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억 투입하고도"…경주 '신라왕경 핵심유적'은 부실복원 중

[2021국감]
510억원 통일신라 월정교, 18세기 청나라 때 모양
1300억원 황룡사 9층목탑 복원안, 중국·일본 양식
임오경 의원 "지자체 경쟁적인 문화재 복원 사업,
문화재청 나서 현황 철저히 파악하고 주도해야"
  • 등록 2021-10-05 오전 10:09:43

    수정 2021-10-05 오후 12:59:00

황룡사 9층목탑을 형상화한 길이 65m 탐방로 포함 녹지공간(붉은 점선) 조성 예정지(사진=경주시)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총 사업비 9400억원을 들이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이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에서 연구용역, 건립·주요정비 등 세부 사업이 복원고증의 전문성이 없는 지자체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무부처인 문화재청이 아닌 관광자원개발에 초점을 맞춘 지자체인 경주시가 주도해왔다는 게 임 의원 측의 주장이다.

한 예로 2018년 복원완료한 경주 월정교 복원사업의 경우, 국비 357억, 지방비 135억원 총 510억원이 투입됐음에도 복원관련 연구용역 등은 시행청인 경주시에서만 주관했고 문화재청이나 그 산하기관에서 주관한 연구용역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월정교 복원과정에서 교각의 형태 등 고문헌 기록 등이 무시돼 8세기 통일신라 양식이 아닌 18세기 청나라 다리를 모방했다는 비난이 있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주 황룡사지 복원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사업비 2700억원 중 절반인 1300억원 가량을 9층목탑 복원사업으로 계획했으나 부실복원 논란에 휩싸여왔다는 것이다. 2012년 한국전통문화대가 경주시 의뢰를 받아 완성된 황룡사 9층목탑 복원모형은 중국·일본탑의 형태가 반영된 것이며, 비례미 등에서 우리나라 전통탑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꼬집었다. 복원연구 과정에서 2005년 북한에서 공개한, 황룡사 9층목탑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개성 불일사 금동9층탑 관련자료는 복원연구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증논란이 일고 있지만 경주시는 황룡사역사문화관을 개관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복원모형을 전시하는 중이다. 황룡사역사문화관은 2016년 148억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모형을 전시하기 위해 지은 공간이다.

임 의원은 “철저한 고증 없이 복원할 경우 원형 보존이란 가치를 훼손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마저 흔들 수 있다”며 “문화재청에서 컨트롤타워가 돼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재 복원사업 현황을 철저히 파악해 주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굳이 우리나라 연구자료에만 국한하지 말고 통일부와 협의, 남북 문화재 공동연구를 추진할 것”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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