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배짱영업···‘아이코스’ 면세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비싸

8일부터 인천공항 면세점서 판매
‘아이코스’ 기기 100달러, 전용담배 ‘히츠’ 1보루 33달러 가격 책정
‘세금도 덜 내는데···’ 면세점 판매가는 일반담배보다 8달러비싸
  • 등록 2017-09-07 오후 4:14:25

    수정 2017-09-07 오후 5:30:17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기기와 전용담배인 ‘히츠’.
[이데일리 최은영 유통전문기자]필립모리스가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편의점 등 일반 유통채널에 이어 국내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신라면세점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8일부터 인천공항점에서 면세점 중 단독으로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아이코스는 실제 담뱃잎으로 만든 전용담배 ‘히츠’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로, 담뱃재가 날리지 않고 냄새가 덜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문제는 가격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면세점에 입점하며 ‘아이코스’ 기기에 100달러, 전용담배 히츠에 33달러(10갑 1보루 기준)의 가격을 매겼다. 형태가 일반담배와 유사한 전용담배만 살펴보면 일반 궐련담배의 면세점 판매가 25달러보다도 8달러가 비싸다.

면세점은 외화 획득이나 여행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비과세 상점이다. 세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상품 값이 싼 것이 특징인데 ‘아이코스’ 면세점 판매가는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밑돈다.

브랜드와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화장품은 10~20%, 패션 상품은 15%, 담배는 30~40% 가량 면세점이 더 저렴한데 ‘아이코스’ 전용담배의 경우에는 시중 판매가 보다 고작 14% 낮다.

기기 판매가는 더하다. 홀더, 포켓 충전기, 어댑터 등으로 구성된 ‘아이코스’ 기기는 시중에서 정가 12만원, 기간 한정 할인 기간에는 9만7000원에 판매됐다. 이 기기의 면세점 판매가는 100달러(11만2930원)로 시중 판매가와 1만 원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할인을 받으면 시중에서 구입하는 게 더 이득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기본적으로 면세담배의 가격은 불법 판매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근접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매기는데 한국과 가장 가까운 일본과 면세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이코스’ 담배 스틱 한 보루는 일본에서 정가 4600엔(4만4500원)에 면세점에선 약 20% 저렴한 3700엔(3만8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면세점 판매가는 유사한 수준이지만 일반 매장과 면세점 가격 격차는 한국이 더 적은 셈이다.

면세담배 판매 시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10.2) 지정으로 올 추석 연휴기간이 열흘로 늘어나면서 해외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자 면세담배 판매를 시작해서다. ‘아이코스’는 국내 면세점 중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에서만 판매된다. 세금이 정상화되기 전, 내국인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는 시기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코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 체제 마련 미비로 일반 담배 절반 수준의 세금만 부과되고 있다. 4500원짜리 일반담배에는 한 갑당 3323.4원의 세금이 붙지만 아이코스의 담배스틱 한 갑에 붙는 세금은 1739.7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판매가는 4300원(한갑 기준)으로 일반담배와 200원 밖에 차이가 안나 담배업체 측이 과도하게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로 시중에선 낮은 세율로 이득을 취하더니 면세점에선 정부가 주는 세금 감면 혜택까지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회사 배를 불리는데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찌는 담배’에 길들여진 ‘아이코스’ 충성 고객을 미끼로 배짱영업을 한다고 밖에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율과세를 했을 때 소비자 가격이 오르느냐가 증세 논란의 핵심이었는데 면세점에서 비싸게 판다는 건 담세 여력이 있는 걸로 봐야한다”며 “세금을 조속히 정상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 김 의원은 소비자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궐련형 전자담배 고율과세에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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