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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 가려면 ‘N수’는 필수…정시 합격자 80%가 재수했다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가운데 고3 학생은 1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0%에 달하는 합격자는 ‘N수’ 끝에 의대에 합격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종로아카데미가 개최한 ‘의대 모집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향후 대학 입시 영향력 긴급분석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4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책연구단체 ‘교육랩공공장’과 함께 공개한 ‘2024학년도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톨릭관동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중앙대를 제외한 33개 의대의 현역 고3 출신 합격자 비율은 17.9%로, 전년 대비 8.1%포인트 줄었다. 2020학년도 21.0%, 2021학년도 18.0%, 2022학년도 20.4%, 2023학년도 26.0%에 이어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재수생은 39.6%로 지난해보다 4% 줄었고 3수생 이상이 10.7%가 늘어나 39.7%였다. 의대 열풍으로 인한 N수생 강세가 점점 3수생 이상으로 확대되는 추이다. 특히 N수생의 증가는 주요 대학의 자연 계열 학생 이탈자 수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 알리미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주요 대학의 자연 계열 자퇴생은 2019년 1118명에서 1700명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는 2019년 921명에서 2022년 1388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강 의원은 “이 자퇴생이 의대에 가기 위해 수능에 다시 응시하여 의대에 진학한 N수생 그룹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는 올해도 ‘수도권 쏠림’ 현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4학년도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은 서울이었고 뒤이어 경기, 대구, 전북 순이었다. 서울·경기·인천을 합친 수도권 학생은 전체 합격자 수의 62.5%에 달했다. 반면 2024학년도 비수도권 지역 고3 학생은 5.4%에 그쳤다. 전국을 230개 지역(구)으로 구분한 결과에서는 2024학년도 합격자 중 서울 강남구 출신이 20.8%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 출신은 2022학년도 16.3%, 2023학년도 19.1%, 2024학년도 20.8%로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어서 서초구(8.0%), 양천구(6.1%), 성남시(5.6%), 대구 수성구(5.0), 경기도 용인시(4.4%), 전주시(4.3%) 순이었다.강 의원은 “서울 소재 고교생 출신들이 의대에 다수 입학하는 현 상태로는 지역의료 인력 확충이라는 본래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 포스코청암상 과학상에 정세영 부산대 교수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포스코청암재단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2024년도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이날 시상식에서 과학상의 정세영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교육상의 박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장, 봉사상의 이호택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에게 각각 상패와 상금 2억원을 수여했다.김선욱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수상자분들이 보여준 진정한 신뢰의 가치를 세상에 전파하며 희망의 빛을 비추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포스코청암재단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18회 ‘2024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을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정세영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박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장, 이호택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 김선욱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사진=포스코청암재단)과학상을 수상한 정세영 교수는 세계 최초로 금속이 산화되는 작동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한 물리학자다. 자체 개발한 기술로 구리 단결정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원자 1개층(0.2nm) 수준의 초평탄면 박막으로 만드는 데 성공, 이 조건에서의 구리 박막은 상온에서 산화(酸化)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성과로 그동안 산화 문제로 사용이 제한됐던 구리가 고가의 금을 대체할 반도체 회로 소재로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 구리 외에도 철, 니켈 등의 금속의 산화 방지가 기대되는 단결정의 새로운 물리적 성질을 밝혀내 학계와 산업계 기대를 받고 있다.교육상 수상자인 박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장은 80년대 대학시절 야학교사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학교밖 청소년들과 배움의 기회를 놓친 저학력 비문해 성인들에게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해 온 재야 교육자다.1996년부터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장직을 맡으며 불우 청소년 및 고령의 성인학습자, 다문화인, 장애인 등 총 3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부족한 학교 운영비 보충을 위해 개인 사재를 출연하며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봉사상 수상자인 이호택 사단법인 피난처 대표는 지난 30여 년간 열악한 상황에 놓인 국내체류 난민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사회활동가다. 1999년 우리나라 최초의 난민지원단체인 ‘사단법인 피난처’를 창립해 국내 난민 지원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2011년부터 난민공동숙소를 직접 운영하며 우리나라에 입국한 난민들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하고 법률·통역·식사·의료 등 국내체류 난민들의 안전 확보와 생계 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2013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발효된 ‘난민법’ 제정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 창업이념인 창의존중·인재중시·봉사정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확산해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2006년부터 포스코청암상을 제정, 시상해 왔으며 18회를 맞이한 올해로 총 6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 'GFC 임대·운영' 강남금융센터, 내년 6월까지 7321억 대출 만기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임대 운영하는 강남금융센터가 내년 6월까지 총 7321억원 대출의 만기를 맞는다.복수의 대주단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일련의 유동화증권이 차환 발행되고 있다. 각 유동화증권의 차환발행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이 유동화증권 매입보장을 해주고 있다.강남파이낸스센터 (사진=GFC코리아 홈페이지)◇ 신한은행 1000억…강남랜드마크제일차 등 6321억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6월 27일에는 강남파이낸스센터가 조달한 총 7321억원 대출의 만기가 다가온다. 강남금융센터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7번지 일원에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단독소유하고 있으며, 이 건물을 임대 운영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지배기업인 레코 강남 프라이빗 리미티드(Reco Kangnam Private Limited)가 50.01% 지분을, 레코 KDB 프라이빗 리미티드(Reco KBD Private Limited)가 49.99%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손자회사다.(자료=감사보고서)앞서 강남금융센터는 지난 2022년 6월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특수목적회사(SPC) 강남랜드마크제이차 등 복수의 대주들로부터 총 7321억원 대출금을 일시에 조달했다. 각 트랜치별 대출 약정금은 △트랜치A 1000억원 △트랜치B 6321억원이다. 트랜치A와 트랜치B는 주요 담보권 행사 및 상환에서 순위가 동일하다. 트랜치A 대주는 신한은행이며, 대출 만기일은 내년 6월 27일이다. 연 이자율은 6개월물 금융채+1.68%포인트(p)다.트랜치B 대주는 △강남랜드마크제일차(대출원금 2721억원) △강남랜드마크제이차(대출원금 1800억원) △강남랜드마크제삼차(대출원금 1800억원)다. 만기는 모두 내년 6월 27일이며, 연 이자율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1.20%p다.또한 강남랜드마크제일차·제이차·제삼차는 각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일련의 유동화증권을 차환 발행해오고 있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또는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이다. 해당 증권은 제13회차까지 차환 발행될 경우 만기가 내년 6월 27일로 동일하다. 각 대출채권의 이자는 유동화증권 발행일정과 동일한 이자기간에 대해 91일물 CD 수익률에 연동하는 변동금리로 산정해서 후급한다. 신한은행 주요 시장금리에 따르면 이날(3일) 기준 6개월물 금융채 금리는 3.6275%,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은 3.6333%다. 각 SPC별 대출채권 유동화 거래의 주관회사는 △강남랜드마크제일차 신한은행 △강남랜드마크제이차 우리은행 △강남랜드마크제삼차 IBK기업은행(중소기업은행)이다.위 은행들은 주관회사 외에도 업무수탁자, 자산관리자, 유동화증권 등 매입보장기관, 유동성 공여기관 역할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은 운전자금 대출기관도 맡고 있다. 강남랜드마크제삼차 대출채권 유동화의 경우 업무수탁자는 IBK기업은행이 아니라 키움증권이다. (자료=감사보고서)◇ 신한은행·우리은행·기업은행, 유동화증권 매입보장강남랜드마크제일차는 신한은행과 60억원 한도의 유동성공여약정을 체결했다. 유동화증권과 기초자산(대출채권) 간 이자지급 시기 불일치, 기초자산 대출이자에 대한 법인세법상 원천징수세액 및 지방세법상 특별징수세액, 제반 유동화비용 등에 따른 자금부족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강남랜드마크제이차도 동일한 목적에서 우리은행과 30억원 한도의 운전자금 대출계약을 체결했고, 강남랜드마크제삼차는 IBK기업은행과 95억원 한도의 유동성공여 약정을 맺었다.또한 강남랜드마크제일차는 신한은행과 유동화증권 매입보장 약정서를 체결했다. 유동화증권 차환발행 위험을 통제하고,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약정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유동화증권의 각 발행일에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잔여 유동화증권을 2721억원 한도에서 약정된 할인율에 매입할 것을 보장한다.또한 대출약정상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거나, 유동화증권 상환자금이 부족한 경우 등 유동화증권 발행 중단사유가 발생하면, 강남랜드마크제일차가 발행하는 신용공여어음을 신한은행이 매입해야 한다.강남랜드마크제이차가 발행한 ABCP의 경우 이같은 의무를 우리은행(1800억원 한도)이 부담하며, 강남랜드마크제삼차는 IBK기업은행(1800억원 한도)이 부담한다.감사보고서를 보면 강남금융센터 투자부동산(GFC)의 공정가치는 작년 3월 말 기준 2조4494억원이다. 독립된 외부평가인이 보고기간 말 기준으로 평가했다.투자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수익 등은 지난 2022년 4월 1일~작년 3월 31일 기준 1138억1400만원이다. 1년 전(1103억6700만원)에서 3% 증가한 수치다. 또한 투자부동산과 관련된 운영비용(유지와 보수비용 포함)은 274억5800만원이다.이 투자부동산(토지와 건물)은 신한은행(트랜치A 대주) 및 강남랜드마크제일차·제이차·제삼차(트랜치B 대주)에 대한 차입금 관련해서 8785억2000만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 '재건축 대어' 잠실주공5단지, 최고 70층·6500세대로 탈바꿈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 5단지가 최고 층수 70층에 약 6500세대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서울시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조합설립 이후 12년째 부진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라 서울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잠실주공5단지 위치도.(사진=서울시)서울시는 3일 도시계획위원회(수권분과)를 열어 이런 내용으로 송파구 잠실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하고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현재 30개동 3930세대인 단지를 28개동 6491세대로 재건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층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현재 잠실5단지는 제 3종 일반주거인데, 잠실역 인근 복합시설 용지에 한해서 준주거로 상향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에서 49층에 용적률 최대 300%까지, 준주거 복합용지는 50층에서 70층에 용적률 최대 400%까지 가능하다. 이로써 잠실역 인근은 최고 70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한강변은 49층으로 둬 조망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높이(층수)를 높이는 대신 건폐율을 낮춰 보행권과 개방감을 각각 확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역에 공원 2개를 신설해 열린 공간을 마련한다. 공원을 한강으로 연결하는 입체보행교를 신설해 잠실역에서 한강으로 접근성을 키운다.재건축의 발목을 잡아온 학교 용지는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애초 설치하려던 중학교는 우선 공공공지로 지정해두고, 조만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여지를 열어뒀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신설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한 조처다. 구역 안에 있는 신천초등학교는 존치가 유지됐다.잠실주공5단지는 1978년 준공돼 올해로 47년된 아파트다.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주민 간에 이견으로 정비사업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2013년 조합을 설립했으나 집행부 비리와 부정 선거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는 새 인접한 잠실주공1단지는 엘스로, 2단지는 리센츠로, 3단지는 트리지움으로, 4단지는 레이크팰리스 각각 재건축됐다.사업은 2022년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을 변경해 최고 50층으로 6350세대를 공급하는 재건축 정비계획이 짜면서 전기를 맞았다. 이후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도입되면서 변수로 작용했다. 기존에는 일률적이고 경직되게 적용해온 높이(층수) 규제를 사업장과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경관이 창출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변경한 것이다.이를 바탕으로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방안을 정비사업에 도입하고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Fast- Track)으로 추진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자문회의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도시계획위원회(수권분과) 심의를 통과해 사업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을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서울시 관계자는 “나중에 학교설치 계획이 무산되더라도 별도 정비계획 변경 없이 정비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더는 재건축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건축, 교통, 환경영향 등을 통합 심의하는 절차를 통해 건축 계획을 빠르게 확정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젊어져라 어려져라"…화랑미술제 개막, 올해 그림장사 개시
-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2024 화랑미술제’가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900여명 작가의 작품 1만여점을 내놓고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가늠한다. ‘2023 화랑미술제’ 전경(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스멀스멀 뻗쳐오르는 봄기운과 함께 소식을 알리는 ‘화랑미술제’는 그해 미술시장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다. 해마다 제일 먼저 열리는 덕에 그해 미술시장을 ‘개시’하고,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예측해내는데. 이후 5월 ‘아트부산’과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로 이어지는, 대형 트라이앵글을 찍는 첫 점인 셈이다. 2024년 미술시장 역시 화랑미술제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올해 첫 아트페어인 ‘2024 화랑미술제’가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큰 장을 예고했다. 3일 오후를 VIP 프리뷰로 개방하고 4∼7일 나흘간 일반인을 위한 본격적인 판을 벌인다. 156개 갤러리가 코엑스 C홀과 D홀을 채운다. 화랑 수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대신 900여명 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 등 1만여점의 작품에 좀더 신경을 쓰자는 전략을 씌웠다고 할까.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새로운 강제’가 생겼는데. 모든 갤러리가 부스에 내거는 작가 수를 6명 이하로 제한토록 한 일이다. 백화점식 진열을 지양하고 작가와 작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라는 뜻이다. 또 지난해와 같이 모든 화랑에게 동일한 부스 크기를 제공해 ‘공정한 기회’의 기조를 이어간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2024 화랑미술제’가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900여명 작가의 작품 1만여점을 내놓고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그림장사의 판도를 가늠한다. ‘2023 화랑미술제’ 전경(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1979년 첫 테이프를 끊은 화랑미술제는 올해 42회째를 맞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다. 미술시장의 본원이라 할 화랑·갤러리가 한 데 ‘집결’해 제각각 ‘미는 작가·작품’을 내걸어왔다. 이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어갈 컬렉터 층까지 타진하는 거다. 다만 아트부산이나 키아프와는 다른 점이 있다. 화랑미술제에는 한국화랑협회 회원사만 참여할 수 있다는 거다. 그간 외국계 갤러리들이 한국에 입성해 미술시장에 적잖은 영향력을 과시해왔더라도 이 자리에는 낄 수가 없다. ◇지난해와 동일한 156개 화랑 출사표…작가 6명 제한 올해 화랑미술제의 키워드라면 ‘젊어진 작가와 젊어질 시장’이다. 황달성(71)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보다 신진작가의 작품을 많이 출품한다”며 ‘젊음’을 강조했다. 덕분에 재기발랄한 작품이 늘어나면서 “기존 컬렉터에게는 또 다른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신규 컬렉터에게는 좀더 쉬운 미술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박노완의 ‘안경을 쓴 석고상’(2023, 캔버스에 수채, 99.8×80㎝). 스페이스윌링앤딜링 부스에 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사실 국내 아트페어에서 ‘젊은, 신진’을 띄운 건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화랑미술제 현장에서 각 부스를 차린 갤러리스트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번 페어를 젊은 작가들로 꾸몄습니다”였으니까. 그렇다고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작가들의 역할이 빠질 순 없겠지만, 국내서 내로라하는 갤러리가 저마다 내건 신진작가들의 비중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란 얘기다.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먼저 주목한 신예 노은주의 작품을 앞에 세운다. 스페이스윌링앤딜링은 ‘종근당예술지상 2024’에서 ‘올해의 작가 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박노완의 작품을 내건다. 물론 이에 못지 않은 실력파 ‘젊은 작가’도 줄줄이다. 갤러리위는 회화와 실크스크린을 접목한 작품으로 인기를 끄는 작가 고스를, 우손갤러리는 강렬하고 투박한 붓터치로 ‘살아있는’ 정물을 그리는 허찬미를, 금산갤러리는 문자 섞인 그림으로 위트있는 세상풍경을 그리는 윤필현을 대표작가로 내세운다. 공근혜갤러리의 젠박, 갤러리나우의 고상우 등 아트페어 단골작가들도 힘을 보탠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허찬미의 화병(Vase·2024, 캔버스에 아크릴, 60.6×72.7㎝). 우손갤러리가 내놓는다(사진=한국화랑협회).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갈 새 주자들의 작업을 다양하게 내세운 갤러리도 여럿이다. 학고재갤러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을, 갤러리조은은 최명애, 성연화, 이동구, 김상인, 오영화 등을, 아트파크는 김동현, 김명례, 김수진, 김지연, 배준성 등을 소개한다. 한국화단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중진들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원앤제이갤러리는 사실적인 묘사와 기하학적인 반복이 섞인 건축물을 탐구해온 김수영과 내밀한 의식세계를 투영하는 인물화에 몰입해온 서동욱을, PKM갤러리는 두터운 붓질로 다채로운 색채와 강한 물성을 추상으로 기록하는 신민주를 조명한다. 외국작가를 선두에 세운 갤러리도 눈에 띈다. 갤러리JJ는 1986년생 미국작가 아담 핸들러, 가나아트는 1970년생 일본작가 히로시 스기토, 조현화랑은 일본작가 키시오 스가(80)의 작품을 출품한다. ‘2024 화랑미술제’에 출품하는 ‘젊은’ 작품, 아담 핸들러의 ‘1994년 유령 납치’(Ghost Abduction in 1994·2022, 캔버스에 오일스틱·아크릴·연필, 101.6×76.2㎝). 갤러리JJ 부스에 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아트페어마다 가진 역량을 아낌없이 꺼내들었던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는 ‘유명작가’의 위용을 드높이는 기존 방향을 고수한다. 장 미셸 오토니엘, 칸디다 회퍼 등 해외 대가들은 국제갤러리에, 도윤희·이강소·이건용·유근택·정상화 등 국내 대가들은 갤러리현대를 통해 나선다. ◇저기압 드리운 국내외 미술시장 상황이 관건 화랑미술제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줌인 특별전’도 준비를 마쳤다. 만 39세 이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그중 선별한 10명의 작가(곽아람·김보경·김한나·송지현·심예지·이성재·이호준·장수익·최명원·최혜연)가 꾸민 ‘볼거리’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전시기간 중 관람객들의 현장투표를 받고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친 3명에게 시상도 한다. 올해는 한국·동양화 부문의 작가들이 여느 해보다 늘어나 ‘새로운 바람’으로 시선을 끈다. 화랑미술제가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으로 세우는 ‘줌인 특별전’에 나서는 곽아람의 ‘땅’(2023, 장지에 수묵채색, 193.9×390.9㎝). ‘줌인 특별전’은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선별한 10명의 작가가 내놓은 작품으로 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화랑미술제가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으로 세우는 ‘줌인 특별전’에 나서는 장수익의 ‘넘버 2002’(2020, 판넬 위 전선, 200×130×5㎝). ‘줌인 특별전’은 570여명의 공모를 받아 선별한 10명의 작가가 내놓은 작품으로 꾸린다(사진=한국화랑협회).그럼에도 역시 관심은 ‘얼마나 팔려나갈까’에 있다. 화랑미술제가 그간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은 2022년에 나왔다. 관람객 5만 3000여명이 찾아 177억원어치 미술품을 사가며 40여년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써냈더랬다. 하지만 지난해 그 기세가 푹 꺾이며 한 해 내내 저조했던 미술시장의 예고편을 만들었던 터다. “5만 8000여명이 다녀갔다”는 ‘역대 최대 관람객’ 기록에도 불구하고 지갑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거다. 게다가 지난 30일 폐막한 ‘아트바젤 홍콩’에서 날아온 소식들이 영 반갑지가 않다. 지난해에 비해 12%가 줄어든 관람객 숫자(약 7만 5000명)만큼이나 판매실적도 저조했다는 결과를 내놨으니 말이다. 우아한 미술장터 물밑을 휘젓고 있는 긴장된 발길질을 못 본 척할 수 없게 됐다.
- ‘한강벨트 잡아라’...민주당, 올림픽대로 전구간 지하화 공약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올림픽대로 전 구간을 지하화하는 내용의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4·10 총선 격전지인 ‘한강벨트’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서울 강서구 염창동 인근 올림픽대로. (사진=연합뉴스)3일 김민석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4·10심판 브리핑 및 서울지역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대로가 지나가는 서울지역 민주당 후보자 일동이 공통 공약으로 올림픽대로 구간 지하화를 약속드린다”고 밝혔다.민주당은 강동구부터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동작구, 영등포구, 강서구까지 이어지는 올림픽대로 전 구간을 지하화하고 시민들의 한강공원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간선도로 지하화는 사람 중심으로 교통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이 차를 피해 다니는 게 아니라 사람이 없는 곳으로 기차와 자동차가 다니는 시대”라며 “한강의 공원화와 접근성을 높여서 40년 만에 한강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민주당은 강동구의 경우 한강 접근성이 낮아 공원화가 덜 된 만큼, 올림픽대로 지하화로 스포츠와 생태가 어우러진 공원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송파구는 더 쾌적한 탄천한강수변공원이 가능해지고, 잠실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이 한강과 연결된다.강남구와 서초구는 한강변 아파트의 교통 소음을 줄일 수 있고, 동작구와 영등포구는 여의도가 신길, 대방, 노량진, 영등포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강서구도 더 넓은 한강시민공원을 갖게 된다.민주당은 “올림픽대로 지하화는 김포에서 하남까지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시간을 절약시켜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한강을 보다 가깝게 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라며 “도로법 개정과 중앙정부, 서울시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과 예산을 확보해 지하화를 시작했다”고 전했다.김 실장은 이번 공약 실현을 위해 과거 아라뱃길 재원 수준의 예산이 들 것으로 봤다. 아라뱃길은 한강과 김포, 인천을 지나 바다로 연결되는 뱃길로 약 2조 7000억원을 들였다. 김 실장은 “국민께서도 한강벨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 민주당에서도 오랫동안 논의한 주제”라며 “이미 상세한 기술적 검토와 당 정책위원회의 검증을 거쳤다”고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 이마트 성수동 본점 개발, 첫 삽 뜬다…본PF 전환 '아직'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있는 옛 이마트 성수동 본점부지 개발사업이 이달 첫 삽을 뜬다. 이곳은 오는 2027년 하반기 ‘크래프톤 본점’으로 쓰일 복합 건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다만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은 아직 미정이다. 크래프톤은 성수동에 이마트 성수점을 비롯한 다수 건물 및 부지를 사들였다. 이들 건물들도 2027년 상반기 오피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되면 성수동에 ‘크래프톤 클러스터’가 형성된다.◇ 이마트 성수점, 이달 착공…대출 150억, 6월 만기2일 성동구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있는 옛 이마트 성수동 본점부지 개발사업이 이달 착공에 나선다. 성동구청에서 착공신고 서류를 처리한 상태며, 지하 층을 해체하면서 본공사에 들어가게 된다.이마트 성수점 부지 전경 (사진=김성수 기자)이 사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33-16번지 일원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 오피스 및 판매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하며, 이달 말까지 기존 건축물 해체공사를 진행한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이마트 성수점 토지 및 건물을 1조2200억원에 사들였다.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027년까지 이곳에 크래프톤 본점으로 쓰일 복합건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맡을 부동산 펀드로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가 설정됐다. 현재까지 받은 대출금은 총 7760억원이다.앞서 신한은행(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6호의 신탁업자)은 7210억원 대출약정을 체결했었다. 지난 2022년 1월 원금 7000억원 대출을 받은 데 이어 작년 7월 추가로 원금 210억원 대출을 받은 것. 7210억원 대출은 △선순위 6500억원 △중순위 500억원 △후순위 210억원으로 나뉜다.그리고 신한은행은 지난 1월 18일 체결한 추가대출약정서에 따라 특수목적회사(SPC) 인베스트성수제일차를 비롯한 최후순위 대주단으로부터 550억원 대출을 추가로 받았다. 이로써 총 대출금은 7760억원이 됐다.이 중 인베스트성수제일차가 빌려준 금액은 150억원이다. 해당 대출의 만기일은 오는 6월 19일이다.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조건이지만, 조기상환이 가능하다.인베스트성수제일차는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이 ABSTB는 제5회차까지 차환발행될 경우 오는 6월 19일 만기도래한다.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유동성·신용공여기관, 자산관리자는 한화투자증권이다. 인베스트성수제일차는 한화투자증권과 대출채권 매입확약 및 자금보충에 관한 계약서를 체결했다.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인베스트성수제일차의 자산관리계좌잔액이 유동화증권 원리금을 지급하기에 부족한 경우 △인베스트성수제일차로부터 기초자산을 매입하거나 △인베스트성수제일차에 자금보충(대여)하거나 △인베스트성수제일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150억원 한도에서 인수할 의무가 있다.당초에는 지난달(3월)경 2조원 규모 본PF를 받아서 기존에 받은 대출(브릿지론)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다만 아직 본PF 전환은 미정이다. 크래프톤 신사옥 예정지 조감도 (자료=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처 홈페이지 캡처)◇ ‘크래프톤 본점’ 2027년 하반기 준공…인근 건물도크래프톤은 향후 성수동 사옥이 준공되면 본점 소재지를 이곳으로 옮길 계획이다.현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와 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1,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그레이츠 판교(구 크래프톤 타워), 대치동 라이징윙스(크래프톤 100% 종속회사) 등에 인력이 분산돼 있다.그러나 오는 2027년 하반기 ‘성수동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크래프톤 인력들이 이 지역에 한데 모이게 된다. 이마트 성수점 부지에 들어설 복합건물의 설계는 유명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처 홈페이지에 조감도도 공개돼 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디자인했다. 또한 크래프톤이 이마트 성수점 인근에 사들인 일부 건물들은 오는 2027년 상반기 오피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크래프톤은 작년 12월 5일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2435억원에 매입했다. 업무 거점을 확보하고 임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해당 건물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50 일대 위치해 있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걸어서 4분 걸리며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2만4388.35㎡ 규모다. 지상 3~7층에는 메가박스 성수점이 입점해있다.메가박스 스퀘어 전경 (사진=네이버맵 캡처)이 건물은 매도자인 중앙멀티플렉스개발이 세일앤리스백 조건으로 팔았기 때문에 크래프톤이 바로 사용하지는 않는다.중앙멀티플렉스개발은 중앙그룹 계열사로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2년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크래프톤이 오피스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계획이다.이밖에 △성수동2가 279-12번지 동흥빌딩 토지 및 건물(2020년 10월 356억원) △성수동2가 276-2번지 대륭공장 토지 및 건물(2020년 11월 650억원) △성수동2가 276-9번지 토지 및 건물(2020년 12월 176억8400만원) △성수동2가 322-6번지, 269-69번지 토지 및 건물(2023년 2월 640억원) 등도 있다.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성수동 다수 건물들을 개발하는 목적은 각 스튜디오와 자회사에 분산됐던 인력들을 성수동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한데 모이게 해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로써 시너지가 발생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