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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공수처 뛰어든 尹내란 수사…"신속한 특검 필요"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에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3개 기관이 일제히 뛰어든 가운데 신속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왼쪽부터 박세현 검찰 특별수사본부장,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 (사진=뉴시스)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핵심 혐의자가 수사기관들과 관련성을 가진 인물들이고 자칫 수사권이 없는 수사기관의 초동수사로 인해 수집된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면 내란 수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된다”며 “내란 혐의 사건은 공명정대한 수사를 위해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민변은 “현재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공수처, 군검찰 등의 수사기관이 경쟁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수사기관 간의 경쟁적인 수사활동이 자칫 내란 혐의자들의 범죄 혐의를 신속히 밝혀내고 증거들을 확보하는데 곤란과 어려움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닌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내란 혐의 주요 피의자는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이라며 “혐의자들 모두 현재의 수사기관들과 관련성이 깊은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김웅(54·사법연수원 29기) 전 국민의힘 의원(법무법인 남당 대표변호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개 수사기관의 한계를 지적했다.김 전 의원은 “공수처에는 우선 수사권이 있지만 인력은 물론 내란 사건 같은 중대 사건의 수사 경험이 부족한 데다가 앞서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황제의전 등에서 보듯 당파적 수사를 할 우려가 높아 수사 결과를 두고 불필요한 정치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 사건은 결국 기소 후 공소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공판을 들어가본 적 없는 경찰이 수사를 하는 것은 공소유지에서 매우 치명적”이라며 “더구나 계엄 당시 국회의원 국회 진입을 막은 것은 경찰로, 경찰이 내란죄 동조, 방조 혐의가 있는 상황에 스스로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수사권이 없는 검찰이 부차적인 직권남용죄를 고리로 주된 사건인 내란죄를 수사하는 것은 편법이자 입법 취지 침탈”이라며 “김건희 여사에 대해 출장조사 밖에 못한 검찰이 대통령에 대해 엄정 수사를 다짐해도 국민들은 믿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정치권에서도 수사 주체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일체를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별도로 발의한 데 이어 국정조사까지 ‘3중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 계엄선포 그날,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데이터인사이트]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가 있던 3일 밤 서울 여의도의 생활인구수가 평소보다 4000여명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생활인구수는 새벽시간에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계엄 해제가 있었던 4일 새벽 여의도 생활인구수는 오히려 증가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에 환호하고 있다.9일 이데일리가 서울 생활인구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상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3일 밤 11시 여의도동 생활인구수는 6만 841명이었다.같은 시각 지난달 매주 화요일 밤 11시 여의도의 평균 생활인구수는 5만 6400명으로, 지난 3일 밤 생활인구수는 이보다 4441명 더 많았다. 계엄 선포 이후 시민들이 여의도로 몰려들었다는 얘기다. 계엄 전날 밤인 2일 11시 생활인구수도 5만 6649명이었다. 생활인구데이터는 서울시가 보유한 공공데이터와 통신데이터로 측정한 특정시점에 서울의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인구수 정보로, 여의도 관내에 거주하는 인구도 함께 포함된다.여의도로 몰려든 생활인구수는 4일 새벽 2시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3일 밤 6만 841명에서 4일 자정 6만 7945명, 오전 1시 6만 9978명으로 늘어나다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한 이후인 새벽 3시 생활인구수 6만 2105명으로 줄었다.여의도는 도심 지역으로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새벽시간대에 생활인구수가 줄어든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난달 매주 수요일 새벽 0시~3시 평균 생활인구수는 5만 4315명, 5만 3468명, 5만 3131명으로 꾸준히 줄었다.야심한 시각 국회 앞으로 달려온 서울 시민들은 주로 여의도 인근 지역민들이었다. 서울 관내에 거주하며 서울 내 이동을 보여주는 ‘서울생활인구 관내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1시 사이 여의도로 들어온 타 지역 주민은 강서구 주민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성북구, 동대문구였다. 강서구 거주민은 4일 0시 820명에서 1시 976명으로 늘었고, 성북구 거주민은 0시 305명에서 1시 376명으로 늘었다. 동대문구는 205명에서 262명으로 늘었다.
- "韓계엄령 尹대통령 폭주" 배후로 '3김' 지목한 日언론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두고 외신에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누가 봐도 승산이 없는 비상계엄령이란 강경책을 왜 내놓은 것인지, 이러한 타이밍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숱한 의문 속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게 된 배후의 핵심 인물로 김건희 여사, 김용현 국방부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3김’을 지목했다.한일 정상회담과 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월 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닛케이는 ‘한국 비상계엄, 윤 대통령의 폭주와 3명의 ‘김 씨’, 그리고 한계에 다다른 심리 상태’ 제하의 논평에서 “44년 만에 선포되고 하루 만에 해제된 비상계엄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많다”며 윤 대통령의 결정을 움직인 배후 인물에 주목했다.우선 닛케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늦게 발표한 비상계엄 선언의 배경 중 하나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10%대로 떨어지고, 주요 법안이나 인사 모두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짜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현재 심의 중인 내년도 예산안의 ‘제로 쇼크’가 결정타가 됐다”고 봤다.이에 닛케이는 “‘이대로는 치안을 유지할 수 없다. 야당의 방식은 내란에 가깝다’고 윤 대통령은 분노를 드러내며, 어떤 수를 써서라도 야당의 움직임을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이는 야당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부정 의혹과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상황이 주효했다고 봤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은 ‘부인 문제만 나오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대통령 부부의 선거 공천 개입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명태균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계엄령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분석했다.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2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이어 닛케이는 윤 대통령의 배후에 있는 첫 번째 김 씨로 영부인을 지목한 데 이어 두 번째 김 씨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라고 봤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의 출신 고교인 충암고 인맥을 중심으로 밀의가 이뤄졌다고 본다며, 김 전 장관에 대해 “국방의 책임자로서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강력히 권유하고 유도한 핵심 인물로, 이번 사건의 배후에서 실행 역할을 한 인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국방부 장관은 머릿속에서 이를 계속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아니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에게 속삭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특히 닛케이는 윤 대통령을 계엄령으로 이끈 세 번째 김 씨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고 지목하면서 계엄령 선언 당시 강경한 반공 이념이 드러났다고 짚었다.닛케이는 “비상계엄 선언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 야당 등을 ‘반국가 세력’으로 간주하며 북한 지도부와 동일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윤 대통령이 계엄령의 이유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닛케이는 “종북은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을 의미하며, 윤 대통령의 적대적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닛케이는 “윤 대통령은 작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연설에서도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고 조작과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며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반국가 세력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윤 대통령은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사에서 ‘항일’보다 ‘반공’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11월 29일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또 닛케이는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의 자유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것을 전하며 “그는 철저한 자유주의 신봉자로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며, 자신의 정치 활동에서도 ‘이념’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는 ‘자유’를 35번 언급하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도 들었다.닛케이는 “북한은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한국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며 대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또한 러시아와 사실상의 군사 동맹을 맺으며 윤 정부를 위협하고 있어 이에 대해 윤 대통령도 ‘북한이 도발하면 몇 배로 보복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고 전했다.아울러 닛케이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체계적이고 계획된 조치라기보다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국회에 투입된 군 병력과 경찰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 비상계엄령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니라 돌발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 최고의 IT(정보기술) 강국이다. 계엄령으로 군대를 동원해 강압적으로 반대 세력과 행정·사법·언론까지 억누르는 반세기 전의 방식이 통용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 교수들, 올해 사자성어로 '도량발호' 꼽아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전국 교수들이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는 뜻의 ‘도량발호’를 2024년 사자성어로 꼽았다. (사진 제공=교수신문)교수신문은 9일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도량발호’가 41.4%(450표)를 득표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는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됐다.도량발호는 ‘도량’(거리낌 없이 함부로 날뛰어 다님)과 ‘발호’(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뜀) 등으로 각각 활용되던 고어를 붙여 만들어졌다.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가 지켜야 할 규범의 본질은 위임 받은 권력을 선용해서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판이하다. 권력자들은 자신이 곧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위정자가 많을수록 국민의 삶은 팍팍하고 고단하다“며 ”권력자가 위임 받은 권력으로 주인을 지배하는 형국, 즉 주객이 뒤바뀐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또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막론하고 사적인 이득을 위해 암암리에 패거리를 만들지 않은 곳이 없다”고 짚었다.이어 “최악의 사례가 12월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느닷없이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이런 무도한 발상과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섬뜩하고 참담하다“고 밝혔다.도량발호 외에도 후안무치(28.3%,厚顔無恥,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 석서위려(18.5%, 碩鼠危旅,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 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가 각각 2순위, 3순위로 꼽혔다.
- 작가회의 “정당 자격 없는 ‘국민의힘’ 탄핵에 동참하라”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불참에 따른 재적 의원 미달로 무산되자, 국민의힘을 향해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한국작가회의는 8일 오후 6시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을 내고 “탄핵소추를 거부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작가회의의 이번 성명은 윤 대통령의 12·3 심야 계엄 사태 이후 두 번째 탄핵 촉구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총검을 앞세운 폭력과 공포, 시민의 피와 절규로 뒤 덮힌 지옥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조여온다”며 “진정한 국민들의 힘과 용기로 저지된 친위쿠데타에 더 이상의 새로운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지금 현재, 윤석열 쿠데타에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새로운 공범들이 실시간으로 추가되고 있다”면서 “헌법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힌 자들이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무책임한 요설로 이미 흐트러진 국헌을 더욱 헝클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과 어떠한 합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윤석열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대한민국을 결정적인 파국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에 지금 필요한 것은 내란수괴와의 협잡이 아니라 탄핵”이라고 주장했다.또 국민의힘을 향해 “정치적 생명과 같은 은유가 아니라 현실의 생명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의 정치적 선배들이 우리의 선배작가들에게 행한 일을 잊지 않고 있다”고 일갈했다.아울러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마지막 기회라며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탄핵소추에 동참하라”고 경고했다.다음은 한국작가회의 성명 전문.탄핵소추를 거부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국민의힘’은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당장 윤석열을 탄핵하라!그들이 쿠데타에 성공한 세상을 생각한다. 총검을 앞세운 폭력과 공포, 시민들의 피와 절규로 뒤덮힌 지옥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조여온다.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은 소멸하고 국민의 다수는 윤석열의 적으로 간주되어 그들의 표현대로 ‘처단’되었을 것이다. 진정한 국민들의 힘과 용기로 저지된 윤석열의 친위쿠데타에 더이상의 새로운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윤석열은 국민의 대량학살을 기도한 내란의 수괴이며 이에 가담한 모두는 공범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윤석열의 쿠데타에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새로운 공범들이 실시간으로 추가되고 있다. 12월 7일, 국민의 분노와 염원이 담긴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여당인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가결은커녕 투표조차 성립이 되지 않았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정당의 얼굴로 내세워 헌법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힌 자들이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무책임한 요설을 외치며 이미 흐트러진 국헌을 더욱 헝클어뜨리고 있다. 직무가 정지되기 전까지 윤석열은 여전히 행정권과 군통수권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행한 납득할 수 없는 무수한 실정들과 미국을 포함하여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쿠데타를 획책하고 이를 실행하였다는 점에서 윤석열은 단 한 순간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과 어떠한 합의를 가졌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윤석열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대한민국을 결정적인 파국으로 끌고갈 수 있는 고삐풀린 괴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국정에 관여할 어떠한 법적 권한도 없는 여당의 대표가 내란수괴 윤석열과의 교섭을 통해 권력의 이양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실행한다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내란죄에 해당한다. 또한 우리는 현재 윤석열의 내란을 수사하는 검찰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윤석열, 한동훈과 같은 카르텔의 일원으로서 괴물을 옹립하고 지켜준 동조세력들이었다. 친위쿠테타가 성공했더라면 저들은 윤석열의 수하로서 손색없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확언컨대 검찰이 인권과 법질서의 옹호자로서 불편부당한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오늘의 비극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내란은 반드시 특검을 통해 최종적으로 수사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내란의 수사와는 무관하게 국민의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내란수괴와의 협잡이 아니라 탄핵이다. 이제 당신들은 단 하나의 진실을 새겨야 한다. 당신들이 헌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들을 옹호하려면 당신들도 생명을 걸어야 한다. 이것은 정치적 생명과 같은 은유가 아니라 현실의 생명임을 깨달아야 한다. 12월 3일, 계엄군과 대치한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저항했다. 우리 한국작가회의 또한 살벌한 문구로 도배된 계엄 포고문에 불응하며 우리의 존재를 걸고 온몸으로 저항했다. 우리는 당신들의 정치적 선배들이 우리의 선배작가들에게 행한 일을 잊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탄핵소추에 동참하라. 의결정족수 200인이 채워지기까지의 순번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이후의 불투명한 정국 속에도 탄핵은 매주 부의될 것이다. 시민들은 추운 겨울, 또 거리로 모일 것이다. 우리는 차가운 손에 입김을 불어 넣어도 폭정에는 떨지 않을 것이다. 모든 세대가 계엄령을 목도하는 참담한 시절이지만, 더 나은 민주공화국을 만들어가는 올해의 겨울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단단한 불가역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 것임을 믿는다. 2024년 12월 8일 한국작가회의
- 한강이 세계에 기록한 5·18광주…그의 `회복` 메시지에 주목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고통’은 열 두 차례, ‘폭력’이란 단어는 열 번이나 등장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7일(현지시간) 지난 31년간의 집필 인생 회고에서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낭독했다. 그는 소설 ‘채식주의자’(창비)에서 최신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에 이르기까지 소설을 쓰면서 마주했던 생각들과 자신의 문학을 이루고 있는 내밀한 질문들을 청중과 나눴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째서 세계는 폭력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공존하는가. 한강은 이 질문이 오랫동안 그의 글쓰기를 이끌어 온 힘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믿음이 흔들렸다”고도 했다. “내 모든 질문은 결국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소설가 한강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에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관통 키워드는 “삶과 죽음, 폭력과 사랑”‘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연설은 1979년 여덟 살 때 쓴 시(詩)를 우연히 발견한 일화에서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가 나왔다”며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14년이 흘러 22살이 되던 해 그는 “쓰는 사람”이 됐고, 5년 뒤에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문학동네)을 발표했다.한강은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 안에 살면서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회고했다. 그는 인간의 폭력과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며 새 작품으로 나아갔다.그의 질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년이 온다’(2014)를 집필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한강은 광주 망월동 묘지를 다녀온 뒤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다”며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광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긴 역사를 두고 자행됐던 학살의 기록을 샅샅이 살폈다.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이렇게 탄생했다. 노벨위원회가 1순위로 꼽은 작품은 역사의 한 가운데 선 개인의 고통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렸다.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됐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다.”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자신을 ‘쓰는 사람’으로 명명한 한강 작가는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 말미에 한강은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면서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 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끝맺음했다.강연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표가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강연이 끝난 뒤엔 청중들의 사인 요청이 이어지면서 한강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자리를 떠났다.소설가 한강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빛과 실’이란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 1시부터 약 30분 간 한국어로 진행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은 노벨위원회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사진=AP/연합뉴스).◇“한강 문학, 尹계엄 속 사유와 메시지 되어줄 것”이토록 절묘할 수 있을까. 지난 3일 밤 한국에서 전격 발표된 계엄령은 한강의 31년간 이어온 작품 속 주제와 연결된다. 작가의 문학은 늘 억압과 폭력, 그리고 그로부터의 회복이라는 주제 중심에 있다. 김성신 평론가는 “한강의 주요 작품들은 우리 현대사의 폭력과 상처에 관한 이야기”라며 “작품들은 모두 일관되게 ‘회복’을 말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강이 말하는 것은 ‘청산’이 아니다. 상처를 응시하고, 보듬어 진정한 회복을 해내야만 한다는 것이 일관된 메시지”라면서 “그래야만 희망이 있지 않느냐고 한강의 문학은 인류 전체에게 묻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한강의 문학은 지금 대한민국과 민주주의가 가야 할 방향을 묻는 국민들에게 더욱 필요한 사유와 메시지가 됐다”고 평가했다.김 평론가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가 기록한 한국의 현대사는 세계문명사에 영원히 기록됐다”면서 “인류 전체의 기억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은 없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문학이 가진 힘을 두려워할 만큼의 성숙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노벨 주간(12월 6~12일) 동안 이어지는 다채로운 행사에 참석한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한편 지난 6일 회견이 열린 노벨박물관 앞에선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위자는 “윤석열을 내란죄로 체포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었고 노벨상을 취재하러 온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