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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는 늘 반복된다
  • [김유성의 금융CAST]금융사고는 늘 반복된다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최근 금융 업종에서는 핀테크, 다시 말하면 빅테크라고 불리는 IT업체들이 운영하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변되는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게 가장 큰 요인이긴 합니다. 물론 정부 당국이 일일이 법을 제정해 이들을 옥죄는 건 아닙니다. 기존 금융사를 대상으로 제정했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을 핀테크 플랫폼에 동일하게 ‘엄격히’ 적용한다던가, ‘수수료를 낮춰라’라면서 정치권이 핀테크 플랫폼에 압력을 가하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좀 엄격해진 분위기입니다. 이런 규제 움직임은 왜 일어날까요? 은행이나 보험사, 카드사 등 빅테크들에게 영역을 침범당한 기존 금융사들이 ‘동일 규제 동일 서비스’ 원칙을 내세운 것도 있지만, 실은 ‘과거에 있었던 여러 일들에 대한 학습 효과’도 암암리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까이로는 머지포인트 사태, 멀리로는 1990년대 외환위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003년 카드사태나 2010년 저축은행 사태, 2019~2020년 DLF 사태처럼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금융 사고도 있습니다. 최근 핀테크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앞선 금융 사고의 트라우마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진흥도 좋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높아졌을 정도로 이들 핀테크 플랫폼이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플랫폼의 사업 확장을 ‘가자미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금융 선배들의 과오가 분명 있는 것입니다. ◇금융 완화 뒤에 꼭 뒤따르는 사고 인간의 탐욕은 무한 확장성을 갖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앉아서’ 돈을 버는 금융이야말로 이 같은 욕망이 끝없이 펼쳐지는 공간입니다. 적절한 제어가 없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990년대 초중반은 1945년 해방 이후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우리의 생활 수준은 높아졌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올라갔습니다. 어느덧 잘나가는 선진국의 기준에 우리의 식견을 맞추려는 노력도 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우리 문화는 창달했고 우리 스스로 시각 또한 수준 높아집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등 새로운 형태의 아티스트들이 나타난 것도 우리 수준의 향상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개발독재 시대 때 마련됐던 경제 사회 틀도 바뀌게 됩니다. 금융은 이중 하나입니다. 이전까지 은행의 금리는 정부가 쥐고 앉아서 결정하곤 했습니다. 정부가 나서 자본 등을 효율적으로 나누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출 대기업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비교적 낮은 금리의 대출을 몰아 주려고 했습니다. 이에 못 미치는 중견·중소기업은 사금융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돈이 귀하다는 것은 은행의 문턱이 높다는 것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리의 대출을 내주는 은행이 ‘갑’, 그 돈을 받아야 하는 기업이 ‘을’이 되는 것입니다. 자연 ‘꺾기’ 등이 은행 창구에서는 횡행했습니다.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다보니 그 안에서 암시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돈이 모자르다’ 아우성 치는 기업들을 위해 정부는 조금씩 금융을 완화해줍니다. 우리도 클 만큼 컸으니 세계적인 금융규제의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입니다. 때마침 해외 자본의 유치 필요성도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1970년대 사금융 양성화하기 위한 시도를 했고 1990년대에는 단기자금금융회사를 종합금융사 등으로 전환시켜 줍니다. 이들 중 일부는 1금융권 은행이 되기도 합니다. 보다 많은 대출을 기업들에게 해주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때마침 1990년대 고속성장을 하고 있었던 때라서 기업들의 차입 경영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자료 : 한국은행 2000년대 이전까지 한국은 10%내외의 고속성장을 했다. 급속히 경제 성장을 하는 와중에 기업들은 자금 부족에 시달렸고 비싼 금리를 주고 사금융을 이용해야 했다.이 즈음 종합금융사들은 저리의 싼 단기 외채를 들여와 기업들에게 장기 대출을 해줍니다. 이 같은 형태의 대출 사업은 높은 금리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만기 불일치에 대한 리스크가 큽니다. 단기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해당 금융사에 상환 압력을 가하거나 더 이상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으면 자칫 부도가 날 수 있습니다. ‘설마 큰 일이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신참 금융사들은 위험한 ‘돈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설마했던 큰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불어닥친 외환위기입니다. 이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결국 단기외채를 연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달러 유출이 되면서 한국은 외환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당시 당국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막을 만한 위기’로 여겨졌지만, 국내외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외환 위기로, 다시 경제 위기로까지 이어집니다. 규제 완화와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등장이 기업 등 각 경제 주체들의 호황을 이끌었지만, 대외적인 위기를 간과하고 있다가 호되게 당한 것입니다. (외환위기 원인에 대한 분석은 참으로 많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자본 유출, 내부적으로는 방만한 기업들의 차입 경영 등이 있습니다. 정부 당국도 우왕좌왕하면서 위기를 더 키웠습니다.) ◇카드 사태와 저축은행 사태 2002~2004년 이어진 카드 사태도 규제 완화와 카드라는 새로운 결제 매체의 대중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바닥을 쳤던 경기가 살아나는 경기 상승기였고, IT 기술의 발전은 카드 결제와 처리 과정을 간소화시켰습니다. 탈세를 막기 위한 정부의 카드 사용 장려도 한몫했습니다. 카드 사용 대중화를 위한 장려를 했던 것이지요. 자료 : 이미지투데이그런데 외상도 빚이라는 개념이 자리잡혀 있지 않았던 때라, 신용 불량자가 양산됐습니다. 현금서비스 등 카드론 등 고리의 단기 대출을 쓰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이를 더 부추겼습니다. 대학생들까지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지경에 이르면서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결국 카드사의 부실이 쌓이게 됐고 신용불량자가 400만에 육박하게 됩니다. 몇몇 카드사들은 정리 수순에 들어갔고 많은 사람들이 파산의 지경에 이릅니다. 뒤늦게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습에 들어갔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이보다 늦지만 저축은행 사태도 있습니다. 정부는 1금융권을 이용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저축은행을 키웁니다. 상호저축은행에서 ‘상호’까지 떼는 것을 허용해줍니다. 정부의 이런 기대와 달리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 무리한 투자를 합니다. 고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안의 여러 모럴 헤저드가 있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국내 부동산 경기가 차갑게 얼어 붙으면서 저축은행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됐습니다. 상당수 저축은행은 부실화됐고 ‘저축은행 사태’로까지 이어집니다. 수많은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DLF와 사모펀드 사태 DLF와 사모펀드 등도 어쩌면 정부의 금융 완화 정책과 맞닿아 있습니다. DLS가 모여 펀드 형태의 상품인 DLF는 2019년 독일 국채 금리의 급락이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사모펀드 사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 완화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하나의 예가 됩니다. 규제 완화와 새로운 금융의 등장, 그리고 조정능력의 상실이 금융 정책 신뢰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모펀드는 1998년 자산 운용 및 공시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등장합니다. 2004년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도입됐고 2009년에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나옵니다. 이때까지 사모펀드는 돈 많은 자산가들이나 전문 투자자들이 모여 하는 소수의 금융 상품이었습니다. 보통 자산가로는 참여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2015년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에 따라 인가제 규제가 등록제로 바뀝니다. 일반 투자자들의 최소 투자금액이 하향되면서 운용 규제도 완화됩니다. 서민들이 다가가기에 여전히 문턱이 높지만 억 단위 현금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참여할 수 있게 문호가 넓어진 것입니다. 이런 사모펀드의 활성화는 은행과 증권사 등 당시 금융사들의 수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정기예금만으로는 자산가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불었던 공모펀드(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 펀드) 열기도 시들해지는 시점에서 ‘고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상품이 필요했던 때입니다. 세계적인 금융펀드를 키워보겠다는 당국의 의지와 수익률 높은 상품이 필요했던 금융사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사모펀드와 관련된 규제가 대거 풀립니다. 실제 이들의 생각은 2019년까지 잘 맞아갑니다. 해외 부동산과 건물, 호텔 등 각종 대체 자산들에 투자를 하면서 꽤 높은 수익을 자신들의 고객들에 안겨줍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그러나 2019년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실제 하반기에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집니다. 안전 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독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있는 독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이어집니다. (이자율에서 조금 손해를 봐도 독일 국채를 확보하겠다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외부적인 변화를 내부 투자자와 금융사들은 예상을 못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잘 되어 왔으니 앞으로도 잘 될꺼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라임펀드와 DLF 등에서 큰 손실을 일으킵니다. (주식이었으면 손절이라도 했을 터인데, 사모 형태의 펀드 상품이다보니 쉽게 환매도 어려웠습니다.) ◇지금 우리가 키우고 있는 새 금융서비스는?앞서 사례를 놓고 ‘성급한 일반화’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새로운 기술의 발달 혹은 대외적인 변화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출현하게 됩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까지 담기게 되면 새 금융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합니다. 문제는 ‘경험해보지 않은 미래 리스크’입니다. 1990년대 이후 2010년대, 2020년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는 늘 나타났고, 그때마다 정부는 뒤늦은 규제와 관리·감독을 했습니다. 이후 정책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신기한 점은 매번 이런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머지포인트 사태가 예입니다. 물론 머지포인트 사태는 앞서 일어난 금융 사고와 비교해보면 피해 규모가 적은 축에 들어갑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 당국의 매번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은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시계열 순으로 봤을 때입니다.)나라가 거의 망할 지경까지 갔던 외환위기를 호되게 겪고, 미국 금융자본주의 폐단이 드러났던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우리 안에서도 ‘내성’이 생겨가는 것 같습니다. 그 당시는 너무나 아팠지만, 지나고 나면 ‘항체’가 생긴 것처럼요. 최근 들어 새롭게 생겨난 금융 서비스가 있다면 또 무엇이 있을까요? 현 정부에서 출범해 급속 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들어갑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되면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 금융 기업들이 나올 것입니다. 앞으로 몇년 뒤 이들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몇년 뒤 이들 금융 서비스도 새로운 위기의 도화선이 될까요? 아니면 이번 만은 안전하게 잘 지나갈까요? 금융 당국과 업계는 이 어려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2021.09.18 I 김유성 기자
굳게 잠긴 문…은행들 "실명 계좌 발급 글쎄
  • 굳게 잠긴 문…은행들 "실명 계좌 발급 글쎄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 기한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미 실명계좌를 확보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이외에는 추가로 은행과 제휴 계획을 맺는 거래소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도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 계획이 당장은 없는 상황이다. JB금융의 전북은행만이 몇 군데 거래소 실사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제휴를 맺을지는 미지수다. 전북은행은 이미 여러차례 핀테크들과 협력 사업을 벌인바 있다. 지난해까지 P2P금융 대표 업체인 피플펀드와 중금리 대출 분야에서 협력했고, 올해는 네이버파이넨셜과 사업 제휴에 합의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에서도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전북은행이 LG CNS에 의뢰해 지난 2013년 구축했던 시스템은 2017년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며 썼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앞선 전례로 봤을 때 전북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 협력을 통해 IT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전북은행은 여전히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해 확인해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몇몇 가상자산 거래소를 실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실명계좌인증 제휴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료 : 업계다른 은행들은 아예 선을 긋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지난해 대출사업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업비트와 실명계좌인증 제휴를 맺은 것일 뿐, 이 사례를 다른 은행들에게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제적인 자금세탁 범죄에 연루돼 해외 영업망 일부가 막히기라도 한다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제휴를 통한 실익이 리스크보다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렇다고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완전 등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수탁은행’ 개념으로 디지털자산을 보관해주는 사업까지는 관심이 높은 편이다. 지난 7월 우리은행은 암호화폐뿐 아니라 NFT와 같은 복사가 불가능한 디지털자산을 보관해주는 커스터디(수탁)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세번째다. 은행 고유 업무인 수탁 사업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발을 담그겠다는 의도다. 커스터디는 디지털 자산을 ‘보관’만 해주는 데 책임이 있어 거래소의 안전성을 사실상 보증하는 ‘실명계좌 발급 제휴’ 보다 은행이 져야 하는 리스크가 적다. 이런 분위기 탓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정책적 지원이 나오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조직과 인력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FIU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 관리·감독 및 제도 개선, 자금세탁 방지 등의 법정 사무 업무를 전담한다. 이 업무를 전담할 ‘가상자산검사과’도 신설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1.09.16 I 김유성 기자
'아이폰13 vs 갤럭시 플립'…뭐든 고가폰 부품株는 좋다
  • '아이폰13 vs 갤럭시 플립'…뭐든 고가폰 부품株는 좋다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이어 애플이 바로 신제품 ‘아이폰13’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신상 경쟁이 치열해지자 증시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와 폴더블폰이 고객 충성도가 높은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일은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고가의 하이엔드(최고급)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두 회사 모두 유리한 지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르고 있는 반도체 가격 상승분을 스마트폰에 전가시킬 수 있는 능력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고가폰에 쓰이는 부품주(株)는 어디에 납품하느냐에 관계없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아이폰13 출시…내년 초 갤럭시22와 경쟁애플은 한국시간 15일 새벽 2시쯤 신제품 아이폰13을 발표했다. 카메라 렌즈 대신 이미지 센서 자체를 안정화시켜 동영상 촬영 시 흔들림을 보정하는 센서 시프트 등 새 기능이 추가됐지만, 전반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도 기본이 799달러, 프로가 999달러로 아이폰12와 동일하다.애플 주가는 이날 0.96% 하락했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011070)도 이날 5.05% 하락했다. ‘뉴스에 팔아라’라는 시장 격언에 따른 셈이다. 다만 애플의 하락 폭이 크진 않은 점은 애초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폰12가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던 점도 부담으로 언급됐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폰12 판매량이 10개월 누적 기준 1억5000만대에 근접하고 11 시리즈의 1억1000만대(12개월 기준)를 30% 내외 초과했다”며 “교체주기를 감안하면 13 시리즈가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갤러시 시리즈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폴더블폰인 플립3와 폴드3는 품귀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플립3가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릴 폴더블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8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스마트폰용 폴더블 패널의 올해 출하량이 1038만8000개로 예상되는데 비해 지난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13억대다. 아이폰13은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22와 견줘봐야 하는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폰13은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전작과 비슷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생각보다 조용한 느낌”이라며 “그러나 iOS란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고객들을 묶고 있는 애플은 이번에도 안정적인 프리미엄폰이란 입지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초 갤럭시22가 출시된 뒤에야 갤럭시와 아이폰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어, 점유율 싸움은 지켜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 비싸고 좋은 아이폰·갤럭시로 가는 선순환갤럭시22가 출시된 후의 아이폰과 갤럭시의 점유율 경쟁 결과를 미리 예견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양사 모두 적어도 내후년까지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우선 코로나19 때 피해 업종이었던 스마트폰이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시장분석기관 카날리스(canalys)는 작년 팬데믹으로 스마트폰 출하량 7% 감소했던 것이 올해 12% 증가하며 14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은 한정된 가운데, 지난해 원격수업, 재택근무 의무화로 노트북, 태블릿 등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은 구매 후순위로 밀렸다”라며 “공급 측면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베트남, 인도에 스마트폰 공장이 몰려 있었는데, 위드 코로나가 되면 스마트폰은 피해에서 수혜 업종으로 뒤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하이엔드폰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선 상승 중인 비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스마트폰에 전가시켜 마진을 유지하거나 혹은 올릴 수 있는 형태는 하이엔드다”라며 “현재 모델을 팔아 번 돈으로 더 좋은 사양의 폰을 만들기 위해 투자해야 제품 가격도 올릴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과 삼성은 거의 유일하게 평균판매단가(ASP)가 최근 올라가고 있는 기업으로, 하이엔드폰을 만들어 팔 능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단 점에서 양사 모두 적어도 2023년 사이클까지 성장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반도체 가격을 20% 올리기로 했다. 5G 전환기까지 겹쳐 스마트폰의 생산비용은 증가하는 구조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500달러 이상의 고가폰을 팔아야 마진을 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의 말대로 2019년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ASP는 되레 하락 추세다. 아이폰과 갤럭시는 점차 고급화되고 있고,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단 얘기다. 이는 더 많은 신기술을 집어넣으면서, 비싼 ‘아이폰14’와 ‘갤럭시23’이란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갤럭시와 아이폰에 연동된 부품 공급사들의 실적과 주가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폴더블 폰과 갤럭시22의 판매는 최근 삼성전자(005930)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 중 하나로 중요한 포인트”라며 “애플은 중국 등에서 탄탄한 점유율을 확보하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할 것이고 갤럭시는 인도, 남미, 유럽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양강구도가 기대되면서 어느 회사냐에 관계없이 부품 업체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1.09.15 I 고준혁 기자
취약계층·농가 `윈윈`인데…예타 문턱 못 넘은 농식품 지원사업
  • 취약계층·농가 `윈윈`인데…예타 문턱 못 넘은 농식품 지원사업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임산부나 초등학생, 저소득층 등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한 취약계층 대상으로 국산 농산물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들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날 처지에 놓였다.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편성하는 과정에서 시행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의 문턱을 넘지 못한 탓이다. 사업 방식 개편이나 국회 협의 등을 통해 부활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 취약계층 농산물 공급 중단은 불가피해졌다.◇570억원대 지원사업, 내년 정부 예산안 반영 불발15일 정부에 따르면 △농식품 바우처(바우처)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꾸러미) △초등학교 돌봄교실 과일 간식(과일 간식) 등 3개 사업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요청한 사업들의 예산은 바우처 157억원, 꾸러미 196억원, 과일 간식 217억원 등 총 570억원 수준이다.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견본. (사진=농식품부)바우처는 저소득층의 식습관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에게 카드 충전 형태로 한 달에 4만원(1인가구 기준)을 지원하고 채소·과일·우유·달걀(계란) 등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9개 시·군·구 2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89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집행 중이다.미래세대 건강을 위해 임산부에게 한 달에 한 번, 연간 48만원 규모의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보내는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올해 지원 대상은 서울·경기 등 11개 지역 8만명이다.과일 간식은 2018년부터 초등학교 돌봄교실 이용 학생 대상으로 진행 중인 시범사업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환경 또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과일 150g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24만명 대상으로 72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이들 사업은 먹거리 취약계층의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국산 농산물의 소비 증진을 도모하는 공통점이 있다. 농업의 저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약·화학비료 사용이 적은 친환경 농산물 재배를 활성화한다는 효과도 있다. 사업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꾸러미사업의 경우 맘카페·블로그 등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가정에 머무르는 임산부를 더 지원하기 위해 사업대상을 지난해 4만5000명에서 올해 3만5000명을 추가로 늘리기도 했다. 과일 간식은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의 91%, 학생 85%가 만족했으며 학생들의 국산 과일 섭취 선호도가 5.8% 증가하는 등 식습관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재정당국 “사업 규모 커져…타당성 검증해야”농식품 지원사업이 내년 줄줄이 예산 편성에 실패한 이유는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내년 본사업이 무산되면서 시범사업 또한 편성이 불발돼 사업의 연속성도 차질을 받게 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바우처·꾸러미사업은 예타를 받기 위한 예타 대상 심사 과정 자체에서 탈락해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평가 받지도 못했다.바우처사업은 복지사업으로 분류돼 복지제도 중복성 등을 평가하는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심의를 먼저 받도록 하라는 재정당국 지침에 예타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꾸러미사업의 경우 1년 간의 성과만 갖고 예타를 진행하기 어렵단 이유로 심사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과일 간식사업은 조건부로 예타를 통과한 상태로, 조건을 충족할 경우 내년 예산 편성을 시도할 예정이다.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일 공급) 단가 인하나 학교·학생 등 수요자들의 의견 반영, 공급 방식 개선 등의 조건이 달렸는데 해결이 불가능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재정당국, 국회와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농업계에서는 국산 농산물 판로 확보 차원에서라도 관련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최범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유통·소비 전(全)과정에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국산 농축산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취약계층 농식품 지원사업이 본격화하면 고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잠재 소비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는 지출 부담이 큰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사업이 한번 편성되고 나면 고정 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일례로 과일 간식의 내년 예산 217억원은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6학년만 대상으로 한 것인데 추후 전 학년 확대 시 단순히 더해도 1000억원 이상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식품 지원) 시범사업이 (본사업 전환 시)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사업 계획 등이 예타를 통과해야만 한다”며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만큼 심의 과정에서 (시범사업 편성 등) 국회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09.15 I 이명철 기자
외국인, 역대급 매도세에도 보유금액 늘어난 이유는?
  • [뉴스+]외국인, 역대급 매도세에도 보유금액 늘어난 이유는?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증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24조원 이상 순매도를 보였고,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순매도금액은 이미 31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연간 순매도 규모를 이미 27%나 넘어선 것이다. 역대급 매도에도 외국인 주식보유액 늘었다 왜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 때문에 외국인의 한국주식내 보유비중은 팬데믹 직전인 팬데믹 직전인 지난해 2월 33.7%에서 지난달(8월)엔 28.2%로 5.5%포인트나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한국증시에서의 주식보유금액은 전년 말 대비 4.4% 늘어난 797조89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대비로는 34.5%나 증가한 수치다. 대체 왜 그럴까?[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통계가 작성된 1998년 6월 이후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한달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13조45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두번째는 넉 달전인 지난 5월에 기록한 10조1670억원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외국인 월별 순매도 최대금액은 2007년 8월 기록한 9조1770억원이었다. 당시엔 미국발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한 달간 폭락했던 시기다. 이는 1998년 6월부터 외국인 투자동향 데이터가 작성된 이후 지난해 3월 이전까지 22년간 최대치였다. 지난 8월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7조8160억원으로 팬데믹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의 한국주식 보유금액은 797조8950억원으로 전월(811조80억원)대비 1.6%가량 줄어드는데 그쳤다. 외국인들은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한국주식 비중 축소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보유금액은 2019년말 593조1910억원에서 2020년 말 764조3290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 6월 말엔 842조3400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팬데믹 직전인 지난해 2월(545조670억원)에 비해서도 46.4%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주가가 더 크게 상승하며 외국인의 주식 보유평가액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실제로 지난해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 속에서도 동학개미운동 등에 힘입어 G20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연저점(1458)에 비해선 97.1%나 급등한 수치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종목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은 더 도드라진다. 실제로 외국인은 한국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전자(005930) 지분을 51.61% 보유(8월 말 기준)하고 있다. 8월 말 주가(7만6700원)기준 시가총액은 457조8820억원으로 외국인 보유금액은 236조3129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8만1000원)에 비해선 5.3%가량 하락했지만, 2019년 말(5만5800원)에 비해선 37.5% 상승했다. 2019년 말대비 늘어난 시가총액만 124조7680억원 규모다.삼성전자우(005935)선주 역시 8월 말 현재 외국인 보유지분율은 75.21%에 달한다. 8월 말 종가(7만800원)기준 시가총액이 58조2604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선 2조3000억원가량 줄었다. 하지만 2019년 말(4만5400원)에 비해선 무려 20조9000억원이상 증가했다. 시가총액 증가율로 따지면 55.9%에 해당한다. 네이버(035420)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56.77%인데, 드라마틱한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8월 말 네이버 시가총액은 72조1116억원 규모로 외국인 지분율을 감안한 보유금액은 40조9377억원 수준이다. 네이버 주가는 2019년 말(18만6500원)에 비해 무려 135.4% 올랐고, 지난해 말(29만2500원)에 비해서도 50.1%나 급등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처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국인 매도금액도 예전보다 늘어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21.09.15 I 김재은 기자
규제 무풍지대는 배터리·수소뿐?
  • 규제 무풍지대는 배터리·수소뿐?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증시를 흔들자 친환경 관련 주식으로 자금이 쏠리는 모양새다. 개인 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2차 전지와 수소 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차 전지업체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전일 대비 8.33% 오른 43만6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수소 탱크의 핵심소재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298050)는 9.57% 뛰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수소 운반용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롯데정밀화학(004000)은 0.22% 오르는데 그쳤지만 신고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일주일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코스피에서는 SK이노베이션,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 전지 관련주가 대거 포함됐다. SK이노베이션을 1100억원 갸랑 순매수했고 삼성SDI는 855억원어치 사들였다. 효성첨단소재도 7400억원어치 순매수해 일주일간 코스피 매수 상위 7위에 올려놨다. 에코프로비엠 순매수 규모는 1500억원어치로 코스닥 1위였다. 외국인은 OCI, 롯데정밀화학, 코오롱인더 등 화학주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규제 리스크에 외국인이 눈을 돌린 곳은 결국 2차 전지·수소·탄소 중립 등 친환경 주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수소 관련주의 경우 최근 현대차그룹과 SK, 포스코가 공동의장을 맡는 수소기업협의체가 공식 출범하면서 수소경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정책적으로 정부가 수소 인프라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모멘텀까지 더해지면서 뜨거운 테마주로 부상했다. 반면 규제 직격탄을 맞은 플랫폼주는 대거 내다팔았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NAVER가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 매도상위 1~3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청소년 게임 규제에 나선 여파에 게임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2070억원, 1170억원어치씩 내다팔았다. 리오프닝 관련주인 아모레퍼시픽도 14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월 국정감사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핀테크를 넘어 이커머스, 택배, 모빌리티로까지 규제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규제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와 친환경 테마 및 안정적인 배당 테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1.09.15 I 김겨레 기자
공정위 제재에도 기기OS 영향 제한적…구글갑질방지법은 ‘탄력’
  • 공정위 제재에도 기기OS 영향 제한적…구글갑질방지법은 ‘탄력’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구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2074억원 과징금 부과 조치는 향후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업계에선 당장 이번 제재가 국내 생태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전 세계 운영체제(OS)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다, 각 제조사들과의 협업 범위도 넓어 공정위 제재 자체만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현재 전 세계 OS의 8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번 공정위 제재로 당장 무언가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론 보지 않는다”며 “다만 이번 제재로 향후 구글이 제조사들에게 일정 부분의 자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기대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구글은 어느 사업 분야를 봐도 다 연결돼 있어 오히려 이번 공정위 제재에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규제 흐름 속에서 공정위의 구글 규제는 분명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 제재 사례가 해외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글 독과점 관련 판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독과점 이슈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해외 각국에서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며 “한국에서의 과징금 제재가 해외의 판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공정위 제재에 따른 당장의 변화가 없더라도 흐름의 변화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입법·시행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구글갑질방지법)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전반적인 구글 갑질 규제와 맞닿아 있다. 또한 공정위도 구글에 대한 추가적인 심사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변화의 여지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구글 등 거대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단순 규제의 경우 실효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 업체들로 하여금 자체적인 상생 방안을 만들도록 지속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09.15 I 김정유 기자
꽃배달 접고 두 자녀 퇴사…업계 "카카오안 환영, 플랫폼 무차별 규제마라"
  • 꽃배달 접고 두 자녀 퇴사…업계 "카카오안 환영, 플랫폼 무차별 규제마라"
  • [이데일리 김현아 노재웅 기자] 카카오가 지배구조를 바꾸고 골목상권 논란 사업도 철수하겠다고 발표하자, 스타트업(초기벤처)들은 환영했다. 카카오가 내놓은 쇄신안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전략으로 바꾸기로 한 만큼 긍정적이라는 의미다.다만, 2013년, 2014년 네이버가 공룡 논란에 휘말려 20여개 서비스를 포기했을 때처럼, 선거철을 앞둔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카카오 리스크를 계기로 전방위적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독과점 논란에… 꽃배달 접고, 대리운전 수수료 업계 평균보다 인하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14일 발표한 ‘사회적책임 강화 방안’은 △택시업계와 상생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상생 △김범수 개인회사 사업목적 변경 등 크게 세부분이다. 택시 업계와 상생은 코로나19로 택시 기사들이 더욱 어려워진 시기에 급격한 서비스 변경은 대중들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택시 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프로멤버십)가격 인하(월 9만9천원→월 3만9천원)와, 대리운전 수수료를 업계 평균인 20%에서 0~20%로 바꾸는 것 등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사업 철수 역시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의 독과점 우려를 받아들인 결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해왔던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를 철수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꽃배달 외에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 협의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들은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카카오는 계열사들과 함께 5년간 3000억 원 규모의 파트너 상생기금을 마련한다. 상생기금은 대리운전, 택시를 포함해 플랫폼에 참여하는 다양한 공급자, 종사자들의 복지 증진에 쓰인다. 네이버가 공룡 논란에 휘말렸을 때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기 위해 만든 분수펀드의 현재 투자액(3200억 원)과 비슷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상생방안 이행과 더불어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B2B 분야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동 경험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되새기고, 업계 종사자분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데일리 DB)◇스타트업들 “카카오 상생안 내놨으니 전방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늦춰라”스타트업들은 카카오의 쇄신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카카오가 상생안을 내놓은 만큼, 정부와 정치권도 전방위 온라인 플랫폼 규제보다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경쟁 촉진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 중에서 시장에 혁신을 주는 것도 있지만 독과점으로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는 것도 있다”며 “이번에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상생안이 마련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카카오 리스크를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 자체를 규제하려고 하면 오히려 시장의 혁신이 저해되고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카카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전략으로 바꾸고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기로 한 만큼 정치권도 시장에 개입하기 보다는 플랫폼 경쟁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런 시각은 얼마전 청와대가 밝힌 플랫폼 규제법 신중론과 맥을 같이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 “각계각층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국회와 함께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한 ‘갑질’ 규제 법안을 정기국회 입법과제로 처리할지 최종 검토 중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소위 ‘플랫폼 갑질 방지 법안’만 해도 7개에 달한다. 또 일정 규모 이상 되는 전기통신사업자에게는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케이큐브홀딩스, 가족회사 불명예 벗어나야이번 사회적책임 강화 방안과 별개로 김 의장은 자신이 2007년 설립한, 지분 100% 보유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 일하고 있는 아들과 딸을 퇴사시키기로 했다. 카카오 같은 혁신회사도 대주주 개인회사를 만들어 과거 재벌들처럼 절세나 승계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자, 의혹 해소에 나선 것이다. 당초 김 의장은 두 자녀의 취업에 대해 홈스쿨링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교육 과정을 거친 이유로 세상과 부딪힐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케이큐브홀딩스에 취업시켰지만, 케이큐브홀딩스는 국민기업 카카오의 2대주주(11.26%)라는 점에서 논란이었다.빅테크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도 케이큐브홀딩스의 인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번에 케이큐브홀딩스의 사업 방향을 투자 대신에 인재 양성 같은 사회적 가치를 향상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 것도 같은 차원”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두 자녀의 퇴사뿐 아니라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배구조를 더욱 선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큐브홀딩스의 대표는 김탁홍씨로 가족이 아니지만 부인과 자신이 ‘기타 상무이사’로 돼 있고, 자녀 둘도 지금까지 이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등 임직원 5명 중 다수가 김 의장 일가였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케이큐브홀딩스는 2019년 배당수익 41억 원 중 카카오 계열사에서 들어온 수익은 12.6억 원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카카오 전체를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에 대해 현장 조사를 하면서 크게 들여다 보는 부분도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융업 정관 추가에 따른 금산분리 위반 혐의보다는 김범수 의장 친족회사의 공정거래법 신고 누락 혐의로 전해진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언론에 ‘사회적책임강화 방안’을 발표하기 전,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을 통해 계열사 임직원들과 새로운 경영 메시지를 공유하기도 했다.
2021.09.14 I 김현아 기자
구글·애플 강력 반발…방통위·공정위는 플랫폼 규제 더 강화
  • 구글·애플 강력 반발…방통위·공정위는 플랫폼 규제 더 강화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노재웅 조용석 기자] 모바일 앱과 운영체제(OS) 생태계의 반독점 지위를 남용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과 애플에 대해 우리 정부가 본격적인 ‘갑질 규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하지만 구글과 애플은 손해 보지 않는 ‘꼼수’와 소송전 대응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교묘히 규제 압박을 피해 가려는 태도를 보여, ‘글로벌 플랫폼 갑질과의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혁신 가로막아” 구글, 방통위에 소송 맞대응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삼성전자 등 기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변형 OS를 탑재한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쟁 OS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고 혁신을 저해한 혐의로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했다. 과징금 부과와 함께 기기 제조사가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포크 OS(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해 만든 OS)를 탑재할 수 없도록 한 ‘파편화금지계약’(AFA) 강제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도 내렸다.구글은 기기 제조사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전제 조건으로 AFA를 반드시 체결하도록 강제했다. AFA에 따르면 기기 제조사는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대해 포크 OS를 탑재할 수 없고, 직접 포크 OS를 개발할 수도 없다. AFA 전략에 따라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9년 97.7%(애플 iOS 등 라이선스 불가 시장은 제외)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했고, 수익을 창출하는 앱마켓 시장 점유율도 99%(2019년)로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었다.공정위는 이번 심의를 통해 스마트폰 OS 시장뿐 아니라 기타 모바일 시장(스마트TV, 스마트워치)에서도 구글의 갑질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013년 삼성전자의 스마트 시계용 포크 OS 방해(갤럭시 기어1), 2018~2019년 LG전자의 스마트 스피커용 포크 OS 출시 방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법원에서도 인정될 경우 삼성전자 등은 모바일 OS 사용에 대한 자유도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플랫폼 분야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남용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함으로써 향후 플랫폼 분야 법집행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 구글은 공정위의 결정에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다. 구글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이 전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갖는 중요성 및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간의 경쟁을 간과했다”며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눈부신 혁신의 원동력이 됐고, 국내 기기 제조사 및 앱 개발자들의 세계적인 성공을 가능케 했다. 공정위의 서면 의결서를 수령하는 대로 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정위가 시정명령의 적용범위를 해외까지 역외로 확장했을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이 자국의 경쟁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국가들에 대해서까지 공정위의 결론을 따르도록 강요한 것을 지적했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발적 조치 권고한 방통위, 안 될 땐 즉각 조사로 전환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갑질과 관련해서도 세계 최초의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국내 법망에 들어오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법 시행을 발표하기에 앞서 구글, 애플과 실무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법 준수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세부 일정 등을 담은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법이 시행되기 전 시간을 주고 자율적인 개선조치 마련을 통한 법 준수를 유도하기 위함이다.그러나 이날부로 법이 시행됐음에도, 구글과 애플 모두 법 위반 상황을 해소할 정책변경 계획을 내놓지 않는 모습을 일관했다.구글은 그나마도 법을 준수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라도 내놨지만, 애플은 “이번 개정안은 고객 보호장치들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고, 한국 개발자들이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방통위는 이들이 최대한 자발적으로 법을 준수하게끔 권고하는 한편, 길게 여유를 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신설된 금지행위의 집행을 위해 필요한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조속히 정비하고, 위반 행위가 인지 또는 신고될 경우 즉각적으로 사실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장봉진 방통위 시장조사과장은 “오래 기다려 줄 순 없지만 그들도 글로벌 차원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위반행위는 추후 실태조사로 잡을 수 있는 것이고, 자발적인 정책변경이 우선돼야 한다. 조율을 잘해서 조속히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외부결제 링크 꼼수로 피해 갈 공산 커”구글과 애플은 국내 규제만을 별도로 이행할 수 없고, 글로벌 전체에 정책을 공통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구글과 애플이 외부결제 링크를 허용하는 꼼수로 법 위반 상황을 피해 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실제로 애플은 지난 2일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에 따른 조치로 ‘리더앱’(콘텐츠 구독 서비스 제공앱)에 한해서 앱스토어 안에 외부 결제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웹사이트 링크를 공유할 수 있게 허용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10일(현지시각) 외부결제 링크를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으로 90일 내에 확대 허용하라고 명령했지만, 불복하고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결과적으로 구글과 애플은 적절한 수준에서의 외부결제 링크 허용으로 ‘반독점기업’이란 딱지는 떼는 한편, 부분적인 소송전을 이어가며 인앱결제 시스템과 수수료 정책의 최종 정책변경 이행은 최대한 늦출 가능성이 크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앱 내에서 동일한 사용자 환경(UI)으로 제공하는 것과 따로 웹사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링크를 허용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인앱결제 강제뿐 아니라 수수료 측면에서도 현행 30% 수준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구글. 사진=AFP
2021.09.14 I 노재웅 기자
"마트서 못사는 '워치' 편의점선 OK"…'우왕좌왕' 국민지원금 사용처
  • "마트서 못사는 '워치' 편의점선 OK"…'우왕좌왕' 국민지원금 사용처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같은 매장인데 OO점은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고 XX점은 안 되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기준인가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지원하고 지역 내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신청이 지난 6일부터 시작됐다. 일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지급 대상자의 68.2%가 지원금을 받은 가운데, 복잡한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두고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편의점은 되고 마트는 안 되고...까다로운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혼란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했지만, 편의점은 되고 마트는 안 되는 등 오락가락 하는 기준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은 본래 목적에 맞지 않고 소비자에게 혼란만 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편의점 가전제품은 되는데 마트 식재료는 못 사”정부가 소득 하위 88%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씩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지원금의 용도나 품목을 제한하지 않고 사용처를 제한한 탓에 소비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에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민지원금은 전통시장·동네 슈퍼마켓·식당·미용실·약국·의류점·학원·병원·프랜차이즈 가맹점(편의점, 빵집, 카페, 치킨집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쇼핑몰·유흥업종·외국계 대기업 등에서는 사용을 제한했다.같은 브랜드 매장이라도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다른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김모(24·여)씨는 “같은 물건을 사는데도 왜 OO점은 가능한 거고 XX점은 안 되는 거냐”면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데 지점별로 차별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실제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이 제외되면서 편의점 업계는 ‘국민지원금 특수’를 겨냥한 대규모 할인과 증정 행사에 나서고 있다. 몇몇 편의점은 최신 냉장고·TV·스마트워치·블루투스 이어폰 등 고가의 전자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실제 GS25와 이마트24에서는 국민지원금 지급 이후 판매를 개시한 삼성 ‘갤럭시워치4’가 품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같은 제품인데 유통처에 따라 사고 못 사고가 결정되는 식이라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국민지원금으로 편의점에서 이어폰을 구매했다는 정모(27·남)씨는 “자취생 입장에서 편의점이 백화점인 셈”이라며 “대형마트에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더 저렴하게 구매하지 못해 아쉽긴 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주부 라모(50·여)씨도 “대형마트에서 장을 자주 보는데 대부분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이라 아쉽다”며 “편의점에는 생필품이랑 거리가 먼 것도 많이 팔던데 도대체 무슨 기준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9월 1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 내 한 가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비대면 권장하면서 ‘현장’ 결제…“사용처 제한 말아야”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를 많이 하는 소비자들은 국민지원금을 현장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하소연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 이용실적은 일평균 86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결제를 주로 하는 소비자들은 국민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 대면 접촉을 해야 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배달앱을 많이 사용한다는 김모(28·남)씨는 “이왕 국민지원금 줄 거 누구나 쓰기 편하게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대면 접촉 안 하려고 평소 거의 온라인 결제만 하는데 지원금을 어디에 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돕겠다는 재난지원금 취지에 맞지 않다며 국민이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의 경우 (온라인 등) 사용처가 매우 다양한데 지금 기준은 불분명하고 엉뚱하다”며 “정해진 품목에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거나 쌀 등 생필품만 살 수 있도록 품목을 제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재난지원금은 중소영세상인을 돕자는 취지인데 편의점에서 비싼 가전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자동차나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소상공인에게 지출이 집중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잡하고 인위적인 분류 기준으로 사용처를 제한하면 소비자에게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며 “국민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2021.09.14 I 김대연 기자
모터원, 한가위 맞이 사랑 나눔 캠페인 진행
  • 모터원, 한가위 맞이 사랑 나눔 캠페인 진행
  • [이데일리 이윤정 인턴기자] 모터원은 지난 9일 한가위를 맞이하여 ‘마을숲 건강밥상 꾸러미’ 나눔 캠페인을 통해 취약계층 100가구에 사랑을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좌측부터 김정훈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 관장, 허선 모터원 고양전시장 지점장, 윤영 고양시문촌7종합사회복지관 관장마을숲 건강밥상 꾸러미는 고양신문이 고양시에서 생산되는 제철 로컬푸드를 한 꾸러미에 담아 고양시 소비자들에게 배달하는 상품이다. 고양신문은 이웃이 생산한 안전한 먹거리와 친환경 생활재를 지역 소비자와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마을숲’을 지난 8월 오픈해 마을숲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모터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고양시의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한가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9월 건강밥상은 한가위를 맞이하여 양배추, 단호박 등 면역에 좋은 채소와 두부, 유채나물, 가지나물 반찬류와 과일류, 질병을 예방하고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는 저온로스팅 견과류, 전통장으로 만든 쌈장 등을 구성하여 고양시 각 지역 복지관과 노인정으로 전달됐다. 손영호 모터원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나눔을 실천하며, 따뜻한 마음을 함께하고 힘이 되어 드리기 위해 준비하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전개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1.09.14 I 이윤정 기자
EUV공정 생태계 구축 박차…삼성·SK도 활발
  • [미래기술25]EUV공정 생태계 구축 박차…삼성·SK도 활발
  • 반도체 공정용 펠리클 (사진=미쓰이화학)[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하는 분야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EUV 장비를 독점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은 소재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내재화에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EUV공정 활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부장 생태계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최근 ASML이 미국 테러다인과 투과율 약 88%의 펠리클을 개발했습니다. 펠리클은 포토마스크의 오염 방지와 수명 연장을 위해 씌우는 얇은 박막입니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회로패턴을 그린 유리기판으로 오염 시 불량률이 크게 늘어납니다. 때문에 그 위에 펠리클을 씌우면 대기 중 오염물질로부터 포토마스크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포토마스크의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도 해 노광공정에 있어 핵심적인 제품으로 손꼽힙니다.하지만 삼성전자와 TSMC 등은 기술적 한계로 그동안 EUV 공정에서 펠리클 없이 반도체를 생산해왔습니다. 기존 불화아르곤(ArF)과 달리 광원을 반사하는 방식이어서 더 높은 투과율의 펠리클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번에 ASML이 개발한 88%투과율의 펠리클은 일본 미쓰이화학을 통해 양산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ASML은 투과율 95% 제품이 나올 때까지 연구개발(R&D)을 이어갈 계획입니다.ASML은 EUV용 포토레지스트(PR)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PR은 반도체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감광액입니다. 현재 JSR 신에츠화학 도쿄오카공업(TOK) 등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현재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분야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출 규제 이전 EUV용 PR은 TOK, 신에츠 등 일본 기업이 약 92%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미국의 화학소재 기업 듀폰이 충남 천안에 EUV용 PR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또 해외의존도가 90%에 달했던 ArF PR에 대한 양산 체제 구축도 활발합니다. 국내 소재기업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ArF PR 생산 공장 증설을 확정했으며 EUV용 생산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SK머티리얼즈도 올해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규모의 ArF PR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또 국내에서도 에프에스티와 에스앤에스틱이 펠리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각각 삼성전자로부터 2020년 660억원, 2021년 43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기때문에 전용 펠리클 확보 의지가 강한 상태입니다. 이 투자로 에프에스티는 최근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7년 41억6500만원, 2018년 52억4600만원, 2019년 58억4100만원입니다. 올 상반기 내 EUV용 펠리클 시제품 생산이 목표입니다. 에스앤에스텍도 시설 투자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불산 제조 기업인 램테크놀러지와 협력해 이천·청주·중국 우시 공장에 국산 불화수소 공정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불화수소는 웨이퍼에 묻는 불필요한 산화막 찌꺼기를 씻어내는 세정제입니다. SK하이닉스의 도움을 받아 램테크놀러지는 기체 형태의 에칭가스 양산을 위한 공장 증설을 준비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공정을 위해 소모성 부품과 소재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미세공정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소자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1.09.14 I 배진솔 기자
반도체 극초미세, 빛 발전으로…EUV에 달렸다
  • [미래기술25]반도체 극초미세, 빛 발전으로…EUV에 달렸다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양자역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이 1959년 한 미국 물리학회 강연에서 나노 세계를 언급합니다. 당시 그는 청중을 향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4권 전권을 핀 머리에 기록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집니다. “핀머리의 지름은 약 1.6mm입니다. 이를 2만5000배 확대하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모두 펼쳐놓은 넓이와 같죠. 그럼 반대로 백과사전에 기록된 모든 것을 2만5000분의 1로 축소하면 이 백과사전 전체를 핀 머리에 새길 여지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매우 많은 양의 정보라도 아주 작게 축소한다면 작은 공간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인데요. 파인만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일지 모르겠지만 극초미세 수준에서 뭔가를 만드는 날이 오리라 확신했습니다. 훗날 이 강연은 나노 기술 영감의 시초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오늘날 나노기술은 의류·화장품·바이오 등 실생활 속 다양한 제품과 만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선 보이지 않는 나노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반도체 극초미세 공정을 가능하게 한 극자외선(EUV) 기술 세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편집자주>광원은 그림을 그릴때 연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사진=SK증권)◇초미세화를 향해 짧아지는 광원…EUV로 10나노 이하까지반도체의 발전은 미세화를 통해 트랜지스터 회로의 집적도(1개의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소자의 수)를 높이면서 이뤄져 왔습니다. 반도체 업체들은 이를 위해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빛을 필요로 했습니다. 반도체는 기판(웨이퍼) 위에 빛에 반응하는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덮은 후 회로 패턴을 따라 빛을 쪼이면서 빛에 닿은 부분만 깎거나 그 부분만 남기는 방식으로 밑그림을 그려 전류가 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회로를 그릴 때 빛의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가는 회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수은 램프를 이용한 G-line(436nm 파장)과 I-line(365nm 파장) 빛을 이용했습니다. 이후 자외선 레이저인 플루오린화크립톤(KrF·248nm 파장)과 플루오린화아르곤(ArF·193nm 파장)이 개발돼 선폭을 줄이는 데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ArF에서 10nm(나노)급 반도체를 만드는데 한계에 봉착합니다. 이보다 더 정교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빛이 필요한 것이죠.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그러던 중 2017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에서 EUV를 이용한 장비를 출시하며 초미세 영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EUV파장은 13.5nm로 ArF의 14분의 1 수준입니다. 빛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고 여러 레이어(층)에 패턴을 새길 수 있어 집적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이 EUV장비가 개발되면서 7나노급, 5나노급 반도체 제조의 길이 열렸습니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업체) 1위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5세대(5G)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한 제품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초소형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데 EUV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미세 공정 경쟁이 치열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D램에서도 고성능·초소형 반도체의 요구가 올라가면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EUV기술을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D램에서 EUV기술을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있습니다. 회로 선폭 별 사용 광원 (자료=ASML, SK증권)◇EUV로 더 미세하게·더 빠르게·더 많이EUV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존에 비슷한 위치에 회로 모양을 2회 이상 찍어 내는 멀티 패터닝을 한 번에 끝낼 수 있어 칩 사이즈가 작아지고 공정 스텝 수를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반도체의 수십 개의 층 중에서 회로구성이 복잡해 난이도가 높은 패턴을 EUV를 활용하면 수율을 높여 생산성이 증대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초기 4세대 10나노급 D램(1a)에서 가장 복잡한 회로 구성인 비트라인 레이어에만 EUV를 활용해왔습니다. 이제 1a D램에선 레이어 5개에 EUV를 활용하고 있습니다.SK하이닉스의 경우 1a에서 EUV를 쓴 버전과 안 쓴 버전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데요. D램 캐파(생산능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우시공장이 미국의 규제로 인해 EUV 장비가 사용되지 못할 것을 감안한 것입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EUV 효율성 아직…소·부·장 생태계 조성 필요 하지만 EUV를 적용하는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EUV는 현재 네덜란드 장비 회사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는데 장비 단가가 한 대에 2500억에 달합니다. 도입 초기라서 효율과 원가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EUV 1대의 하루 웨이퍼 생산량은 기존 DUV장비(4500대)의 3분의 1인 1500대 수준입니다. 비싼 가격에 초기 수율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1여년은 기존의 장비 대비 뛰어난 효율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입니다.또 EUV는 모든 물체에 흡수되는 굉장히 까다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핵심 설비와 관련 부품, 소재, 장비 등을 모두 새롭게 적용해야 합니다. 심지어 공기에만 노출돼도 EUV 광원을 흡수해버려 기존 공정과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를 활용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기존 노광장비는 투영렌즈를 활용해 ‘축소 투영’방식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렸다면 EUV광원은 투영렌즈로는 높은 흡수성때문에 빛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흡수해버립니다. 따라서 장비 내 반사경을 여러 개 만들어 빛의 반사 원리로 수십 번 축소 투영해야 합니다. 소재도 마찬가지입니다. EUV공정에서는 90%이상의 투과율과 50나노급의 얇은 펠리클이 필요합니다. 펠리클은 얇은 박막인데 반사 구조인 EUV 장비에선 광원 손실이 크기 때문에 투과율이 높은 펠리클이 필요합니다. 또 EUV용 마스크는 개당 가격이 수억원씩 해 먼지로 인한 마스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EUV용 펠리클은 최근에서야 개발이 이뤄지면서 삼성전자는 2023년에서야 펠리클을 본격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만큼 아직까지 EUV 공정을 극대화해 활용할 만큼 소재·부품·장비 등 관련 생태계가 완벽히 조성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빛의 발전은 EUV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ASML은 차세대 EUV라고 불리는 ‘High-NA EUV’장비를 2025년 양산될 전망입니다. 하이 NA EUV는 EUV 장비 해상력을 높여 보다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장비로, 최근 인텔이 첨단 공정을 위해 ASML 하이 NA EUV 장비를 우선 공급받기로 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장비는 7~8nm 파장의 빛을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EUV를 활용한 반도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ASML은 오는 2025년이면 EUV 노광 장비가 전체 리소그래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이 8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반도체 노광장비 발달 (자료=ASML)
2021.09.14 I 배진솔 기자
"고정비도 못내"…소상공인 첫 재난지원금, 임차료 가장 많이 썼다
  • [단독]"고정비도 못내"…소상공인 첫 재난지원금, 임차료 가장 많이 썼다
  •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상인들이 신청 방법에 대해 관계자에게 문의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첫 재난지원금 ‘새희망자금’이 임차료로 가장 많이 쓰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새희망자금에 대한 만족도는 63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효과를 정부 기관이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성과분석’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새희망자금 지출 중 ‘사업장 임차료’ 비중이 22.9%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임차료 다음으로 새희망자금이 많이 쓰인 곳은 ‘인건비’(16.2%)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등이 반복되며 소상공인들이 임차료와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조차 정부 지원으로 부담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새희망자금을 ‘원자재비’(15.0%), ‘부채 상환’(13.6%), ‘세금 납부’(11.2%)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진공은 지난해 11~12월 새희망자금을 받은 소상공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지원 효과와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국가승인통계를 이용해 새희망자금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발생한 효과를 정량·정성적으로 분석했다.새희망자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9월 제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소상공인 약 251만명에게 처음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이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 사업체를 △집합금지 △영업제한 △일반업종으로 구분해 총 2조7633억원을 지급했다. 소상공인들은 새희망자금이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부분으로도 ‘임차료 지출’(4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종업원 인건비 지출’(13.7%), ‘원부자재 외상 매입 납입’(12.4%), ‘전기·수도·가스 등 각종 세금 납부’(12.3%) 등을 택했다.소진공은 “지원금의 96.6%가 임차료, 인건비, 원재료 구입비 등에 사용된 것은 미시적 관점에서 볼 때 소상공인 영업유지와 폐업지연 효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새희망자금 지원 만족도는 100점 만점 기준 63.0점으로 조사됐다. 평가 항목 중 ‘지급 속도’가 평균 77.3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청 절차’는 68.4점, ‘지원 금액’은 53.1점 순으로 나타났다. 새희망자금 지급 속도에는 비교적 만족했지만, 지원 금액은 부족하다고 느낀 결과로 해석된다. 소진공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보통’ 이상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새희망자금의 취업유발효과는 4만9206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유발효과는 ‘숙박 및 음식점업’(1만4812명, 29.2%)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도매 및 소매업’(1만2908명, 26.2%),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5667명, 11.5%) 등 순으로 나타났다.새희망자금 지원에 따른 총 생산유발액은 4조9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생산유발효과는 숙박 및 음식점업(1조4458억원, 29.2%)에서 가장 높았다. 도매 및 소매업(1조589억원, 21.4%), 운수 및 창고업(5193억 원, 10.5%) 등 업종에서도 생산유발효과가 높았다.소진공은 “새희망자금의 영업유지 및 폐업지연 효과는 거시경제 관점에서 볼 때 소상공인이 경영활동을 유지함으로써 생산 및 부가가치, 취업유발효과까지도 거둘 수 있게 했다”며 “단기적인 지원효과가 매출,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위한 장기적 대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희망자금 누리집.
2021.09.13 I 김호준 기자
롯데쇼핑, 한샘 인수하면 유통 채널 시너지 기대-IBK
  • 롯데쇼핑, 한샘 인수하면 유통 채널 시너지 기대-IBK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IBK투자증권은 13일 롯데쇼핑(023530)의 한샘(009240) 인수전 참여에 대해 기존 유통 채널과 시너지를 연계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샘 2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의 M&A 반대 가처분 신청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롯데쇼핑은 지난 9일 한샘의 경영권 지분 취득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에 투자하는 IMM 사모펀드(PEF)에 2995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샘은 국내 홈 인테리어 1위 기업으로 시장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조675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 늘어난 931억원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IMM PEF는 한샘에 대해 지분 30.21%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샘 M&A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롯데쇼핑은 가전 플랫폼인 롯데하이마트 및 유통 채널과 시너지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다. 특히 한샘이 보유한 방배동 사옥 가치(약 5000억원) 등에 근거할 때 금번 인수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며 롯데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롯데쇼핑의 한샘 인수 타진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그룹 재원이 분산되며 이커머스 전략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는 남아있다. 한샘 2대 주주의 인수 반대 가처분 신청도 변수다. 지난 10일 공시에 따르면 한샘 2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엘피(Teton Capital Partners, L.P)는 “인허가, 자산, 지적 재산권, 주요 계약 등 자료의 제공과 매각 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 실사에 협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 하게 해 달라”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신청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투자는 한샘 2대 주주의 법적 반대에 부딪히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다”며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신속한 진행을 통해 한샘 인수를 매듭 지을 때 기업가치 상승 모멘텀을 반영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2021.09.13 I 김성훈 기자
집값급등 열차라더니…'지방GTX' 왜 반응 없을까
  • 집값급등 열차라더니…'지방GTX' 왜 반응 없을까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정부가 지방에도 광역급행철도(GTX)급 교통망 사업을 공식화했지만, 수도권만큼 교통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GTX호재로 집값 상승이 컸던 의왕·인천·안양 등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비(非)수도권 인구감소와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 제한적인 수도권 접근성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지방 평균 상승률 밑도는 ‘교통호재’ 지역…대구·청주·나주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비수도권 권역별로 각각 5개 사업을 열차 사업을 지난 8월 선정했다. 앞서 7월 발표한 제4차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철도망으로 △부산·울산·경남권(부산 노포~경남 양산~울산역) △대전·세종·충청권(대전 반석~세종~청주공항) △대구·경북권(서대구역~경북신공항~의성) △광주·전남권(상무지구~나주혁신도시) △강원권(경기 용문~강원 홍천) 등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됐다. 지방 GTX로 평가받는 교통망 발표에 해당 지역 집값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8월 1주~9월 1주)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전국·지방 평균에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산 노포가 있는 금정구의 아파트 값은 1.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지방과 6대 광역시 상승률이 각각 1.04%, 1.24% 상승한 것보다 낮다.충청권 열차가 들어서는 대전 유성구과 청주 청원구는 1.51%, 0.79% 상승했다. 심지어 세종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경북권 열차가 들어서는 서대구는 0.14% 상승했고, 광주·전남권 열차가 들어서는 나주는 1.6% 오르는 데 그쳤다. 강원도도 1.19% 오르는 데 그쳤다. (사진=뉴스1제공)◇지방의 GTX라면서…왜 안 오르지?교통 호재가 지방에서 먹히지 않는 모습은 수도권과 대조된다. GTX 호재로 의왕과 인천 연수 등은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의왕은 같은 기간 3.36%, 3.0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교통 호재가 지방에서 미비한 이유로 인구감소와 함께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이 여전히 제한된다는 점을 꼽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대표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고 자차 이용률이 높아 교통망 확충에 대한 수요가 수도권만큼 높지 않다”며 “특히 이번 교통망은 수도권을 연결하기보다 지방끼리 연결하는 데 그쳐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공사기간도 변수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민의 관심이 높은 GTX 등과 달리 지방 교통망은 공사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라며 “사업 진행이 어느 정도 된 이후 부동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09.13 I 황현규 기자
빅테크만 보는건 아니다…서학개미가 담은 美 ETF는?
  • 빅테크만 보는건 아니다…서학개미가 담은 美 ETF는?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해 미국 ARK인베스트먼트(이하 ARK)가 불러 온 ‘액티브’ 바람을 타고 쑥쑥 크고 있다. 미국 증시에선 액티브 ETF의 초과 수익률 이점에 더해 일찍이 관련 규제가 완화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신산업 투자 종목들에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메타버스 등 테마 상품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ARK 선전에 美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 ‘쑥쑥’블룸버그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액티브 ETF는 2008년 출시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신규 상장 수(176개)가 패시브 ETF(69개)를 처음 뛰어넘었다. 출시 후 11년이 지난 2019년까지도 미국 전체 ETF에서 비중이 0.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캐시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ARK의 주식형 액티브 ETF가 불을 짚였다. ‘초과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혁신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원칙을 갖고 있는 ARK의 주식형 액티브 ETF 5종은 지난해 모두 100%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5종 상품에 순유입된 자금만 21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이에 다른 운용사들도 지난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들었고, 미국 전체 ETF에서 비중은 단번에 1.5%까지 0.6%포인트 늘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완화가 성장 발판이 됐다. SEC는 2019년 9월 ETF 등록 절차를 간소화했고, 운용사들은 자산구성내역(PDF) 일일 공시, 순자산가치(NAV), 시장 가격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시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즉시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됐다. PDF 공개의무 면제 제도가 승인되면서 정통 액티브 뮤추얼 펀드 운용사들의 불투명·반투명 ETF 상품 출시도 이어졌다. 글로벌 ETF 시장에서 액티브 ETF의 운용자산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0.3%에서 지난해 3.6%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주식형 액티브 ETF 순자산총액(AUM)은 1230억달러(약 142조원)에서 2100억달러(약 243조원)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지난 6월 말) 기준으로는 2440억달러(약 282조원)까지 더 늘었고, 미국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아직 비중은 작지만 유의미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순자산은 지난해 348억원에서 올 상반기 3678억원(비중 0.6%)으로 10배가량 늘었다.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주식형 액티브 ETF가 전체 펀드에서의 비중은 작지만 패시브 대비 초과 수익, 낮은 비용, 거래 용이성, PDF 투명성, 세금상 이점 등에 추가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도 초과수익 창출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한 상품 다양성이 확보되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 신산업 ETF 수요↑…서학개미는 美증시 강세에 베팅미국 상장 ETF는 서학개미들의 장바구니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을 사들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10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 증시 상장 ETF는 ‘SPDR S+P 500 ETF’(SPY)로 집계됐다. 이어 나스닥을 따르는 ‘INVSC QQQ’(QQQ)와 ‘VANGUARD INDEX FUND S&P 500 ETF’(VOO), ‘ULTRA QQQ PROSHARES’(QLD) 등이다. 테마형 ETF도 인기를 끌었다. ‘Global X Lithium ETF’(LIT)도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 글로벌X가 나스닥에 상장한 종목이다. 전기차 시장의 고공성장 속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고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 흐름에 리튬 관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산업 관련 주목할 만한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에는 미국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가 출시한 ‘Roundhill Ball Metaverse ETF(META)’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타버스 관련 통신·콘텐츠 등 기업에 투자한다. 미 증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ETF들도 신산업 관련 종목이 눈에 띈다.etfdb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알려진 ‘ARK Innovation ETF’(ARKK)는 순자산이 218억2100만달러(9월11일 기준)로 가장 덩치가 크다. 인공지능(AI), 자동화, 클라우딩 컴퓨팅 등 ‘파괴적 혁신’을 통해 수익 창출을 꾀하는 기업들에 투자한다. ARK의 또 다른 상품을 살펴보면 유전자 관련 ‘ARK Genomic Revolution ETF’(82억9900만달러), 전자상거래·빅데이터 등 차세대 인터넷 기업 관련 ‘ARK Next Generation Internet ETF’(57억1400만달러)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섹터로 꼽히는 전기차 등 친환경과 인프라에서 차세대 통신, 보건·의료 그리고 미래 유망한 메타버스, 우주, 항공, 헬스케어 테마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2021.09.12 I 이은정 기자
알파 수익 주렁주렁…액티브ETF로 '돈나무' 키워볼까
  • 알파 수익 주렁주렁…액티브ETF로 '돈나무' 키워볼까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내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ETF의 장점을 고루 갖춘 데다, 최근에는 업종, 스타일 등에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모펀드, 주가연계상품(ELS) 등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영향도 있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알파 창출 여부와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커져가는 ETF, 특히 두각 드러내는 액티브 ETF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상장 ETF는 총 502개로, 이중 올해 액티브 ETF는 30개(주식형 16개, 채권형 14개)로 집계된다. 전체 상장 ETF 대비 5.98% 수준이지만 올해 상장한 52개 ETF 중 액티브 ETF가 16개(주식형 13개, 채권형 3개)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상장 ETF의 증가와 함께 자산 규모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9일 기준 ETF 전체 순자산가치 63조9450억원 중 액티브 ETF 순자산가치 합계는 3조7600억원(5.88%)으로, 지난해 말 비중 4.09%와 비교해 1.79%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국내 첫 도입돼 초창기에는 채권형에 국한됐지만 지난해 7월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이 허용되면서 1년새 16개가 상장하는 등 판도가 달라졌다. 액티브 ETF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특히 2019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산 구성 내역 비공개형 액티브ETF의 상장을 승인하고, 지난해 팬데믹 하락장에서 ARK인베스트먼트의 ‘ARK Innovation ETF’(ARKK)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2019년 말 377억 달러(약 44조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주식형 액티브ETF 시장 규모는 2021년 7월 말 현재 1401억 달러(약 162조원) 수준으로 대폭 늘어났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왜 액티브 ETF 일까ETF는 통상 패시브 ETF를 뜻한다.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해 환금성이 뛰어나고, 동시에 여러 종목에 투자할 수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비교지수를 단순 복제하기 때문에 수익률 면에선 평균을 쫓는 셈이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할 경우 총 보수를 제외하면 ETF 간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 ‘남들 보다 조금 더 버는’ 초과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를 겨낭한 상품이 액티브 ETF다. 투자자로선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고, 총 보수 1% 이하로 일반 액티브 펀드와 비교하면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의 경우 순자산 30% 정도 펀드 매니저의 역량에 맡기기 때문에 초과 성과를 낼 수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법(금소법) 및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숙려제 시행으로 금융 상품에 대한 판매가 까다로워졌지만 액티브 ETF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운용사로서도 매력적이다. 올해 상장한 액티브 ETF의 총 보수 평균은 0.47%로, 패시브 ETF의 총 보수 평균 0.35%를 웃돌아 운용사 입장에선 반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난해 미국 ARK인베스트먼트의 ‘ARK Innovation ETF’(ARKK)의 고공행진이 선례가 됐다. 비교지수는 러셀 중형성장주 지수이나 ‘파괴적 혁신’에 가치를 두고 각종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고평가됐다며 여타 투자자들이 망설일 때 테슬라를 10% 이상 편입해 지난해 150%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韓주식형 액티브 ETF, 3개월 성적표는?지난 5월 말 8종이 동시 상장하면서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의 성장은 본격화됐다. 12일 기준 상장한 지 3개월이 지난 주식형 액티브 ETF 12종의 최근 석달 평균 수익률은 1.9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등락률(-3.07%)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주식형 액티브 ETF는 저마다 다른 비교지수를 추종한다. 초기에는 코스피 지수를 쫓았지만 요즘은 스타일, 섹터 등에서 세분화·다양화되는 추세다. 지수 복제율 또한 ETF마다 편차가 크다. 각각 추종하는 비교지수와 비교했을 때 플러스(+) 수익률을 낸 ETF는 12종 중 8종이었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TIMEFOLIO BBIG액티브’는 비교지수 대비 7%포인트가 넘는 초과 성과를 달성했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벤치마크로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는데, 해당 지수가 4.75% 오르는 동안 ETF는 14.02% 상승했다. OCI(010060)(9.14%), 에코프로비엠(247540)(8.62%), 씨에스윈드(112610)(8.36%), 삼강엠앤티(100090)(8.26%), 엘앤에프(066970)(6.53%) 등을 보유 종목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추락도 누구보다 빠를 수 있다물론 주식형 액티브 ETF가 능사는 아니다. 자산구성내역(PDF) 일간 공개 규정으로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하는 투명성은 일반 액티브 펀드와 차별화되는 주식형 액티브 ETF의 특징이다. ETF에 투자하는 대신 성과가 우수한 주식형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를 후행 매매하는 일부 투자자도 있다. 하지만 조정장에선 역으로 평균 이상 가격 하락을 맛볼 수 있다.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률 악화로 인한 ETF의 환매가 줄잇고, 이 때문에 운용사는 해당 종목을 매도하게 된다. 직접 투자자들 역시 해당 종목을 던지면서 ‘추가 하락→추가 매도→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수익률에 날개를 달았지만 올해는 부진한 ARKK이 대표적이다. MSCI와 같은 대표적인 비교지수의 정기 지수 변경 발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따라 특정 지수·종목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구성종목 불투명 혹은 지연 공시가 가능한 미국과 달리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일일 보유 종목 공개 의무, 0.7비교계수 의무가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꾸준한 성과와 유동성을 유의점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액티브 ETF 중에서도 테마 ETF 등은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아진 종목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이미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테마에 뒤늦게 뛰어들 경우에는 성과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액티브 ETF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잦은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어 유동성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09.12 I 김윤지 기자
②'홍천기' 드라마 기대감에 원작 소설도 베스트셀러
  • [위클리 핫북]②'홍천기' 드라마 기대감에 원작 소설도 베스트셀러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드라마 방영으로 원작소설까지 인기를 끄는 ‘드라마셀러’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9월 2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정은궐의 ‘홍천기’가 한국소설 분야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로 제작된 ‘홍천기’는 지난달 30일부터 SBS에서 방영됐다. 주인공으로 김유정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드라마의 인기에 따라 책에 대한 관심도 기대를 모은다”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목을 받아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된 사례가 잦았는데, 서점가에도 미디어의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홍천기’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해를 품은 달’ 등 여러차례 인기 역사 로맨스소설을 집필한 정은궐 작가의 책이다. ‘홍천기’는 주인공의 이름이자 ‘붉은 하늘의 기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 초기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가 동짓날 밤, 하늘에서 떨어진 남자 하람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여기에 예술을 사랑하는 풍류객 양명대군까지 함께 동짓날 세화를 찾으러 오는 의문의 흑객, 행방을 알 수 없는 태종의 어진의 비밀을 찾아간다.에세이 분야에는 인기 유튜버들의 책 출간 소식이 꾸준히 눈에 띄고 있다. 유튜버 밀라논나로 활동 중인 장명숙씨의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는 종합 6위에 올랐다. 유튜버 심의뜸의 ‘으뜸체력’은 에세이 분야 2위에 올랐으며, 유튜버 닥터프렌즈의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도 13위에 오르는 등 각각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관계자는 “유튜버 구독자의 팬심이 엿보인다”며 “인지도와 팬층을 바탕으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출판계에서도 새로운 유튜버를 찾아 책을 출간하는 사례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소설 분야가 상위권을 점령하며 인기가 여전하다. 한국소설의 강세 속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가 5계단 상승해 종합 5위에 올랐다. 유튜버 밀리논나 장명숙의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합 6위로 뒤를 이었다.
2021.09.12 I 김은비 기자
①부동산 책 읽는 3040에 관련서 인기
  • [위클리 핫북]①부동산 책 읽는 3040에 관련서 인기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부동산 카페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책으로 출간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시리즈가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예스24 9월 2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12위에 올랐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자기계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이후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 내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다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실제로 주 구매 연령층으로도 3040세대가 80.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인기 유튜버들이 출간한 책이 팬덤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믹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흔한남매가 주인공인 ‘흔한남매 과학 탐험대 2 지구와 달’이 4위에 새롭게 올랐고, ‘흔한남매의 흔한 호기심 4’가 예약판매와 동시에 13위를 기록했다. 유튜버 밀라논나의 인생 내공 에세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가 지난주와 동일하게 8위를 유지했으며,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의 김작가의 신간 ‘럭키’가 출간 후 14위로 새롭게 올랐고 ‘나씨TV-비트코인 단타의 모든 것’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나씨가 최근 출간한 ‘가상화폐 단타의 정석’이 두 계단 하락해 15위를 기록했다.인기 소설 작가의 도서는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어른들의 힐링 판타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 2’와 전작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이번주 다시 1위와 3위로 상위권을 차지했고, 이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2위, 소설가 한강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과 동시에 7위에 올랐다. 또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특별한 도서관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한 계단 상승해 9위를 기록했으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김호연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20위로 차트에 재진입했다.전자책 분야에서는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새로운 시리즈 제1탄 ‘기타기타 사건부’가 두 계단 상승해 1위에 올랐고,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 박현숙 작가의 또 다른 저 세상 이야기 ‘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이 두 계단 올라 2위를 기록했다.
2021.09.12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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