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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3% 넘긴 코픽스...영끌족 이자부담 더 커졌다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출에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년 만에 3%대를 훌쩍 넘겼다. 기준금리 인상 및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영향을 받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차주는 물론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도 대폭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사진=연합뉴스)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대비 0.44%포인트 상승한 3.40%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3.4%로 올랐던 것은 지난 2012년 7월(3.40%) 이후 10년 2개월만이다. 또 코픽스가 3%대에 진입한 건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만이다.잔액기준과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전월 대비 역대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27%포인트가 오른 2.52%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가 연 2.52%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7년 9개월 만이다. 또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25%포인트 상승한 2.04%로, 지난 2019년 7월 공시된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올라섰다.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한다.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다.이번에 코픽스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지난 7월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8월에도 0.25%포인트를 올리며, 기준금리가 2.5%로 올라섰다. 이후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연 4%를 웃도는 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수신금리 경쟁을 벌였으며, 채권금리도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며 코픽스를 끌어올렸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차주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코픽스는 올해 1월 1.64%로 시작해 9월까지 1.76%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는 2.24%포인트가 상승했다. 예를 들어 올해 4월초 변동형 주담대(6개월 변동)상품을 통해 3.4% 금리(3월 기준 코픽스 1.72%)로 3억원의 돈을 빌렸다면, 코픽스 상승분(1.68%포인트)만 단순반영해도 금리는 5.08%로 뛰게 된다. 이를 토대로 원금상환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이자비용만 계산하면 지금까지 월 85만원씩(연환산 1020만원) 이자를 납부하던 차주는 18일부터 월 127만원(연환산 1524만원)으로 이자가 불어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내일(18일)부터 변동형 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에 9월 코픽스 인상분을 즉각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18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기존 금리에 0.44%포인트를 더해 5.09~6.49%로 변경하고,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5.68~6.48%, 농협은행도 4.94~6.04%로 올린다. 변동금리로 코픽스에 영향을 받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할 전망이다. 17일 기준 4.48~6.23%이나, 18일에는 상단금리가 6.5%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코픽스는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이미 이번달에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렸고, 앞으로도 미국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 '셀 리포트'에 먹통 사태까지…상승 기대 꺾인 카카오 4형제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오르나 했던 기대마저 꺾였다. 지난주만 해도 나스닥 반등에 이어 자회사 상장 철회로 급등했던 카카오 관련주가 지난 15일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로 폭락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안 그래도 증시가 불안정한 가운데 카카오 그룹주의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면서 당분간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톡 오류 메시지. (사진=연합뉴스)◇카겜 제외한 카카오 3형제 52주 신저가 17일 카카오 4형제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를 제외한 카카오(035720)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 3개사가 모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장이 열리자마자 전거래일보다 9.53% 떨어진 4만65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역시 장 중 각각 8.86%, 10.11% 급락했다. 이들 4개사는 장 중 낙폭을 줄여 2~5%대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350원에, 카카오뱅크는 5.14% 하락한 1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4.16%, 카카오게임즈는 2.22% 내린 3만4600원, 3만7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만 해도 나스닥 상승에 따른 게임주 반등 및 자회사 상장철회 등으로 많게는 9%까지 오르며 추가 상승 기대가 나왔지만, 주말 새 불거진 먹통 사태로 추가 반등 기대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 15일 카카오 등 데이터 서버 시설이 입주한 SK판교캠퍼스 화재로 카카오톡뿐 아니라 카카오와 연계된 정보기술(IT) 서비스 장애가 하루 이상 계속됐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카카오 순매도에 나섰다. 외인은 717억원을, 기관은 637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1344억원 사들였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앞서 ‘매도’ 의견마저 나온 데 이어 화재까지 덮치며 카카오 그룹주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해 “분기별 영업이익 감소가 2023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알리페이에 다른 오버행 리스크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목표가도 18만6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79%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서도 카카오 그룹주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DB금융투자 역시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을 냈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더라도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증권사들도 다수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38% 하향조정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 사태로 서비스 관련 직접적인 보상 비용이 발생한 데다 475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 브랜드가 무색하게 화재 발생 이후 사고 수습이 미흡했다는 이유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는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20% 내린 8만원으로 하향했다. 글로벌 동종업계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포털과 카카오톡 가치 산정을 하향했으며, 자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분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당분간 반등 어려워”당분간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반등하긴 어렵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지 않는 등 증시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큰 손 투자자인 외인과 기관들의 투자금은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2차전지, 반도체 등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전체 시장에서 외인 순매수 규모 1위는 삼성전자(005930)로 1603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2위는 SK하이닉스로 1113억원어치를 기록했다. 삼성SDI(006400)와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도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외인 순매도 1~2위는 각각 카카오와 네이버가 차지했다. 이번 화재로 서비스 중단에 따른 매출액 감소와 사용자 보상으로 카카오를 비롯한 카카오 그룹주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지만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액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스 대표 역시 “주말에 발생한 악재가 장중에 반영된 뒤 이후 하락폭을 줄이는 모습이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내년까지 건설해서 이런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얼마만큼 돌려놓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마켓인]자본시장이 추앙하던 카카오…그을린 민낯 드러내다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사용자 수 4594만명(4월 기준)을 자랑하는 국민 메신저의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카카오(035720)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던 강점 중 하나가 독과점 형태를 구축한 메신저였다. 복수의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인정한 것도 이 지점이었다.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도,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의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카카오톡의 기세를 틈타 카카오뱅크(323410)와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자회사들의 잇따른 IPO 성공이 더해졌다. 카카오 이름만 달면 승승장구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카카오 계열사 투자유치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뭉칫돈을 투자한 배경이다. 카카오 입장에서 ‘이보다 더 쉬운 비즈니스 있을까?’ 싶던 시절이다. 자사 직원들도 ‘영끌’을 감행하면서까지 우리 사주를 사들였으니 열기는 길어지는 듯 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유니버스…화재 한번에 ‘와르르’주춤 주춤하던 카카오를 휘청이게 한 방아쇠는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도, 강(强) 달러도 아닌 지난 15일 발생한 경기도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사고였다. ‘화재 한 번에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마비될 정도였나’를 깨달은 사용자들의 실망감이 거세진 것도 이때부터다. 카카오는 사고 직후 발표한 사과문에서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 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화 시스템을 갖추고는 있는데, 정작 써야 할 상황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됐다. ‘이원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설명보다도 못한 상황을 가져온 것이다. 화재 현장 복구 말고도 따져봐야 하는 손해 배상 규모도 적지 않다. 여의도 증권사들은 이번 데이터 화재로 약 2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가 중단된 시간 사이 발생한 상거래 행위를 추정한 매출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 중단에 따른 유무형 보상 조치는 이제 막 걸음을 뗀 상황이다. 당일 업무를 그르친 택시 업계나 가상화폐 거래소, 광고주에 대한 보상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 이후 완벽한 이원화를 위한 데이터 센터 설립도 고민해야 한다. 부지 선정은 물론 적잖은 전력과 데이터 트래픽이 오갈 센터 설립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해당 계획이 본격화할 경우 앞서 언급한 규모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자금 활용이 불가피하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역대급 위기 딛고 일어서느냐 관건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인 손실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이 ‘국민앱’ 내지는 ‘독과점’이라는 점을 재차 각인시켰다. 알고 있지만, 굳이 알리고 싶지 않던 사실과 마주한 순간이다. 카카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우리가 너무 길들어져 있었다’거나 ‘이번 기회에 대체재를 만들자’는 반응이 더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두고 “독점이나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 이익을 위해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말한 점도 이전과 다른 규제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본시장 시각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투자대상 1순위로 꼽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이미 자금을 댄 투자자들도 여러 방면으로 엑시트(자금회수)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상장에 자금을 대고 수익구간을 노리는 패턴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3일 11만4500원에서 17일 4만8350원으로 58% 하락했다. IPO 후발 주자로 꼽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M&A가 무위로 돌아가고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었던 라이온하트가 IPO 시점을 연기한 점도 맥락을 같이한다. 또 다른 IPO 주자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상장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카오에 자금을 넣은 이들 모두가 울상을 짓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빚을 내 우리 사주를 산 임직원들도, 카카오 주식을 매입한 일반 주주들도, 카카오 잠재력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국내외 투자자들 모두 처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주말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는 단순 화재나 서비스 마비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검게 그을린 카카오의 민낯을 목격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사실 더 중요한 지점은 지금부터다. 길들어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금 잡을 수 있을지, 대규모 반발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은 사태로 치달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 금리 인상이나 강달러 핑계를 댈 때가 아니다.
- 안심전환대출, 대출 한도 10%대 접수…흥행 참패 왜?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최저 연 3.7%의 고정금리 주담대로 갈아탈 수 있게 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이 과거와 달리 흥행에 참패하며 당국이 접수를 연장하기로 했다. 과거보다 까다로운 자격 조건을 설정한 데다, 사실상 금리 이점도 크지 않은 점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고객이 직원에게서 안심전환대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7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제3차 안심전환대출은 신청 접수 18일차인 지난 14일 누적 기준 약 3조6490억원, 3만5855건이 신청됐다. 신청 채널별로 보면 주택금융공사(홈페이지 및 스마트주택금융앱)로 1만8705건(2조11억원)이,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의 6대 은행(모바일앱 및 영업 창구)으로 1만7150건(1조6479억원)이 접수됐다. 금액 기준으로 정부가 설정한 총 대출 한도인 25조원의 약 14.6% 수준이다. 애초 17일까지 19일간의 접수를 마치고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접수 마감을 하루 남긴 시점에서 접수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정부는 이날 안심전환대출 신청 기간을 이달 말까지 2주 간 연장하기로 했다.안심전환대출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신청 자격이 가장 먼저 꼽힌다.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 4억원 이하 1주택자’의 올해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 요건은 오히려 2015년, 2019년에 비해 강화됐다.1~2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주택 가격 기준은 시가 9억원으로 같았다. 하지만 올해는 2015년과 2019년에 비해 집값이 오히려 급등했는데도 신청 자격 요건은 시가 4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로 대폭 강화하면서 수도권 주민 배제 논란을 낳기도 했다.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올해 안심전환대출의 낮은 인기 원인으로 지적된다. 금리 지속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주담대(혼합형) 상단 금리가 이미 7%를 훌쩍 넘어선 데 이어 연내 상단이 8%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초저금리 시기인 2019~2020년 대출을 받은 이들로선 미래 금리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장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하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담대 차주들이 대개 많이 선택하는 혼합형 금리 상품은 초기 5년은 고정금리로 하고 그 이후엔 6개월 단위의 변동금리로 바뀌는 방식”이라며 “2019년도에 혼합형 주담대를 받았다고 한다면, 현재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실제 차주들이 지불하고 있는 이자보다 더 높은 상황인데 앞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당장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이 같은 구조적 원인 탓에 흥행에 실패한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갖가지 논란까지 낳으며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신뢰는 더욱 바닥에 떨어졌다.주금공은 내달 7일부터 주택 가격을 상향한 2단계 접수를 시작할 예정인데, 앞서 이와 관련 정부가 주택 가격 기준을 보금자리론 기준인 6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기존 보금자리론 차주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정부가 신청 요건과 방법 등 세부사항을 이달 말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주금공이 채권 시장 불안으로 앞서 취급한 보금자리론에 대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에서 최근 몇 달 간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내년 초 발행하게 될 안심전환대출용 MBS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주금공 관계자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커버드본드(MBB) 발행, 분할 발행, 은행 의무 매입 등 여러 대비책들을 많이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주금공 측은 일단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연장 접수 기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행이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앞으로도 인상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본다는 취지에서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한은 "높은 물가에 고환율, 자본유출 압력도…물가 안정 우선해야"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결정을 한 것은 5~6%대 높은 물가 상황에 더해 환율 상승이 추가 물가 상승압력, 자본유출 위험을 키웠기 때문이란 주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한 경기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물가안정을 우선해야 한단 입장이다. ◇10월 빅스텝의 이유…“고물가에 외환리스크도 고려”한은은 17일 공식 블로그에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웅 조사국장이 쓴 두 편의 글을 게재했다. 홍경식 국장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0%로 0.50%포인트 인상한 것은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8월(0.25%포인트 인상)에 비해 정책대응을 강화할 수 밖에 없었단 점을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하방 경직성이 큰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9월 5.6%를 기록, 5%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도 4%대를 이어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면서 물가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경식 국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 엔화·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환율이 1400원을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향후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로 9월말 80달러대까지 하락하였다가,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 등으로 다시 90달러대 초중반으로 올랐다. 이런 영향에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이번 빅스텝 결정에는 외환부문의 리스크까지 고려됐다.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수준 등을 직접적으로 타겟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지만, 환율을 통한 물가 상승압력 증대와 자본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에 대해서는 정책결정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홍 국장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서 유발된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유발하는 등 국내외에서 금융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다”면서 “통화가치 약세 전망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거나 만기도래분 재투자를 지연시키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직간접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한은의 정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홍 국장은 “그간 블로그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금 정책대응에 실기하여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정책대응이 필요하고 그만큼 성장 측면의 손실도 더 커지게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둔화 압력도 커지지만 물가 상승 압력 여전히 높아조사국 역시 물가뿐 아니라 경기, 대외부문 등 여러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좀 더 커진 것이 사실이나 대외균형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 한단 입장이다. 물가와 경기 전망은 대체로 지난 8월 예상치에 부합하지만 경기는 하방 압력, 물가는 상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연간 물가 전망치는 각각 5.2%, 3.7%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나 환율과 산유국 감산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연간 성장률 전망은 올해는 8월 전망수준(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2.1%)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웅 조사국장은 최근 경기, 환율, 유가 등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향후 물가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으로 향후 국내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환율의 경우 최근 빠르게 높아지며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을 대체로 상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동반 위축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진데다가 금리상승이 내수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고 봤다. 금리상승은 주로 부동산가격 하락과 이자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소비의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이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설비 및 건설 투자도 지연되거나 제약될 수 있다. 김 국장은 “금리상승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저소득·한계·과다차입 가계 및 기업 등 취약부문에서 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중국, 당대회 기간 3분기 GDP 발표…3.5% 그칠듯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내일(1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중국 내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은 3.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하이 인근 장쑤성 타이창항. 사진=신정은 특파원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중국의 3분기 GDP와 함께 9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직률, 고정자산투자 등 굵직한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디이차이징)은 올 3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전문가 예상치는 3.4%다. 중국 금융정보 업체 윈드는 3.5%를 점쳤다. 이는 지난 2분기 수치인 0.4%보다는 크게 반등한 것이지만, 8월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4.8%에는 한참 못 미친다.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우한 사태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봉쇄, 부동산 시장침체 등 내부 불안감이 커진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국과의 패권전쟁 등 외부요인도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에도 중국은 제로코로나를 지속하면서 많은 지역이 봉쇄됐고 소비가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이날 발표되는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도 3.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엔 5.4% 증가했었다. 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산업생산은 4.5%로 전월의 4.2%보다는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대관식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당대회 기간 발표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당대회는 전날 개막했으며 22일 폐막한다. 쑨예린 선전부 부부장은 15일 당대회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고품질·고효율 발전의 길을 걷게 됐다. 성장 속도는 경제발전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지만 유일한 지표는 아니다”면서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질적 발전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역시 전날 당대회 개막식에서 “고품질 발전은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비슷한 뜻을 전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요원해졌다, 세계은행이 예상하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 불과하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경제 여건을 담은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0여 년 만에 역내 개발도상국 평균(5.3%)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4월 33개 패키지를 내놓은데 이어 8월에도 19개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또한 금리 인하 등을 동해 유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올해 1월과 지난 8월 인하했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만기는 1월 5월, 8월 세차례나 인하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팔라지면서 오는 20일 발표되는 대출우대금리(LPR)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달 열린 4분기 경제안정 업무회의에서 “4분기 경제는 연간 경제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번 분기에 많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책을 완전히 이행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할 기회를 포착하며 주요 경제 지표를 적절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 무역협회, ‘무역산업포럼’ 발족…무역 위기 극복 머리 맞댄다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무역협회(KITA)가 ‘무역산업포럼’을 발족해 무역·투자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무역협회는 이를 위한 6대 목표, 20대 정책과제도 발표했다. 무역협회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무역산업포럼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수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제1회 포럼에선 급격히 악화한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 국내 경제정책의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1회 무역산업포럼’에서 발족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포럼 발족사를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모색하고자 본 포럼을 발족했다”며 “이를 무역·산업 분야 최고 논의의 장으로 발전시켜 경제계 정책 제언의 새로운 게이트웨이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어 “수출경쟁력 강화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뿌리 깊은 규제를 개선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건실한 수출기업이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의 정교한 정책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무역협회는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입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수출은 올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675억달러(672조원)를 기록함으로써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러·우 전쟁 등 악화한 해외 요인에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경쟁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무역협회는 “실질적으로 중계무역국인 네덜란드(수출 4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중국(1위), 미국(2위), 독일(3위), 일본(5위)에 이은 세계 다섯 번째 수출 강국”이라며 “특히 일본과의 수출액 격차도 역대 최소인 266억달러로 축소된 점은 의미가 크다”고 풀이했다. 다만, 국내 수입은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한 4926억달러(709조원)에 이르면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13.5%)을 10%포인트(p) 이상 웃도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원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등 값비싼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체제를 유지해 에너지 과소비 구조가 형성된 상황에서 원유 가격이 급상승한 영향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게 무역협회 측 설명이다. 조 원장은 “이러한 수입 증가로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금액 기준)를 기록하고 있으나 국내 무역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전체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으며 무역수지 악화 규모도 일본, 독일 등 경쟁국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1회 무역산업포럼’에서 ‘2022년 수출입 평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아울러 무역협회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꾸준한 수출 확대와 무역흑자 기반 조성을 위해선 단기적으로 에너지 과소비 구조, 노동 경직성 등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론 규제 혁파와 신산업 육성,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 개혁 등을 통해 강한 수출 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6대 목표로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역차별 철폐 △수출산업 기반 강화 △해외 판로개척 지원 △과다 수입 유발 각종 정책·제도 개선 △기후변화·통상대응 강화 등을 설정했다. 20대 정책과제로는 주52시간제 보완, 파견·대체 근로 허용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 확보, 제조업 외국인 인력수급제도 개선, 수도권 입지 규제 개선, 안전운임제 보완, 투자세액공제제도 개선 등 국내 수출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제시했다. 또 기존과 중복되거나 과잉된 기업규제나 신산업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창출, 수출기업의 디지털 전환(DX) 촉진, 낮은 전기요금 보완, 전기차 보급목표제 개선 등 수입을 유발하는 제도와 정책의 개선을 제언하기도 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올해 무역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차질과 러·우 사태 등 단기 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단기 요인 해소가 실물경제 정상화로 이어지는 데까지 약 10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수출기업들에 대한 대출 상환연장, 신용보증 확대, 저금리 적용 등 금융기관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돌아온 강(强)달러…10월 랠리 기대 쏙 들어간 비트코인 (영상)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통화긴축 우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영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 혼란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한풀 꺾였던 달러화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달러화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비트코인도 역사적으로 가장 강했던 10~11월 상승랠리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달러화의 힘이 빠지지 않는 한 비트코인의 의미있는 반등도 수월치 않다고 보고 있다. 17일 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45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0.3% 정도 상승한 1만919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말 내내 1만9000달러를 지지선으로 삼고 지리한 공방만 벌였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2위 코인인 이더리움 가격도 1300달러선을 간신히 회복하고서도 안착하지 못한 채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이에 가상자산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9215억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주요 교역 상대 6개국 통화를 바스켓으로 해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통화긴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한 뒤로 9월에 20년 만에 최고치인 114선을 훌쩍 넘었다. 그러다 9월 중순부터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기대와 향후 경기 둔화 우려로 연준이 통화긴축을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달러인덱스는 110선까지 내려왔지만, 이후 월가 예상을 뛰어 넘는 고용지표와 물가지표에 달러값도 다시 뛰었다. 현재 달러인덱스는 113선을 넘어 9월28일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문제는 달러화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던 비트코인이 아직까지 이런 역(逆)상관관계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비트코인과 달러인덱스는 -0.6 안팎의 비교적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석 달 간 달러인덱스 추이이런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를 막을 막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만큼 앞으로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미 달러인덱스를 산출하는 바스켓 통화 중 가장 높은 58% 가까운 비중이 유로화이고, 그 뒤를 이어 일본 엔화(13.6%)와 영국 파운드화(11.9%)다. 즉, 유로와 엔, 파운드 등 3개국 통화 가치가 사실상 달러인덱스 방향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유로화는 당분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은 11월과 12월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속적으로 75bp 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는데, 유럽중앙은행(ECB) 행보는 더딘 편이다. 그나마 지난주말 피터 카지미르 ECB 정책위원이 “우리도 10월에 75bp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유로화는 움직임이 없었다. 더구나 날씨가 다시 쌀쌀해지면서 에너지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유로존에서는 벌써부터 경기는 침체로 들어섰는데 물가는 잡히지 않아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1유로에 0.96달러 수준인 유로 환율이 조만간 또 다시 역사상 최저인 0.86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씨티그룹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씨티그룹은 “달러화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도 했다. 파운드화도 마찬가지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일부 감세안을 유턴하면서 시장 불안을 달래기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고 영란은행(BOE)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파운드화가 추락하고 국채금리가 뛰는 상황이 계속되는 지라 언제든 국채 매입을 재개해야할 수 있다. 일본 엔화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엔화가 달러대비 150엔 돌파를 눈 앞에 두면서 32년 만에 최저치에 이르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중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인 UBP의 키어 볼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들어 투기적 거래자들이 달러 강세에 대한 베팅을 적극 늘리고 있는 만큼 달러화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면서 “이는 각 국에서의 통화긴축, 영국에서의 불안,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등 정치적 이슈들까지 결합돼 달러 강세를 점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찰리 모리스 바이트트리 에셋매니지먼트 CIO 역시 “최근 상관계수가 낮아지긴 했지만 비트코인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간의 연관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연준의 향후 행보와 그에 따른 달러화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가치가 1985년 이후 가장 강한데다 연준도 역사적인 통화긴축을 하고 있는 만큼 연준이 어느 순간 긴축을 늦추면 달러값이 떨어지고, 비트코인과 금값이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달러화 방향성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 MSI "쇼박스 투자 무산은 신주 가격 이견때문"…법적 공방일듯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국 투자회사인 MCG(Maum Capital Group)의 한국 투자 자회사인 MSI(Maum Studio Inc)의 오리온그룹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에 대한 1300억 원 규모 투자 무산을 두고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투자 무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쇼박스와 MSI가 서로 다른 입장이다.투자 무산의 이유는 신주 가격에 대한 이견인데, 쇼박스와 MSI가 서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MSI는 MCG의 자회사로, MCG는 LS가 장손 구본웅 대표가 주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투자회사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 자산가들이 주주다. MSI는 17일 이데일리에 이번 투자 무산에 대해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양질의 미국 투자자본의 국내유입 및 K-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해 보려던 MSI의 시도가 ㈜쇼박스와의 신주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좌초됐다”고 밝혔다.이어 “쇼박스 측의 협상태도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미국 자본의 지속적 유입을 통해 K-콘텐츠의 위상 및 기업가치의 제고와 소액주주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지향하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누구에게 책임있나…서로 다른 입장 쇼박스는 미국 투자사인 MCG가 정해진 기간(9월 30일)에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쇼박스 관계자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납입기일 내 증자대금 미납입 및 이행여부 확인 요구 미회신으로 인해 이사회결의를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더벨은 또, 대금 납입일(6월 30일)까지 MCG 측이 약속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미 증시 하락에 따른 대금 마련의 어려움때문일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쇼박스는 MCG의 2달 납입일 연장 요구까지 받아들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8월 31일 납입 마감일이 다가오자 MCG는 추가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쇼박스는 한 차례 더 마감일을 늦추는 대신 기간을 1달로 줄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예정일인 9월 30일이 다가오자, MCG측은 기존과 다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MCG측이 약속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상증자 규모 축소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MCG의 자회사인 MSI측은 이데일리에 쇼박스 책임을 언급했다. 쇼박스에 공정위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된 뒤, 구체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계획 등 비전과 경영전략에 대하여 서면 질의를 했지만, 쇼박스는 답하지 않다가 계약 파기 전날 형식적 답변을 보내오는 등 신뢰를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MSI 관계자는 “공정위 인·허가절차 지연을 도외시하고 MSI의 의도적 납입 지연, 불이행 등으로 언급하는 부분은 사실 왜곡이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경제의 부정적 외생변수가 발생하고, 영화 ‘비상선언’의 흥행참패 등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등 사정변경이 발생해 쇼박스의 주가가 급격하게 추락한 사정도 있다”고 전했다. 또 “납입 예정일인 9월 30일경 가 3,465원, 신주 발행가액(5,277원) 대비 34% 하락으로 최조 기준주가 총액보다 약 452억원의 차액 발생했으나, 쇼박스의 상거래 관행과 상호 신뢰를 무시한 신주 가격을 주장했다”고 밝혔다.법적 공방 불가피이번 1300억 원 투자 무산에 따라 양측간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MSI 측은 “최근 주가 대비 1.6배 이상으로 책정된 구주가격(주당 5,700원)은 유지하고 신주 인수가격만을 조정하자고 협의를 요청했지만, 쇼박스는 본래의 기준가격만을 고수했다. 제반 후속 조치는 법규가 정하는 바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쇼박스 측은 투자 무산의 이유로 MCG측의 증자 대금 미납입을 거론하면서 계약 무산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역대급 매출` 발표 앞둔 테슬라, 과속방지턱 넘어설까 (영상)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TSLA)가 이번주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이후엔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와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중국 판매 부진 등으로 고전해왔던 테슬라의 비즈니스가 본격화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의 기대도 높다. 지난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미국 종목이 테슬라와 테슬라 주가의 1.5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테슬라 불 1.5배 상장지수펀드(ETF)`였을 정도다. 일단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03달러, 매출액이 223억달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PS는 2분기의 0.76달러에 비해 35.5%나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전년동월대비 62% 증가, 전기대비 32% 증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평균 판매가격은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4% 상승한 것을 넘어 “훨씬 더 큰 폭으로 뛸 것”이라는 게 월가 전망이다. 실제 테슬라는 앞선 6월에 `모델Y` 가격을 3000달러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모델X`와 `모델S`는 더 큰 폭으로 올린 바 있어 그 결실이 3분기 판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총마진도 2분기 27.9%에서 3분기 32.9%로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테슬라의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에선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둔화보다는 최근 물류난으로 인한 차량 인도 지연이 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모델Y`는 차량 주문부터 인도까지 최장 6개월 대기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앞서 테슬라가 발표했던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34만3830만대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2%, 전기대비 35% 각각 늘어난 분기 최대치였지만, 월가가 전망했던 35만4950대에는 못 미쳐 주가에 악재가 됐었다. 당시 회사 측은 “(전기차)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물류 용량이 몰리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차량을 운송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내부 문건을 입수해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올 4분기부터 내년까지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를 크게 높여 잡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생산량을 늘리는 것인데, 이렇게 생산된 전기차를 제 때 인도하지 못하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 테슬라 분기별 차량 인도량이와 관련, 최근 웨드부시증권은 테슬라가 처한 이 같은 물류난을 “단기적인 (주가) 과속방지턱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주가나 인도량에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인 만큼, 4분기 전기차 인도량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가 낮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월가에서는 테슬라는 두고 `단기적인 수요 둔화 악재, 중장기적인 정책 수혜`라는 이분법적 관점에서 주로 보고 있다. 최근 콜린 랜건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해 “시장금리 상승이 실적에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280달러에서 230달러로 낮춰 잡았다. 물론 이 목표주가도 현 주가대비 12.2%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긴 하다. 그는 “내년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거시경제 환경이나 금리 상승은 악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에너지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유럽에서는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만약 소비자들이 소비 지출에 부담을 느낀다면 6만달러에 이르는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늦출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달러화 강세로 인해 평균 판매단가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봤다.테슬라가 내부적으로 목표로 하는 분기별 전기차 생산량다만 그 역시도 장기적으로는 테슬라가 IRA 수혜로 인해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그는 2023~2026년 테슬라의 EPS 추정치를 최대 33%씩 상향 조정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내후년 2024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13.5%에 이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테슬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12.5%보다 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또 2025년에는 그 비중이 처음으로 20%에 이를 것이고, 2030년에는 50%, 2040년에는 85%에 이를 것으로 점쳤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뒤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봤다. 이 법에서는 전기차 신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7500달러에 이르는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특히 IRA에서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되 배터리 부품 중 상당 부분을 역시 북미에서 조달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이 같은 세금 혜택을 준다. 골드만삭스는 “이처럼 까다로운 세액공제 요건을 감안할 때 미국 내에서 자동차와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론적으로 테슬라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만큼 미국 내 전기차 판매 가격이 인상되는 셈”이라며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에 세액공제 혜택을 이익을 챙길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 테슬라가 비용 절감을 통해 전기차 가격을 오히려 더 낮추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2024년 전 세계에서 2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점쳤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227만5000대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에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305달러로 잡았다. 이는 현 주가대비 4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또 하나 기대할 대목은 잠재적인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다. 지난 주말 퓨처펀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월가 자산운용사 FFND의 게리 블랙 공동 창업주는 최근 테슬라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테슬라가 늘어나고 있는 잉여현금흐름(FCF) 중 일부를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해달라”고 요구했다.서한에서 블랙 창업주는 현재 테슬라 주가가 무자비할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자사주 매입에 나서야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테슬라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테슬라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을 ‘BBB’로 받으면서 종전 투기등급을 벗어나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라선 만큼 자금을 차입하는 비용이 낮아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제 투자적격등급이 된 만큼 최소 100억달러(원화 약 14조4250억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해 향후 수년 간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권고했다.이에 따라 19일 3분기 실적 발표와 이후 컨퍼런스콜에서도 기관투자가들의 자사주 매입 요청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증시에서 성장기업들은 가급적 자사주 매입을 꺼리는 경향성이 높다.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을 추가적인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다만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테슬라는 앞으로 3년 간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25%씩 늘어나면서 약 55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FCF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CF 규모가 워낙 큰데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미 단행됐던 만큼 자사주 매입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반면 론 배런 배런캐피탈 최고경영자(CEO)처럼 자사주 매입보다는 신규 생산시설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배런 CEO는 “현재 테슬라는 70억달러 정도를 들여 생산시설을 만들면 연간 150억달러씩의 현금을 벌어들인다”며 “공장을 짓고 생산을 늘리는데 따른 내부수익률이 100%에 가까운 만큼 가능한 한 빨리 FCF를 활용해 전기차 생산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