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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이 던진 대주주 회피물량, 기관이 받았지만…"안심은 금물"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매기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려 개인 큰 손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기관과 외인이 물량을 수월하게 소화한 모습이다. 그간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을 받은 가족합산을 폐지하면서 예년보다는 매도 압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대주주 확정일인 28일 직전인 27일 하루 동안 매도세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 특히 12월 들어 개인 매수세가 활발했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업종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거래량이 쪼그라든 연말에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 이벤트가 펼쳐지는 만큼,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개인 9620억 매도…기관·외국인이 받아내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96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8880억원, 외인은 87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이 내다 판 주식을 외국인·기관이 주워담은 모습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양도세 회피 매도세를 알파를 낼 기회로 해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증시가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선 일단 한숨 돌린 모양새다. 올해 개인 큰손 투자자들은 매도를 미뤄 온 측면이 있다. 이번에는 정부안이 통과돼 대주주 요건이 기존 1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상향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이 닥쳐 현행 요건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들이 급하게 매도 물량을 쏟아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은 ‘현대판 연좌제’로 비판받은 가족합산 폐지 효과도 있었다는 평가다. 그동안에는 대주주 주식 보유액을 판단할 때 주주뿐 아니라 배우자, 부모, 자녀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했다. 투자자 본인이 10억원 이하로 주식을 들고 있더라도 가족이 보유한 주식까지 합쳐 10억원을 넘으면 양도세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기획재정부가 시행령을 고치면서 개인별로 종목당 10억원 넘게 주식을 보유한 경우만 과세하기로 했다. 최 연구원은 “앞으로 투자자 개인별로 과세하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가족합산 제도를 피하려 불필요하게 매도했던 물량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27일 양도세 회피 나올 가능성 여전다만 양도세 부과 대상자가 확정되기 직전까진 긴장의 끈을 놔선 안 된다는 분위기다. 연말이 되면 거래량이 줄어드는 만큼 작은 매도나 매수에도 시장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 매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자가 확정되는 28일 직전인 27일까지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란 시각이다. 증권가에선 12월 들어 개인 매수세가 강했던 업종들에 매도세가 몰릴 수 있다고 짚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2월 한 달간 개인은 반도체(7000억원)와 IT가전(6000억원), 화학(5000억원), 자동차(4000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실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시총 상위 종목들에서 개인 매도세가 꿈틀대는 모습이다. 26일 개인은 삼성전자(005930)를 723억원어치 던졌으며 LG화학(051910)(80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75억원) 기아(000270)(27억원)에서도 순매도 행렬을 이어갔다. 연초 대비 주가가 폭등한 종목들 역시 양도세 회피용 매도 타깃으로 지목됐다. 네옴시티 관련주로 묶이며 연초대비 주가가 130.9% 급등한 한미글로벌(053690)은 올 들어 개인이 6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403.6% 오른 금양(001570)은 760억원, 343.6% 오른 카나리아바이오(016790)는 113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중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곳들 위주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수급이슈는 실적 팩터에 기회”라고 짚었다. 실제 한미글로벌의 경우, 회피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지목됐지만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가 366억원으로 올해 추정치(268억원) 대비 36% 많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개인 순매수가 집중됐던 반도체와 IT가전 등 개별 섹터의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예정이지만 이 같은 수급 이벤트가 유발하는 주가 변동성은 펀더멘털과 무관하다”며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접근하는 것도 적절한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 재고 쌓이고 공장 돌리면 손해인데…"국회·정부, 되레 기업 앞길 막아"
-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정부가 기업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만 했지, 최근 관련 법안을 보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법인세 인하 및 반도체산업 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보면 여전히 경쟁국 (지원)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데,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지 말라는 걸로 들립니다.” (재계 관계자)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경기가 악화할 것이란 여러 경제지표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기업의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우리 기업들이 당장 재고자산 관리에 투자·생산 감소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에 비해 정부와 국회의 기업 지원책은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반도체 등 BSI, 27개월만 최저…내년 투자여력 더 줄 것”(그래픽=김정훈 기자)26일 재계는 내년도 한국경제가 올해보다 “암울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제조업 부진이 심화, 그 결과 우리 경제 내 생산·투자·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와 올 3분기까지 1612개 상장사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총자산은 전분기대비 39조원이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총부채가 40조원 늘어 부채증가액이 자산증가액을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다수기업들이 빚을 늘렸으며 사들였던 자기자본을 처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투자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읽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애초 삼성전자와 SK그룹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내놨으나 지금대로라면 투자를 늘릴 수 없을 정도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봤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내년 1월 BSI 전망치를 88.5로 분석했다. 이번 달 BSI(85.4)보다 3.1포인트(p) 상승하긴 했지만 지난 4월(99.1)부터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BSI는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치(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 대비 부정적이라는 뜻이다.특히 제조업의 경우 의약품(100.0)을 제외한 모든 세부 산업이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국내 수출의 간판 업종인 전자통신(반도체 포함)은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0년 10월(71.4)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77.8)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을 주력 수출하는 전자통신산업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2020년 10월(71.4)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77.8)를 기록했다.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제조업 전망 부진이 국내외 경기 침체로 인한 재고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며 “재고 증가는 최근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 생산·투자·고용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경쟁국 대비 지원 역부족…장기적 관점서 재정 지원해야”경제계는 정부가 기업의 세 부담 완화·자금시장 안정화를 통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경기침체 속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유동성 압박 완화와 불필요한 규제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최근 법인세제 개편안 및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의 법인세 인하율 및 세액공제율은 기업들 기대는 물론 경쟁국의 지원 정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루한 여야 공방 끝에 통과한 법인세법 개정안 내용은 법인세를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낮추는 것에 불과했다.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인상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역시 대기업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해 턱없이 낮은 2%포인트에 그쳐 사실상 효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경제단체들은 이 같은 법안 통과 직후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해외 자본의 국내유치를 촉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유감을 표한 바 있다.경쟁 기업과 투자 경쟁을 하면서도 법인세 등 세 부담률이 높다 보니 한국 반도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미국·일본·대만 등 경쟁국 중 홀로 하락세를 보인다. 한국의 순이익률은 2018년 16.3%에서 지난해 14.4%로 1.9%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9%포인트, 일본은 2.0%포인트, 대만은 1.1%포인트 올랐다. 투자 여력도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법인세 인하율이나 세제 확대 수준이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이냐는 것인데 그렇지 않으며 이를 보완할 다른 지원책도 없다”며 “미국, 유럽 등이 우리 기업의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준의 지원이라면) 우리 기업들이 굳이 국내에 투자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투자 세액공제를 많이 해주면 세수가 줄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을 더 키워 세원을 늘릴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가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민간 투자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이 상당히 부진한데 국내 반도체 제조기업의 경우 내년 투자를 올해의 절반 정도만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투자가 줄면 당연히 고용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론 민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민간 투자와 소비 회생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등 국내 4대 반도체 관련 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서 확정된 시설투자 세액공제 8%는 미국(25%)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며 우리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단절시키는 것”이라며 “반도체산업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현명한 재논의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 올해 공모주 투자 시들했어도…10에 6은 '성공'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해 공모주에 투자해 상장일 종가에 팔았다면 승률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말까지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난 종목까지 포함해도 30%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착시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해 대체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IPO 시장 쪼그라들었지만 공모주 평균 수익률 28%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기업 공모 금액은 총 16조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20조3800억원과 비교할 때 4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12조7500억원이라는 역대급 공모금액을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이는 3조2522억원으로 급감한다. 지난 2020년 기록했던 5조2150억원보다도 37.63% 감소한 수준이다.IPO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공모주 투자 지표는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6일까지 올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스팩·리츠 제외) 70개 가운데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기업은 46개다. 공모가로 투자해 상장일 종가에 팔았을 경우 65.71%의 승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난 종폭까지 포함하면 28.36%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가 나란히 160.00%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상장한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올해 첫 ‘따상(공모가 대비 2대에 시초가 형성후 상한가 마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유일로보틱스와 포바이포도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오토엔과 퓨런티어, 지투파워, 새빗캠, 에스비비테크 등도 상장일 종가 기준 따상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이 세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IPO 기업 중 공모가대비 이달 19일까지 주가 흐름이 두드러지는 종목은 공구우먼이다. 공모가 대비 318.04% 올랐다. 이어 새빗켐(164.00%), 지투파워(162.69%), 오토엔(150.00%), 유일로보틱스(135.00%), HPSP(128.80%), 성일하이텍(127.40%) 등의 순이다. 코스닥지수가 연초 대비 30.6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수익률을 압도했다는 평가다.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 규모가 큰 대향 IPO 기업들은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등 상장 과정에서는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결정되고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기대수익률과 승률이 더욱 올라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수요예측 경쟁률 ‘최저’…상장 철회기업 내년 재도전 가능성도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IPO 시장에 한파가 더 매섭게 몰아지고 있다. IPO 기업수는 4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491대 1로 전분기(853대 1)와 비교해 하락폭이 컸다. 이는 2018년 4분기 이후 최저 경쟁률이다. 수요예측 공모가 분포에서 하단 미달 50.0%, 중간 6.3%, 상단 43.8%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공모가 하단을 하회하는 기업 비중은 전분기보다 13.2%포인트(p) 증가했다. 상장일 주가의 경우 시가와 종가 모두 전년 동기보다 내린 각각 19.4%, 15.8% 기록했다. 상장일 종가 수익률이 100% 이상인 종목 수도 급감했다. 올해 총 8개 가운데 하반기에는 새빗켐과 에스비비테크 등 2개가 오르는 데 그쳤다. 상장일 종가 수익률이 공모가를 하회한 기업은 24개 중 13개가 하반기에 몰렸다. 대표적인 예가 2차전지 분리막 기업 더블유씨피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손실률이 30.50%로 4분기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3.28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여 희망공모가 상단보다 40% 낮춰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끝내 ‘몸값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전자재료 소재 전문기업 제아이테크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인 1만6000원에 확정한 뒤 상장 첫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지면서 공모가 대비 25.63% 하락했다. 현재까지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쏘카도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손실률이 -6.07%에 이른다. 지난 10월에는 장중 1만5000원대로 급락한 뒤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 대비 25% 이상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상장을 철회한 규모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공모 철회를 결정한 자람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지난달에는 밀리의 서재,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등이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골프존커머스, CJ올리브영, 태림페이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도 상장을 취소한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원하는 기업가치와 공모가의 괴리를 이유로 발을 뺐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외부 자금 유치, 기존 투자자들의 회수 압박의 목적으로 상장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커 내년 IPO 시장의 변수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증시 방향성에 따라 IPO 시장도 함께 움직이며 IPO 기업들이 2020~2021년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주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상장에 나서지 않았던 기업들까지 재도전에 나설 수 있어 내년에도 IPO 종목간 수익률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3600피·10만전자 간다면서요"…올해도 어긋난 전망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돌발변수가 다 터진 한 해였습니다.”지난 1월 초 297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12월 말 현재 2310선으로 미끄러졌다. 코스닥 역시 1000선을 웃돌았지만 현재 700선도 못 지키고 있다. 올해 증시가 단 4거래일만을 남겨둔 가운데, 지난해 이맘때 2022년 코스피 지수가 36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장담하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올해도 ‘양치기 소년’이라는 소리에 민망한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올해 ‘코스피 3600’도 외치던 증권가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 2977.65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12월 23일 종가 기준 22.30% 내리며 2313.69에 머무르고 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33.15%(1033.98→691.25) 하락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전문가들은 증시가 2021년 최고 기록이던 3300선(종가 기준 3305.21, 장중 최고치 3316.08)을 뚫고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이데일리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7명을 대상으로 2022년 코스피 전망을 설문한 결과 예상 범위는 2798~3455선이었다. 특히 전망치 최고점은 3600에 달했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완화적인 스탠스로 전환해 신흥국 증시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고, B증권사 센터장은 “기업 실적 및 유동성 둔화 우려가 상반기 선반영되면서 하반기 우호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올해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고, 2200선 아래로 내려간 날도 5거래일에 달했다. 개별 종목의 목표주가도 빠르게 내려왔다. 특히 미국발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시장 유동성이 쪼그라들자 빅테크주는 한파를 직면하게 됐다. 보통 빅테크 같은 성장주에는 미래 가치가 반영이 되는데,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며 비대면 문화가 다시 가라앉기 시작한 데다 경기침체로 광고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377300)의 증권가 목표주가는 연초 16만원에 달했지만, 이달 23일 기준 5만9000원까지 내려왔다. 무려 68.19% 깎인 셈이다. 실제 올해 카카오페이의 주가 하락률은 68.08%에 달한다. 최근 로카 모빌리티 인수 가능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금융 서비스 매출의 부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황은 카카오뱅크(323410)도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는 연초 7만2833원이었지만 현재 68.17% 쪼그라든 2만3183원에 불과하다. 카카오(035720) 역시 목표주가가 16만2842원에서 7만3273원으로 내려오며 목표주가가 55.0% 줄어들었다. 카카오와 함께 빅테크주를 이끄는 네이버(035420)의 목표주가 역시 연초 54만7000원에서 현재 26만7864원으로 51.03% 내려왔다. 목표주가 하향 추세는 반도체종목도 마찬가지다. 국민주이자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종목 삼성전자(005930)의 연초 목표주가는 9만7304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7만6708원에 그치고, 현재 주가 역시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업종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주가도 올해 무려 40.61% 내린 11만6167원이다. 올해 내내 과잉공급에 따른 재고 문제가 확대된 데다 수요까지 줄어들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카카오형제들, 목표가 3분의 2 깎였다증권가의 전망을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올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 투자자는 “올해 초만 해도 ‘6만전자’라고 하면 싸다고 들어가라고 해놓곤 지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하니 화가 난다”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믿고 투자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이코노미스트는 “연초만 해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100bp(1bp=0.01%포인트)를 올리는 건 상상도 못했다. ‘울트라스텝’이란 단어도 없지 않았느냐”라며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증권가도 참 예측하기 어려웠던 한해였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기술(IT) 전문 애널리스트 역시 “증권가가 긍정적으로 목표가를 제시했던 점도 분명히 문제지만 글로벌 긴축 속도가 시장 전망보다 빨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예상보다 길어지는 등 변수가 많았다. 그 결과 목표주가 변동률도 심했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변동성이 줄어들며 증시 예측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누리호 발사체 개발진 젊어진다...고정환 사퇴해도 반복발사 관여할 듯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10여년간 누리호를 개발한 주역들이 조직개편에 반발해 보직 사퇴서를 제출한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핵심 개발자(보직자)의 연령대가 5세가량 낮아진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사퇴 의사를 전한 고정환 본부장 역시 누리호 반복발사에는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정환 본부장, 누리호 반복발사 책임 있어고정환 본부장은 앞서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에게 사퇴의사를 전하면서 퇴사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본부장을 잘 아는 동료들은 퇴사까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 본부장과 함께 보직 사퇴의사를 전한 부장들과 나로우주센터장도 조직개편 항의 차원에서 보직을 사퇴한 것이며, 일반 연구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옥호남 나로우주센터장,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관리부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발사체 개발 특성상 조직개편이 맞지 않다고 봐서 진행한 항의 차원”이라며 “일반 연구원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그런데, 고 본부장은 이들과 처지가 다르다. 그는 앞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직을 내려놓고, 오는 2027년까지 4차례 반복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직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그러나, 그는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체결한 협약에 따라 연구책임자로 임명돼 고도화사업단장직은 수행해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과제 관리 규정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적용을 받는다. 법상 연구책임자 변경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해 관계 기관, 부처 협의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 계획 일정을 살펴보면 관계부처 협의, 승인을 얻는데 시간이 촉박하고, 무단으로 과제 책임을 내려놓게 되면 제재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과기정통부와 항우연, 한화는 고 본부장이 최소 3차 발사까지는 역할을 해야 하며, 계속 중책(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고 본부장이 누리호 반복발사 책임을 맡아주길 바란다. 필요한 인력이라면 100명, 200명도 줄 계획이다.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했다.한화와 착수회의 열고 반복발사 추진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열린 ‘누리호 3차 발사착수회의’에선 누리호 전담평가단 13여명, 항우연 신규 발령 예정 보직자, 연구원 20여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등 40여명이 참석해 내년 5~6월로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 준비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특이한 것은 이날 참석한 주요 보직자의 연령이다. 신규 발령 예정자들의 연령은 기존(51세~60세) 보다 5세가량 낮다. 고정환 본부장, 진승보 연구조정실장 내정자, 박재성 소형발사체연구부장 내정자가 기존에 이어 계속 중책을 이어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부장들의 연령은 50대 초반으로 과거(50대 후반)와 차이가 있다.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주요 보직자들이 과거 조직에서 팀장 등 직책을 맡아 연구를 계속 해왔다는 점, 누리호 주요 공정 과정이 문서로 있다는 점, 발사체 인력에 변동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누리호 3차 발사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3차 발사에 쓸 발사체 1,2,3단 단 조립도 끝난 상태다. 내년 초부터 기체 총조립, 위성탑재, 발사체 비행 계획 마련을 한 뒤 5~6월 중 발사할 계획이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화와 3차 발사 준비 착수회의를 지난 21일 가졌고, 발사 직전까지 수시 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항우연 내부를 수습하는 데 과기정통부도 역할을 하고, 누리호 3차 발사가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미피·에스더버니·토끼소주'...CU, 계묘년 토끼 상품 33종 선봬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282330)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다양한 토끼 상품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사진=BGF리테일)CU는 2023년 검은 토끼 해를 기념하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미피’, 미국 LA ‘에스더버니’, 뉴욕 ‘토끼소주’ 등 세 글로벌 브랜드와 손잡고 도시락·김밥·햄버거 등 간편식품부터 디저트, 생활 용품, 주류 등 총 33종의 대규모 토끼 상품 시리즈를 출시한다.쫑긋한 토끼 귀 모양 용기로 눈길을 사로잡는 ‘미피 뉴이어 도시락(5600원)’은 볶음밥에 야채 고로케, 소시지 볶음을 반찬으로 구성했다. 미피 캐릭터와 당근 모양 초콜릿을 토핑한 당근 케이크를 길쭉한 토끼 귀 부분에 담아 맛과 재미를 더했다.채 썬 당근을 오일드레싱에 버무린 당근 라페(프랑스식 당근 샐러드)를 활용한 ‘샌드위치(3900원)’, ‘불고기버거(3400원)’, ‘핫도그(3600원)’와 당근 볶음이 들어간 ‘김밥(2500원)’도 선보인다. 다음달에는 ‘에이드’, ‘떡볶이’, ‘캐릭터 쇼핑백’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최근 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에스더버니와는 함께 딸기 디저트 3종과 캐릭터 생활 용품들을 선보인다. 에스더버니 스티커 52종 중 1종을 랜덤으로 넣은 ‘딸기 크림 샌드위치(2900원)’, ‘쫀득롤(3700원)’, ‘뚱카롱(3500원)’, ‘캐릭터 담요(1만3600원)’, ‘우산(1만3000원)’, ‘교통카드(5000원)’ 등을 협업 시리즈로 준비했다.멤버십 앱 포켓CU에서는 토끼소주 기획전을 연다. 업계 단독으로 ‘토끼소주 골드(5만500원)’와 ‘토끼소주 그린(5만3000원)’ 2종을 포함해 총 7종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김정훈 BGF리테일 상품개발팀장은 “다가오는 계묘년을 맞아 토끼 관련 상품들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해 인기 브랜드와 함께 신년 맞이 상품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에…PEF 업계 반응 제각각
-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금융위원회가 25년 만에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부활을 알리자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수합병(M&A)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부터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온전히 보호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까지, 같은 제도를 두고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그간 M&A 시장을 이끌어 온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된다. 시장참가자들의 적응을 위해 개정안 통과 이후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 공개 매수를 의무화한 제도다.제도 도입에 따라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은 PEF 업계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장사를 대상으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전략을 통해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해 온 곳이 제도의 사정권에 들어온다. 현재 25~50% 수준의 상장사 지분을 가진 PE들은 ‘울상’이다. 이들이 이미 사놓은 지분을 팔 때 자칫 해당 지분에 더해 소액주주들의 지분까지 프리미엄을 붙여 50% 이상을 사달라고 읍소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웃돈을 주고 산 매물이지만, 되팔 때는 받은 웃돈을 소액주주들과 나누게 되므로,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엑시트(투자금 회수)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 PE가 대주주로 25~50%의 지분을 가진 상장사는 휴젤(43.2%), 하나투어(28%), 한샘(28.3%)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지분율 25~50% 범위 기업 중 M&A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에 소수 주주가 그 혜택을 공유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은 우선 PE가 대주주인 회사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25~50% 사이에 위치한 기업 중심으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한 대형 PE의 임원은 “현재 세계적으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장을 냉각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으므로, 속도와 깊이 측면에서 정부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국내 시장에서 굵직굵직한 딜을 주도해 온 다수의 바이아웃 펀드 운용사들과 접촉한 결과, 이들은 대체로 말을 아꼈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들의 의견은 이미 금융위가 내놓은 안에 상당 부분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제도 도입 과정에 참여한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가 원래 추진하려던 의무공개매수제도의 원안은 ‘50%+1주’가 아닌 정준혁 서울대학교 교수가 제안한 절충안이었다.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되지 않은 ‘시가’로 100%를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는 안이었다. 소액주주들이 자신의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갖도록 하는 형태다.이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안에 대한 PE업계의 반발이 컸다고 전해진다. 이미 웃돈(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지분을 사들인 PE들이 많은데, 해당 비율을 100%까지 높일 경우 되파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역시 이 같은 업계의 고충을 충분히 고려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소규모 지분 매입을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는 대체로 지금의 제도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는 지분이 100%가 아닌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를 냈다.행동주의 펀드 집합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의무공개매수제도 대상 지분 100%로 확대 △자사주를 통한 부당한 지배력 확대 차단 △향후 현금 교부 방식의 합병제도 도입을 위한 합병비율의 공정성 준수 △평균 주주환원율 70%까지 확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입법 및 대법원 판례 인정 등을 개선사항으로 꼽았다.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요 회원사 중 한 곳인 신생 PE의 임원은 “결국 주식 한 주에 대한 가치는 동일해야 한다”며 “주주민주주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PE의 본질은 회사를 경영해서 효율화시키고 성장시켜 자본차익을 얻는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만으로 돈놀이를 하는 곳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 시총 상위 10개 종목 올해 '처참한 성적'…LG화학만 상승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처참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상승한 LG화학 상승률도 2%에 미치지 못하는 등 시총 상위주 부진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올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자’에 나서면서 대형주 위주로 하락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상승률도 2% 못미쳐…네이버는 반토막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우(005935)선주 제외)의 종가를 지난해 12월30일 종가와 비교한 결과 상승한 종목은 LG화학(051910) 한 종목이 유일했다. 나머지 9개 종목은 모두 올해 주가가 하락했다.이날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위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현대차(005380), NAVER(035420), 셀트리온(068270), 기아(000270) 순이다.이중 유일하게 올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인 LG화학의 상승률은 1.79%를 기록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결정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이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까지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3월16일 43만7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반등에 성공, 올 들어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한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한 해 동안 주가 상승률은 2%를 밑돌면서 예금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가장 주가 하락률이 큰 종목은 네이버였다. 네이버는 올해 무려 51.25% 하락하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네이버는 지난해 코로나19 수혜주로 고공행진을 이어간 뒤 올해 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형성된 높은 기저와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엔데믹으로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주가 하락률이 두 번째로 큰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39.54%를 기록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고 4위까지 미끄러졌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나마도 10월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삼성전자는 24.52% 하락…현대차·기아도 부진삼성전자는 세 번째로 큰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한 해 24.52% 미끄러졌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8만원을 웃돌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 꾸준히 하락하면서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15일 5만원대로 내려온 뒤 이번주 들어 한 번도 6만원대로 올라서지 못했다.삼성전자 실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추가 주가 하락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삼성전자의 단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 “실적은 내년 2분기가 바닥으로, 2023년 하반기부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대차 역시 한 해동안 마이너스(-)24.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21만7500원까지 오르면서 한때 증권가에서 목표가 30만원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피해주로 분류되면서 올해 말 들어서 52주 신저가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도 현대차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기아 역시 올해 22.75% 빠졌다.지난 1월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일 종가였던 50만5000원보다 6.63% 하락했다. 이밖에 삼성바이로직스 8.75%, 셀트리온 8.59%, 삼성SDI 2.75%의 하락률을 각각 기록했다.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형주 이익 추정치 상향이 없는 구간으로 연말까지는 쉬어가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서 20.8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증시 중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수준이다.
- 전세 40% 급락하면 13만 집주인, '보증금 1억 가량' 못 돌려준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택담보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 등 부동산 금융이 2700조원에 달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경우 경제주체 전체가 흔들릴 위기다.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로 집값이 37% 가량 급등한 이후 올 들어선 10.4% 하락했다. 한국은행에선 ‘급락’보다는 ‘조정’ 국면에 가까운 하락세라고 표현했지만 향후 가장 주의해야 할 금융 불안정 요인으로 ‘부동산 가격 급락’을 꼽았다. 특히 과거 주택 시장 위축기에는 집값만 떨어졌는데 올해는 전세 가격까지 같이 급락,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상환 능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세 보증금이 10% 하락하면 4만 가구가, 40% 하락하면 13만 가구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빠르게 꺼진다’…전세 하락 지역, 작년 4개→올해 165개2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전세가격 하락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능력을 점검해 본 결과 보증금이 최고점 대비 10% 하락할 경우 전체 전세 임대가구 118만7000가구 중 3.7%, 약 4만4000가구는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고 빚을 내더라도 보증금을 세입자한테 돌려주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보증금은 평균 3000만원에 달한다.보증금 하락폭이 금융자산을 넘어설 경우 나머지 차액을 금융기관에서 빌린다고 가정해 산출한 것이다. 차입 가능 규모는 2억원 한도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LTV) 규제(50%, 다주택자는 40%),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1억원 이상 대출시 50%)를 적용해 시산했다. 전세보증금이 무려 40%나 급락할 경우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은 전체의 10.9%, 12만9000가구로 늘어난다. 이들이 돌려주지 못하는 보증금 평균 액수는 1억325만원으로 보증금이 10% 하락할 때보다 세 배 이상 급증한다.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더라도 전세 가격이 급락했던 역사는 거의 없었다. 주택매매 시장이 위축됐던 2012~2013년에도 집값은 1.4% 하락했어도 전세는 5.8% 외려 올랐다. 그러나 올 들어선 전세가격지수가 1.8% 하락하는 등 전세 가격이 빠르게 급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 지수로는 올 6월 대비 2.3%나 급락했다. 176개 시군구 중 전세 가격 하락 지역은 작년 10월만 해도 4개에 불과했으나 올 10월엔 165개로 전국적으로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한은은 전체 전세 임대가구 중 약 80%가 2017년 이후 보증금이 큰 폭 상승하는 등 전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집값 하락폭이 커질 경우 집을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운 ‘고위험 가구’ 비중도 급증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각 가구가 보유한 집값이 6월말 대비 20% 하락할 경우 DSR이 40%를 초과하면서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고위험 가구 비중이 3.3%에서 4.9%로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0월 126.9로 4월 고점(142.0) 대비 10.6% 하락했다.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은 고점 대비 37% 상승했으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10.6% 하락했다”며 “이는 주택 가격 하락이 ‘조정’ 국면에 있다고 평가하지만 긴축 기조 강화로 인해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연착륙를 통해 금융안정에 저해가 안 되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한국은행)◇ 미분양 등 고위험 사업장 PF대출 28% 급증9월말 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인해 촉발된 PF 부실화 우려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9월말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25.9% 수준이다. 이중 건설업·부동산업 기업 대출, PF대출·유동화 증권 등 부동산 기업 금융은 1074조4000억원에 달한다. 2019년말 대비 332조9000억원, 44.9%나 급증했다. 부동산 기업 금융 중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580조7000억원으로 192조8000억원(49.7%) 급증했고, PF대출과 PF유동화 증권은 각각 116조6000억원, 46조8000억원으로 44조7000억원(62.2%), 13조2000억원(39.3%) 증가했다. 특히 PF-ABCP(자산유동화증권) 및 PF-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등 PF유동화 증권이 내년 상반기까지 34조5000억원 만기도래 예정이라 대내외 충격 발생시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신용 경색 우려에 PF-ABCP 금리(유통·발행 가중평균)는 3월말 2.2%에서 11월말 8,1%까지 뛰었다.공급 물량이 많아 가격 급락이 우려되는 위험지역 소재 사업장이면서 본PF공정률이 60% 이상이거나 분양률이 40% 이하인 미분양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 PF대출은 6월말 17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경기둔화에 분양 매력이 떨어지는 빌라 등 아파트 외 사업장의 PF 대출 역시 5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2019년말(13조4000억원, 31조5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28.4%), 24조2000억원(76.8%)이나 급증했다.이정욱 국장은 “PF-ABCP 등의 차환 문제는 사업성이 아니라 시장의 일시적인 자금 경색 문제가 크기 때문에 시장 경색을 풀어서 사업성이 있음에도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사태가 촉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론 미분양 부담 완화를 위해 규제 완화 등 주택 수요 기반을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 뒷심 발휘한 ‘우마무스메’…카카오게임즈, 이용자 소통 빛났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다시 비상했다. 올해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인기를 이끈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얘기다. 이용자 소통 문제로 한때 밑바닥까지 추락했지만 퍼블리셔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지속적인 소통 노력, 잇따른 업데이트로 돌아선 ‘겜심(心)’을 되찾았다. 구글플레이 50위권까지 떨어졌던 매출 순위도 세 달여만에 ‘톱3’에 등극했다. ◇세달여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3위 탈환22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4위였던 매출 순위가 오후 들어 3위로 올랐고, 이 같은 순위는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11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0위에 진입해 이후 지난 13일엔 11위, 17일엔 6위까지 상승세를 보였고 20일부터는 4위까지 올랐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일본 내 경주마를 미소녀로 재탄생시킨 게임으로 현지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인기작이다. 미소녀 캐릭터를 수집·육성하는 경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4월 일본에선 1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도 흥행한 작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부터 ‘우마무스메’를 국내 퍼블리싱(유통)하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오딘:발할라’로 매출 1조 클럽에 오른 카카오게임즈에 초기 대작이었다. 일본에서 검증된 게임성을 기반으로 실제 국내에서도 출시 초기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석권, 일(日) 매출 150억원 달성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잘 나갔던 ‘우마무스메’와 카카오게임즈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렸다. 이용자 소통이 문제였다. 지난 8월 ‘우마무스메’ 일부 팬들 사이에선 일본 서버와 다른 운영, 국내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불만이 거세지더니 이후 단체 시위까지 확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결국 지난 9월 이용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등 돌린 이용자들의 마음을 쉽게 열긴 힘들었다. ‘우마무스메’의 매출 순위(구글플레이)도 지난 9월 52위까지 떨어졌다. ‘톱3’를 오가던 ‘우마무스메’의 추락이었다. 당시 구글플레이 평점도 1점대까지 떨어졌다. ‘우마무스메’의 여파로 3분기 카카오게임즈 매출(3069억원)도 전년 동기대비 34%나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노력, “이용자 소통이 답이다”이후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태스크포스(TF)’를 구축,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용자들의 의견과 평가를 반영해 게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불만 중 하나였던 인기 캐릭터 ‘키타산 블랙’ 픽업(뽑기) 조기 종료 문제에 대해서도 피해를 본 이용자들을 위해 다시 픽업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매월 스케쥴 공지와 업데이트, 간담회서 나왔던 문제들의 후속처리 과정 등에 대해 적극 공유했다.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에 반발해 탈퇴했던 이용자들의 계정도 지난달 복구했다. 이같은 카카오게임즈의 행보에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던 이용자 단체도 소송을 취하했다. 이용자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바뀌어갔다. ‘우마무스메’에 대한 불만 대신, 응원의 댓글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더불어 지난달 진행한 6개월 기념 업데이트 ‘하프 애니버서리’가 큰 호응을 얻었던 것도 한몫했다.‘하프 애니버서리’는 국내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특별한 ‘파카튜브’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선 게임 캐릭터 ‘골드 쉽’이 출연해 국내 이용자들을 향한 특별 축하 메시지와 ‘안녕’이라는 한국어 인사를 전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가 개발사 사이게임즈와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했다.이처럼 카카오게임즈의 지속적인 소통 노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업데이트까지 이어지자 ‘우마무스메’의 매출 순위도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지난 9월28일 52위였던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이달 들어 20위, 11위, 8위, 6위, 3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에게 가장 뼈아팠던 구글플레이 평점도 석 달 만에 1점에서 4점으로 올랐다. 단순 매출 상승보다 이용자 평점이 회복됐다는 점은 카카오게임즈에 더 의미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1분기에도 서브컬쳐 신작 ‘에버소울’을 준비 중이다. 같은 장르인 ‘우마무스메’의 성공적인 서비스 운영이 더 중요한 이유다. 단순히 하나의 게임 성공 유무에 그치는 것이 아닌,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서브컬쳐 게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의식은 이미 능동적으로 바뀌어서 게임사 입장에서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됐다”며 “‘우마무스메’ 사태로 인한 교훈을 내년 신작 ‘에버소울’에도 잘 적용시킨다면 카카오게임즈의 내년 사업도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