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에 선전포고한 서울시…프로멤버십도 손질할까

장거리 골라태우기·콜 몰아주기 등 포착
공정위·국토부 등에 제도개선 조치 요구
비가맹택시 배차혜택 멤버십도 손질 예고
  • 등록 2022-02-23 오후 3:17:59

    수정 2022-02-23 오후 6:32:4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김근명(가명)씨는 야근을 할 때마다 회사가 있는 강남역에서 집까지 택시를 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배차가 잘 되지 않아 오랜 시간을 기다리거나 직접 택시를 잡아 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면 일산에 사는 동료는 똑같이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하면 항상 배차가 금방 돼 먼저 출발을 했다. 김 씨는 카카오택시가 이동 거리에 따라 승객을 골라태운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태우기’,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실태조사를 벌여 불공정 행위를 포착, 가맹·중개 택시 인·허가권을 쥔 국토교통부 등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카카오T 유료화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유료멤버십(프로멤버십)도 비용을 더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간 카카오택시를 직접 불러서 탑승하는 ‘미스터리 쇼퍼’(고객으로 가장해 기업의 직원 서비스 따위를 평가하는 사람) 방식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의 한 법인택시 회사 주차장에 운행 나갈 카카오택시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조사 결과 카카오택시의 목적지 표출에 따라 택시기사가 승객을 골라태우고 있다는 정황을 일부 포착했다. 예컨대 평일 밤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은 23%로 가장 낮았다.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엔 호출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세부적으로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 성공된 건을 분석한 결과 단거리(66.4%)보다는 장거리(81.8%), 평일(63.3%)보다는 주말(88.1%), 밤시간대(58.6%)보다는 아침(79.0%)·저녁(83.2%)에 호출 성공률이 높았다.

카카오택시가 자사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우선배차 서비스)도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약 39%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현재 콜 몰아주기 조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교통부에 가맹·중개택시 사업 분리,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비가맹 택시기사를 상대로 도입한 프로 멤버십 제도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택시기사들은 배차 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목적지 부스터’(원하는 지역·목적지 확인 후 우선 배차)나 실시간 콜 현황정보 제공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카카오가 프로멤버십 요금을 기존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리는 등 일부 개선된 상황이지만 ‘수요쏠림’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 내용에 대해)내부적으로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입장이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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