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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한국이 월드컵 도전 56년 만에 첫 원정 16강이라는 의미 있는 업적을 달성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 진출한 후 7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다. 한국은 2002년 우리가 개최했던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으나 원정 경기에서는 한번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1954년 첫 출전은 사실상 참가에 의의를 둔 대회였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월드컵에 참가했고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은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참패했다. 헝가리에 당한 0-9 패배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역대 최다골 차 패배 타이 기록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월드컵 단골 손님으로 세계 축구 축제에 참가했다. 이 때부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7회 연속 진출이라는 아시아 최고 기록도 세웠다.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만이 한국보다 많은 연속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이후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한국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이전까지 한국이 거둔 최고 성적은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올린 2무1패였다. 당시 한국은 유럽의 강호 스페인과 2-2로 무승부를 이루며 16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독일에 2-3으로 석패, 볼리비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꿈을 접어야 했다.
어느 때보다 아시아 지역 예선 성적이 좋았던 1998년 프랑스 대회 역시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느껴야 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아 예선에서 10경기 연속 무패 하는 등 총 9승2무1패의 성적으로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한국은 본선에서 멕시코에 1-3, 네덜란드에 0-5로 패하는 등 1무2패의 초라한 성적만을 거뒀다.
탄력을 받은 한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첫 원정 승리를 거뒀다. 아프리카 토고에 0-1로 끌려가다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이어진 프랑스 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두며 선전했지만 스위스에 0-2 패배를 당하며 16강 문턱에서 아쉬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4년 후 남아공 월드컵은 드디어 한국에게 16강을 허락했다. 4년 전과 같은 1승1무1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이번에는 월드컵의 여신이 한국의 편을 들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했지만 그리스에 2-0 승, 나이지리아에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원정 첫 16강의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