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1건

`보고, 만지고, 먹고, 웃고`..자연과 하나되는 벳푸여행
  • `보고, 만지고, 먹고, 웃고`..자연과 하나되는 벳푸여행
  • [벳푸(일본)=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흔히들 `벳푸로 여행간다`고 하면 온천을 떠올리곤 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벳푸=온천`이란 등호는 아주 자연스럽다. 일본 큐슈 오이타현에 위치한 온천도시 벳푸는 서울특별시 인구의 100분의 1 정도밖에 거주하지 않는 작은 도시지만, 이 곳에 있는 온천 수만 2800여개에 이른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숫자다. 그런 측면에서 혹자는 `벳푸에선 온천 외에 다른 것을 기대하지 말라`거나 `볼거리가 별로 없으니 하루 코스로도 적당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말 벳푸에선 온천만 즐겨야 하는걸까. 물론 온전히 휴식을 갖기 위해 이 곳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온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벳푸에도 놓치면 아쉬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다.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원숭이산(다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과 우미타마고 수족관, 아프리칸 사파리 외에도 헬로키티 캐릭터로 가득한 테마파크 하모니랜드, 오이타 향(香) 박물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올 겨울, 가족들과 함께 벳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원숭이들과 함께 걷고, 돌고래랑 공놀이하고 인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까지는 55분 정도면 도착한다. 비행기에 앉아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면 어느새 도착시간이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승용차로 두 시간 정도, 철도로 1시간50분 정도 달리면 벳푸시에 도착한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갈하고 조용한 도시 곳곳에선 증기가 피어오른다. 벳푸시내에서 온천 외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면 단연 타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과 우미타마고 수족관이라 할 수 있다. 벳푸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 이 두 곳의 입장료와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저렴한 값에 판매한다. 오이타 시내버스 왕복 티켓을 포함한 가격이 2200엔(한화 3만2000원 정도). 동물원과 수족관 성인 입장료가 각각 500엔과 1890엔임을 감안하면 티켓을 이용하는 편이 여러모로 나아보인다. 200엔을 더 내면 벳푸 시내를 지나 지옥온천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타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은 628m 높이의 다카사키야마 고산지에 꾸며놓은 자연동물원이다. 본래 원숭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안했다가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발전했다. ▲ 원숭이들이 먹이를 주워먹고 있다. 삼림욕을 즐기며 그리 길지 않은 산책로를 지나는 길, 드문드문 원숭이들이 보인다. 원숭이 그림이 그려진 아담한 두 칸 짜리 모노레일은 주로 노년층이 이용한다. 5~10분 정도 걸어 산책로의 끝에 다다르면 어느새 원숭이들이 모여있는 놀이터에 닿는다. 직원이 시간에 맞춰 먹이를 던져주면 곳곳에서 원숭이들이 모여드는데, 이때 다리 사이로 원숭이가 재빨리 지나간다거나 가방끈을 잡아당기는 재미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곳에 사는 원숭이의 숫자는 약 2000마리. 원래는 A와 B, C의 세 무리로 나뉘어 있었는데 2002년에 A무리가 C무리와 맞붙었다가 지는 바람에 A무리가 해산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B무리와 C무리는 시간을 나눠 교대로 산 밑에 내려온다. 일반적인 동물원과 달리 원숭이를 자유롭게 풀어둔 형태이므로, 원숭이와 눈이 마주치면 공격하는 것으로 생각해 난처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원숭이산을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바닷속 달걀`이란 뜻의 우미타마고 수족관이 자리한다. 커다란 수조 모양의 수족관을 최초로 고안해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 돌고래가 던져 준 공을 가지러 가는 모습이곳에선 약 70여종, 2000여마리의 물고기와 바다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가짓 수도 놀랍지만, 돌고래나 상어 등과 직접 접촉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지상 2층에 위치한 터칭 에어리어(Touching Area) 내 돌고래 풀장에선 직접 돌고래와 공을 주고 받는 공놀이가 가능하고, 물고기 풀장에선 상어와 가오리를 만져볼 수 있다. 퍼포먼스 에어리어(Performance Area)에선 3마리의 바다코끼리를 이용한 공연이 펼쳐지는데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나팔을 부는 등의 재주를 부린다. 바다코끼리 역시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바다생물을 만져본 뒤의 비릿한 냄새는 곳곳에 비치돼 있는 세면대에서 깨끗이 세정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층에서는 물 속 세계가 펼쳐진다. 원더존과 오션존, 사이언스존, 열대존, 한대존 등 5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바다사자와 새끼 바다코끼리, 바다표범, 해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이언스존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손을 잡고 전기뱀장어가 만들어내는 찌릿한 전기를 직접 느껴보기도 한다. ◇ 두 말이 필요없는 아프리칸 사파리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아프리칸 사파리`는 아프리카 대초원을 그대로 재현했다. 먹이가 든 작은 통을 들고 동물 모양의 사파리차를 타면, 115만㎡에 이르는 넓은 고원을 달리며 동물들과 만나는 사파리 투어가 시작된다. 사파리 투어가 끝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시간 정도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사파리 투어 중 기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우리나라 사파리차가 온통 유리와 철창으로 막혀 있고 먹이를 주는 건 운전기사나 사육사의 몫이라면, 이곳의 사파리차는 곳곳에 위치한 작은 창문을 열고 그 사이로 곰과 사자같은 육식동물이나 기린, 사슴, 낙타 등 초식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 워낙 가까이 다가오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먹이를 먹던 동물의 침이 튀는(!) 독특한 체험도 하게 된다. 중간중간 곁들여지는 자세한 설명도 재미있다. 사파리 투어가 끝나면 낮은 울타리 안에 모여있는 캥거루들과 조랑말도 만나볼 수 있다. 캥거루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손을 대면 가까이 다가오기도 한다. 또 추가 비용을 내면 생후 두 달된 새끼 호랑이를 안아보는 희귀한 체험도 가능하다. ◇ 어린이는 키티 테마파크, 어른들은 향 박물관 ▲ 하모니랜드 내 놀이기구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헬로키티와 마이멜로디 등 산리오의 유명 캐릭터로 꾸며진 `하모니랜드`는 온전히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국내 유명 테마파크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만한 작은 크기지만, 깜찍한 캐릭터들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어린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판타스틱 하모니랜드에선 매일 두 차례의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지난 9월17일부터는 11만개의 LED로 꾸며진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를 보려면 늦은 오후에 가는 게 좋다. 겁이 많은 아이나 어른도 가뿐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굴곡이 심하지 않은 작은 롤러코스터 등의 놀이기구도 있다. 놀이기구 이용료는 입장료와 별도다. `오이타 향 박물관`은 아무래도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의 관심이 더 많을 것 같다. 이곳에서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향수의 역사를 여러가지 소품과 그림으로 접할 수 있고,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향수들도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나만의 향기를 직접 만드는 것. M군과 T군, E군에 속한 각각 3가지 향 중에서 한 가지씩 선택해 적정 비율로 섞는다. 향을 선택하는 것도, 비율을 정하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수를 투명한 유리병에 담은 뒤 일주일 정도 두면 알콜이 적당히 증발돼 사용이 가능해진다. 향수 제조비용은 2000엔 정도지만 독특한 체험을 한다는 측면에서 한번쯤 해볼 만 하다. ◇ 증기로 찐 도시락과 계란, 드셔보셨나요 벳푸는 워낙 온천이 많다보니 시내 곳곳에서 모락모락 증기가 피어오른다. 이 증기를 이용해 음식을 요리하는데, 문어와 계란, 멸치를 식초로 간한 밥 위에 올려 찐 도시락 `타코즈시`와 장어 도시락 `우나기즈시`가 유명하다. 증기로 찐 문어와 장어는 더 부드럽고, 밥은 더 쫀득쫀득하다. 간단한 간식으로 찐 계란을 맛보는 것도 좋다. 온천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찐 계란을 판매하는데 보통 개당 50엔 정도면 살 수 있다. 계란과 우유, 설탕으로 만들어진 푸딩도 먹어볼 것을 권한다. ▲ 증기에 재료를 넣고 직접 찐다.아예 채소와 해산물 종류를 직접 골라 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공방도 있다. 작년에 처음 문을 연 `지옥찜질공방 칸나와`에선 시금치나 계란, 게, 소라, 새우, 감자 등 먹고싶은 식재료를 고르면 100도를 넘는 증기를 내뿜는 지옥가마에 넣고 쪄준다. 시금치는 3분, 달걀은 10분, 게와 소라, 새우는 20분 정도면 익는다. 바로 옆에 있는 족탕에서 발찜질을 하면 기다리는 시간도 그리 지루하지 않다.
2011.11.18 I 김혜미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