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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탄탄해진 코스피, 다시 2400 넘어설까
  • 수급 탄탄해진 코스피, 다시 2400 넘어설까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9거래일 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17일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한 뒤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 외국인이 5일째 ‘사자’에 나서고 있는 데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거래대금 역시 투자심리 회복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코스피 랠리가 실적 개선이나 정책 이슈 없이 단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던 만큼, 상승 재료가 소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코스피, 2400 도전 속 수급 탄탄해졌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47포인트(0.85%) 내린 2379.39에 거래를 마쳤다. 마디지수인 2400선을 장 중 한 때 탈환하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세를 내줬다.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9거래일 동안 이어진 연속 상승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쁘지 않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를 1808억원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순매도한 것은 단 하루(10일·2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140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38.70원에 마감했다. 달러 강세가 완화하며 외국인들의 지갑은 점차 열리고 있다. 게다가 수급도 탄탄해졌다. 상승세가 이어진 기간(1월 3~16일)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9054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의 일 평균 거래대금(6조4205억원)보다 7.6% 증가했다. 물론, 거래대금은 지난해 이맘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증가한 점은 분명 의미 있는 호재라는 평가다. 실제 코스피가 연속 상승하면 거래대금은 늘어난다. 상승장을 기대하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바로 직전 9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상승했던 2020년 8월 3~13일 일 평균 거래대금은 16조92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일 평균 거래대금(15조 1630억원)보다 5.5% 증가한 바 있다. 13거래일 연속 증시가 상승하며 코스피가 최장기간 랠리를 펼쳤던 2019년 9월 4~24일에도 일 평균 거래대금은 13조6992억원으로 직전 13거래일 평균(12조9922억원)보다 5.4% 늘어난 바 있다. ◇ 상승세 멈춘 코스피…‘기대감’의 한계 다만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해 안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날 코스피가 9거래일 간의 상승세를 멈춘 것 역시 상승동력 자체가 약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가상승의 원동력은 ‘기대감’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p)에 머무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상승은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 호전 등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 완화, 환율 안정 등 기존 악재가 줄면서 반응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반등에 앞서나가는 기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지수는 지난해 말 비관적이었던 증시 수급이 정상화한 정도”라며 “코스피가 2500~2600선까지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난관이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4분기 어닝시즌이 8거래일 지난 가운데 증권가는 연이어 눈높이를 하향하고 있다.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권가는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근 1주일 사이 8.4% 하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예상치도 6.5% 낮췄다. 이미 실적발표를 한 삼성전자(005930)만 해도 감산 기대감으로 연초 이후 10.3% 상승하며 6만1000원을 가리키고 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37.4% 밑도는 ‘어닝쇼크’급 실적이었다. 앞으로 SK하이닉스나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가치(밸류에이션) 상향과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2023.01.18 I 김인경 기자
빌라왕 사태에…'깡통전세' 피해 방지책에 구멍
  • 빌라왕 사태에…'깡통전세' 피해 방지책에 구멍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부채비율이 90%를 초과하는 주택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깎는 등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HUG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서민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17일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 관계자는 “최근 공사는 전세사기로부터 서민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일환으로 깡통주택에 대한 전세계약 유인을 축소하고 전세시장 안정화에 이바지하고자 지난 16일부터 부채비율이 90%를 초과하는 전세계약에 대해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의 대출보증 한도를 전세보증금의 80%에서 60%로 조정했다”며 “16일 이전에 실행한 대출은 애초 보증 한도인 전세보증금의 80%를 적용해 전세대출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제도시행 전 이 내용을 시중은행에 사전에 공지해 전세대출을 이용하시는 임차인에게 불편이 없도록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공사는 서민 주거 안정 지원과 전세사기 예방·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HUG의 이번 조치는 ‘깡통 전세’ 우려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도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채비율 구간별 전세금 보증 가입 및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보증 가입 실적 중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 비중은 2020년 22.4%에서 2021년 26.3%로 늘었다. 지난해 HUG가 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으로 2021년 5040억원 대비 83.4%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UG는 일반 건설 현장에 대해서도 부실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안간힘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가 HUG의 선제조치로 상대적으로 계약률 압박을 덜어냈다. 이달 19일 만기예정인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의 차환(리파이낸싱)을 위해 계약금을 받아 막아야 했던 둔촌주공이 HUG의 대출 보증을 받아 시중은행 5곳 등으로부터 75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받아서다. 보증 여력이 우려 수준에 놓인 HUG가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개별 사업장에 특단의 조치를 미리 취해 시장 안정을 도모했다는 평가다.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이 쏠렸지만 본 청약에서 다수 물량이 ‘1순위 당해(해당지역)’ 마감에 실패하는 등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리 인상으로 수요자들의 금융비용이 최고치에 달하는데다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고분양가 논란 때문이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을 가늠하는 올해 첫 사업장으로 둔촌주공으로 시선이 모였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레고랜드발 사태로 출렁였던 채권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PF시장도 온기가 겨우 돌아가는 상황인데 만약 큰 사업장이 무너진다면 다시 채권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1.18 I 김아름 기자
빚 90% 넘는 집 전세대출 보증 제한…세입자보호 안간힘
  • 빚 90% 넘는 집 전세대출 보증 제한…세입자보호 안간힘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이르면 내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전세 보증배수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법정 총액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도를 초과하면 HUG는 어떠한 보증상품도 공급할 수 없다. 정부 출자 등을 통한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HUG의 개인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금액비율이 0.30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0.252%에서 한 달 만에 0.05%p 오른 수준이다.대위변제는 HUG가 세입자에게 먼저 보증금을 돌려준 뒤 추후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대위변제금액비율은 전체 전세 보증금 중 임대인에게 먼저 돌려준 보증금을 비율로 환산한 것이다. 대위변제금액비율은 지급여력비율과 함께 HUG의 위기 단계 결정 지표다.HUG는 개인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금액비율의 정상 기준을 0.216%로 잡아왔으나 지난해 9월 이미 0.252%를 기록했고 10월에는 0.302%까지 올라 정상 기준인 1단계를 넘어 2단계(관찰) 수준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3월까지 0.162%로 정상 수준이었는데 7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전세금반환보증에 대한 신용 위험액 역시 지난해 9월 1조5325억원에서 10월 1조8699억원으로 한 달 만에 3374억원 늘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최근 ‘빌라왕 사태’ 등으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도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집값 하락으로 집의 매매가격과 전셋값 간 격차가 거의 없는 ‘깡통전세’ 주택이 늘면서 많은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도 한몫했다. 임차인에게는 보증금 보호를 위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및 임대보증금 보증 제도가 꼭 필요하다.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전세사기 때문에 허그가 보증 여력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세사기 때문에 대지급이 발생해서 여력이 깎이는 부분이 있다. 그에 대해 보증 여력을 확대해주는 국토부, 기재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23.01.18 I 김아름 기자
코스피 쓸어담은 외국인…무엇 담았나 봤더니
  • 코스피 쓸어담은 외국인…무엇 담았나 봤더니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 주식을 내다팔던 외국인은 하루를 제외하곤 빠짐없이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면서 한국 경기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에 원화가 강세를 띠면서 바이 코리아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中리오프닝 기대·원화 강세가 바이 코리아 이끌어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외국인이 20억원 순매도한 지난 10일 말고는 12거래일 모두 순매수 우위였다. 연초부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쓸어담는 모습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조365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3조1840억원 순매도했다. 외인 순매수세에 코스피지수도 이달 들어 6.90% 상승했다. 지난해 연말과는 다른 흐름이다. 작년 12월만 해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220억원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인 매수세를 이끈 요인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기대 효과가 꼽힌다. 중국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해외 부동산이나 여행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 경기민감 업종군이 많은 한국에도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항공주와 화장품주들은 상승 마감했다. 외인 사자세를 이끈 데에는 원·달러 환율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계속된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235.2원으로 9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원화 가치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중국과 유럽의 경기 개선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폭 축소와 위안화 변동으로 원·달러 환율이 1150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봤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 매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금융지주 집중 매수…中 경기 침체 우려도외국인은 반도체와 금융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올 들어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005930)(1조570억원), 2위는 SK하이닉스(000660)(3920억원)다. 3위는 신한지주(055550)(1720억원)였다. 하나금융지주(086790)(1650억원)와 KB금융(105560)(1300억원)도 각각 5위와 7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은행주는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데다 주주환원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20%대 급등했다. 다만 외국인 사자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인 수급을 끌어올린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 뒤에는 중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전망도 공존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9%로 시장 예상치(1.6%)는 상회했다. 하지만 3%가 안 되는 성장률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1.6%)과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2.2%)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수치는 중국 경기가 사실상 침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이외에도 내수경기와 투자심리도 최악 수준이라 코로나19 방역 완화만으로 중국 경기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인 매수세가 서서히 둔화된다면 실적모멘텀 팩터가 바닥을 잡고 올라갈 수 있다”며 “무리하게 베타에 대한 베팅을 하기보다는 실적 및 저평가 기반의 퀄리티 위주의 롱, 숏 플레이가 유리한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2023.01.18 I 김보겸 기자
'가뭄 속 단비' 같은 77조…산업계 '제2 중동붐' 기대감
  • '가뭄 속 단비' 같은 77조…산업계 '제2 중동붐' 기대감
  • [이데일리 이준기 함정선 김형욱 김관용 하지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40조원), 아랍에미리트(UAE·37조원) 등 중동의 부국들을 상대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잇따른 세일즈 외교가 제2의 중동붐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 속에 우리 산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로선 이를 극복할 가뭄 속 단비처럼 향후 후속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선 이번 투자 유치 대부분이 구속력이 거의 없는 양해각서(MOU) 단계인 만큼 실제 오일머니를 흡수하기 위해선 정부·기업 간 유기적인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중동 지역 맹활약 예고한 K-원전·K-방산이번 UAE로부터의 37조원 투자 유치는 이명박(MB)정부 때인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우리 기업들이 안전확보·약속이행 등 모든 면에서 UAE의 찬사를 받으며 신뢰를 끌어낸 게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다. 당장 원전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윤 대통령 UAE 순방을 계기로 에미리트 원자력에너지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등 내용을 담은 넷제로(탄소중립) 가속화 프로그램 추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더 나아가 아직 공식화한 건 아니지만 UAE 내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UAE는 바라카 1~4호기 상업운전이 이뤄지면 자국 전력 수요의 최대 25% 정도만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바라카 원전 사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유일한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소형모듈원전 뉴스케일파워의 초도원전 주기기 제작을 맡는 등 SMR 분야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원자력 수출 허가도 빨라지는 점도 호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UAE 연방원자력규제청의 행정 약정 체결로 핵연료 공급사업, 원전 유지보수 사업 등 수출허가 시간이 최대 6개월 줄어든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앞 왼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모하메드 알 하마디 UAE원자력공사 사장과 넷 제로(탄소중립) 가속화 전략 협력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수소·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 2021년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블루 암모니아 사업 지분 10%를 확보해 공동사업자에 선정된 GS에너지 등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현지 2개 기업과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송전·가스발전 사업을 추진키로 했고 ㈜대한이앤씨는 현지 폐기물관리국(WMA)와 폐기물을 발전용 고형연료화하는 시설의 현지 건설을 추진한다.K방산의 활약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한·UAE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MOU’ 체결을 계기로 UAE가 ‘한국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T-50 고등훈련기 등을 수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UAE는 작년 1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에 대해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수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UAE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별도로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센터 운영 협력 등을 포함한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맺은 만큼 KAI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다목적 수송기(MC-X) 개발에 UAE가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관계자는 “UAE가 K방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코리아) 2022’를 통해 한국형 다목적 수송기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이데일리DB)◇우주·과학·바이오, 전방위 협력 물꼬 텄다과학·ICT 분야에서도 전방위적 협력 물꼬가 트일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우주탐사와 위성항법, 발사서비스 등 우주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UAE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는 2026년 달에 보낼 달 탐사 차량(30kg급 로버)에 한국천문연구원 장비(탑재체)를 탑재할 가능성이 커졌다.ICT 분야에선 클라우드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중동아프리카 법인(MEA)을 설립, UAE.사우디 지사를 둔 베스핀글로벌의 활약이 기대된다. 작년 12월 UAE의 디지털 선도 기업인 이앤엔터프라이즈로부터 1400억원 상당의 신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모기업인 이앤의 클라우드 사업부를 통합해 합작법인(JV)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MSP)로 도약하는 게 베스핀글로벌의 목표다.바이오 업계에서도 화색이 돌고 있다. 한·UAE 간 바이오산업 최초로 메디톡스와 두바이사이언스파크가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에 관한 MOU’를 체결함에 따라 메디톡스는 두바이 현지에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유일 비동물성 액상 톡신 제제 ‘MT10109L’ 기반의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장기적으로 35조원에 달하는 아랍권 미용, 의료 시장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지난 16일 UAE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우)와 두바이사이언스파크 마르완 압둘아지즈 자나히 대표(좌)가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 MOU를 체결하고 있다.(사진=메디톡스)◇“AAM 주요 전략지”…“유통 주도권 강화”수년 전부터 UAE와 친환경차 분야에서 협력을 다져온 현대차그룹은 UAE를 수소차.전기차 등 친환경을 비롯해 미래 항공모빌리티(AAM)의 주요 전략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8년 UAE 두바이에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공급을 시작으로 다음 해 UAE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산하 디티씨(DTC)와 현지 최대 규모 택시 업체 카즈 택시에 역대 최대 규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1232대 공급 계약을 따낸 바 있다. 2021년에는 UAE 아부다비 경찰청과 업무수행 차량을 위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UAE 내에서 꾸준히 현대차 브랜드를 알려왔다.전자업계도 ‘중동 특수’에 발을 걸치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중동 지역이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쿠웨이트 외에도 이집트, 이란, 레바논, 요르단, UAE, 사우디 등 중동 주요 국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지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현지 유통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제조업과 원전, 수소 산업 등 기술 집약 산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UAE가 협력을 강화한다면 한국은 중동 지역 진출의 강력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UAE는 지식과 기술 기반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며 “양국이 상호 윈·윈 하는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2023.01.17 I 이준기 기자
동아ST, 스텔라라 시밀러 상반기 품목허가 신청…내년 점유율 2% 확보
  • 동아ST, 스텔라라 시밀러 상반기 품목허가 신청…내년 점유율 2% 확보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동아에스티(170900)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상반기 안에 미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한다. 시장의 전망보다 빠르다. 동아에스티는 수년째 매출규모가 6000억원대 안팎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매출액 앞자리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치료적 동등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오는 9월 美 진출한다…내년 400억원 매출 추가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상반기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를 신청한다. 이는 종전의 증권가 전망(2024년 초 출시)보다 빠른 것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스텔라라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발매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유럽의 경우 특허 만료되는 내년 7월 출시 발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DMB-3115의 동등성 임상 결과 (자료=동아에스티)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출시 시점부터 동아에스티의 매출에 포함된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아에스티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181억원,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동아에스티의 최근 연간 매출을 보면 5000~6000억원 대를 횡보하는 모습이다. DMB-3115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매출 급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DMB-3115 출시 이듬해인 내년 시장 점유율 2%를 확보해 3300만달러(약 408억원)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듬해는 1억200만달러(약 126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있다. 미래에셋증권은 DMB-3115의 출시 7년차가 되면 최대 매출액인 5억2000만달러(약 6415억원)를 기록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의 연간 최대 매출 규모 대비 5%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만 계획대로 시장에 판매되면 7년 이후 동아에스티의 매출은 두 배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래프=김정훈 기자)스텔라라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염증성 질환 치료제다. 판산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처방된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인터루킨-12(IL-12)’과 ‘인터루킨-23(IL-23)’을 동시에 표적해 억제한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텔라라는 지난 2009년 출시이후 지난해 3월 누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168억달러(약 20조70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연간 기준으로 스텔라라의 전체 매출은 지난 2021년 기준, 95억5200만달러(약 11조9000억원)로 집계됐다.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여곳의 개발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동아에스티와 경쟁중이다. 시장에서는 동아에스티의 DMB-3115가 임상 결과 높은 동등성이 입증돼, 유럽 출시 이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플레이어 중 3위권에 진입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파트너사 ‘인타스’ 바이오시밀러 13개 보유계획된 시점에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사의 역량도 관심사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에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타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문 계열사 영국의 어코드 헬스케어(Accord Healthcare Ltd.)를 통해 미국 및 유럽 등에서 허가 및 판매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가 2021년 라이선스아웃 당시 받았던 계약금은 1000만달러(약 123억원)다. 단계별 마일스톤은 9500만달러(약 1170억원)다. 판매이익의 두자릿수를 로열티로 받기로 한 조건이다. 시장에서는 로열티 조건을 13%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사진=동아에스티)인도의 다국적 제약사인 인타스는 85개국 이상 글로벌에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데, 매출의 70% 이상이 인도 이외 지역에서서 발생한다. 지난 2020년 기준 매출만 2조4000억원에 달했다. 인타스는 바이오시밀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인도 제약사 중 처음으로 내수가 아닌 유럽에 암젠의 ‘뉴포젠’ 바이오시밀러인 ‘아코필’을 판매했다. 지금까지 총 1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했고 현재 6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2023.01.17 I 이광수 기자
가락시장 ‘독점수탁’ 없어지나…역량 부족 도매법인 퇴출 체계 마련
  • 가락시장 ‘독점수탁’ 없어지나…역량 부족 도매법인 퇴출 체계 마련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농산물 도매시장법인이 갖는 ‘독점수탁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평가가 미흡한 도매법인은 의무적으로 시장에서 퇴출하도록 법 개정을 한다. 또 법인 지정이 취소되면 공모를 통해 신규 도매법인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해 경쟁체계를 강화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농산물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 방안’을 17일 발표했다. 독점수탁권은 현행 ‘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따라 공영도매시장에서 지정된 도매시장법인만이 경매를 할 수 있도록 독점적 권한을 주는 제도다. 과거 중간 도매상들의 가격 후려치기로부터 출하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1985년 문을 연 가락시장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33개의 공영도매시장에서 적용이 된다.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제도가 독점적 구조에 따른 공공성 문제와 온라인, 대형할인점, 직거래 등으로 국내외 유통환경이 변화하면서 오히려 공공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락시장 역시 국내 농산물의 18.1% 가량이 거래되는 국내 최대 도매시장으로, 개장 때 지정된 5개 도매시장법인이 현재까지 독점 수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버는 막대한 이익에 비해 높은 가격 변동성, 출하자의 출하선택권 제한 등으로 꾸준히 논란이 된 바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까지 미흡한 평가를 받은 법인은 시장에서 의무적으로 퇴출하도록 농안법을 개정을 추진한다. 지금도 정부는 매년 평가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평가 항목을 정해 각 기관에 통보하고 있다. 하지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시장에서 퇴출을 하지 않아도 됐다. 실제 지난해 부산의 한 도매시장법인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수탁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출하자 지원, 분쟁 조정 실적, 신규 품목 발굴 등 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엄격한 지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농업인의 권익 보호에도 나선다. 도매시장에서 거래에 대한 불만·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도매시장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한다. 또 2024년까지 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을 의무화해 옴부즈맨 권고 사항에 불복할 경우 분쟁조정위원회가 책임소재 등을 2차 판단하도록 한다.또 도매시장 내 거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중도매인들이 타 도매시장법인의 경매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한다. 도매시장 내 경쟁 촉진과 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경매사가 농산물 경매 시 응찰자 정보를 비공개해 최고가격으로만 낙찰하는 정보 가림 경매도 추진한다.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가·수의 매매 전담 경매사 확보도 의무화한다. 도매법인이 산지 출하처를 확보하고 구매자와 거래 물량, 가격 등을 사전에 결정하는 방식이다.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산물 도매유통 구조를 개선해 출하 농업인의 권익을 증진하고 도매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해 상생과 혁신의 농산물 도매유통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3.01.17 I 김은비 기자
스튜디오미르·삼기이브이, IPO 시장 얼어붙은 투심 녹일까
  • 스튜디오미르·삼기이브이, IPO 시장 얼어붙은 투심 녹일까
  • [이데일리 양지윤 김응태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공모주에 대한 업종별 선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삼기이브이와 스튜디오미르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침체된 IPO 시장에서 그나마 돈이 몰리는 2차전지와 콘텐츠 분야지만, 최근 기업가치를 고평가하는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차전지 부품 전문기업 삼기이브이와 애니메이션 제작 총괄 제작사인 스튜디오미르는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삼기이브이는 지난 2020년에 모회사인 삼기(122350)에서 물적분할로 설립된 고진공 다이캐스팅 기술 기반 2차전지 부품 업체다. 주요 제품은 엔드플레이트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엔드플레이트는 2차전지 셀 하우징 양쪽 끝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경량 알루미늄 부품이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셀을 보호하고, 내부 셀 팽창으로 인한 모듈 손상을 최소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 엔드플레이트를 납품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된다. 폭스바겐에 적용되는 삼기이브이의 엔드플레이트 부품 점유율은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삼기이브이는 IPO를 통해 총 355만2037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3800원에서 1만6500원이다. 공모금액 최대는 586억원이다. 특히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총 공모 주식수 중 신주모집이 60%, 구주매출이 40%다. 구주매출은 모두 모회사인 삼기 지분으로 196억~234억원을 가진다.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1428만614주 가운데 유통가능물량은 3890만505주로 27.2%다. 보호예수 가능 물량은 1039만109주로 72.8%다. 보호예수물량 중 8.3%가 1개월 후에 풀리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삼기이브이는 오는 17~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같은 달 25~26일에는 일반청약을 거쳐 오는 2월3일 상장한다.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스튜디오미르는 2010년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 전 공정을 내재화한 애니메이션 총괄제작 기업이다. 지난 2019년 넷플릭스와 장기 계약 체결에 성공한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제작사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이외 디즈니,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미국 TV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1위 ‘코라의 전설’을 비롯해 미국 지상파와 케이블 전체 기준 시청률 1위 ‘분덕스’, 넷플릭스 콘텐츠 종합 순위 6위 ‘도타: 용의피’, 넷플릭스 시청률 3위 ‘볼트론: 전설의 수호자’ 등 주로 해외시장에서 굵직한 작품들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와 장기 계약 체결하며 주목 받았다. 스튜디오미르는 기획부터 연출까지 모든 제작 과정을 책임지는 제작시스템인 프리 프로덕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게임, 엔터,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지식재산(IP) 콘텐츠들이 원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스튜디오미르는 스토리텔링 역량인 프리 프로덕션에 강점이 있는 만큼 IP를 활용,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할 계획이다. 스튜디오미르는 IPO를 통해 1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5300~1만9500원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788억~1004억원이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수 515만550주 가운데 유통 가능 물량은 126만8900주(24.64%)다. 보호예수 물량 388만1650주 가운데 기관투자자 물량 6.16%는 상장 1개월 후에 풀린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진행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26~27일 진행한 후 2월 중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스튜디오미르는 최근 증시에서도 콘텐츠주가 주목받고 있고, 넷플릭스 장기계약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 수요예측 결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삼기이브이의 경우 높은 구주매출 비중과 더불어 더블유씨피 같이 앞서 IPO에 나섰던 2차전지 기업들이 부진했던 만큼 흥행은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23.01.17 I 양지윤 기자
혈세 퍼부어 쌀값 안정시킨다지만…수급 불균형 해소없인 역부족
  • 혈세 퍼부어 쌀값 안정시킨다지만…수급 불균형 해소없인 역부족
  •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정리=조용석·김은비 기자] 쌀 시장격리(정부 매입)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수확기 초과생산량이 예상생산량의 3% 이상 또는 쌀값이 평년 대비 5% 이상 떨어지면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 마디로 정부가 초과 생산된 쌀을 다 사들이라는 것이다. 쌀값 안정을 통해 벼 재배농가의 쌀값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쌀 산업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야당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법안이다. 하지만 매년 1조원 이상의 혈세를 투입해 쌀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재정 부담이 너무 큰 데다, 공급과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이날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김도읍 법사위원장(국민의힘)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한 후 법안심사 2소위로 회부하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사진 = 연합뉴스)◇돈 쓰는데 쌀 소비량 더 줄이는 양곡관리법 개정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발간한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시 정부가 넘쳐나는 쌀을 매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2022~2030년 연평균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년 조(兆) 단위 혈세를 투입에도 1인당 쌀 소비량은 격리 조치가 없을 때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쌀 소비가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니 소비자들로부터 더 외면받게 되기 때문이다. 시장격리 의무화 시 2030년 1인당 쌀 소비량은 45.5㎏(2022년 54.4㎏)으로, 정부 개입이 없을 때 전망치(47.1㎏)보다 1.6㎏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쌀을 제외한 다른 작물의 낮은 자급률이 더 악화할 수 있어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주요 곡물들의 자급률을 살펴보면 △밀 0.8% △콩 30.4% △보리 38.2% 등으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상황이 이런데도 자급률 100% 내외인 쌀의 시장격리를 의무화할 경우 농민들이 벼농사를 더 지으라는 신호로 받아들여 밀·콩 등의 곡물 재배를 벼농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식량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늘어난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미래농업에 투자할 예산이 쌀값 안정에 집중돼 다른 농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쌀 시장격리에 투입될 약 1조원의 예산은 농식품부의 2022년 농업생산부문 투입 예산(성과관리 사업 기준, 12조원)의 8.3% 수준이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조차 “쌀 농가만을 위해 매년 1조원을 투입해선 안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들도 쌀 시장격리 예산 지출 확대로 인한 피해에 직면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농식품바우처사업(89억원)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지원사업(158억원)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지원사업(72억원) △학교 우유급식사업(470억원) △장부양곡 할인지원사업(508억원) 등의 예산 일부가 쌀 시장격리 예산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쌀 재배면적 줄이고, 가공산업 육성도 필요” 쌀값 하락의 근본 원인인 수급 불균형부터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 맞춰 재배면적 감축 등을 통해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벼 대신 다른 작물의 생산을 유도하도록 직불제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밥상용 쌀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가공용 쌀의 재배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루쌀(분절미) 재배면적을 늘리기 위한 정책 외에 양조용 쌀 품종 개발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관행재배(일반적 재배방법) 쌀과 비교해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떨어지긴 하지만, 식품 안전성 및 환경 보존성이 큰 친환경 쌀 재배 촉진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쌀 소비확대를 위해서는 가공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간 쌀 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됐지만, 떡·쌀과자 등 일부 전통식품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한계가 뚜렷했다. 아울러 최근 전 세계적 관심을 받는 푸드테크(food-tech)를 쌀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능성 쌀, 가공 적성에 맞는 쌀 육종사업과 연계할 것을 제안한다. 민간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사업도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자료 = 국무조정실)◇해외소비 확대 방안도 ‘모색’…ODA에 쌀 활용해야아쉽지만 국내 쌀 소비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쌀의 해외 소비를 더 늘려야 한다. 쌀 수출 전략상품을 개발해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에 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의 경우 PL 480(농업수출진흥 및 원조법)을 통해 밀 등의 잉여농산물을 대량으로 국제 원조에 사용했는데, 한국도 상당 기간 수혜를 입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수여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향후 해외 원조 사업규모가 계속 늘어나야 하기에 잉여 쌀을 원조 품목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저개발 국가의 주식(主食)이 쌀인 경우가 많아 대상국 쌀 품종이 한국과 달라도 국제 원조 활용 가능성이 크다. 올해 우리나라 ODA 사업 예산은 4조 5000억원 수준으로 세계 10위권 진입이 목표다. 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으로 벼 생산의 경쟁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다른 곡물 생산 및 채소·과일 생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예산 투입을 제한하게 된다. 이미 유럽, 태국 등에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흡사한 쌀 가격 지지 정책을 시행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다. 벼 재배 농민의 소득 지지를 위해선 쌀 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보다는, 직불제를 등의 정책 수단이 훨씬 더 유용하다. 흔히 농업경제학에서는 ‘3농’이라고 해서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연구·정책을 분명하게 나눈다.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과 농민 복지·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섞이면 효과가 떨어져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3농이 뒤엉킨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득보다 실이 많은 정책으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한번 진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2023.01.17 I 조용석 기자
가루쌀·밀·콩 등 재배땐 지원금…'전략작물직불제' 양곡법 대안으로 주목
  • 가루쌀·밀·콩 등 재배땐 지원금…'전략작물직불제' 양곡법 대안으로 주목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농식품 유통·정책 전문가인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가 쌀값 하락의 근본 원인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전략작물직불제’다. 이는 쌀 대신 가루쌀, 밀, 콩 등 전략작물을 재배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쌀 시장격리(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처럼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없이도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있고, 주요 작물들의 자급률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농림축산식품부는 기존 쌀을 재배하던 농가가 겨울철에 밀·조사료를, 여름철에 콩·가루쌀을 이모작 할 경우 1헥타르(ha) 당 50만~43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전략작물직불제’를 올해부터 시행한다. 작물 전환을 유도해 쌀 재배면적을 줄여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가루쌀·밀·콩에 대한 자급률을 끌어올려 식량안보를 강화하려는 구상이다.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올해 쌀 재배 면적을 전년(17만7000ha)대비 3만7000ha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예측대로 쌀 재배면적이 줄어든다면 올해 쌀 생산량은 예상 수요량인 347만톤(t)에 부합해 공급과잉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농식품부는 시행 첫해인 올해 112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특히 가공용으로 개발된 가루쌀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밀의 대체품으로 안성맞춤이다. 현재 주요 곡물 별 자급률을 보면 콩 30.4%, 보리 38.2%인데 비해 밀은 0.8%에 그친다. 가루쌀은 일반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갈아서 빵 등으로 활용 가능한 품종이다. 주로 빵을 만들거나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밥보다는 빵 등으로 간편한 한 끼를 먹으려는 변화한 식습관 문화에 적합하다.재배 시기도 밀과 이모작 하기에 유리하다. 밀은 주로 6월 중순에 수확하는데, 기존 쌀은 6월 초·중순에 모내기를 한다. 이 때문에 농업인은 밀과 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반면 가루쌀은 6월 말에서 7월 초에 모내기를 한다. 밀 재배가 끝난 후에 가루쌀을 생산하기에 적합하다.이런 특성 때문에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 외에 전문생산단지 39개를 신규 지정하는 등 가루쌀 생산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가루쌀 재배면적은 100ha로 전년(25ha)에 비해 4배 늘었다. 정부는 가루쌀 재배면적을 2000ha로 확대할 방침이다. 민간기업의 가루쌀 신제품 개발 과정도 지원한다. 가루쌀로 만든 면류, 빵류, 과자류 등을 개발하는 식품업체에 제품당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 25억원을 투입한다. 이 같은 정책을 통해 2027년까지 국내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한다는 목표다.일각에서는 작물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단가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쌀은 콩·밀·가루쌀보다 기계화율이 높아 재배하기도 수월하고, 수익성도 높기 때문이다. 같은 면적에 벼·콩을 재배하더라도 벼의 ㏊당 순수익이 콩보다 약 290만 원 많다. 콩 농사로 전환 시 받는 전략작물직불금(100만원)보다 많기 때문에 쌀농를 대체 할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예산이 편성됐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서 내년도 예산을 마련할 때는 단가를 올리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가루쌀은 단위면적당 낮은 생산성과 벼 이삭에서 싹이 나는 수발아 피해가 심해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가루쌀 생산량은 ha당 4750㎏으로 일반미 5700~5900㎏보다 1000㎏가량 적다. 이에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올해 첨단기술을 적용해 가루쌀 전용품종인 ‘바로미2’의 단점을 개선한 고품질의 신품종을 육성·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1.17 I 김은비 기자
전셋값 추락, 강남도 못피해…입주물량 몰린 곳은 반토막
  • 전셋값 추락, 강남도 못피해…입주물량 몰린 곳은 반토막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역전세난’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입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축 아파트 인근 집값과 전셋값에 영향을 주면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6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서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7일 전용 76㎡(8층)가 보증금 6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갱신했다. 기존 9억원에서 갱신청구권을 사용했는데 이전보다 2억9000만원 가량 낮게 체결됐다. 지난 11일에는 전용면적 76㎡(4층)가 전세 보증금 4억9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체결했는데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호가는 3억9000만원(13층) 수준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84㎡(16층)는 지난달 8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갱신했다. 이전 10억원에서 1억5000만원이 줄어들었다. 지난 7일에는 이 단지 전용 84㎡(3층)가 7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신규·갱신 계약 모두 이전보다 수억원씩 떨어진 수준에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내달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전용 59㎡의 전셋값은 지난해 13억원대에서 최근 6억원대로 사실상 반토막 났다.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매매에서 전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면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자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표에서도 역전세난을 우려할 수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3.65%로 전월 대비(-2.36%) 1.29%포인트 하락폭을 확대했다. 수도권은 -3.21%에서 -4.97%로, 서울은 -2.89%에서 -4.80%으로 낙폭이 커졌다. 서울은 주요 대단지 위주와 신축 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정부의 1·3대책 발표 한 달 전 5만3208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현재 5만5882건으로 5%가량 늘었다. 특히 강남구는 7946건에서 9053건으로 13.9%가량 늘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시장에서는 올해도 서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입주 물량은 3만2682가구 수준이다. 이 중 20%(6371가구)가량이 강남구에 집중돼 있다. 내달 ‘개포프레지던스자이’ 3375가구를 시작으로 오는 8월 메머드급 단지인 강남구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6702가구가 들어선다. 올 하반기에는 서초구 ‘원베일리’(2990가구) 입주도 예정돼 있다.이들 단지는 강남·서초 등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단지인 만큼 인근 지역 전세가와 집값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R114연구원은 “임대차 3법이 지난 2020년 7월 시행되면서 1년6개월여 만에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30% 수준이 올랐다”며 “단기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되돌림 과정에서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되돌려받는 과정에서 집주인의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반월세 등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매물의 만기 시점이 도래하는 올 연말까지는 역전세난이 문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2023.01.16 I 오희나 기자
한성대, AK아이에스와 산학인력 교류 위한 업무협약
  • 한성대, AK아이에스와 산학인력 교류 위한 업무협약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성대가 지난 11일 오후 상상관 9층 대회의실에서 AK아이에스와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한성대가 지난 11일 상상관 9층 대회의실에서 AK아이에스와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진=한성대 제공)이번 업무협약은 한성대와 AK아이에스 간의 SAP 컨설팅과 ICT 영역에서의 산학인력 교류 확대를 위해 진행됐다. 이들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열고 필요한 세부사항을 정해 AK아이에스의 업무성과 향상과 한성대 학생의 현장중심교육 강화에 상호 기여함을 목적으로 마련됐다.협약식에는 한성대 이창원 총장, 하성욱 교무처장, 노광현 산학연구처장, 홍승린 학생처장, 박현성 스마트경영공학부 교수와 AK아이에스 김재영 대표이사, 전용규 비즈니스솔루션본부장, 박진범 경영관리본부장, 김정훈 경영지원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이번 협약식을 통해 △SAP·ICT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생 대상 교육과정 공동 개발 △한성대학교의 현장실습 기관으로 참여 △SAP·ICT 관련 교육을 이수한 학생의 취업에 적극 협조 △SAP·ICT 관련 기업연계교육(인턴십, 캡스톤디자인 등)에 참여 △AK아이에스에서 요구하는 교육 내용을 교육과정 및 교과목에 반영 등 산업현장에 필요한 전문기술 인력양성 구축에 대한 상호협력에 합의했다.김재영 AK아이에스 대표이사는 “AK아이에스 구성원의 평균나이가 34세정도 되는 젊은 회사”라며 “젊은 회사인 만큼 젊은 사고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산학협력의 좋은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창원 한성대 총장은 “한성대 학생들의 취업률은 최근 10년 이래 최고인 68%를 달성하였고, 트랙제로 입학하여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78.1%에 달한다”며 “차별화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AK아이에스와 압축혁신을 추구하는 한성대학교의 이번 협약으로 양기관의 업무성과 향상과 현장중심의 교육이 더 높은 취업률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3.01.16 I 김형환 기자
中企 90% 찬성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기업인 참여 배제는 '우려'
  • 中企 90% 찬성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기업인 참여 배제는 '우려'
  •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도가 김동연 지사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과정에 북부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인들의 참여가 배제돼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90%가 넘는 경기북부 기업인들이 경기북도 신설에 찬성하는 조사결과가 나온 상황이라 특별자치도 설치에 이 지역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경기도 북부청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핵심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공식기구인 ‘민·관합동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위원회 출범은 경기북도 신설을 위해 역대 그 어떤 도지사도 공식 추진하지 않았던 첫 행정적 절차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도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지난달 21일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민관합동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위원(왼쪽부터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손경식 전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 강성종 신한대 총장, 김동연 경기지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박해미 뮤지컬 배우,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장,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 이임성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장)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하지만 기업인들은 이번 위원회가 경기북부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산업계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4개 분야로 나눠 구성한 위원회 분과 중 도는 가장 처음으로 ‘산업발전’ 분야를 내세울 정도로 경제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현실 경제분야 최일선을 담당하는 기업인들의 위원회 참여는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총 11명의 위원은 모두 전 정치인과 학계 인물들로 구성했다. 이중 한명인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이 그나마 경제·산업분야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실질적 현장 경제 상황을 전달할 인물은 아무도 없다.경기북부지역 소재 기업을 운영하면서 산업계가 감수했던 수십년간의 불편을 전달하고 발전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현장 경제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런 상황에서도 경기북부지역 기업인들은 김 지사의 ‘특별자치도 설치’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경기북도 신설’에 대다수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가 이 지역에 소재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경기북도 설치 관련 경기북부 중소기업인 인식조사’ 결과 91.4%가 경기북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경기북도 신설을 찬성하는 기업인들은 정부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균형적 배분이 필요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경기도를 상대로 하는 행정 절차 처리를 위해 남부권에 소재한 수원시의 도청을 찾아가기 위해 왕복 5~6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해야 하는 불편함의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특히 김 지사의 특별자치도 설치의 핵심 과제인 경기북부에 산재한 수많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경기북도 신설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10명 중 1명이 냈다.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 관계자는 “경기북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인들이 수십년간의 차별을 감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추진위원회가 산업계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특별자치도 설치에 이 지역 기업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임순택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장은 “현재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용역을 진행중에 있으며 추진위원회 역시 이제 막 출범한 터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경기북부지역 기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1.16 I 정재훈 기자
JW중외제약,'리바로·종합영양수액' 쌍끌이 매출1조 클럽 눈앞
  • JW중외제약,'리바로·종합영양수액' 쌍끌이 매출1조 클럽 눈앞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JW중외제약(001060)이 종합영양수액(TPN)과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패밀리’를 앞세워 견고한 실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이 성장추세가 이어지면 늦어도 3년 뒤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수 있을 전망이다.올해 JW중외제약의 실적은 매출 7470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한다. 이 회사의 최근 3개년(2021년~2023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0.9%로 집계됐다. 이 성장폭이 유지된다면 오는 2026년이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매출 성장은 2제 복합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젯’이 이끌고, 영업이익 개선은 종합영양수액(TPN, Total Parenteral Nutrition)이 이끄는 ‘투 트랙’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그래프=김정훈 기자]◇“올해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젯’ 매출 두 배 성장”견조한 실적을 이끄는 차세대 주자로는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젯’이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올해 리바로젯이 작년 매출의 두 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바로젯은 2제 복합 고지혈증 치료제로 2021년 하반기에 출시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 실현한 매출 성장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리바로젯의 매출은 3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올해는 작년 하반기 기준으로 약 두 배인 6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대한다는 게 JW중외제약의 설명이다. 이나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실적은 리바로젯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JW중외제약의 고지혈증 치료제 ‘라비로젯’ (사진=JW중외제약)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고지혈증 치료제는 많다. 단일제로 널리 쓰이는 고지혈증 치료제로는 ‘스타틴(-stain)’이 널리 쓰인다. 다만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을 떨어트리기 위해 스타틴 계열의 치료제 고용량을 처방하게 되면 부작용의 문제가 있다. 스타틴의 용량을 줄이는 대신 ‘에제티미브’를 병용으로 처방하면 L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어 최근에는 병용으로 쓰이는 추세다. 리바로젯은 에제티미브와 피타바스타틴의 복합제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별개의 약을) 두 알 먹는것보다 한 알 먹는 것이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앞서고, 가격을 낮출 수 있어 건보재정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환자 개인의 부담금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에제티미브와 피타바스타틴이 복합제로 시판된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리바로젯이 유일하다. 국내 1위 복합제는 한미약품의 로수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머크의 아토젯(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리바로젯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강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바로 패밀리 작년 매출 1000억원…가족 늘어난다JW중외제약은 리바로젯외에도 피타바스타틴 단일제인 ‘리바로’ 발사르탄과 피타바스타틴 복합제인 ‘리바로브이’를 시판중이다. 지난해 이들 리바로 제품군의 매출을 더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는게 회사의 설명이다. 리바로젯이 계획대로 매출이 늘어나면 단순 계산으로 올해 리바로 패밀리 매출은 13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제품군 확대도 예고돼 있다. JW중외제약은 2제 복합제인 ‘리바로젯’에 이어 3제 복합제도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피타바스타틴에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과 암로디핀을 더해 만든 것이다.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복합제 시장이 단일제와 달리 매년 5 % 이상 성장하는 시장임을 고려하면 3제 복합제가 출시된다면 실적 기대는 더 커질 수 있다.원료를 자체 생산 체제로 변환하면서 영업이익률 개선도 기대된다. JW중외제약은 “리바로의 경우 원료를 자체 생산 시스템으로 바꿨다”며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며 실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영양수액으로 이익의 질 높인다JW중외제약은 전통적인 수액 강자다. 수액은 크게 기초수액과 영양수액으로 나눌 수 있다. 기초수액의 경우 JW중외제약이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JW중외제약이 수액 수익성 강화를 위해 뛰어든 분야는 종합영양수액(TPN, Total Parenteral Nutrition)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초수액의 겨우 한자리수 영업이익률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TPN의 경우 20%가 넘는다. 그중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 TPN인 ‘위너프’가 리바로와 함께 매출 성장을 이끌 차세대 기대주로 꼽힌다. 위너프는 보관·이동 시 구분한 체임버를 유지하고, 사용 시 체임버를 터뜨려 성분을 혼합해 투약하는 JW중외제약의 3세대 TPN 브랜드다. 위너프 매출은 △2020년 566억원 △2021년 569억원 △2022년 58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기초수액 매출도 8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TPN 시장 규모는 약 1400억원이다. 위너프외에 다른 제품군까지 하면 700여억원의 매출로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TPN-3라인을 작년 말에 증설했다. 여기에 발맞춰서 국내 최초로 200㎖대 TPN을 생산했다. 입원 환자가 아니어도 외래환자도 영양수액을 맞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올해 연말 허가를 목표로 아미노산 함량을 높인 ‘위너프 에이플러스’도 임상 중이다. 시장 점유율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JW중외제약 TPN 위너프 (자료=JW중외제약)
2023.01.16 I 이광수 기자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사실상 막 내렸다
  •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사실상 막 내렸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지속되면서 연 0.5%였던 금리는 3.5%로 무려 3%포인트나 인상됐다. 1999년 콜금리 목표제 채택 이후 사상 처음 7회 연속 금리 인상과 한꺼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5%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부담이지만,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 등 경기침체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은 금리가 3.75%로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라며 금리 인상기에 ‘마침표’를 찍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채권 시장에선 금리 인상기 종료를 넘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넘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물가’ 직진에서 성장·물가 동시 고려 필요”한은은 지난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5%로 높였다. 다만 금리 인상 결정에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반대표를 던졌다. 여전히 5%대로 높은 물가상승률이 한은이 7회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전년동월대비 5%를 기록한데 이어. 올 1~2월에도 5%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물가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목표치(2%)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작년 7월 6.3%에 달했던 물가가 5%로 낮아 진 뒤로 실물 경기 위축, 부동산 시장 경착륙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통위 내 이견이 생기는 이유다. 한은은 2021년 8월, 자산 버블과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작년부턴 높아진 물가상승 경계감에 금리 인상의 고삐를 빠르게 죄기 시작했다. 그 영향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며 2년 반 만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직은 경기침체가 아닌 ‘침체 경계선’에 있다”면서도 “작년 4분기엔 음(-)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언급했다. 4분기 성장률(전기비)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처음이다. 이에 이 총재는 “연말에는 3% 가깝게 물가가 하락 기조를 보일 전망이라 이전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을 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는 ‘물가 안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금리 인상에 직진했다면 올해는 물가, 성장 등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조정해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라는 문구가 삭제되고 ‘긴축 기조’ 유지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3.5%는 중립금리(2~3%)를 넘어서는 수준이라 3.5%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갉아먹고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긴축’ 수준이다. 또 ‘그간의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는 문구도 추가했다. ◇ “금리 인상은 이제 끝”…국고채 금리, 기준금리 하회도 용인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이면서 연말까지 ‘금리 동결기’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추가 인상 없이 연말까지 금리를 3.5%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금리 종료 선언을 꺼렸다. 금통위 내부에서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3명의 위원은 지금의 3.5%를 금리 정점으로 보는 반면 나머지 3명은 앞으로 1~2개월 사이에 3.75%가 될 가능성도 열어 놓자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선 3.75%를 바라보는 위원들도 무조건 금리를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만 열어두자는 것이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이 총재의 생각도 비둘기(완화 선호) 위원들에 가까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가 본인의 의견을 밝히길 꺼렸지만 정부와의 정책 공조 역할을 강조해왔고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이 총재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3.3%대로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현 상황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뒤 금리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처럼 초단기 금리보다 2~3년 물금리가 역전할 것”이라며 “시장이 과잉 반응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우량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어음(PF-ABCP) 등에 대한 경계감이 크다며 필요시 환매조건부매입채권(RP)을 추가 매입,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시장의 긴축 상황이 완화되길 바랐다.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도 여전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속 금리 인상의 시대’는 끝났으며 4분기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3.25%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부터 금리 인하기가 시작돼 내년 상반기까지 1.5%포인트 인하돼 내년 상반기 금리는 2%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1.16 I 최정희 기자
막 내리는 긴축 사이클, 원화 강세 본격화되나
  • 막 내리는 긴축 사이클, 원화 강세 본격화되나
  •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3월까지만 올리고 중단할 것이란 전망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작년 3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직전 수준으로 즉, 100선을 하회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까지도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 25일 장중 1444.2원까지 올라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를 찍은 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3일엔 장중 1234.5원까지 내려 연중 최저치로 하락했다. 석 달 전 최고치 대비 209.7원이나 급락했다. 장중 환율 기준으로 작년 4월 21일(1233.8원) 이후 9개월래 최저치다. 환율이 석 달 만에 최대 14.5%나 하락한 것은 달러 약세와 맞물린다. 달러인덱스는 작년 9월말 114.1로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3일 102.18까지 10.4% 하락했다. 그 사이 원화에 영향을 미치는 위안화는 중국의 봉쇄 정책 해제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감에 상승했고, 엔화도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 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면서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달러·위안 환율은 석 달새 7.3위안대에서 6.7위안선으로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150엔에서 127엔으로 급락했다. 원화는 위안화, 엔화 강세를 반영해 달러 약세폭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6.5%에 그쳐 1년 2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자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달러인덱스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인덱스가 단기간에 100선 밑으로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달러인덱스가 100선으로 현 수준보다 2% 가량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작년 9~11월까지 기준선 100보다 낮은 수준에 진입해 있다”며 “2000년 이후 평균 실질실효환율 108.5 수준까지 되돌림이 전개될 경우 환율은 122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지수는 9월 97.2까지 하락한 후 11월엔 그나마 99.8로 회복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2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친다면 피봇(Pivot·정책 전환) 기대감에 투자심리를 자극하는데 조금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율이 추가로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올해 1200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인다면 환율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1.16 I 최정희 기자
주택건설協, 위기대응TF 신설…"중소건설사 재기 돕는다"
  • 주택건설協, 위기대응TF 신설…"중소건설사 재기 돕는다"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위기대응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 중소건설사가 주택경기 하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협회 차원의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건협은 이달 말까지 금융·세제, 부동산PF, 규제완화를 각각 주제로 한 TF 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각 TF 구성원은 10여명 안팎의 부동산과 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꾸려진다. 신설된 TF는 내달 초 첫 회의를 열 전망이다. 주건협이 위기대응 TF를 꾸린 것은 미분양 급증에 레고랜드발PF 자금경색이 겹치면서 중소건설사의 어려움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5만8027가구로 집계됐다. 전월(4만7217가구) 대비 22.9%(1만810가구) 증가한 셈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미분양 아파트 6만 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보는데 매달 1만 가구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미분양 통계는 원 장관이 말한 ‘위험선’에 근접한 수준이다.부동산PF를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현재 대형 건설사의 부동산PF 금리가 12% 수준, 수수료 평균 금리가 10% 수준인데다 브릿지론은 수수료를 포함해 30%에 육박하는 수준이어서 자금 압박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중소건설사의 자구안 마련은 쉽지 않다. 규모가 작은 만큼 전문 인력 모집이 어렵고 컨설팅을 의뢰할만한 재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건협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가 하락하면서 중소건설사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대응 TF를 통해 유동성 악화, 미분양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의 규제 완화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2023.01.15 I 신수정 기자
외국인, 올 들어 코스피 2.8조 순매수…개인은 하락에 베팅
  • 외국인, 올 들어 코스피 2.8조 순매수…개인은 하락에 베팅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새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2일부터 13일까지 2조 8839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조 6995억원을 순매도했던 것에서 돌아서 연초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달 들어 13일(2386.09)까지 작년 말(2236.40)대비 6.7% 상승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의 어닝 쇼크에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반도체 등을 비롯한 대형주를 주로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9194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000660)(3743억원), 현대차(005380)(1445억원), 포스코(005490)홀딩스(1379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1015억원), KB금융(105560)(913억원), 신한지주(055550)(795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 기대와 달러 약세가 이끌고 있단 분석이다. 작년 10월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3일 1241.3원에 거래를 마쳤다.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으로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을 상회하는 자금의 순유입을 이끌어냈다”며 “한국은 대중 수출이 지난해 22.9%에 달하며 중국의 정상화 진행에서 수출 규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수혜국의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달러 지수의 하락 추세는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은 매수 우위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2조 969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삼성전자(8959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도 순매수를 이어오던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SK하이닉스(5926억원), 현대차(2403억원), 카카오(035720)(2251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신 같은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매일 2배수만큼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333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2023.01.15 I 원다연 기자
 “얼마나 재고를 쌓아야 할 지 감이 안잡혀 답답합니다”
  • [르포] “얼마나 재고를 쌓아야 할 지 감이 안잡혀 답답합니다”
  • [이데일리 함지현 백주아 기자] “명절을 앞두고 준비한 물량을 다 못 팔면 평소보다 피해가 ‘따따블’이 됩니다. 대목을 위해 재고도 많이 쌓아두고 인력도 구하면서 비용이 많이 늘어나잖아요. 그래서 예측이 중요한데 지금은 물가가 너무 올라 도저히 감이 안 잡혀서 겁이 날 정도입니다.”(전통시장 상인 김모씨)지난 12일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만난 상인과 소비자 모두 깊은 한숨을 이어갔다. 고물가의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져서다.소비자들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상차림을 하려면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푸념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명절상을 차리려면 50만원은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부담이 크다고 느껴 상차림을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다보니 상인들 역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한 모습을 보였다.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함지현 기자)◇“4인 차례비용 50만원 넘을 듯…최대한 간소화할 것”이날 서울 종로구와 마포구에 있는 전통시장은 고객들로 붐비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설날이 임박한 1월 셋째주에 차례상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손님들이 많아서라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반면 서울 송파구와 성동구에 있는 대형마트에는 일찌감치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설날 임박해서는 상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만큼 사둘 수 있는 제품은 미리 사둬 지출을 줄이려는 알뜰족들이 일찌감치 장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요일별·품목별 할인 등을 꼼꼼히 따져가면서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는 꼼꼼한 소비자들도 많았다.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찾은 명절을 앞둔 소비자들은 “물가가 너무 비싸 명절 준비가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마포구의 A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최모씨는 “명절 제수용품을 사려고 나온 건 아니지만 작년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확연히 느껴진다”며 “다른데 들어갈 돈이 많아 명절 준비는 최대한 간소하게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를 찾은 50대 송모씨도 “아무리 차례상을 간단하게 차린다고 해도 매년 5만원씩은 더 쓰는 것 같다”며 “고기가 싸면 야채가 비싸고 야채가 싸면 고기가 비싸다보니 결국 비용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차례상 비용은 예산은 40만~50만원(4인 가족 기준)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전통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도 이같은 소비심리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해 큰 대목 중 하나인 설날 장사를 망치면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서울 마포구 B전통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강모씨는 “지금도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일 수준에 불과하다”며 “명절을 앞두고는 손님이 더 많아야 하지만 명절 분위기도 나지 않을뿐더러 다음주에도 손님이 늘어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어 “아무래도 손님들의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시장에 나오더라도 좀 더 싼 물건을 찾으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그래픽= 김정훈 기자)◇발품 팔아야 싸게 구입…전통시장이 유리차례 비용 지난해보다 늘어…전통시장이 좀 더 저렴장바구니 물가가 지속 상승하다보니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품목별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판매가격을 비교하면서 발품을 더 파는 모양새다.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는 12일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다”고 조언했다.실제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직접 찾아 같은 품목의 비용을 살펴본 결과 품목별로 다르긴 하지만 전통시장의 가격이 좀 더 저렴한 편에 속했다.전통시장에서는 설 차례상 주요 품목 중 하나인 한우 양지머리(600g)가 평균 3만원 가량에 판매됐다. 이밖에 계란(30개 1판) 7000원, 파(1단) 1500원, 돼지고기 다짐육(200g) 2000원, 오징어(1마리) 6500원이었다. 대형마트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세 곳의 매장을 찾아 평균을 낸 결과 전통시장과 같은 용량의 한우 양지머리 가격은 7만5553원으로 전통시장보다 2배 이상 비쌌다. 계란은 8040원, 파 3586원, 돼지고기 다짐육 3026원, 오징어 7740원이었다.특히 양지머리의 경우 가격 차이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전통시장은 ‘1+’, 대형마트는 ‘1++’로 등급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 격차가 매우 컸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축산물이력제 도입 이후 전통시장 판매상품보다 개체, 산지, 사육지, 도축, 구제역 등 정보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정상가 차이는 있지만 각종 행사 등을 이용하면 가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명절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나서고 있었다. 평균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전통시장을 찾는가 하면 대형마트 할인 시기를 파악해 미리부터 대비하기도 한다.A전통시장에서 과일을 한 아름 구매한 50대 여성 곽 모씨는 “마포구에서 최근 용산구로 이사를 했다. 용산구에 있는 대형마트를 가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며 “전통시장이 가격도 30~40%가량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올해 명절 준비도 여기서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판교에 거주하는 맏며느리 이모씨는 수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형마트를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4~6인 기준으로 상차림 하려면 가장 저렴하게 준비한다 해도 최소 30만원은 필요하다”며 “한꺼번에 가서 구매하면 3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 요일별로 마트 할인하는 제품 파악해서 미리 구매하는 방식으로 실속있게 구매를 하는 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023.01.13 I 함지현 기자
고물가에 상인도 소비자도 움츠러든 설 명절
  • 고물가에 상인도 소비자도 움츠러든 설 명절
  • [이데일리 함지현 백주아 김은비 기자] “10만원을 들고 시장에 와도 물건 몇 개 담으면 끝납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수입은 늘지 않고 명절까지 앞두고 있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주부 최모씨는 이같이 푸념했다.설 명절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차례준비를 하는 소비자나 상인들 모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고물가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아서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이날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가족 기준)은 전통시장 25만4000원, 대형마트 35만9740원 등으로 각각 전년대비 4.1%, 2.1%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다.전통시장 상인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면 명절이 다가와도 소비심리 회복이 요원하다는 이유에서다.서울 종로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정육점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소비자들이 명절 준비를 어떻게 할 지 가늠이 어렵다보니 무작정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중 대목 중 하나인 설 명절마저 장사가 안되면 올 한해도 어려움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차례상 재료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의 연이은 가격인상도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민생부담 완화를 위해 이날 CJ제일제당(097950), 농심(004370)대상, 롯데제과(280360) 등 12개 식품제조업체 임원진과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한 식품업체의 역할을 주문했다. 사실상 가격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가격인상이 동종업계의 편승 인상으로 이어지면 민생부담을 가중시키고 물가안정 기조의 안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진작이 안되는 상황에서 장기적 안목에서 가격 인상보다는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2023.01.13 I 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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