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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내란죄' 수사, 검·경·공수처 동시 진행…특검 가능성도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혐의로 고발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검찰·경찰·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경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상설특검 가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종 수사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왼쪽부터 심우정 검찰총장, 조지호 경찰청장,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시스)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를 위해 박세현(49·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렸다. 고검장급 특수본이 구성된 것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8년 만이다. ◇검·경에 공수처까지…3개 수사기관 동시 수사는 처음 특수본은 군검사 등 군검찰 인력을 파견받아 합동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원은 박 본부장을 포함해 검사 20명과 검찰 수사관 30여명 및 군검찰 파견 인원으로 구성된다. 차장급으로는 김종우(48·33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가, 부장급에는 이찬규(51·34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과 최순호(49·35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투입됐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 때 이영렬(66·18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지휘로 검사 30여명이 참여한 특수본이 꾸려진 바 있다. 특수본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직권남용 혐의 고발 건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021년 이뤄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내란죄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대상에서 빠져 있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해 관련 범죄인 내란죄까지 연계해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검찰은 전날 윤 대통령이 내란죄로 고소·고발당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찬규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김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도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등이 각각 고발한 윤 대통령의 내란, 반란, 직권남용 혐의 4개 고발건에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란죄 수사는 경찰 소관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120여명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안보수사단장인 송영호 국수본 안보수사심의관(경무관)이 수사를 총괄한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 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 역시 사건을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에 배당 후 수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공수처 설립 이후 검찰·경찰과 동시에 같은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수처 역시 전날 검찰, 경찰과 마찬가지로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다만 공수처 역시 내란죄를 직접 수사할 수는 없다. 이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채상병 사건,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사건 등을 맡은 수사4부의 인력 사정을 감안하면 수사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검경 수사 신뢰성 제기…상설특검 가능성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내란 동조 국민의힘 규탄 및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당 공동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 대통령 혐의에 관한 수사가 본격화 됐지만 야당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수사 기관별로 내란죄 수사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있는 만큼 상설특검을 출범, 윤 대통령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국회 본회의 의결에 따라 특검을 상시 출범시킬 수 있는 제도로 ‘작지만 빠른 특검’으로 통한다. 이미 제정된 상설특검법에 근거하기 때문에 새롭게 발의되는 일반 특검법과 달리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이날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계속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상설특검을 하자는 제안을 낸 것”이라며 “지난 경험으로 비춰봤을 떄 지금 검찰이 특수본을 꾸리는 시늉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 소위원회로 회부키로 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요구안이 가결되면 상설특검은 즉시 가동된다. 상설특검이 출범하면 검경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일괄 수사하게 된다. 즉 특검이 수사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셈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내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에 따라 수사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며 “야당이 검경 수사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중복 수사 문제 등 피하려면 결국 상설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양승득 칼럼]尹 정부 징비록 0.5, 미워도 써야 한다
- 토요일인 지난달 30일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광화문에 나갔다. 많은 당직자, 당원들과 함께 장외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달 5일의 첫 집회에 이은 다섯 번째 꼬박 참석이다. 16일 집회에서는 파란 비닐 우비를 입고 측근들과 함께 길 위에 주저앉아 구호를 외치는 사진이 뉴스를 타기도 했다. 집회의 명분은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하지만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 개발, 대북 송금, 법인카드 유용 등의 혐의로 5가지 재판에 무더기로 얽혀 있는 이 대표가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판을 깐 게 진짜 의도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사법 재앙’이 닥치기 전 윤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고 조기 선거로 이 대표를 대통령직에 올리려는 집요하고도 무서운 수순이다. 이 대표가 각종 비리 혐의와 구설에도 불구하고 여론 조사들에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음을 감안하면 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악수로 자멸을 재촉한 윤 대통령을 향해 민심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 대표라면 정색을 하고 “얼굴 사진도 보기 싫다”며 질색하는 사람들에겐 끔찍한 일이겠지만 한국 정치를 실은 열차는 이미 그런 궤도를 달리는 중이다.보통 사람들이라면 ‘부끄러워서’ 도저히 엄두도 내지 못할 대선 재도전의 의지를 이 대표가 불태우도록 한 동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필자의 단견으로는 윤 대통령과 사분오열로 갈라진 여당의 한심한 응집력이 으뜸이다.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준 1639만여 명의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이 마냥 좋아서 ‘엄지 척’으로 꼽은 것은 아니었다. 선거란 최선이 없다 해도 차선이라도 뽑아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득표율 48.56%와 이 대표의 득표율 47.83%가 역대 대선의 최소 표차(24만 7077표)였음이 그 증거다. 이 대표의 현란한 화술 선동에 끌렸건, 사법리스크가 가려져서 그랬건 그래도 차선의 두 사람 중 윤 대통령이 유권자들 마음을 더 얻은 것이 ‘문재인 정부 시즌 2’를 막았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교, 안보, 국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난정(亂政)을 일삼은 문 정부의 무능과 위선이 반사 효과를 안겼음은 물론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의 강골 이미지를 높이 산 일부 민심도 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하지만 임기 반환점을 돈 후 아직 2년여 시간을 더 남긴 지금, 윤 대통령은 거의 고립무원이다. 비상계엄 자폭으로 범국민적 밉상이 된 이상 6일 나올 여론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한 자리수로 급전직하할지 모른다. 윤 대통령의 승리에 환호했던 민심은 그를 뽑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윤 대통령이 털어먹은 지지율은 이 대표가 횡재한 권력과 기고만장한 자신감의 밑천과 양분이 됐다. 윤 대통령이 죽을 쑬수록 이 대표는 법원을 무시하고, 검찰을 악마화 하고, 감사원마저 마비시킨 무도한 무리의 선봉에서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고 있다. 그 기세는 앞으로 더 등등해질 것이 틀림없다.윤 대통령의 실정 배경으로 많은 여론 조사는 지금까지 경제·민생과 김건희 여사 문제, 그리고 소통 부재를 꼽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징계 수첩의 맨 윗자리는 계엄 자폭이 차지할 게 분명하다. 국회에서는 탄핵 열차가 출발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가 국민이 긍정적 변화를 느낄 한 방 대신 계엄 폭탄으로 분노와 허탈을 안긴 탓이다. 비호감에서 밉상 1호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하산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곳곳에 널려있는 돌뿌리와 덫, 가시나무 덩굴이 발목을 잡아채며 온전한 귀가를 허락치 않을 것이다. 백척간두에 선 신세가 된 윤 정부이지만 그래도 더 이상의 실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징비록을 써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