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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앞두고 대미 車수출 감소세…11월초 수출 17.8%↓(종합)
  • ‘트럼프 2.0’ 앞두고 대미 車수출 감소세…11월초 수출 17.8%↓(종합)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정부 출범을 앞둔 11월 초 우리나라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이 큰 폭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에 좋은 흐름을 아니지만, 동맹국에도 무역수지 개선을 요구하는 트럼프 시대를 앞뒀다는 점에서 미국의 통상 압력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관세청은 11월1~10일 수출액이 149억1000만달러(약 20조8000억원·통관기준 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주된 감소 요인은 조업일수 감소다. 지난해 8.5일(토=0.5일)에서 7일로 줄며 17.6%의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도 0.1% 줄었다.우리나라 수출은 연말에 다가갈수록 앞선 성장 흐름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에도 전년대비 4.6% 늘어난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1.0% 감소였다.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 10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역대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등 기저효과가 사라진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품목별로는 승용차, 지역별로는 미국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 기간 자동차 수출액은 13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3.6% 줄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해도 16% 감소다. 자연스레 자동차 수출 비중이 큰 대미 수출액도 23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7.5% 줄었다. 역시 실질적으로도 20%에 육박하는 감소 흐름이다. 대미 승용차 수출은 앞선 2년여간 우리 승용차의 현지 경쟁력 강화와 함께 앞선 코로나19 대유행 때의 공급 차질에 따른 대기 수요로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갔으나, 최근 그 성장 흐름이 정체한 모습이다.공교롭게 무역수지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맞물린 수출 감소 흐름이다. 트럼프 1기 정부(2016~2021년) 이후 지난 3년여간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는 자동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3배 가까이 늘며 미국의 8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됐다. 자연스레 트럼프 2기 정부는 출범과 함께 우리에 무역수지 개선 요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같은 기간 우리의 대미 수입액(15억7000만달러)도 37.9% 줄며 무역수지 흑자(7억5000만달러) 규모는 최근 평월 수준을 유지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액도 국제유가 안정 흐름과 함께 전년대비 33.2% 줄었다. 철강제품 수출 역시 15.7% 감소했다. 그러나 최대 수출품목인 조업일수 감소에도 17.4%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선박 역시 373.9%의 폭발적 증가세를 이어갔다.지역별로는 최대 수출대상국인 대중국 수출액이 33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4.6% 줄었다. 조업일수 영향을 고려하면 소폭 증가다. 베트남(16억8000만달러)도 6.0% 감소에 그치며 선방했다.최근 수출 증가 흐름이 다소 주춤하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다. 전날까지 우리나라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어난 5808억달러다. 남은 2개월 남짓 기간 현 수준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2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6836달러)을 무난히 넘는다.같은 기간 수입액은 157억7000만달러로 역시 전년대비 21.0%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해도 소폭 감소다. 최대 수입품목인 원유(23억2000만달러)가 35.0% 줄었다. 또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8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월초 적자 상황이지만, 무역수지는 통상 월말로 갈수록 흑자 쪽으로 개선되는 만큼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10일까지의 수출이 조업일수 감소로 일시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그러나 월간으로는 이달에도 반도체, 컴퓨터 등 IT품목과 자동차·선박 등 주력 품목의 견조한 성장세를 토대로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11.11 I 김형욱 기자
‘트럼프 재집권’에 불확실성 늘어난 K중견·중기
  • ‘트럼프 재집권’에 불확실성 늘어난 K중견·중기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주판알 튕기기가 바빠졌다. ‘관세맨’을 자임한 트럼프 당선인이 높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면 우리 수출 기업들은 통상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1기 트럼프 정부에서 가시화됐던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우리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중고가 예상된다.◇‘관세맨’ 트럼프 등장으로 수출 기업 악영향 불가피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중소기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관세 인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호 무역주의’를 통상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예고하는 등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최소 10% 관세를 붙일 태세다. 미국은 국내 중소기업계의 최대 수출국이다. 올해 3분기 국내 중소기업계의 대미 수출액은 45억 5000만달러로 중국(43억 6000만달러)보다 많아 최대 수출국의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무역수지 적자국가 8위에 있는 국가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444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높은 통상 압박이 점쳐진다.국내 전문가들의 우려도 대다수 일치하다.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지낸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에 있어 자국 중심주의가 강하다”며 “반도체, 자동차 등 특정 산업과 관련된 업종 분야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의 부품 조달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도 “미국이 리쇼어링(자국회귀정책)으로 자국의 제조업 기반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에 진출한 수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 중소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부차원의 외교통상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상대적으로 중국에 높게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세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은 “기본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들은 관세 장벽이 부딪히게 될 것”이라면서도 “대중국 관세가 굉장히 높게 부과되면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중소기업은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일시적 공급망 회복 기대…정부 차원의 외교 노력 필요트럼프 당선인이 “24시간 내 끝내겠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은 역설적으로 공급망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피스메이커’를 강조해 온 만큼 이스라엘-가자 전쟁도 종식된다면 일시적 안정이 찾아올 가능성도 상존한다.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정치적으로 안정이 찾아온다면 단절된 러시아와의 경협을 새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라며 “유럽이 패권을 쥐고 추진한 ‘넷제로’, ‘RE100’ 등 환경 규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수출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도 요구된다.통계청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경우 수출 중견기업 2228개 중 56.8%인 1265개가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고 수출액은 188억 달러에 달한다. 상장 중견기업 925개사 중 35.1%에 해당하는 325개사가 총 643개 미국 현지법인을 보유하면서 미국 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어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시급한 상태다.강승룡 중견기업연합회 국제협력 담당 상무는 “H-1B 비자 할당량은 지난해 기준 8만 5000개에 그치는데 그마저도 비자 승인율은 20% 미만으로 저조해 미국 진출 기업이 원활한 경영활동을 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H-1B 비자는 전문직 비자로 정보기술(IT), 엔지니어, 과학 분야 등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2024.11.11 I 김영환 기자
'도수' 정형외과 1위…비뇨·이비인후과도 확 늘었다
  • '도수' 정형외과 1위…비뇨·이비인후과도 확 늘었다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2년간 병원 진료과 중 한방병원,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의 비급여 지급보험금 비율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도 기존의 높은 비급여 진료비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손보사(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비급여 지급보험금 비율은 2023년 57.6%에서 올해 상반기 57.8%로 상승했다. 이는 비급여 보험금을 중심으로 한 실손보험 손해율 증가와도 맞물려 있는 수치다.특히, 각 진료과별로 높은 비급여 비율을 보이는 주요 곳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추세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올해 상반기 기준 비급여 비율에서 정형외과는 71%로 8개과 중 1위를 차지했다. 정형외과는 작년보다 0.7%포인트 늘면서 0.6%포인트 하락한 가정의학과(70.3%)를 제쳤다. 전체 보험금에서 두 진료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2.5%에 달한다. 정형외과의 경우 도수치료·증식치료·체외충격파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비 비중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가정의학과의 경우, 연령, 성별, 질환의 종류에 관계없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진료를 시행하는 특성 때문에 도수치료, 비급여주사치료 등을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한방병원은 올 상반기 53.5%로 작년보다 비급여 비율이 1.2%포인트 증가했다. 한방 첩약 등 한방의료 항목의 급여화 및 한방협진 등으로 인해 최근 실손보험금 청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비뇨의학과의 비급여 비율 증가도 눈에 띈다. 비뇨의학과는 같은 기간 53.5%로 1.2%포인트 비급여 비율이 증가했다. 일부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 결찰술(매듭 짓는 방식의 치료법)을 활용해 고가의 진료비용을 실손보험으로 전가하기 위해 입원을 권유하는 등의 행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이비인후과의 비급여 비율은 56.5%로 작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이비인후과에선 독감·감기 등 치료를 위한 일부 의료기관의 비급여 주사치료 과잉의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이 밖에 산부인과(0.5%포인트 증가)는 질성형·요실금 수술 후 ‘하이푸(HIFU)’ 수술로 허위 청구하거나, 비뇨기과에서 시행되는 전립선 결찰술을 산부인과에서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안과의 경우 2020년만 해도 비급여 비율이 80%를 웃돌며 전 진료과 중 1위를 차지했는데 2023년 28.2%로 대폭 떨어졌다”며 “일부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 환자를 입원시켜 실손보험금을 지급했던 관행이 2022년 대법원 판결로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과 백내장 치료처럼 여타 진료과에서도 과잉 진료·청구되는 보험금이 상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24.11.11 I 정병묵 기자
증권株 실적 속속 발표…“이익 체력 강한 증권사 선별”
  • 증권株 실적 속속 발표…“이익 체력 강한 증권사 선별”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올 3분기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 실적 호조 등으로 대부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다만 NH투자증권(005940) 등 일부 증권사는 자산운용 손익 부진으로 기대보다 아쉬운 실적을 내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039490), 한국금융지주(071050), NH투자증권(005940))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순이익은 1조 2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증권사들이 앞서 추정한 5개 증권사 3분기 순이익(1조 717억원)보다 13% 웃돌았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3분기 순이익 314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추정치를 27.5% 상회한 결과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33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72.1% 증가했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채권 운용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AM), 자산운용(Trading)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견조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키움증권(2116억원)과 삼성증권(2403억원)도 시장 추정치 대비 각각 16.7%, 16.6% 웃돈 3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31.6% 늘어난 52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부문 고객자산 순유입, 퇴직연금과 예탁자산 증가 등으로 3분기 누적 세전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어난 1조35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6% 웃돈 2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77% 급증한 것으로 기업금융(IB) 수수료 증가와 기업공개(IPO) 딜 흥행 등으로 인수주선 수수료가 증가한 덕이다. 또 연금과 해외주식 잔고의 꾸준한 외형적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증권사가 컨센서스를 웃돌며 좋은 흐름을 보는 이유는 7월과 8월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관련 운용·평가 이익 발생했고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과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처리는 이제 거의 마무리된 국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순이익 1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했으나, 시장 추정치와 비교해서는 5.6% 밑돌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절대 규모 측면에서 NH투자증권이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원인은 보수적인 운용정책과 연결 운용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업 윤곽이 드러난 현 시점에 이익 체력이 강한 증권사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금융주이지만 증권과 은행의 차이점은 실적의 안정성”이라며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주주환원책은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시너지 효과 기대가 가능하다. 증권주 투자 시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꾸준한 실적개선 여부도 따져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거래소에서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증권주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총 3종목 포함됐지만, 지수 편입보다는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기에 각 사마다 계획 이행은 변함없다. 박 연구원은 “보험개혁회의 결과 발표(보험주 약세 요인) 등 금융주 업종 주도 섹터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4분기 증권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금융지주(최선호주) 등 IB 잘하는 회사에 베팅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추세적 상승이라고 보긴 어려우며,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으로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2024.11.11 I 박정수 기자
‘세무대리’ 지우고 ‘세무의날’ 추진…“업역 무한확장” 비판
  • ‘세무대리’ 지우고 ‘세무의날’ 추진…“업역 무한확장” 비판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이지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세무사법안에 세무사, 회계사와 변호사단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이권’이 걸려 있어서다. 자격증 보유자가 느는데다 삼쩜삼을 비롯한 수수료 낮은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내부경쟁까지 심화해, ‘밥그릇 전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국회의 법안 심사 과정에선 무엇보다 ‘국민 편익’을 우선에 둬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무대리 삭제·부담금소송 대리 확대 ‘쟁점’(그래픽= 김정훈 기자)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정태호, 김영환, 임광현 의원이 최근 발의한 세무사법안 중 가장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건 김 의원안이다.먼저 세무사의 직무 규정을 포함해 세무사법 전체에서 ‘세무대리’라는 표현을 삭제토록 했다. 세무사 직무를 실제 직무수행 등 현실에 맞게 명확히 규정한다는 취지에서다. 과거에 발의됐던 세무사법안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내용이다.현재 개발이익환수법상 개발부담금에 한정돼 있는 행정심판청구의 대리 권한은 부담금관리법상 90개 부담금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조세신고를 위한 장부 작성 대행’ 업무는 ‘조세 신고·공시를 위한 장부 작성 대행 및 진단’으로 바꿔 업무를 넓혔다.공공기관·공익법인의 재정 지출, 위탁사업운영 등에 대한 조사·정산·검증·확인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내용도 신설했다. 이는 임광현 의원안에도 담긴 내용이다.회계사·변호사단체는 ‘세무대리’ 삭제 추진에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직무범위의 무한확장으로 다른 전문자격사와의 직역 다툼이 필연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변협이 강력 반발하는 건 행정심판청구 대리 권한 확대다. 변협은 “행정심판 대리는 명백히 변호사의 법률사무이나 조세 성격이 있는 개발부담금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세무사에 허용해준 것”이라며 “소송법 등 전문지식 없는 세무사가 행정심판청구를 다루면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정태호 의원안에 담긴 ‘세무의 날’(9월 9일) 지정에 대해서도 회계사·변호사들은 비판적이다. 현재 ‘납세자의 날’(3월 3일)이 있는데도 제정 취지가 비슷한 기념일을 또 지정해야 할 이유가 없단 것이다.◇ 청부입법vs입법청원… 공은 국회로특히 한국세무사회가 국회 기재위원들에 대한 정치 후원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계사·변호사업계에선 ‘청부입법’ 비난이 커지고 있다. 세무사회는 회원들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세무사업계는 무자격 플랫폼 기업의 도전과 글로벌 경제침체로 인한 대내외 경제 상황의 악화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업역을 확대하는 세무사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재위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진력할 수 있게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이에 대해 세무사회 관계자는 “정치 후원금 쪼개기와 같은 불법은 절대 없다, 자발적인 후원을 요청한 것”이라며 “세무사법안 개정을 위해 노력하는 차원은 맞지만 청부입법이라든지 로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법안을 대표발의한 의원실에서도 난감해하는 기색이다. 김영환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통과 시 (타 전문사와) 업무영역이 겹칠 수 있단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청원을 듣고 납세자 편익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안 심사 과정에서 납세자 편익 효과, 직역갈등 유발 가능성 등을 두루 따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다.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이 얽힌 영역다툼은 과거에도 국회에서 기재위, 법제사법위 의원들간 대리전으로 이어져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무사 제도가 한국 등 일부에만 있다보니 우리나라는 업역간 분쟁이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며 “자격사들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영역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11.11 I 김미영 기자
지금껏 이런 회사 없었다…'시총 4조달러' 눈앞 엔비디아
  • 지금껏 이런 회사 없었다…'시총 4조달러' 눈앞 엔비디아
  •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역사에 남길 새 기록 달성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 자리를 꿰찬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6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조 달러는 삼성전자 시총(8일 종가 기준 340조여억원)의 16배에 이르는 규모다. 엔비디아 상장 이후 일지(그래픽=김정훈 기자)◇다우지수 편입으로 추가상승여력 충분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엔비디아 주가는 147.63달러(20만6608원), 시총 3조6210억 달러(5067조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지속된 상승세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와 소폭(0.84%) 하락했지만, 장중에는 149.76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점을 더 높였다. 이날은 엔비디아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 첫날이었다. 다우존스는 30개 편입 종목에서 인텔을 빼고, 엔비디아를 포함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첫 15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시에 시총 4조 달러 돌파까지 3790억달러 남은 상황이다. 주가가 10.4%만 오르면 가능하다. 실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에 대해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한 75명의 애널리스트 중 67명은 엔비디아를 매수 등급으로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내년 이익 전망치를 지난 3개월 동안 약 10% 상향 조정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 최고치인 60배에서 현재 약 39배로 낮아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증시에서 시총이 4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없었다. 애플이 시총 2조 달러와 3조 달러를 가장 먼저 돌파했지만, 아직 4조 달러에 이르진 못했다. 현재 애플 시총은 3조4300억 달러(4800조원)로 엔비디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애플을 밀어내고 시총 1위 자리에 오른 엔비디아는 애플과의 격차를 계속 벌리며 시총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AI칩 수요 증가가 맞닥뜨린 결과다. 엔비디아가 생산하고 있는 AI칩 호퍼시리즈(H100)와 연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칩인 블랙웰 주문량은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 가까이 장악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 등 엔비디아 주요 고객들은 AI 칩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엔비디아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SK하이닉스 HBM3E [사진=연합뉴스]◇20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쏠린 눈시장의 관심은 오는 20일 발표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쏠려 있다.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실적을 내놓는다면, 이달 안에 시총 4조 달러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한 지 약 5개월 만에 4조 달러에 올라서는 셈이다. 엔비디아 시총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8개월 만인 올해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3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6월로, 2조 달러 돌파 후 4개월 만이었다.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앞서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9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로젠블랫증권은 200달러로 제시했다. 이 목표주가대로라면 엔비디아 시총은 4조 달러 선을 훌쩍 넘게 된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LSEG는 월가 애널리스트들 분석을 토대로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32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3분기 매출 전망치(320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2024.11.10 I 정수영 기자
자궁경부암 진단 글로벌 한판승부, ‘노을 vs 바이오다인’
  • 자궁경부암 진단 글로벌 한판승부, ‘노을 vs 바이오다인’[용호상박 K바이오]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글로벌 자궁경부암 검진 시장에서 노을(376930)과 바이오다인(314930)이 맞붙을 전망이다. 노을은 자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술로 직접 선진 시장 진출을 노린다면, 바이오다인은 로슈와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에 한 발 먼저 진입한다.[그래픽=김정훈 기자]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자궁경부암 예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국내 진단업체인 노을과 바이오다인이 재조명받고 있다. 노을의 인공지능(AI) 기반 체외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은 WHO가 사용을 권했으며, 바이오다인의 기술은 로슈를 통해 개정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발병률 세계 2위에 속하는 암종으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이다. WHO는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현재 30% 수준인 전 세계 25~35세 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을 2030년까지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WHO의 지원을 통해 저개발국가나 후진국 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선진국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은 지난해 99억달러(한화 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평균 성장률(2017~2025년)은 5.6%로 예상되는 시장이다.◇노을 ‘글로벌 강자’들과 나란히 기술력 입증노을은 지난 7일 마이랩이 UNITAID의 2024년 기술 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통의 강호인 스위스 로슈, 미국 홀로직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특히 국제기구가 자궁경부암 진단 시 AI 기술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을의 마이랩 플랫폼은 세계 최초로 AI 기반 혈액·암 진단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노을의 마이랩 플랫폼이 진단기기라면 진단 카트리지로는 말라리아 진단 솔루션 ‘마이랩 MAL’, 혈액분석 솔루션 ‘마이랩 BCM’, 자궁경부암 솔루션 ‘마이랩 CER’ 등이 있다.이 중 UNITAID의 기술 보고서에 등재된 솔루션은 자궁경부 세포병리검사(Cytology) 제품인 마이랩 CER이다. 마이랩 CER은 자궁경부세포도말검사(Pap smear)와 액상세포검사(LBC) 방식으로 준비된 검체를 염색하고 AI로 이미지 촬영과 판독을 보조하는 제품이다. Pap smear의 복잡한 염색·분석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게 특징이다.WHO가 마이랩 CER을 자궁경부암 확진을 위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선별검사 기술로 권고, 노을의 서유럽, 미국 등 고소득 국가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환 노을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해당 보고서에 마이랩이 실린 것이 실린 것이) 선별검사를 제공할 수 있는 고소득 국가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 유럽 시장에서의 큰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노을은 마이랩 CER의 유럽,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을 개시한 상태다. 다만 실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마이랩 CER은 유럽 체외진단기기 인증(CE-IVD)을 획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내년 말 획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노을은 지난 2월 경쟁사인 홀로직의 자궁경부암 AI 진단솔루션 ‘지니어스’(Genius) 시스템이 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자사의 인허가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봤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로 승인을 받는 드노보(De novo) 절차가 아닌 기존에 있던 비슷한 제품과 동등성을 입증하면 되는 510(k) 승인 트랙을 밟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510(k)는 신청 이후 승인까지 짧게는 7주, 길게는 9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알려졌다.마이랩 CER이 홀로직보다 후발주자지만 충분히 승산 있다는 게 노을 측 입장이다. 노을 관계자는 “홀로직은 자동염색 솔루션이 없다”며 “염색 단계부터 이미징, AI 분석까지 전자동화한 마이랩보다 워크플로우(workflow) 측면에서 불편하다”고 설명했다.◇바이오다인, 로슈 등에 업고 해외 시장 진출노을이 자사 제품으로 직접 해외 시장을 뚫는다면 바이오다인은 글로벌 강자 로슈의 제품에 기술을 탑재시켜 판매 로열티를 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로슈와 브랜드와 영업력을 활용하면서 수익성도 챙길 수 있게 됐다.바이오다인은 LBC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통해 블로윙 기술을 개발했다. 블로윙 기술이란 공기압을 이용해 액상세포 상태의 검체를 슬라이드에 펼쳐내는(smear) 기술이다. 기존의 침전식 방식, 필터식 방식과 달리 세포간 손상이나 중첩 문제를 최소화하고 세포가 고르게 분포되도록 해 검진 정확도가 크게 향상된다.바이오다인은 블로윙 기술을 기반으로 전 과정을 자동화한 장비를 개발하고 LBC 시약 키트도 모두 자체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9년 로슈가 20년 독점 기술이전·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마일스톤 규모는 675만달러(한화 약 90억원)이며, 계약 기간은 20년 후 자동 갱신된다. 이 계약을 통해 바이오다인은 LBC 제품의 글로벌 판매 기반을 확보했다.우선 로슈는 바이오다인의 블로윙 기술을 활용해 면역화학진단장비 ‘신텍플러스’를 상용화했다. 이번에 개정된 자궁경부암 검진 가이드라인에 로슈의 신텍플러스가 포함된 데 따라 신텍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바이오다인 측은 “올해 미국 자궁경부병리학회(ASCCP)와 WHO는 자궁경부암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며 “이에 따라 자궁경부암 진단 시 세포진단(pap smear 혹은 LBC) 선행에서 분자진단(PCR) 선행으로의 진단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분자진단 분야의 강자인 로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로슈는 바이오다인의 기술력을 적용한 LBC 장비 ‘VENTANA SP400’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VENTANA SP400의 출시는 내달 말~12월 초로 예상되며, 내년 1월 판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바이오다인은 올해 50억원, 내년에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다인은 2029~2030년에 로슈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피크세일즈에 도달해 총 로열티 수입 900억~1200억원을 받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예상이다.바이오다인은 연내 자궁경부 자가채취키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11월 말 국내 식약처 승인을 예상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초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 브러시는 전에 없던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첫 출시하는 제품”이라며 “효과만 입증된다면 완전 독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바이오다인은 자궁경부 자가채취키트의 흥행을 예감하고 있다. 아직 해외 특허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유출을 우려해 빅파마와 논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친 후 글로벌 판권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러한 전략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다인은 2017년 말부터 로슈와 계약을 맺을 것을 의식해 신규 영업을 진행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어느 정도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2024.11.08 I 김새미 기자
車보험 손해율 치솟지만…보험료 인상 망설이는 손보사
  • 車보험 손해율 치솟지만…보험료 인상 망설이는 손보사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보혐료 인상은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손해보험사들도 망설이는 상황이다. 이에 적어도 경미한 사고에 대한 보험금 누수라도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의 9월 자동차보험 단순 평균 손해율은 86.6%로 전년 대비 4.6%포인트 급등했다.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보험료 인상·인하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80%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손보사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6.5%, 현대해상 86.3%, KB손해보험 86.0%, DB손해보험 87.5%로 80% 중후반을 기록했다. 4개 사의 올해 1~9월 누적 손해율 또한 전년 대비 2.9%포인트 오른 81.1%로 적정 손해율을 넘겼다.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원인은 ‘자동차 부품비 상승’이 꼽힌다.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높은 클레임 인플레이션 영향을 받는다. 클레임 인플레이션이란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6~2023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2.3%를 기록했지만, 대물배상 및 자기차량손해 사고당 손해액은 각각 연평균 5.4%, 4.7% 상승하면서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2021~2023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3.72%를 기록했지만, 자기차량손해 건당 손해액 증가율 최고치는 24.36%를 기록했다.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 건당 손해액 대부분은 차량 수리비인데, 차량 수리비 구성요소 중 부품비 증가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차량 수리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한 것도 손해율을 키웠다. 보험사들은 지난 2022년부터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매년 낮춰 왔고, 올해도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2.5~3.0% 추가 인하했다. 이에 내년 초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손보사들은 우선 우량고객 유치 전략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첨단안전장치 도입 및 보험료 할인 전략 등을 통해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우수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이다. 삼성화재와 DB손보 등 안전운전 할인 특약이 대표적이다.그럼에도 손해율로 적자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도 정부가 상생금융 기조를 강조하며 또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거나 혹여나 인하까지 하게 된다면 손보사가 떠안게 될 적자는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적어도 경미한 사고에 대한 보험금 누수라도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현재 국토교통부는 상해등급 12~14급인 경상환자 보험금 누수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국토부에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기존 병력 정보(기왕증)를 공유해 달라고 건의했다. 기왕증 등을 따지지 않는 무분별한 심사로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진료비가 급증했다는 주장이다. 충돌 속도에 따라 보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제안도 전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사실상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요인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서민 경제의 어려움으로 올해도 보험료 인하 또는 동결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적어도 보험금 누수에 대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적자 규모를 키우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4.11.08 I 최정훈 기자
트럼프2.0 시대…개미, 미국行 러시 더 이어지나
  • 트럼프2.0 시대…개미, 미국行 러시 더 이어지나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온통 미국 주식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증시가 지지부진한 사이, 미국 증시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까지 더해지며 미국 기업의 경영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학개미 미국 주식 보관금액 130조…美 기업 강세 이어진다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규모(보관금액)는 932억 2198만달러(130조 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630억 2349만달러·88조 900억원)보다 47.92% 증가한 수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2위인 SK하이닉스(142조 9796억원)의 덩치와 12조 6000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내 증시가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주식은 경기침체 우려 등을 딛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실제 최근 6개월 코스피 지수는 6.12% 빠졌고, 코스닥 지수는 15.81%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4.29%, 나스닥 지수는 16.23%씩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지수 역시 12.46%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은 견조한 소비를 확인한데다, 하반기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투자도 급증했다.이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4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법인세를 기존 21%에서 15%로 6%포인트 인하하고 도드-프랭크 법안을 완화하고 바이든 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수정하는 방안을 내세운 바 있다. 미국 기업, 특히 제조업에 유리한 공약이다. 이미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 미국 정부는 법인세 인하 카드를 내세웠고 그 결과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에서 18배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S&P 500 기업의 PER이 21배 수준이지만, 법인세 인하 등 트럼프 정책이 가미되면 23배까지 뛰며 주가가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을 둘러싼 우려는 확대 중이다. 실제 대선 개표 중 트럼프 당선인으로 승기가 기운 6일 현대차는 3.95%, 기아는 2.06%씩 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 정책은 모든 미국으로 수입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 보편 관세 시행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코스피 투심을 옥죄는 이슈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접근성도 높아져…‘국내서는 바이오·엔터주가 기회’ 목소리미국 증시가 순항할 가능성이 커지며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욕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다수 증권사는 미국에 실시간 시세 및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해외 공시 서비스나 하루 2회 미국 상장사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회사까지 나오고 있다. 수수료 할인 이벤트도 내세우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데다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까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대신 미국 증시로 향하는 투자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일각에서는 환율이 급등해 지금 미국 주식을 매수하기엔 가격 부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396.60원으로 마감하며 1400원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까지는 강달러 압력이 이어지며 1420원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미국 증시 진입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과거에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미국 주식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미국 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개인 수급이 악화할 수 있는 국면이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고위 관계자 역시 “더 높은 수익률, 혹은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옮기는 건 당연한 권리”라면서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이슈가 해결되자 마자 ‘트럼프 2.0’ 시대가 대두하며 국내 증시에 자금이 몰릴 타이밍이 사라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고유의 강점이 부각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
2024.11.08 I 김인경 기자
다시 날아오르는 항공株…증권가 “트럼프 당선은 복병”
  • 다시 날아오르는 항공株…증권가 “트럼프 당선은 복병”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와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대상국 포함 등으로 최근 반등에 나선 항공주가 미국 대선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11.29% 올랐다. 지난 6일 장중엔 주가가 2만 4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에어(272450)와 제주항공(089590)도 각각 13.07%, 8.25% 상승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경영권 분쟁 이슈에 얽힌 티웨이항공(091810)도 5.78% 오름세를 보였다.이 같은 항공 종목의 강세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 국제 유가도 하락하면서 탄탄한 실적 흐름을 나타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여름철 여객 증가에 중국 전자상거래 확대·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에 따른 화물 부문 수혜까지 겹치면서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6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오는 8일부터 한국 여행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점도 여행 수요 증가 기대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단순히 중국 노선의 회복 수준을 넘어 항공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저비용 항공사와 양대 국적사 모두에 수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항공주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 종목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미·중 갈등으로 직항 노선 공급 제한이 이어지면서 환승 수혜가 지속할 수 있고, 항공업 경쟁 촉진을 이어온 바이든과 민주당 정부가 물러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불확실성도 제거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다선에 따른 달러 강세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유가·항공기 리스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이 오르는 데다 유류할증료 등 부담에 여행 수요 감소가 나타날 수 있어 전통적으로 항공주는 약세를 보여왔다. 또한 대한항공의 외화부채는 28억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도 발생한다. 이에 최근 며칠 대한항공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고 이날 0.21% 상승하는데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0.3% 내렸고 진에어는 2%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올 4분기 실적에서도 유가·환율 등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2024.11.08 I 박순엽 기자
한전 사장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 이하 여전…더 올려야”
  • 한전 사장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 이하 여전…더 올려야”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015760)공사(이하 한전) 사장이 주택용 전기요금이 여전히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김동철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 지난 7월24일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전력망 적기 확충을 위한 혁신 대토론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한전)정부가 지난달 한전의 재무위기와 서민 부담을 고려한 끝에 주택용은 동결하고 산업용만 9.8% 올리는 결정을 내렸으나, 한전이 2021~2023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쌓인 40조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에너지 혁신기업 육성과 국가 전력망 확충에 나서려면 근본적인 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김 사장은 한전이 지난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에너지 박람회 ‘빅스포(BIXPO)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김 사장은 관련 질문에 “정부 당국이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인 만큼 이에 따라야 했지만 현 요금은 아직 앞선 3년의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누적 적자로 자본·적립금이 줄어드는) 현재대로라면 2027년 말 한전채 법정 발행한도(자본·적립금의 최대 5배)가 절반 이상 줄어들기에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독점적 전력판매 공기업인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주요 발전(전력생산) 연료인 석탄·가스 국제시세가 평년의 2~3배 뛴 탓에 3년간 누적 47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부족 자금을 한전채 발행을 통해 메우다 보니 올 6월 말 기준 총부채가 203조원까지 불었다. 연 이자만 4조원대에 이른다. 한전의 평년 영업익 수준이다. 정부도 앞선 2년여 기간 누적 약 50%의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승인하며 한전 부채 해소 증가를 억누르려 했으나 급등한 원가 상승 부담을 메우긴 역부족이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전의 재무위기는 국내 에너지 혁신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치 6조원 이상이 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에너지 기업이 118개나 생겼으나 이중 한국 기업은 없다”며 “(에너지 생태계의 기반을 맡은) 한전이 자기 성장에만 급급하면 에너지 생태계를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전이 직접 에너지 신산업 영역에서 ‘플레이어’로 뛸 수 있도록 한전법이나 전기사업법도 손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력망 확충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최근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의 종착지 격인 경기도 하남 동서울변전소 증설 및 옥내화 사업이 지역 주민 반발에 따른 하남시의 불허로 이어진 게 대표적이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이의신청과 함께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라며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1차 심리 준비를 철저히 해 사업이 더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전력망 건설 사업이 지연되는 데 대해 “지자체 인허가가 제때 되지 않고 있어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방안을 고안 중”이라며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 추진과 함께 각 사업 공사기간을 최소 3년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전력망 특별법이 다수 발의돼 있다. 한전이 도맡고 있는 국내 전력망 확충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정부가 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앞 가운데)을 비롯한 전력산업계 관계자가 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직류 얼라이언스(K-DCA) 발족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한편 한전은 이번 ‘빅스포 2024’ 개막식에서 ‘직류(DC, Direct Current) 비전’을 선포했다. 교류(AC, Alternating Current) 기반의 현 전력망을 직류로 전환해 국내 전력망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직류 전력망은 전력망 운영 효율이 높지만 이전까지 장거리 송전이 어려워 상용화하지 못했다가 최근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한전은 현재 동해안~수도권 및 서해안~수도권에 장거리 초고압 직류송전(HVDC) 선로 구축을 진행 중이다. 한전은 7일 직류 전력망 기술 연구와 보급 확대를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한국형 직류(K-DC)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기 도했다.김 사장은 “전력망을 직류로 바꾸려면 변전설비를 바꿔야 하기에 적잖은 초기 비용이 들지만 이후 10%의 손실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대략적으로 고객 6조원, 한전 1조원 등 총 7조원 규모의 손실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11.07 I 김형욱 기자
서울시오페라단, '역대급' 출연진 꾸려 사상 첫 '라보엠' 공연
  • 서울시오페라단, '역대급' 출연진 꾸려 사상 첫 '라보엠' 공연
  • ‘라보엠’ 제작발표회(사진=세종문화회관)박혜진서울시오페라단 단장(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오페라단이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오페라 ‘라보엠’을 선보인다. 1985년 창단한 서울시오페라단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 ‘라보엠’을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된다.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5층 종합연습실에서 진행한 제작발표회에서 “‘라보엠’은 ‘만남’을 키워드로 삼아 준비한 올해 마지막 작품”이라며 “서울시오페라단만의 특색을 담은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푸치니가 자전적 경험을 녹여 쓴 ‘라보엠’은 19세기 파리 라탱 지구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 우정, 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품이다. 엄숙정 연출은 “푸치니가 읽어주는 청춘일기 같은 공연처럼 느껴지도록 거대한 서재와 책 무더기를 형상화한 듯한 무대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 연출은 “책 속의 활자가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출연진의 의상은 하얀색과 검은색으로 준비했다”고 부연했다.출연진은 해외 콩쿠르 수상 경력에 빛나는 이들로 꾸렸다. 시인 로돌포 역은 테너 문세훈과 김정훈이 맡는다. 시츠오카 국제 콩쿠르 우승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문세훈은 “첫 한국 오페라 출연이라 공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며 “기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라보엠’에서 로돌포 역을 맡은 바 있는 김정훈은 “해외에서 로돌포 역으로 100회 이상 공연했다. 많은 훈련을 거친 작품인 만큼 좋은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로돌포의 연인이자 재봉사인 미미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황수미가 맡는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서선영은 “타 프로덕션 작품들로 ‘라보엠’에 출연한 경험이 꽤 많다”며 “이번 프로덕션 캐스팅의 특징인 젊은 에너지가 잘 느껴질 수 있는 공연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황수미 또한 ‘라보엠’ 출연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프로덕션도, 상대 배역도 다른 만큼 새롭게 채워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정훈(왼쪽), 황수미 장면 시연(사진=세종문화회관)김유미 장면 시연(사진=세종문화회관)공연 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가수 무제타 역은 소프라노 김유미와 장은수가 소화한다. 독일가곡콩쿠르 1위 출신인 김유미는 “많은 땀을 흘리며, 웃고, 울고, 감정을 폭발시키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그 감정을 흠뻑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서울시오페라단 정기공연 출연진 선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장은수는 “가장 사랑하는 작품을 팬으로 지켜보던 이들과 함께 출연하게 돼 기쁘다”고 감격을 표했다.바리톤 이승왕과 김태한은 마르첼로 역으로 공연에 함께한다. 장은수와 마찬가지로 오디션을 거친 이승왕은 “역대급 출연진과 함께하는 것만으로 뜻 깊다”며 “‘라보엠’을 통해 관객에게 좋은 연말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연소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로 우승한 김태한은 “‘라보엠’은 로커를 꿈꾸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에 입문한 제가 처음으로 접한 오페라 공연이다. 오페라의 재미를 알게 해준 의미 깊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한 편의 영화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오페라인 만큼 많은 관객의 발걸음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을 보탰다.‘라보엠’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 늘해랑리틀싱어즈합창단이 공연에 함께하며 지휘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최희준이 맡는다. 공연 시간은 140분이다.
2024.11.07 I 김현식 기자
올해 폭풍 성장 찜한 투자 유망 바이오·헬스 '톱7'
  • 올해 폭풍 성장 찜한 투자 유망 바이오·헬스 '톱7'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올해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적자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바이오기업의 특성상 바이오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은 높지 않다. 하지만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예고하는 일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경우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유한양행(000100) 등이 이미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실적 시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바이오업계 1위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제약사 1위 기업 유한양행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 사상 최대 연매출 ‘청신호’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1조1871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2908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넘기면서 연매출 4조원 고지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 실적 공시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에 4조1564억원으로 제시했던 올해 연매출 전망치를 4조3211억원으로 상향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전통 제약사로 분류돼온 유한양행은 지난 8월 폐암 신약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렉라자 허가는 유한양행의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69억원)의 7.9배인 545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렉라자의 미국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981억원을 수령했기 때문이다.유한양행이 올해 연매출 2조원에 들어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한양행의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은 5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누적 매출은 1조5329억원으로 연매출 2조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유한양행이 올해 연매출 2조839억원을 기록하고 내년 2조2702억원, 2026년 2조4339억원으로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SK바이오팜, 3분기 실적이 중요한 이유?바이오기업 중에선 SK바이오팜(326030)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해지면서 글로벌 혁신신약을 통해 높은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SK바이오팜은 올해 흑자 전환 여부는 3분기 영업이익으로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기술이전에 따라 일시적으로 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을 했으나 2022년, 2023년 적자를 기록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처방량 증가를 기반으로 올해 흑자 전환되면 안정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SK바이오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416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103억원, 2분기 26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3분기에는 201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이 4분기 영업이익이 28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83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911억원으로 2배 이상의 이익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전통 제약사 중에는 GC녹십자가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길어진 의료대란의 여파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녹십자(006280)는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성장한 4799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집계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보다 하회한 실적이 나올 것이란 전망에 따라 조정된 수치다.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기준 녹십자의 영업이익은 41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알리글로’(면역결핍 질환 약품) 매출 반영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독감 백신의 일부 물량이 4분기로 이연된 데다 미국 법인과 지씨셀 등 자회사의 영업적자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사상 최대 3분기 실적 경신’ 유력한 에스테틱업체는?에스테틱 업체들은 3분기 호실적이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휴젤(145020), 클래시스(214150)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파마리서치(214450) 역시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체다.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판정승을 거둔 휴젤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3분기 휴젤의 매출액은 992억원, 영업이익은 441억원이다. 전년 동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48억원, 346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7%, 27.5%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 셈이다.‘미용의료기기업계 대장주’로 자리잡은 클래시스는 올해 3분기 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다. 증권가에선 클래시스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1% 성장한 608억원, 영업이익이 3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1204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할지도 관전 포인트다.스킨부스터의 원조 ‘리쥬란’을 보유하고 있는 파마리서치도 호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파마리서치의 3분기 매출이 833억원, 영업이익이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4%, 20.7%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기기 내수 성장과 함께 화장품 수출이 실적을 견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 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 매출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하는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실적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부분의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당장 호실적을 바라긴 어렵겠지만 연말연시에 기술수출 소식을 기대할 만한 곳들은 눈여겨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잘 나오더라도 시장전망치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실적 쇼크’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실적이 시장전망치와 부합하거나 그 이상일지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2024.11.07 I 김새미 기자
‘우범여행자’·‘마약소지’ X선으로 쏘고 AI로 범인 잡는다
  • ‘우범여행자’·‘마약소지’ X선으로 쏘고 AI로 범인 잡는다
  • 기자(왼쪽)의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막혀 블라인드로 처리되지만 김건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오른쪽)는 사전에 등록돼 있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얼굴 인식이 가능하다. 향후 얼굴인식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기술적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수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인천공항.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사람이 있다면 추적이 가능할까. 그것도 수 백대의 CCTV로 말이다. 기자가 5일 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사이버보안연구본부에 설치된 CCTV화면 속 영상에는 공항 출입국장 심사장을 빠져나온 다양한 사람들이 초록색 박스로 표시된다. 그런데 특정 인물들은 빨간색 박스와 함께 ‘우범여행자’라고 적혀 있다. 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박스가 움직이면서 추적이 이뤄진다. 김건우 ETRI 인공지능융합보안연구실 박사는 “주의가 필요한 인물은 즉시 옷차림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지정해 추적과 관리를 할 수 있다”며 “화장실에서 나온 뒤 특정인 보유한 가방이 사라질 경우 조사관이 즉시 이동해 마약이나 불법 무기류를 소유했는지를 확인하거나 지난 영상을 돌려보며 특정인의 행동을 다시 살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세청은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공항, 기차역, 항만 등에서 마약을 비롯한 불법반입물품을 원천봉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했고, 정부에서도 국제우편 마약단속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나설 정도로 마약이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산학연관이 밀착해 인공지능 기술과 방사선 기술을 현장에서 마약사범 등 밀입국자를 찾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붙잡는 범인그동안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관세청의 요구에 따라 불법무기류 등 통관 문제를 돕기 위한 물품을 조달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산학연관이 뭉쳐서 전면적으로 특정 기술을 활용하거나 마약 유통 차단을 목적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그런데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이 협력하면서 지난 2021년부터 사업단이 발족돼 올해까지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과학기술로 마약을 원천 봉쇄하는 기술들은 주로 통관 시 사람을 추적하거나 우편·화물에서 불법 물품을 찾는데 집중돼 있다. 우선 통관 시 마약소지자나 운반자를 식별해서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 화물이나 보안검색대에서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나 방사선 기술을 이용하면 이전보다 더 정밀하게 판독이 가능하다.인공지능(AI) 기술과 로봇은 마약 운반자나 구매자를 붙잡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ETRI 연구진의 AI 기반 분산카메라는 우범여행자를 식별하는데 향후 규제 샌드박스나 실증 지원 사업이 더해져 공항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게 되면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옷차림처럼 외부 모습을 가지고 사람을 식별하는데 유사한 외관의 사람들이 모이거나 동선이 겹치면 추적에 한계가 있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막혀 있지만 ETRI나 민간기업에서 얼굴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높아진 만큼 공항에서 예외 적용을 하는 등 지원이 더해지면 범인도 쉽게 붙잡을 수 있다. 특히 한 번 걸렸던 마약사범이라면 사전에 얼굴이 등록돼 있어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CCTV에서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선 장비 활용 사례.(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X선 한계 극복한 산란 기술‘소형화물 검색용 X선 장비’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신체검사 때 활용하는 X선 장비처럼 우리 몸에 쏴서 검출기를 기반으로 영상을 재구성했다. 그동안 X선 장비는 투과만 한다는 점에서 작은 물품들은 적발하기 어려웠다. 정보들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소형 우편물도 마찬가지다. 우편물이 얇은 반면 방사선은 강하기 때문에 하얀 영상에 가깝게 나와 은닉해서 숨겨 들어오는 마약류를 확인하기 어려웠다.한국원자력연구원 중심의 연구팀은 후방산란 X선을 이용했다. 직진해서 쏘는 X선과 함께 후방산란X선이라고 불리는 방식을 이용한다. 마약류와 같은 물질들은 낮은 유기물들로 이뤄져 있는데 후방산란되는 X선과는 반응을 잘하기 때문에 모습이 쉽게 나타나는 반면 철이나 납은 흡수하기 때문에 마약류를 숨기더라도 보이는 원리를 이용했다.이병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그동안 투과형 외국 장비를 썼었는데 마약 등 밀도가 낮은 물질을 정확히 선별하기 어려워 빛이 산란되는 방식을 더했다”며 “부산국제우편센터에서 시제품을 설치해 이달부터 한 달 간 우편물 대상 판독성능을 준비하고, 실증 효과가 입증되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정밀 탐지 기술을 통해 가방 속 마약류를 쉽게 적발하고, 컨테이너 화물에 조사관 대신 로봇이 투입돼 세관 검사용 탐사를 해낼 수 있다.직원들의 판독 능력을 높여주기 위해 지능형 X선 판독도 훈련할 수 있다. 지능화되는 마약 등의 은닉 영상을 토대로 다양한 조건에서의 3차원 영상을 생성하고, 훈련해 마약 등 불법물품의 적발 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다만 이번 사업은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다. 아직 상용화를 하려면 실증 작업을 거쳐야 하고, 현지 사정에 맞춰 최적화 작업도 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줌에 따라 양 부처가 내년부터 공동을 추진하는 후속사업을 통해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술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달 31일 관세청과의 업무협약식에서 “국민들이 우려하는 마약의 반입차단 등 공공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지키는 좋은 연구결과들이 나왔다”며 “앞으로도 출연연구기관 등 첨단기술을 가진 기관과 관세청과의 협력을 통해 관세행정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4.11.07 I 강민구 기자
ELS사태로 불어난 위험자산, 10년간 '족쇄'로
  • ELS사태로 불어난 위험자산, 10년간 '족쇄'로[금융포커스]
  •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주요 은행이 홍콩항셍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로 4조원대 손실을 보면서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억원대 금융사고까지 겹치면서 운영리스크 위험가중자산(RWA)이 반년 만에 14조원 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지주가 자본비율 확충을 통한 밸류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운영리스크가 커지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H지수 ELS 판매에 따른 손실금액은 4조 2545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올 11~12월 만기도래액은 3395억원으로 H지수가 5500이하일 경우 약 800억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른 은행 손실은 각 분기 영업외손실로 반영된다. 문제는 당기순이익 감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장 10년까지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르면 은행은 운영리스크를 산정할 때 과거 10년간 손실데이터를 가지고 규제자본을 산출한다. ELS 판매로 손실을 본 은행들은 향후 10년간 리스크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할 때 이번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운영 리스크는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 절차, 외부 사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이다. H지수 ELS 불완전판매로 각 은행이 내야 하는 벌금, 분쟁절차에서 발생하는 사적합의금·징벌적 손해배상금까지도 포함된다. 실제 은행들이 올 상반기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운영 리스크 위험가중자산은 14조원 넘게 늘었다. ELS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운영위험가중자산이 21조 8444억원으로 전년 말(14조 6844억원) 대비 7조1600억원 늘었다. ELS 판매금액이 2조원대인 신한,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1조 5648억원, 1조 3936억원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3조 5597억원, ELS판매금액이 가장 작은 우리은행은 5509억원 늘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 보통주 주주지분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올해 은행들이 장사를 잘했음에도 보통주자본비율은 하락했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14.91%에서 올 상반기 14.71%로, 신한은행은 14.62%에서 14.59%로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16.06%에서 15.31%로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13.17%에서 13.28%로, 농협은행은 15.43%에서 15.85%로 개선됐다.다만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운영리스크도 반영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수백억원대 대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우리·농협은행 또한 운영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 은행장들은 지난 6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손실요소 반영 기간을 3년으로 줄여달라고 건의했다. 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르면 은행이 감독원장과 협의할 시 손실데이터 관측기간을 5년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최소 3년 이상 손실요소로 반영하고 관련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이행하면 금감원장의 승인을 받아 4년째부터는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10년간의 손실을 운영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할 때 반영한다”며 “각 은행이 규제에 맞게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리스크를 줄이려는 은행권에서는 ELS 손실 사태, 부당대출 사고 등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고 등으로 운영리스크가 10년 동안 계속 반영하면 보통주자본비율에 일정 부분 악영향이 있다”며 “반영기간 단축을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부서와 영업점 운영리스크 관리자 화상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운영리스크 관리 우수영업점에 포상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사적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4.11.06 I 김나경 기자
상호금융 "부실채권 관리 인력 급구"
  • 상호금융 "부실채권 관리 인력 급구"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상호금융권에서 부실채권(NPL)을 정리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고 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반에 부실채권 정리가 화두가 되면서 관련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가 서울사무소에 설립한 부실채권 정리회사 ‘KCU NPL 대부’가 부실채권 매입 경력직 채용에 난항을 겪으며 상시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KCU NPL 대부는 신협의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지난 5월 설립된 자회사로 신협중앙회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KCU NPL 대부가 이번에 경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모집인원은 4명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채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KCU NPL 대부 설립을 추진할 당시 중앙회 본부가 있는 대전광역시에 세우려 했다. 그러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무실을 서울 사무소가 있는 서울특별시 중구로 변경했다. 신협은 최근 부실채권이 급격히 늘어나며 정리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873개 신협의 고정이하분류여신 잔액은 2021년 말 2조 3645억원에서 2022년 말 2조 7782억원, 2023년 말 4조 8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6%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고정이하분류여신은 7조 293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1.2%나 늘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탓이다.중앙회는 KCU NPL 대부 설립 이후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900억원을 더 출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개별 신협 조합이 경·공매를 진행하고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 것보다 자회사인 대부회사를 통해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것이 더 신속히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그럼에도 부실채권을 정리할 인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KCU NPL 대부에는 총 6명의 직원이 부실채권 매입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4명은 중앙회에서 파견으로 나가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력채용이 순탄히 진행되지 않으면 상시 채용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부실채권을 털어내기 위해 관련 인력을 구해야 하는 건 신협만의 일이 아니다. 수협중앙회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을 출자해 ‘Sh대부’를 설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무실은 서울시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부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Sh대부도 관련 인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새마을금고는 자회사인 MG신용정보가 설립한 손자회사 MCI대부를 통해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있다. 전국 새마을금고는 3분기까지 MCI대부에 2조 1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처분했다. 그러나 MCI대부의 직원은 20명 수준으로 16조원에 달하는 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MCI대부는 대부업법에 따라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를 초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자체적으로 부실채권을 관리할 수 있는 자산관리회사 설립 추진에 나서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면 현재 MCI대부가 담당하는 부실채권 매입과 MG신용정보가 담당하는 추심을 한 번에 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2024.11.06 I 최정훈 기자
“트럼프 승리시 韓방위비 증액·보편관세 현실화 가능성↑”
  • “트럼프 승리시 韓방위비 증액·보편관세 현실화 가능성↑”
  • 사진=샤피로 교수 제공[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그가 공언한 대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서둘러 할 가능성이 크다. 보편적 관세 부과와 마찬가지로 방위비 증액을 세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카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미국 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과 보편적 관세(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10~20% 추가 부과)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로버트 샤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도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보이며 “트럼프는 방위비 증액과 보편적 관세 요구를 상대국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만능카드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방위비·보편적 관세를 만능열쇠로 이용”샤피로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연극’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적극 뛰어들거나 당장 대북정책에 큰 변화를 시도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샤피로 교수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국과 북한 문제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남북 문제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아마 대북 정책 수립과 관련된 적임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종종 김 위원장을 언급했으나 중동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에 밀려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지금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동맹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북 정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방위비 증액과 보편적 관세 부과는 다른 얘기다. 대북 정책을 바꿔 한반도 긴장감을 완화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큰 관심대상이 아니지만, 비용문제는 그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샤피로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가 공언한 대로 보편관세를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자신의 또 다른 공약인 세금감면 정책 시행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또 무역 상대국과의 거래를 컨트롤하는 만능열쇠로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내내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라 부르며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자 수입품에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결국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 부과 등 경제적·외교적 마찰이 충분히 예상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샤피로 교수뿐 아니라 다수 경제학자들도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샤피로 교수는 “트럼프는 보편관세를 일종의 무역 및 세금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美 대선 후 사회·정치·경제 대혼란 겪을 것” 샤피로 교수는 ‘여론 정치학’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2020년 대선 못지않게 올해 대선에도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어두운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고 표현했다. 유권자들이 식료품 가격 인상에 시달리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이번 대선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실망감, 1·6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처럼 트럼프가 대선에 패배할 시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더 큰 불안감 등이 4년 전과 이번 대선의 차이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이번 대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세계정세에 미칠 막대한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의사당 난입 사건을 선동하는 등 민주주의 기반을 뒤흔들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민주주의 가치가 심각한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선거 유세기간에도 패배 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하면서 보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샤피로 교수는 “(보복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시도하더라도 법원에서 이를 기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샤피로 교수는 민주당과 공화당간 분열이 심화하면서 정당의 승리가 정부 정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전보다 확대됐다고 짚었다. 한 정당이 대통령직과 의회를 장악하면 사회보장제도부터 세제까지 주요 정책이 큰 폭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보수적 예산 집행, 감세, 복지 프로그램 예산 삭감 등 미국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샤피로 교수는…△매사추세츠공과대(MIT) 정치학과 졸업 △시카고대 정치학 석박사 △1982년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 임용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학과장 △컬럼비아 사회경제연구정책연구소(ISERP) 소장 대행그는 여론의 중요성이 간과됐던 1992년 당시 ‘합리적 대중’ 등의 저서를 통해 “대중의 생각은 엘리트 이상으로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웠고, 이후 그의 학설은 여론조사 활성화로 이어지는 등 미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주요 연구분야는 미 정치와 공공여론, 정치 리더십, 미디어 등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4.11.06 I 김윤지 기자
공매도 금지 1년…시장 비친화 시그널만 줬다
  • 공매도 금지 1년…시장 비친화 시그널만 줬다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1년이 지난 가운데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은 공매도 금지 이후 단기 모멘텀으로 주가가 우상향했으나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과 업황 영향에 따라 주가 향방이 정해졌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데다 규제 리스크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인식만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 전 지난해 11월 3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40개 종목 가운데 26개 종목(65%)은 1년 새 주가(수정주가 적용)가 하락했다. 시장별로 코스피 20개 가운데 14개(70%), 코스닥 20개 가운데 12개(60%)가 1년 새 주가가 떨어졌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리면 싼값에 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개선 청원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정부는 한시적(올해 6월 말)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전산화 시스템 마련 미비 등을 이유로 내년 3월 말까지 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그 사이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공매도 잔고 비중 7.64%로 코스피 가운데 가장 컸던 호텔신라(008770)는 6만 5000원에서 4만 1050원으로 주가가 36.85%나 떨어졌다. 이외 코스모화학(005420)(-39.37%), 후성(093370)(-38.78%), HS효성첨단소재(298050)(-36.51%) 등도 30%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종목 가운데 엔케이맥스(182400) 주가가 67.37%나 떨어졌고 심텍(222800)(-54.51%), 네패스(033640)(-53.80%) 등이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특히 공매도 금지 첫날 상한가까지 갔던 에코프로(086520)의 경우 1년 새 주가가 30% 넘게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20%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이차전지 관련주의 경우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던 투자자들의 숏커버링(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 수요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컸으나 전기차 업황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밸류체인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면서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HLB(028300)의 경우 7.24%의 비중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컸으나 신약 개발 등 모멘텀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다.이기환 인하대학교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여론을 의식한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시장 비친화적인 인식만 심어줬다”며 “1년 새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종목) 주가가 빠진 것도 외국계 자금들이 빠져나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그룹이 공매도 금지를 이유로 한국을 선진 시장에서 관찰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날 열린 ‘코리아 캐피털 마켓 콘퍼런스 2024’ 행사에서도 피터 스테인 아시아증권시장금융시장협회(ASIFMA) CEO는 “한국 증시 저평가의 문제는 거버넌스 문제, 규제환경 등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공매도 금지 이슈”라며 “공매도 거래 금지가 연장되면서 규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까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을 차질없이 구축하겠단 입장이다. 박재영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현실 타당한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차입 주식을 입고 후 거래하는 시스템과 장부 허위 방지 등을 위해서 안정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이기환 교수는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완비해 외국인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4.11.06 I 박정수 기자
3분기 실적시즌 끝나지도 않았는데…4분기 눈높이 벌써 '뚝'
  • 3분기 실적시즌 끝나지도 않았는데…4분기 눈높이 벌써 '뚝'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되기도 전부터 4분기 실적 눈높이가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4분기는 성과급 지급도 많은데다 기업이 필요한 충당금을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잠재 부실 일시 반영)’가 자주 나타나는 시기라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년간 증시의 뇌관이 돼 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세도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3Q 실망스러운 성적에…함께 내려간 4Q 눈높이5일 삼성증권과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은 63조 520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5% 하향됐다. 4분기 코스닥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 역시 2조 4046억원으로 한 달 전과 견줘 7.1% 줄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3분기 기업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자 4분기 기대감도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보이며 4분기, 이를 넘어 2025년까지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미 상장사들은 이번 4분기가 예상하기 힘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환율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확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까지 올랐다가, 이달 4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부상하며 1370.9원으로 마감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상장사들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기다. 게다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관세 부활, 미·중 대결 고조 등 대외 무역을 둘러싼 암초도 불거질 수 있다. 게다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는 꾸준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지만, 투자가 과잉됐다는 지적이나 D램(DRAM) 등 전통적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위축 등에 대한 우려도 마냥 외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가총액 상위 1, 2위 상장사가 모두 반도체 업종에 속하는 만큼, 국내 경기는 반도체 업황과 밀접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대내외 환경 좋지 않을 땐 실적 중요성 커져” 우려도기업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 5452억원에서 현재 87억원으로 무려 98.4% 감소했다. LG화학(051910)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전 6818억원에서 1203억원으로 82.4% 줄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실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 대규모 재고자산 폐기 손실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퓨처엠(003670) 역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만해도 415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09억원으로 내려간 상태이며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한 달 전만해도 23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94억원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 내후년께 해결되며 업황 역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의 4분기 전망치 역시 하락세다. 한 달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기대치는 12조 1968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9조 8156억원으로 19.5% 줄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8조 165억원에서 현재 8조 1828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상태다.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가운데, 4분기는 가뜩이나 ‘어닝쇼크’가 빈번한 시기라 주의를 해야 한다. 기업들이 그 해의 마지막 분기인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나 누적손실, 잠재손실 등을 일시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양호하지 못한 대내외 환경에서는 실적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적이 향후 잘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투세 폐지도 단기적 모멘텀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06 I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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