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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바닥쳤다, 수출이 살아났다
- [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강신우 기자]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늘어나며 지난 1년간 이어진 수출 부진에서 일단 벗어났다.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작년 2월 이후 20개월 만에 수출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가 동시에 나타났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수출 경기를 낙관하기엔 일러 보인다. 재계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발맞춘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에 글로벌 첨단 산업 생산의 허브 기지를 구축하고, 중국과 수출 구조가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새로운 협력 체제를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1% 증가한 55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은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의 여파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내리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는데, 드디어 부진 흐름을 끊어냈다.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10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1%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작년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대(對)중국 수출액도 감소 폭이 9.5%까지 축소된 가운데 미국·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 수출 플러스에 힘을 보탰다. 가스·석탄 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입액(534억6000만달러)이 9.7% 줄어들면서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흑자다. 다만 수출 회복세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10월 수출 반등은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기도 아직 바닥을 다지는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지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재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늘려 수출 반등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훈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이날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는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배터리, 철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국내에 글로벌 첨단 산업 생산의 허브 기지를 구축하고, 중국과 수출 구조가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새로운 협력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각국 탄소중립 정책이 무역장벽이 되는 중”이라며 “민간 투자가 힘든 고위험·고성장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가투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민간이 맡아서 운영하는 방식의 ‘리버스 BTL(역 임대형 민간투자사업)’ 등을 통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회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돈 잔치’ ‘종노릇’ 비난 속…시중은행 제치고 ‘연봉킹’ 회사는?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은행들이 지난해 평균 1억원이 넘는 보수(급여+상여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성과급 등을 합친 임직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이 1억3579만원으로 18개 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 이자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소상공인 호소를 소개한 이후 이자장사 비판이 재점화된 상황이라 여론의 뭇매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은행 연봉 1위는 카카오뱅크…5대은행 이자이익은 36조 넘어1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18개 은행의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급 등 상여를 합친 임직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카카오뱅크가 1억357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임원만 떼어놓고 보면 1인당 근로소득은 무려 7억5123만원이었다. 급여는 1억9668만원, 상여는 5억5455만원에 달했다. 5대 시중은행 임원이 약 3억원대의 평균 소득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며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근로 소득 상여에 포함돼 평균 소득이 높게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의 차익을 계산한 것으로, 실제 회사가 직원에게 금전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케이뱅크를 제외하고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임직원 1인당 평균 소득은 1억원이 넘었다. 하나은행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이 1억1485만원을 기록했으며 국민은행(1억1369억원), 신한은행(1억1078만원), 농협은행(1억622만원), 우리은행(1억476만원)이 뒤를 이었다. 토스뱅크는 1억1604만원, 케이뱅크는 894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을 보면 부산은행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1억1225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남은행(1억851만원), 전북은행(9966만원), 광주은행(9820만원), 대구은행(9553만원), 제주은행(8517만원) 순이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씨티은행은 임직원 1인당 평균 1억1918만원의 근로소득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9994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이자이익도 거뒀다.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6조2071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21.85% 증가한 수치다. 국민은행이 8조5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2% 증가해 가장 규모가 컸으며,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25.1%를 증가한 7조471억원을 기록하며 이자이익 증가율이 가장 컸다. 5대 은행의 임직원 퇴직금은 4억원에 육박했다. 5대 은행 기준 총 2357명에게 1인당 평균 3억5548만원의 희망 퇴직금이 지급됐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3억7600만원)·우리은행(3억7236만원)·농협은행(3억2712만원)·신한은행(2억9396만원) 순이었다. 퇴직자의 기본퇴직금까지 더하면 희망퇴직자가 실제 받은 돈은 더 많다.사진=연합뉴스◇은행권 압박 다시 커진다…‘상생금융 시즌2’ 초읽기?최근 윤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이후 역대급 수익을 바탕으로 한 높은 수준의 은행원 복지까지 공개되면서 은행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1일 타운홀미팅에선 은행을 향해 ‘갑질’ ‘독과점’이란 단어를 쓰며 몰아붙였다. 일각에선 은행권을 겨냥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은행들이 추가 상생금융 방안이나 ‘횡재세’ 도입 관련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금리 상승기 은행들이 얻은 초과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이른바 ‘한국판 횡재세’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은행권 관계자는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을 향한 대통령의 발언은 곳곳에 상생금융을 확대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라면서 “은행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영리활동을 제외한 사회공헌활동이 더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여긴 자고 나면 1억 오르는데 저긴 역전세 우려"…양극화 심화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강남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1억씩 전셋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일부 지역은 오히려 역전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고금리와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강남에서는 입주장이 열려도 전셋값이 오르지만 강북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전셋값은 전분기 대비 0.46%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1분기 -5.40%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1.09% 하락했지만 하반기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상승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동작구 1.27%, 광진구 1.23%, 마포구 1.14%, 양천구 1.01%, 송파구 0.96%, 강남구 0.35%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고금리, 대출 규제,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매수 대기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세 사기 여파, 월세 상승 등으로 아파트 전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셋값 급등이 강남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노원구 -0.48%, 강북구 -0.23%, 구로구 -0.14%, 금천구 -0.03%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입지와 학군이 좋은 서울 핵심 지역 집값은 더 오르고 서울 외곽지는 침체가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91.8로 전셋값이 최고점이던 2022년 1월 103.3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전세가격지수 역시 90.0으로 최고점이던 지난해 1월(102.8)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서울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84.9로, 지난 5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고점이던 지난해 1월 103.5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전문가들은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회복하고 있지만 고금리·대출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매매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셋값 역시 지속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내년부터 공급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지적한다. 추가 공급이 없을 수 있단 시그널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매도인과 매수인,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팽팽하던 줄다리기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입주 물량은 올해 3만 2795가구지만 내년에는 9656가구로 3분의 1수준에 그칠 전망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들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계륵장’이 시작되면서 전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며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크게 빠지면서 반등폭이 크게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연구원은 “정부가 역전세 대책으로 역전세반환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면서 임차인의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전세로 수요가 이동했다”며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초구 부동산 앞을 지나는 시민.
- 'DGB·JB' 웃고 'BNK' 울고…지방 금융지주 실적 희비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3대 지방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31일 BNK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65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은행 부문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냈으나, ‘비은행’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보면 BNK캐피탈은 569억원(-35.7%), BNK투자증권은 458억원(-74.5%), BNK저축은행은 73억원(-83%) 줄었다. BNK자산운용 정도만 집합투자증권과 전환사채 평가이익 증가로 5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결과적으로 은행 부문 순이익(6247억원)이 1년 전보다 153억원 증가했지만,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39.4% 줄어든 1340억원을 기록했다. BNK금융은 이에 대해 “수수료 이익 감소와 부실 자산 충당금 전입액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58%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비은행 계열사의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연체율(0.58%)도 0.05%포인트 올라갔다.반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DGB금융지주는 3분기까지 순이익이 이미 지난 한 해를 뛰어넘으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DG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보다 7.7% 늘어난 4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순이익(4062억원)보다 많다.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시장 예상치보단 낮은 1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DGB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실적에 대해 “고물가, 고금리 등 부정적 경기 상황에 대비한 은행 특별 충당금과 증권 PF 자산 관련 충당금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했다.핵심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5.6% 늘어난 347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대구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조달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년보다 14.6% 줄어든 97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0.54%)과 고정이하여신비율(0.56%)은 1년 전보다 0.28%포인트, 0.14%포인트 올랐다. 비이자이익(4467억원)과 비은행(1569억원) 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57%, 5.9%씩 오르며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앞서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JB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도 1673억원으로 전년보다 0.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4934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충당금은 176억원을 쌓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광주은행(2151억원)과 전북은행(1596억원)의 순이익이 각각 5.6%, 0.1% 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JB우리캐피탈(1487억원)과 JB자산운용(78억원)은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3.7%, 0.1% 줄었고,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의 경우 순이익이 253억원으로 10.5% 증가했다. 그룹 연체율과 NPL 비율은 각각 1.06%, 0.85%를 기록했다. JB금융의 비이자이익도 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6% 급증했다. 이자이익은 4868억원으로 8.5% 늘었다.
- “메타 라마 대신 KT 믿음”…KT, 생성형AI 기업시장 올인
- [이데일리 김현아] 디자인=이데일리 김정훈 기자KT AI/BigData 사업본부 최준기 본부장, KT AI2XL 연구소 배순민 소장, ‘매스프레소’ 이용재 대표KT(030200)(대표 김영섭)가 거대언어모델(LLM)‘믿음(Mi:dm)’의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지수 중 하나인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최대 2000억개 이상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이전 버전(하이퍼클로바)의 2년 전(2021년 11월 기준)숫자가 2040억개였으니, 파라미터로는 네이버에 뒤진다.하지만, 통신사 자체 LLM 가운데에서는 ‘믿음’이 가장 크다.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에 추론(서비스)용으로 국산AI 반도체 리벨리온을 장착해 비용을 최대 50%(통상 20~30%)까지 낮춘 점은 네이버보다 낫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KT의 ‘믿음’은 네이버가 주력하는 생성형AI 기반 검색서비스(큐:)같은 소비자 시장(B2C)이 아니라, 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기업시장에서도 경쟁하지만, KT의 주력은 기업시장이다. 특히 70억 개 파라미터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해 국내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메타의 오픈소스 LLM ‘라마’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3년 뒤 1천억 대 매출 예상…5년간 1.5조 원 투자는 유효최준기 KT AI·빅데이터 본부장은 3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KT ‘믿음’을 공개하며 기업고객을 위한 솔루션임을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AI 전문인력이 없어도 기업들이 쉽게 AI를 학습시키고 배포, 운영할 수 있도록 ‘믿음 스튜디오’를 제공한다”면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사의 데이터를 파인튜닝(미세조정)해서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KT 믿음과 KT클라우드 인프라를 함께 쓰면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했다. 최 본부장은 “KT는 AI풀스택(AI 반도체·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것)을 통해 통상 30% 이상 절감된 금액을 제공해드리려 한다”고 언급했다. 기존 대비 약 27% 가까운 GPU 학습 비용 절감이 가능한 KT 클라우드의 HAC(Hyperscale AI Computing) 서비스와 서비스 비용을 기존 대비 50% 절감한 리벨리온의 NPU 인프라 덕분이다. 최 본부장은 “기업시장에서 3년 뒤 1천 억원 대 매출을 예상한다”며 “5년간 1.5조 원을 생성형AI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유효하다”고 부연했다.금융·제조·교육 등에 적용…콴다·업스테이지와도 협업KT는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AI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금융 상품을 소비자에게 쉽게 설명하려면 Q&A엔진이 필요하고, 언론사에서도 보도자료를 올리면 기사 작성 초안 서비스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언젠가는 메뉴 사진을 찍어 올리면 알아서 주문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구글·앤트로픽·오픈AI(MS)·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쟁 속에서, KT는 환각을 줄이고 AI윤리를 더 챙기는 것으로 ‘믿음’의 기술력을 자신하기도 했다. 배순민 AI2XL 연구소장은 “AI의 환각 답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과 추론, 답변의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을 높일 기술들을 개발해 적용했다”면서 “도식화된 문서도 모델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기술, 목표 도메인과 문서에 최적화된 최신 정보를 찾아내는 딥러닝 기술, 원문에 근거한 응답을 생성하도록 한 강화학습을 적용했다”고 했다. KT는 이로 인해 생성형 AI의 가장 큰 문제점인 환각 현상을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최대 7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교육 서비스 콴다를 서비스하는 매스프레소, sLLM(소형언어모델) 개발업체 업스테이지도 KT 믿음과 함께 한다.왼쪽부터 ‘매스프레소’ 이용재 대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 KT SW개발본부 조성은 본부장70억개 저용량 ‘믿음’ 모델 개방스타트업들은 특히 KT가 70억개 파라미터를 가진 저용량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방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믿음’의 저용량 모델을 허깅페이스와 리더보드에 올려, 누구나 즉각 다운로드해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KT가 오픈한 것은 굉장히 큰 결단이었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LLM 시장에서 오픈 소스 오픈 영역은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큰데 한국어가 안 된다. 그런데 믿음이 나와 메타의 오픈소스 LLM ‘라마’보다 훨씬 더 좋은 베이스라인 모델을 만들어준다면 한국어로 된 서비스, 한국어로 된 모델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 연 24% 성장시장에 韓 점유율 고작 1~2%…해외선 세제지원하는데[미래기술25]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생분해 플라스틱의 성장률은 범용 플라스틱의 성장률을 크게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 산업계는 주요 시장을 국내가 아닌 해외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아직 산업 생태계 전반이 미흡하단 지적입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1년 76억4400만달러에서 연평균 24.8%씩 성장해 2026년에는 231억823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특히 2021년 기준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점유율은 64.2%로, 앞으로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아시아의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점유율은 이 기간에 49.9%로 향후 5년후 70.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2019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약 4만t 규모로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의 1~2%에 불과합니다.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생분해 소재 산업의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란 인식이 강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생분해 플라스틱 평가·인증·처리시스템 마련이 꼽혔지만, 아직 업계에서 체감하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는 단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7월 말 정부, 인천시, 관련 업계들이 모인 ‘화이트바이오 순환경제 산업기술 연구조합’이 발족했고, 9월 인천 송도에서 해외 주요 국가의 생분해 협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제 생분해성 플라스틱 컨퍼런스’가 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장이 충분하지 않단 인식이 강합니다. 이에 빠르게 상용화를 추진 중인 업계가 주로 공략하는 1차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친환경 시장이 충분히 성숙한 해외입니다. 우선 첫번째 이유는 폐기물 처리 제반 시스템 구축이 꼽힙니다. 미국에선 음식물 쓰레기와 생분해성 쓰레기(주로 음식물 포장재)를 함께 버리는 분리 수거함이 있고, 이를 퇴비화 시설로 가져와 처리합니다. 분리수거시스템, 퇴비화 시설 등 인프라 구축과 시민의 올바른 참여를 위한 교육·정책 마련은 폐기물 처리에 늘 따라붙는 과제입니다. 가장 적극적인 이탈리아는 2022년부터 생분해나 퇴비화가 가능한 제품 생산의 투자비용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생분해 인증 기준을 명확히 해달란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 기준을 토양 분해, 해양 분해, 퇴비화 등 제품 용도에 따라 세분화해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에서는 BPI라는 생분해 인증 기관을 필두로, 지자체부터 퇴비설비업체, 제조사, 소재 사(LG화학같은) 등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활성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환경부에서 제정한 환경표지대상제품 및 인증기준에는 생분해성수지제품이 포함되었으나, 사용환경에 따른 생분해성 인증이나 바이오매스 함량에 따른 인증 등 바이오 플라스틱 인증제도가 마련되지 못한 실정입니다. 박지현 KISTEP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환경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국제기준 규격에 적합한 제품 생산 및 국내 기업 유형별 주력분야 등을 고려한 수요 맞춤형 정책 지원 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외국인이 먼저 '찜'…어려운 증시에도 '살 종목 있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의 고금리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증권가에서는 ‘그래도 살 종목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위험자산 회피로 매도세를 이어가는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 기대가 사그라진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저평가를 나타낸 기업, 금리 상승기에 소외됐던 업종 등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시장에서는 10월 성과가 크게 엇갈린 반도체와 2차전지주에서 앞으로 투자 전략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4~27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1.61%, +3.84%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6.05%, POSCO홀딩스(005490)는 -20.93%, 삼성SDI(006400)는 -11.72%, LG화학(051910)은 -11.68%, 포스코퓨처엠(003670)은 -30.04% 급락하면서 반도체주 성과를 대폭 하회했다. 투자 주체별로 살펴보면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반도체를, 개인은 2차전지주를 큰 비중으로 사들이면서다. 외국인의 하반기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순매수 1~6위는 POSCO홀딩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모두 2차전지주가 점령하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국내 대부분의 업종이 실적 역성장세를 보여 성장주인 2차전지 외 살 만한 주식이 없었지만, 3분기 실적시즌엔 달라졌다”며 “일부 2차전지주의 실적은 컨센서스의 절반에도 못 미친 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는 눈높이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반도체 ‘사자’를 이어온 것이 실적 전망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황 반등은 예상보다 더뎠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이익 성장세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6147억원, 내년 1분기는 5조889억원으로 지난 3분기(2조4000억원) 대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11월에도 변동성 장세가 지속할 전망으로, 실적 방향에 따른 선별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와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한 10월(26일 기준) 섹터별 월간 상대수익률을 살펴보면, 보험이 6.30%로 가장 높았고 반도체(5.31%), 은행(3.57%)이 뒤를 이었다. 2차전지주를 포함한 화학(-11.53%)은 하위권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금리 방향성이 아직 불투명한 만큼 실적을 살필 때 금리에 따른 업종별 변동성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보험과 금융 업종은 금리 상승의 수혜를 입고 실적도 양호하지만 금리 반락을 예상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더 오르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강해지면 헬스케어나 커뮤니케이션처럼 경기와 상관이 크지 않고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종목으로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금리 하락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종목을 중심으로 내년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략이다. 박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선 반도체, 조선을 통해 내년 1월 증시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