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홈쇼핑 채널 번호·위치까지 개입하는 과기부…27일 CEO들 면담

조경식 차관, 비공개 CEO 모임
홈쇼핑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 논의
TV·데이터 홈쇼핑 겸업 사업자는 30번까지 1개 이하로
데이터홈쇼핑 단독 사업자는 15번 이후
4년만에 논리 뒤집은 정부..편성권과 시장경제 침해
  • 등록 2021-05-25 오후 5:22:45

    수정 2021-05-25 오후 9:36:5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유료방송사(IPTV·케이블TV·위성방송)의 홈쇼핑채널의 번호와 위치까지 정하려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법 70조의 채널의 구성과 운용에 다양성 조항’을 근거로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나, 이는 유료방송사의 채널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방송법의 해당 조항은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방송 채널의 구성원리를 말할 뿐, 특정 채널번호나 위치까지 정부가 개입하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홈쇼핑 채널은 어떤 번호에 있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접근권이 달라져 기업 매출에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정부가 위임입법의 범위를 이탈하면서까지 규제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크다.

조경식 차관, 비공개 CEO 모임…홈쇼핑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 논의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오는 27일 오후 2시부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의실에서 유료방송사·TV홈쇼핑업체·데이터홈쇼핑업체·프로그램제공업체(PP)등의 대표이사(CEO)들을 불러 한 시간 반 동안 회의를 한다.

이날 회의에는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조항목 NS홈쇼핑 대표, 김홍극 신세계TV쇼핑 대표, 강호성 CJ ENM 대표 등과 관련 4개 협회에서 참석한다.

원래는 정부가 의견 수렴중인 ‘유료방송사의 홈쇼핑 구성·운용 기준’만 논의하려 했지만, 최근 IPTV 3사에 프로그램 사용료 25% 인상을 요구한 CJ ENM와 IPTV 3사간 갈등이 전면화되자, 논의 주제를 유료방송 생태계 전반으로 넓힌 것으로 전해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CJ뿐 아니라 중소PP 두 곳도 불렀다”면서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정부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고 말했다.

홈쇼핑 채널 번호와 위치까지 개입하는 정부

정부는 27일 회동에 앞서 기업들에게 △유료방송사는 0번부터 30번 이하의 채널에서 홈쇼핑 채널 수를 12개 이하로 구성·운영하고 △TV·데이터 홈쇼핑 겸업 사업자의 홈쇼핑 채널은 1개 이하로 구성·운영하며 △데이터홈쇼핑 단독 사업자의 홈쇼핑 채널은 15번 이후에 구성·운영하도록 하는 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결정되면 0번~30번 사이에 NS·롯데·CJ·GS·현대 등은 30번까지 1개 채널만 넣을 수 있고, 신세계TV쇼핑·SK스토아·KTH 등은 15번 이후에 편성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여전히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많아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순 없지 않나. 사업자들간에 합의가 안 되면 공식 발표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많은 홈쇼핑 채널들로 이용자 불편이 크니 직접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4년만에 논리 뒤집은 정부…편성권과 시장경제 침해

그러나 채널 번호와 위치까지 세세하게 정부가 정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방송법 70조를 근거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료방송사의 채널 편성권을 직접 제한하려는 것은 법의 위임범위를 이탈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쿼터규제(총량규제)는 가장 원시적인 규제행위로 시장경제 논리에 반한다”고 언급했다.

2017년 과기정통부 정책연구 과제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유료방송시장 집중현상 개선방안 연구’에도 방송채널의 편성권은 방송법 상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인정되는 권리라고 규정돼 있다.

4년 만에 정부 스스로 해당 논리를 뒤집은 셈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방송법 70조의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방송분야 다양성이 기본적으로 채널 구성이 전제되도록 대통령령 위임돼 있고, 이용약관이 부당하면 개선명령도 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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