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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은 온통 푸르구나, 눈물 나게 푸르구나"
  • "이 새벽은 온통 푸르구나, 눈물 나게 푸르구나"
  • 작가 강승희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에 건 ‘새벽’ 연작 사이에 섰다. 100호 규모의 유화 ‘새벽-22158’(2021·왼쪽)과 ‘새벽-22159’(2021)는 모두 바다 위에서 제주의 바다, 제주의 산을 바라본 것이다. 여느 작가들의 제주그림에선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이 전경은 작가가 40년 화업을 통해 지켜냈던 그날, 1980년 6월 ‘여름 오전 5시 30분’, 페리에서 봤던 그 장면이 모티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980년 6월. 그 ‘새벽’은 바다 위에서 봤다. 짓눌린 푸름이 삐져나올 듯한 그 새벽은 바다와 밀착한 육지, 육지와 맞닿은 산세와 뒤엉켜 있었다. 경계가 없는 푸름, 한계가 없는 새벽. 그 장면을 오롯이 지켜봤던 그이는, 비행기 편히 탈 형편도 못 되는 학생이라, 밤새워 페리호를 타고 어두운 바닷길을 가르며 귀향하던 길이었다. 계엄령에, 휴교령에 온통 뒤죽박죽인 세상풍경에 있는 대로 마음을 할퀸 스무 살 청년은 심란한 사정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저 새벽, 그 푸름과 맞닥뜨린 건데. “이 새벽은 온통 푸르구나, 눈물 나게 푸르구나.”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날의 시간, 그 시간의 색이 작가의 뒤통수를 이처럼 오래도록 잡아당기게 될 줄은. “난 80학번이다. 1980년 봄, 당시 정세야 다들 알고 있는 일이고, 대학 1학년 첫 학기를 어찌 보냈는지도 모르게 쫓기듯 제주집으로 향하던 배 위였다. 그때 본 착잡함이 섞인 충격적인 장면이 평생을 따라다녔다. 지금 다시 간다고 해도 같은 걸 보진 못할 텐데.” 강승희의 ‘새벽-22157’(2021·112.1×162.2㎝). 작가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누구나 그릴 수 없는 ‘새벽’을 그린다. 푸른색도 한 가지만이 아니라서 “여러 가지 색을 혼합해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섞어낸다”고 했다(사진=노화랑).바다에서 바라본 푸름뿐인 새벽은 묵직한 한라산의 산세로 윤곽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산이 가슴 벌려 품은 항구도 꿈틀대기 시작했고. 이후 그 정경은 세상에 여러 차례 나왔다. 숱하게 내놨지만 작가는 기어이 신작으로 또 한 점을 보탰는데. 100호(162.2×130.3㎝) 크기의 유화 ‘새벽-22158’(2021)이다. 제주의 바다를, 제주의 산을 그린 작가가 어디 한둘이겠나. 하지만 바다 위에서 제주의 바다를, 제주의 산을 바라보고 그린 작가는 그이가 유일할 거다. 작가 강승희(61·추계예술대 교수) 말이다. ◇처음 되돌려 7년째…캔버스·물감으로 다시 그린 ‘새벽’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에 펼친 ‘강승희 유화전’. 30여점을 건 화랑의 풍경은 온통 푸르렀다. 화업 40년간 줄창 한길로만 걸었다는 작품 ‘새벽’ 연작이 줄지어 붙들거나 멈춰세운 시간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 역시 그 ‘새벽’으로 운을 뗐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겨울에는 겨울대로 새벽의 맛이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지만 공기, 여백, 여운, 그 푸른빛도 다르고. 거기에 빠져 지금껏 온 듯하다. 최초의 발상은 ‘여름 오전 5시 30분’이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 전경. 이번 전시에는 유독 고향인 제주의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작가는 “지난해 회갑을 지내고 나니 자꾸 고향 쪽으로 기울더라”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여름 오전 5시 30분’은 그해 그 새벽을 말하는 거다. 바로 그날부터 딱 하나만 보고 왔다는 얘기다. 사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유심히 볼 건 그보다 더 귀한 ‘전시명’이다. 다른 작가들처럼 화려한 타이틀도 생략하고 그저 ‘유화전’인 이유 말이다. 말 그대로 작가의 화업을 가름할 중요한 분기점을 암시하는데. 맞다. 강 작가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한 번쯤 보거나 들었던 그이다. ‘동판화가 강승희’ 말이다. ‘일도 힘든데 돈도 안 된다’며 남들은 저만치 미뤄둔 그 작업에 뛰어들어 ‘획을 그어’냈더랬다. 국립현대미술관도 모자라 영국 대영박물관, 중국 중경미술관 등이 기꺼이 작품을 소장한 데 더해, 1991년 ‘제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같은 해 일본 ‘와카야마국제판화비엔날레’ 2등, 2000년 중국 ‘제1회 칭타오국제판화비엔날레’ 동상을 거머쥐는 등 온갖 상도 휩쓸었다. 작가로서만도 아니다. 27년 동안 대학에서 후학까지 양성하면서 말이다. 강승희의 ‘새벽-21915’(2019·80.3×116.8㎝). 산등성이를 가르는 숲 사이에 난 외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어느 날 새벽은 밝아오는 하늘보다 강렬하게 한 줄기 빛처럼 깨어났다(사진=노화랑).한 번 봤다면 누구라도 유혹에 빠뜨렸던 작가의 강력한 무기는 딱딱한 동판에 흘린 부드러운 수묵기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작업이라 해도 될 동판 위 날카로운 바늘의 긁힘으로 은근하게 먹이 번지는 듯한 화면을 빚어낼 줄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랬던 그이가 뭐가 아쉬워 좋은 작품에 빛나는 명성까지 다 내려놓고 새삼 붓을 잡았을까. “문득 한계가 느껴졌다. 아직도 못 다 표현한 새벽은 여전히 푸른데, 몸에 이상신호가 생긴 게 가장 컸다. 동판화 작업은 판을 부식시키는 과정에서 가스가 생긴다. 아무리 철저히 차단한다고 해도 그때 생기는 화공약품을 들이마실 수밖에 없는데, 그게 치명적이었던 것 같다.” 이제 다 접어야 하는 건가로 고민하던 그즈음 떠올린 것도 ‘여름 오전 5시 30분’이었나 보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했단다. 사실 작가는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판화에 매료돼 ‘내 길로 삼자’ 한 건 4학년 때였다는데, 정규과정에도 없던 판화를 독학하다시피 개척해왔던 터였다. 그 먼 길을 돌아, 작가는 다시 붓을 쥐고 캔버스와 유화물감 앞으로 돌아왔던 거다. 7년 전 일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 전경. ‘새벽-21224’(2021×80.3×116.8·왼쪽)와 ‘새벽-21217’(2021·116.8×72.7㎝). 숲 사이에 외롭게 난 길, 잎을 다 잃은 가지뿐인 앙상한 나무, 어느 날 새벽은 거기서부터 열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40년간 깨어있던 ‘새벽’…“유화로 가는 실험은 계속한다” 그런데 영 녹록지 않았단다. 정서는 그대로인데, 새벽과 푸름은 바로 저기 있는데, 도무지 동판화에 나왔던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는 거다. 왜 아니겠나. 오른손잡이가 왼손에 붓을 쥔 듯하지 않았겠는가. 이후로 치열한 사투가 시작됐다. “회화도구라는 게 만만치 않더라. 붓그림으로 따지자면 엄청한 작가들이 해온 걸 당장 따라잡을 수도 없고. 죽어라고 실험에만 매달렸다. 뭐든 다른 것을 찾아내려고.” 결국 그 답은 판화에서 찾아냈다. 스크래퍼와 바늘, 면망사 등 동판화 도구를 유화제작에 들인 건데. “스크래퍼는 물감을 벗겨내기 쉽다. 바늘로는 정교한 질감을 내고. 면망사는 붓으로 칠한 물감을 문질러 고운 분위기를 낸다.” 그렇게 ‘나 죽지 않았다’는 듯, 고요함 속에서 꿈틀대는 정중동의 화면은, 작가가 유화를 향해 새롭게 불을 붙인 욕망과 다를 게 없었다. 숱하게 밤을 새웠고 새벽이 오는 것을 지켜봤다. “유화는 표현이 자유롭다. 욕구만큼 치고 나갈 수도 있고. 작은 화면(판화)에만 매달려야 했던 한도 풀었다. 100호 이상 캔버스를 대하니 확 터지는 듯하더라.” 작가 강승희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강승희 유화전’에 건 ‘새벽’ 연작 한 점 옆에 섰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살이 먼저 알아챈 새벽 풍경. 이번 전시에 작가는 푸른색 중 보랏빛이 도드라진 작품을 여러 점 냈다. 유화를 그리면서 실험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 작가가 시도한 ‘색의 실험’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새 유화로만 두 번째 개인전이다. 여전히 그이는 기법을 실험하고 색을 실험한다. 2년 전 개인전에서 많이 썼던 블랙을 좀 거둬내고 그 자리에 블루를 더 들였다. 예전보다 고향인 제주에 한 발짝 다가선 것도 차이라면 차이다. “유화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 한다. 실험이 곧 작품이고, 죽을 때까지 실험을 할 거라고.” 하늘과 땅이 밀착한 저 아래부터 어둠이 깨지는 때, 그 순간에 나서봤다면 안다. 어떤 것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첫새벽은 말이다. 그저 밤을 버티면 저절로 오는 시간이 아닌 거다. “눈물겹게 얻어낸 서정성”이라 한 작가에게는 유화란 게 그 새벽이 아니었을까. 전시는 27일까지.
2021.11.16 I 오현주 기자
"이소선 여사는 이미 무죄"…전태일 열사 모친 '명예회복' 첫걸음
  • "이소선 여사는 이미 무죄"…전태일 열사 모친 '명예회복' 첫걸음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어머니의 명예가 회복되고,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모든 노동자의 아픔을 잊지 않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전태일 열사(1948~1970)의 첫째 동생 전태삼(71)씨는 9일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가 1980년 계엄포고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의 재심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오늘 재판을 통해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나라, 민주주의 살아 있는 나라를 위해 힘썼던 청계피복노조 조합원들의 피해 호소와 눈물, 고난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사진=전태일 재단)◇“정당행위”…41년 만에 열린 명예회복의 길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홍순욱 부장판사 심리로 1980년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이 여사의 재심 첫 공판이 41년 만에 열렸다. 전태일 열사는 22살의 나이에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말라’며 비참한 노동 현실을 알렸다.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달라’는 아들의 유언을 계기로 어머니 이 여사는 민주화 운동에 나서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불렸다. 이 여사는 1980년 5월 계엄 당국의 허가 없이 시국 성토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12월 6일 계엄포고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재심은 검찰의 직권 청구로 이뤄지게 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인선 부장검사)는 1979년 12·12 군사반란 이후 신군부가 1980년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저지른 행위가 헌정질서파괴 범죄에 해당하고, 반대로 이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정당행위여서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지난 4월 이 여사를 포함해 5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북부지법은 지난달 23일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 또는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재심을 결정했다.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재심청구 사유를 밝히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그 행위의 시기, 동기, 목적, 대상, 사용수단, 결과 등에 비춰볼 때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심사유가 인정됨에도 재심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이유 등으로 피고인에 대한 재심이 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저히 정의에 반한다고 판단돼 형사소송법 제424조 제1호에 근거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검사가 직접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이 여사에 대한 범죄사실 요지에 따르면 당시 계엄포고에 의해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 여사는 당국의 허가 없이 집회를 진행, 불법집회로 간주한 것이다. 실제 이 여사는 1980년 5월 4일 오후 9시30분께 고려대 도서관에서 등교생 약 500여명의 시국 성토 농성에 참석해 청계피복 노조의 결성경위, 노동자달의 비참한 생활상 등에 관한 연설을 했다. 또 그는 며칠 뒤 5월 9일 오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총회관에서 금속노조원 약 600여명과 합세해 ‘노동 3권 보장하라, 민정 이양하라, 동일방직 해고 근로자 복직시켜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재판부는 이날 검찰과 변호인 측에 당시 이 여사가 유죄 판결을 확정했던 판결문 이외에도 어떠한 경위로 시국 성토 농성에서 연설하게 됐는지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또 이날 재판에서 전씨의 발언 중 이 여사의 연설과 관련한 진술을 자료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전태일 열사의 첫째 동생인 전태삼(71)씨가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에 대한 재심이 열린 9일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전태일(全泰壹) 이름이 적힌 바보회 명함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전두환, 사죄하고 뉘우쳐야”재판 이후 법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전씨는 ‘전태일(全泰壹)’ 이름이 적힌 ‘바보회’ 명함을 들어 보이며, “노동자들이 평화시장에서 점심도 먹지 못하고 일하고 막차 시간에 맞춰 퇴근했다”며 “청춘과 젊음을 묻었던 그러한 날들이 재판을 계기로 말끔히 청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특히 전씨는 “전두환이 정말 5·18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날이 오길 바라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뉘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전씨는 이날 재판이 열린 장소와 날짜의 의미도 강조했다. 도봉산 아래 북부지법 자리는 예전에는 국군창동병원 부지였으며, 그전에는 전씨 가족이 판자를 깔고 살던 곳이었다는 것. 이어 44년 전인 1977년, 전 열사 분신 이후 이 여사와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이 결성한 청계피복노조의 노동교실 사수투쟁이 열린 날이라고 설명했다.전태일 재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역사의 법정에서 어머니는 이미 무죄”라고 밝혔다. 재단은 “올해는 어머니 돌아가신 지 10주년이 되는 해 비로소 재심이 이뤄졌다”며 “우리는 이번 재판이 어머니 한 분에 그치지 않고 개발독재 과정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모든 노동자·학생·시민의 재심이 이루어져 확실한 명예 회복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14일 오전 11시 20분 열릴 예정이다.전태일(全泰壹) 이름이 적힌 바보회 명함. 전태삼씨는 41년 만에 재심을 결정한 서울북부지검에 형 전태일의 바보회 명함을 액자로 만들어 지난 4월 22일 전달했다.(자료=전태삼)
2021.09.09 I 이소현 기자
朴정부 '靑계엄령 검토 문건' 비공개 적법 판결…法 "국가안보 관련"
  • 朴정부 '靑계엄령 검토 문건' 비공개 적법 판결…法 "국가안보 관련"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청와대의 계엄령 선포 검토 정황이 담긴 문건의 비공개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는 군인권센터가 군사안보지원사령관(구 국군기무사령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재판부는 “기무사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을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보고하기 위해 수집·작성한 정보는 정보공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앞서 군인권센터는 계엄령 문건 작성 지시 과정에 박근혜정부 인사들이 개입됐다며 당시 기무사 상황보고 문서 11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들 문건은 2016년 11월부터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12월 9일까지 기무사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방부 장관 등에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정보공개를 거부하자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재판부는 군인권센터가 공개를 요구한 11개 문건 중 △탄핵안 가결 시 군 조치사항 검토 △현 상황 관련 기무사 활동 계획 △최근 군부 동정 △현 상황 관련 보고서(경찰력 지원건) 등 8건은 국가 안전보장과 관련돼 있어 비공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주요 보수단체 활동상황 등을 담은 나머지 3개 문건에 대해선 국가안보나 기무사 업무 등과 무관하다며 공개가 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2021.09.01 I 한광범 기자
중국 조롱 맞받아친 대만 "우리는 민주국가…韓·日도 우리 지지"
  • 중국 조롱 맞받아친 대만 "우리는 민주국가…韓·日도 우리 지지"
  •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탈레반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전투기에 탑승한 모습(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사태를 두고 중국이 “미국에 국방을 의존하다가는 아프간처럼 될 것”이라고 조롱하자 대만이 맞받아쳤다. 안정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대만은 아프간과 다르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도 대만의 안정을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쑤성창 대만 총리는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아프간 사태는 나라가 혼란하면 외부의 도움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만인은 이 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침공하자마자 도주한 아프간 대통령처럼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처럼 적이 성문 앞에 있으면 도망갈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쑤 총리는 “대만은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체포당하거나 죽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계에서도 아프간과 대만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홈즈 리아오 국방대 강사는 타이페이타임스에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 아프간 정부는 극도로 부패한 반면 대만은 안정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만의 진짜 위험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이 아닌 “‘위대한 중국에 대한 믿음과 패배주의, 그리고 군 수뇌부의 비전문가주의”라고 꼬집었다. 대만이 민주국가 동맹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안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차오퉁 대만 동투르키스탄 협회 회장은 “미국과 일본, 한국과 EU,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의 전략적 배치를 인정하며 대만 해협에서의 안정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만 내에서도 ‘미국을 믿을 수 있느냐’는 논쟁은 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정치인들 일부가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여당 인민주진보당의 청윤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당은 중국 공산당에 그렇게 여러 번 속고서도 교훈을 못 얻은 것이냐, 아니면 ‘스톡홀름 증후군’인 것이냐”라며 “대만에는 국방을 위한 우리만의 군대가 있고 다른 군대와 협력하며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에서도 무기를 조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최근 아프간 사태가 미래에는 대만의 일이 될 수 있다며 협박성 주장을 쏟아냈다. 미국의 보호에 가장 의존하는 지역인 대만에서 미국이 손을 떼면 국방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대만 독립분자들은 똑똑히 보아라”라며 “어제는 사이공, 오늘은 카불, 내일은 타이베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동맹을 버리고 떠난 미국을 조롱하며 대만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 경고한 것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과 국경을 접한 아프간의 지정학적 가치가 대만보다 결코 낮지 않지만 미국이 철군을 강행한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있어 대만은 무기를 팔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동맹에 불과하다고도 환구시보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대만과 미국을 조롱하기 위해 이 대참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1.08.18 I 김보겸 기자
전광훈黨 "방역 아닌 '코로나 계엄령'"…애먼 시민들만 발 묶여
  • 전광훈黨 "방역 아닌 '코로나 계엄령'"…애먼 시민들만 발 묶여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합법적인 ‘산책’이다! 이게 방역과 무슨 상관이냐!”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의 자유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광복절 황금연휴 둘째날인 1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방역당국의 집회금지 조치에도 기자회견을 잇따라 개최하면서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거센 충돌이 빚어졌다. 서울 종로·광화문 일대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8·15 1000만 국민 걷기운동’을 이어가는 당원들과 경찰 간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국민혁명당이 ‘8·15 광복절 기념 국민걷기운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국민혁명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8·15 광복절 기념 국민 걷기운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통행을 막자 급하게 당주동 새문안교회 앞으로 장소를 바꿨다. 전 목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국민혁명당 측은 “광복절 도심 봉쇄·통행차단 등 불법행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김창룡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오는 17일 국가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어 단체 관계자는 “국민혁명당은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며 “집회·시위도 안 하고 자발적으로 국민들이 모여서 산책했을 뿐 전혀 위법사항이 없었다”며 합법적인 ‘걷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문수정 국민혁명당 변호사는 “우리가 살인·방화·약탈이라도 했냐”라면서 “평화적으로 기자회견하고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걷기’, ‘산책’을 했는데 지금 최소 164명의 경찰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오후 4시에는 종로4가 사거리 효성주얼리시티 상가 앞으로 장소를 옮겨 발언을 이어갔다. 이동호 국민혁명당 사무총장은 “(정부는) 전광훈 대표와 광화문 광장으로 나온 애국 시민들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주범이 될 거라고 협박한다”며 “광화문 일대를 차벽으로 철벽처럼 막았지만 굴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계엄’이라는 성은 뿌리에서부터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매주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 자유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것을 알렸다.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성주얼리시티 인근에서 ‘1인 걷기 운동’ 참가자들이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당 관계자들이 회견문을 낭독하는 과정에서도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 충돌은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당신이 무슨 권리로 막냐. 통행의 자유가 있다. 절대 굴복하지 말자”라며, 경찰에게 “손대지 말라. 계속 손대면 폭행”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밀집하지 말고 신속히 귀가해달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한 곳에서 구호를 제창하면 안 된다”고 경고방송을 재차 이어갔지만 양쪽의 갈등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특히 종로4가 사거리에서 경찰과 충돌이 거세지자 일부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은 경찰에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나”, “왜 통행을 막아놓은 것이냐”, “왜 우리만 이렇게 빙빙 돌아가야 하냐”며 불만을 내비쳤다.경찰은 이날 진행된 모든 집회·시위를 ‘변형된 1인 시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최대 186개 부대와 가용 장비를 동원하고 시계와 한강 교량, 도심 등 81개소에 임시검문소를 운영했다. 경찰은 “여러 단체가 추진하는 집회·행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방역 기준을 위반하는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2021.08.15 I 김대연 기자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 야권 퇴진 요구 받아와…배후는 누구
  • 암살당한 아이티 대통령, 야권 퇴진 요구 받아와…배후는 누구
  •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통령 사저에서 괴한 총격에 사망했다(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 암살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이 국민과 야권으로부터 퇴진을 요구받아왔다는 점에서 정국 혼란과 관련한 암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부터 아이티를 이끌어왔다.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섬 서쪽에 위치한 아이티는 인구가 1100만명에 불과하며 빈곤율은 60%에 달하는 극빈국이다. 통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미 아이티 국민들은 부패 스캔들과 경제위기 심화, 치안 악화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모이즈 대통령은 야당과도 끊임없이 대립했다. 2015~2016년 대선 혼란 탓에 모이즈 대통령이 예정보다 1년 늦은 2017년 2월 취임한 것을 두고 야권은 전임자 임기가 끝난 2016년 2월부터 그의 임기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야당은 모이즈 대통령에게 올 2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사임하라고 촉구해왔다. 모이즈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2월 7일 대법관 등 야권 인사들이 자신을 죽이고 정권을 전복하려 한다며 이들을 무더기로 체포하면서다. 당시 국제사회는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이나 쿠데타 시도의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서 경찰과 포렌식 전문가가 총격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사진=AFP)아직까지 모이즈 대통령 암살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이 영어와 스페인어 등, 아이티 공용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외국 용병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암살은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에 의해 저질러진 잘 짜여진 공격”이라고 말했다. 범행 현장에서는 괴한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했지만 미 국무부가 즉각 부인했다. 사건 당시 찍힌 영상에서 누군가가 미국 억양의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 직후 아이티는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하고 군과 경찰 통제를 강화했다. 아이티와 국경을 마주한 이웃 도미니카공화국도 모이즈 대통령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곧바로 육로 국경을 폐쇄했다.아이티 대통령 암살 직후 전역에 계엄령이 내려졌다(사진=AFP)
2021.07.08 I 김보겸 기자
전두환, 12·12사태 후 美대사 만나 "정치적 야심 없다"
  • 전두환, 12·12사태 후 美대사 만나 "정치적 야심 없다"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2·12 군사반란을 주도했을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본인은 정치적 야심이 없으며 최규하 대통령의 정치 발전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던 것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외교부는 6일 미국 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미국 측 문서 사본 21건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21건 문서 가운데는 12·12 사태 발생 사흘 후인 1979년 12월 15일 전 사령관이 월리엄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와의 면담에서 “12·12사태는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사건 수사과정에서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의 조사 필요성이 요청돼 체포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군사 쿠데타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군부대 동원은 적법한 명령에 대한 정 총장 측의 저항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정 총장을 체포하려고 했으나, 이를 대통령이 거절하여 승인 없이 정 총장을 체포했다”고 언급했다.신군부 핵심 세력이자 미국통인 김윤호 소장(1군 사령관) 역시 1980년 1월 26일 글라이스틴 대사와 만나 12·12사태의 불가피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는 고질적인 부패, 비전문성 등으로 오염된 군 조직을 쇄신할 기회가 됐다고 주장했다.이후 미국은 한국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놓고 분주하게 동향을 탐색했다. 1980년 1월 10일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규하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정치발전과 사회 안정을 바란다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리차드 홀부르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는 같은 달 17일 최 대통령과 김영삼 신민당 총재, 김종필 공화당 총재 등과 연달아 통화하고 정국 구상을 물어봤다.이 과정에서 김종필 총재가 비록 정부 내에는 김대중의 복권에 대한 강한 반대 기류가 있지만, 자신은 그의 복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눈길을 끈다. 그는 또 현재의 계엄령이 가능한 빨리 해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981년 봄 선거를 언급하기도 했다.당시만 하더라도 12·12사태에도 불구하고 박정희시대의 막이 내렸다는데 더 큰 의미가 부여되며 ‘서울의 봄’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김종필 총재뿐만 아니라 김영삼 총재 역시 그해 신년사를 통해 개헌을 통한 신속한 정권 이양을 주장했다. 최 대통령은 홀부르크 차관보와의 통화 다음날인 1월 18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해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개헌 움직임은 없었고 5·17 쿠데타로 서울의 봄은 좌절됐다. 이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촉발시켰는데, 사실상 미국정부가 실권은 군부가 잡고 있다는 판단하에 군부의 무력진압을 묵인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이번 문서 공개를 통해 재확인됐다. 1980년 5월 26일 최광수 대통령 비서실장이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대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계엄군 투입 결정을 알리며 이는 사전 통보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07.07 I 정다슬 기자
김종필, 12·12사태 직후 美에 "김대중 복권 지지"
  • 김종필, 12·12사태 직후 美에 "김대중 복권 지지"
  • 1999년 7월 29일 윌리엄 코헨 국방부 장관 방한 당시 김종필 총리의 모습. (사진=DoD photo by Helene C. Stikkel)[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2·12 군사반란 직후 김종필 당시 공화당 총재가 미국측에 자신은 김대중의 복권을 지지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외교부는 6일 미국 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미국 측 문서 사본 21건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21건 문서 가운데에는 1980년 1월 17일 김종필과 리차드 홀부르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와 통화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종필은 홀부르크 차관보에게 비록 정부 내에는 최규하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의 복권에 대한 강한 반대 기류가 있지만, 자신은 그의 복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계엄령이 가능한 빨리 해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최규하 대통령과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김종필은 최근 북한이 남한의 주요인사 12명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회신을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편지를 보낸 12명에는 김종필 자신을 포함해 신현확 국무총리, 정일권 당시 전 총리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김종필은 북에서 온 편지, 사회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경제적 문제, 그리고 청년들이 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은 북한이 상황을 냉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개헌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1981년 봄 선거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12·12사태에도 박정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개헌을 통해 ‘서울의 봄’을 준비하자는 구상을 미 측에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1월 1일 김 총재는 개헌을 서둘러 1981년 초에는 정권 인수인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신년사를 발표한 바 있다. 홀부르크 차관보는 한국에 대한 미국 헌신을 강조하고 김종필의 정치적 계획과 계엄령 해제, 김대중 복권 등에 대한 지지에 대한 의견이 고무적이라며 사이러스 반스 장관에게 보고하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다만 김종필은 얼마 안 있어 그 해 9월 신군부의 압력으로 정계를 은퇴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2021.07.06 I 정다슬 기자
'불법집회' 책임 묻겠다는 정부에 민주노총 “코로나 계엄령”
  • '불법집회' 책임 묻겠다는 정부에 민주노총 “코로나 계엄령”
  • [이데일리 이소현 조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지난 주말 서울 종로 일대에서 8000여명이 참여한 기습 집회를 놓고 정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립각을 세웠다.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금지한 전국노동자대회를 명백한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을 고발했으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린 경찰은 집회 주최자 등 6명을 입건하고 소환 조사를 예고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집회만 막고 있는 불공평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노동자와의 대화를 외면하고 ‘코로나 계엄령’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종로3가역 일대에서 열린 ‘7·3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관들이 대치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경찰 본격 수사…불법집회 주최자 등 6명에 출석 요구경찰은 민주노총이 주도한 전국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수사를 받는 주최자 등 6명에 대해 출석 요구를 했다고 5일 밝혔다.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집회 주최자 등 6명을 어제 입건해 곧바로 1차 출석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현장 채증 자료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이들 6명의 혐의를 확인한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경찰은 이들 외에도 12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으며, 총 18명을 우선 수사 대상자로 보고 있다. 집회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현장에서 체포된 참가자 1명은 전날 혜화경찰서에서 조사받은 뒤 석방됐다.앞서 서울청은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 수사와 관련해 수사부장이 본부장을 맡은 52명 규모의 특수본을 편성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울청이 수사본부를 꾸린 것은 지난해 광복절 도심 집회 이후 두 번째다.정부는 민주노총에 유감의 뜻을 밝히며, 전국노동자대회를 명백한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집회 자체가 금지됐는데도 민주노총이 집회를 연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불법”이라며 “상당히 유감이며 향후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현재 민주노총 집회와 관련해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손 반장은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사 결과가 질병관리청으로 들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서울시는 지난 4일 민주노총 집행부와 신원을 알 수 없는 참가자 다수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7.3 전국노동자대회 정부의 대응방침 규탄 입장발표’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민정 기자)◇민노총, “실외 스포츠 관람 허용하면서 왜 집회만 막나”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죽이기, 때리기, 고립시키기 등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집회는 질서 있게 평화적으로 진행했으며 어느 공간보다 혼란스럽지 않았다”며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나온 답이 특수본 설치와 엄정 대응이라니 남은 임기 동안 펼쳐질 행보가 눈에 보인다”고 비판했다.40일이 넘는 기간에 민노총은 노동자대회를 성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정부가 외면했다고 항변했다. 민주노총은 “우리라고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 대해 다른 인식과 입장을 가지지 않는다”면서도 “이를 해결하고 극복하는 정부의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민노총이 5일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과 전국노동자대회 사진을 비교 전시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특히 정부가 실외 스포츠와 콘서트 관람 등을 허용해 놓고 집회는 막고 있다며 ‘코로나 계엄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지지자들이 가득 모인 장면의 사진을 비롯해 에버랜드 물총축제 등 사진과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사진을 비교해 보이면서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윤 전 총장 기자회견 등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왜 같은 야외 행사인데 기준이 달라지는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치사상의 자유와 의사 표현의 자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집회 결사의 자유는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했다.오는 11월 총파업 방침도 재확인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로 명확하게 드러난 불평등, 양극화 체제의 극복과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한 총파업을 힘있게 조직하고 있다”고 했다.
2021.07.05 I 이소현 기자
'오월의 청춘' 오만석, 광기 어린 본성 드러냈다…소름 유발
  • '오월의 청춘' 오만석, 광기 어린 본성 드러냈다…소름 유발
  • ‘오월의 청춘’(사진=KBS)[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오월의 청춘’에서 배우 오만석이 이상이 앞에서 살기 가득한 본성을 드러내며 또 한 번 ‘소름유발자’로 맹활약을 펼쳤다.지난 1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극본 이강, 연출 송민엽, 제작 이야기 사냥꾼)10회 방송에서 황기남(오만석 분)은 비상계엄령 확대로 혼란스럽기만 한 광주에서 끝없이 야망을 쫓아갔다. 서울에서 온 최대령은 광주 출신인 황기남을 은근히 무시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내 한 복판에서 직접 군인들을 진두지휘하며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또한 최대령이 황희태(이도현 분)의 과거는 물론 황희태가 광주에 와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자 “감독관님께서는 저를 감시하러 내려오신 겁니까?”라며 의중을 되물으며 경계하기도. 하지만 서울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황희태가 연락두절 상태에 놓이자 황기남은 극도의 분노를 드러내며 긴장감을 더했다.뿐만 아니라, 황기남은 이수찬(이상이 분)이 상무대에 붙잡혀 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결국 이렇게 도울 상황이 생겼네요. 두 번은 못 도와주니까 조심하고”라며 성가시다는 듯 그를 직접 풀어줬다. 또한 이수찬이 그를 붙잡고 다른 사람들도 풀어달라고 부탁하자 순식간에 멱살을 강하게 잡아채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광기 어린 얼굴로 “헛소리 말고 쥐 죽은 듯 살아라. 네 식구들 죄다 처넣고 싶은 거 참고 있으니까”라며 공포를 안겼다.이처럼 오만석은 야망 실현에 걸림돌이 되는 황희태를 향한 분노가 최대치에 달하자 광기 어린 본성을 드러내는 ‘황기남’을 살벌한 연기력으로 선보이며 극을 흥미를 높이고 있다. ‘오월의 청춘’은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에 KBS2에서 방송된다.
2021.06.02 I 김가영 기자
41년만 공개된 5·18 美측 자료…"최규하는 식물대통령" 평가
  • 41년만 공개된 5·18 美측 자료…"최규하는 식물대통령" 평가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후로 한 미국 국무부 문서가 2일 추가공개됐다. 12·12 군사 반란 이후 미국 정부가 최규하 대통령을 ‘식물대통령’(helpless president)이라고 부른 사실이 삭제되지 않고 실렸다. 또 실세는 이미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이라고 판단하에 접근하면서도 이같은 접근이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에 정당성을 부여할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미국 국무부는 2일 5·18 관련 외교문서 14건, 총 53쪽 분량을 추가공개했다. 1990년대 공개된 문서 중 삭제됐던 부분이 제공된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020년 11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자택에 도착하고 있다. 전씨는 5·18 헬기 사격 목격자를 상대로 한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제공)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주영복 당시 국방장관이 1980년 1월 10일 방한한 래스터 울프 미국 하원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과 만나 “나는 군대에 어떠한 영향력도 없다. 날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내용이 나온다.주영복은 13대 공군참모총장 출신으로 12·12 군사반란 이후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후 그는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진행된 12·12 및 5·18 수사 과정에 적극 협조해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 인사들의 유죄판결을 받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당시 진술 과정에서 자신은 허수아비 장관이라고 고백한 적 있는데 이번 국무부 자료를 통해 이것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매년 개최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을 앞두고 미국이 전두환 측에게 압력을 가한 정황도 나왔다. 국무부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 대사에 6월 SCM을 앞두고 군 내부의 갈등이 지속되고 안정되지 않는 한 SCM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라고 했다. 또 글라이스틴 미국 대사가 3월 전두환과 만난 것에 대해 미국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결국 그 해 SCM는 열리지 않았다. 1970년 5월 17일 전국 계엄령 확대 직후 주한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전보에서는 전두환이 쿠데타 세력의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반드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다. 집단적인 결정구조라고 판단한 셈이다. 최광수 비서실장이 비상계엄 전국 확대 결정이 최 대통령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결정이라고 설명하는 장면도 나온다.우리 정부는 5·17 전국 계엄령 전국 확대에 대한 미국 측의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김경원 주미 대사가 리차드 홀부르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와 만나 이같은 조치가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홀부르크 차관보가 이 사태를 우려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자 김 대사가 매우 당황했다고 기록돼 있다.이외에도 5·18 당시 광주에 거주하는 미국 출신 선교사가 ‘광주항쟁’(KWANGJU RIOT)이라는 이름으로 남긴 기록이 장로교회 선교사인 존 언더우드라는 사실과 1967~1969년에 광주와 목포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한 미국인 리차드 크리스텐슨이 5·18 이후 광주를 방문해 보고 들은 내용을 미국대사관에 보고한 내용도 밝혀졌다.5·18 직전 체포된 김대중에 대한 국제사회의 접근을 한국 정부가 철저하게 막은 사실도 재차 확인됐다. 국제 엠네스티, 국제법학자위원회 등 국제인권단체가 김대중 재판을 참관하려했으나 비자 발급이 거부당하자, 글라이스틴 대사는 1980년 8월 박동진 외무부 장관을 만난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들 단체는 편향된 단체라며 단 두 명의 외국기자에 대해서만 재판 전 과정을 취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설명했다.이번 문서에는 5.18 진상규명의 핵심인 발포 명령의 책임자에 대한 부분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최영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1과장은 “한국에서 광주 진압작전 세워서 계엄사령부가 한·미 연합사령관이 3차례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 24일 상무총정작전이라는 광주진압계획”이라며 “1980년 전두환·노태우 정부 거치며 관련 문서가 상당히 많이 유실·변조됐는데 이 문서의 복사본이 한·미 연합사에 있어 외교부를 통해 요청했으나 이를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입장에서 민감한 대목을 두고 기밀 해제해도 좋을지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최근 14건의 문서를 추가적으로 보낸 것으로 봤을 때 미국이 전향적으로 공개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김희송 전남대학교 5·18 연구소 교수는 “그동안 미공개됐던 미국 국무부 자료가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5·18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에는 제한적이다”라면서 “1988년 진상조사 특위와 1995년 수사 당시 미국 측에 많은 자료를 요청했는데 미국이 제출한 답변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자료를 요청하는 것 역시 한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1.06.02 I 정다슬 기자
“전두환 물러가라” 시위한 대학생, 재심서 40년 만에 ‘무죄’
  • “전두환 물러가라” 시위한 대학생, 재심서 40년 만에 ‘무죄’
  • [이데일리 이소현 김대연 기자] 5·18 민주화운동의 피해자 추모 예배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를 주도해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던 60대 남성이 재심에서 40년 만에 무죄를 인정받았다.(사진=이미지투데이)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진상범 부장판사는 40년 전 계엄포고령 10호를 위반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A(67)씨에게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다.당시 1980년 5월 17일 자로 정치목적의 옥내외 집회·시위와 유언비어의 날조·유포를 금지하는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다. A씨는 같은 해 10월 7일께 서울 소재 대학교 내 채플실에서 5.18민주화운동의 피해자에 대한 추모예배를 주도하고, 당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피의 선언’이란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낭독했다. 또 A씨는 채플실에 모인 학생들 100여명을 학교 본관 앞 잔디밭에서 침묵시위를 하자고 이끌어 “피해자 살려내라”, “전두환 물러가라” 등 구호를 선창하는 등 집회시위를 했다.A씨 측은 “당시 비상계엄 선포 등 일련의 행위는 전두환 등이 국가의 헌정질서를 파괴하기 위한 내란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이를 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정당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 또는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의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의 여부는 그 행위의 시기와 동기 및 목적과 대상, 사용수단, 결과 등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1년 7월 3일 선고)가 있다.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의 시기·동기·목적·대상·사용수단·결과 등을 종합해 보면, 각 행위는 5·18민주화운동 전후로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의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단했다.
2021.05.23 I 이소현 기자
황교안 "文 정부, 독선과 전제주의로 5·18 정신 훼손시켜"
  • 황교안 "文 정부, 독선과 전제주의로 5·18 정신 훼손시켜"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41주기를 맞아 “문재인 정부는 독선과 전제주의로 5·18 정신을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사진=연합뉴슷)황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정의가 사라진 우리 사회는 마치 5·18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황 전 대표는 “독재에 항거해 광주시민들께서 보여준 용기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라며 “피 흘려 지켜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잇겠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다만 황 전 대표는 “직접 찾아뵙고 뜻을 기려야 하는데 자가격리로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마음만은 함께 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한편 황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당시 황 전 대표는 서울 종로구 소재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주변 분식집에 방문해 자신의 대학 시절을 설명하던 중 “1980년 그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뭐 이랬던 기억도 나고 그런다”라고 언급했다.이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되자 황 전 대표는 “그때 시점을 생각한 것으로,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2021.05.18 I 김민정 기자
미얀마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미얀마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2021년 5월 2일 촬영된 AFPTV 영상에서 나온 이 화면은 시위대가 양곤에서 ‘글로벌 미얀마 봄 혁명의 날’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플래시몹에 참가하면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 AFPTV / 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리가 미얀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일단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세 손가락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해주세요”“그걸로 충분한가요?”“충분합니다.”최근 서울 중구 모 카페에서 만난 오의석 국토환경연구원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의 문답이다.①미얀마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줘야이유는 하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군부의 폭력에 놓여 있을 국민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라는 것이다. 세 손가락 사진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인 응원의 메시지다.정범래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닮은꼴로 여겨지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한다.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특공대가 투입되자 전라남도 도청을 지켰던 많은 이들이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도청을 떠났다고 합니다. 만약 광주가 외부와 고립되지 않았다면, 광주의 현실이 언론을 통해 제대로 보도되고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면, 이 상황은 180도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진뿐만 아니다. 유튜브나 기사, 트위터의 댓글로 간단하게 ‘lll’(소문자 L 세 개)만 달아도 지지의 의미가 된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 단기간 끝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이 순간만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 속에서 미얀마에 관심을 놓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오 연구원은 같은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과 연대해 ‘미얀마, 봄’이라는 아카이빙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한곳에 모아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 목적이다.미얀마, 봄 아카이빙 홈페이지 화면 캡처②韓주재 미얀마人 3만명, 이들부터 관심 기울여야미얀마 민주주의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싶은 이도 있다. 다만 현재 미얀마는 군사 쿠데타 장기화로 외화 송금이 제한되면서 돈을 받는 것도, 밖으로 보내는 것도 어렵다.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역시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민주화 운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막힌 상황이다. 당시 미얀마에서 자금책 역할을 맡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는 이들을 지원했던 이들은 모두 수배령이 내려졌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 사이에서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방식 역시 군부의 감시가 엄중해지면서 전달이 쉽지 않다.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일단 우리나라에 있는 미얀마인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바다 건너 본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당장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미얀마인들이 2만 9000여명(2019년 기준) 주재하고 있다. 유학생들은 본국에서 송금이 끊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노동자들은 가족들의 생계자금을 부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 대표는 “이후 송금이 정상화되면 이들이 부치는 자금은 미얀마 국민이 현지에서 군부에 대항할 수 있는 자금이 된다. 옛날 일제 강점기 시기 우리나라 이주노동자들이 송금한 독립자금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지역의 이주민센터 등을 통한 지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정 대표가 느끼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매주 서울 성동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와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군부를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다. 그때마다 슬그머니 나타나 커피나 빵 등을 사다 주며 시위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에 위안과 힘을 얻는다는 전언이다. 일전에는 1억원을 무기명으로 투척하는 이도 있었다.③NUGvs군부 정당성 투쟁 국면…외교적 지원해야이를 좀 더 고도화시켜 ‘국민통합정부’(NUG)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음 과제다. NUG는 미얀마 민주진영 인사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표가 연합한 임시정부다. 미얀마 국민은 군부가 아닌 NUG를 미얀마의 공식 정부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4월 21일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는 NUG를 미얀마 유일의 합법 정부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이용선·이용빈·서영석·박영순·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와 서한을 받았다. 이들은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국회가 앞으로 미얀마와의 교류와 지원사업을 대한민국 내의 미얀마 “민족통합정부 NUG 지부와 논의·협력해 줄 것 호소했다.반면 지난 4월 24일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쿠데타의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을 초청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폭력 중단과 건설적 대화, 아세안의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단 방문 등 사태 해결을 위한 5개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무색하게도 군부의 유혈진압에 의한 사상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이는 결국 미얀마의 민주화와 진정한 평화는 미얀마인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우리의 노력이 NUG와 미얀마민주주의 투쟁을 지속하는 미얀마 국민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천기홍 양곤대 세종학당 교수는 “아세안 국가들의 중재에 따른 재선거는 거의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유엔(UN·국제연합)의 제재는 불가능하지만 중재자로 나선다면 미얀마 국민의 무고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봤다.
2021.05.05 I 정다슬 기자
홍영표 “文정부 성공, 정권재창출 해내겠다. 똘똘 뭉치자”
  • [전문]홍영표 “文정부 성공, 정권재창출 해내겠다. 똘똘 뭉치자”
  •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일 “정당 책임정치로 문재인 정부 성공시키고, 반드시 정권재창출 해내겠다”면서 “우리가 하나 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 대선 승리, 못할 것이 없다. 다시 똘똘 뭉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개최된 5·2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코로나 경제 위기, 당의 위기를 과감하게 대처할 리더십이 필요한다. 저 홍영표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다음은 홍 후보의 연설 전문.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대의원·당원 동지 여러분!당대표 후보 기호 1번, 홍영표입니다.전당대회 선거 기간이 짧았습니다. 코로나로 많은 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미래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우리는 재보선을 통해 국민께 엄중한 경고를 받았습니다. 제대로 혁신해야 한다, 단결해야 승리할 수 있다, 당원께서 보내주신 말씀들, 깊게 새기겠습니다.저 홍영표,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개혁하고, 당원과 함께 승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1층에는 고(故)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흉상이 있습니다. 이희호, 권양숙 여사께서 두 손 꼭 잡고 두 대통령의 모습을 바라보던 때가 기억납니다.그 앞을 지날 때마다 두 분과 함께 했던 민주당의 역사가 온몸을 관통하는 것 같습니다.신익희부터 김대중, 노무현을 거쳐 문재인까지,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오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수많은 분열과 통합을 반복했고, 또 우리는 이겨냈습니다.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땀과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키워온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입니다.그렇게 어렵게 세워낸 정부가 문재인 정부입니다. 저는,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습니다. 그들이 부정부패와 국정농단도 모자라, 계엄령까지 검토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내년 대선, 우리가 패배하면 국민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위기입니다. 당을 살려내야 합니다.문재인 정부를 지켜야 합니다.혁신도, 승리도 단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친문과 비문, 분열은 패배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뭉쳐야 합니다.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됩니다.국민 여러분, 대의원·당원 동지 여러분!이번 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입니다.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한 변화, 승리하는 혁신을 해내야 합니다. 저 홍영표, ‘정당 책임정치’를 약속드렸습니다. 이기는 정당을 넘어 국정운영에 유능한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5000명 규모의 차관급 인재풀을 구성하고, 대선 공약과 주요 정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정당이 만든 정책을 정부가 받아 집행하고, 정부 인사도 당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당내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윤리감찰기구를 강화해서 ‘당 내 공수처’ 위상을 부여하겠습니다.공직자 추천 시스템을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겠습니다.홍영표 민주당에 더 이상의 내로남불은 없을 것입니다.바로 여기서부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홍영표 원내대표 하면 생각나는 집중토론, 끝장토론을 당의 문화로 만들겠습니다.의원들 사이의 소통, 정부와의 소통은 물론이고, 당원과 국민과의 소통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당원과 지지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론하고, 투표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플랫폼’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최고의 민생은 코로나 조기 종식입니다. 국민의 일상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는 일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습니다. 정부가 백신을 추가 확보했습니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확보된 백신이 차질없이 접종되는 순간까지 당이 확실히 챙기겠습니다.백신 문제만큼은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야당에게도 호소하겠습니다. 부동산 정책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되 고칠 것은 확실하게 고치겠습니다. 청년, 3040 직장인, 실수요자들의 좌절을 불러온 불공정한 청약 제도, 불합리한 대출 규제, 손 보겠습니다.이번 대선부터 당이 중심에 서겠습니다.정당 책임정치로 문재인 정부 성공시키고, 반드시 정권재창출 해내겠습니다.국민 여러분, 대의원·당원 동지 여러분!개혁은 민주당의 정체성입니다. 대선 있는 해, 당의 단결은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코로나 경제 위기, 당의 위기를 과감하게 대처할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저 홍영표가 있습니다.저 홍영표, 129석 소수 여당 원내대표로 모두가 불가능하다 했던 패스트트랙을 성공시켰습니다. 바로 그날 제가 산파 역할을 했던 광주형 일자리도 공장 준공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대한민국 최초의 노정 협약으로 176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켜 전국에 혁신도시를 만들어졌습니다.작년에는 수년째 평행선을 달리던 특례시 갈등을 조정하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32년 만에 통과시켰습니다. 저 홍영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봅니다. 위기를 돌파하는 치밀한 전략,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협상력, 당원부터 대통령까지 가감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저 홍영표입니다.사랑하는 대의원·당원 동지 여러분!재보선 패배로 당이 잠깐 멈춰 섰습니다. 다시 국민만 보고 국민을 위해 뛰어야 합니다. 대선을 치르는 차기 지도부는 전시 내각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개인기를 앞세운 단독 드리블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400만 당원과 함께, 당정청이 함께 호흡하는 팀플레이가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킬 당대표, 다음 대선을 이길 당대표, 저 홍영표가 제일 잘 할 수 있습니다.당원 여러분의 절박한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가슴 한구석에 자라나는 불안감, 왜 모르겠습니까?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반드시 해내야만 합니다.우리가 하나 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 대선 승리, 못할 것이 없습니다. 다시 똘똘 뭉칩시다!문재인 정부의 성공, 대선 승리, 강한 민주당으로 해냅시다!저 홍영표가 앞장서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21.05.02 I 김정현 기자
송영길 "朴 정부 계엄령 검토? 광화문 자칫 미얀마 될 뻔"
  • 송영길 "朴 정부 계엄령 검토? 광화문 자칫 미얀마 될 뻔"
  •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고백이 나오자 “광화문이 자칫하면 제2의 금남로, 미얀마가 될 뻔했다”고 지적했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방인권 기자)송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의 국민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하야를 외쳤는데,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되면 군사 진압을 준비했다는 천인공노할 이야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기무사 문건을 보면 야당이 주장한 대로 단순한 예비 매뉴얼 수준이 아니라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르 비롯한 구체적인 부대이동과 계엄 해제 요청을 못하도록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의결정족수를 막는다는 구체적인 반란계획이 담겨 있었다”며 “만일 이것이 박 대통령의 지시가 묵인 아래 진행되었다고 한다면 심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송 의원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국내 강제소환 등을 언급하며 재수사 의지를 드러냈다.그는 “조현천은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핵심 인물로 하나회 핵심이었던 전두환처럼 군사 친위 쿠데타를 준비한 것”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박근혜 사면 논란은 국민적 공감대를 갖기 어렵다”고 질타했다.이어 “중요한 건 조 전 기무사령관의 강제 소환”이라면서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조씨는 미국으로 잠적하고 죽을 때까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권 무효화 조치가 되어서 미국의 불법체류자 상태”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조 전 기무사령관 체포와 강제 국내 송환을 위한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앞서 김무성 전 의원은 지난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택했는데, 당시엔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걸로 기대했던 것 같다”며 “기각되면 광화문 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04.30 I 이재길 기자
우원식 "이명박·박근혜 사면이라니? 내란 음모 재수사 필요"
  • 우원식 "이명박·박근혜 사면이라니? 내란 음모 재수사 필요"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이 야권에서 제기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우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필요한 건 사면이 아니라 내란음모 수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사진=연합뉴스)이날 우 의원은 “국민의힘 내 친박 일부와 오세훈·박형준 두 단체장까지 마치 재보궐 승리 전리품마냥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정의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을 받고도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 사람을 사면해준다면 궤변에 힘을 실어준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을 논하기 전에 계엄령 관련 수사부터 제대로 받아야 한다”며 “김무성 전 대표의 계엄 계획 실토로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새로운 혐의만 드러난 꼴”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그는 “당장이라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미국에서 소환 조사해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인 가담 여부, 실행 계획 등 확인해야 한다”며 “지금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내란음모를 묵인하자는 소리”라고 강조했다.한편 최근 정치권에서 쟁점화되고 있는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보다 많아 사면론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26~28일 실시해 29일 발표한 4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론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진보층 응답자 사이에서는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고 본다’(77%)는 응답이 우세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69%)는 응답이 우세했다.
2021.04.29 I 김민정 기자
탄핵국면 되새긴 추미애, "사면 꺼낼수록 비화 나올 것"
  • 탄핵국면 되새긴 추미애, "사면 꺼낼수록 비화 나올 것"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 “그럴수록 숨겨진 비화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진=뉴시스추 전 장관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당 대표로 있던 당시 이루어진 탄핵 논의 과정을 상세히 되짚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추 전 장관은 “탄핵 추진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비호세력이 계엄령까지 논의하며 탄핵에 반발하던 와중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조기 탄핵 심판을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했다.추 전 장관은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거국중립내각’을 서둘러 제안했다. 촛불시민의 퇴진 요구를 덮어버리고 정치권 내부에서 서로 경쟁. 반목하게 하고, 광장의 민심과 이간시키려는 계략이었다”고 지적했다.이어 “저는 당시 제1야당 대표로서 ‘거국내각’은 당리당략적인 제안이라 규정하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국정조사와 야당이 요구하는 특별검사에 의한 특검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돌이켰다.추 전 장관은 “11월 14일 퇴진 당론을 결집시키고, 이어 11월 21일 탄핵 추진을 공식당론 결정하였다. 그리고 11월 26일 야3당이 탄핵소추안을 작성하였다”며 “결국 국회의 탄핵안 통과를 위해서는 새누리당 내 일부를 탄핵에 동참시킬 수 있느냐가 최대 쟁점이 되었다”고 적었다.그러면서 “탄핵발의를 앞두고 11월 30일 이른 아침, 저는 비박계의 지도자인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났다. 이른바 <행상책임론>으로 조기 탄핵의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했다”며 당시 김 전 대표를 설득했던 과정을 되새겼다.추 전 장관은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이 4월말 물러나고 6월에 대선을 하자는 청와대의 입장에 기울어 있었으나 저의 행상책임론을 경청하면서 <형사X 행상O>라고 수첩에 메모했다”며 “이때 김 전 대표도 민심을 수용하며 민주적 헌정질서를 복구할 수 있도록 탄핵 이외에는 방법이 없음을 이해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추 전 장관은 “그 만남이 탄핵추진에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평가했다.추 전 장관은 “최근 김무성 전 대표의 탄핵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그 비호세력들이 국회 탄핵소추 이후 특검수사와 헌재의 재판 과정을 다 지켜보고도 헌재의 기각을 100% 확신하고, 기각에 반발하는 민심은 총부리로 제압하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하고 실제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을 밝혔다”며 “이미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의 자진 하야 약속은 진심이 아닐 수 있고, 그럴 경우 헌정질서가 대혼란에 빠져 국민과 국가가 크게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정리했다.추 전 장관은 “국민의힘에서 촛불시민들께서 이뤄낸 탄핵을 부정하거나 설익은 사면론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럴수록 당시 숨겨진 비화들이 하나씩 둘씩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오히려 추전 장관은 “사면 X, 진상규명O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김기춘은 당시 비서실장에서 물러나 있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계엄령 검토 지시에 함께 있었는지 그를 중심으로 한 7인회가 그 지시의 배후인지, 공모한 자들이 누군지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04.29 I 장영락 기자
김무성 '朴 계엄령' 실토..'최초 폭로자' 추미애 "유언비어라더니"
  • 김무성 '朴 계엄령' 실토..'최초 폭로자' 추미애 "유언비어라더니"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무성 국민의힘 전 의원이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령 검토 지시가 있었다”고 풀어놓자, 당시 군의 쿠데타 모의를 주장했던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이 심경을 밝혔다.추 전 장관은 28일 오후 페이스북에 “김무성 전 의원의 고백이 나왔다”며 “제가 민주당 대표로서 촛불광장이 뜨겁게 달궈질 때인 2016년 11월 중순경, 계엄령에 대한 경고 발언을 했을 때 당시의 청와대는 ‘유감이다. 무책임한 선동이다’라고 힐난했다”고 회상했다.이어 “새누리당 대표, 원내대표 모두 저에게 ‘유언비어 유포의 진원지, 진앙지이고 재생산자’라고 공세를 퍼부었고, 당시 일부 언론도 ‘양치기 소녀다, 거짓말쟁이다’하고 비판을 심하게 가했었다”며 다소 억울한 감정을 토로했다.그는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 속에서 무엇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제1 야당의 당 대표로서 정부와 군의 오판을 제지하기 위해 사전 경고를 한 이후 저는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공세를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김무성 전 의원의 고백은 도피한 기무사령관과 나머지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본다”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겠다는 발상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다.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이러한 추 전 장관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당시 추미애 대표를 비난했던 사람들은 이제 뭐라고 하려는가?”라고 적었다.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 (사진=연합뉴스)박근혜 정부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 전 의원은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풀어놨다.그는 당시 새누리당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계 의원들이 탄핵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하야를 건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하야 대신 탄핵을 선택한 이유는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등 청와대에 있는 모두가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김 전 의원은 설명했다.그러면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반발 여론에 대비해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에게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폭로했다.그러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이 최초로 폭로한 계엄령 의혹에 대해 당시 새누리당 핵심 인사가 처음으로 실토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국회에서 탄핵 논의가 진행되던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전 장관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시켜서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사정 기관에 흔들지 마라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한 다음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이후 2018년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이 공개되며 촛불집회 당시 군이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이에 군검 합동수사단까지 꾸려져 수사를 벌였지만 조 전 사령관이 미국으로 출국한 뒤 종적을 감추며 여전히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일각에선 계엄령 문건대로 시행했다면 현재 미얀마 사태보다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면서, 조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04.28 I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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