 축산 농가의 피해가 가장 큽니다. 정부가 그동안 마련한 피해보상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추가 보완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철저하게 따지겠습니다.◇길을 잃은 외교, 불안한 안보, 멀어진 통일전시작전통제권을 차질 없이 환수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공약 또한 허언으로 끝났습니다. 2015년 말로 돼있던, 전작권 환수를 이번에는 시점도 못 박지 않고 무기 연기했습니다.전쟁 상황에서 우리 군대 지휘권을 다른 나라에 맡기는 것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아닌가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준비돼왔고, 국회비준까지 마친 용산기지이전계획(YRP)을 크게 수정하고 10년 가까이 논의되어온 전작권 환수 시점을 또 늦춰 우리는 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 국민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용산기지이전계획과 연합토지관리계획은 국회 비준동의를 마친 한미 간 협정인 만큼 이에 대한 변경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란 점을 지적해둡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박근혜 정부 들어서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전략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집권 7년째, 외교는 길을 잃었고 안보는 불안하며 통일은 멀어졌습니다. 대통령은 외교에 주력하며 동분서주한다는데 실제 결과는 걱정스럽습니다. 미국은 우리 외교당국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우리 정부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한국 정부의 의도적 대립외교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무관심으로 일관합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좌표를 잃고 헤매는 동안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그 어떤 국제적 논의조차 중단된 지 오래입니다. 도대체 어떤 외교를 위해 동분서주한 것인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국민의 안보불안은 더욱 커졌습니다. 병영 내에서는 사건 사고가 연일 터지고, 일부 지휘관들의 기강 해이는 도를 넘었습니다. ‘사드가 우리의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정부 당국자의 인식은 기가 막힙니다. 남북관계는 7년째 거꾸로만 가고 있습니다. 구호는 거창하고, 구상은 화려하지만, 정부의 행동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국민은 묻고 있습니다. 대체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통일전략은 무엇입니까? 외교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해답은 이미 있습니다. 시작은 남북관계 정상화입니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단체의 자율적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무사태평, 수수방관 중입니다.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더구나 모처럼 만에 예고된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와 정부의 큰 구상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박근혜 대통령도 후보시절 7.4남북공동성명에서부터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남북정상선언에 이르는 남북합의정신을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구상, 그리고 통일대박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구상들이 공허한 구호로 그치고 있는 이유는 그 구상 속에 북한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북과 대화해야 합니다. 다시 교류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5.24 조치를 철회해 남북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합니다. 이산가족의 상봉 무대인 금강산 관광길도 다시 열어야 합니다. 늦어도 내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합니다. 그 힘으로 우리가 동북아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주도해야 합니다. 지금은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때입니다. 더 머뭇거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결코 안 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 그 해법은 무엇인가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개구리가 연못물 온도가 높아져 죽어도 서서히 조금씩 온도를 올리면 왜 죽는지도 알지 못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와 양심의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중의 기본권입니다. 이것이 침해받기 시작하면 민주주의 위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사이버 망명지’인 텔레그램의 국내 가입자 수가 무려 3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검찰이 신속하게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설치하고 국민에게 으름장을 놓은 결과입니다. 경찰이 전국 CCTV 5929대를 통합, 연계해 감시체계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원하면 언제든지 사생활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지난 해 철도노조파업 때 노조간부 친척들 차량 이동정보까지 추적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온라인을 넘어 도로 위 사찰시스템까지 만든 것입니다. 공권력이 국민의 사생활을 검열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일은 유신 때나 있었던 일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의 정치는 현안마다 국론이 두 갈래로 분열돼 있습니다.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안보와 민생에 대해서조차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대결로 악순환만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좌우, 진보·보수, 여야 모두 이분법 진영논리에 빠져 상대방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는 형국입니다.지금의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정글의 체제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자는 상생의 정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죽기살기식 공멸의 정치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경쟁대상(rival)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인 적(enemy)으로 보는 미성숙한 정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987년 우리는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냈습니다. 87년 체제는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입니다. 그것이 당시 시대정신에 맞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해있고, 30년 전 옷을 그냥 입기에는 너무 커져있습니다. 이제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라는 헌 옷을 과감히 벗어내리고 분권적 대통령제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됐다고 저는 판단합니다.올해 내에 개헌특위를 가동시켜 내년에는 본격적인 개헌논의를 통해 20대 총선 내에 개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28년 만에 합의된 최적의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낡은 정치는 지속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논어 안연 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제경공이 정치에 대해서 묻자 공자님이 대답하셨습니다. “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우면 된다는 것입니다. 잘된 정치는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저는 오늘의 현실 정치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 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야야(野野) 야당은 야당다워야 합니다.야당의 제1책무는 비판과 견제에 있습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정부여당의 2중대로 의심받게 되고, 결국 존재감을 잃게 되어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게 됩니다. 비판과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은 무소불위가 됩니다. 그러면 그 권력은 반드시 붕괴하게 돼있습니다. 그것이 동서고금 역사의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강력한 야당의 존재는 대통령과 여당에게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해선 안 됩니다. 발목잡기, 트집 잡기, 딴죽걸기는 이제 그만두고, 잘 한 것은 과감히 칭찬하고, 적극 밀어줘야 합니다. 잘못한 것은 철저히 감시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그러한 야당이 야당다운 야당입니다. 야당이 야당답기 위해 응당 해야 하는 뼈를 깎는 자기혁신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혁신의 본질은 실천입니다.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여여(與與) 여당은 여당다워야 합니다.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고, 여당은 국회의 첫 번째 구성요소입니다. 따라서 국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청와대를 비판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회가 통법부로 전락하지 않고 청와대의 시녀나 거수기가 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여당은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심의와 결정에 관해 떳떳하고 당당하게 책임져야 합니다. 가난한 집안의 맏아들처럼, 모든 국정운영의 책임을 마다하지 않고 뚜벅뚜벅 실천해 나가는 모습, 바로 그것이 국민이 한결같이 바라는 의젓하고 듬직한 여당의 모습입니다.그러나 지금의 여당은 야당 탓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야당이 잘못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반사이익만 챙기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야당이 실수하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돌팔매질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합니다. 청와대는 모든 가치의 총화이자 국정의 최종 결정권자이고 최고책임자입니다. 최고책임자는 결코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결코 남탓을 해서는 안되는 외롭고 외로운 지존의 자리입니다. 지금 국민은 처음에 약속한대로 48.5% 반대했던 세력까지 껴안고 보듬는 100% 청와대, 어머니와 같은 대통령을 원하고 있습니다.허준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卽不通), 불통즉통(不通卽痛)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는 말입니다. 국가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기와 혈이 통하고, 위아래 소통되어야 건강해 지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국민통합임을 알아야 합니다. 국민의 잠재적 에너지를 총동원해 이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통합능력이 바로 민주적 리더십의 기본이요, 국가혁신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박근혜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대국민 약속인 경제민주화, 복지, 한반도 평화의 실천을 위해 박차를 가해 신뢰회복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100% 국민의 대통령이 되는 길이요,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란 무엇입니까? 국리민복(國利民福)이요, 국태민안(國泰民安)입니다. 국민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배고픈 사람 배불리고 등 시린 사람 따습게 하고 억울한 사람 옆에서 눈물 닦아주는 것, 그것이 정치의 본령입니다.박근혜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안전’입니다. 부처의 명칭까지 바꿨지만 2년도 안 돼 안전을 위한 조직을 다시 만들겠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판교 안전참사까지 발생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나 벌어질법한 사고가 이어지는 현실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여야가 당초 약속했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합의한 기한 내로 세월호 특별법은 제정돼야 합니다. 이것은 여야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이것이 유가족의 뜻이요, 국민의 요구입니다.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그에 따르는 보상 내지 배상, 재발방지책이 마련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그래서 대한민국은 정말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합니다.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과 유가족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오늘 해가 져도 내일 다시 뜹니다. 동트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동트기 직전의 새벽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 우리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대한민국호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 전력투구합시다. 그것이 지금까지 차가워 가는 바다 속 아홉 명의 숭고한 영혼이 우리에게 외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꿈과 희망의 대한민국 만들기에 힘을 합칩시다.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10.30 I 김정남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아시아 하늘 '저비용항공 고공비행'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다음은 30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아시아 하늘 ‘저비용항공 고공비행’ -소렌스탐·박원순 대담 ‘女論’ 들어보세요-朴대통령 ‘경제 또 경제’…59차례 외쳤다-윤종규 KB금융 회장 “인사 당분간 안해” △종합-마크 리퍼트 주한 美 대사, 국방부 출신 ‘한미일 안보협력’ 전도사‘ -사이토 日거래소 CEO “한국거래소 공공기관 해제해야”△朴대통령 시정연설 -“공무원연금 개혁 시급…방치하면 국민부담 눈덩이”-문화·통일 대신 ’경제살리기‘ 강조△朴대통령-與野 지도부 회동 -“야산안 법정시한내 처리하자” 합의 -’개헌론‘ 불 지피려 한 野△종합-저비용 항공에 맞선 대형 항공사 ’덩치 더 키우기‘ -기업 10곳중 1곳만 여성임원 그나마도 80%는 ’오너일가‘△경제-한전·한수원 빚더미에도 규정 무시하고 학자금 ’펑펑‘-경상수지 불안한 흑자행진△금융-’하나+외환‘ 합병…334兆 리딩뱅크 탄생 -“내년 하반기 금리 소폭 상승”△산업-’G3 돌풍‘ LG전자 3총사 어닝 서프라이즈 -SK “사업구조 확 바꾼다” -대한통운 양승석 부회장 내정, 제일제당 이해선 대표 영입-SKT 가입자 늘어도 실적은 ’제자리‘ -LG U+, 개가 보는 채널 만들었다-토종 탄산수 뜨자 수입산 ’가격파괴‘ -장사 안되는 대형마트, 또 세일-롯데백화점 ’이원준 색깔‘ 낸다△투자금융-교보생명, 日 SBI와 손잡고 우리銀 인수추진 -이재용 부회장, 삼성금융사 챙기기 △Entertainment-신해철 유작앨범 나온다-10회만에 등돌리는 시청자…애타는 예능△Golf&Sports-오재영 vs 리오단 ’운명의 맞대결‘ -김광현 MLB 도전 “박찬호 선배보고 꿈 키웠다”△마켓-외인·기관 ’쌍끌이‘에 코스피 모처럼 웃다 -NH투자증권 vs 대우증권, 새 수장 앞세워 선두경쟁 △증권-대형운용사 간판펀드 ’세대교체‘ -은행업종 주가, 금리에 달렸다△글로벌 마켓 -中벤처 1만4000개 밀집…’제2 마윈‘의 꿈 -알리바바 시총, 월마트 넘어섰다△캠핑-깊어가는 가을…텐트에 누워 ’별헤는 밤‘ -장작은 텐트 안에 넣어 습기 막으세요△건강 -’의료분쟁‘ 홀로 싸우지말고 전문기관 문 두드려라△오피니언-’윔블던 효과‘의 교훈-’겨울로‘ 접어드는 중국 철강산업-신용평가 ’갑‘ 인식 바뀌어야 △피플-“젋어진 춤사위서 희망찬 농촌 느껴보길”-“중국서 해외자본 이탈 빨라진다” 공매도 전문가 채노스 경고△사회-연탄값 또 올리나…영세민 속은 까맣게 탄다 -노인학대 요양시설, 명단 공개한다 -판교 환풍구 부실시공 6명 추가 입건△부동산-전용률 높아진 주상복합 ’高~高‘ -뭐니뭐니 해도 상업용 부동산이 최고
2014.10.29 I 김보경 기자
날개 단 미분양 아파트.. 전세난 속 집값 상승 기대감에 '완판 행진'
  • 날개 단 미분양 아파트.. 전세난 속 집값 상승 기대감에 '완판 행진'
  • △전세난에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인천 청라지구내 ‘청라 롯데캐슬’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시][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세난에 더해 7·24, 9·1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미분양 물량 석달째 감소…일산지역 소진율 가장 빨라 △단위: 가구 [자료: 국토교통부]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1만 9942가구로 지난달 2만3214가구에서 14.1%(3272가구) 줄었다. 미분양 아파트 수는 지난 6월 3만212가구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1기 신도시인 일산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6월 요진건설산업이 백석동에 공급한 ‘일산요진와이시티’ 아파트(2404가구)는 분양 초기에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지난 8월부터 미분양 해소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9월 한달간 120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이달 들어서도 매주 30건가량 계약이 이뤄지면서 현재 계약률은 90%를 넘어섰다. 중소형 아파트에는 프리미엄(웃돈)까지 형성된 상태다. 백석동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주택의 경우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요진와이시티 전용면적 74㎡형이 분양가보다 3000만원이나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고양시 일산동 ‘일산 푸르지오’ 아파트(589가구)의 경우 이달 남은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었다.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미분양 물량 판매가 탄력을 받은 덕이다. 일산동 가자114공인 관계자는 “일산신도시에는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가 많은데다 신규 공급이 적은 편이어서 새 아파트에 대한 교체 수요가 꾸준하다”며 “미분양이 생긴 것은 모두 중대형 아파트로 최근 들어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구리도 미분양 잘 팔려… 전세가율 1위 노원구도 가세[자료: 각 사]인천과 경기 구리시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구리 갈매지구 ‘더 샵 나인 힐스’ 아파트(857가구)는 지난 7월에만 해도 계약률이 60%대에 머물렀지만 3개월 만에 300여 가구가 팔리면서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청라롯데캐슬’ 아파트(828가구)도 7월 이후 280가구가 팔려 현재 남은 미분양 물량은 30여 가구뿐이다. 롯데건설은 매매 문의가 늘고 있어 다음달에는 완전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8년만에 공급된 ‘꿈의숲 SK뷰’ 아파트(504가구)도 8월 10여 건에 그쳤던 계약이 9월 들어 40건을 넘었다. 전용면적 59㎡형은 분양이 완료됐고 84㎡형은 일부 물량이 남아 있다. SK건설 분양 관계자는 “노원구는 지난 8월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라며 “전셋값에 돈을 조금 더 보태 분양 아파트를 잡아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전문가들 “입지 등에 따라 분양률 희비 엇갈릴 것”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증가한 주된 이유는 전셋값 급등으로 지친 세입자들이 수도권의 값싼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7.1%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7.4%포인트 올랐다. 또 잇따른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건설사들이 분양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무이자 대출 적용 등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을 줄여준 것도 한몫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동이나 호수를 수요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다른 아파트보다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미분양 아파트가 꾸준히 팔릴 것”이라면서 “다만 입지 여건과 분양가 수준 등에 따라 분양률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10.29 I 신상건 기자
서태지 "신해철, 내게 산과 같은 존재..영원히 노래해달라"
  • 서태지 "신해철, 내게 산과 같은 존재..영원히 노래해달라"
  • 가수 서태지.[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가수 서태지가 27일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에 대해 “그는 음악인으로서 저에게 커다란 산과 같은 존재였다”고 추도했다.서태지는 28일 오전 소속사 서태지 컴퍼니 홈페이지에 올린 추도문을 통해 “그는 순수한 영혼과 진실된 의지로 우리를 일깨워준 진짜 음악인이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다독여 주던 맘 좋고 따뜻한 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태지는 “많은 분이 신해철이라는 커다란 이름을, 우리의 젊은 날에 많은 추억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해준 그 멋진 이름을 기억해주실 겁니다”라며 “항상 최고의 음악 들려주어 고맙다는 그래서 형이 너무 멋지다는 말을 차마 다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라고 적었다. 서태지는 “부디 좋은 곳에서 그리고 모두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노래해주세요”라고 기원했다.앞서 서태지는 엠넷의 ‘슈퍼스타K6’ 방송에 출연해 신해철의 쾌유를 기원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신해철이 입원한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병문안하기도 했다.신해철이 27일 오후 8시 19분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앞서 신해철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복강 내 장 수술 및 심막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 보컬로 데뷔한 신해철은 솔로 가수와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며 ‘그대에게’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재즈 카페’ ‘인형의 기사’ 등의 히트곡을 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고,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관련기사 ◀☞ 故 신해철 노래 ''민물장어의 꿈'' ''그대에게'' 차트 역주행☞ 스카이병원 홈피 마비, 왜? 네티즌 故 신해철 사망과 관련 의문 증폭☞ 故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내 장례식 곡"..가사를 들어봤더니☞ [기자수첩] 공짜마케팅, 10년 공든 음원시장 붕괴 우려☞ [데스크칼럼] 만약 ''미생''이 지상파에서 방송됐더라면
2014.10.28 I 고규대 기자
스카이병원 홈피 마비, 왜? 네티즌 故  신해철 사망과 관련 의문 증폭
  • 스카이병원 홈피 마비, 왜? 네티즌 故 신해철 사망과 관련 의문 증폭
  • 가수 신해철.(사진=KCA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고 신해철이 사망하면서 그의 1차 수술을 담당했던 스카이병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현재 스카이병원 홈페이지는 네티즌의 접속 폭주로 마비 상태다. 앞서 신대철은 27일 오후 신해철의 사망 보도를 접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를 떠나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만. 해철아 복수해줄게”라는 글을 올렸다. 신대철은 지난 2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의 과실이 명백해 보인다. 문 닫을 준비해라. 가만있지 않겠다”고 적었다. 병원의 명칭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신해철의 1차 수술을 담당했던 스카이병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스카이병원 측은 이에 대해 “신해철이 스카이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의료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하게 됐다는 내용의 찌라시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면서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주장했다. 신해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스카이병원의 주장에 대해 “병원 측에서 발언한 ‘환자 본인이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병원 측에서 주의를 당부한 사항에 소홀했을 가능성은 있다’라는 표현은 저희 소속사뿐만 아니라 병실에 누워있는 신해철 씨와 그의 가족에게도 상당히 불쾌하고 유감스럽다”고 반박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故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내 장례식 곡"..가사를 들어봤더니☞ '亞투어' 이민호, 中광저우도 홀렸다..7000명 관객 '홀릭'☞ '오만과 편견' 이태환, 백진희 지켜준 순수男..'여심쿵 매력'☞ [데스크칼럼] 만약 '미생'이 지상파에서 방송됐더라면☞ [기자수첩] 공짜마케팅, 10년 공든 음원시장 붕괴 우려
2014.10.28 I 고규대 기자
김상민 의원, "김경란, 나의 평강공주..행복하겠다" 결혼 소감
  • 김상민 의원, "김경란, 나의 평강공주..행복하겠다" 결혼 소감
  •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과 김경란 전 KBS 아나운서의 사진.(사진=김상민 의원 페이스북)[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김경란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김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결혼 심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라며 시작된 글에서 김상민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란 사람이 결혼이란 걸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내가 경란 씨와 결혼을 한다니 온통 인터넷이 떠들썩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좌충우돌 부족하기만 했던 저의 의정활동에 지혜로운 조언자가 돼줬습니다. 경란 씨는 누가 뭐래도 나의 평강공주”며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놀라실 분들도 많았을 텐데 격려와 축복으로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란 씨를 더 사랑하고 잘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앞서 김경란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는 “김경란과 김상민 의원은 지난 7월에 교제를 시작해 10월에 양가 상견례를 마쳤다”고 밝혔다. 라인엔터테인먼트는 또 “내년 1월 6일 결혼식을 올린다. 신혼 여행지는 미정이며 신혼집은 수원 장안구에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 주례는 김장환 중앙침례교회 목사이자 극동방송회장이 맡는다. 두 사람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봉사 활동에도 관심이 있는 등 공통점이 많아 사랑을 싹 틔웠다. 김경란은 77년생으로 2001년 KBS 27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 뉴스 9, ‘열린음악회’, ‘사랑의 리퀘스트’, ‘스펀지’, ‘영화 완전정복’, ‘생생 정보통’등을 진행했다. 지난 2012년 봉사활동을 이유로 KBS 퇴사한 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김경란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 등을 맡아 꾸준히 아프리카 봉사 활동에 임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크&시티’, ‘신세계’, ‘더 지니어스’, ‘연애전당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김 의원은 73년생으로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아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조직위원, 제19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4.10.27 I 고규대 기자
김상민 "김경란, 환경이나 배경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 (전문)
  • 김상민 "김경란, 환경이나 배경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 (전문)
  • 사진=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페이스북[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김상민(41) 새누리당 의원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37)과 내년 1월 6일 결혼식을 올린다.김상민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글과 사진 한 장을 남겼다.사진에서 김 의원은 김경란과 나란히 서서 얼굴을 맞대고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김 의원은 “제가 경란씨와 결혼을 한다니 온통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어찌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이 경란씨 처럼 오랜시간 좋은 회사에서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과 결혼하게 되었을까? 저도 믿겨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라고 전했다.그러면서 “제가 만나온 경란씨는 사람을 환경이나 배경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이어 “어린 시절 티브이 속 예쁘고 단정한 아나운서들을 보면서 그저 먼 곳에 있고 짝사랑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었고, 가까워지는 건 저에겐 결코 오지 않을 현실일거라 단정하며 살아왔는데 그 한 사람이 오늘 저와 함께 이렇게 활짝 웃고 있다. 저는 지금도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그는 글을 맺으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놀라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큰 격려와 축복으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경란씨를 더 사랑하고 잘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전했다.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두 사람은 지난 7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됐으며 신혼집은 경기도 수원 장안구에 차릴 것으로 알려졌다.김 의원은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으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청년특보,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장 등을 지냈다.다음은 김상민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란 사람이 결혼이란 걸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소위 비인기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정치 분야에 몸담고 있는 처지에다 오랜 시간 청년들과 NGO 운동 하겠다며 제 한 몸 잘 건사하지도 못하며 살아온 인생이기에 결혼은 제게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제가 경란씨와 결혼을 한다니 온통 인터넷이 떠들썩합니다. 어찌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이 경란씨 처럼 오랜 시간 좋은 회사에서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과 결혼하게 되었을까? 저도 믿겨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만나온 경란씨는 사람을 환경이나 배경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스펙… 돈 많고, 집안 좋고, 잘 나가는… 그런 것들이 인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저 같은 사람과 결혼하려하지도 않았겠지요.저는 오랜 시간 동안 저 처럼 평범한 집안, 특별한 배경이 없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고 또 간절히 바라며 살아왔습니다. 꿈은 크고 마음은 간절했지만 뭐하나 제대로 가진 것 없었던 제가 그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일은 같은 꿈, 뜨거운 피를 가진 몇몇 젊은 친구들과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NGO단체들을 만들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 편에 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주변의 일들을 하나하나씩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저의 삶을 경란씨는 누구보다 크게 평가해주고 인정해주었습니다. 좌충우돌 부족하기만 했던 저의 의정활동에도 지혜로운 조언자가 되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약자와 어려운 사람들 편에서 어떤 힘과 권력에도 굴하지 말고 용기 있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것을 당부해주었습니다. 나에게 경란씨는 누가 뭐래도 평강공주입니다.열정과 간절함으로 들끓기만 했던 저의 삶에 단단하지만 여유롭고 많은 사람들을 품으며 살아가는 삶을 알려주었습니다. 반의 반쪽 인생도 못살아온 저에게 경란씨가 온전한 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출발을 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경란씨를 통해 저의 얼굴, 표정, 목소리, 마음, 행동까지 모든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변했다구요… 그런 경란씨를 제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겠습니까? 경란씨를 평생 지키고 사랑하며 함께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줄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가려합니다.어린 시절 티브이 속 예쁘고 단정한 아나운서들을 보면서 그저 먼 곳에 있고 짝사랑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었고, 가까워지는 건 저에겐 결코 오지 않을 현실일거라 단정하며 살아왔는데 그 한 사람이 오늘 저와 함께 이렇게 활짝 웃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여러분도 언젠가 멀리 바라보기만 했던 창문 밖의 풍경이 여러분의 현실로 꼭 다가오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놀라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큰 격려와 축복으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경란씨를 더 사랑하고 잘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상민 드림
2014.10.27 I 박지혜 기자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로코가 고픈 '착한 녀석'..의외의 프로필
  •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로코가 고픈 '착한 녀석'..의외의 프로필
  •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정체불명의 연장으로 머리를 치면, 벽에 피가 튄다. 비 오는 날이면 피 냄새가 더욱 진동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싶다는 극악무도한 자의 생각을 담는다. 이러한 살벌한 이야기를 쓸 것처럼 생긴 사람이 따로 있진 않겠지만 한정훈 작가의 인상은 특히 빗나갔다.발걸음은 사뿐하다. 피부도 하얗다. 지적인 느낌을 주는 안경테도 제법 어울린다. ‘허허’ 웃는 웃음은 순진한 느낌을 준다. 올해 서른 둘, 나이도 젊다. “나보다 계급 높은 새끼들 내 앞에서 주름잡다가 다리미로 이마 주름 싹 다 펴줬으니까”라거나, “지금은 그냥 탄 밥을 줘도 감사한 마음으로 쳐드세요. 밥 굶어 뒤지고 싶지 않으시면요”라는 식의 대사를 쓴 그는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했다.한정훈 작가는 케이블채널 OCN에서 ‘뱀파이어 검사’ 시즌1,2로 시청자와 만났다. 현재 ‘나쁜 녀석들’로 액션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한정훈 작가를 만났다. 장르물을 좋아하는 마니아 시청층 사이에서는 ‘팬덤’까지 구축하고 있는 그다. 팬들을 위한 궁금증을 몇 가지 정리했다.△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셨다. 글 쓰는 일과는 멀어 보이는 적성이다.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됐나.중, 고등학교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현실에 맞게 진로를 선택했다.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평생 하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돈도 들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는데 글 쓰는 일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방송, 영화 쪽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지만 방학 숙제 외엔 일기도 쓰지 않았을 만큼 글과 거리가 멀었다. 우연히 대학생 시절 한 시나리오 마켓 공모에서 당선이 됐고 한 영화사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었다.△막상 ‘데뷔’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영화사에서 글만 썼다. 쓰라는 건 다 썼다. 코미디를 주로 썼던 것 같다. 다 별로였다. 엎어진 작품도 있고, 아예 쓰레기통에 버려진 글도 많았다. 6년을 보냈고 그 후 영화사를 나왔다.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어찌보면 드라마 시장에 발을 들이곤 한방에 성공을 한 셈이다. 6년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지진 않았나.어리니까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나이였다면 아마 그 시간을 계속 버틸 수 있었을까 싶다. ‘뱀파이어 검사’는 당시 OCN에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작품이었고 마침 아는 분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 바로 일을 하게 됐고 바로 내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3연속 장르물이다. 이쪽 분야에 특화된 작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류의 작품에 특히 관심이 많은 건가.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욕심이 생긴다.(웃음) 정말 한번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다. 평소에도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본다. 수사물이나 장르물은 보지 않는 편이다. 내가 그쪽 작품을 계속 써왔기 때문에 일부러 안 본다. 한번 보면 기억에 남고 무의식 중에라도 따라 하게 된다. 그래서 작년에 유독 볼 드라마가 없어서 슬펐다.(웃음)△거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다. 창작의 고통은 없나. 쉬고 싶은 생각도 들 텐데.잘 되고 있을 때 계속 해야 한다.(웃음) 창작의 고통이라 말할 건 없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도전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의 중심을 찾는데 집중하게 됐다. 사실 글 쓰는 일은 생애 처음으로 썼던 그 순간만 즐겁다. 시간이 지나고 썼던 작품이 많아질수록 즐거움은 퇴색된다. 계속 열정을 갖고 글을 쓰려면 내가 더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수사물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욕구를 파악하기도 한다.△그렇게 지내다 보면 일과 일상이 분리가 안 되지 않나. 혹시 ‘나쁜 녀석들’처럼 살벌한 장르의 작품을 쓴 작가라 소개하면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없나.전혀. 나는 지극히 단순한 남자다. 일 적으로는 대본을 다 쓰지 않으면 잠이 안 올 만큼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지만 그런 때가 아니면 난 다른 사람이 된다. 생각도 단순하다. 평생 화를 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연애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나쁜 녀석들’ 같은 작품만 쓰지 않을 거다. 말하지 않았나. 언젠가 꼭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할 거라고.(웃음)
2014.10.25 I 강민정 기자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로코가 고픈 '착한 녀석'..의외의 프로필
  •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로코가 고픈 '착한 녀석'..의외의 프로필
  •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정체불명의 연장으로 머리를 치면, 벽에 피가 튄다. 비 오는 날이면 피 냄새가 더욱 진동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싶다는 극악무도한 자의 생각을 담는다. 이러한 살벌한 이야기를 쓸 것처럼 생긴 사람이 따로 있진 않겠지만 한정훈 작가의 인상은 특히 빗나갔다.발걸음은 사뿐하다. 피부도 하얗다. 지적인 느낌을 주는 안경테도 제법 어울린다. ‘허허’ 웃는 웃음은 순진한 느낌을 준다. 올해 서른 둘, 나이도 젊다. “나보다 계급 높은 새끼들 내 앞에서 주름잡다가 다리미로 이마 주름 싹 다 펴줬으니까”라거나, “지금은 그냥 탄 밥을 줘도 감사한 마음으로 쳐드세요. 밥 굶어 뒤지고 싶지 않으시면요”라는 식의 대사를 쓴 그는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했다.한정훈 작가는 케이블채널 OCN에서 ‘뱀파이어 검사’ 시즌1,2로 시청자와 만났다. 현재 ‘나쁜 녀석들’로 액션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한정훈 작가를 만났다. 장르물을 좋아하는 마니아 시청층 사이에서는 ‘팬덤’까지 구축하고 있는 그다. 팬들을 위한 궁금증을 몇 가지 정리했다.△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셨다. 글 쓰는 일과는 멀어 보이는 적성이다.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됐나.중, 고등학교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현실에 맞게 진로를 선택했다.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평생 하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돈도 들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는데 글 쓰는 일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방송, 영화 쪽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지만 방학 숙제 외엔 일기도 쓰지 않았을 만큼 글과 거리가 멀었다. 우연히 대학생 시절 한 시나리오 마켓 공모에서 당선이 됐고 한 영화사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었다.△막상 ‘데뷔’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영화사에서 글만 썼다. 쓰라는 건 다 썼다. 코미디를 주로 썼던 것 같다. 다 별로였다. 엎어진 작품도 있고, 아예 쓰레기통에 버려진 글도 많았다. 6년을 보냈고 그 후 영화사를 나왔다.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어찌보면 드라마 시장에 발을 들이곤 한방에 성공을 한 셈이다. 6년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지진 않았나.어리니까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나이였다면 아마 그 시간을 계속 버틸 수 있었을까 싶다. ‘뱀파이어 검사’는 당시 OCN에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작품이었고 마침 아는 분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 바로 일을 하게 됐고 바로 내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3연속 장르물이다. 이쪽 분야에 특화된 작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류의 작품에 특히 관심이 많은 건가.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욕심이 생긴다.(웃음) 정말 한번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다. 평소에도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본다. 수사물이나 장르물은 보지 않는 편이다. 내가 그쪽 작품을 계속 써왔기 때문에 일부러 안 본다. 한번 보면 기억에 남고 무의식 중에라도 따라 하게 된다. 그래서 작년에 유독 볼 드라마가 없어서 슬펐다.(웃음)△거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다. 창작의 고통은 없나. 쉬고 싶은 생각도 들 텐데.잘 되고 있을 때 계속 해야 한다.(웃음) 창작의 고통이라 말할 건 없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도전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의 중심을 찾는데 집중하게 됐다. 사실 글 쓰는 일은 생애 처음으로 썼던 그 순간만 즐겁다. 시간이 지나고 썼던 작품이 많아질수록 즐거움은 퇴색된다. 계속 열정을 갖고 글을 쓰려면 내가 더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수사물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욕구를 파악하기도 한다.△그렇게 지내다 보면 일과 일상이 분리가 안 되지 않나. 혹시 ‘나쁜 녀석들’처럼 살벌한 장르의 작품을 쓴 작가라 소개하면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없나.전혀. 나는 지극히 단순한 남자다. 일 적으로는 대본을 다 쓰지 않으면 잠이 안 올 만큼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지만 그런 때가 아니면 난 다른 사람이 된다. 생각도 단순하다. 평생 화를 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연애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나쁜 녀석들’ 같은 작품만 쓰지 않을 거다. 말하지 않았나. 언젠가 꼭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할 거라고.(웃음)
2014.10.25 I 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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