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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도는 전력에 신재생 출력제한 증가…"양수발전 적극 검토해야"
  • 남아도는 전력에 신재생 출력제한 증가…"양수발전 적극 검토해야"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제주를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급증하면서 특정 시간대의 전력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덩달아 전력공급 과잉에 따른 정전 등 사고를 막기 위한 신재생 발전 ‘출력제한’ 문제도 커지고 있다.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양수발전소를 제주 지역 내 새로이 건설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전력 계통을 운영하는 공공기관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제주 지역 신재생 발전 설비에 총 15차례의 출력제한이 이뤄졌다. 현 추세라면 올해도 연 60여차례, 1만메가와트시(㎿h) 이상의 출력제어가 이뤄질 전망이다.2016년까지만 해도 제주 지역 출력제한 횟수가 6회, 총 제어량도 252㎿h에 그쳤다. 그러나 2020년엔 그 횟수와 제어량이 77회, 1만9949㎿h까지 늘었다. 제주는 지난 2012년 2030년까지 탄소중립 섬(CFI)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풍력발전을 빠르게 늘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발전은 2016년 92.6㎿에서 지난해 525.6㎿로 5년 새 5배 이상 늘었다. 제주 내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 비중도 2020년 18%를 넘어섰다. 7% 전후인 전국 평균치의 2.5배에 이른다.전력 공급 불확실성도 더불어 커졌다. 태양광은 그 특성상 날씨 좋은 낮 시간대에 전력을 집중 생산하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 신재생 발전 비중은 18%대이지만 낮 시간대엔 60%까지 늘어난다. 낮 이외의 시간대 전력 수급을 고려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등 기존 발전원을 대폭 줄이기도 어렵고 전력 과잉 공급에 따른 정전 사고 우려 때문에 계통제한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하는 30메가와트(㎿) 규모 제주 동복북촌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제주에너지공사)특히 지금까지는 공공 풍력 발전설비를 중심으로 계통제한 조치가 이뤄졌으나 최근 민간 설비 계통제한 조치가 늘며 사업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손실 보상을 요구 목소리도 나온다. 조성빈 전력거래소 제주본부 기획실장은 “계통 안정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제어가 필요하지만, 사업자의 수익성이 가장 좋은 때 이를 훼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선 날씨가 좋으면 오히려 우울해진다”고 말했다.전문가는 제주 지역에 물의 고저차를 이용한 양수발전소를 짓거나 신재생 잉여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만드는 등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당장은 제주 지역만의 문제이지만 신재생 증가와 함께 전국적인 전력계통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 들어선 제주가 아닌 전남 지역에서도 신재생 출력제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제주 지역 전력 과잉공급 문제를 풀 대안으로 꼽히는 제주~전남 해저 송전선로(HVDC) 확대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업계는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발전 비중이 15%를 넘어서면 유연성 자원 확보가 필요하기 시작하고, 25%를 넘어서면 VRE가 전체 전력수요의 100%를 담당하는 시간대도 생기며 유연성 자원이 필수가 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2%까지 늘릴 계획이다.많은 전문가가 제주 내 양수발전소 건설을 최적의 대안으로 꼽았다. 양수발전은 전력이 남을 때 물을 퍼올려 두었다가 필요할 때 물을 흘려보내 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유연성 전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현재 전국에 10개 양수발전소를 운영 혹은 건설 중이나 제주 지역에는 하나도 없다.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전북 무주 양수발전소 전경. (사진=디지털무주문화대전 홈페이지)김은수 한국수력산업협회 부회장은 “제주 내에서도 환경영향이 적은 목초지 등 양수발전소 건설 가능 후보지가 3곳 이상 있다”며 “당국 의지와 업계의 노력, 지역사회 호응 땐 제주에도 양수발전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에너지경제연구원 재생에너지정책연구팀 연구위원도 “양수발전은 가장 경제적인 전력 유연화 방안”이라며 “주민 수용성이 관건이지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잉여 신재생 전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을 조기 상용화하고 실시간 전력 도매시장 도입 등 전력시장 개편을 서둘러 출력제한 문제의 전국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제주의 출력제한 증가는 곧 육지에서도 생길 문제”라며 “유연성 발전원 확대와 에너지 저장 연계, 전력시장 체계 개편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2.05.05 I 김형욱 기자
물가 오르고, 성장은 둔화 `스태그플레이션` 온다는데?
  • 물가 오르고, 성장은 둔화 `스태그플레이션` 온다는데?[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 연간 물가 상승률, 경제 성장률을 3.1%, 3.0%으로 전망한 지 불과 두 달만인 지난 4월 물가는 4% 혹은 그에 가까운 수준으로 오르고 성장률은 2%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조정을 시사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치솟고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 왜 물가당국에선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1차 오일쇼크가 있던 지난 1970년대 중반, 2차 오일쇼크가 일어난 1980년대 초반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불리죠.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길고 높게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을 과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가 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란 주장이 대부분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그 초입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5%대에 육박한 국내 물가 수준에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깁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연간 물가 역시 4%를 웃돌 수 있단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며 국제유가, 천연가스, 곡물 가격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미친듯이 오른 영향입니다. 서방권과 러시아의 갈등이 ‘에너지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쟁이 종식된다고 해도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이 길어질 수 있단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물가 대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에도 리터당 1900원대를 웃도는 휘발유 값은 물론이고 외식 물가, 식료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치킨 가격은 한 마리에 2~3만원까지 뛰었고, 계란 한 판 가격이 8개월 만에 7000원대로 올랐습니다. (그래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그렇다면 성장률은 어떨까요? 올 1분기까진 수출이 버텨주면서 0.7%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주요 도시를 봉쇄하고, 우크라 사태로 유럽 경기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2분기부터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예상에 올해 성장률 전망은 3%대에서 단숨에 2%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1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가 3개월 만에 0.5%포인트나 하향한 2.5%로 수정했고, 피치와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2.7%, 2.5%로 우리나라 성장 둔화를 예견했습니다. 우리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 마저 증가율이 점차 낮아지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12.6%에 그쳤습니다. 2021년 4월 수출 증가율이 41.2%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낸 것입니다. 올해만 놓고 봐도 수출 증가율은 지난 2월 20.6%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한은 측은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전제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오름세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겠으나 국내 경기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국회 청문회에서 “국내외 물가 여건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물가 상방(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통상적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고(高)물가로 인한 매수 부진 등 경기 충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에 들어섰단 목소리도 점차 커집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 이슈에서 물가·환율·금리 등 3고 현상 지속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슬로플레이션(Slow growth+Inflation)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공급 충격에 의한 물가 압력이 크고 경기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2%대는 경기 부진 국면이라고 할 수 있어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정의에 집착할 게 아니라 급등한 물가가 성장률을 갉아 먹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을 건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와 같이 비관적인 전망에 집중하는 사람들 이외에도 세계은행, IMF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세계은행은 최근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가 향후 3년 동안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인더미트 길 세계은행(WB) 부총재는 “무역, 생산, 소비에 차질이 생기고 있고 이 같은 지금의 상황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망령을 다시 부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단순히 스태그플레이션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하기 보다는 대내외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물가와 성장률 전망에 대한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물가당국이 ‘누군들 전쟁을 예측했겠느냐`고 반문 한다면 책임을 따져 묻기 어렵겠지만, 한 번 오른 물가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 만큼 서민들의 고통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선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던 물가-임금 상승의 ‘2차 효과’ 위험을 금통위원들이 언급할 정도니 ‘만약의 사태’까지 고려한 정책 대응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2022.05.05 I 이윤화 기자
인플레 시대의 농업 테마 순환매…농기계까지 왔다
  • 인플레 시대의 농업 테마 순환매…농기계까지 왔다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글로벌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료는 물론 팜유, 육계 등 농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이제는 농기계까지 이어져 눈길을 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에 따른 곡물난 심화에 이어 TYM의 호실적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농업 섹터 상승률은 전거래일 대비 6.78% 오르며 업종 톱이었다. 업종 내에서는 TYM(002900)이 전거래일 대비 29.84%(755원) 올라 3285원을, 대동기어(008830)가 29.78%(2880원) 오른 1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대동(000490)과 대동금속(020400)이 각각 18.6%, 16.3% 올랐으며 트랙터를 제조하는 아세아텍(050860)도 9%대 강세를 보였다.이날 TYM의 실적 발표가 관련 종목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TYM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 3003억원과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18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3억원, 3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11거래일 연속 TYM 주식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래 봄철은 파종 시기인 만큼 비료를 비롯한 농업 섹터가 강세를 보이곤 했다”면서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난 심화에 이어 이날 TYM의 호실적이 관련 종목들의 강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실제로 엔진을 포함한 농업용 기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대동과 대동기어, 대동금속도 잇따라 급등세를 보였다. 대동은 전날 자동화·전동화·지능화 등 스마트 모빌리티 핵심 기술력 강화와 제품 개발을 위해 카이스트와 공동 운영하는 ‘모빌리티 연구센터’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이들 기업은 과거 실적도 양호했다. 특히 대동기어의 경우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2029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9.7%, 50%씩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3개년 연속 실적 우상향을 이어갔다. 이처럼 농기계 관련주가 각광을 받는 모습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의 농기계 회사인 디어앤드컴퍼니는 올해 들어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11.1% 상승했다. 회사가 속해 있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13.3% 하락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양새다. 회사는 창립된 지 180년이 넘은 장수기업으로, S&P 500기업 중 67번째로 큰 회사다. 또한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농기계 도난 소식은 농업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1일(현지시각) CNN은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시를 점령했던 러시아군이 한 농기계 판매점에서 대당 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7000여만원의 콤바인 수확기 등 총 500만 달러, 한화 약 63억원에 달하는 농기계를 훔쳐갔다고 보도했다.다만 이처럼 뜨거운 농업 테마도 어디까지나 순환매 테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겨울철에 농기계나 비료 수요가 높아지진 않는다”면서 “어디까지나 테마 장세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2.05.04 I 유준하 기자
‘깜짝 실적’ 방산업계,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한다
  • ‘깜짝 실적’ 방산업계,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한다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올해 1분기 수출 사업의 비중을 늘리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교전 장기화에 글로벌 군비 증강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내 방산업계는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주요 방산 3사 영업이익 1561억 …전년比 79.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LIG넥스원(079550)·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 등 국내 주요 방산 3개사가 올해 1분기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2% 증가한 1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증권가가 전망한 이들 3개사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인 1084억여원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 중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영업이익 규모는 가장 작지만 에어버스·보잉 등에 납품되는 기체 부품 수출을 늘리면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6.7% 증가한 39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체 부품 수출 매출액은 981억원에서 1765억원으로 전년대비 79.9%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우려 완화에 따라 방산·항공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전망도 밝다. 올해 1분기 수주 규모는 229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8.6% 증가했다. 이중 완제기 수출 수주 규모가 지난해 1분기 132억원에서 178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말 수주잔고가 19조8000억 규모까지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도 나온다. LIG넥스원도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수출 사업의 비중을 높이면서 올해 1분기 50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294.5%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8.4%에 그쳤던 수출 비중을 11%까지 늘린 데다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정밀타격 부문의 양산 사업들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LIG넥스원의 올해 1분기 말 수주잔고는 7조9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00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올해 초 계약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천궁-II(M-SAM)’ 수주가 올해 2분기 말 반영되면서 연간 수주잔고가 10조원을 웃돌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LIG넥스원의 현재 잔고의 50% 이상이 해외 물량이어서 수익성 개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정학 리스크로 유럽 국가 군비 경쟁 지속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자회사 한화디펜스의 수출 지연에 따른 영업익 감소 등에도 다른 자회사 한화테크윈의 실적 호조에 전년대비 0.8% 증가한 6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폐쇄회로(CC)TV 등을 판매하는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1분기보다 미주와 유럽 수출 매출액을 각각 85.1%와 12%씩 늘리면서 분기 기준 최대치인 3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해외 수주잔고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5조719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6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공시된 해외 수주를 더하면 잔고는 7조4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며 “해외 잔고가 4조원에 달해 중장기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 증가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중동·동남아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내수는 방산 원가 산정 기준에 따라 매출 총이익률이 10% 안팎으로 제한되는 데 반해 수출은 해당 국가와의 협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럽 등 국가들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국내 방산 분야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약 70억달러를 넘어 100억달러 규모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델핀 로렌자나(Delfin Lorenzana) 필리핀 국방장관이 KAI 부스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KAI)
2022.05.03 I 박순엽 기자
공매도 부분재개 1년, 외국인 비중 여전히 압도적
  • 공매도 부분재개 1년, 외국인 비중 여전히 압도적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해 5월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부분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 지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공매도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공매도 개인 비중 2% 불과…외국인·기관 98%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1년간(2021년 5월3일~2022년 4월29일) 하루 평균 코스피·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596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외국인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336억7700만원으로 전체의 약 72.7%를 차지했다. 기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500억4200만원(25.1%), 개인은 124억원(2.0%) 수준으로 집계됐다.지난 1년간 부분 재개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109조9355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까지 합치면 무려 146조6555억원에 달한다. 전 종목 모두 공매도 거래가 가능했던 2019년 1년간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코스피, 코스피 시장 모두 합쳐 약 104조원이었다.공매도 금지 직전 개인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77억8400만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의 1.2%를 차지했다. 거래대금이 약 46억원 늘어났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늘었으나 여전히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에 그친다. 이에 반해 외국인 공매도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공매도 금지 직전 55.1%에서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72.7%로 17.6%포인트 크게 늘었다. 이는 기관의 비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기관의 경우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 비중이 43.7%였으나 25.1%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조성자 제도개선에 따라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에 기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 금액은 2860억원(2020년 1~3월)에서 1500억원으로 47.5% 감소했다. ◇ 개인 “공매도 전면 재개 전, 제도 개선이 먼저”기관의 공매도 거래가 위축되면서 지금과 같은 외국인 위주의 공매도 시장을 개선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를 크게 늘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외국인 위주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매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국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 2위에 공매도 요건 개선이 오르기도 했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제도 폐지가 답이지만 쉽지 않을 수 있다.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기 전에 대수술을 해야 한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비중이 98%에 달한다. 정부는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제도로 어느 정도 규모의 수익을 벌어들이는지, 공매도 금지 기간에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같은 공매도 시장에 대한 지적은 국내 시장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게임스톱 운동에서 촉발된 공매도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거래 활동 감시를 위해 공개된 자료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매도 관련 시장 투명성 확대를 위해 공개 제안을 내놓았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SEC는 기관투자운용사의 월말 공매도 표지션·총 공매도 포지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일 거래 활동을 보고하도록 하는 새로운 공매도 보고 규칙(rule 13f-2)을 제안했다”며 “SEC는 기관투자운용사가 매월 공매도 포지션을 보고하고, 이를 공개함으로써 공매도 시장 참가자들에게 투명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기관투자운용사의 공매도 정보를 공개해 투자 전략이 노출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 공매도 전면 재개 시행 시기는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섣불리 공매도 전면 재개 카드를 꺼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의 원성이 자자한 공매도 제도 개선 없이 공매도를 전면 재개했다가는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의 공매도 제도 개선 논의가 담길지 주목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정과제에 공매도 제도 개선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2022.05.03 I 김소연 기자
KAI·LIG넥스원 52주 신고가…윤석열 정부 우주산업 육성 기대감
  • KAI·LIG넥스원 52주 신고가…윤석열 정부 우주산업 육성 기대감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한국항공우주와 LIG넥스원이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오는 10일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우주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047810)는 전 거래일보다 5.93% 오른 4만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만74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4.14% 상승한 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IG넥스원 역시 장중 8만7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2.25%), AP위성(3.19%), 쎄트렉아이(1.31%),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9.82), 하이즈항공(221840)(11.20%)도 상승 마감했다. 윤석열 새 정부가 우주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관련주들은 종일 들썩거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경남 사천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새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우주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산업 기업 및 연구자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포함된 ‘우주 산업 클러스터’에 대해 논의했다. 우주산업 클러스터는 우주산업의 융·복합과 항공 등 관련 산업과 연계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기관·기업·교육기관과 지원시설을 상호 연계해 조성하는 지역을 의미한다.안 위원장은 “진주와 사천, 고흥 등 지역 역량을 토대로 우주 발사체와 인공위성 관련 산업 인프라를 집적하고, 시험·인증, 인력양성, 세제지원 등을 통해 우주기업 유입과 성장을 촉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경남지역 공약 과제인 우주산업 클러스터, 항공우주청 설립 등에 대한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특히 한국항공우주는 7600억 규모 고등 훈련기 수주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콜롬비아군 소식통을 인용해 차세대 훈련기로 한국항공우주의 고등훈련기인 T-50과 FA-50을 도입키로 사실상 결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계약이 이뤄지면 콜롬비아는 인도네시아(22대), 필리핀(12대), 이라크(24대), 태국(14대)에 이어 여섯번째 수출국이 된다.증권업계는 한국항공우주와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의 경우 2분기 수출 비중이 연간 가이던스 15% 상회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목표가 상향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증권은 9만2000원→11만원, 대신증권은 8만7000원→12만8000원, 유진투자증권은 8만원→10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올해 수주잔고는 10조원을 웃돌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중 수출 프로젝트 비중은 약 50% 내외로 이는 올해 추정 해외 매출 비중치(약 15%)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2.05.02 I 양지윤 기자
가계부채 4개월 연속 감소…자영업자 대출은 8조 증가
  • 가계부채 4개월 연속 감소…자영업자 대출은 8조 증가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6조6000억원 넘게 줄었다. 은행들이 대출 우대금리를 복원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대출상환 수요가 늘어서다.반면 자영업자 대출(소호대출)은 지난달 전월대비 약 2조5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확대됐다. 올해 소호대출은 4개월 만에 8조원 넘게 증가하며 가계대출과 상반된 모습이다.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역시 지난달에만 5조원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자금 수요와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에 따른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연합뉴스)◇지난달 신용대출 9400억↓...감소폭은 둔화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말보다 8020억원 줄어든 규모다. 감소폭은 전월(2조7436억원)보다 축소됐지만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주택담보대출은 4794억원 늘었난 반면 신용대출이 9390억원 줄면서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올해 1~4월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이 6조6612억원 감소했지만 신용대출은 7조966억원 줄었다.가계대출 ‘역성장’ 우려에 은행들이 지난 3월 말부터 대출 빗장을 풀고 나섰지만 대출 수요를 늘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5000만원으로 축소했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 복원했다. 그러나 연소득까지만 빌릴 수 있도록 한 정부 행정규제 문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른 점도 신규 대출보다 상환 수요를 늘린 요인이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6개월물 금리는 지난 3월 1.6%대에서 등락하다가 월말 1.7% 선에 진입했는데 4월8일 이후 줄곧 1.8%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4월19일엔 ‘금리 발작’ 영향으로 1.885%까지 치솟았다.다만 신용대출 감소폭은 지난달 1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크게 둔화했다. 지난 1월 2조5151억원 줄어든 신용대출은 2월과 3월엔 각각 1조1846억원, 2조4579억원 감소했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원자재 가격·환율 상승에 중기대출↑”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660조5558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6486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24조6680억원 증가하며 가계대출과 정반대 양상을 나타냈다.특히 소호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소호대출은 지난달 2조4919억원 증가한 308조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증가액도 4월이 가장 컸다. 올해 소호대출 증가액은 8조3232억원에 달한다.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기대출도 지난달 5조832억원 늘어난 572조92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4개월간 중기대출 증가액은 19조4461억원에 달한다.‘코로나19 엔데믹’과 환율 상승 등의 환경이 겹치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3대 업종인 음식업, 도소매업, 숙박업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출 수요가 여전하다”면서도 “최근 엔데믹 상황을 맞아 내부 인테리어 교체 등 영업 재가동을 위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자영업자가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환율마저 치솟으며 수입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수입 업체의 경우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돈이 더 필요한 구조”라고 했다.대기업의 경우 시중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 대출이 증가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은 1조5654억원 증가하며 87조6312억원을 기록했다.
2022.05.02 I 서대웅 기자
1분기 '깜짝 실적' 동력 원통형 배터리, LG엔솔·삼성SDI 증설 채비
  • 1분기 '깜짝 실적' 동력 원통형 배터리, LG엔솔·삼성SDI 증설 채비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국내외에서 원통형 배터리(이차전지) 증설에 돌입했다. 무선 가전부터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모빌리티까지 원통형 배터리 적용처가 확대되면서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과점하는 두 배터리 기업이 수요 대응에 나섰다. 원통형 배터리는 지난 1분기 양사 ‘깜짝 실적’을 이끈 동력이었던 만큼 향후 실적 성장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잔디깎기 기계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그래픽=삼성SDI)◇2021년→2030년, 시장 규모 3.4배 커진다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국내 천안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신규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생산능력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종전 대비 2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말레이시아 제2 공장도 증설이 한창이다. 말레이시아 2공장이 2024년께부터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하리라고 업계는 추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해만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20GWh가량 확대해 연말까지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배터리사 가운데 북미 지역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잇따라 증설할 정도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83억6000만셀(셀은 배터리의 기본단위)에서 올해 106억6000만셀로 100억셀을 돌파한 후 2030년 285억8000만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0년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3.4배가량 늘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가 평소 쓰는 건전지처럼 동그랗고 길쭉한 형태의 원통형 배터리는 무선 청소기, 전동공구 등 선 없는 가전·기기에 전기자전거, 전기차 등 모빌리티 분야까지 적용처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전기차를 제외한 전기자전거 등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2030년 각각 158억9000만셀, 44억1000만셀로 2021년보다 각각 4.6배, 3.3배 증가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77.9%로 지난해 68.9%에 비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 이유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등을, 삼성SDI는 리비안 등을 각각 주요 고객사로 잡으며 전기차 시장과 성장세를 함께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만의 특수성도 작용했다. 소형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을 비롯한 IT기기에 주로 쓰이다보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파나소닉 등 배터리사 3파전으로 좁혀졌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대형 파우치·각형 배터리 시장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데 비해 이들 3사가 확실한 경쟁우위를 잡은 셈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문가들 “삼성·LG, 외형 성장 지속할 것”원통형 배터리 신·증설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수익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 증권가 기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원통형 배터리가 꼽힌다. 원통형 배터리는 제조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1865’(지름 18㎜·높이 65㎜ 크기)나 ‘2170’(지름 21㎜·높이 70㎜ 크기) 등으로 규격화해있어 원가경쟁력이 다른 유형 배터리에 비해 높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에서의 전기차 비중이 20%까지 높아지는 등 원통형 배터리 공급이 늘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주요 고객사의 신규 공장 가동으로 원통형 배터리 외형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05.02 I 경계영 기자
"금리상승 얼마나 갈까"…국민연금이 고민 빠진 이유
  • "금리상승 얼마나 갈까"…국민연금이 고민 빠진 이유
  •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900조원이 넘는 ‘공룡 연기금’ 국민연금이 금리 고민에 빠졌다. 해외자산 위주로 최대한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워놨지만 금리상승이라는 거시경제 변수를 고려해 궤도를 수정해야 할지가 고민의 핵심이다. 결국은 지금의 금리상승 기조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유지될지에 대한 국민연금 차원의 답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글로벌기금관 (사진=국민연금)◇ 이달 중기계획 앞두고 “금리 고민 안 할 수 없어”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중으로 2023~2027년 중기자산배분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향후 5년 단위의 기금운용 목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이달 중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통해 확정된다.매년 세우는 계획이지만 올해 국민연금은 예년과 달리 금리상승에 대한 고민 앞에 서 있다. 지난 2년간의 양적 완화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에 들어가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가 1.5%까지 올라와 있다. 시장에선 올해 중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 때문에 거대 연기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선 금리상승이 구조적인 흐름으로 자리를 잡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전략적 자산 배분 과정에서 금리가 상승 기조로 돌아선 것인지, 돌아섰다면 앞으로 얼마나 기조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지난해 5월 나온 2022~2026년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26년 말까지 대체투자와 주식 자산의 비중은 늘리고 채권 자산의 비중은 줄이는 것으로 방향성을 설정해뒀다. 특히 주식 가운데서는 국내주식은 줄이는 대신 해외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만약 국민연금이 금리상승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기조라고 가정한다면, 기존 중기자산배분안의 방향성은 바뀌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며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면 채권투자의 매력도가 지금보다 높아지고, 기존 계획보다 채권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중기자산배분안 논의 가운데선 채권 비중을 미세한 수준으로 늘리는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김정훈 기자)◇ ‘논의만 3년째’ 기준 포트폴리오는 밀릴 듯다만 이런 식의 기조 변화는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국민연금의 또 다른 거시적 방향성과 불일치한다는 문제와 연결된다. 국민연금은 오는 2030년까지를 기금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성장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기간에는 주식·채권 같은 전통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기로 한 상황이다.국민연금 관계자는 “채권 매력도가 높아진다고 해도 다른 자산군과 비교하면 기대 수익률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긴 호흡에서 국민연금이 당분간은 유동성 걱정 없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단순히 금리상승 변수를 보고 기조를 바꾸는 것도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금리상승과 함께 내년으로 예정된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 역시 중장기 자산배분계획안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말부터 5년 단위의 중기자산배분안과 함께 20년 이상 단위의 기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다만 재정추계가 맞물리면서 기준 포트폴리오의 본격적인 도입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추계는 기준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더 큰 시야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정추계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참고해서 가야 한다”며 “올해 중기자산배분안과 함께 도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2.05.02 I 조해영 기자
동그라미재단, 의과학 혁신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 'TEU MED' 2기 오리엔테이션 개최
  • 동그라미재단, 의과학 혁신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 'TEU MED' 2기 오리엔테이션 개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그라미재단 주최 및 후원, TIDE Institute 주관으로 진행되는 TEU MED(동그라미재단-TEU 메디컬 프로그램) 2기의 오리엔테이션이 서울 DDP 서울온 화상스튜디오에서 30일 개최되었다. TEU MED 2기 오리엔테이션에서 37명의 참가자들과 주요연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그라미재단)TEU MED 프로그램은 의료분야 혁신기술 발굴 및 혁신가를 육성하고자 동그라미재단이 타이드인스티튜트의 TEU(TIDE Envision University) 프로그램에 메디컬분야 접목을 제안하며 시작되었다. 2기 참가자들은 7주 동안 의과학 최신기술강연, 스타트업 교육, 팀프로젝트, 무박2일 스프링보드, 멘토링, 필드트립 등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팀별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검증받을 기회도 얻게 된다. 이번 과정은 작년 1기 과정보다 오프라인 교육 및 팀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밀도 있는 팀 프로젝트를 위한 무박2일 스프링보드와 개인의 인사이트를 강화할 수 있는 개인프로젝트 또한 추가되었으며, 참가자 모집결과, 작년 대비 25.6% 지원율 증가뿐만 아니라, 의학 관계자 지원비율이 83%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동그라미재단 외에도 디캠프, 스파크랩스, 콜즈다이나믹스가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더욱 다채로운 지원을 받게 됐다.현장에 참석한 동그라미재단 안철수 출연자는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서는 교육, 과학기술, 창업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결국 인재가 새로운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을 상업화함으로써 나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의 창업환경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어서 키노트 스피커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는 ‘Dream & Create, The Exponential Future(꿈과 창조, 급변하는 미래)’라는 주제로 미래사회의 새로운 산업과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으며, 그랜드챌린지 강연에서는 △이국종 대한민국해양연맹 이사의 “해양의료체계” △김정훈 서울대학교병원 안과교수의 ‘Forefront of Fight for Vision: In vivo Genome Editing’ △허준녕 세브란스병원 임상연구조교수가 ‘진료를 도와 환자를 살리는 방법, 코로나-19 의사결정지원 플랫폼의 경험’ 강연이 진행되었다. 현장에 참석한 37명의 참가자는 강연 이후에도 아이스브레이킹, 그라운드 룰, 언컨퍼런스 세션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7주간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권치중 동그라미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혁신 과학기술 개발 지원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연구지원, 창업교육 및 지원사업, 공모전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특히 TEU MED 2기는 참가자 중 의학전공자 및 관련 종사자 비율이 80%가 넘는 만큼 의료혁신기술 기반 창업의 혁신성과 실효성을 다각도로 고민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동그라미재단은 2012년 안철수 출연자가 1210억 원을 출연하여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 재단이다. 설립 이후 혁신 기술개발, 지역 사회적기업 육성, 창업교육, 연구사업 지원을 통해 ‘변화의 시작, 기회와 나눔의 네트워크’라는 비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2022.05.02 I 이윤정 기자
인플레·환율급등·고금리 '3고' 현상에…"팔면 팔수록 손해"
  • 인플레·환율급등·고금리 '3고' 현상에…"팔면 팔수록 손해"
  • [이데일리 김상윤 박민 이후섭 이다원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는 당사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와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환경과 불안정성, 유가와 생필품 가격 변동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IT 제품, TV 및 모바일 등을 제조하는 고객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해당 제품의 감산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차보고서(Form 20-f)를 제출하면서 우울한 전망을 담았다. 원자재 비용 상승과 금리 인상, 공급 과잉 및 수요 축소에 따른 LCD(액정표시장치) 판가 하락 등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역시 부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 장기부채를 포함한 장단기차입금은 12조 6670억원에 달한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시설투자에 나설 시 차입 부담이 커졌다.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1분기 그나마 선방..2분기 타격 커질 듯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우리 기업들이 ‘3고(高)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 현상이 임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소비자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할 경우 수요가 줄어들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은 올해 초 세운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투자계획을 재점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리스크를 고려해 올해 사업을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거시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여러 상황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했다.전자업체들은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면서 올해 1분기 역대 최고인 1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 1000억원)보다 줄어든 8000억원에 머물렀다. 글로벌 물류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상승 등 영향을 받아서다. LG전자는 2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와 같은 원가 인상 요인이 이어져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너무 많은 시점”이라며 “컨티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그나마 대기업들은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답이 없다. 산업용 볼트·너트를 제조하는 A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면서 원청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납품가격을 올릴 경우 거래거절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니켈 가격이 3배나 올라 은행에서 50억원 대출을 받아 겨우겨우 니켈 확보에 나섰다”며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납품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팔면 팔수록 손해다. 직원들의 임금도 못 올리니 회사 분위기도 나빠지고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우려했다.기업들의 어려움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97.2로 집계됐다. 지난 4월 99.1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한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악화 심화로 인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업보다 많은 상황이다.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제조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6.8%는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31.2%는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실장은 “그나마 1분기에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 수준을 감내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임금과 금리, 물류비 등 기업의 비용부담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책을 만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회사채 금리상승에..자금조달 어려움↑생산원가 상승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과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신용등급 AA-급 우량기업의 3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3.98%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 연 2.415%보다 약 1.5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자금조달 부담이 커지자 SK머티리얼즈, 한화 등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던 기업들은 줄줄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중 회사채 발행규모는 총 12조 9001억원으로 전월(14조 934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줄 것이라는 ‘시그널’이다.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만 할 게 아니라 기업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각종 인센티브를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막는 데 가장 힘을 주겠다고 했지만,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경기부양책도 정부가 고민해줘야 한다”며 “법인세 인하를 비롯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를 보다 완화하고 세제 인센티브를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2.05.02 I 김상윤 기자
"언제 무너져도"…3대 악재 '퍼펙트 스톰'에 기업들 '비상'
  • "언제 무너져도"…3대 악재 '퍼펙트 스톰'에 기업들 '비상'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이후섭 기자] 1.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사는 원·부재자값 및 운송비 상승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그렇다고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1%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했다.2. 중소 특수강업체 B사는 최근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원자잿값 인상에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어 인력채용을 중단한 데다, 금리 인상에 자금조달에도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B사 대표는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자금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늘어나는 대출 이자 등 여러모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한국 기업들이 ‘퍼펙트 스톰’(한꺼번에 덮치는 위기)에 휩싸이며 역대급 시련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및 원자잿값 급등, 코로나발(發) 중국 봉쇄 및 공급망 붕괴에 이어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한국 경제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드리우자 기업들의 경영환경에도 먹구름이 낀 것이다. 올 하반기 경기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 기업들이 지난해 말 세운 경영·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거나, 컨틴전시플랜(비상대책)을 가동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배경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그나마 ‘잘 나가는’ 반도체 업계까지 불확실성 속에 비상이 걸렸다. 매크로 이슈에 따른 수요 둔화로 실적 증가 속도가 더딜 것이란 시장의 시각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기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매크로 이슈에 따른 수요 둔화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증가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했다.한 대기업 임원은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까지도 경영 및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플랜B 등 컨틴전시플랜 가동을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했다.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기업들이 1분기까지 원자잿값 상승은 흡수 가능했으나 이제는 한계 상황이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나마 대기업은 사정이 나은 편이나, 중소·중견기업들은 언제든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인플레에 환율까지 올 하반기 기업들은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라며 “환율이 오르면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고, 이는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 역시 기업 채산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정부의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유동성을 회수해 물가 상승을 잡는 문제와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결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인세 인하, 세제조건 완화 등 정부가 기업 활동에 도움을 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며 “규제 타파와 함께 투자 유발을 위한 인센티브 등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2022.05.02 I 이준기 기자
SK 여자 핸드볼 팀, 광명시민과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
  • SK 여자 핸드볼 팀, 광명시민과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
  • 지난달 30일, 광명시민과 함께하는 ‘산해진미 플로깅’에 참여한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단과 광명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이데일리 박민 기자] SK루브리컨츠 소속 여자 실업 핸드볼팀 ‘SK 슈가글라이더즈’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광명시 안양천에서 ‘광명시민과 함께 하는 안양천 환경정화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산해진미는 ‘산(山)과 바다(海)를 참(眞) 아름답게(美) 만들자’는 의미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지난해부터 전개하는 플로깅 캠페인이다. 플로깅은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하는 신조어다.이번 행사는 2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석해 안양천 하천 정화 활동과 병행했다. 광명시 자원봉사센터, 광명시체육회, 광명시핸드볼협회, 발달장애인부모연대, 청년발달장애인연대, SK슈글즈 팬 서포터즈, 발달장애인 응원단 ‘슈게더’ 등 지역 협력 기관도 동참했다.김정훈 SK 슈가글라이더즈 단장은 “구단 연고지인 광명시에서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환경 정화 활동을 진행하며 지역 사회에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앞으로 팬과 소통하는 구단,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구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중순 ‘플로깅 위크’(Plogging Week)를 선포하고,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했다. 행사 종료 이후에도 사업장별로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추진해 구성원 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22.05.01 I 박민 기자
"믿을 건 실적뿐"…5월 코스피 긴축·경기 '먹구름'
  • "믿을 건 실적뿐"…5월 코스피 긴축·경기 '먹구름'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주식시장 비관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압도된 실물경기와 정점으로 치닫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영향이다. 당분간 이어질 실적장세에선 △가격 전가력과 시장 지배력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종목 △엔데믹 전환 수혜 종목이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올해 9% 하락한 코스피…“5월 인플레·긴축 변동성이 지배”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 전거래일보다 1.03% 오른 2695.05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1%대 오르며 모처럼 강세를 보였지만, 5거래일째 2700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 변동률은 -9.49%다. 글로벌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속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고삐를 죄고 있다. 5월 50bp(1bp=0.01%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화됐고, 6월 75bp 인상론이 불거지며 ‘자이언트스텝’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강도 높은 코로나19 봉쇄는 경기 전망을 끌어내렸다.외국인의 ‘팔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발표에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과 달러 강세가 순매도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거래소 집계 기준 외국인이 4월 한 달간 코스피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4조943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기관은 1조3980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홀로 6조2140억원을 사들였다. 5월에도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코스피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으로 2500포인트대를 제시했다. 상단은 대체로 2700~2800포인트대를 제시했다. 실적 모멘텀과 4월 물가, 인플레이션 지표, 중국 경기부양 조치, 제한적인 환율 변동성 속 외국인 순매도세 진정 가능성 등 요인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다.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주식시장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진단·정책 시사, 양적긴축 이행 등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과 반응에 지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환경 변화를 주식시장이 전부 반영했다고 보기 쉽지 않아 변동성 위험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헤지주·엔데믹 수혜 실적주 주목”이러한 변동성 장세에서 전문가들은 “믿을 건 실적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4주간 2.4% 하향 조정(55조8000억원)됐지만, 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0.1% 상향 조정(250조원)된 점을 짚었다. 실적주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펀더멘털이 훼손될 여지가 적은 퀄리티 성장주와 △엔데믹 전환 수혜주를 주목했다. 인터넷, 2차전지, 제약·바이오, 비철금속, 유통, 의류를 관련 업종으로 꼽았다. 반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부진한 업종은 소재, 금융, 유틸리티로 집계됐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실질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은 둔화될 전망”이라며 “비용 증가에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며 견조한 실적이 유지되는 퀄리티주를 중심으로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업종도 주목된다. 삼성증권은 △내수 방어주, 소프트웨어, 통신, 미디어, 상업서비스(방산), 바이오 대표주 압축대응과 △핵심 수출 대표주인 반도체, 자동차, 정유를 꼽았다. 교보증권은 원자재 가격 하락전환 시 에너지·소재를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컸던 만큼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5월 주식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권고도 따른다. 김 센터장은 “5월 이후 긴축 강화가 예정돼 ‘곧 물가는 안정될 것’이란 시나리오 전제 전략 수립을 고민할 수 있겠다”며 “그러나 경제심리가 약화될 경우 금리마저 높은 상황이라면, 적지 않은 경제주체는 소비·투자 보다 저축·부채조정을 선택하게 돼, 인플레이션에서 파급되는 투자논리로 무리하게 접근하는 것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5월 첫째주에는 한국 4월 수출입(1일), 중국 노동절 휴장(2~4일), 미국·유로존 4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미국 4월 ISM 제조업(2일), 한국 4월 소비자물가(3일), 미국 4월 ADP 고용, 4월 ISM 비제조업(4일), FOMC(5일)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
2022.05.01 I 이은정 기자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박근혜 웃고 문재인 울고, 윤석열은?
  •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박근혜 웃고 문재인 울고, 윤석열은?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오는 10일 윤석열 20대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 취임 우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표는 이메일과 요금후납 우편물이 보편화로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5년마다 한번 발행하는 대통령 취임 우표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고 수집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몇몇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돈이 되는 수집품으로 자리 잡은 게 인기 요인이다. 이에 초보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대통령 기념우표 수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념 우표 발행날 우체국 앞 새벽 줄서기 진풍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5번 발행 박정희 0회 윤보선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발행된다. 적게는 5만장, 많게는 1100만장이 당시 우표 시세에 맞춰 액면가로 발행된다.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전 국민이 축하하고 이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국내에는 1948년에 처음 도입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취임 기념 우표는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우표보다 값어치가 많게는 수백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한국우표상협회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우표의 경우 수집가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다”며 “일반 우표보다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발행된 것은 1948년 9월이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화를 담은 것으로 액면가격은 5원이었다. 현재는 국내에서 발행된 대통령 취임 우표 중에서 최고 가치인 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후 2번 더 이승만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가 발행됐지만, 가격은 20만원대 이하에서 형성된 상태다. 4대 윤보선 대통령은 “산 사람이 어찌 우표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 우표는 같은 얼굴에 각기 다른 배경으로 5번이나 발행됐다. 5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경우 발행량이 50만장에 불과해 1장당 가격은 12만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이후 발행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며 가치는 3만원대로 내려간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지만, 같은해에 발행된 다른 우표와 비교하면 높은 가치다. 1967년에 제6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와 비슷한 시기에 발행된 하인리히 뤼브케 독일 대통령 내방 기념우표는 1장당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통령 기념우표 가치가 10배 더 높은 것이다.김정식 수집뱅크코리아 대표는 “최근 젊은층의 놀이문화가 바뀌며 우표수집에 대한 관심이 낮아져 우표 수집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경우 꾸준히 찾는 이들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돈이 되는 우표는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의 가치의 척도는 크게 2가지다. 얼마나 희소성이 있느냐와 인기다. 찾는 사람이 많을 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희소성은 얼마나 오래됐는지 여부와 함께 발행량으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가장 비싼 우표로 초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꼽힌다.이승만 초대 대통령 취임우표는 5만장만 제작됐다. 액면가 5원에 발행됐으나 현재 거래가는 70만원으로 책정됐다. 74년의 세월을 거치며 가치가 14만배나 뛴 것이다. 훼손되지 않은 것 자체가 드물어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평가다. 제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40만장과 20만장씩 액면가 20환과 55환으로 2종류가 발행됐고 현재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우정사업본부발행된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가치가 높게 상승한 경우도 있다. 2013년 2월에 발행된 제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다. 액면가 270원에 218만장이 발행됐다. 현재 1장당 5000원, 2장이 포함된 소형 시트는 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9년만에 액면가대비 17.5배나 뛴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구속 이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며 소형시트 한 다발에 100만원에 팔린다”고 귀띔했다. 그다음으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도 가치가 높다. 1988년 300만장이 발행됐다. 액면가는 80원이지만 현재 장당 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4년만에 가치는 42.7배나 상승했다.그보다 앞서 제 11대와 12대 대통령을 역임한 전두환 대통령 취임우표는 1장당 300~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장이 포함된 소형 시트 1장 가격이 2500원, 1500원에 책정됐다. 대통령 재임 당시 인기도가 가장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은 물량 자체가 많다는 게 가장 큰 가격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한 수집상은 “전두환 대통령 관련 기념우표의 경우 당시 해외 순방을 많이 다니며 관련 우표의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이 때문에 가격이 다른 기념우표 대비 낮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도 상황이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우표의 경우 발행 당일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 구매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온라인 물량 16만장은 2시간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상대적으로 고가(2만3000원)인 우표첩 2만부도 이틀 만에 동났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역대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첩으로는 처음으로 1만2000부를 추가발행했다. 희소성에 10배 이상 몸값이 뛰었던 우표첩 가격은 거품이 빠지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다른 수집가는 “희소성 때문에 비싸게 구매한 사람들은 추가 발행 이후 손실을 보게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 기념 우표 가격이 시가에서 크게 오르지 못하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사진=우정사업본부◇ 윤석열 당선인 우표 노려볼까만약에 집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책 사이, 또는 서랍에서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를 발견한다면 상태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용으로 훼손됐거나 광택 등이 사라졌다면 기념우표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우표상협회 관계자는 “수집품이라 상태를 최우선으로 본다”며 “상태가 나쁜 건 반값도 안 간다”고 말했다. 잘 보관하겠다고 코팅하면 안 된다. 코팅하며 열이 가해질 경우 우표가 망가질 수 있어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표책에 비닐을 씌어서 보관하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표 뒷면에 덱스트린이란 물질이 발라져 있어 물이나 침만 묻혀도 봉투에 잘 붙는 구조”라며 “이 부분이 훼손 없이 깨끗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취임우표에는 초상화를 기본으로 했던 기존 우표와 달리 반려견 토리가 함께 담길 것으로 논의되고 있어 관심이 더 뜨겁다. ‘퍼스트견’이 우표에 담기는 사례는 처음이라 수집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총괄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취임 기념 우표엔 윤석열 당선인 이미지 외에 다른 내용을 추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인물 사진 외에는 반영한 전례가 없어서다. 다만 우표첩 ‘나만의 우표’에는 토리 이미지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첩에 어린 시절 사진이 포함되거나, 문재인 대통령 기념 우표첩에 군대 복무 시절 모습이 포함돼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이런 이미지 우표의 경우 엄밀히 보면 취임 기념 우표로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발행량은 우표 300만장, 소형시트 50만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우표(218만장)보다는 많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우표(929만장)보다 적다. 이 때문에 어느정도 희소성이 있을 거로 보인다.그러면 기념우표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전국 220여개 총괄우체국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총괄우체국의 문은 오전 9시부터 여는데, 광화문우체국, 서울중앙우체국 등에서 새벽부터 줄서기 등의 진풍경이 나타날 거로 보인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우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우표첩의 경우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판매 첫날 모두 소진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2.05.01 I 이지현 기자
시장규모 1200조…보험도 코인도 못맡기는 신탁
  • 시장규모 1200조…보험도 코인도 못맡기는 신탁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배우자와 노후를 보내고 있는 A씨(70)는 본인이 사망하면 배우자에게 자산을 모두 상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자산관리 능력이 부족해 고민이던 A씨는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유언대용신탁’ 가입을 권유받았다. 본인 사망 후 은행이 자산을 관리하다가 배우자까지 사망하면 남은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해주는 상품이다. 가입을 검토하던 A씨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자산의 20%이던 보험은 수탁이 어려워서다. 본인 사망 후 수억원에 이르는 사망보험금을 배우자가 잘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국내 신탁시장 규모는 1200조원대까지 커졌다. 하지만 초고령화 시대에 새로운 ‘사회적 안전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탁제도를 낡은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신탁법상 재산적 가치를 지닌 자산은 수탁이 가능해 보험을 신탁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자본시장법이 수탁 가능한 자산 종류를 7종(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부동산관련권리, 무체재산권)으로 제한하고 있다. 자산종류는 1961년 최초 법 제정 이후 2005년 무체재산권 하나만 포함된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A씨 경우 보험금청구권의 수탁이 막힌 이유다.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적지 않은 보험금이 수익자에게 한 번에 지급될 수밖에 없다”며 “보험금 청구권도 수탁이 가능해지면 신탁회사가 자산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나 미성년 자녀 등에게 분할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은행권에서도 ‘보험금청구권신탁’ 개발 움직임이 있었지만 자본시장법상 불가능해 개발을 포기했다”고 전했다.중소기업의 가업승계도 신탁제도와 맞물렸다. 현행 상속세법상 중소기업 사장이 일정 요건을 채워 회사를 승계하면 최대 500억원을 공제해주는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피상속인을 포함한 최대주주는 최소 50%의 지분(상장법인은 30%)을 10년 넘게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주식을 수탁하면 주식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기 때문에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가 불명확하다. 신탁 기간을 주식 보유 기간으로 봐야 하는지 기준이 없어서다. 주식을 안전하게 맡기려는 수요를 제도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하나은행 100년리빙트러스트센터장을 지낸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고문은 “NFT(대체불가토큰) 등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재산이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며 “현재의 ‘열거주의’식 제도에서는 신탁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탁이 사회적 안전판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2.04.29 I 서대웅 기자
“우리도 손정의처럼”…한국판 비전펀드 시동 걸리나
  • [마켓인]“우리도 손정의처럼”…한국판 비전펀드 시동 걸리나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투자 장벽을 완전히 허물어달라”새 정부 취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시장과 재계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요점은 간단하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VISION FUND)’처럼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 투자와 외부 자금출자 전면 허용을 검토해달라는 것이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가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이걸로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대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화끈하게 투자하고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국내 벤처투자는 물론 해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육성에도 국내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게 재계 주장이다. 이른바 ‘한국판 비전펀드’ 출범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 또한 적잖은 가운데 새 정부가 재계 메시지에 응할지가 관건이다. ◇ 국내도 비전펀드 만들 때 되지 않았나요?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재계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기업 해외 투자와 외부 자금출자 전면 허용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일반지주회사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분 100%의 자회사 형태여야 하는데다 차입 한도 또한 일반 벤처캐피탈(자기자본 800~1000%)에 한참 못 미치는 자기자본 200%로 제한돼 있어 갈증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재계의 요청은 앞선 CVC 허용에서 한발 더 들어간 형태로 직접 펀딩(자금조성)을 주도하고 딜소싱(투자처 발굴) 등 해외 투자를 주도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길을 터달라는 게 핵심이다. 롤모델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다. 일본 IT(정보통신)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모태지만 127조원 규모 1호 펀드에 이어 137조원 규모의 2호 비전펀드를 굴리는 글로벌 투자자로서의 명성이 더 자자하다. 펀드 조성 과정에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 등의 출자를 이끌어내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머커스(전자상거래)기업 쿠팡과 야놀자 등 국내 시장 기반 유니콘에도 거액을 투자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 들어서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생명공학 전문 매체인 바이오센추리에 따르면 비전펀드2는 올해 1분기에만 8억900만달러(1조31억원) 투자를 집행했는데, 7곳의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 16곳의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바이오벤처 투자에 속도를 올리며 선제 투자에 나섰다. ◇ 넘어야 할 장애물 산적…새 정부 의지가 관건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도 벌어지는 격차를 두고만 볼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봤을 때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느냐”라며 “새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고 새 기준을 만들기 위한 협의에 나서는 것으로도 유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4차례나 만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부산상의 회관에서 진행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대회’에서 “정부와 원팀으로 일심전력 다할 것”이라고 협력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각별한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대회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인수위 기자단)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대기업의 자본시장 참여가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도 자본시장 내 새로운 판이 깔리느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 펀드 출자를 통해 해외 투자로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기업들이 여러 방면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지 않느냐”라며 “대기업이 투자를 주도하는 포지션이 주어진다면 전에 없던 그림이 나오긴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무르익는 기대감에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대기업의 해외 투자나 자금 출자를 전면 허용할 경우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산분리(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을 분리하기 위한 법률)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깐깐한 기준을 유지하며 조금씩 완화해온 기조를 하루 아침에 허물기 부담스럽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해당 제도를 악용한 기업들의 ‘해외 사금고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 또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전면 허용으로 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면서도 “기준을 새로 정하고 현재 기준에 대해 재검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니 본격 논의를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유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04.29 I 김성훈 기자
메타버스 올라탄 포바이포…'따상상' 가능할까
  • 메타버스 올라탄 포바이포…'따상상' 가능할까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초고화질 실감형 콘텐츠 제작 전문기업인 포바이포(389140)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마쳤다. 통상 기업공개(IPO) 비수기로 꼽히는 4월 공모에 나섰지만 ‘메타버스’ 테마를 타고 날아오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틀째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는 모습이다.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포바이포는 이날 공모가인 1만7000원의 두 배인 3만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곧바로 상한가(30%)로 직행하면서 4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함께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장중 단 한 번도 상한가에서 내려오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날 거래량은 51만6296주를 기록했다.지난 2017년에 설립된 포바이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화질 개선 솔루션 ‘픽셀(PIXELL)’을 중심으로 초고화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픽셀은 인공지능(AI)을 통해 화질 개선 작업을 딥러닝화 시켜 기존 영상을 초고화질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술이다. 특히 지난해 JYP Ent.(035900)도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포바이포에 50억원을 투자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포바이포의 성공적인 데뷔는 예정됐다는 평가다. 이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8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희망가격 밴드(1만1000~1만4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7000원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이어 지난 19~20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14조1947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접수건수는 16억6996만6110주였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포바이포는 특히 메타버스 관련 기업 중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메타버스 관련 업체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포바이포는 지난해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을 달성했는데,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비 122% 급증한 수치다.포바이포는 메타버스 관련주라는 점과 상장 첫 날 시장의 관심을 모으면서 따상을 기록했다는 점 등에서 자이언트스텝(289220), 맥스트(377030) 등과 비교되고 있다. 자이언트스텝과 맥스트는 지난해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각각 ‘따상’과 ‘따상상(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기도 했다.특히 포바이포는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20.7%에 불과한 211만주로 적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이 많다. 경쟁사 대비 독점적인 기술력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향후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바이포에 대해 “국내 실감형 컨텐츠 시장 규모 자체가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까지 챙길 수 있는 기업”이라면서 “기존 글로벌 가전향 외에 JYP, 에코마케팅 등 전략적투자자(SI)와 협업을 통해 전방 고객,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22.04.29 I 안혜신 기자
'형보다 나은 아우'…삼성전자 주가 죽쑬때 SDI·SDS 날았다
  • '형보다 나은 아우'…삼성전자 주가 죽쑬때 SDI·SDS 날았다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80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2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1% 반등했지만,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들의 싸늘한 투심(투자심리)을 바꾸진 못했다. 아우 격인 삼성SDI와 삼성SDS는 호실적을 발표하며 나란히 상승 마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코스피 1% 상승에도 52주 신저가…맏형의 ‘굴욕’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43포인트(1.08%) 오른 2667.4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0.69%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전약후강’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에 나섰지만, 연기금과 투신 등 기관이 방어에 나서면서 1%대로 올라섰다.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8개를 제외한 42개 종목이 올랐다. 반면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0.31% 빠진 6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장중 6만4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또 새로 썼다. 삼성전자우(005935)도 5만80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 매도창구 상위에는 오전부터 JP모건과 메릴린치 등 외국계증권사가 올랐다. 삼성전자우 역시 맥쿼리와 모건이 매도 상위에 오르는 등 외국인들의 이탈이 계속되며 약세를 보였다.맏형 삼성전자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95%, 50.5% 늘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6% 늘어 3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갈아치웠다. 달러화 강세로 3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늘기도 했다. 반면 2분기 전망은 어두웠다. 삼성전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품 사업에선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첨단공정과 신규 응용처 확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삼성SDS·SDI, 어닝 서프라이즈…“주가 저평가 주목” 증권업계 역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중국의 코로나19 재봉쇄 조치 등 리스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보기술(IT) 수요가 감소하고, 반도체 투심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굴레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외 리스크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단기간에 현실화할 위험 요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 주식시장이 다시 연중 최저치 전후까지 하락하고 있지만,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1년을 놓고 본다면 주식투자의 기회가 좁아지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최근 투자심리는 극단적으로 편중됐다”고 말했다.‘삼성후자’들은 호실적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삼성SDS(018260)는 전 거래일보다 7.3% 오른 14만7000원, 삼성SDI(006400)는 1.36% 상승한 5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는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9% 늘어난 4조19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35억원으로 26% 증가했다.삼성SDI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7% 늘어난 4조49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와 삼성SDS는 나란히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호실적에도 주가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점에 주목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미국 투자는 늦었지만,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흐름, 재무구조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2022.04.28 I 양지윤 기자
'지분만큼 수익' 조각투자, 금융당국 규제 정조준(종합)
  • '지분만큼 수익' 조각투자, 금융당국 규제 정조준(종합)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당국이 ‘뮤직카우’에 이어 다른 조각투자 플랫폼도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지분만큼 청구권을 가지는 경우를 ‘증권’ 성격이 강한 만큼,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 앞으로 증권에 해당하는 조각투자 상품을 발행하려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아야 한다. 이후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공시 규제를 따라야 하며 투자자들의 예치금도 금융기관에 맡겨야 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증권 조각투자 기준은 ‘수익 청구권’28일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조각투자란 복수의 투자자가 실물자산이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를 분할한 청구권에 투자하고 거래하는 형태다. 과거엔 조각투자가 건물이나 콘도상품권 등에 국한됐지만 최근 조각투자는 음악 저작권, 미술품,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이에 금융당국은 조각투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기로 했다. 공증이나 등기처럼 투자자의 소유권이 공적으로 증명돼 실물자산의 소유권을 나눠 취득하는 방식의 조각투자는 민·상법의 적용을 받는 기존의 ‘조각투자’로 본다. 이 같은 투자는 금융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지분만큼, 청구권을 가지는 조각투자는 ‘조각투자 증권’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조각투자 증권은 ‘증권’의 성격을 띤 만큼 자본시장법에 적용된다. 이를테면 뮤직카우는 자회사(뮤직카우에셋)가 원작자로부터 음악저작권을 사들인 후 이를 ‘청구권’ 형태로 변형하고, 이를 양도받은 뮤직카우가 그 권리를 쪼개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인 만큼 ‘조각투자 증권’이 된다. 금융위는 증권형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큰 조각투자로 △사업자가 없다면 조각투자 수익 배분 또는 손실회피가 어려운 경우 △사업자가 운영하는 유통시장의 성패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 △투자자 모집시 사업자의 노력이나 능력을 통해 사업과 연계된 조각투자 가격이 상승한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경우 등을 꼽았다. 다만 금융위는 피스(명품), 뱅카우(소) 등 현재 존재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업체들이 증권성에 해당하는지 묻는 말엔 답하지 않았다. ◇증권 조각투자, 자본시장법 지켜야…업계는 우려 조각투자의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조각투자 증권’을 발행하고 유통하려는 사업자는 자본시장법과 관련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2019년부터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한시적인 특례를 받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등을 신청할 수도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으려면 △혁신성과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될 것 △투자자 보호 체계를 충분히 갖출 것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분리할 것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는 일부 규제에 대해 특례를 인정받는 경우가 있더라도 조각투자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핵심적인 보호 체계는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각투자 증권의 실제 권리구조가 조각투자의 특성 및 투자자의 인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권리구조를 투자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구체적으로는 조각투자 사업자가 투자판단에 중요한 사항을 투자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설명자료와 광고의 기준·절차를 마련하고, 약관·계약서를 교부해야 한다. 특히 투자자 예치금은 외부 금융기관에 별도 예치·신탁하고, 도산시 투자자에게 반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증권 예탁 또는 예탁에 준하는 권리관계 관리 및 확인 체계 마련, 물적 설비와 전문인력 확보, 분쟁처리절차 및 투자자 피해 보상체계 마련 등이 그 조건이다. 금융위는 모든 조각투자 증권 플랫폼에 뮤직카우처럼 6개월의 제재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뮤직카우는 기존 ‘투자계약증권’ 개념이 적용된 사례가 없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6개월 유예를 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해도 심사와 결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갑작스러운 규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샌드박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선 당연히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2.04.28 I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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