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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낮아지고’ 임대료 ‘오르고’
  • 공실률 ‘낮아지고’ 임대료 ‘오르고’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상가 공실률이 낮아지면서 임대료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에 따라 외부활동이 늘면서 대형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잇단 대규모 정비사업 등으로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 투자도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상가(중대형 기준)의 공실률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2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9.5%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4분기 9.1%로 낮아졌고 엔데믹이 본격화한 올해 1분기 8.6%까지 떨어졌다.공실률이 줄자 임대료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와 모든 상가 유형의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는 ㎡당 5만2200원으로 0.30% 올랐고 소규모 상가는 0.23% 오른 ㎡당 4만9000원을 기록했다. 임대가격지수도 올해 1분기 100.55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권일 부동산 인포 리서치 팀장은 “배달음식이 줄고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지속적인 부진이 예상되는 반면 외식과 문화, 쇼핑업종이 부활하면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가득한 대형 상업시설의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다”며 “서울 청량리 등 대규모 정비사업과 GTX 개통 등 대형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가 점차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실제로 지난 3일부터 입점을 시작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는 1152세대 대단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의 상업시설로 총 219실이다.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 ‘카미유 왈랄라(Camille Walala)’와 협업해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예술성을 가미한 공간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고 전농동, 답십리동 일대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유동인구도 급속히 늘고 있어 ‘큰손’들의 투자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 관계자는 “엔데믹의 영향으로 다양한 소비수요와 심리가 개선되면서 리테일 상권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트포레스트 입점 문의도 하루 평균 50여통에 이르는 등 꾸준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2023.06.07 I 이윤화 기자
서울 상가 거래량·가격 하락폭 둔화
  • 서울 상가 거래량·가격 하락폭 둔화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금리인상과 경기 위축으로 발길이 끊겼던 ‘상가 시장’의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엔데믹에 유동인구가 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최근 거래된 꼬마빌딩이 8m 미만 도로폭에 접해있는 곳이 많았다며 직접적인 유동성과 연결되는 상업시설의 회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6일 토지·건물 프롭테크기업 밸류맵이 서울 상업업무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282건으로 전 분기(304건)대비 7% 하락에 그쳤다. 작년 4분기 거래량이 3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권을 제외한 수도권의 상업업무 거래량은 805건으로 전 분기(836건)보다 3.7% 감소에 그쳤으며 지방 역시 1분기 거래량 1867건으로 같은 기간 2.8% 감소해 수도권보다 감소폭이 더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역시 하락폭이 둔화하고 있다. 전국 상업업무 시설 평단가는 지난해 1분기 3.3㎡당 2009만원에서 올해 1분기 1620만원으로 약 19%가 하락했다. 다만 하락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분기 대비 14.8%를 나타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6%에 그치며 평단가 하락폭을 줄였다.서울 상업업무 시설의 3.3㎡당 토지 평단가는 작년 3분기 9769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른 뒤 4분기 8862만원, 올 1분기 8571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졌지만 지난해 4분기 하락률 9.3% 대비 올 1분기 하락률은 3.2%로 6%포인트 줄었다. 가격이 비교적 덜 오른 지방권은 올 1분기 평단가 863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3.5% 오르며 3분기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기준금리가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금리 정점론’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의 대출 금리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가 투자로 다시금 쏠리고 있다”며 “유동인구와 업무시설이 밀집된 곳 위주로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다만 올해 예정된 대규모 상가 입주물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우려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상가 입주 물량은 총 2만 6217실로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2만1594실(82.4%), 지방에 4623실(17.6%)의 입주를 예고한 상황이다. 전체 입주 물량 중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신도시 등 택지지구 개발로 아파트와 함께 근린 상가 입주가 이어지면서 수도권에 상가 공급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입주 상가 중 절반 이상 공급하는 경기권에는 고양(1801실), 시흥(1753실), 화성(1454실), 수원(1363실), 하남(1223실), 평택(1102실), 남양주(1057실)에서 각각 1000실 이상 연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정경진 밸류맵 연구원은 “엔데믹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로 가격이 많이 내려갔던 지역과 유동인구가 빠르게 회복된 곳 위주로 급매물을 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지역에 따라 공급 과다 지역이 나타날 수 있어 공실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3.06.07 I 신수정 기자
전·차가 밀어주는 코스피…“3분기 2700선 돌파”
  • 전·차가 밀어주는 코스피…“3분기 2700선 돌파”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1년여 만에 2600선에 올라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턴어라운드에 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년만 2600선 안착한 코스피…“3분기 2700선 돌파”6일 이데일리가 국내 10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3분기까지의 증시 전망을 집계한 결과 코스피 지수는 2433~2763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3분기까지 코스피 지수 고점이 2900선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코스피 지수가 29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이 마지막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등 시장 유동성 환경의 변화, 인공지능(AI)에서 비롯된 기술 사이클의 개화가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오는 13~1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월 미국 고용이 예상 밖 호조를 보였지만 일단은 연준이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여파를 가늠하면서 한 차례 쉬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도 코스피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주요 요소로 꼽힌다. AI 열풍으로 반도체주 랠리가 시작된 가운데 3분기부터 감산 효과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 회복세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맞물리며 한국 수출과 제조업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펀더멘털 모멘텀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는 27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고 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공급부담이 덜어지고 매우 부진했던 수출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 회복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16조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기술 개발에 따른 정보기술(IT) 부품 수요 확대가 반도체 주요 공급국가인 한국에 우호적이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수 있는 점도 외국인 수급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외국인 순매수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유동성효과 축소 등 변수…“건설·운송 등 피해야”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코스피 지수 흐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취약한데, 하반기 중에도 경기 둔화는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은 그나마 양호할 수 있겠지만,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가 미약하고 유로존 경기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파로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따른 유동성 효과 축소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따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금융 시장의 유동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지적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후 유동성 효과 축소 상황이 주식시장 회복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재무부의 단기 국채 발행을 통한 시중 유동성 흡수 가능성 등은 ‘서머 랠리’보단 ‘서머 풀백(기간조정)’ 기류를 자극할 개연성이 높다”고 봤다. 3분기까지 매수 추천 업종으로는 증시 전문가들 모두 반도체를 꼽았고, 자동차도 다수가 추천 업종으로 꼽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부터 진행될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따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펀더멘털과 이익 체력이 견고한 업종에 투자를 권고한다”며 “자동차의 경우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전기차 생산라인을 확대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며, 올해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한편 매수를 피해야 할 업종으로는 건설, 운송, 철강, 유틸리티 등이 꼽혔다. 서철수 센터장은 “매출 성장이 제한된 이같은 업종에 투자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3.06.07 I 원다연 기자
보증금 떼일라…임차권등기 신청 3666건 역대 최고치
  • 보증금 떼일라…임차권등기 신청 3666건 역대 최고치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4000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던 2021년 집값의 70% 이상을 전세 보증금으로 조달한 ‘갭투자’(전세끼고 집사기) 전세 만기 시점이 올해 하반기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임차권설정등기 건수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여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역대 최고 임차권설정등기…하반기 신청증가 불가피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는 3666건(해당 기간 내 접수된 신청사건 중 등기완료된 사건 기준)으로 불과 한 달 만에 20% 이상 증가했다. 올 3월 3414건을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약 1년여 전인 지난해 7월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1000건대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임차권설정등기란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대인의 허락 없이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유효함을 명시하는 법적 장치다.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 경매로 이어진다. 문제는 집값이 고점에 달했던 지난 2021년 당시 계약한 전세 기간 만기가 올 하반기 도래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6월이 1억9794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올 4월 기준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은 1억6841만4000원으로 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집값이 고점이던 2020~2021년 갭투자가 성행했으나 현재는 그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미반환 사례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역전세 대란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증가가 불가피하리라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세사기에 더해 역전세 문제도 있어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2년 전 계약분의 만기가 돌아오고 신축 입주도 많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정부 역전세 대책 두고 찬반 엇갈려역전세 여파가 본격화하면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한정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F4 회의’를 열어 깡통전세·역전세 대책을 논의했다. 이미 시중에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상품이 존재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DSR을 적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임대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역전세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과 정부가 무자본 갭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또 다른 빚으로 해결하게 한다는 반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우리나라 집주인 대부분이 고정 소득 없이 부동산만 가진 60세 이상의 은퇴자고 젊은 층도 영끌 혹은 무자본 갭투자로 시장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며 “보증금을 돌려주는 목적에 한해서라도 DSR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택시장이 조기에 안정화하지 못하고 장기간 침체하거나 고점을 찍었던 전세가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도덕적 해이와 빚만 양산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단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또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은 은행 선순위 근저당권이 이미 잡혀 있어 더 큰 근저당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고 임대인의 자금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2023.06.06 I 이윤화 기자
뮤지컬 관람에 야식 주문까지…지방교육재정 282억 줄줄 샜다
  • 뮤지컬 관람에 야식 주문까지…지방교육재정 282억 줄줄 샜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을 허투루 쓴 규모가 2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설환경개선 및 기금 사업을 운영하는 예산이 교직원의 뮤지컬 관람과 바리스타 자격 취득 연수, 야식 구입 등으로 쓰인 사례도 드러났다.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10일 오전 대구 정화여고 고3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교육부와 지방교육재정 운영 실태에 대해 합동 감사한 결과 총 97건에 달하는 위법·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고 6일 밝혔다. 액수로는 282억원 규모로 △교육시설환경개선 사업 관련(45건) △학교시설 안전관리 부적정(24건) △사업비·물품계약 및 관리 부적정(23건)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 관련(3건) △교육시설 환경 개선 기금 관련(2건) 등의 순이었다. 우선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전환사업’ 운영비 예산 가운데 학습 혁신을 위해 전국 노후학교 건물을 개보수한다는 기존 목적에 맞지 않게 지출한 금액은 3억7200만원에 달했다. 서울의 A중학교와 충남의 B초등학교는 교직원의 뮤지컬 관람비로 각각 700만원, 400만원을 지출했다. 경기도의 C고등학교 교직원은 바리스타 자격 취득 연수에 220만원을 집행했고, 인천 D고등학교는 야식으로 치킨을 시키는 데 21만원을 썼다. 경남 E고등학교에서는 음파전동칫솔을 사는 데 290만원을 지출했다.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교육시설환경개선 사업과 관련해서는 약 33억원이 과다 집행됐다. 총 8개 교육청에서 부가세 면세 대상인 교직원 관사 건설용역 공사대금을 낼 때 부가세 약 30억원을 포함시켰다. F 교육청 관내 사립학교 5억 이상 건설공사 표본 14개를 점검한 결과에서는 창호 공사 예정가격 산정 과정에서 유리 물량을 과다하게 산출한 규모가 1억9000만원으로 파악됐다. 교육시설환경개선 기금 관련 적발 사례가 차지하는 금액 규모는 225억원으로 제일 컸다. 2개 교육청은 사용하고 남은 계속사업비를 이월하지 않고 기금에 적립해 일반 예산으로 재편성했고, 이를 통해 재정집행 효율화 인센티브 목표를 달성한 뒤 교부금을 추가지급받았다.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과 관련해서는 북한에 물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특정단체와 위법한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물품 운송 컨테이너에 대한 허위 정산을 하기도 했다. G 2021년(14억원)과 2022년(3억원) 인도적 지원 물품을 반출하는 2건의 용역 계약에서 특정 단체와 반복적으로 1인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물품 반출 시 사용한 컨테이너를 약 8000만원에 구매하고도 장기 임대한 것으로 허위 정산했다. 이외에 학교시설 안전관리 부실 사례도 적발됐다. 10개 교육청 소관 공사 226건은 안전성 평가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지역 주민에 개방한 폐교 23곳도 정기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학교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120건도 8개 교육청에서 지적됐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조실 관계자는 “업무 담당자들의 전문성 미흡과 도덕적 해이, 불성실 등으로 인해 예산의 편법적 사용 및 낭비적 집행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위법·부적정 사례가 근절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적극 이행·점검해 나갈 것이며 관련 부처와 함께 관리·감독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06.06 I 이지은 기자
자영업자, 5년간 184만명 증가…연간 평균소득은 매년 감소
  • 자영업자, 5년간 184만명 증가…연간 평균소득은 매년 감소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최근 5년간 자영업자가 184만명 가량 늘었지만, 평균 소득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의 평균 소득 감소폭은 55.0%에 달했으나, 일부 극상위층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빈부 격차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자영업자(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람)의 수는 656만8000명이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2017년 472만6000명을 기록한 뒤 △2018년 502만2000명 △2019년 530만9000명 △2020년 551만7000명으로 매년 증가해 5년 만에 184만2000명이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세가 극심했던 2021년에는 1년 만에 105만1000명이 늘어 19.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근로소득자 증가율(2.4%)의 8배에 달한다.자영업자의 수는 매년 증가했으나 벌이는 해가 지날수록 줄었다. 자영업자 연 평균소득은 △2017년 2170만원 △2018년 2136만원 △2019년 2115만원 △2020년 2049만원으로 매년 감소하다가 자영업자 수 증가폭이 가장 컸던 2021년에는 1952만원까지 떨어져 2000만원 아래로 내려 앉았다. 연 중위소득도 △2017년 830만원에서 △2018년 817만원 △2019년 798만원 △2020년 755만원 △2021년 659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됐던 2021년 연 중위소득의 전년 대비 증감율은 -12.6%로, 코로나19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등장했던 2020년(-5.4%)과 비교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의 지갑은 유독 얇아졌다. 소득 하위 20%인 자영업자들의 연 평균 소득은 2017년 186만9000원에서 2021년 84만1000원으로 55.0%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자영업자들의 연 평균 소득이 7744만9000원에서 7308만8000원으로 5.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 기간 소득 10분위 기준 연 평균 소득 감소율이 가장 컸던 건 소득 하위 10%(1분위)로 78.0% 급감했다. 소득 상위 0.1%인 자영업자의 연 평균 소득은 2017년 16억2289만5000원에서 2021년 17억6592만1000원으로 오히려 8.8%가 늘었다. 상위 1%의 소득도 4억8546만6000원에서 5억977만5000원으로 5.0% 증가했다. 두 계층에서 이 기간 연 평균 소득 증가액은 각각 3576만원, 608만원이다. 양경숙 의원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울 겪었다는 게 중위소득, 평균소득 감소추세로 직접 확인됐다”며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에 자영업자 대출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연체율도 상승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이른 만큼, 금융 지원 조치 연장과 부채정리 정책, 전기요금 감면 등 다방면으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3.06.06 I 이지은 기자
한은 보유金 104톤, 10년째 정체…"달러 유동성 유지, 보다 바람직"
  • 한은 보유金 104톤, 10년째 정체…"달러 유동성 유지, 보다 바람직"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금 보유량은 1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금보유 확대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선 미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사진=AFP)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t)으로 집계됐다. 금괴 개수는 8380개다. 이는 2013년말 기준 보유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한은은 당시 20톤의 금을 매입한 뒤 10년 동안 금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은의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은 1.1%에 불과하다.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 127개 국가 중 32위에 해당했지만, 지난달 38위로 떨어졌다. 한은이 금 매입을 하지 않는 동안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매입에 나서면서 순위가 떨어진 것이다.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1100~1300달러 내외에서 머물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2020년 9월 2063달러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던 금 가격은 이후 1800달러 전후에서 등락하다 올해 들어 재차 상승하면서 전고점을 웃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한은은 최근 금 가격 상승 배경에 대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부문 스트레스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가 커진 것과 고물가 대응, 미 달러화 의존 축소 등을 들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은은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금은 기타통화들과는 달리 시장전망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운용자산이 아니다”라며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여타통화들 대비 낮은 데다, 만일 시장전망이 바뀌어 매도할 경우 금은 최후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나아가 금 보유 확대보단 미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외자운용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보유 확대보단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며 “특히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 정부채 투자성과와 상당수준 동조화되고 있어, 달러화 유동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매도하고 금을 매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금 가격이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금 매입을 꺼리는 이유로 꼽혔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미 달러화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상승 제약요인”이라고 했다.한편 한은은 지난달 23일 영란은행에 전량 보관된 보유금에 대한 실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보유금의 안전성, 보관상태에 대한 점검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의 행태, 시장여건 등을 확인한다는 취지다.
2023.06.06 I 하상렬 기자
한앤코, 임직원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소송·펀딩에 영향 주나
  • 한앤코, 임직원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소송·펀딩에 영향 주나
  •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임직원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한앤코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나 펀드 자금 모집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앤코는 임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혐의를 받는 대상 기업인 남양유업(003920)의 홍원식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소송 중이며, 4조원대 규모의 펀드 역시 조성 중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1년 5월 한앤코가 코스피 상장사인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하기 직전, 한앤코 임직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들인 혐의로 해당 사건을 패스트트랙(증권선물위원장 긴급조치)을 통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의 수사지휘를 받아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패스트트랙이란 긴급·중대사건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검찰에 통보하는 제도다.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또는 금감원 조사 진행중 혐의자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검찰 수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증선위원장 결정으로 신속히 검찰에 통보한다.금감원은 한앤코 직원들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 발표 전 주식을 미리 매입한 뒤 경영권 인수 발표 후 주가가 오르자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수 발표 전 30만원 안팎이던 남양유업 주가는 인수 발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7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하지만 한앤코 측은 “어떤 임직원도 남양유업 주식 거래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한앤코 임직원들은 국내 주식 거래 자체가 금지돼 있고, 이를 수시로 확인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다만 한앤코 측은 “이와는 별도로 남양유업 주식관련 조사가 있을 경우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만약 해당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자본시장법 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3항은 ‘주식 등의 대량 취득ㆍ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한앤코는 지난 5월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를 발표하고, 53.08%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거래를 온전히 마무리 짓지 못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회사를 넘기는 것을 거부하자 양측은 지난한 법적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이 7월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혐의가 자칫 한앤코가 유리했던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로 드러나면 처벌을 받을 문제이나,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의 본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현재 조성하고 있는 신규 펀드 자금 모집에는 다소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앤코는 현재 4조원대 규모 4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8000억원 규모로 출자하는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지원했다. 그간 세 차례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당시 해외 출자자(LP) 자금만 받아 펀드를 조성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들의 상대로 자금 유치를 노리고 있다.한앤코는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 출신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국내 최대 규모 PEF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총 약정액이 국내 PEF 운용사 중 가장 많은 10조976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3.06.05 I 김근우 기자
엄원상·정우영 등,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중국 평가전 출전
  • 엄원상·정우영 등,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중국 평가전 출전
  • 3월 카타르 전지훈련 당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엄원상(울산), 정우영(독일 프라이부르크) 등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친선 경기에 출전하는 28명이 발표됐다.대한축구협회는 오는 15일과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친선 경기 2연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5일 발표했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24세 이하)의 이번 평가전 명단에는 그동안 성인 국가대표팀에서도 꾸준히 뽑혔던 작은 정우영과 송민규(전북 현대), 엄원상(울산 현대),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양현준(강원FC) 등이 이름을 올렸다.또 해외파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등도 포함됐다.선수단은 오는 12일 인천공항에 소집돼 바로 중국으로 출국한다.◇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친선경기 출전 선수 명단(28명)▲골키퍼= 김정훈(전북) 민성준(인천) 이광연(강원)▲수비수=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변준수(대전) 이상민(성남)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태석, 이한범(이상 서울) 조현택(울산) 최준(부산) 황재원(대구)▲미드필더= 고영준(포항), 고재현(대구) 권혁규(부산) 김봉수(제주) 송민규, 오재혁, 이수빈(이상 전북) 안재준(부천) 양현준(강원) 엄원상(울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정호연(광주)▲공격수= 박재용(안양) 조영욱(김천) 천성훈(인천)
2023.06.05 I 주미희 기자
JYP 웃고, 에스엠 울고…엔터株 호황 속 엇갈린 주가
  • JYP 웃고, 에스엠 울고…엔터株 호황 속 엇갈린 주가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며 엔터테인먼트 테마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 신인 가수 공개 등 호재를 앞둔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이하 JYP엔터)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이하 YG엔터)는 활짝 웃은 반면, 하이브(352820)와 에스엠(041510)은 내부 악재로 상승 흐름이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종목별 호재와 악재가 엇갈렸으나, 하반기 엔터 업황이 긍정적인 만큼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JYP엔터는 지난달 22일 이후 9거래일간 11.24% 상승하며 12만87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4조5685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5위인 HLB(028300)(4조6652억 원)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1분기 영업이익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되는 데다 하반기 리퍼블릭 레코드와 합작한 미국 걸그룹 공개를 앞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한 덕이다. 증권가 역시 엔터 업계 전반에 온기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JYP엔터를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시총 5조 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YG엔터 역시 지난 5월 이후 주가가 51.15% 오르며 강세 흐름을 탔다. 1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2분기 및 하반기에도 걸그룹 블랙핑크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데뷔를 통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덕이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JYP엔터와 YG엔터와 달리 하이브와 에스엠은 내부 악재로 뒤숭숭하다. 에스엠은 소속 아이돌 그룹 엑소 소속 일부 멤버들과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소속 가수와의 내홍이 불거진 것인데, 논란이 불거진 지난 1일 이후 주가가 7.11% 하락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지난 3월 기록했던 52주 신고가 16만1200원과 비교하면 36.79% 하락했다. 하이브는 소속 직원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단체활동 잠정 준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여기에 등기임원이자 미국 현지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가 하이브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시간외매매로 하이브 지분 0.16%에 해당하는 보통주 6만8500주를 처분한 것인데, CEO를 비롯한 회사 내부자의 보유 주식 대량 매도는 시장에선 악재로 받아들인다. 여파로 4월 한 달간 42.93% 올랐던 하이브 주가는 최근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종목별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고 있으나 엔터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는 소속 가수의 팬덤 확대와 이로인한 머천다이즈(MD) 매출 성장 등이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엔터 4사의 올해 연초대비 평균 주가수익률이 70%를 넘을 정도로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성장도 놀랍지만 앞으로 보여줄 성장이 더 크다”며 “최근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성장기에 있는 테마는 항상 비쌌으며 엔터주의 실적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모멘텀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2023.06.05 I 이정현 기자
인적분할한 이수화학·OCI의 엇갈린 ‘희비’…이유는
  • 인적분할한 이수화학·OCI의 엇갈린 ‘희비’…이유는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최근 인적분할을 단행한 이수화학과 OCI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수화학은 신설법인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와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OCI와 OCI홀딩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인적분할 후 질주하는 이수화학…주춤하는 OCI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인적분할하고 존속법인으로 변경 상장한 OCI홀딩스는 4거래일 동안 11.66% 하락했다. 같은 기간 OCI는 7.01% 떨어졌다. 인적분할 후 하루 차이로 재상장한 이수화학은 30.12% 오르고 신설법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82.53% 급등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인적분할이란 하나의 기업을 쪼개면서 기존회사 주주들에게 새로운 회사 주식을 비율대로 배정하는 방식의 기업분할을 말한다. 주주 구성은 그대로 두면서 회사만 나뉘는 수평적 분할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 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물적 분할과는 달리 신설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대로 나눠 가져감으로써 상대적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상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인적분할의 목적이 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함일 때는 주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적분할로 지주사 전환 시 대주주들은 지분이 높이면서 지배력이 강화할 수 있다. 신설회사에 주식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자사주에도 신주가 배정되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출연 없이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이수화학과 OCI 간 주가의 희비가 갈린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OCI의 인적분할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시각 때문이다. OCI의 경영권을 가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OCI 보유 지분율은 5.04%에 불과하다. 소액주주들은 OCI가 인적분할을 시작하기 전부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분할 계획이 아니냐며 반대했다. 이에 OCI는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되면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모두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을 달랜 바 있다. OCI홀딩스는 향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 등 유상증자를 활용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 같은 계획을 사실상 오너일가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이수그룹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수엑사켐이 이수그룹의 지분율 73.44%를 가진 최대주주고, 이수그룹은 또다시 이수화학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의 최대주주다. 김상범 이수엑사켐 회장은 이수엑사켐을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인적분할 전부터 지배구조가 공고해진 상태다.◇ 주가 희비 갈렸지만…증권가, 중장기적 상승 전망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 등 잡음이 이어져 온 가운데 최근 태양광 제품의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OCI와 OCI홀딩스의 주가를 추가적으로 끌어내렸다. 중국 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재고가 늘어감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은 5월 말 기준 1kg 당 13.5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가 급등했고, 이수화학도 부각되면서 동반 강세를 이뤘다.단기적으로는 주가의 희비가 갈렸지만,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이수화학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 OCI와 OCI홀딩스 모두 전망이 밝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의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성장사업 육성 관점에서만 단행됐기 때문에 기존 복합적인 사업구조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웠던 성장사업만 분할되었기에 숨겨진 사업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 바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OCI의 경우 반도체 소재 회사로 평가받으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고, 향후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서 성장하며 추가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OCI홀딩스에 대해서도 “하반기부터 비중국에서 폴리실리콘 비중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성장세를 전망했다.
2023.06.05 I 이용성 기자
증권주 웃나 했더니…CFD 파장·6월 인상설 겹악재에 시름
  • 증권주 웃나 했더니…CFD 파장·6월 인상설 겹악재에 시름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증권사들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증권주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여전하다. 5월 들어 2차전지가 주춤한 데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다. 때아닌 ‘미국 6월 금리 인상설’도 변수다. 실제 5월 들어 거래대금이 주춤해진 만큼 증권사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 13곳으로 구성된 KRX증권 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5.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업계가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5대 증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 늘어난 1조26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211% 넘게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 실적 호재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주 업황 둔화를 가리키는 지표가 발견되는 탓이다. 5월 들어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1800억원으로 직전인 4월(26조4000억원)보다 30% 넘게 급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28일 CFD 사태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개인 매수세가 몰렸던 2차전지 주가가 조정받은 점도 거래대금 감소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4월과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2000억원으로 1분기 17조5000억원보다는 늘었지만 5월 들어 주춤해진 것이다. 그간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던 2차전지가 조정받으면서 코스닥 시장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3월과 4월 코스닥 시가총액 회전율은 800%를 넘나들었지만 5월 들어서는 500%대로 하락했다. 개미들도 SG증권발 폭락 이후 증시를 떠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들어 12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4월 평균(19조원)보다 줄어든 규모다. 3~4월 한때 70%를 넘기도 했던 개인 거래비중은 5월 중 67%까지 내려갔다. 증시 주변자금 흐름도 둔화하고 있다. 4월 말 CFD 사태 이후 고객예탁금과 신용잔고 동반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전 연구원은 “5월 중순 이후로는 추가적인 자금이탈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양호한 증시여건과 함께 50조원을 하회했던 고객예탁금 규모가 최근 52조원 수준까지 재차 상승했다”고 짚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로 ‘6월 금리인상설’이 나오는 것도 증권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 연구원은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재차 상승하면서 1분기 호조를 보였던 채권관련 손익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을 권고한데다 CFD 미수채권 관련비용도 증권사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증권주 투자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대형사들의 경우 최근 부동산 PF 대주단 협의체에 따라 리스크가 줄어들 여지가 크다”며 “향후 PF 관련 충당금 설정 및 손실 인식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06.05 I 김보겸 기자
엔데믹에 집콕족도 외출…책구매 8개월째 뒷걸음질
  • 엔데믹에 집콕족도 외출…책구매 8개월째 뒷걸음질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 크게 늘었던 책 구매가 작년 하반기부터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팬데믹 기간 급격히 증가한 기저효과에 대면활동 재개로 인한 실내활동 감소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에 외국어 서적이 진열돼 있다. (사진 = 뉴시스)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적(전자책은 제외) 거래액은 1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 온라인 서적 거래액은 작년 9월부터 4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온라인을 통한 서적구매는 코로나 발생 첫해인 2020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실내활동 시간이 증가한 데다, 온라인을 통해 주문부터 택배 수령까지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2020년 2월 전년대비 21.0% 늘어난 온라인 서적 거래 규모는 2021년 3월까지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온라인 서적거래액의 14개월 연속 증가는 국가통계포털에 온라인쇼핑 데이터가 게시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해당 기간 2021년 3월을 뺀 13개월 동안 전년보다 두자릿수 증가했고, 특히 2020년 9월(51.6%), 2021년 1월(55.4%)은 50% 이상 늘었다. 실제 온라인 서점 점유율 1위인 예스24의 영업이익은 2020년, 2021년 각각 전년대비 30.0%, 26.9% 늘어났다. 또 다른 인터넷서점인 알라딘의 전년 대비 매출액도 2020년 20.3%, 2021년 6.5%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온라인 서적 거래액 규모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해 9월 추석 때부터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으로 거리두기 및 모임인원 제한이 없는 명절이 시작됐다. 이후 온라인 서적 거래액은 8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서적 거래액 8개월 연속 감소는 온라인쇼핑 데이터가 게시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작년 12월은 전년 대비 14.7%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오프라인 서점은 코로나 팬데믹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서점인 교보문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첫해(2020년) 오프라인 영업점의 ‘상품 및 제품판매 매출액’은 전년보다 0.8% 증가했고, 거리두기가 여전했던 2021년에도 전년보다 17.7% 늘었다.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한 지난해도 전년보다 8.2% 늘었다.팬데믹 때 서점을 방문해 책을 사는 이들이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 서적 구매자가 늘어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책 수요 자체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최근 온라인 서적 구매 감소 역시 오프라인 도서 구매 증가에 따른 반사효과가 아닌 전체 서적 수요 축소로 해석할 수 있다.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오프라인 구매량이 늘었다는 지표가 없는 만큼 도서구매 자체가 총량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코로나 초기 재택근무 등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서적구매가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이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3.06.05 I 조용석 기자
헬퍼도 못올린 홍콩 출산율…교육비·육아분담 등 근본문제 해결해야
  • 헬퍼도 못올린 홍콩 출산율…교육비·육아분담 등 근본문제 해결해야
  •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50년 가까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운영하는 홍콩과 싱가포르 역시 급격한 저출산 흐름은 막지 못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선 돌봄·가사 노동 부담 절감 방안뿐 아니라 다양한 해결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일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홍콩의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당 0.87명으로, 아시아 52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한국이 0.84명으로 꼴찌를 차지한 덕이다. 싱가포르의 출산율 역시 1.10명으로 한국과 홍콩, 마카오에 이어 뒤에서 네번째였다.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홍콩과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출산율이 높긴 하지만, 글로벌 기준으로는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여성들이 출산을 택하지 않는 이유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 과도한 경쟁, 가정 내 가사·육아 분담, 보육기관 부족 등이다. 한국·중국·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 등 동아시아권에서 유독 저출산이 심각한 이유는 △입신 양명을 중시하는 문화와 이에 따른 학벌주의 △여성에 돌봄·가사 노동 의무가 집중되는 가부장제 △혼외 출산을 금기시하는 문화 등 유교적 가치관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했을 때 둘째 출산율이 높아지는 등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저출산을 해결할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자녀 계획 없이 고양이를 입양해 키우는 34세 기혼 여성 아잉 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홍콩에서 애완동물을 선호하고 자녀 출산을 택하지 않는 커플들이 더 많아진다고 보도했다. 아잉 씨는 홍콩에선 유아 때부터 경쟁이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금전적 부담도 크다. 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 수 없다면 아예 출산하지 않는 게 낫다”고 전했다.그럼에도 홍콩·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벤치마킹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한국의 출산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우선 여성의 가사와 돌봄 부담부터 줄여보자는 취지다. 2010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당 1.23명으로 홍콩 1.13명, 싱가포르 1.15명보다 높았지만 가파르게 하락해 10년만에 최하위로 내려 앉았다. 2013년 이후 홍콩이 중국 본토인의 원정 출산을 금지해 저출산이 두드러진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저출산 진행 속도는 유례없는 수준이다. 청태륭 홍콩 중문대학교 경제금융연구소 교수는 “세금 공제나 현금 지급 등으로는 저출산 추세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여성이 출산을 선택하면서 뒤따르는 높은 기회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선진국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2023.06.05 I 김겨레 기자
 오스템임플란트,기술·품질·가격 3박자로 美 잡았다⑥
  • [해외서 금맥캐는 K바이오] 오스템임플란트,기술·품질·가격 3박자로 美 잡았다⑥
  •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로 속속 진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에 세운 법인 및 자회사들이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형국이다. 팜이데일리는 혁신 기술과 제품력, 연구개발(R&D) 경쟁력 등을 앞세워 모회사의 도약을 견인하고 있는 K바이오의 해외법인, 자회사들을 시리즈로 집중 분석한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현지 맞춤형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환경에 맞춰 주력 제품 라인업을 유연하게 조정, 가파른 성장 중에 있습니다.”이경래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 총괄법인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 장악 뿐 아니라 오스템임플란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자신했다. 이경래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 총괄법인장. (사진=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660억원(1억20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2006년 설립된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13년 동안 총 2200만달러(약 290억원)를 투자해 2019년 첫 흑자 결실을 맺었다.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는 누적 적자를 모두 해소했다. 이 법인장은 “미국법인이 지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기술, 품질, 가격정책 삼박자가 모두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오스템임플란트’와 ‘하이오센임플란트’ 제품 모두를 취급하면서 치과의사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했다. 하이오센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급 브랜드다. 임플란트 식립시 발생할 수 있는 잇몸뼈 감소를 크게 개선하고,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쉽고 빠르게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미국법인은 2020년까지 오스템임플란트와 하이오센임플란트 제품을 동일한 비율로 판매했으나 2021년 미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지원금을 풀자 전략을 수정했다. 국가지원금 수령에 따라 치과 치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스템임플란트와 하이오센임플란트 제품 판매 비율을 1대4로 조정했다. 미국법인의 예상은 적중했고 고가 라인인 하이오센임플란트를 통해 큰 수익을 얻었다.제품 차별화 외에도 오스템임플란트는 품질이 우수한 프리미엄 제품을 경쟁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타사 임플란트 제품 대비 최대 37%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다.이 법인장은 “임플란트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공략 중이지만 품질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며 “제품 본연의 기술력과 품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가격 혜택을 제공해도 ‘전문 의료기기’인 임플란트 시장에서 장기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 생산 품목 및 시설규모.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지난해 11월 시작된 필라델피아 공장 증설도 큰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준공 예정 시기는 내년 1월이다. 제품 생산은 같은해 3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설 이후에는 제품 공급량이 기존보다 58%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밀려드는 주문에 제품 생산이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면서 캐나다·멕시코·칠레법인도 적극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이처럼 미국법인의 효자 품목은 단연 임플란트지만, 매출 다각화도 이뤄지고 있다. 2021년 임플란트 식립 템플릿 등 디지털 제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2022년에는 26% 증가하면서 함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형 의료장비인 CBCT T2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20%로 증가,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 이 법인장은 “전세계 치과산업의 ‘디지털화’ 트렌드에 부합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의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현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업인력 및 영업망 구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재 미국법인의 영업인력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265명인데, 올해 말까지 350여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 동부·중부·서부에 총 17개의 영업본부 및 75개 지점을 운영 중인데 올해 말까지 20개 영업본부 및 83개 지점으로 확충할 계획이다.이 법인장은 “영업 ‘맨파워’가 제1순위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쟁사인 미국과 유럽기업들은 선발주자라는 생각에 방심하며 영업인력을 150명 안팎으로 줄였지만, 오스템임플란트는 230여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거래처를 지속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제공)특히, 현지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인 치과의사 대상 ‘임상교육 영상 촬영 현지 방송 스튜디오’는 미국법인의 영업활동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법인은 전국 17개의 상설 교육센터를 운영하며 실습을 포함한 오프라인 강의를 한 해 동안 적게는 40여회, 많게는 85회까지 개강해 1000명에 달하는 교육수료생을 배출했다.그는 “임플란트 식립 방법을 알고 제품이 눈과 손에 익어야 구매할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이런 측면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치과의사 임상교육’ 전략은 미국에서도 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한국 본사의 온라인 쇼핑몰 전략도 적극 도입했다. 한국 본사는 ‘DenAll’이라는 종합 포털사이트를 통해 치과의사 대상의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법인도 ‘eShop’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운영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대면 영업이 집중적으로 들어간다.이 법인장은 “eShop에서는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골 이식재 등 재료 및 의료장비 등 총 410가지의 제품을 판매 중”이라며 “미국과 유럽 경쟁사 중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이 없어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성을 뒀다”고 설명했다.이밖에도 오스템임플란트 미국법인은 한국 본사의 구상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강의’와 ‘온라인 쇼핑몰’을 연계해 강의에 나오는 제품을 PC나 모바일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미국법인은 올해 적극적인 영업을 실시할 예정으로, 목표 매출액은 약 2200억원(1억6700만달러)로 잡았다. 단·중기적으로는 오스템임플란트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그는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년 대비 거래처를 20% 이상 늘릴 것이며 확충된 영업인력들이 세심한 고객 관리에 나설 예정”이라며 “2026년에는 전사 글로벌 목표매출 2조원 중 15%에 해당하는 매출 3000억원이 미국법인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02 I 김진수 기자
빈번하게 회사명 바꾸는 바이오기업들의 공통 종착역은
  • 빈번하게 회사명 바꾸는 바이오기업들의 공통 종착역은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에는 사명을 변경하는 사례가 유독 많다. 30일 이데일리가 코스닥 상장 바이오헬스 분야의 주요 기업을 분석한 결과, 사명을 2회 이상 변경한 경우 투자에 적신호가 켜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들 기업은 이전보다 시가총액의 변동 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일부는 주권매매거래 정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바이로메드→헬릭스미스’ 시총 5조원에서 3500억원대로 추락바이오업계에서 사명을 바꾼 후 가장 극적으로 사세가 기운 곳으로는 헬릭스미스(084990)가 손꼽힌다.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서울대 학내 벤처 ‘바이로메디카퍼시픽’으로 설립된 후 1999년 사명을 바이로메드로 변경했다. 20년간 사명을 유지하다 2019년 3월 27일 해외 상표권 충돌 문제 방지, 회사 경영 목적·전략에 따라 사명을 헬릭스미스로 바꿨다. 같은해 8월 유전자치료제 ‘VM202’에도 ‘엔젠시스’라는 브랜드명을 붙였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사명이 바이로메드였을 때 시가총액 5조원을 넘나들었던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엔젠시스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이후 시총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당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해당 임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약과 약물의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며 최종 결론 도출은 임상 3b상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무렵 헬릭스미스의 시총은 4조원대에서 1조원대까지 수직 하락했다.이후 헬릭스미스 시총은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23일 기준 헬릭스미스의 시가총액은 3548억원으로 전성기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키겠다는 것은 상당 부분 증시에서 주가를 올리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라며 “연구개발기업이 주가 상승에 많은 비중을 두기 시작하면 회사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헬릭스미스는 본격적으로 주가에 연연하면서부터 회사의 본질이 망가졌다”고 진단했다.◇사명 변경 후 거래정지 당한 곳들도 수두룩대부분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사명 변경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시총이 널뛰다 거래정지를 당한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로는 피에이치씨(057880), 뉴지랩파마(214870), 디엑스앤브이엑스(DXVX(180400)) 등이 있다.피에이치씨는 2019년 5월 토필드였던 기존 사명을 필로시스헬스케어로 변경했다. 최대주주가 글로밴스에서 필로시스생명과학으로 바뀌고 경영진도 서문동군, 오성록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인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는 등 변동이 있었던 영향이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1000억원에 못 미쳤던 시총이 2020년 8월 1000억원의 벽을 뚫고 같은해 9월에는 5674억원까지 도달했다.그러나 이러한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필로시스헬스케어 시총은 같은해 10월 16일부터 5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더니 12월에는 2000억원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시총이 1600억~1700억원대였던 2021년 3월, 이미지 제고를 위해 피에이치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피에이치씨의 시총은 1000억~2000억원대 사이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3월 2067억원인 상태에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뉴지랩파마는 2019년 3월 에치이프로에서 뉴지랩으로 사명을 바꿨다. 사명을 바꿀 무렵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였던 시총은 2020년 9월 5000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5배 가까이 올랐다. 2021년 3월 뉴지랩은 사명을 뉴지랩파마로 바꿨다. 이후 뉴지랩파마의 시총은 주로 3000억~4000억원대 사이에서 움직이다 올해 1월 말부터 대주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며 1300억원대로 급락했다. 같은해 3월에는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여파로 시총이 또 급락했다. 뉴지랩파마의 시총은 458억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3월부터 거래 정지됐다.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17년 12월 엠지메드에서 캔서롭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후 시총이 2000억원대에서 2018년 초 4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2018년 4월에는 시총이 3500억원대에서 1000억원까지 급락했다 5월에는 2800억원대로 오르는 등 롤러코스터를 오갔다. 캔서롭은 2019년 3월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2018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아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2021년 10월에는 최대주주가 이왕준 전 대표에서 한미약품의 오너 2세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으로 바뀌면서 같은해 12월 사명을 현재의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로 변경하게 됐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거래정지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이름값’이 어떤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복잡한 사명 변경…향후 자금 추적 어렵게 하려는 꼼수?비보존그룹과 카나리아바이오의 경우 인수 과정에서 기존에 썼던 동일한 사명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비보존그룹의 경우 2019년 코스닥 상장사 루미마이크로(현 비보존제약)를 인수했다. 2020년 9월 루미마이크로가 비상장사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하고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의 사명을 비보존 제약(082800)으로 바꿨다. 같은해 10월에는 루미마이크로의 사명을 비보존헬스케어로 변경했다.비보존제약(구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2021년 3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을 임의 제조한 것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당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비보존헬스케어는 지난해 10월 비보존제약으로 사명을 바꾸고 같은해 11월 비보존제약(구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흡수합병했다. 즉 약 1개월간 비보존제약이라는 사명을 구 이니스트바이오제약, 구 비보존헬스케어 등 두 회사가 같이 사용했던 기간이 있는 셈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카나리아바이오의 경우 두올산업에서 인적분할한 두올물산홀딩스와 현대사료 두 곳이 전신이다. 두올물산홀딩스는 두올산업의 자회사 두올물산을 인수한 뒤 2021년 12월 사명을 카나리아바이오로 바꿨다. 지난해 4월에는 현대사료를 인수하고 같은해 6월 현대사료의 사명을 카나리아바이오(016790)로 바꿨다. 같은달 기존 카나리아바이오(구 두올물산)의 사명은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변경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사명을 헷갈리게 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자본 이동이 많은 회사”라며 “일반 투자자들의 혼란을 조장한다기보단 향후 수사 당국이 자금 이동을 추적하기 어렵게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언급했다.◇사명 변경 빈번하면 ‘이미지 세탁’ 의심…금융당국도 경고금융투자업계에서 잦은 사명 변경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표면적으로 사명 변경은 대체로 기업 이미지 제고, 사업다각화 목적 등으로 이뤄지지만 실질적으로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라 수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대주주가 자주 바뀐다면 해당 회사 경영이 안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뉴지랩파마의 경우 2018년 12월 최대주주가 넥스트아이에서 레넬인터내셔널로 바뀌면서 이듬해 1월 대표이사가 변경되고 같은해 3월 사명도 에치디프로에서 뉴지랩으로 교체됐다. 3개월 만에 최대주주가 메이요파트너스로 바뀌고 2021년 3월 사명이 현재의 뉴지랩파마로 변경됐다. 피에이치씨도 2019년 최대주주가 글로밴스에서 필로시스생명과학으로 바뀌면서 대표이사와 사명을 바꾼 케이스다.금융당국에서도 최대주주나 사명 변경이 잦으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금융감독원은 최대주주가 자주 변경되는 업체는 재무 상태가 부실한 곳이 많다고 보고 분식회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회사는 재무 상태 부실,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횡령·배임 등 투자 위험성이 높다”고 언급했다.사명 변경이 빈번한 곳도 요주의 업체들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 68개사 중 거래정지(8개사), 상장폐지(3개사) 등 악재가 발생한 곳이 44개사로 64%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사명 변경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미지 세탁’을 위해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간판을 자주 바꿔다는 기업이라면 문제가 있는 곳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3.06.02 I 김새미 기자
택배박스 무시하지 마라…AI·2차전지 버금갈 기대주니까
  • 택배박스 무시하지 마라…AI·2차전지 버금갈 기대주니까[마켓인]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생성형 AI(인공지능)와 2차 전지를 대세로 논하는 요즘, 자본시장에서 꾸준히 관심을 두는 업종이 있다. 택배 상자에 쓰이는 골판지 제조 업체들이 그 주인공이다. 불현듯 ‘그깟 골판지 뭐 얼마나 한다고 그러냐’ 생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값도 오르고, 수출도 예전 같지 않다는데 ‘성장세가 보장되긴 한 거냐’ 반문할 수도 있다. 여러 의구심에도 골판지 제조 업체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다. 원매자들은 가격만 맞으면 수천억원 투자 의지를 피력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택배 물동량이 한해도 빠지지 않고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장기간 보유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그려야 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 철학과 맞아떨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골판지 제조 업체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다. 가격만 맞으면 수천억원 투자 의지를 피력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택배 물동량이 한해도 빠지지 않고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달 경기도 한 아파트 단지에 상자가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백색제지 시대 저물고 골판지 시대 열리다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종합제지기업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인수전에 다수의 원매자가 뛰어들었다. 과거 태림포장(011280)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는 PEF 운용사인 IMM PE 등의 원매자가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인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인수후보를 추리고 실사 등의 후속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모건스탠리PE가 보유한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지분 전량(58%)이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인 신한자산운용도 지분 매각 때 동반 매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지분 100%가 매각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폐기물 사업을 영위하는 전주원파워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지만, 자본시장에서는 골판지 제조업을 하는 전주페이퍼를 주목하고 있다. 1965년 설립된 전주페이퍼는 원래는 국내 최대 규모로 신문용지를 제조하던 회사다. 그러나 2000년 중반 이후 종이신문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도 덩달아 빠졌다. 새 기회는 폐지를 활용한 골판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생겨났다. 신문용지 제작 대신 택배 박스에 사용되는 골판지 제조로 업종을 바꾸면서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2020년 4785억원 수준이었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6655억원으로 40%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7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연 115억원 수준으로 개선됐다.지난해 대양금속 품에 안긴 영풍제지(006740)는 지난달 골판지 제조사 업체 ‘태화피엔티’ 인수 소식을 알렸다. 볼트온 전략(동종기업 추가 인수)을 통한 사세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영풍제지는 태화피엔티 인수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업계 상위권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아세아제지(002310)는 지난 4월 골판지 제조공장 신설에 1951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분기 주춤한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골판지 제조 사업에 대형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택배 수요 줄지 않을 것’…관건은 밸류에이션자본시장이 골판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택배 수요가 과연 줄어들 것이냐’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신문용지 수요도 줄고, 최근에는 사무용지 수요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골판지 수요는 도리어 늘고 있다는 게 포인트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택배 수요가 줄어들 것이냐 묻는다면 아니라고 본다”며 “결국 안정적인 실적과 성장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눈여겨볼 업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물류통합센터에 따르면 국내 택배물동량 추이는 2012년 14억598만개에서 2021년 36억2967만개로 10년 새 2.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제인구 1인당 연간 택배이용 횟수도 2010년 48.8회에서 2021년 128.4회로 2.6배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택배 수요가 최근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국제 물가에 연동하는 백색제지와 달리 골판지는 폐지 재활용 기반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택배 상자를 만드는 골판지 대체재가 뾰족하게 없다는 점도 안정적인 성장을 노릴 요인”이라며 “유가 내지는 인건비 영향을 받는 택배 유통 대신 골판지 제조는 앞선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결국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다. 성장세는 공감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라면 표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모건스탠리 PE가 2013년부터 꾸준히 매각을 시도했지만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원인도 결국 밸류에이션 이견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밸류에이션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맞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3.06.02 I 김성훈 기자
주부 "반찬 가짓수 줄여", 상인 "생필품 사는 손님도 안와"
  • 주부 "반찬 가짓수 줄여", 상인 "생필품 사는 손님도 안와"
  • [이데일리 정병묵 김경은 백주아 공지유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까치산시장. 150여개의 점포가 들어선 이 곳은 서울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전통시장이다. 이날은 부처님오신날 연휴를 앞둔 금요일이었지만 한산했다. 가게 4~5곳에는 ‘임대’ 혹은 ‘폐업정리’ 표시가 붙어 있었다. 상인 대다수는 텅 빈 시장에서 호객을 하기보다는 가게 안쪽에서 휴식을 취했다.생활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이 자리에서 가게를 한 지 10년째지만 요즘만큼 어려운 적이 없다. 생활필수품도 안살 정도로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라며 “코로나 당시 5년 거치로 소상공인 대출 5000만원을 받았는데 상환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부처님오신날 연휴를 앞둔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 입구. 저녁식사 장을 보기 위해 사람이 붐벼야 하는 시간대지만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 김경은 기자)◇내수침체 장기화 우려…상인들 “손님이 너무 없다”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리오프닝 이후에도 작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터라 내수 회복을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실제 최근 공개된 지표에서도 소비 위축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대비 0.8% 감소했다. 4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공과금 제외) 증가율도 8~9%대를 기록했던 1~3월 대비 둔화한 5.6%에 머물렀다.까치산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김태형(45) 씨는 “이 시간에 원래 저녁거리 장 보는 사람이 많고 주말을 앞두고 있어 더 붐벼야 정상인데 지금 사람이 다니는지 직접 봐라”면서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 20~30% 빠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지난 3월 국내여행, 관광 등 국내소비 증진을 위해 내수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체감 효과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의 모바일 버전 판매가 중단되면서 오히려 내수활성화 대책 시행 전인 3월(2962억원)에 비해 4월(1126억원) 판매액이 감소했다.정부가 지난 3월 소비 진작책으로 발급한 ‘대한민국 농할상품권(농축수산물 할인쿠폰)’ 효과도 없었다. 김씨는 “(농할상품권)효과를 전혀 모르겠다. 사용하는 사람을 못 봤다”라고 답했다.백화점과 대형마트도 경기 침체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만난 김호진(39) 씨는 “한달 식비를 50만원 수준에서 해결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묶음판매 상품 위주로 구매한다”고 전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소비자 “지갑 열기 두려워…체감 물가 15% 오른듯”소비자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 지갑을 열기가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제품을 사도 전보다 몇 만원이 더 들어가다보니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신모(55)씨는 “1만3000원이던 삼겹살 한 근(600g) 가격이 요즘은 1만8000원이다”며 “정육점에서 한 근이라고 해도 정확히 600g이 아니라 600~700g 사이로 포장을 하기 때문에 한 근을 사려면 2만원은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달 전만 해도 1모에 3000원던 국산 두부도 이제는 4500~5000원은 줘야 한다”며 “재래시장이어도 몇 가지 품목만 장을 보면 몇 만원은 훌쩍 넘어간다”고 덧붙였다.김모(61)씨는 “물가가 너무 비씨다 보니 요즘에는 소위 메인 반찬 1개만 있으면 나머지 반찬은 1~2가지 정도만 상에 올린다”고 전했다.강남구에 사는 김숙자(56)씨는 “요즘 고기랑 과일 가격 많이 올랐다. 장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보는데 작년이랑 비교하면 한 번 쇼핑할 때마다 5만원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성동구 소재 B마트에서 만난 김모(48)씨는 “생활용품 제외하고 올해는 식비만 한 달에 70만원 안에서 해결하려는 편”이라며 “작년엔 60만원 정도였는데 체감상 물가가 10~15% 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내수침체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같은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가 각종 소비진작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으로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풀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과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와 닿지 않고 있다”면서 “농수축산물의 경우 기후 문제 때문에 가격이 또 다시 폭등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재고 관리에 미리 신경을 써서 추가 인상 방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세수 정상화하자니 또 ‘내수 침체’ 우려…정부 고민 깊어져반짝 반등했던 소비가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세수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종 세제혜택 조치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이 나오기 때문이다.정부는 승용차 등 자동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30% 감면 조치를 지난 2018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이달 말 이같은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말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4월 자동차 내수판매는 14만9000대로 전년동월보다 4.3%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국산 자동차 개소세에 대한 개소세 특례가 도입돼 추가 세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개소세 인하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러나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얼마 없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을 종료하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하 조치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내수 소비가 침체되기 시작한 만큼 개소세 인하를 연장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3.06.02 I 정병묵 기자
내수부진에 산업계 시름 깊어져
  • 내수부진에 산업계 시름 깊어져
  • [이데일리 최영지 김은경 백주아 기자] “올해 하반기도 힘들다고 봅니다. 민간 소비를 살리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재계 관계자)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과 내수경기 모두 부진을 거듭하면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 소비가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가전과 정유, 석유화학, 유통업종의 경우 수요절벽으로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LG전자가 올 여름도 폭염이 전망되는 가운데 4월 초부터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휘센 타워II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기저효과·소비침체에 가전 판매 부진내수부진은 가전제품 판매에 직격탄이었다. 삼성전자(005930) 가전제품 판매점인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의 지난해 매출은 3조4462억원으로 전년(3조7891억원)대비 9.1% 감소했다. LG전자(066570) ‘베스트숍’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 매출도 같은 기간 2조9540억원에서 2조6934억원으로 8.8% 감소했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전제품 교체수요가 활발했던 탓에 기저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여기에 더해 최근 소비가 급격히 둔화해 가전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하락, 대출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매매심리가 살아나지 못하니 올해 가전 수요가 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다만 가전업계는 올해 여름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과 LG가 제품 성능 경쟁뿐 아니라 상호 비방에 가까운 판매 경쟁에 나선 것도 실적 개선을 위한 절박함 때문이라는 업계 해석도 나온다. 냉장고와 에어컨은 여름 성수기에 맞춰 공장 가동률이 늘어난 상황이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전방산업 악화 ‘직격탄’…정유·석화 내수량 감소정유도 전방산업 악화로 내수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정유산업 내수 전망에 대해 전년(11억1400만배럴) 대비 0.6% 감소한 11억75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정유산업 내수량은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를 중심으로 휘발유·경유·윤활유 수요는 확대됐으나 석유화학 산업 생산 축소로 석유제품 전체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요는 부진했다. 석유화학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석유화학 내수량은 지난해 1123만톤(t) 대비 8.7% 감소한 1015만2000t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 내수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와 전방산업 업황 부진에 따른 화학제품 중간재 수요 감소로 전년동기대비 12.6%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석유화학은 전방산업인 반도체와 건설 업황 악화에 따른 내수 감소세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소비 위축에 명품도 콧대 꺾여유통·중기업계도 내수 부진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백화점 3사의 경우 지난 1분기에 롯데백화점을 제외하면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외형 확장에 기여했던 명품 브랜드 소비가 줄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롯데·신세계의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다. 2015년 1분기(-0.8%) 이후 8년 만에 역성장한 셈이다. 특히 2분기는 지난해 상품 판매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더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시기 ‘불황형 소비’ 흐름에 맞는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편의점·대형마트 등 생활 밀착형 채널은 초저가 전략으로 취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1위 CU는 즉석밥, 라면부터 냉장, 냉동 등 다양한 라인업의 초저가 제품 ‘득템 시리즈’를 내놓았다. GS25는 자회사 쿠캣과 함께 반값 피자 등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론칭해 두부, 달걀 등 판매하고 있다.중소기업계도 지난달 경영애로사항 1위로 ‘내수부진’(61.2%)를 꼽았다. 4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1.9%를 기록해 전월대비 0.7%포인트, 전년동월대비 0.6%포인트 각각 낮아졌다.내수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정유, 석유화학, 섬유 등 우리 주력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자료=산업연구원)
2023.06.02 I 최영지 기자
“원전 10년 추가가동, 법으로 보장해야”
  • “원전 10년 추가가동, 법으로 보장해야”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고리 2·3·4호기가 수명연장을 위한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원전 계속운전에 대한 허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원전 계속운전은 원자력안전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다뤄지는데, 이를 법제화해 원전 가동이 외부 환경이나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윤원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박윤원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원전 계속 운전은 심사 기간을 제외한 10년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현재 우리나라는 계속운전 관련 법조문이 따로 없고 주기적안전성평가(PSR) 시행령 하부규정에 두고 있다. PSR은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해 운영 허가를 받은 날부터 10년 주기로 설계·기기 기능 등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제도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장하고 있다. 이에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10년마다 안전성 평가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한다. 하지만 원안위의 계속 운전 심사가 지연될 경우가 실제 가동 기간이 짧아지는 문제가 있다. 지연된 기간만큼 원전 가동 기간을 늘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월성1호기가 대표적이다. 심사 과정에서 규제기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원안위로 바뀌고,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2년반 가량 승인이 지연됐다. 이로인해 월성 1호기는 승인후 7년 반만에 다시 심사 기간이 돌아왔다. 박 전 원장은 “계속운전을 승인받은 날부터 10년간 운전할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법에 별도의 조문으로 삽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운영허가갱신제도(LR)를 도입하고 있는데, 사업자가 규정내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LR 승인을 못 받을 경우 원전 운전의 중단이 없도록 임시승인제도를 따로 두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참의원(상원)에서 원전의 60년 초과 운전을 실질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탈탄소 원전법’을 통과시켰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재가동 심사 등으로 정지된 시기는 전체 운전 기간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원전 가동이 멈출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 산업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계속운전 신청 시기를 놓친 고리2호기가 재가동 목표 시점인 2025년6월까지 2년2개월간 가동을 중단하면 3조176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수원은 작년 4월 원안위에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 허가를 신청하고, 안전성평가 본심사를 진행 중이다.박 전 원장은 원전 계속 운전 시 규제기관이 주민의견수렴(공청회)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자인 한수원이 스스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해 문제가 없음을 설득하니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규제기관이 제 3자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안전함을 설명해야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언급했다. 한편 IAEA와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439기 가운데 229기(52%)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고, 이중 172기(39%)는 현재 운전 중이다. 운영 허가기간 만료 후 폐로한 원전은 17기에 불과하다.
2023.06.02 I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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