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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정의제, '나쁜 남자의 사랑법' 출연…치정 로맨스
  • 박정원→정의제, '나쁜 남자의 사랑법' 출연…치정 로맨스
  •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국내 최초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가 신작 ‘나쁜 남자의 사랑법’을 공개했다.(사진=탑릴스)지난 24일 공개된 ‘탑릴스’의 신작 ‘나쁜 남자의 사랑법’은 복수를 꿈꾸는 남자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여자의 위험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박정원, 손정혁, 한석우, 정의제, 정지수 등 청춘 배우들이 ‘나쁜 남자의 사랑법’의 치명적이고 아찔한 관계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며 몰입도를 높인다. 박정원과 손정혁이 각각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변호사 최윤하 역과 성천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성지훈 역을 맡아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고 여기에 한석우, 정의제, 정지수가 합류해 성천그룹을 둘러싼 탐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것.이에 이들이 만들어갈 색다른 서스펜스 로맨스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는 상황. 특히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재벌가의 치정 로맨스가 보는 이들의 도파민을 풀 충전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탑릴스’는 숏폼과 K드라마의 성공적인 결합을 보여주며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시도와 신선함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나쁜 남자의 사랑법’은 국내 최초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탑릴스’는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2024.12.26 I 최희재 기자
정부, 탄핵정국 속 美·中 등과 대화채널 복원 속도
  • 정부, 탄핵정국 속 美·中 등과 대화채널 복원 속도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외교당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여는 게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사진=연합뉴스)미국을 방문 중인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계엄 등으로 멈춰 섰던 한·미 외교·안보 일정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3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비상계엄 선포로 무기한 연기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NCG 도상훈련(TTX)가 대표적이다. 한·미 두 나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를 마치는 다음 달 20일 전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NCG 회의·훈련이나 외교장관 회담 모두 아직 구체적일 일정은 유동적이다.외교당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위급 대화를 성사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선 상황에서 양국 간에 틈새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측과) 취임식 이전에도 소통할 것이고 이후에는 조속히 외교장관 등 고위급에서 신행정부와 접촉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 측이 희망하면 한 권한대행과 통화나 대면 회동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에 아직 우리 정부 인사를 공식 초청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한·중 외교도 다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APEC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왕 부장도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중 외교 수장이 통화한 건 비상계엄 사태 후 처음이다.오는 27일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부임하면 한·중 간 대화는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자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공을 들여왔는데 계엄과 탄핵으로 헛수고가 돼선 안 된다는 게 정부 인식이다.정부는 경제외교 강화도 강조하고 있다. 계엄·탄핵 정국으로 한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요국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에 한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알리는 등 대외신인도 관리를 맡을 국제금융협력대사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임명했다. 외국 투자자들과 소통을 담당하는 국제투자협력대사엔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유력하다. 한 대행도 주한일본상공회의소에 이어 주한미국상의·주한중국상의 등과 만나 국내에 있는 외국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2024.12.25 I 박종화 기자
"시민들이 與의원 막았다? 오히려 월담 지원 한마음이었다"
  • "시민들이 與의원 막았다? 오히려 월담 지원 한마음이었다"[인터뷰]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 3일 밤, 국회경비대 등 경찰은 계엄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통제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해 달려온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장을 넘어야 했다. 올해 67세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평균연령 56.3세의 국회의원들이 국회경비대와 기동대 소속 젊은 경찰관들의 제지를 뚫고 사람 키보다 높은 국회 담장을 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많은 시민과 국회 직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더불어민주당 사무처 소속 직원인 김용근 부국장과 안준승 부장 역시 국회의원들의 월담을 도와준 숨은 영웅들이었다. 이데일리는 2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어봤다.더불어민주당 김용근 부국장(왼쪽), 안준승 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계엄 당시 퇴근했던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모습을 본 후 곧바로 국회로 이동했다. 얼마 후 국회는 경찰에 의해 출입이 통제됐고, 일분일초를 다투던 긴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민주당 사무처 소속 허재필 차장, 조영재 과장과 함께 ‘의원 월담 지원조’를 꾸렸다.안 부장은 “표결을 위한 의원들의 국회 진입이 급선무라는 얘기를 당사무처를 통해 들었고, 국회에 들어가는 대신 덩치가 큰 사무처 소속 4명이 조를 이뤄 의원들이 담을 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시민들이 국회 넘어가던 계엄군 막아서기도”이들은 국회 외곽을 둘러보며, 담이 비교적 낮고 경찰들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허술해 의원들이 담을 넘을 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렇게 찾은 장소가 파천교(여의2교) 인근 수소충전서 쪽 담이었다. 안 부장은 곧바로 당사무처에 이 같은 상황을 알렸고, 안 부장의 연락처는 소속 의원들에게 공유됐다.국회의원 월담에도 전략과 작전이 필요했다. 국회 안과 밖 모두를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경찰들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주변을 배회하다 담을 넘으려는 의원들이 인근에 도착했을 때 순식간에 작전을 폈다.김 부국장이 곧바로 담 앞에서 엎드리면, 다른 3명이 주변의 감시하며 의원들이 김 부국장의 등을 밟고 담을 올라 건너편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식이었다. 김민석 의원을 시작으로 정동영·조승래·이춘석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의 월담을 이렇게 도왔다.이들의 지원을 받으면 국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는 다른 당 의원들에게도 순식간에 퍼졌고,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 담을 넘어 국회 경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렇게 총 15명이 이들 도움으로 무사히 국회에 입성했다. 천 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언급한 시민들이 바로 이들이다.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던 3일 밤 11시경 경찰이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해 국회 담장을 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안 부장은 “저희 당 내부에 공지됐던 제 번호가 금세 다른 당에도 소위 ‘지라시’ 형태로 퍼졌고 다른 당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나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며 “우리당, 다른 당 가릴 처지도 아니었기에 여야 가리지 않고 도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국회의원들이 월담을 하는데 시민들의 도움도 컸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국장은 “경찰들의 경비가 삼엄해지자 시민들이 다른 곳에서 넘어가는 척 경찰들의 시선을 끌었고, 그 틈을 타 의원들이 재빠르게 담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의원 월담을 막으려는 경찰들과 몸싸움이 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고 밝혔다.계엄군 선발대의 국회 진입을 늦춘 것도 시민들이었다. 안 부장은 “계엄군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경찰이 국회 담을 넘도록 길을 터줬다. 시민들이 달려들어 계엄군을 막아섰고, 결국 다수 계엄군은 국회 진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설명했다.◇“함께 싸워주신 시민들 생각하면 눈물 나”김 부국장은 “시민들도 여야 할 것 없이 표결을 위해 의원들이 한 명이라도 더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했고, 저희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며 “여당 의원들에게 투표를 하라고 소리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의원들을 막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말 그대로 군인들을 몰아내던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경찰이 국회 정문을 폐쇄하는 등 국회를 전면 차단하자, 시민들이 몰려들어 비상계엄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진=뉴스1)경찰과의 몸싸움 상황에서 손에 부상을 입은 안 부장은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후에도 사무처 직원들이 밤새 돌아가며 순찰을 돌았다”며 “순찰을 돌다가 문득, 제 피를 닦아주고 담장에 같이 매달려 함께 싸워준 시민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모든 분들에게 고마웠다”고 밝혔다.이들은 당일 경찰의 행태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국회 정문 출입 차단을 넘어 물리력으로 월담을 하려는 국회의원들까지 밀치며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 여러 번 나왔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경찰의 방해로 담벼락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안 부장은 “국회 차단 초반엔 국회경비대 소속으로 보이는 경찰관들이 제지를 하면서도 의원들이 이미 담에 올라탄 상황에선 국회 안쪽에서 받아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후 경비가 더 강화된 후 외부 기동대로 보이는 경찰관들은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밀치거나 잡아당겼다. 시민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일부러 시민들을 자극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두 사람에게 ‘당시 두려움은 없었나’라고 묻자 “무서웠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부장은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헬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야당 당직자인 만큼 ‘진짜 잡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집에 전화해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는 얘기까지 드렸다”고 말했다.김 부국장도 “계엄 선포 당시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집을 나오면서 아내와 함께 커플 목걸이를 찼다. 아내에게 ‘살아 돌아오겠다’는 말을 했다”며 “실제 이 불법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갔을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2024.12.25 I 한광범 기자
드리미, X50 Ultra 두번째 티징영상 공개
  • 드리미, X50 Ultra 두번째 티징영상 공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스마트 가전 전문 기업 드리미(Dreame Technology)는 자사 신제품 X50 Ultra의 두 번째 티징 영상을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티징 영상에서는 X50 Ultra에 탑재된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기술, Versa Lift™ 네비게이션 기술과 Pro-leap™ 기술이 소개되어 제품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영상에 따르면 Versa Lift™ 네비게이션 기술은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닿지 못했던 가구 밑까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기술은 본체에 장착된 사물 인식 레이더를 자유롭게 집어넣고 빼는 방식으로, 최소 8.9cm의 틈만 있으면 청소가 가능해 낮은 공간에 있는 먼지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기존에 청소가 어려웠던 소파나 침대 하단도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또한 Pro-leap™ 기술은 로봇청소기가 문턱을 넘을 때의 동작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기능이다. 이전에는 높은 문턱을 넘을 때 속도를 높여 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마치 다리를 길게 뻗어 단일 문턱에서는 최대 4.2cm 그리고 이중 문턱에서는 최대 6cm 높이의 문턱을 걸어 올라가는 듯한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한다. 한편, 드리미는 X50 Ultra의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 예약에 참여하면 신제품에 대한 가장 빠른 소식을 받아볼 수 있으며 선착순 5만 명의 참가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100% 지급한다. 또한 사전 예약 이벤트 참여 후 구매를 진행한 고객을 대상으로 X50 Ultra 100% 페이백, 시그니엘 숙박 패키지, 신세계 상품권 등 풍성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4.12.25 I 이윤정 기자
행안부, 성탄절 맞아 명동·홍대 등 인파밀집 지역 안전 점검
  • 행안부, 성탄절 맞아 명동·홍대 등 인파밀집 지역 안전 점검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행정안전부가 성탄절을 맞아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안전관리에 나섰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24일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광진구(건대 맛의 거리)와 성동구(성수동 카페 거리), 중구(명동거리), 마포구(홍대 클럽거리 등) 등 서울 주요 지역 인파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이한경 본부장은 각 지역 현장상황실을 방문해 △안전관리 요원 배치 △유관기관 비상연락망 구축 △응급환자 이송 등 인파사고 대응체계를 포함한 안전관리계획 전반을 확인했다. 그는 좁은 골목·계단 등을 둘러보며 보행을 방해하는 위험요인이 있는지 살피고, 추운 날씨에 인파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명동거리는 성탄절을 즐기기 위해 매년 7만여명의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명소인 만큼, CCTV 통합관제센터를 찾아 실시간 비상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행안부는 성탄절 인파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 라이트 DDP축제장과 중점상황관리 8개 지역(서울 강남 압구정 및 이태원,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 등)을 돌며 보행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등 현장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국민께서 성탄절을 즐기고 무사히 귀가할 때까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인파 안전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께서도 현장 질서유지 안내에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4.12.24 I 박태진 기자
"단기수익만 노리는 사모펀드, 기업 경쟁력 해쳐…덩치 걸맞은 책임 갖춰야"
  • "단기수익만 노리는 사모펀드, 기업 경쟁력 해쳐…덩치 걸맞은 책임 갖춰야"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작년 말 기준 국내 사모펀드 시장(약정액 기준) 규모는 136조4000억원이다.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20년 만에 341배 성장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사모펀드가 조달한 금액만 18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국민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다. 23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실시한 설문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결과를 보면, 국민 다수는 사모펀드에 대해 불신이 깊었다.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묻는 질문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국민은 57.5%로 과반을 넘어섰다.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합병(M&A)이 국내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58.4%에 달했다. 심지어 사모펀드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 중 40%가량은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단기 수익 극대화 초점…“기업 경쟁력 약화”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사에 대해 사모펀드가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꼬집는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투자 확대 등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고려하기보단, 단기 실적 확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명목으로 과도한 비용 절감과 핵심 자산 매각,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이는 해당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저에 깔려 있다.일각에선 핵심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한다. M&A 방식으로 국내 기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는 흔하다. 중국 BOE에 인수된 하이디스가 대표적이다. 2002년 중국 BOE는 현대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자회사 하이디스를 인수해 핵심 기술을 빼돌린 뒤 4년 후 하이디스를 부도 처리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BOE는 핵심기술인 광시야각(FFS) 기술을 포함해 도면 2195건, 기술문서 1448건 등 모두 4331건의 기술자료를 빼돌렸다. 더욱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사모펀드의 책임론과 역할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경영권 갈등 틈새 노려…경영 안정성 흔들 최근 사모펀드는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틈새를 공략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나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최근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는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을 잡고 최윤범 회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사모펀드의 단기차익 실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한진칼의 경우에도 당시 KCGI의 투자 목적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3년 만에 보유 지분을 호반건설에 모두 매각했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비합리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지적하며 투자에 나섰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공개매수에 응하면서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장기 투자를 약속했지만 결국 높은 투자수익률 앞에서는 명분은 허울에 불과했다.한국앤컴퍼니 역시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났지만 불필요한 경영권 다툼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소액주주 피해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렇다 보니 지분율이 30% 이상이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주요 주주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거나 경영권 승계 등 잠재적 갈등 요인이 있다면 언제든지 사모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밸류업’ 동반자 부각…사회적 책임 강화해야 물론 사모펀드의 순기능도 있다. 민간자본을 활용한 구조조정에서 사모펀드는 유동성 공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경우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 등을 통해 강제적인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 것보다 사모펀드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게 더 낫다. 이를 통해 M&A 시장 활성화 등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최근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사모펀드 역할도 부각된다.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받아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사모펀드의 운용 투명성 제고, 사회적 책임 강화 등 자발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더불어 시장 감시 기능 및 관리 감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은 “공적자금 투입에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조정 부문에서 사모펀드는 앞으로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사적 금융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최소화했다면 지난 20년간 사모펀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2024.12.24 I 하지나 기자
국민 10명 중 6명 “사모펀드 M&A, 韓 산업에 악영향”
  • 국민 10명 중 6명 “사모펀드 M&A, 韓 산업에 악영향”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올해 사모펀드(PEF)가 국내 도입 20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23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57.5%는 사모펀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21.9%에 불과했다.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기업 밸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단, 기업 경쟁력 약화 및 구조조정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는 의견이 더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실제로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합병으로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58.4%로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응답자(19%)대비 3배가량 많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논란부터 ‘단군 이후 최대 금융 사기’로 불리는 라임·옵티머스 사태까지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기에 충분했다.최근에는 고려아연을 비롯해 한진칼, 한국앤컴퍼니, 금호석유화학 등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틈새를 파고드는 사모펀드들이 늘면서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훼손 및 소액주주 피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의 덩치와 그에 걸맞은 영향력이 커질 대로 커진 만큼,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전무한 국내 산업계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사모펀드 스스로도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 문화도 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2.24 I 하지나 기자
  • [사설]난개발 해상풍력 발전...'폭탄 세일' 조롱 왜 나왔을까
  • 해상풍력 발전 사업이 무질서하게 펼쳐지고 있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88개, 허가 신청 전 단계로 바다에 풍향계측기를 꽂은 프로젝트는 74개다. 총 162개에 이르는 이들 프로젝트에 사업지로 할당됐거나 할당될 예정인 바다 면적은 900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해양 영토 전체의 20%를 넘는 면적이다.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자는 최대 80㎢ 면적의 바다를 30년간 사업지로 소유할 수 있다.이로 인해 전국 바다 곳곳에서 어민들이 어장 잠식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고기잡이배가 다닐 틈이 없어질 것”이라며 수산업협동조합 등을 통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업체뿐 아니라 해외 업체도 몰려들면서 해양자원 개발·이용의 주도권을 해외에 넘겨줄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사업 허가가 난 프로젝트 88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개(55%)가 해외 업체 소유이며, 허가 획득을 추진 중인 프로젝트 가운데서는 해외 자본 관여 비중이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겉보기에는 북유럽과 북미 자본이 많지만 중국계 자본도 은밀하게 점점 더 많이 끼어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 바다를 놓고 난개발도 모자라 투기 양상까지 벌어지는 것은 정부가 사실상 선착순으로 바다를 해상풍력 사업지로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한국이 해양을 폭탄세일 중”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해상풍력 관리 행정 체계가 미비한 것도 원인이다. 풍력발전 사업 허가 주체는 산업부 전기위원회이지만 풍향계측기 설치를 위한 점용·사용 허가 주체는 12해리 이내 영해의 경우 기초지방자치단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우 해양수산부로 이원화돼 있다. 해상풍력 관리 행정을 시급히 일원화하는 한편 체계화도 서둘러야 한다. 해외 주요국처럼 사업이 가능한 수역을 미리 정해 놓고, 그런 곳에만 발전사업 허가를 내주는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 이를 위한 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지자체 등의 반발에 막혀 처리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도 유사 법안이 발의됐으나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 여야는 더 늦기 전에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바란다.
2024.12.23 I 양승득 기자
달러·엔, 연말연시 변동성 확대 우려…日당국 또 개입할까
  • 달러·엔, 연말연시 변동성 확대 우려…日당국 또 개입할까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치가 지속 하락하면서 일본 당국이 또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연말연시에 공휴일이 많아 기습적으로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사진=AFP)도쿄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20일 157.90엔을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엔화가치는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오히려 확대한 영향이다. 연준은 내년 인플레이션 재발을 우려해 금리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BOJ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등 미국의 상황을 살피며 금리인상을 늦추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기존 전망이 뒤집혔고, 엔화가치는 지난 17일부터 불과 3일동안 5엔 가까이 급락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외환시장에선 일본 당국이 실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달러·엔, 최근 2주간 5% ‘출렁’…“실개입 요건 충족”우선 연말연시 공휴일이 많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개입 경계감을 키운다. 올해 4월 말~5월 초 일본의 황금연휴 기간에도 투기세력이 시장 참가자들이 줄어든 틈을 타 엔화가치를 달러당 160엔대까지 끌어내린 바 있어서다. 당시 투기세력은 일본 당국이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적은 거래액으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했다. 이후 일본 당국이 서둘러 실개입에 나서 달러·엔 환율을 155엔대로 되돌렸다. 닛케이는 미국 등 해외에선 이번 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를 시작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짚었다. 다음으론 일본 재무성에서 시장 개입 실무를 지휘했던 칸다 마사토 전 재무관의 구두개입 발언을 통해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칸다 전 재무관은 2022년 9~10월 실개입 당시 “반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25% 정도 엔저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이는 급격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근거하면 엔화가치는 6개월 전과 비교해 미 달러화 대비 1% 상승한 수준이어서 급격한 움직임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10월 “연초 이후 달러·엔 환율이 20엔 이상의 변동폭을 보인 것도 하나의 (판단) 요건”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기준 달러·엔 환율의 연초대비 하락폭은 17엔 수준이다. 실개입 요건을 충족하려면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3엔 가량 더 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칸다 전 재무관은 올해 3월 “2주 동안 4%의 변동은 도저히 완만하다고 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달러·엔 환율 변동성이 최근 2주 동안 5%를 웃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개입 요건을 충족한 셈이다.닛케이는 “2022년 9~10월 약 한 달 동안 세 차례 개입했을 때에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하지만 올해 7월 실개입에 나섰을 때에는 ‘연초 이후 20엔 이상’ 요건만 충족했다”며 “세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실개입에 나서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외환 전략가는 “요 며칠 동안은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엔화가치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미츠이스미모토은행의 스즈키 히로시 수석 외환전략가도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면 (일본 당국의) 실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두개입 강도·투기세력 포지션 규모는 “아직 여유”하지만 그동안 실개입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현재 구두개입 수준은 아직 경계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 당국은 구두개입 강도를 꾸준히 높이면서 포석을 깐 뒤에 실개입에 나섰다. “환율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로 시작해 서서히 엔저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실개입 직전 단계에선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면 아직까진 실개입까지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투기세력이 보유한 ‘총알’, 즉 실개입 효과 측면에서도 개입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비상업 부문(투기세력)의 엔화 매도 포지션은 지난 17일 기준 5961계약(약 750억엔)에 그친다. 실개입 때마다 수만 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미츠비시UFJ은행의 이노 테페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기세력의 엔화 매도 보유고는 지난 7월 엔저가 진행했을 때만큼 쌓여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당국이 엔화를 매입하면 되레 달러화를 매수(엔화 매도)할 새로운 여지만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간사이미라이은행의 이시다 타케시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는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개입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조차 연말연시 시장 참가자 감소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해선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2024.12.23 I 방성훈 기자
뱃살은 반으로, 넉살은 두 배로
  • 뱃살은 반으로, 넉살은 두 배로[유영만의 절반의 철학]
  • [유영만 지식생태학자·한양대 교수]뱃살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군더더기 살, 군살이다. 뱃살은 다른 사람에게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망신살이다. 세월의 흐름으로 생긴 인생의 내공은 주름살로 가지만 식탐과 운동부족이 만든 합작품은 상반신과 하반신에 걸쳐 있는 무책임한 비무장 지대에서 비만으로 살아간다. 복부비만은 몸집을 무겁게 만들어 태만을 친구로 불러들인다. 복부비만은 태만과 함께 출렁이는 지방의 바다에서 소리 없는 파도소리 들으며 24시간 잠복근무 중이다. 뱃살은 자기관리를 하지 못한 게으름의 상징이다. 배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먹고 움직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제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 먹은 칼로리만큼 운동이나 이동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먹는 게 남아서 내장 지방으로 축적될 뿐이다.움직임이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도 결정한다. 뱃살이 출렁이기 전에 사생결단,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당신의 건강 백세는 질병 백세로 반드시 바뀐다. 뱃살은 모든 건강의 적신호를 내장에 내장지방으로 축적한 산물이다. 내장지방에 축적된 그동안 먹은 것의 잔해들은 온몸 구석구석으로 보내지지 않고 뱃살에 고스란히 남아 출렁이는 지방 왕국을 만드는 건축 재료로 활용된다. 뱃살은 염증지수를 높이는 물질을 생산하고 고혈압이나 당뇨를 비롯한 모든 성인병의 온상으로 작용한다. 뱃살은 세월이 가져다준 나잇살이 아니다. 뱃살은 과도한 음주와 탐식, 운동부족이 만든 사회역사적 합작품이다. 뱃살은 당신의 잘못된 식습관이 만든 탐욕의 증표이며 삶을 얼룩지게 만드는 구김살이다.행복은 허리둘레에 반비례하고 허벅지 두께에 정비례한다. 중년 이후 행복해지고 싶으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것이 뱃살 빼기다. 뱃살은 살살 빼기의 대상이 아니라 초전박살 대상이다. 지금 당장 유산소 운동을 비롯한 뱃살빼기 운동을 구체적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노화는 가속화하고 삶의 질은 현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더 이상 엄살 부릴 시간이 없다. 지금 가장 먼저 불태워야 할 것은 굳은살로 가기 전에 뱃살에 포진된 내장 지방이다. 그래야 건강의 적신호를 청신호로 바꿀 수 있다. 몸매가 망가지면 몸뻬 바지를 입어야 한다.‘뱃살’은 건강에 안 좋지만 ‘넉살’과 ‘익살’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데 매우 필요한 ‘살’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절대 긍정으로 웃어넘길 줄 아는 ‘살’이 넉살이다. 넉살 좋은 사람에게 화가 난다고 침을 뱉을 수 없고 야단을 칠 수가 없다. 화를 내고 야단을 치려는 순간 그 넉살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넉살에 비해 익살은 유쾌한 위트와 유머로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열어젖히는 ‘살’이다. 넉살이 손쓸 틈을 주지 않고 사람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든다면 익살은 그래도 여유를 갖고 웃을 수 있는, 참을 수 없는 유쾌함과 통쾌함을 가져다준다.넉살과 익살이 없으면 마지막 비장의 카드로 ‘엄살’도 있다. 엄살이 진정성이나 진실함을 근간으로 발휘되지 않고 지나치게 과장되면 애먼 사살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엄살은 겸손한 가운데 발휘해야 할 마지막 화살이다. 필요할 때는 자신을 낮추고 무리하게 도전할 필요가 없을 때 엄살을 부려도 된다. 엄살을 부리는 동안 생각지도 못하게 위기나 딜레마 상황이 시간과 더불어 넘어간다. 혼돈의 시대, 불확실성의 바다를 건너는 방법은 뱃살은 절반으로 줄이고 넉살과 익살은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더욱 필요한 능력은 사람을 웃음 짓게 하는 유머감각이다. 실력과 더불어 유머를 갖춘 사람은 상대방을 무너뜨리고 자기편으로 만들 ‘필살기’(必殺技)를 갖춘 셈이다. 유머가 부르는 재미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통렬한 깨달음의 뒤통수를 맞았을 때 찾아온다. 의외성과 기대 저버림에서 재미가 나온다. 유머는 한바탕의 웃음이 아니다. 틀에 박힌 일상을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살펴보면서 본질을 꿰뚫는 직관과 더불어 뜻밖의 통찰을 줄 때 일어난다. 유머는 기대를 저버릴 때 폭발한다. 예를 들면 “사과 열 개 중에 세 개 먹으면 몇 개 남을까요”라는 물음에 7개라고 하면 아무도 웃지 않는다. 기대에 부응한 논리적 사유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학생의 대답, “세 개 남는다. 왜냐하면 먹는 게 남는 거니까요.” 대답을 듣는 순간 폭소가 터진다. 왜냐하면 기대를 망가뜨린 뜻밖의 대답이니까.
2024.12.23 I 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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