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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키워 신선한 게임 만들자"..인디문화 접목하는 넥슨
  • "창의력 키워 신선한 게임 만들자"..인디문화 접목하는 넥슨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 24일 저녁 7시, 성남 판교의 넥슨 사옥 옥상에서는 떠들썩한 파티가 열렸다. 모두가 떠나고 잠잠할 시간이지만 옥상에는 300여명의 직원들이 돗자리를 펴고 오손도손 모여앉아 라이브 밴드의 공연을 즐겼다. 넥슨의 한 직원은 “1년에 한 번 회사다닐 맛이 난다”는 우스갯 소리를 던졌다.넥슨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사내 ‘인디문화’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연초 무과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인디게임 2종을 선보인 데 이어 사내에 인디문화를 접목시키기 위해 각종 공연은 물론 서적 출판 등을 지원하는 모습이다.◇‘옥상피크닉’ 등 문화체험 이벤트 확대넥슨은 지난 2012년부터 직원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프로그램 ‘넥슨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분야는 아트(Art)와 컬처(Culture), 휴먼(Human) 등 크게 3가지로 나누어 현재까지 약 103개 과정이 진행됐다.넥슨포럼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는 옥상피크닉을 모토로 한 ‘밤에 걷는 문화산책’이다. 지난해 처음 진행된 옥상피크닉이 반응이 워낙 좋아 올해도 가수 정밀아, 서사무엘, 김반장과 윈디시티 등 세 팀의 인디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진행했다. 옥상피크닉에서 직원들은 함께 음식을 먹으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등 공연을 즐기고 팀워크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게임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참가한 가수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다. 올해 공연에 참가한 가수 서사무엘은 “게임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뜨거운 호응 속에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24일 판교 넥슨사옥 옥상에서 가수 서사무엘이 열창하고 있다. 넥슨 제공◇가수의 꿈 이루고 작가도 돼보고인디문화를 즐기는 데서 나아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넥슨 직원들이 직접 작사와 작곡, 보컬까지 참여해 손수 제작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올 초에도 기본 코드부터 기초 작사, 작곡 등을 배운 넥슨 직원들이 직접 만든 음원 8곡이 수록된 디지털 앨범 블루밍(Blooming)이 출시된 바 있다.‘세상에서 하나 뿐인 나만의 독립 출판’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넥슨 직원들은 작가가 되어 책을 쓰는 10주 간의 독립출판과정을 거쳐 10권의 책을 출간했다. 넥슨은 이를 기념해 서울 연남동 인디책방 및 넥슨 사옥에서 출판 기념회 및 출판물 전시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넥슨은 최근 몇년간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이미지를 깨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진정한 게임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출시된 모바일 인디게임 ‘이블팩토리’와 ‘애프터 디 엔드: 잊혀진 운명’은 처음 다운로드시에만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더이상 결제하지 않아도 되고, 독특한 재미로 이용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넥슨 같지 않은 게임”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이은욱 넥슨 인재문화팀 차장은 “참신함과 도전정신, 열정 같은 역량을 필요로 하는 게임회사인 만큼 다양한 인디문화를 접하고 넥슨포럼 과정에 응용해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넥슨 직원들이 작사와 작곡, 편곡, 보컬 등 전과정에 참여해 발매한 앨범 블루밍. 넥슨 제공
2017.10.27 I 김혜미 기자
'독사' 최광수의 꿈..역대 2번째 '15-15클럽' 도전
  • '독사' 최광수의 꿈..역대 2번째 '15-15클럽' 도전
  • ‘독사’ 최광수가 25일 충북 청주 그랜드 골프장에서 끝난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 통산 13승째를 달성했다. 코리안투어 15승에 빛나는 최광수는 역대 두 번째 ‘15-15클럽’ 가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교한 어프로치로 공을 그린에 올리고 있는 최광수. (사진=KPGA)[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최광수(57)는 한국남자프로골프를 풍미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독사’라는 별명으로 그린을 장악했다.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는 그가 국내 남자프로골프 역대 두 번째 ‘15-15클럽’에 다가서고 있다.1990년대 후반 국내 남자골프엔 스타가 많았다. 쇼트게임의 마술사로 불린 최상호(62)를 비롯해 ‘아이언의 귀재’ 박남신(58), ‘필드의 신사’ 강욱순(51), ‘부산갈매기’ 신용진(53)과 ‘작은 거인’ 박노석(50), ‘탱크’ 최경주(47)와 ‘바람의 아들’ 양용은(45)까지 걸출한 스타들이 계속해서 탄생했다. 많은 스타들 중에서 최광수는 ‘독사’로 통했다. 특유의 매서운 눈빛은 상대를 압도했고, 눈매만큼이나 샷도 날카로웠다. 페어웨이 구석구석을 찌르듯 날아가는 강력한 드라이브샷과 송곳처럼 날카로웠던 아이언샷 그리고 자로 잰 듯 정교함을 자랑하는 퍼팅으로 15승을 쓸어담았다. 최광수하면 떠오르는 명장면이 있다. 2005년 한국오픈이다. 2004년 마스터스 우승자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그해 PGA 투어 바이런넬슨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테드 퍼디(미국) 등 내로라하는 PGA 스타들이 출전했다. 마지막 날 치열한 우승경쟁이 펼쳐졌다. 3~4개 홀을 남기고 11명이 공동선두를 이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마지막 18번홀이 끝났을 때는 단 2명이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광수는 까마득한 후배 허원경(당시 19세)와 연장전을 치렀다. 최광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배의 실수가 나오면서 싱거운 승부로 끝났지만, 1989년 프로 데뷔 이후 16년 만에 처음 한국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오픈은 상금도 컸지만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면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녀 프로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 했다. 최광수의 통산 15번째 우승이자, 현역(코리안투어) 생활 마지막 우승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리막길을 탔다. 서서히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2010년 만 50세가 된 최광수는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챔피언스(시니어)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코리안투어에선 고참이었지만, 챔피언스투어에선 루키이자 막내였다. 첫해 14경기를 뛰어 상금랭킹 14위의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다. 이듬해 5위로 뛰었고, 챔피언스 무대 데뷔 3년 만인 2102년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이 터졌다. 시즌 3승으로 상금왕이 됐다. 이어 2013년과 2014년까지 3년 연속 상금왕을 제패하면서 챔피언스투어의 1인자로 우뚝 섰다. 최광수는 25일 충북 청주 그랜드골프장에서 끝난 2017시즌 KPGA시니어오픈에서 우승했다. 시즌 2번째 우승이자 챔피언스투어 통산 13승째다. 최광수는 또 다른 꿈을 꿨다. 국내 남자프로골프 역대 두 번째 ‘15-15클럽’을 준비하고 있다. 최광수는 “코리안투어에서 15승을 거뒀다. 챔피언스투어에서도 2승을 더해 ‘15승-15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15-15클럽’은 남자프로골프에서 딱 한 번 나왔다. KPGA 코리안투어 최다승을 올린 기록의 사나이 최상호(43승-15승)만이 유일하게 가입했다. 새로운 목표를 향하는 독사의 눈빛은 예나 지금이나 매서웠다. ◇최광수는? 1960년생 1989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 명출상(신인상) 수상KPGA 코리안투어 통산 15승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 4회 (1998년, 2000년, 2001년, 2005년)KPGA 코리안투어 대상 1회 (1998년)2010년 KPGA 챔피언스투어 데뷔 통산 13승2012년~2014년 KPGA 챔피언스투어 상금왕 (3회)
2017.10.27 I 주영노 기자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 "최고 장면 위해 과거 영광 버려라"
  • [6th W페스타]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 "최고 장면 위해 과거 영광 버려라"
  •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SCENE3 !:느낌표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에서 경험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고의 장면 위해 과거 영광 버려라”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Scene 3.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에서 이같이 말했다.이 회장은 이날 25년간 법조인 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의 경험에서 얻은 것에 대해 얘기했다. 이 회장은 “저의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도움’이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는 남을 돕는 직업,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직업이다”라며 “이 세상이 갑과 을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받는 ‘도움 선순환’ 되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 또한 두려워하지 말자”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살면서 ‘과거, 내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해보곤 할 텐데 저는 그 순간이 열매를 맺고 그 열매의 씨앗이 다시 열매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도움의 선순환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고의 장면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내가 너무 잘했던 것 또는 트라우마로 남은 슬픈 기억은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며 “지나간 것은 과감히 떨쳐버리고 꿈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법조인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법의 뿌리는 사랑이란 것”이라며 “이 사회가 붙들어야 할 본질은 붙잡고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포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2017.10.25 I 고준혁 기자
서수민 조선희 "연탄방 살던 '촌년' 둘, 서툴러도 도전해 성공”
  • [6th W페스타]서수민 조선희 "연탄방 살던 '촌년' 둘, 서툴러도 도전해 성공”
  • 사진작가 조선희(가운데)와 서수민 PD(오른쪽)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SCENE1 ?:물음표 묻고 또 물을때 나를 찾는다’세션에서 배우 홍수현의 사회로 경험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여자’인게 변수? 하고 싶은 것에 조건 없이 도전하라.”서수민 프로듀서와 조선희 사진작가에게 ‘성공’은 ‘성장’과 같은 말이다. 대한민국 방송가와 사진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수다는 독특했다. 연세대학교 의생활학과 90학번 동기로 만나 27년을 지기로 지낸 두 사람이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Scene 1. ? 묻고 또 물을 때. ‘나’를 찾는다’ 세션에서 성공담을 털어놨다. 배우 홍수현이 진행을 했다.서 프로듀서는 “우리는 성공한 것이 아니라 성장했을 뿐”이라며 “현재의 위치를 노렸던 게 아니라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성공하고 싶다’는 건 막연한 욕심이다. 큰 꿈도 좋지만 작은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충고했다.서 프로듀서는 지난 1995년, 11년 만에 KBS에 공채로 입사한 여성 프로듀서다. 보수적이고 남성성이 강한 조직 속에서 분투하며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프로듀사’ 등 인기프로그램을 제작했으나 슬럼프도 잦았다. 출산과 육아를 병행한 탓이다. 그는 “한때 방송사 선배에게 결혼하고 출산하더니 ‘올드’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두 딸에게 ‘엄마가 이런 걸 이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굳게 마음을 먹으며 힘을 냈다”고 돌이켰다.조선희 사진작가도 “서툴러도 직진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1996년 배우 이정재의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작가로 데뷔한 후 감수성 짙은 인물사진에 두각을 나타내 광고 및 패션계에서 ‘톱클래스 사진작가’로 꼽힌다. 조 사진작가는 “도전을 앞둔 인간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흔들리기에 미래가 있다”며 ‘흔들리는 나침반은 길을 잃지 않는다’는 이슬람의 경구를 언급했다. 도전을 하며 느끼는 불안함을 오히려 원동력으로 삼으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두 사람은 “어쩌다 ‘촌년’들이 여기까지 왔다”며 학교 앞 작은 연탄방에서 함께 살던 때를 떠올렸다. 하고 싶은 일에는 무작정 부딪치고 버티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서 프로듀서는 지난해 몸담았던 KBS를 떠나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을 설립해 예능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경일 대학교 사진영상학부 부교수로 재직중인 조 사진작가는 안식년을 맞아 아프리카와 인도, 티벳 등을 여행했다. 곧 남미로 또다른 여행을 떠난다.서 프로듀서와 조 사진작가는 성공을 꿈꾸는 모든 여성에게 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세계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여자’라는 굴레에 스스로 가두지 마라.” “더 나은 미래, 새로운 도전을 기획하라.” “실패를 해본 사람이 더 깊이 있다. 실패가 흠인 시대는 지났다.”…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언이 이어졌다. 조 사진작가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매 순간이 나에게 최고의 절정이다”라 말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제2의 조선희’가 되고 싶다는 후배들이 있는데 전혀 반갑지 않다”며 “‘제2의 누군가’가 되겠다는 것은 2등을 꿈꾸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 청중의 공감을 샀다. 서 프로듀서는 “여자라서, 돈이 안돼서 등 변수를 고민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걸 염두하고 희망하는 것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7.10.25 I 이정현 기자
'미세스 캅' 이금형 "긍정 마인드로 버텨라"
  • [6th W페스타]'미세스 캅' 이금형 "긍정 마인드로 버텨라"
  •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철청장(서원대 교수)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프롤로그에서 ‘꿈을 갖고 하루하루 실천하라’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형욱 박경훈 원다연 기자] “꿈을 갖고 하루하루 실천하라.” 스무 살 고졸 여경으로 출발해 경찰 조직 서열 2위 계급(치안정감)까지 승진한 ‘미세스 캅’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서원대 교수). 그는 25일 서울 새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프롤로그 세션에서 하루 24시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38년 경찰 생활을 하루하루로 쪼개면 대략 1만3800시간이에요. 그 사이 열 번의 승진과 셀 수 없는 전출, 결혼하고 아이 낳고 육아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래도 늘 하루하루 쌓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 왔고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를 28시간처럼 썼다고도 했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아침의 10분, 잠들 때까지의 10분, 차를 타고 이동하는 30분 등을 모으면 하루 3~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 고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닌 방송통신대학교에서 배운 녹음테이프 공부법을 활용해 승진 시험 교재를 수십 번씩 듣고 또 들었다. 서른 번 반복하니 합격이 뒤따랐다. 방통대 졸업 후 석·박사도 취득했다.쉬운 과정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1977년 스무 살 고졸 여성 순경의 핸디캡은 컸다. 경찰 조직은 현재도 남성 중심이지만 당시엔 더 했다. 당시 전체 경찰 조직에서 여성은 0.5%인 500여명, 경감은 한 명뿐이었다. 경찰임에도 조직 내에선 ‘미쓰리’로 불리며 허드렛일 하는 게 당연시됐다. 사실상 금녀(禁女) 조직이었다. 현재는 12만여 경찰 조직 중 여경이 1만2700명(약 11%), 경감 633명, 총경 13명, 경무관(장군급) 2명이다. 물론 서열 2위 계급 치안정감을 지낸 여성은 여전히 이금형 교수뿐이다.이 교수는 “여경 하위직으로서 견디며 쌓아온 강인함이 경쟁력이 됐어요. 아침 일곱 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고 휴일·공휴일도 없었죠.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당시 간부 후보생은 술도 잘 마셔야 했어요. 한 잔도 못 마시던 술을 토까지 해가며 주 두세 차례씩 마셨죠”라고 말했다. 출산·육아로 사실상 여성은 배제됐던 지방근무도 마다치 않았다. 인천, 청주, 광주지청을 군소리 없이 다녔다. 주말도 없다보니 오히려 남편이 주말마다 지방근무지를 다녀가곤 했다.이금형 전 청장은 딸을 셋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한땐 육아 때문에 경찰직을 관둘 생각도 했다. 퇴근과 동시에 집으로 출근해야 했다. 어린 딸을 돌봐준 시댁에 피곤한 내색을 못 했다. 각종 약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다. 내적 고민도 있었다. 몽타주 요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임신 때도 남들 하는 태교 대신 시신이나 흉악범의 얼굴을 그려야 했다.그는 그러나 여성 후배에게 강인하게 버티라고 조언했다. 그는 “저뿐 아니라 대부분 여성이 출산, 육아, 가사에 내몰리며 내리막을 걷고 바닥을 칩니다. 그러나 그때 사표나 장기휴직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때 바닥을 치고 자녀와 동반성장한다고 생각하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딸들이 철이 들면서 어머니를 이해해주고 잘 커 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찰 엄마의 딸로 태어났으니 강인해져야 한다고 합리화했었는데 실제로 잘 자라줘서 정말 신기해요”라고 덧붙였다.그는 여성 후배에게 ‘혼자 있을 때도 울지 말라’고 말하곤 한다. 힘들 때도 내색하지 말라고 한다. 가족은 너무하다고 하지만 그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힘들 때도 감성에 빠지는 대신 드링크제 하나 먹고 밝게 웃었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면 안 되던 일이 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이 교수는 아울러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을 권했다. 그는 “긍정의 화신이 돼야 한다. 버티는 게 중요하다”며 “긍정은 자신감을 주고 용기를 주고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의 모든 역할은 엄마 역할의 확장”이라며 “엄마 역할 만큼 힘든 게 없기 때문에 여러분은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7.10.25 I 김형욱 기자
최민식, “아우님들 덕 많이 봤다”
  • 최민식, “아우님들 덕 많이 봤다”
  • 최민식[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이거 원 낯 간지러워서~”최민식이 후배들의 열렬한 존경심에 몸둘 바를 몰라 했다.최민식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 시사회에서 “저는 정말 요번에 우리 아우님들의 덕을 많이 봤다”고 얘기했다.이날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이수경 조한철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모아 최민식을 치켜세웠다. 박신혜는 “(선배님과) 첫 촬영 날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꿈에서 그리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니까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카메라가 도는 순간 최민식 선배가 임태산으로 보였다. 동시에 저를 김동명으로 있을 수 있게 해줬다. ‘연기 재미가 이런 거구나’ 짜릿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극찬에 질세라 이하늬 박해준 이수경 조한철도 “나도” “나도”라며 동참했다.최민식은 “낯 간지러워서 못 듣고 있겠다”며 부끄러워하더니 “제 대사 중에 ‘이 세상 절대 혼자 못 산다’는 말이 있는데 영화도 마찬가지다. 서로 돕고 의지하고 버팀목이 돼주지 않으면 이렇게 어우러질 수 없다. 우리 영화의 아우들이 정말 영리하고 하나같이 매력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아우들과 호흡한 제가 큰 덕을 본 거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민식이 극을 이끄는 임태산을 맡았다. 그의 딸로 ‘용순’의 이수경이, 약혼녀로 이하늬가 분했다. 내달 2일 개봉한다.
2017.10.24 I 박미애 기자
내정後 첫 공식행사 나선 허인 국민은행장 "아쉬운 부분 노력하겠다"
  • 내정後 첫 공식행사 나선 허인 국민은행장 "아쉬운 부분 노력하겠다"
  • 윤종규(오른쪽 다섯번째) KB금융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B부동산 Liiv ON’ 브랜드 론칭행사에서 허인(오른쪽 세번째) KB국민은행장 내정자, 광고모델 서장훈(왼쪽 네번째)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잘 하던 것은 앞으로도 잘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허인 KB국민은행 내정자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B부동산 Liiv ON(리브 온)’ 브랜드 론칭 기념행사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내정 이후 첫 공식행사인 만큼 이목이 집중됐지만, 아직 정식 취임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인지 말을 아꼈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 만큼 주택담보대출 자산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향후 경영계획에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허 내정자는 “자산성장 목표를 구체적인 숫자로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차차 자세한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할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즉답을 피했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는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부동산 관련 전문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다른 은행들도 부동산 금융을 많이 하고 있어 국민은행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잘 하던 것은 앞으로도 잘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이나 글로벌 진출 등 그동안 다른 은행에 비해 한발 늦었던 부분에서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허 내정자는 경영전략과 같은 큰 그림을 설명하기 보다는 이날 행사에서 소개한 ‘KB부동산 Liiv On’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해 사회에 첫 진출하는 신혼부부 등 서민에게 금융이 어려워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갖는 실수요자에게 제대로 된 부동산 금융 니즈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주택 실수요자가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KB부동산 Liiv ON’이 실수요자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날 국민은행은 부동산 매물 검색부터 대출 신청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KB부동산 Liiv ON’을 확대 개편했다.KB부동산 Liiv ON을 이용하면 부동산 매물을 검색하고 시세를 조회할 수 있으며 대출 한도나 금리를 조회하거나 주택담보대출 신청도 할 수 있다. 알림 기능을 활용하면 지정한 조건의 매물을 안내받을 수 있고 시세나 분양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다.그동안 국민은행은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정보를 일반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영업그룹을 중심으로 국민은행의 1000여개의 영업지점과 지점과 연결된 3000여명의 공인중개소 업체를 하나의 앱으로 묶어 한눈에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그 결과물이 ‘KB부동산 Liiv ON’으로 실현된 것.한동환 국민은행 미래채널그룹 대표(상무)는 “은행이다 보니 원스톱으로 금융이 연결되고 오랜 부동산 경험으로 부동산 통계나 시세가 잘 돼 있어 차별성이 있다”며 “아웃바운드 사업단에서 1000여 곳의 지점과 1만3000여개의 공인중개소를 연결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4일 ‘KB부동산 Liiv ON’ 브랜드 론칭 기념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국민은행은 믿을 수 없는 허위 매물을 걸러내기 위해 아웃바운드 사업단에서 스크린을 하고 있으며, 사업단 내 매물 검증팀을 운영해 허위 매물이 확인될 경우 바로 공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고창열 국민은행 부동산금융부장은 “5000여명에 달하는 시세검증단이 있어 허위 매물을 검증한다”며 “진성 매물만큼은 우리가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윤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KB가 잘 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일상 속에 쉽고 편리하게 제공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의 삶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부동산서비스는 더욱 더 중요하다. KB가 오랜 시간 쌓아온 부동산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고객들에게는 ‘희망’을 전하도록 발로 뛰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7.10.24 I 박일경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정기예금 같은 퇴직연금… 年수익률 1.8%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다음은 2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기사다.△1면-정기예금 같은 퇴직연금… 年수익률 1.8% -산업인력공단·산재예방정책국… 고용부 산하 수장 꿰찬 親노동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신규 원전은 중단” -꿈꾸는 여성이여… 25일 多 모여라△줌인&-“60세도 청춘… 힘 없는 노동자도 상생하는 일자리 정책 만들어주길” -AI 개념, QLED, OLED 차이… ‘4차 산업혁명’을 묻다 △‘숙의 민주주의’ 기대와 우려 -文대통령, 공론화 모델 확대 시그널… 다음 타자는 검경수사권? 증세? -정부 “월성1호 조기 폐쇄, 신규 6기 중단 계획”… 한수원 노조 “공론화위 원전 축소 권고는 월권” △잠자고 있는 퇴직연금 -교육 책임 미루는 기업… 메일만 보내는 사업자… 귀찮아만 하는 근로자 △잠자고 있는 퇴직연금 -주류로 떠오른 DC·IRP형… DB형 비중 큰 보험사 점유율 관리 비상 -勞·使가 수탁법인 세워 운용… 떠오르는 ‘기금형’ 카드 -美·유럽선 DB·DC형 장점 합친 ‘하이브리드형’ 도입 △종합 -親勞 정책 이은 親勞 인사 봇물… 더 기울어지는 노·사 운동장 -年 3% 성장 가능할까… 3분기 GDP 증가율 가늠자로 -경제전문가 열 중 아홉 “美연준, 내달 금리 인상”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 -“우리 시대 ‘82년생 김지영’들, 포기하지 말고 제 목소리 내세요” △정치 -“홍준표 私黨이냐, 물러나라”… “폐수는 버려야, 서청원 떠나라” -야권發 정계개편… 민주당 ‘남의 집 불구경“ -“생존 이산가족 6만명… 對北 제재가 상봉 막아선 안돼”-日·中 나란히 ’新황제‘, 동북아 군비경쟁 먹구름 △금융 -내달 미국도 한국도 금리 올린다는데… “재개발 인근 틈새지역 투자할만” -디지털 금융시대, 줄어드는 은행점포 몸값은 높아져 -주택가격 다시 급락하면 亞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 △산업&기업 -“영업익 4배 뛴다”… SK하이닉스 3분기 휘파람 -삼성 TV ‘선택과 집중’ 빛 본다 -아마존·구글도 내렸다… 5만원대 ‘AI 스피커’ 봇물 -수입차 3위 쟁탈전 치열 -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2.9%→2.8%”△산업 -‘세금 오르면 가격 인상’ 한다더니… ‘릴’ 눈치보는 아이코스 -이재현 회장 “CJ, 전 세계 라이프스타일 이끌 것” -통신사 ‘1000억 본인확인서비스’ 독점 끝난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BMW 손잡고 男心 겨냥 △화통토크 -김동주 국토연구원장 “재건축 수주 출혈 경쟁… 결국 내집마련 더 어렵게 만들 것”-“한국형 스마트시티 방향설정 중심축 될 것”△2017 수리과학창의대회 -4D 프레임 요리조리 연결하니 구조물 뚝딱… “상상력이 깨어나요” -조청원 수리과학창의대회 위원장 “스웨덴 학부모 북핵에 방한 주저… 관계자들이 현지 날아가 설득했죠” -“연습때 숱한 실패 겪어… 생각지 못한 대상 받아 너무 좋아요” △증권&마켓 -쏟아지는 4차산업펀드… 투자비중 20% 넘기지 말라 -유가·금리 상승기… 화학·금융株 주목을 -SK하이닉스株 이달에만 10% 넘게↓… 고점 찍었나, 일시 조정인가 △증권 -경영진 vs 최대주주… 동양네트웍스 또 경영권 분쟁 -ING 생명 상장… MBK ‘신의 한 수’ -신세계, 호텔서 면세점사업 분할… 재무개선 기대 -‘생리대 파동’에 주가 20% 떨어져도… 깨끗한나라는 ‘꿋꿋’ △문화&스포츠 -핑크발레복 남자, 시리얼 살인사건… 사랑은 아프다 -공연장 응급사항 매뉴얼, 심정지 피아니스트 살렸다 △스포츠 -제주 강풍 뚫고 명품 연장전… 토머스, CJ컵 초대 챔피언 등극 -나흘간 3만5000명… 제주 대회 역대 최다 갤러리 -지은희 8년 만에 우승… 한국선수 LPGA 15승 합작 -호랑이 “KS 불패” vs 곰 “3연패 보라” -태풍에 날아간 신지애 역전우승 ‘꿈’ △에듀&잡 -포항공대 교수 1인당 평균 6억원 수주… 2년 연속 1위 -[‘취업명가’에서 배운다]“국제기능올림픽서 金따고 대한민국 명장 되는게 꿈” △사람&나눔 -이수영 OCI 회장 별세… 개성상인 DNA로 50년간 화학 선진화 이끈 ‘巨木’-“ICT 활용해 감염병 확산방지”… KT, 세계경제포럼과 손잡아 -‘군인의 품격 콘서트’로 장병 사기 올리지 말입니다 -원광연 KAIST 교수, 국가과학기술硏 이사장에 -김형기 뉴시스 대표 △오피니언 -[목멱칼럼]기술·자본·노동과 혁신시장 -[데스크의 눈]반쪽짜리 가계부채 대책 -[기자수첩]기능올림픽 2위보다 제조업 경쟁력이 더 걱정 △부동산 -분양가 책정·심사 주먹구구식… 분양가상한제 실효성 벌써 도마위 -가계빚 대책에 연내 금리인상說… 숨죽인 주택시장 -커튼월 룩, 3D룩… 포스코건설, 더샵 아파트 특화디자인 개발나서 -이번주 모델하우스 28곳 오픈..올 들어 최대 규모 △사회 -맹견, 목줄·입마개 안해도… 개주인은 50만원만 내면 그만 -이재용이 든 봉투 무엇이 들었을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4년 만에 국감 등판… ‘적폐청산’ 공방 벌일 듯 -警, 실종신고 접수땐 수색·수사 병행한다 -사립대, 등록금 인상 요구에 입학금 폐지 협상 ‘없던 일로’
2017.10.22 I 김기덕 기자
(25)안전한 P2P 투자를 만드는 3단계 방법
  • [핀테크를 만나다](25)안전한 P2P 투자를 만드는 3단계 방법
  • 박성준 펀다 대표[박성준 펀다 대표] 2015년 초 국내에 P2P금융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어느덧 3번째 가을이 가고 있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업체 펀다는 2015년 4월, 필자와 의기투합한 10여 명의 유능한 청년들이 첫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지난 2년여 간 매년 500%가 넘는 성장을 거듭하며 시장의 선도 업체로 자리 잡아 왔다. 펀다 멤버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출자에게 더 좋은 조건의 자금을, 투자자에게 더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자 밤없이 노력한 결과이다. 수시로 매출과 지출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지역 상인들에게,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더라도 기존의 금융권에서는 홀대를 받던 사장님들에게 최신의 데이터 분석 기법과 심사 방법으로 새로운 금융을 제공해 드리기로 한 것은 열심히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앞으로 더 많은 건실한 사업자들의 성장에 최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 우리의 꿈이자 목표이다.반면, 투자자들에게는 펀다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등장한 다양한 P2P 회사들이, 초저금리 시대에 찾기 힘들던 연 10% 수익 - 세전 기준, 안타깝게도 27.5%라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나면 세후 7%대 - 을 제공함으로써 발 빠른 투자자들에게 효율적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P2P 투자는 얼마나 안전할까? 최근의 신문 기사들은 앞다투어 P2P 투자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져 가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P2P 투자는 얼마나 위험할까?당연한 얘기지만 투자는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심사를 해도 대출의 일부는 문제가 발생한다. 펀다의 부실률은 지난 2년 여간 1.5%에 수렴하고 있고, 지난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되어 소상공인들에게 3조원이 넘는 대출을 실행한 해외의 대표 P2P업체 펀딩서클(Funding Circle)의 경우는 약 2% 부실률로 수렴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100건의 대출을 실행하면 1~2개 상점은 부실이 난다는 것이니, 자칫하면 내 투자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그런데 지금까지 펀다에 투자한 5000여 명의 투자자들은 4만 5천 여 건의 투자에서 원금 손실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모든 투자 건에 있어서의 최저 수익률이 연 9%(역시 세전)에 달한다. 이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P2P 투자는 어떻게 더 안전해질 수 있을까? 관심 있는 독자들은 그 답이 ‘분산 투자’에 있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으리라고 생각하는데, 필자는 P2P 투자가 ‘더’ 안전해지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완전히’ 안전해지는 3단계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완전히 안전해지는 길은 P2P 사업자가 다음의 방법을 제시할 때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P2P 서비스를 고르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1단계. 금융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P2P 사업자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아직 국내의 P2P 사업자들은 길어야 3년이 안 되는 업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기업의 주주가 어디인지, 자본금이 탄탄한지를 보는 것이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겠다. 펀다의 경우 P2P 업계 최초로 국내 대형 카드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국내 다수의 선두 P2P들도 각자 굵직한 투자사들을 가지고 있다.2단계. 채권 부실률은 낮은 수치에 수렴해야 한다. 펀다는 적정 부실률을 1.5%로 보지만 조금 더 높은 수치라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렴한다는 것은 P2P 회사가 대출 타깃에 대해 장기적이고 확고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저신용자들에게 연 19%의 대출을 제공하면서 부실률이 5%로 수렴한다면 역시 연 10%의 투자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반면 목표 부실률을 0.1%로 설정한다면 더 좋은 것 같지만, 너무 좁고 엄격한 기준은 결국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3단계. 부실률이 수렴했다면 위험이 분산되어야 한다. 100개의 채권 중에 1~2개의 부실일지라도, 마침 그 채권을 운 나쁘게 선택한 투자자는 엄청난 손실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험의 분산은 개인이 열심히 나누어 투자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P2P 기업이 장치적으로 부도준비금을 운용하거나 포트폴리오 투자 방법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부도준비금이나 포트폴리오는 운 좋은 개별 투자자들이 13% 정도의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없애는 대신, 모든 투자자들에게 평등한 10%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펀딩서클은 최근 투자자가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기능을 없애고 자동 분산 투자를 강제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펀다는 총 대출 실행액의 약 5%에 준하는 부도준비금을 ‘세이프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운용함으로써 지금까지 투자자의 손실을 보호하고 있는데, 연내로 세이프플랜과 자동분산투자를 하이브리드로 연계한 더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최근 중국에서는 알리페이가 개인 고객들의 자투리 자금을 위어바오라는 투자 서비스와 연계, 공격적인 수익형 상품으로 5~7%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단숨에 200조원 이상의 개인 자금을 모으고 업계를 개편했다. 국내도 2018년부터는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이 더 나은 재테크 수단을 제공하는 경쟁 속에서, 창의적 투자처를 제공하는 건실한 P2P 사업자들이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인데, 이들 간의 합종연횡으로 흥미로운 투자 상품이 많이 탄생할 전망이다. 위에서 언급한 포트폴리오의 경우 최대한 다수의 ‘다양한’ 상품에 투자가 돼야 충분히 위험이 분산되는데, 한 번의 투자로 다양한 P2P 회사들의 상품에 자동으로 분산되는 모델이 탄생하는 경우 정말 ‘완전히’ 안전한 재테크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흥미로운 격변을 지켜보면서 현명한 재테커가 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2017.10.21 I 전상희 기자
`철인 28호` 이은경 회장 "감성의 시대..여성은 블루오션"
  • [6th W페스타]`철인 28호` 이은경 회장 "감성의 시대..여성은 블루오션"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별명은 ‘철인 28호’. 타고난 강철체력에 큰 어려움 없이 50여년을 지냈다. 일과 가정의 균형보다는 일이 우선이던 시절을 지낸 그녀는 이제 후배들이 ‘사람’을 중시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돕고 싶다. 주인공은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이다. 그는 30회 사법시험을 합격(연수원 20기)하고 여성화장실조차 없었던 1991년 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11년간 법관을 지냈다. 임관 12년만인 2002년엔 법복을 벗고 이은경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당시 지원 앞에 개인 이름의 변호사무실을 낸 최초의 여성 법조인이었다.앞만 보고 달려오던 그는 사무실 개업과 함께 여성 후배들에게 어떤 모델을 보여줄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변호사로 사람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서로 호흡과 눈높이를 맞추며 문제를 해결하는게 판사보다 더 적성에 맞았다.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산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저의 모든 희망은 사람이다.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과거에 있어 너무 잘한 것은 교만을 낳고, 없애고 싶은 건 자기연민과 혐오만 낳기 때문이다. 미래 역시 어떤 일이 어떻게 생길 지 모른다. 제 인생 목표는 오늘 하루 이 순간이다.”이처럼 밝은 에너지의 그녀에게도 고통은 있었다. 한 번의 쓰디 쓴 실패 후 2010년 만난 지금의 남편은 더없이 큰 동반자이자 ‘강철 멘탈’의 에너지원이다. 어릴적부터 기도편지를 매일 아침 써주신 어머니의 세심함도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두 사람이 뭉쳐 21명의 역할을 합니다. 변호사이자 목사인 저의 남편은 나란 사람이 가진 장점을 북돋아주고, 단점은 덮어주고 기다려주고 받아줍니다. 의견을 나누면 새로운 시각을 주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하죠. 이건 축복이에요.”이런 남편인 덕에 분노나 원망이 생길 때면 감정과 자신을 분리해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그 중심에는 신앙이 자리한다. 게다가 남편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굉장히 자상하게 돌봐주고 있다. 재혼으로 딸 다섯의 부자가 된 그들은 일단 기대하고 기다린다. 아이들이 속을 썩일 때면 당장 채근하고 싶은 맘이 들지만, 잔소리하지 않고, 조급하게 밀어부치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간섭, 조율,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본인 스스로 결정하게끔 한다. 그 과정에서 기다리고, 기대하며, 매일 기도하고 조언하는 게 전부다.”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산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이 회장은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는 보다 섬세한 사회적 시스템과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과 육아에 대해선 우리 사회게 획기적인, 상상을 초월할 법한 일을 해야 한다. 예컨대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것 보다 셋째를 낳으면 대학을 무료로 지원한다든가 하는 식”이라며 “대신 여자도 군대를 가고, 모든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남녀 동수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고리타분한 법과 함께 평생 지내온 사람의 아이디어라기엔 상당히 획기적이다. 그는 엘리트인 법조인들이 자기 오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하며, 사회가 엉뚱한 곳으로 갈때 ‘강한 브레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황제 CEO 시대는 지났잖아요. 힘과 권위에 의해 억누르는 시대는 가고, 4차 산업혁명, 멀티테스킹, 여자에게 유리한 감성의 시대에요. 수평적 리더십과 겸손, 배려, 포용은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와 희망이 여성에게 있고, 여성은 블루오션이에요. 여성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죠.”너무 열심히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은경 회장. 그녀는 여성의 행복이 가정과 사회의 행복을 이끈다고 믿는다. “성공을 위해 뛰어난 리더가 되겠다고 달려가는 꿈과 용기도 좋다. 다만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까 구체적인 틀을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 우울, 근심, 공포, 불안, 걱정을 대신할 행복의 자리를 어떻게 만드는 지 머리를 맞대보자. 이제 여성은 우리 인류와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데 노력해야 한다.”언제나 사람을 향하는 그녀의 이야기. 감사로 하루를 시작해 배려와 기다림으로 지내는 시간들이 다섯아이의 엄마임에도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지 싶다.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은 10월 25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 6회 이데일리 W페스타 Scene3 느낌표(!)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에서 초기 여성리더로서의 어려움과 인생 2막,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까지 다양한 경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W페스타 홈페이지(www.wwef.or.kr)를 참고하면 된다.
2017.10.20 I 김재은 기자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프로 경찰 일념 업무 매진이 성공 비결"
  • [6th W페스타]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프로 경찰 일념 업무 매진이 성공 비결"
  • ‘여성’·‘순경’·‘고졸’ 세 가지 콤플렉스를 모두 갖고서도 여경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치안감, 치안정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대한민국 여성 경찰의 신화를 쓴 그녀.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의 38년 경찰 생활을 들어보면 그녀의 성공 비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이 전 청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프로 경찰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24시간을 27~28시간 처럼 쓰며 업무에 전념했다”고 밝혔다. 이 전 청장은 군대와 함께 가장 남성적인 조직으로 꼽히는 경찰에서 ‘여성’·‘순경’·‘고졸’ 세 가지 콤플렉스를 모두 갖고서도 여경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치안감, 치안정감(경찰 내 서열 2위 계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확고한 목표 의식 하의 뛰어난 열정이 그녀의 유일한 무기였다. 이 전 청장은 “경위로 시작하는 경찰대 출신과 간부후보생, 경정으로 시작하는 고시 출신들과 비교하면 100미터 달리기에서 30미터 뒤에서 출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처럼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하루도 쉼 없이 최선을 다했다”며 “바닥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실무 능력과 감각이 쌓임으로써 자연스레 내공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짧은 가방끈”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쉬고 잘 때조차 끊임없이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30대 중반 한국방송통신대를 입학한 이후엔 늘 강의 내용이 담긴 녹음기를 달고 살았다. 그는 “옷·가방·구두·화장품 등에 돈을 쓰는 대신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수입의 5~10%는 꼭 책을 샀다”며 “양치하는 3분의 시간도 아까워 이어폰을 끼고 강의를 듣는 등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하루를 27~28시간으로 만들어 활용했다”고 회고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혹 있을까봐 폭탄주 10잔씩 마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강의 내용을 녹음기로 하다 듣다 보니 5대가 내리 고장나기도 했다. 결국 지방간과 이명증으로 고생했지만 순경에서 경정까지 5계급 승진 시험을 단 한 번의 탈락도 없이 통과하는 성과를 얻었다.이 전 청장은 여고생 시절 화가를 꿈꿨던 그림 실력을 바탕으로 경찰청 몽타주 요원으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과학수사 업무에 입문했다. 일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졌고,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주경야독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임신 중에도 증거수집을 위해 일 년에 몇 번 기회가 없는 토막 변사체 지문 채취에 욕심내며 직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금형 전 부산총장은 “경위로 시작하는 경찰대 출신과 간부후보생, 경정으로 시작하는 고시 출신들과 비교하면 100미터 달리기에서 30미터 뒤에서 출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처럼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하루도 쉼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경찰청 초대 여성정책실장을 지낸 그는 여성·청소년 분야를 경찰의 주요 업무 영역으로 개척한 것은 물론 경찰병원 내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이 분야에 큰 공을 세웠다. 그는 “2001년 1월 초대 여성실장으로 가라고 했을 때는 사실 최고의 과학수사 전문가의 꿈을 향해 매진하고 있던 때라 아쉬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성범죄로 인해 온 가정이 철저히 파탄나는 상황 등을 지켜보며 이 분야에 대한 확실한 치안 철학이 생겨 재직 중 어느 보직을 가든 이 분야를 신경 써서 챙겼고 그 결과 2006년 연쇄 성폭행범 ‘마포 발바리’ 검거, 2011년 영화 ‘도가니’ 사건 재수사 등에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딸 셋을 가진 엄마로서 자식 모두를 사회에서 인정 받는 인재로 키워내며 일과 가정의 양립에 있어서도 완벽을 기했다. 그는 “남편이 유통회사에 다녀 일요일에 출근했고 저는 주말에도 일에 매달리며 자주 사무실에 나갔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일요 과부, 월요 홀아비’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주말엔 아이들을 사무실에 데려가 같이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심어줬다”고 언급했다. 이 전 청장은 큰딸의 사춘기 때 갈등이 심해져 교육을 위해 경찰 생활을 진지하게 그만둘 생각까지도 했다. 그는 “아차 싶어 밤에 일이 끝나면 학원 앞에 차를 대고 잠을 자면서 매일 기다리는 등 진심을 보인 끝에 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함께 있지 않아도 마음이 함께 하면 같이 있는 것’이라는 말 등으로 딸에게 계속 관심을 보여주고 격려를 보내며 딸을 다독였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어딘가에 해결책은 있기 마련이니 자신의 환경에 맞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 전 청장은 10월 25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에피소드’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에서 악전고투 끝에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은…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여경 최초 치안정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7년 고졸 출신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여경 역사상 세 번째 총경이 됐고 두 번째 경무관이 됐다. 이후 여경으로서 치안감, 치안정감까지 오른 기록은 그녀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재직 시절 불모지나 다름 없던 여성·청소년 분야를 경찰의 주요 업무 영역으로 개척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마포경찰서장 때 연쇄성폭행범 ‘마포 발바리’ 검거, 광주지방경찰청장 시절 ‘도가니’ 사건을 해결해 주목 받았다. 지난 2014년 12월 부산지방경철청장을 끝으로 37년간 몸담았던 경찰을 떠나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7.10.18 I 이연호 기자
`최인아 책방` 마님 "내 인생의 화양연화"
  • [6th W페스타]`최인아 책방` 마님 "내 인생의 화양연화"
  •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현 최인아책방 대표) 인터뷰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화려하진 않지만 충분히 공감가고 믿을 만하다. 남들이 다 하는 방식 말고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 설득하는 것. 사람들은 나를 컨셉츄얼리스트라고 불렀다.”가을바람이 살랑부는 9월의 끝자락에 최인아 책방의 마님 최인아 대표를 만났다. 선릉역 인근 4층에 자리잡은 최인아 책방은 듣던대로 매우 우아하고, 앤틱하며, 분위기있었다. 높은 천장에 샹들리에, 벽면을 빼곡히 채운 책 냄새까지. 인터뷰고 뭐고 그냥 앉아서 책 한권 읽고 싶어졌다.왜 책방이었을까. 많은 일중에 책방을 차린 이유가 궁금했다. “책과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제일 좋아하는 건 사실이에요. 내가 좋아하지만 나 혼자 재미있다 끝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죠. 안 해봤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 그게 바로 책방이었죠.”1999년 시카고 출장에서 카페, 지하철역 등 잘 보이는 곳에 ‘앵무새 죽이기’ 책을 진열해놓고 온 도시가 좋은 책을 같이 읽자는 ‘원시티 원북’ 캠페인이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몇 년전 제일기획을 관두고 나니 동네 조그만 공간에서 책과 함께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얘기할 곳을 그려보기도 했다. 돌이켜보니 그녀 인생 점점이 책방을 향해 있었고, 어느 순간 선으로 이어지며 책방이 됐다고. “우아한 백조에요. 남들이 보기엔 근사해 보이지만, 물밑에선 끊임없이 물질을 하고 있죠. ‘좋다’고 하기까지 안쪽에서 해야 하는 수고들이 굉장히 많아요. 내 뜻을 지키면서 사는데 필요한 수고죠.”늘 그래왔다. 에고(Ego·자아)가 굉장히 강하고 많다는 그는 언제나 ‘내압(內壓)’을 따른다. 남들이 다 하는 방식 말고, 나만의 방식으로, 내 안에 무언가가 차올라 터져나올때 혹은 대번에 꽂혔을 때 실행에 나섰다.삼성그룹 최초 여성 상무 6년차 무렵 ‘늙는다’는 불안을 느꼈다.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월급받는 재미로 멍텅하게 보내는 것은 아니다고. 퇴사할 때엔 다시는 일하지 않겠다, 학생으로 살겠다 다짐했다. 여행도 다니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했지만, 2년쯤 지나 해독이 되니 다시 일하고 싶어졌다. 최인아 책방을 연 지 1년여. 월급은 못 가져가지만, 적자는 안 보고 그럭저럭 운영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또 일을 벌렸다. 인터뷰 도중 아랫층 공사소리가 시끄럽지 않냐던 최 대표는 “새로 시작하는 게 두 가지 있다”고 고백했다.매달 후배들에게 좋은 책 한권을 골라 소개하는 것을 확장해 아예 최인아 책방 북클럽을 만든다고 했다. 멤버십으로 6개월, 1년 신청을 받아 매달 책을 골라 긴 레터를 쓰고 배송하는 형식이다. 그저 책방 마님 최인아의 안목을 믿고 맡기는 셈이다. 두번째는 공사중인 3층에 ‘멤버십 서재’를 만들 계획이다. 월차를 낸 어느 날 멀리 갈 기운은 없고 집에 있긴 싫고, 동네 스타벅스는 너무 시끄러울 때 그럴 때 찾으면 좋은 곳이다. 편안하게 호젓하게 멍때리다 책을 읽기도 하고, 사갈 수도 있다. 음료와 라이트밀도 제공한다. 멤버십 서재는 11월 중순쯤 선보인다.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현 최인아책방 대표) 인터뷰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생각의 숲을 이루다’는 모토의 최인아 책방. 책 분류도 여느 서점과 달리 최인아 대표가 직접 분류한 12가지 세션엔 다양한 책들이 자리한다.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인 그대에게’ ’서른 넘어 사춘기를 겪는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우리 사회가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이 깊어지는 마흔살들에게’ ‘스트레스, 무기력, 번아웃(Burn out)이라 느낄 때’ ‘돈이 전부가 아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 등이다. 책방 한 켠엔 지인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이 가나다 순으로 진열돼 있다. 책방 마님의 인생의 책은 뭘까? 그는 마흔 중반쯤 만난 ‘나는 걷는다(베르나르 올리비에)’를 꼽았다. “프랑스 언론인인 필자가 은퇴하고 나서 실크로드 서쪽에서 동쪽까지 1만2000km를 4년여에 걸쳐 걷고 또 걸은 얘기에요. 400~500페이지의 3권짜리 책인데, 은퇴가 그냥 찌그러지는게 아니구나 싶었죠. 보통 은퇴하면 돈 걱정만 해요.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중요하죠. 통찰력과 용기를 얻었습니다.”지금껏 인생 최고의 장면을 묻자 1초도 안 돼 “2012년 12월 6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일기획을 그만 둘 때다. 보통 임원들은 ‘내일부터 나오지 마’ 하면 죄인들마냥 사라지는 게 싫었다. 짐도 비서가 챙겨 보내주고, 환송회도 회사 밖에서 하든지 말든지였다. 누군가에겐 임원이 꿈일 수 있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에도 근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해 여름쯤 회사를 관두겠다고 얘기했다. 환송회가 열리는 직원식당에 모인 몇 백명 직원들은 동영상도 준비했다. 좋은 일 있을 때 허그하는 서양 문화가 부러웠다는 그녀를 수백명의 직원들은 장미꽃을 하나하나 건네며 안아줬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오늘이 내 인생에 화양연화(꽃처럼 아름다운 시절)다.” 내향적이지만 강한 에너지의 최인아 대표.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기보다 일과 나, 세상과 자신의 밸런스를 찾으려고 했고, 나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고. 지름길을 찾기보다 이 길이 제대로 맞는 길인지 묻고 또 물으며 애써왔다. “요새는 반(反)시대인 것 같아요. 희망이 좌절되고, 삐딱하게 보고, 부정하고…. 그래도 열심히 하자고 하면 꼰대가 되는 것 같고. 그러나 노력해도 안 된다고 부정할 게 아니라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아는 게 필요해요. 찬찬히 나를 지키며 일하는 거죠. 또 하나는 부러우면 감당해야 해요. 그저 부러워하면 지는 거죠. 수고를 안 하고 취하고 싶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절대 없어요.”내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온 최인아 대표는 10월 25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 6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선다. 에피소드(특별강연)를 통해 최인아만의 철학과 경험을 공유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W페스타 홈페이지(www.wwef.or.kr)를 참고하면 된다. △최인아 대표는…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서 내로라하는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여년을 지냈다. 삼성그룹 최초 여성 상무, 전무, 부사장의 타이틀을 뒤로 하고 1년여전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단순한 책방이상의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그가 들려주는, ‘생각의 숲’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2017.10.18 I 김재은 기자
세종대, 김용덕 테라로사커피 대표 초청 '창업과 기업가 정신 특강' 성료
  • 세종대, 김용덕 테라로사커피 대표 초청 '창업과 기업가 정신 특강' 성료
  •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세종대·세종사이버대(총장 신구)는 지난 11일 김용덕 테라로사 커피 대표를 초청해 ‘커피로 배우는 인문학 이야기’라는 주제로 창업과 기업가 정신 특강을 진행했다고 13일 전했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커피 산업의 길로 접어든 김용덕 대표는 “우리는 학문을 받아 드리는 데 익숙한 나머지 진작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았을 때야말로 비로소 세상을 보는 눈을 뜰 수 있다”며 인생철학을 세종대 학생들에게 설명했다.김 대표는 중학생 때 접한 중용 정신을 ‘흰 칼날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라고 언급하며 “처절한 현실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두렵고 무서워도 절대 흔들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용덕 테라로사 커피 대표특히 김 대표는 커피숍 창업을 위해 관련 공부를 시작했을 당시, 커피를 단순히 밥벌이용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 커피 산업이 굉장히 낙후된 현실을 보며 분노를 느꼈다고. 그는 “단지 커피가 개인의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한 국가의 산업이라는 관점으로 커피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커피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것처럼 학생들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노력과 공부를 끊이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또 자기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관심으로 ‘내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에 대한 고찰의 중요성도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꿈은 처절한 현실이고, 이를 위해서 앞서 언급했듯 나를 알고, 내 마음 속을 고찰해보며 처절한 현실인 꿈을 향해 두려움 없이 다가가라”는 말로 학생들을 격려하며 강연을 마쳤다.김용덕 대표는 1998년 ‘테라로사’ 커피를 설립한 이후로 쭉 커피 산업에 몸담고 있다. 국제적인 품평대회 ‘컵 오브 엑셀런스 대회(COE)’에서 심사관을 맡고 있으며 대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10.13 I 박지혜 기자
가계대출 빙하기 온다…점점 멀어지는 '내집 마련'
  • 가계대출 빙하기 온다…점점 멀어지는 '내집 마련'
  • 어느 시민이 한 상호저축은행의 대출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수년째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직장인 이모씨. 그는 최근 전세 만기를 몇 달 남기고 집 주인으로부터 “집을 팔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 때문에 다주택자인 집 주인이 집을 내놓았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추측이다.그렇게 이씨는 A 은행을 찾아 대출 상담을 받았다. 이참에 큰 맘 먹고 2억원 이상 빌려 집을 사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출금리 자체도 불과 몇 년 전보다 크게 올랐고, 원금도 동시에 갚아야 했던 탓이다. 넉넉잡아 2억5000만원 대출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매달 내야 할 돈은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추후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더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A 은행 창구 직원은 “정부 규제로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그런 가계대출은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전세로 좀 더 살아야 할지, 그래도 무리해서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은행도 비은행도 “대출 조인다”‘가계대출 빙하기’가 오고 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설문조사를 통해 “가계대출을 조일 것”이라고 답했다.12일 한국은행에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올해 4분기 ‘가계주택’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30을 기록했다. 가계주택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을 뜻한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대출금리를 높이는 등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답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올해 3분기 가계주택에 대한 실적치는 -40까지 하락했다. 지난 2007년 1분기(-41)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다. 3분기 가계대출의 문턱을 바짝 높였던 국내은행이 4분기에도 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2015년 4분기(-13) 이후 9분기째 마이너스다. 2005년 3분기 이후 3년여간 마이너스가 이어진 이후 10여년 만에 대출 빙하기가 찾아온 것이다.전·월세 자금과 마이너스통장 같은 ‘가계일반’ 대출도 빡빡해질 전망이다. 4분기 가계일반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20까지 하락했다. 3분기 실적치는 -7. 이 역시 2015년 3분기(-3) 이후 2년반째 마이너스 추세다.박완근 한은 은행분석팀장은 “문재인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이번달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대책으로 대출태도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은행이 보는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주요 요인이다. 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0으로 집계됐다. 소득이 눈에 띄게 오르지 않는 와중에 대출금리가 오르며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진 탓이다.◇점점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비(非)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상호저축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9다. 3분기 실적치(-15)보다 더 낮다. 상호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막히면 주로 찾는 곳이다. 그 외에 상호금융조합(-40)과 생명보험사(-17)의 전망치도 떨어졌다. 이는 시중은행은 물론 비은행권의 돈줄 조이기가 유례없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도 정부의 대책 영향에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문제는 가계의 대출 수요까지 죽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4분기 국내은행의 가계일반 대출수요지수는 7로 나타났다. 최근 수치보다 낮긴 하지만, 전·월세 자금 수요는 여전하다는 의미다.비은행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상호저축은행의 4분기 전망치는 6이다. 사상 최고다. 신용카드사도 6으로 집계됐다. 두 기관 모두 전기보다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비은행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실수요자마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8월25일~9월12일 전자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2017.10.12 I 김정남 기자
배 한 척으로 시작한 참치신화, DHA 가득 브레인푸드 낚았다
  • [식품박물관]배 한 척으로 시작한 참치신화, DHA 가득 브레인푸드 낚았다
  • 동원참치 덕에 한국인의 식탁에 참치로 된 각종 음식들이 선을 보일 수 있었다.(그래픽=이서윤 기자)[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참치김밥, 참치김치찌개, 참치샐러드, 참치볶음밥의 공통점은 캔에 담긴 참치를 이용해 만든 요리라는 점이다.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메뉴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식탁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음식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바다의 귀족이라 불리는 참치는 한국인들이 가장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생선이 되었다. 국내 식품기업이 참치를 통조림에 담아 가공한 참치캔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참치캔의 대명사로 굳어진 동원참치는 한국 원양어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기업가의 혜안이 만들어낸 이른바 ‘국민식품’이다. 그러나 어느덧 동원참치가 세상에 나온 지 35년이 흐르는 동안 참치캔은 흔하디흔한 식품 중 하나로 평가가 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몇 백그램 짜리 노란색 동원참치캔 하나가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의 원양어업을 개척하며 오대양을 누볐던 마도로스의 열정이 오롯이 담긴 식품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재철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동원참치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삶의 궤적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는 식품이다. 먼저 참치라는 이름 자체가 김재철 회장과 연관이 있다. 참치는 다랑어과에 속하는 생선을 지칭하는 말로 영어로는 튜나, 일본어로는 마구로라고 불리는 어종이었다. 국내 근해에서는 잡히지 않던 생선이었기 때문에 딱히 지칭하는 말이 없었다. 참치라는 말이 생겨난 것은 1957년 6월 국내 첫 원양어업선 지남호가 부산항을 출발해 약 3개월간 원양어업을 마치고 부산항으로 돌아온 이후다. 당시 마구로나 튜나라고 부를 수 없어 고심 끝에 ‘참으로 좋은 고기’라는 뜻으로 ‘참치’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지남호가 다시 참치를 잡기 위해 출항했던 1958년 1월 당시 지남호의 실습항해사가 바로 김 회장이었다. ◇농업인 꿈 접고 바다로 향한 김재철 회장사실 김 회장은 농업인으로 진로가 정해져 있었다. 전남 강진 농촌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당시 시대적 풍습에 따라 가업을 이어받아야 했다. 강진농고 진학 후 서울대 농과대학 입학을 결정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농업인을 꿈꾸던 그를 흔든건 담임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바다는 무궁한 자원의 보고다. 우리나라가 더 잘 살려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바다를 개발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이끌렸다. 김 회장은 결국 서울대 농과대학 장학생을 포기하고 국립수산대 어로과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마도로스의 생활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특유의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마도로스 생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남호 승선 3년 만에 지남2호 선장을 맡게 됐다. 다른 배보다 만선을 빨리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김 회장은 ‘참치 잘 잡는 캡틴 킴’으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고려원양 수산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외국선사들과 거래하며 회사 경영을 익혔다.◇김 회장의 숙원 사업 ‘참치캔 출시’10여년의 마도로스 생활을 접고 김 회장은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해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동원산업이 처음부터 참치캔을 생산하진 않았다. 국내엔 생소한 어류이고 고급어종인 탓에 국내에선 소비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김 회장이 참치캔 생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1981년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 진학하면서다. 당시 LA의 스타키스트사의 참치캔 공장을 시찰한 뒤 참치캔의 국내 생산을 결정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도 2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어 참치 수요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김 회장의 분석도 한몫했다. 참치캔 출시는 김 회장의 ‘한(恨)’을 푸는 사업이기도 했다. ‘바다의 소고기’라 불리는 참치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을 김 회장은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1982년 국내 최초의 참치 살코기캔 ‘동원참치’가 빛을 보게 됐다.1984년 봄 진해 벚꽃놀이 현장에서 열린 동원참치캔 시식회.(사진=동원그룹)동원참치가 시중에 유통됐지만 초반에는 낮은 인지도로 고생했다. 당시만 해도 참치는 여전히 생소한 어종이었다. 동원산업은 참치캔 표면에 참치 그림을 넣어 인지도 제고에 힘을 썼다. 또 전 임직원이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참치캔 알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평일엔 전국 매장을 돌며 직접 제품을 진열하고 1일 판매 사원으로 나섰다. 주말엔 서울 근교의 각 등산로 등에서 시식행사를 펼치고 백화점 등에서 길거리 홍보를 하며 참치캔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 등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참치캔의 저변이 확대된 결과 1984년 추석 명절에 처음 출시한 선물세트는 30만개 이상 팔리며 대히트를 쳤다. 동원참치의 선물세트는 지금까지도 명절 참치 선물세트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종합영양제’참치캔, 식문화도 살 찌웠다참치캔은 종합영양제로 통한다. 참치에 칼슘, DHA, EPA,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서다. 특히 참치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은 치매 예방과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최근에 미국 FDA는 임산부와 수유여성, 어린이 등에게 영양이 풍부한 참치캔을 일주일에 230g~340g씩 꾸준히 섭취할 것으로 권고하기도 했다. 위생면에서도 안전한 식품이다. 참치는 잡는 즉시 영하 50도 이하로 급랭하기 때문에 여름에 자주 발병하는 비브리오패혈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조리액으로 면실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콜레스테롤이 없고 불포화 지방산이 높은 편이다. 참치캔의 기름은 영양뿐만 아니라 식감을 높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함께 섭취하는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참치통조림 출시 초기 생산 장면(사진=동원그룹)참치캔의 등장은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어떤 요리에든 참치를 가미하면 풍미를 더할 수 있는 부재료이기 때문이다. 김치찌개에서 필수 부재료로 손꼽히고 있으며 김밥 전문점의 인기 메뉴엔 참치김밥이 빠지질 않는다. 참치샐러드와 참치죽 등도 즐겨 먹는다. 최근엔 참치스테이크도 등장해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동원산업은 서양에서 스테이크로 즐겨먹는 고급 황다랑어 통살에 세라믹볼을 적용해 비린내를 제거했다. 스테이크는 소고기뿐이었던 국내 식문화에 수산물 스테이크라는 색다른 먹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김재옥 동원F&B 사장은 “참치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자 DHA, 오메가3, 셀레늄 등 영양소가 풍부한 등푸른생선이다. 1982년 동원참치가 출시되면서부터 국내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은 참치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최근 밥에 바로 먹는 살코기참치인 ‘더참치’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참치캔의 소비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10.12 I 송주오 기자
가을 여행주간, 예술과 밤 속으로 '탁' 떠나세요
  • 가을 여행주간, 예술과 밤 속으로 '탁' 떠나세요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오는 10월21일부터 11월5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가을 여행주간’에서는 전국에서 53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6393개 지점에서 최고 70%의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 가을 여행주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가을 여행주간은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회장 김홍주), 17개의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준비했다.이번 가을 여행주간의 주제는 ‘예술’과 ‘밤’이다. 문체부는 예술·문화와 여행을 접목해 예술인과 함께하는 ‘예술로 여행’과 문화가 있는 날 연계 프로그램인 ‘문화로 여행’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행 시간을 낮에서 밤까지로 연장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고 야간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과 정보들을 제공한다.예술도 여행이다◇예술과 밤의 가락으로 ‘탁’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국내여행에 ‘예술’이 내용을 더하고 ‘밤’이 정취를 더하며, ‘노래’가 흥을 돋운다. ‘예술로(路) 여행’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미술·음악·디자인·공연예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멘토와 함께하는 예술여행(아트투어)이다. 이 여행은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광주 ‘예향 광주 아트투어’에서는 이이남 미디어예술가와 함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대인예술시장 등을 둘러본다. 또 경기도 ‘별빛 갤러리 낭만투어’에서는 호상근 회화작가와 함께 장욱진 미술관, 송암 천문센터, 양주 아트시티, 가나 아트파크 등을 여행한다.충남 ‘금강 그랜드 아트투어’에서는 신현림 시인, 오은 시인과 함께 국립공주박물관, 국립 부여박물관, 부여 신동엽문학관 등을 다니며 제주 ‘제주비엔날레 아트투어’에서는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겸 제주비엔날레총감독, 김지연 예술감독과 함께 알뜨르비행장,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등을 둘러본다. ‘문화로(路) 여행’은 가을 여행주간과 문화가 있는 주간을 연계하여 10월 25일과 28일에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행사이다. 참가자들은 현장 이벤트를 통해 인기 일러스트와 웹툰 작가들이 표지 작업에 참여한 ‘한국관광 100선 드로잉북’을 받을 수 있다.문체부는 동일한 공간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하루 더 묵을 계기를 주어 여행의 호흡을 여유롭게 만드는 밤 여행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야(夜)간(間) 놀이’는 밤에 더 매혹적인 10가지 주제의 30가지 야간여행 명소를 소개하고, 할인이나 공연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10가지 주제는 Δ볼거리인 전망대, 천문대, 공연 Δ놀거리 문화재·유원지, 유람선, 투어, 버스, 테마거리 Δ먹거리인 야시장, ‘맥북’(맥주와 책) 명소로 구성된다. 각 주제마다 3개의 추천 명소가 준비돼 있다.‘야(夜)한(閒) 청년’은 치열해진 사회의 삶 속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볼 ‘틈’을 찾는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경기 수원, 강원 원주, 충북 제천, 경북 경주의 4개 청년몰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청년들과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삶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야간 여행 파티가 벌어지며, 이 행사 역시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벚꽃엔딩’이 전국적인 벚꽃놀이 붐을 일으키고, ‘여수 밤바다’가 여수를 야간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었듯이 이번 가을 여행주간에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 캠페인 음원이 제작되었다. 가수 헤이즈(Heize)가 ‘가을, 밤, 여행’을 주제로 작사?작곡한 캠페인 음원이 11일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공개된 음원은 국민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으며 Δ해당 음원을 활용한 나만의 가을여행 뮤직비디오 제작 Δ감상평 댓글 달기 등의 이벤트가 이어진다. 오는 22일 서울 홍대와 11월4일 부산 광안리에서는 헤이즈의 ‘야(夜)행성 버스킹 투어’가 청춘마이크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한다.◇ 여행 속으로 ‘탁’가을 여행주간을 맞이해 걷기여행길에 지역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입힌 복합 체험형 걷기여행 축제가 전국 25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오는 14일 강릉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시작으로 가을 여행주간 기간의 주말마다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을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로서, 완주자를 위한 푸짐한 기념품도 준비되어 있다.주민이 운영하는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 관광두레에서는 가을철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진짜여행 상품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한다. 경기 가평에서는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과 함께 특별한 가을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전북 익산에서는 주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청춘맥주를 마실 수 있다. 그밖에도 동해, 홍성, 여수, 안동 등 총 11개 지역에서 높아지는 가을 하늘과 든든해지는 배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관광벤처기업은 기업이 제안하는 가을여행과 여행자가 제안하는 가을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의 술을 시음하고 명란다시마 안주를 먹어보는 ‘부산 술과 로컬안주 체험’, 모슬포 인근 바다에서 선장님과 배를 타고 야생돌고래를 찾는 ‘제주 야생돌고래 탐사’, 농장에서 벌어지는 ‘가을빛을 찾아서 팜파티’ 등 11개 기업이 제안하는 18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인당 약 2만 원의 체험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국민 공모를 통해 제안받은 여행프로그램을 실제로 상품화하여 공모자에게 여행비 일체를 지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요리사 박찬일, 여행작가 손미나와 함께 가을에 떠나는 색다른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찬일과 함께하는 ‘스타 셰프와 떠나는 남도 맛 기행’에서는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담양 죽녹원, 나주 천연염색박물관, 광주 김치타운 등을 방문한다. 손미나와 함께하는 ‘스타작가와 떠나는 드라마틱 강원여행’에서는 강릉과 속초를 여행한다. 상세 일정은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에서 공지된다.◇ 지역 속으로 ‘탁’가을 여행주간에는 인천, 광주, 대전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대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지역 대표프로그램은 서울, 대구, 울산 등, 지난 봄 여행주간 때 지역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지자체와는 다른 곳에서 진행한다.특별프로그램의 주제인 ‘밤’과 연계한 △인천 월미도 등대 일원의 ‘가을밤 월미도 등대콘서트 △광주 호수생태공원의 ‘가을유람 풍류달빛공연’ △대전 대덕연구단지 등의 ‘달달한 대전 낭만 가을 밤 여행’ △경북 경주의 ‘보문호반 달빛걷기’ △제주 중문진실캠프장 등의 ‘사람과 사람, 제주의 푸른 밤’을 포함해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참여자들을 기다린다.그밖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지는 부산 불꽃축제, 울산 큰애기 야시장 등 75개의 야간 프로그램과 이천 쌀문화축제,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등 6개의 문화관광축제를 포함한 전국 60여 개의 지역 축제, 그리고 390여 개의 각종 체험행사를 포함하여 총 530여 개의 각종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혜택 속으로 ‘탁’…6393개 지점 할인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관 체험프로그램 △국방부 안보견학 프로그램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체험휴양마을 할인 △환경부 국립공원?생태관광지 특별 프로그램 △국토교통부 지역별 철도 연계 패키지 여행상품 10선 △해양수산부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가을축제 △문화재청 4대 궁 및 종묘 할인 △산림청 누리소통망(SNS) 경품이벤트 등 다른 부처들의 여행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또 △4대 궁 및 종묘, 국립생태원 등 관광지 △정동극장, 국립극단 등 도심 문화예술시설 △농촌체험마을, 교육농장, 농가맛집 등 관광체험시설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유원시설 △그린카, 롯데렌터카 △베니키아, 굿스테이, 한옥스테이, 한화리조트, 하이원리조트 등 숙박시설 총 6393개 지점의 할인 혜택을 최대 70%까지 누릴 수 있다.국민들의 여행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연가 사용 캠페인도 병행된다. ‘약치기’ 웹툰으로 유명한 ‘그림왕양치기’의 한 컷 만화 말풍선에 통쾌한 대사를 채우면 추첨을 통해 ‘약치기’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증정한다.
2017.10.11 I 강경록 기자
유료점유율 101%…'브로드웨이 42번가' 전국 투어 돌입
  • 유료점유율 101%…'브로드웨이 42번가' 전국 투어 돌입
  •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포스터(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초연 21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서울 공연을 마치고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브로드웨이 42번가’는 대구(21~22일 계명아트센터)를 시작으로 대전(28~30일 대전 예술의전당), 부산(11월 11~12일 소향아트센터), 진주(11월 17~19일 경남문화예술회관), 청주(11월 25~26일 청주 예술의전당), 여수(12월 1~3일 여울마루)에서 공연한다.지난해에 이어 현재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뉴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9일 폐막한 서울 공연은 최고 유료점유율 101%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이번 공연은 평소 뮤지컬을 자주 보지 않는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 CJ E&M이 관객 1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소 공연관람에 전혀 흥미가 없었다고 응답한 관객이 점유율의 86%를 차지했다. 신규 관객이 대거 유입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또한 연령대별 점유율 분석 결과 만 20~29세 38%, 30~39세 34%, 40~45세 10%, 45세 이상 9%로 모든 연령층이 고루 작품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백스테이지 투어’ ‘뮤지컬 클래스’ ‘탭 클래스’ 등 관객 참여형 이벤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꿈이 있는 코러스 걸 페기소여가 브로드웨이로 건너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 뮤지컬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1980년 초연 당시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작품상, 안무상을 거머쥐었다. 2001년 리바이벌 무대도 8개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돼 최우수 리바이벌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7.10.10 I 장병호 기자
①tvN·JTBC의 승부수…지상파 시대 저물까?
  • [After 추석]①tvN·JTBC의 승부수…지상파 시대 저물까?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어느 덧 추석 연휴가 끝났다. 지난 9월30일부터 각자 상황에 따라 길게는 10일까지 주어졌던 연휴를 마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연휴 직후가 하나의 전환점이다. 특히 연휴 기간 방송 채널들은 시험용인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여 시청자 반응을 타진해보고 기존 프로그램들의 시청자 확대도 노린다. 시청자들이 평소보다 TV를 접할 시간이 많고 많은 가족, 친지들이 모이면서 의도하지 않게 접한 프로그램에서 의외의 재미를 느낄 경우 채널 변경의 계기도 될 수 있다.◇ 5대 채널 시대 tvN, JTBC의 승부수방송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제는 5대 채널로 분류되는 tvN의 월화, 수목드라마 편성시간대 변경이다. tvN은 기존 오후 10시50분에 편성했던 주중 드라마들의 방송 시간을 오후 9시30분으로 앞당겼다. 지상파인 KBS, MBC, SBS의 월화, 수목드라마 편성시간대인 오후 10시보다 30분 빠르다. tvN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감안해야 하는 지상파와 달리 특정 타깃 시청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장르물 드라마로 호평을 받아왔다. 타깃 시청층에서 입소문을 타고 시청자 층을 넓혀간다면 지상파 드라마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tvN은 9일 정소민, 이민기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부터 승부수를 띄운다.KBS와 역시 5대 채널로 꼽히는 JTBC가 나란히 선보이는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중 누가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의 뒤를 이을지도 관심사다. KBS2는 오는 28일부터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을, JTBC는 29일부터 ‘믹스나인’을 각각 선보인다. ‘더 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고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참가자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유닛 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60여개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컴피티션 프로그램이다. ‘믹스나인’은 Mnet에서 ‘프로듀스101’과 ‘쇼미더머니’ 등을 성공시킨 한동철 PD가 YG엔터테인먼트로 이직 후 선보이는 첫 프로그램이다. ‘믹스나인’의 ‘더 유닛’과 경쟁의 성과는 tvN의 드라마 편성변경의 결과와 함께 방송계 판도 변화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런닝맨’의 부활과 MBC의 위기 ‘관건’‘런닝맨’이 SBS 일요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간판이자 한류 예능으로서 다시 한번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복면가왕’을 앞세웠던 MBC가 노조 총파업에 따라 재방송이나 다름없는 스페셜 대체편성의 여파로 시청률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런닝맨’이 반사이익을 얻은 모양새다. 특히 ‘런닝맨’은 경쟁 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가 스페셜편이 방송된 9월24일과 정상방송이 된 1일 맞상대를 하면서 시청률에서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 만큼 ‘런닝맨’의 현재 시청층은 확고하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SBS에 따르면 ‘런닝맨’은 3주 연속 2049 시청률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인시켰다.MBC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예능 등 주요 프로그램들의 장기 결방 속 지상파 2개 경쟁 채널과 지상파와 함께 5대 채널로 떠오른 JTBC, tvN의 경쟁에서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상파가 방송계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시절에는 장기 파업 이후에도 회복이 가능했으나 5대 채널 시대를 맞은 이후 첫 장기 파업인 만큼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MBC의 몰락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MBC는 파업이 끝나고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양측 중 어느 한쪽이 물러난다 해도 내부적인 갈등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MBC가 채널 신뢰도 등 과거의 입지를 완전히 회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017.10.10 I 김은구 기자
마동석 “형사 꿈꾼 적도…비교보다 자신이 중요해”(인터뷰)
  • 마동석 “형사 꿈꾼 적도…비교보다 자신이 중요해”(인터뷰)
  • ‘범죄도시’ 마동석[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이번 추석 황금연휴의 승자는 의외의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국내외 블록버스터를 밀어내고 ‘역주행’ 끝에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찬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얘기다. 순제작비 50억원이 들어간 ‘범죄도시’는 8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범죄도시’는 2004년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웃음과 액션을 적절히 배합한 형사물이다. 특히 주인공 마동석의 ‘상남자’ 플러스 ‘마블리’(마동석 러블리) 매력이 충분히 드러난 영화다.최근 만난 자리에서 마동석은 ‘영화 반응이 좋다’는 얘기에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의 주인공은 했었는데 상업영화에서 (단독) 주연은 처음이다”며 “무대인사를 다니는데 반응이 뜨거워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만큼 어리둥절하고 행복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특히 형사들의 호응이 많다. 마동석은 “평소 알고 지내는 형사들이 ‘왜 영화에선 형사들이 만날 비리를 저지르고, 사건 마지막에 등장하냐’며 아쉬워했었다”며 “영화같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형사들이 많다. ‘범죄도시’가 그런 형사들의 노고를 알려줄 수 있었으면 했다”고 얘기했다.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그린 ‘범죄도시’는 마동석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 영화다. 마동석은 창작 활동에 관심이 많은 배우 중 한 명이다. 본인이 직접 작가들을 기용해 기획 사무실을 운영하며 쉴 새 없이 영화의 좋은 재료를 찾고 있다.-‘범죄도시’도 고릴라(마동석이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탄생한 작품인가.▲아니다. 하지만 고릴라에서 하는 작업방식대로 ‘통쾌한 액션이 있는 형사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와 강윤성 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소재를 발굴해 나왔다. -‘범죄도시’는 강윤성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다. 감독과는 언제부터 친분이 있었나.▲강윤성 감독이 CG작업을 했던 친구인데 10년전 처음 만났다. 알고 지내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 시나리오도 여러 편 썼다. 감수성도 풍부해서 액션영화인데 자기 글을 보면서 울더라(웃음). 그만큼 글을 잘 쓰는 친구다.-체급이 크다 보니 액션 합을 맞출 때 상대 배우들이 흠칫 했겠다. 마동석과 액션 신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그렇지 않다. 액션은 합만 잘 맞추면 손 끝 하나 안 다친다. 후반부 장첸(윤계상 분)과 화장실 액션이 우리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인데 수월하게 끝이 났다. 키 190cm에 몸무게 170kg인 이규호와 합을 맞출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원래 형사가 꿈이었다더라.▲어린 시절 집안이 어려울 때였는데 집에 강도가 든 적 있다. 그때 트라우마까지는 아닌데 많이 놀라서 자연스럽게 경찰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 살때 실제로 경찰이 되려고 노력도 했는데 미국 경찰은 한국으로 치면 거의 아이돌 같은 존재다. 되기도 어렵고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때여서 결국 포기했다. 그게 마음의 응어리가 돼서 형사물이나 액션물을 선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그렇다면 가장 즐겨본 형사물은 무엇인가.▲드라마 ‘수사반장’을 좋아했다. 그 작품에 나왔던 고 조경환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선배님도 운동을 하다가 배우가 된 케이스여서 공감대가 있었다. 드라마 ‘히트’ 할 때 체격 큰 애가 TV에 나오니까 궁금했는지 나를 불렀다. 그때 선배님이 ‘나도 운동을 하다가 배우를 했는데 쉽지는 않지만 잘 견디면 일이 계속될 수 있다’며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줬다. 많이 예뻐해준 기억이 난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다.-‘마블리’라는 별명도 있는데 멜로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그 별명은 아직도 어색하다. 내 주변에는 아무도 귀엽다고 말하지 않는다. 요즘은 퓨전이 트렌드니까 멜로와 또 다른 장르가 섞이면 몰라도 정통멜로는 힘들지 않을까. 나라도 보지 않을 것 같다(웃음).-‘범죄도시’가 개봉도 하기 전에 중국 동포 사회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어준다며 상영 반대에 부딪쳤다.▲영화가 공개되기 전이어서 그런 것 같다. ‘범죄도시’가 영화적인 재미를 더하기는 했어도 기본적인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에서 마석두(배역)가 중국 동포들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사실이다. 영화를 보시면 그런 오해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영화처럼 본인은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던 적 없나.▲생각해보면 지금까지의 삶이 그랬다. 운동을 할 때에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를 당하며 ‘그렇게 해서 운동할 수 있겠냐’는 얘기를 들었고, 배우가 된 후에는 ‘너처럼 몸이 커서 어떻게 배우를 하겠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딴에는 이런저런 노력을 많이 했다. 살 안 빼면 캐스팅이 어렵다고 해서 살도 뺐지만 몸이 아프더라. 과거 드라마 촬영하다가 추락사고로 척추를 다쳤을 때에도 의사가 아령도 못 들거라고 했는데 다시 몸을 만들어서 지금 이렇게 액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건 남과의 비교나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무엇을 향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인 것 같다. 남들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남이 뭐라고 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보다 배우로서 오랫동안 몸을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다.-‘부라더’의 개봉도 곧 있고 이후에도 작품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으로 안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촬영은 ‘부라더’가 먼저였는데 공교롭게도 ‘범죄도시’가 먼저 개봉하고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게 됐다. 일단은 ‘범죄도시’가 잘 되는 게 우선이다. ‘범죄도시’의 마석두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형사를 연기해보고 싶다. 성룡이 자신의 영화를 통해 성룡 장르를 구축한 것처럼 마동석표 액션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마동석
2017.10.10 I 박미애 기자
"가족 얼굴 보는 게 소원"…22만 중도 시각장애인의 꿈
  • "가족 얼굴 보는 게 소원"…22만 중도 시각장애인의 꿈
  • 서울 맹학교 정문 모습 (사진=이재 기자)[이데일리 이재 기자] 이따끔 시야가 좁아졌다. 처음엔 그냥 눈이 침침 한가보다 했다. 2003년 이상하게 여겨 병원을 찾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눈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졌다. 결국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무렵 찾아간 다른 병원에서 이혜경(52·여)씨는 녹내장 말기 판정을 받았다. 2005년의 일이다. 시신경은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그렇게 이씨는 시력을 잃었다. ◇ “현관앞 일곱 계단이 무서웠다”시각장애인 10명 중 7명은 성인이 된 뒤 시력을 잃는다. 전체 시각장애인 중 70.9%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씨처럼 질병이나 사고로 성인이 된 뒤 시력을 잃는 ‘중도 시각장애인’은 2014년 기준 21만 9179명이다. 항상 보이던 것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으면 두려움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 이씨는 “시력을 잃은 뒤 집 앞의 일곱 계단을 내려가기가 무서워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전직 버스기사인 장견중(52·남)씨는 폭발사고로 눈을 잃었다. 광역버스를 운전하던 중 차량에 이상을 느껴 멈추고 정비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정비중 엔진이 폭발했다. 장씨는 오른쪽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왼쪽 눈은 돌출돼 빠졌다. 장씨는 응급실에서 한 달동안 혼수상태로 지냈다. 시력을 잃은 것을 안 것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도 한참 뒤다. 눈을 다쳐 붕대를 감고 있다고 생각했던 장씨는 병실 복도에서 흐느껴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장씨의 어머니였다. 장씨는 어머니와 아내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2004년 4월의 일이다. 상실감이 컸다. 이씨는 “두 아들이 엄마가 창피해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가장이었던 장씨는 “속된 말로 처와 자식들이 ‘도망갈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무력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장견중(왼쪽)씨와 이혜경씨는 사고와 질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두려운 감정을 잃고 시각장애인으로 사는 법을 익혀 지금은 안마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 됐다. (사진=이재 기자)◇ “걷는 법, 읽는 법을 다시 배웠다”시력의 상실은 사회와의 결별로 이어진다. 두 사람은 직장을 잃었다. 이씨는 보험설계사 일을 접어야 했다. 장씨는 15년 경력의 베테랑 운전사였지만 다시는 운전대를 잡을 수 없었다. 희망을 찾기보다 절망을 잊기 위해 재활에 매달렸다. 두 사람 모두 인근 장애인 복지관에서 4달간 기초재활 훈련을 받았다. 학생 때 배웠던 한글을 다시 점자로 분해해 읽고 썼다. 걷는 법도 다시 배웠다. 시각장애인용 컴퓨터를 쓰는 법도 배웠다. 그렇게 다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했다. 국립맹학교에서 안마를 가르쳐준다는 것은 복지관에서 듣고 알았다.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두 사람은 맹학교를 찾았다. 장씨가 2006년 3월에 입학했고, 이씨는 2007년 3월에 맹학교를 찾아왔다. 이씨는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시력을 잃은 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못하는 게 싫었다. 가족의 도움이 없으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복지관을 찾았었고, 좀 더 능동적으로 살고 싶어서 맹학교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부에 매진했다. 처음 안마를 배울 때 어려웠다고 한다. 뼈가 어딨는지 몰라 헤맸다는 것이다. 이씨는 “등을 세 선으로 나눠서 안마를 하라는데 뼈가 어딨는지 모르겠고 요령도 없어서 힘들었다. 힘도 약해 선생님이 걱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조금 달랐다. 장씨가 입학할 즈음에 시각장애인이 안마사를 독점한다는 비난여론이 비등했다. 헌법소원까지 제기됐다. 당연히 시각장애인 안마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지만 장씨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배웠다.성인 한 사람을 안마하는 데 드는 시간은 약 30~40분이다. 단순히 주무르기만 해선 효과가 없다. 증상과 부위에 따라 어루만지고, 주무르고, 두드린다. 손을 잘못 놀리면 아프기만 할 뿐이다.◇ “마지막 꿈은 가족을 얼굴을 다시 보는 것”장씨는 안마일이 즐거웠다. 안마사가 천직이라고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장씨는 “내가 타고난 맹인이었나보다할만큼 안마가 좋았다. 뼈 하나, 근육 하나를 만지는 게 새로웠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밌었다. 하루하루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8년 2월, 이씨는 2009년 2월 각각 졸업했다. 입학 전과 비교하면 희망을 갖게 됐다. ‘안마원 원장님’이 두 사람의 새 목표가 됐다.이씨는 우선 졸업 직후 안마원에 취업했다. 한 달 반 정도 일했다. 그런데 안마원 경영이 어려워져 해고당했다. 이씨는 재취업 대신 창업을 결심했다. 2009년 11월 상계동에 안마원을 열었다. 처음엔 찾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그러다 안마를 잘 한다는 입소문이 났다. 지금은 한달에 170여명이 찾아온다. 장씨는 좀더 오래 준비했다. 3년간 안마원에서 직원으로 일했다. ‘고수’를 찾아가 한수 배우기도 했다. 자신감이 생기자 장씨는 2010년 10월 의정부역 앞에 안마원을 차렸다. 장씨의 안마원은 장씨 외에도 직원이 7명이나 된다. 지난해 사회복지재단이 선정하는 경기도 우수업체로 선정됐다. 도지사표창도 받았다. 이씨는 “안마를 할때는 통증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시력을 잃은 대신 안마를 배웠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건강을 베풀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안마가 좋다”고 말했다. 희망을 찾은 두 사람에게 마지막 남은 꿈이 있다.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장씨가 시력을 잃었을 당시 딸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지금은 스무살 어른이 됐다. 장씨는 “딸애의 얼굴이 이젠 가물가물하다. ”고 했다. 이씨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부모마음은 다 같을 것”이라며 “둘째 아들을 앞에 앉혀 놓고 얼굴을 어루만졌더니 아들이 ‘이제 보이냐’고 묻더라”며 씁쓸해 했다.
2017.10.09 I 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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