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소화가 잘되는 우유 “유당불내증 걱정말아요”

맛·영양 모두 잡은 국내 최초 ‘유당 없는 흰 우유’
산학협력 연구로 효능 입증, 락토프리 대중화 선도
출시 13년 만에 점유율 97%, 시장 확대에도 기여
  • 등록 2018-12-28 오전 6:00:00

    수정 2018-12-28 오전 10:31:04

매일유업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락토 프리 백색시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사진=매일유업)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유는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완전식품이다.”

고대 그리스의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우유를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 극찬했다. 우유에는 단백질, 지방, 유당, 칼슘, 인, 마그네슘, 미량의 미네랄과 각종 비타민 등 114가지의 영양물질이 골고루 들어있어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모두에게 섭취를 권장한다.

하지만 우유를 마셨다 하면 배가 슬슬 아파오고 가스가 차거나 속이 불편해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우유에 포함된 탄수화물 영양소 중의 하나인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 ‘락타아제(Lactase)’가 없거나 부족해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의학적으로는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乳糖不耐症)’이라고 한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제조 방법 (사진=매일유업)
첨단 기술로 맛·영양 모두 잡은 ‘유당 없는 흰 우유’

유당불내증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84%, 전 세계적으로는 인구의 75%가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 ‘유당 없는 우유’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부터 락토프리 우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우유를 잘 못 마시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흰 우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매일유업은 우유를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에서 착안해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백색시유(흰 우유) 형태의 제품 ‘소화가 잘되는 우유’을 선보였다.

제품 개발 초기만 해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유당불내증 관련 인지도가 높았지만 국내에선 락토프리 제품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매일유업은 차별화된 공법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락타아제’라는 유당 분해효소 처리법이 많이 사용됐으나 우유 본연의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흰 우유는 커피나 빵, 과자 등 다른 음식들에 기본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우유 본연의 맛과 영양을 유지하면서도 소화까지 잘되는 제품이 필요했다.

매일유업은 낙농선진국 핀란드 발리오(Valio)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LF(Lactose Free·락토스 프리) 공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LF 공법은 ‘한외여과(Ultra-Filtration)’와 ‘효소가수분해(Enzyme-Hydrolysis)’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적용한 것으로 우유에서 유당만을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는 기술이다. 유당의 분자 크기를 계산해 이를 막(膜) 여과 기술로 대부분을 걸러내고 유당분해효소로 남아있는 유당을 단당류로 완전 분해시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효능입증·제품 다양화로 락토 프리 대중화 선도

선진 공법의 도입과 연구개발로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도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제품이 탄생했지만, 일반 흰 우유가 대중화한 상태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먼저 그동안 가공유(유음료) 형태로만 존재하던 락토프리 제품이 흰 우유까지 확대한 만큼 상품 종류를 세분화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매일유업은 2005년 소화가 잘되는 우유 180㎖, 930㎖ 2종을 출시한 이후 더욱 다양한 락토프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1년 4월 지방 함량을 일반우유의 반으로 줄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저지방 930㎖’을 출시했다. 2016년 5월엔 상온 보관이 가능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 190㎖’ 멸균 제품도 추가해 섭취와 휴대를 편리하게 만들었다.

락토프리 우유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연구도 함께 진행했다. 지난 2015년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장영운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유당불내증 증상 완화에 락토프리 우유 섭취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유당불내증으로 진단받은 성인 31명에게 두 차례에 걸쳐 일반우유와 유당제거우유를 마시게 한 뒤 소화기 증상 변화 및 유당불내증 진단에 쓰이는 호기수소검사(날숨의 수소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복통·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감소하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소화가 잘되는 우유’, 국내 1위 우뚝…시장점유율 97%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소비자들에게 ‘소잘 우유’라는 애칭을 얻으며 출시 13년 만에 락토 프리 우유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폴바셋’에서는 유당을 분리한 우유를 넣어 소화가 잘되는 콘셉트의 ‘소잘라떼’를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현대인의 건강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우유로 자리 잡으면서 해마다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점유율 97.7%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매일유업의 락토 프리 제품 개발은 국내 시장 확대와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소화가 잘 되는 우유 출시 당시인 2005년 전무했던 국내 락토 프리 우유 시장은 지난해 약 167억원으로, 2016년 대비 79%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락토 프리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차원에서도 관련 표준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제도화의 움직임이 생겼다. 그동안은 락토프리 제품 표준안이 유럽 등 낙농선진국에만 존재했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우유에 한국산업표준(KS) 마크가 달리면서 품질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등 낙농업이 발달한 외국에서는 유당 함유량을 0.5% 이하로 낮춘 제품에만 ‘락토 프리 마크’를 부여하는 등 세분화된 품질 기준을 가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락토프리 식품의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표준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농식품부는 KS 제정 과정에서 락토프리를 ‘유당에 민감한 소비자의 식이편의를 위해 유당을 0.5% 이하로 제거한 가공식품’으로 정의하고 우유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락토프리 제품에 대한 품질기준 및 측정방법 등의 지침이 마련됨에 따라 국내 낙농업 및 유제품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우유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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