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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건물짓기 쉬워진다…지구단위계획 ‘개발’에서 ‘관리’로(종합)
-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시내 320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적용되는 용적률 등 규제가 앞으로 대폭 완화된다.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용도지역 상향을 통한 개발 대신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면서 불필요하게 재산권을 침해해 온 옥상옥(屋上屋)이 철폐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2010년 만들어진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준을 처음으로 재정비해 오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지구단위계획이란 도시관리계획의 세부 계획으로, 특정 지역의 정비·관리를 위해 지자체가 향후 10년간의 교통, 환경 등 변화를 고려해 토지 이용 및 건축물 설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이다. ◇종(種) 상향 대신 기존 용적률 규제 완화먼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묶인 일반주거지역의 기준 용적률(건물의 전체 바닥 면적 대비 땅 면적의 비율)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이 지역들은 지구단위계획에 묶이지 않은 주변보다 낮은 용적률이 적용돼 왔다. 예를 들어 3종 일반주거지역은 법적 기준 용적률이 250%지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선 210%까지만 적용받았다. 나머지 40%는 건축선, 권장 용도, 공공개발 등 정해진 규정을 지킬 때에만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과거 이런 지역은 주로 준주거나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종(種) 상향을 통해 기준보다 높은 용적률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처럼 무분별한 종 상향이 더 이상 수용되기 어렵다고 보고, 대신 기준 용적률을 높여줘 토지주의 재산권 침해 소지를 없애도록 했다. 단, 새 기준은 과거에 용도지역을 상향한 적 없는 일반주거지에 한해 적용된다. 또 사업지에 공공 공간을 만들면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인센티브를 추가로 20%까지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건축법은 공공 공간을 확보하면 용적률과 건물 높이를 1.2배까지 완화해 주고 있는데, 지구단위계획 구역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앞으로 기준이 변경되면 3종 일반주거지역에 공공 공간을 마련할 경우 용적률이 최고 300%까지 상향된다. 사업지에 들어설 수 있는 시설 규모와 용도 제한도 일부 완화된다. 예를 들어 3종 일반주거지역에는 현재 업무시설과 공연장의 연면적(건축물의 각층 바닥면적의 합)이 3000㎡ 미만일 때만 해당 시설의 건립이 허용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전면 도로 폭이 넓은 지역 등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은 3종 주거지이더라도 면적 제한 없이 건립을 허용할 계획이다. ◇지지부진 특별계획구역에 ‘일몰제’ 도입주상복합 아파트, 대형 호텔 신축 등 대규모 공동 개발을 위해 지정하는 특별계획구역에는 일몰제가 도입된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곳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역 지정을 자동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특별계획구역은 해당 지역의 토지 소유권을 100% 확보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인 채 신축 등 건축 행위만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 441개 특별계획구역 중 세부 개발 계획이 수립된 곳은 120곳(27.2%)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특별계획구역 가능구역 제도를 마련해 신규 지정이 이뤄지고 3년 뒤에도 아무런 사업 진척이 없으면 구역 지정을 자동 해제할 계획이다. 단, 주민 동의률을 감안해 사업 추진 의사가 높은 곳은 일몰 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해제된 지역은 예전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돌아가 신축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건축 행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특별계획구역 내 건물주가 원할 경우에는 자치구 심의를 받아 연면적 500㎡ 범위 안에서 증·개축이나 대수선이 허용된다.◇준주거지역에 상가 의무 설치기준 완화준주거지역에 짓는 건물에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비주거용도)을 연면적의 10%만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기존 규정도 완화된다. 준주거지역이지만 간선도로 이면부에 위치해 있는 등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곳도 많아 상가 설치를 강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런 지역에 건립되는 단독주택, 다세대, 연립주택, 기숙사 등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존 의무 규정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밖에 개정된 기준은 친환경 건축 규정을 준수하면 제공되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기존 20%에서 30%로 10%포인트 높이고, 인센티브 항목을 3개에서 2개로 간소화했다. 또 연면적 1만㎡ 이상인 건물은 녹색건축물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최대 개발면적(3000㎡)을 밑도는 획지(개발이 이뤄지는 최소 단위의 토지) 계획은 자치구 도시계획위원회가 직접 변경할 수 있게 하고, 자치구별로 제각각인 건축물 적용 기준, 전면 공지와 공공 보행 통로, 공개 공지를 일원화해 관리하는 방안도 함께 시행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앞으로도 지구단위계획이 시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지역 특성을 반영해 유연성 있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돈암 코오롱하늘채' 14일 견본주택 오픈
-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오는 14일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85 일대에 짓는 ‘돈암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견본주택을 열고 청약에 돌입한다.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지하 4층~지상 16층, 10개 동 총 629가구 중 전용면적 △59㎡(25가구) △84㎡(223가구) △113㎡(9가구) 등 257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분양가는 3.3㎡당 1300만원대로 분양 초기부터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 소비자의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된다.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2순위, 21일 3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견본주택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66-6번지(4호선 미아사거리역 1번출구 방향)에 있다. 입주는 2016년 12월 예정이다.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기존 아파트들과 차별화 된 다양한 수납공간과 특화시설을 적용해 아파트에 대한 구매 메리트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코오롱글로벌이 자체 개발한 ‘칸칸’ 수납시스템이다.부피가 커서 관리가 어려웠던 스포츠·아웃도어 용품을 보관하는 ‘스포츠용품장’과 주부들의 동선에 맞춘 ‘청소도구장’이 기본 제공된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다리미전용장도 다리미를 놓는 세라믹 판이 한쪽에 부착되며 분무기 놓는 곳도 따로 마련돼 있다. 또한 자녀가 있거나 실버계층에 선호도가 높은 1층 세대의 공용욕실에 매립형 ‘다운욕조’를 설치했다. 일반 욕조 높이가 50~55㎝인데 반해 이 곳 욕조 높이는 약 20㎝다.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또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인 ‘아리랑시네센터’, ‘영화의 거리’가 가깝게 자리하고 있는 입지적 장점을 살려 단지설계 콘셉트를 ‘컬처라이징(Culturising)’으로 기획했다. 이는 단지 밖의 생활문화와 단지 안의 감성문화가 만나 입주민 삶의 문화지수를 상승시킨다는 의미로서 음악이 흐르는 ‘뮤직사인벤치’, 움직이면 음악이 흐르는 그네인 ‘뮤직스윙놀이터’, 그림과 소리로 찾아가는 ‘주차장’ 등 다양한 감성 문화 아이템을 단지에 접목시킬 예정이다.커뮤니티시설은 총 1100여㎡ 규모로 실내골프연습장, 탁구장, 피트니스센터, GX룸, 클라이밍장과 CCTV가 설치된 80여석의 청소년 독서실, 키즈카페 등이 조성된다. 커뮤니티센터와 별도로 단지 내 1층~ 3층, 연면적 약 600㎡ 규모의 도서관이 별동으로 마련된다.이 외에도 단지 내 주차장을 100% 지하주차장으로 설계해 지상 전체를 녹지화하고, 전체 주차장의 약 40%는 일반 주차공간보다 옆으로 20cm, 뒤로 10cm 넓은 확장형으로 꾸밀 계획이다.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과 우이~신설간 경전철 ‘아리랑고개역(2016년 개통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내부순환도로, 북악스카이웨이를 통해 강남과 도심업무지구로 이동도 편리하다. 단지 옆에 정덕초등이 있어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며 사립인 우촌초, 매원초, 성신초·중·고교 및 성신여대·국민대·한성대·고려대 등 명문대학들이 몰려있어 우수한 학군을 자랑한다. 최성훈 분양소장은 “돈암동 일대 500가구 이상 단지의 공급이 오랜 기간 없었고 기존 아파트들과는 차별화된 상품력과 계약금정액제, 중도금무이자 등 파격적인 계약조건으로 수요자들의 분양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 쓰레기, 돈이 되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잠시 시공간 이동을 해보자. 여기는 중세 유럽의 어느 도시. 포도가 깔린 거리 위에 들어선 고풍스러운 건물이 고즈넉하다. 적막을 깬 것 열린 창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한 여인. 이내 사라진 모습 뒤로 외마디 외침이 울린다. “물 조심!” “머리 조심!” 그다음 장면은? 창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투하되는 쓰레기와 배설물이 보인다. 오물 벼락은 고귀한 분이라고 피해가지 않았다. 이런 일에 대표적인 인물 운운하는 건 좀 그렇지만 그 안엔 프랑스 국왕 루이 11세도 들어 있다. 한밤중 산책을 나갔던 그는 어느 대학생이 던진 요강 물을 머리에 뒤집어써야 했다. 위대한 위정자도 어쩌지 못한 쓰레기가 유럽 도시서 치워지는 데는 수백년이 걸렸다. 오물세를 거둬 거리 조명이라도 설치하자는 묘수는 1500년대 초반에 나왔다. ‘쓰레기통’이란 게 왕의 칙령으로 처음 만들어지는 데는 그로부터 60년이 더 걸렸다. 근대로 와선 쓰레기 소각이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1893년 파리 근처에 프랑스 최초의 소각장이 세워지면서다. 위생학자들은 불의 정화기능을 역설했고, 농학자들은 토양에서 나온 유기물의 보고를 태워 없애는 것에 격분했다. 쓰레기의 역사. 그런데 이 과정에서 쓰레기는 정말 쓰레기일 뿐인가. 아니다. 근현대로 옮겨오면서 쓰레기의 숨은 진가도 드러난다. 가령 이탈리아 환경마피아들에게 쓰레기는 사업이었다. 싼값에 공터를 사들여 처리장을 짓고 이탈리아 전체는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국경을 넘은 쓰레기를 ‘관리’하기 시작한다. 이들 마피아기업과 결탁한 부패관료들, 또 이들의 부정행위가 개입한 경쟁입찰은 그간 간신히 구축해온 합법적인 쓰레기관리 체인을 단번에 무너뜨리기도 했다. 미덕도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쓰레기는 생계를 잇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동식물의 먹이와 더불어 에너지의 기본재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가끔은 아트가 된다. 예술성을 자극하는 영감이거나 좋은 소재로. 쓰레기로 쌓은 문명사. 책은 쓰레기에 관한 길고 지난한 기록이다. 이 작업을 위해 프랑스 농학자가 나섰다. 유기농, 생물량에너지, 쓰레기처리 분야 전문가다. 인간 삶의 흔적으로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쓰레기에 관한 총체적 고찰을 이뤄낸다. 사료를 뒤지고, 학문적으로 관찰하고, 정책과 행정의 타당성을 따져보고, 대중적 실천을 붙였다. 종국엔 쓰레기에 역할을 부여한다. 인간과 벌인 투쟁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공생연대로 미래를 도모할 파트너라는 데까지. ▲막강한 이권이 된 쓰레기 현대의 쓰레기에 대한 관심은 단연 ‘돈’과 연결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수거와 재활용, 폐기로 진행되는 단계들에서 벌어지는 이권 다툼이다. 마땅히 쓰레기줍기가 생존수단인 제3세계 국가들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면엔 조직원 2만여명을 거느린 멕시코 넝마주이 갱단도 버티고 있다. 쓰레기를 주워담았더니 자본주의의 악취가 풍기더란 얘기다. 그런데 ‘돈’은 쓰레기의 향을 바꾸는 일에도 쓰였다. 1800년대 중반부터 파리 패션의 한 축은 헌 옷 수집인이 담당하기도 했다. 그 여파인지 요즘 프랑스의 한 장관은 음료수캔과 통조림 포장용기로 만든 가방으로 멋을 낼 줄도 안단다. 인도 뉴델리산 재활용 쓰레기는 최고의 디자인을 걸치고 유럽 고급 부티크로 진출하기도 한다. 빈민들이 수거한 폴리에틸렌 봉투를 재가공한 패션상품이다. 국가 간엔 쓰레기를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가 번뜩인다. 덴마크는 자국에서 재활용할 수 없는 용기포장재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독일에선 외국 양조업자들이 곤혹스럽다. 독일 술집들이 보증금제도를 시행하는 포장용기를 선호하는 탓이다. 술은 팔되 빈병은 너희 나라로 되가져가라는 뜻이다. ▲“재활용은 만병통치약 아냐” 버리고 줍고 묻어왔다. 그랬더니 역사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쓰레기는 인간의 해묵은 동반자가 됐다.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문제는 문명이 확장되면서부터 불거졌다. 과소비가 권장되며 버리는 게 많아지자 어느 순간부턴 압축성장과 더불어 분리수거, 쓰레기종량제가 인생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엄밀히 말해 저자는 인류의 거창한 미래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쓰레기가 만드는 미래엔 각을 세운다. 그렇다면 저자가 쓰레기와 도모한 미래의 그림은 어떤 건가. 재활용은 아니라 했다.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란 거다. 최상의 방법은 ‘줄여라’다. 아무리 방법이 발달됐다고 해도 쓰레기가 많아지면 재활용엔 어떤 비용이든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잘 처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환경오염은 필수고 기후변화는 그 수순이다. 쓰레기 단 한 가지만으로 암울한 미래 열차는 무한히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의 가치는 쓰레기와의 적대관계를 일찌감치 접은 거다. 저자의 목적은, 쓰레기 위에 쌓은 문명과 문명이 매립한 쓰레기의 상관관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투쟁의 단계와 활용의 거점을 지났으니 이젠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할 때란 의미다.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옆에 놓인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해부하고 분석해 그 안에 숨은 미래를 찾아내란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