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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관광객 유치 키워드는…덤핑근절·무비자·FIT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중의 관광 기관과 업계가 양국 간 관광교류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지난 6일 열린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초저가 ‘덤핑 관광’ 상품이 활개치는 고질적인 문제와 더 나아가 상호 무비자, 개별여행객 수요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지난달 6일 ‘인바운드 국제경쟁력 강화 포럼’에서 한국 관광 국제경쟁력을 진단하고 강화 전략을 논의한데 이어 열린 두번째 행사다.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中 단체 관광객부터 무비자 정책 시행해야 첫번째 세션에서는 관광시장의 공정환경 조성을 위한 한중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무엇보다 한중 정부 간 공조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중 전담여행사 간의 공정거래 윤리강령 체결과 한중 단체상품 표준계약서 개발 등의 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 1998년 중국인의 한국관광을 위한 ‘한중관광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다이빈 중국여유연구원 원장은 “한국과 중국은 동아시아의 매우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시고 있다”며 “두 나라는 양국간 비자를 상호 면제하고 여러 도시아를 연계한 동아시아 문화관광 코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진 토론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시행 ▲덤핑 관광 상품 근절 ▲전담 여행사 정부 지원 확대 등을 제언했다. 먼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무비자 입국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유재 한국여행업협회 부회장은 “중국 전담 여행사가 유치한 단체나 VIP, 기업행사, 마이스, 의료관광 등 특수 목적을 가진 중국 관광객을 우선적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요청한다”며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관광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꼽히는 마이스(MICE) 시장 유치에 있어서도 무비자 정책이 유리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리주위엔 중국여행사협회 비서장은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마이스 송출국”이라며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양국 간 사증 면제 정책을 펼친 국가들이 아무래도 중국 인센티브 그룹을 유치하느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에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면 아무래도 중국 마이스 유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덤핑 관광 상품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와 여행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형곤 세종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초저가 여행상품은 불공정 거래 환경을 만들어낸다”며 “결국 관광객 불만으로 이어지고 국가 이미지 훼손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여행산업 이미지는 나빠지고 인재가 유입되지 않아 지속가능한 혁신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초저가 상품을 대처하고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와 여행업계의 노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경북대학교 관광학과 송섭규 교수는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테마 체험형 여행상품의 개발이 시급하며, 전담여행사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 국장은 6일 열린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에서 “유커와 싼커로 나눠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써겠다”고 말했다.◇소규모·맞춤형·체험, 中 관광객 키워드이어진 두번째 세션에서는개별 여행객 대상 마케팅과 여행 편의성 제고를 위한 정책과제를 모색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방한 중국인의 연령은 21~30세가 28%로 가장 많았으며 31~40세(23%), 60세(14%), 41~50세(12%), 51~60세(10%)인 것으로 나타났다.세계적 온라인여행사인 트립닷컴 그룹의 에디슨 천 부회장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경향이 개별여행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소규모 ▲맞춤형 ▲체험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에디슨 천 부회장은 “이제 중국인들은 여행소비품질을 따지고 느리게 향유하며 깊게 체험한다”고 설명했다. 디븐 천 위쳇페이 글로벌사업부 이사는 “서울을 넘어 지방 도시로 개별관광객의 동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대중교통 예약·결제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며 “단순 관광이 아닌 쇼핑·뷰티·맛집·문화체험과 같이 소비로 연결될 수 있는 중소 여행 콘텐츠들의 지속적인 발굴과 확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한다”고 했다.문체부 김정훈 관광정책국장은 “중국은 올해 외래관광객 1위를 차지할 만큼 가장 큰 전략시장”이라며 “빠르게 회복하는 단체관광객(유커)과 이제는 대세가 된 개별관광객(싼커)을 나누어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 고부가 방한객 유치에 더욱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주한중국대사관 심효강 공사참사관은 “중국 정부는 한중 간 관광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라며 “우리 대사관은 업계 여러분과 중국 관광객의 권리를 합리적으로 보호하겠다. 중국 관광객에게 한국의 아름다움과 열정, 역동적 모습을 잘 알리고 많은 관광객들이 서로 다른 관광지를 방문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열혈사제2' 김남길X이하늬, 짜릿한 공조…시청률 11.3%
-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열혈사제2’ 김남길과 이하늬가 신언니와 신오빠로 변신했다.(사진=SBS)지난 6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 9회는 닐슨 코리아 기준 최고 12.3%, 수도권 11.6%, 전국 11.3%를 기록하며 5주 연속 금요일 전 채널 시청률 1위 및 한 주간 방송된 전 프로그램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49 시청률은 3.2%로 금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 및 한 주간 방송된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열혈사제2’ 9회에서는 김해일(김남길 분)이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구벤져스 멤버들과 이교장(이대연 분), 채도우(서범준 분)가 전부 알게 되면서 공조의 화력을 더 키우는 내용이 담겼다.먼저 응급실로 따라갔던 이교장은 김수녀(백지원 분)와 한신부(전성우 분)로부터 김해일이 벨라또라는 사실을 듣고 김해일의 행동을 이해했다. 반면 신학교 습격 소식을 접한 남두헌(서현우 분)은 자신에게 사전 보고 없이 신학교를 친 김홍식(성준 분)에게 “본질을 망각하지 마라”라고 경고했다.그 사이, 김해일이 남기고 간 수사 메모를 발견한 고독성(김원해 분)은 김홍식이 가스와 폭탄을 가지고 있으며 배에 언제나 4, 5천억 원의 달러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곧바로 러시아 지인에게 전화를 건 고독성은 박대장(양현민 분)을 소개해 달라고 해 의문을 자아냈다.같은 시각, 정체를 의심받은 구대영(김성균 분), 구자영(김형서 분), 오요한(고규필 분), 쏭삭(안창환 분)은 김홍식 앞으로 끌려갔고, 눈앞에서 죽은 해파리(김정훈 분)처럼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열빙어(오희준 분)가 구대영의 등에 있던 상처에 관한 전설을 꾸며내면서 목숨을 구했다. 이때 박경선(이하늬 분)으로부터 김해일의 상태를 들은 네 사람은 외출을 감행하려고 했지만, 오요한이 배 안에서 여자 비명 소리를 포착하면서 외출을 포기했다.꿈 속에서 이영준(정동환 분) 신부를 만났던 김해일은 “넘어졌던 거기에서 다시 일어서라. 그들의 손을 잡고”라고 했던 이영준 신부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각성한 우마경찰서 서장 고마르타(허순미 분)가 김해일을 찾아와 부임 첫날 용사파를 소탕하려다 어머니까지 위협을 당하는 일을 겪은 후 식물 서장이 된 사연을 고백하며 김해일의 손을 잡았다.다음날 고마르타는 비리의 온상이 된 강력반 경찰들에게 “강력팀은 마약 수사에서 손을 뗍니다”라고 선언했고, 자신과 손가락 인형인 마중노 팀장이 마약 수사를 할 예정이며 김해일, 채도우가 시민 감시단으로서 마약 수사에 대한 참관 및 조언을 해줄 예정이라고 공표했다.이에 박경선은 김홍식이 폭탄을 터트리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 데이트를 신청했고, 데이트 도중 “이 동네 너무 사랑스러워요. 핵폭탄이 떨어진다 해도, 당분간은 이 동네 떠나기 싫어요. 회장님도.. 안 떠날 거죠?”라며 김홍식의 마음을 뒤흔들었다.그동안 배 안에 있던 구대영, 구자영, 오요한, 쏭삭은 의문투성이 열빙어를 붙잡아 정체 밝히기에 나섰고, 결국 열빙어는 충남경찰청 마약수사대 경찰로 4년째 약팔이 언더커버 중이지만 현재 마수대에서 기록이 삭제돼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열빙어는 김홍식이 국정원 여자를 납치했다고 전했고, 구대영으로부터 이를 전해 들은 김해일은 정석희(신은정 분)가 납치됐음을 확신했다.그 시각 러시아 고자예프로 변신한 고독성은 박대장을 만났고, 김홍식이 배에 4, 5천억 원을 숨기고 있으며 심지어 폭탄을 설치했다고 전해 박대장을 놀라게 했다. 직후 박대장은 남두헌을 찾아가 김홍식의 폭탄이 반경 300미터까지 다 날리는 화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고, 남두헌은 인터폴 적색 수배 담당자와 통화하며 김홍식을 제보해 동맹 결렬의 분위기를 풍겼다.그런가 하면 구대영은 김해일을 배 안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 귀가 얇고, 호르몬 변화가 심하며 부하를 아끼는 박대장을 이용할 방법을 모색했다. “만약에... 죽은 동생이 살아온다면?”이라는 구자영의 말에 힌트를 얻은 구대영은 육두자 보살이 죽은 동생을 살아오게 하는 방법을 쓰자고 해 궁금증을 높였다.신들린 연기를 시작한 구자영은 “지금 이 배의 기운을 무언가가 막고 있다 한을 풀어줘야 한다”라고 한 뒤 “장어가 불에 탄다... 불타는 장어”라고 외쳐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한을 풀어준다며 방울을 들고 마약 공장까지 진입했던 구자영이 갑자기 한 곳을 가리킨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불장어(장지건 분)가 나타났고, 충격을 받은 박대장은 “보살님.. 제발 우리 장어 편히 좀 보내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이에 구자영은 한이 너무 깊어서 자신에게 신내림 해주신 신언니, 신오라버니 정도 돼야 가능하다라는 말로 호기심을 자아냈다.이후 구자영의 신언니와 신오빠로 변신한 김해일과 박경선이 각각 미카엘라와 남자 무사로 분장한 채 결연하게 배 안으로 들어가는 ‘출격 엔딩’을 벌여 기대감을 치솟게 했다.‘열혈사제2’ 10회는 오는 13일 오후 10시 방송한다.
- 수면 건강, 몇 mm 차이가 결정한다[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침구, 종이, 페인트, 유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소장] 비스포크(Bespoke)는 ‘Been spoken for’에서 유래된 말로 고객이 직접 옷감을 골라 본인의 취향, 체형에 맞도록 말한 대로 만들어진 ‘맞춤’ 정장을 뜻한다. 맞춤 정장은 착용자의 몸에 딱 맞는 핏으로 스타일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기성복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수십년간 맞춤 양복만을 제작한 장인들은 1인치(약 2.54cm) 차이가 옷의 맵시와 편안함을 결정한다고 입을 모은다.침구는 크게 베는 것, 까는 것, 덮는 것으로 나뉜다. 특히 베는 침구는 수면 자세를 결정하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수면 시 바른 자세는 서 있을 때의 바른 자세를 누워서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이 누우면 후두부에서 목덜미까지 목 부근에 틈이 생기게 되는데, 베개는 이 빈 공간을 메워주며 바른 수면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만약 베개가 너무 높다면 고개가 앞으로 과도하게 꺾여 목의 완만한 굴곡이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호흡을 방해해 충분한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만성 피로를 유발한다. 반면 너무 낮으면 고개가 젖혀져 턱이 들리고, 목 주변 근육이 긴장하여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적절한 베개의 높이는 천장을 보고 누웠을 때는 서 있을 때의 자세를 유지하고, 옆으로 누웠을 때에는 머리와 목, 척추라인이 일직선에 가까운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높이다.이브자리 맞춤형 베개 제품 ‘의사추천 베개’ (사진=이브자리)자세히 봐야 할 점은 사람마다 신체 조건과 체질, 침실 환경, 수면 습관 등이 다르므로 누구에겐 편안한 베개가 다른 이에겐 불편한 베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개인에 맞는 베개 사용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사람마다 가장 적합한 베개를 확인하기 위해 크게 3가지 요소를 유의하여 살피는 것이 필요한데, 첫번째가 바로 높이다. 이때 먼저 자신의 경추 높이를 측정해야 하며, 여기에 맞춰 최적의 베개 높이가 결정된다. 한국인의 평균 경추 높이는 성인 기준 2cm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메인 수면 자세와 체형, 선호하는 부드러움 등에 따라 개인별로 가장 잘 맞는 베개의 형태와 경도가 나뉘어진다.베개 외 토퍼나 매트리스 역시 몸 전체의 자세를 좌우하는 침구이기에 체격이나 사용 환경 등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최적의 수면환경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러한 이유로 침구류를 고를 때에는 자신의 몸에 맞는 제품인지 직접 누워 보고 베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필자가 몸 담은 이브자리는 2014년 체험형 매장 1호점을 개점했다. 이후 10년간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청 등으로 확장하며 현재에는 전국 각지에 분포해 있다. 이곳에서는 수면 컨설턴트가 사람마다 다른 수면 습관, 체형을 고려한 맞춤형 침구를 추천하고, 바로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높이와 경도를 단계별로 세분화하거나 소재 및 구조가 특화되어 개인별 매칭이 가능한 145종의 기능성 침구류도 비치돼 있다.‘베개 유목민’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은 숙면에 좋다는 침구를 찾으려는 노력에 진심이다. 숙면을 돕는 가장 좋은 침구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이다. 베개의 높이를 단 몇 밀리미터(mm) 바꾼 것 만으로, 개선되는 수면의 질을 많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조은자 소장 (그래픽=김정훈 기자)
- “연말 대목 장사 어떡해” 韓여행주의보에 관광시장 날벼락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이선우·한전진·이민하 기자] 용산 대통령실발(發) ‘계엄사태’로 인한 후폭풍에 여행·유통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후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연말 성수기 대목 장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코로나 사태 이후 4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방한 관광시장이 또다시 ‘시계 제로’ 상태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9월을 기점으로 방한 외래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다. 여기에 연말연시가 포함된 동절기(11~2월)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스키관광 수요가 높아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 비중이 30%가 넘는 ‘제2의 성수기’에 속한다. ◇여행주의보 발령… 일부 방한단체 계획 변경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미주, 유럽 지역에서 한국을 찾으려던 일부 단체가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방한해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 등을 방문하려던 단체는 지난 4일 여행사 측에 예약 취소를 통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내년 초 중화권 여행사 대표들로 답사여행(팸투어)을 진행하려던 단체도 해당 지자체에 “일정을 다시 잡자”며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체 인센티브(포상관광) 전문 여행사 대표는 “계엄사태에 이은 각국의 여행 주의보 발령 이후 방문을 해도 괜찮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일정을 막판 조율 중이던 중국, 동남아 등 단체는 계획을 바꾸진 않았지만 이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연락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계엄사태 이후 미국, 영국 등 각국은 앞다퉈 한국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영국 외무부는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 3일(현시시간) 한국 전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필수 경제활동을 제외한 여행 자제를 촉구하는 ‘황색’ 단계로 격상했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은 여행경보 단계를 바꾸진 않았지만 ‘가급적 한국 여행을 자제하고 서울 명동, 광화문 등 시위가 예상되는 지역은 방문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주의보를 발령했다.여행 업계는 계엄사태가 당장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후 수요 감소 등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체 방한 시장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개별 여행객 감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웨이보, 사오홍슈 등 중국 소셜 네트워크(SNS) 상에는 지금도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마이스 업계도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는 예약 취소가 평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후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경우 현지 정세에 민감한 구미주, 일본, 홍콩 등에선 방한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라고 했다. 여행·유통 업계가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연말 대목을 앞두고 ‘계엄사태’로 인한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관광객 감소·소비 위축 우려에 유통업계도 비상유통업계도 비상계엄 후폭풍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방한 관광객이 즐겨 찾는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이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주요 매장이 명동, 성수동에 위치해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려왔다. 뷰티 패션용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관련 주의 경고와 안내를 내놓고 있다. 관광객이 감소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특이 동향은 없어서 사태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방한 관광 수요에 영향을 받는 매장이 많은 만큼 향후 정국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중소 K뷰티 업체들도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소 인디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100억 달러 수출 달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비상계엄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넘어 정치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가 발길을 돌려 투자 유치 등 유동성 확보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한 중소 뷰티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상계엄으로 한국 제품 구입을 철회하거나 하진 않지만, 고금리 등으로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만일 탄핵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대목을 앞둔 백화점 등 대형 유통판매 채널도 특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계엄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확산하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해 대규모 거리 시위로 이어질 경우 소비 위축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실적이 준 유통업계는 내심 연말이 낀 4분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신세계는 지난 4일 임영록 그룹 경영전략실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소비가 감소해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계엄사태로 정국이 불안해지면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어 기대했던 유통업계의 연말 특수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밸류업ETF 상장 한달…일제히 '밸류 다운'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지 한 달이 지난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12개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의 부진이 두드러진 반면, 운용사별 포트폴리오 전략이 압축적으로 반영된 일부 액티브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기습 유상증자 등 밸류업에 역행하는 기업들이 지수에 포함된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사태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밸류업 ETF가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밸류업 ETF, 전 상품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밸류업 ETF 12개 상품의 한 달간(11월4~12월4일) 수익률을 분석하면 수익권에 진입한 상품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2개 ETF 가운데 패시브형 9개 상품의 손실률이 두드러졌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패시브형 ETF인 ‘HANARO 코리아밸류업’의 손실률은 1.4%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 전 종목 편입을 원칙으로 한다. ‘TIGER 코리아밸류업’의 손실률은 1.09%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상품으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전 종목에 투자하며, 매월 말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형 상품이다. 이외에 △1Q 코리아밸류업(-0.99%) △ACE 코리아밸류업(-0.87%) △RISE 코리아밸류업(-0.73%) △SOL 코리아밸류업TR(-0.68%) △PLUS 코리아밸류업(-0.67%) △KODEX 코리아밸류업(-0.62%) △KOSEF 코리아밸류업(-0.62%) 등 나머지 패시브형 상품도 모두 1% 미만 손실률을 기록했다. 액티브형 ETF 상품 3개 역시 손실을 면치 못했지만 운용 전략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1.8%의 손실률을 기록하며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 상품은 삼성액티브운용이 선보인 ETF로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중 우수기업, 밸류업 지수 편입 예상 기업, 주주행동주의 관련 기업 등을 선별해 37개 종목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최근 손실률이 확대된 배경으로는 구성 종목 중 한전KPS(05160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등이 동해 유전 개발 사업 관련주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로 사업 차질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와 달리 나머지 2개 액티브 ETF는 손실을 피하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크지 않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의 손실률은 0.56%로 12개 ETF 중 가장 선방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자사 리서치를 바탕으로 지수 편입 종목 비중을 조절하고, 우선주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편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의 손실률은 0.63%로 집계됐다. ◇밸류업 역행 종목 비중 낮은 ‘액티브 ETF’ 선방 액티브 ETF가 패시브형 상품보다 손익률이 우위를 기록한 배경으로는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중 유상증자 등으로 논란이 된 이수페타시스(007660) 등을 비롯해, 트럼프 트레이드 및 경기 둔화 우려에 주가 하락이 심화한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주 비중이 작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가 패시브 ETF보다 더 적은 비중으로 편입한 종목에는 유상증자와 올빼미 공시 등 거버넌스 측면에서 논란이 된 이수페타시스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반도체 종목이 상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한국거래소는 이달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특별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밸류업 지수를 바탕으로 한 ETF가 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존 구성 종목을 편출하지 않는 대신, 오는 6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 중 심사를 거쳐 오는 20일에 일부 종목을 추가하기로 했다.다만 증권가에선 밸류업 지수 특별변경에도 ETF 수익률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변경으로 미편입됐던 KB금융(105560) 등 은행주와 통신3사가 편입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존 종목 편출 없이 편입만 진행돼 직접적으로 미치는 수급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학개미 따라만 샀어도…올 수익률 70%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며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투자가 몰리는 미국주식을 모아 투자하는 전략의 상장지수펀드(ETF)가 70% 넘는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 가운데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레버리지 제외)은 ‘KODEX 미국서학개미’로 78.26%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한국예탁결제원의 보관금액을 기준으로 서학개미의 투자 비중이 높은 25개 종목을 담은 상품이다. 서학개미의 선호 종목을 모아 투자하는 전략이 전체 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낸 것이다. 이날 기준 테슬라의 투자 비중이 24%로 가장 높고 이어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순으로 비중이 높다. 이밖에 올 들어 164.65% 상승한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와 313.28% 폭등한 인공지능(AI) 방산기업도 담고 있다. 서학개미의 투자 전략을 따라가는 또 다른 ETF인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도 연초 이후 74.65%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해당 ETF는 미국 증시 투자자들의 순매수 결제액, 총 거래대금, 보유금액 등을 종합평균해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이날 기준 메타의 투자 비중이 19.94% 수준으로 가장 높고 테슬라, 엔비디아, ASML이 뒤를 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72억달러 수준으로, 올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미국 증시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4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40%, 0.05% 오르며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지수는 연초 이후 각각 29.77%, 26.84% 올랐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7.20%, 21.86% 하락했다. 미국 증시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환호한 미 증시는 강력한 소비 경기 확인과 기업의 심리 회복 등으로 펀터멘탈이 뒷받침되면서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계엄 정국에 널뛴 ‘정치 테마株’…"끝은 언제나 비참, 유의해야"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계엄 정국’은 ‘정치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꼽히는 동신건설(02595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250원(29.90%) 오른 2만 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텍(045660) 주가도 상한가까지 올랐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 고향인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에이텍은 최대 주주의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 활동 이력으로 각각 이 대표의 테마주로 묶인다. 이와 함께 오리엔트정공(065500)도 전 거래일보다 339원(29.97%) 오른 1470원에 마감했다. 오리엔트정공은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이 대표가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 밖에도 대표이사가 이 대표의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는 수산아이앤티(050960),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지역 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05240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대상홀딩스(084690)와 덕성(004830)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상홀딩스는 한 대표의 고교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가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연인이라는 점이, 덕성은 대표와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대상홀딩스, 덕성은 이날 29.94%, 20.81% 상승했다. 아울러 범여권 대선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폴리(010640)(8.77%), 한일화학(007770)(2.00%) 등과 범야권 대선주자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토탈소프트(045340)(29.86%), 화천기계(010660)(25.73%)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PN풍년(024940)(16.3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정치 테마주 쏠림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계엄령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한 한국 내부 정치 불확실성이 가세했다는 점에서 내부 정치 변수에 의존적인 주가 등락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나 관련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정치적 궁지에 내몰리면서 현 정부가 추진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종목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가스공사(036460)는 전 거래일 대비 7650원(18.75%) 하락한 3만 315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화성밸브(039610)(-26.04%), 넥스틸(092790)(-15.83%)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12.62%) 등이 약세를 보였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 무산 가능성도 커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종목으로 꼽혀온 하나금융지주(086790)(-6.67%), KB금융(105560)(-5.73%), 신한지주(055550)(-6.56%), 삼성화재(000810)(-4.94%) 등 금융주도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인 비에이치아이(083650)(-17.85%), 우진엔텍(457550)(-15.65%), 두산에너빌리티(034020)(-10.17%) 등도 하락했다.
- 공사비 갈등에 뒷짐진 정부…17만가구 조기착공 차질 불가피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정부가 정비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공사비 문제를 사실상 방관하면서 8·8 부동산 대책에서 약속한 서울과 수도권의 정비사업 조기 착공 약 17만 가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주택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것은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인데 정부는 안전진단이나 조합설립 관련 규제 완화에만 힘을 쏟으며 헛발을 짚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이런 상황에선 최근 발표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3만 6000가구의 조기 착공도 불투명해 보인다.◇연달아 실패한 공사비 중재 대책3일 정비업계 및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8·8 대책에서 정비사업장 공사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지원단 인력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검증 단지 수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검증을 지원한 단지 수는 지난해 총 30건이었는데, 올해는 11월까지 29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력도 늘지 않았다. 정부는 또 공사비 갈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조합과 건설사 간 분쟁 빈도가 높은 마감재 종류·수준·비용 등은 입찰참여 시부터 건설사가 상세히 제시해 공사비 증액 검증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이를 이행하는 건설사들은 없다. 올해 초에는 공사비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도입하며 분쟁을 줄이고자 했으나, 이 역시 권고 사항이어서 채택하는 사업장도 없고 시장 반응도 회의적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강남·목동 아니면 안전진단 통과해도 사업 진행 안 돼공사비 갈등 중재 대책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서울에선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만 무더기로 쌓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안전진단 통과 문턱이 낮아지면서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은 총 101개 단지(11만 5286가구)다. 하지만 이중 조합 설립이 진행된 곳은 강동구 고덕 주공9단지(1320가구) 단 한 곳이다.그나마 조합 설립이 추진되는 곳은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와 강남, 서초구 정도뿐이다. 이 지역들은 주변 시세가 높게 형성돼 공사비가 오르더라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단 저렴해 미분양 우려가 적은 지역이다.목동도 사업 진행이 더디다 그나마 50층대에서 40층대로 재건축하기로 합의해 공사비 부담이 줄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서초구 삼풍(2390세대)아파트는 재건축을 조합방식으로 할지 신탁방식으로 할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어 확정되면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하고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고 해도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마포구의 도화우성(1222가구)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현재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의 움직임도 없다. 매물은 있지만 웃돈이 붙어 거래도 되지 않고 있다. 노원구, 도봉구는 지난해부터 총 32개단지(4만 7475가구)가 무더기로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분담금 문제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국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변 시세가 높은 강남지역의 경우 공사비가 비싸져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싸서 재건축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들은 원자잿값이 워낙 높아진 이후로는 공사비 갈등없이 진행되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조기 착공 한다던 1기 신도시 재건축도 ‘불투명’ 이런 상황에선 8·8 부동산대책의 또 다른 핵심 주택 공급 대책인 1기 신도시 정비사업도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가장 먼지 진행한 선도지구 3만 6000가구를 선정하고 2027년 조기 착공하겠다고 했다. 또 2035년까지 추가 선도지구를 선정해 1기 신도시에 총 10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공사비 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정비사업을 감당할 조합도 시공사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사업성이 좋을 것으로 보는 성남시 분당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신도시(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는 노후화된 도시임에도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안전진단이나 조합설립 규제 완화로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기엔 역부족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분당을 제외한 나머지 1기 신도시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선 추가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당연히 공사비 문제도 풀어야 하지만, 도시 자체 활력을 불어넣을 산업 단지 등 추가 정책도 나와야 한다”며 “특히 안전진단 후 사업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재초환 폐지, 재건축·재개발특례법 마련과 건자재가격 안정대책, 시공-시행사간 분양가 분쟁조정위 적극 활용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3가구 중 한 집 '1인 가구'…소비 감소에 내수도 '흔들'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급증하고 있는 국내 ‘1인 가구’가 주거비와 취업난 등에 소비를 줄이며 경제 전체의 소비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세 가구 중 하나가 나혼자 사는 1인 가구로, 이들은 소비 지출도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1인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3집 당 1집 은 1인가구 …점점 늘지만 경제여건은 취약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5.5%로, 가구원 수 기준 가장 높다. 증가 속도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매우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는 청년과 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 비중에서 40대 이하는 35.9%, 60세 이상은 36.4%를 기록했다. 1인 가구 수 증가율을 인구요인과 비인구요인으로 나눠보면 20~30대는 비인구요인이, 60대 이상에서는 인구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경제 형편은 대체로 다인 가구에 비해 취약한 모습이다. 2023년 중 1인 가구의 약 70%가 연소득이 3000만원에 미치지 못했으며, 균등화 소득 기준 1인 가구(2606만원)의 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3950만원)에 비해 34.0% 낮았다. 1인 가구 순자산은 2023년 기준 1, 2분위(전체가구기준분위) 비중이 각각 45.1%, 26.9%로 나타나는 등 대부분이 전체 가구 중 하위 50% 내에 분포하고 있다. 1인 가구의 균등화 순자산은 1억 6000만원으로 전체 가구 2억 8000만원의 59.0% 수준에 불과하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 1인 가구는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컸으며, 고령층 1인 가구는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펜데믹 이후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여타 가구보다 더 크게 약화되면서 경제 전체의 소비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서울 성동구 1인가구지원센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1인 가구의 경제적 행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결혼에 대한 인식과 인구구조 등의 변화로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도 지난 10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23년 기준 전체 소비지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전체 소비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 가구의 소비성향 둔화는 우리 소비의 구조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 약화는 이들의 소득·자산 등 경제 형편이 취약한 상황에서 팬데믹 기간 중 △주거비 상승 △생활비 부담 증가 △임시·일용직 중심 고용 충격 △위기에 따른 소득 충격 등의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내수 살리려면 청년층 주거비, 고령층 빈곤대책 필요”한은은 내수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이들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책 대응 측면에서는 연령대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높은 주거비 부담 해소를 위한 주거 안정 대책이 절실하며, 고령층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열악한 소득과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빈곤 대책이 우선시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1인 가구만을 위한 지원은 저출생 정책과의 상충 등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과장은 “영국 등 해외 사례처럼 전체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정책 틀 안에서 1인 가구 문제를 균형감 있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취약계층 지원책 마련 시에는 비용·편익 분석을 철저히 해 비용 대비 달성하고자 하는 편익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국의 경우 1인 가구에 대한 별도의 정책을 마련하고 있진 않지만, 공공임대주택, 취약계층 보호주택 등과 같은 사회보장 및 안전망 제도를 통해 1인 가구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혼, 사별, 실직 등에 대응해 2000만파운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외로움(loneliness) 대응전략’을 가동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과 연대성 제고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 日, 기업 실태 반영해 시장 구분하니 외국자본 봇물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본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를 벗어난 배경으로 밸류업(Value-up) 정책 일환이던 도쿄증권거래소(TSE) 구조개혁이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일본시장을 코스닥 구조개혁 벤치마크 사례로 삼은 배경이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은 니케이(NIKKEI) 주가지수상승률에 일본 경제변수 및 정책변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을 진행한 결과, 기업지배구조 및 세제 개선과 더불어 기업공개(IPO) 제도와 상장폐지 제도 개선 등 거래소 구조개혁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금액 기준 31.8%로 비교 가능한 1970년대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Tokyo Stock Exchange) 구조개혁은 지난 2022년 기존 5개(1부, 2부, 마자스, 스탠더드, 그로스)로 구분된 시장을 3개(프라임, 스탠더드, 그로스)로 축소한 개혁을 말한다. 기존 1·2부의 경계가 모호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배정하는 ‘승강 구조’가 핵심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당시 일본 주식시장이 기업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당시 1부 시장은 소형기업도 난립했다. 미국의 나스닥(1500개)과 유럽증시(300~500개)의 상장기업 수를 훌쩍 뛰어 넘는 2177개 기업이 상장되어 있었고, 1부 시장에 상장되어 있단 이유로 소형주의 고평가 문제도 제기됐다. 프라임 시장은 엄격한 상장 기준(기업 거버넌스, 유동성, ESG 기준, 영어 공시 등)을 설정해 국제적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쿠로누마 에츠로(Etsuro Kuronuma)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 교수는 “자본비용 및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도입하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개선하도록 요구받아 경영진의 의식제고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로스 시장 상장기업의 14%만 대규모 공모를 통해 자금조달에 성공,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으로 자금조달 문제가 나타났다. 아울러 프라임 시장 상장 유지 조건도 까다로워 추가 개선 계획 제출 부담 등도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일본 주식 시장이 장기침체에서 탈피한 것은 기업 체질 변화가 가장 직접적 동인”이라며 “중장기적 시각에서 거버넌스 개혁과 기업체질 변화가 맞물릴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천장 찍은 아파트 분양가, 내년엔 더 뛴다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인건비 상승 등 여파로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 시공 기준까지 높아지면서 분양가는 더욱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 9000원으로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9월 569만 2000원 대비 1.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13.05%나 오른 수준이다.서울도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상승폭은 더욱 가팔랐다. 지난달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420만 3000원으로 전월 대비 6.13% 상승하고, 1년 전보다는 45.76% 급등했다. 이를 3.3㎡(1평)당으로 환산하면 전국 분양가는 1903만 8000원, 서울 분양가는 4695만 2000원이다. 지난해 서울에 국민평형(33평) 집을 분양하는데 평균 10억 6095만원이 필요했다면 올해는 15억 4935만원이 필요한 셈이다.내년에도 이러한 분양가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는 129.76으로 전월 대비 0.79% 올랐다. 지난해(128.33) 대비 1.11%, 2022년(124.21)과 비교해서는 4.46% 증가한 것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증가, 환율 급등, 자원 외교주의 등 요인이 복합돼 원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중동 전쟁 격화 등 더욱 심화하는 국제정세 불안은 원자재값 및 공사비 상승요인으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세 강화도 공사비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철강 등 일부 수입품목의 원가 상승과 함께 국내 산업 전반 수입품에 대한 수입 물가도 상승할 것”이라며 “환율 상승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공사비를 올리고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공사비 하락요인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공사 원가의 46%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상승도 두드려졌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중노임단가는 27만 4286원으로 2021년 9월 대비 16.31% 상승했다. 정부의 안전 및 근로시간 규제 강화와 노동자들의 건설업 기피 현상으로 인력 부족이 심화한 영향이다.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각종 아파트 건축 규제까지 추가되며 분양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민간아파트는 내년 6월부터 30가구 이상 단지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된다. 이 제도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성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정도를 총 5단계로 평가한다. 대한건축학회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건축물 최소 등급인 5등급을 충족하려면 공사비는 기존 대비 26~35%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별도 공간이 필요한데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값비싼 자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1등급 인증을 위해서는 기존 공사비의 2배에 달하는 공사비 투입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강화되는 층간소음 규제도 공사비 상승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정부는 층간소음 사후 점검에서 기준치에 미달하는 아파트에는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고, 관련 규제 강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는 건축물 설계 시 층간소음 저감을 고려한 구조를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법안까지 발의되며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새 건축 규제에 발맞추려면 그만큼 인력과 자재 투입을 늘려야 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비용도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공사비 상승과 규제 추가 영향으로 내년에도 분양가를 더 올리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정부의 취지는 공감하나,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주택 공급 발목을 잡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적정한 수준의 규제와 더불어 인센티브 확대에 대한 논의도 함께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