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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도가니’는 사학재단의 비리를 고발해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올 초 ‘부러진 화살’은 실화를 바탕으로 사법부의 부조리를 꼬집어 공감을 샀다.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는 3년 전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사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들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 고발 영화들이 늘고 있다. 언론의 특성이 가미됐다고 해서 이런 영화를 ‘무비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도가니’로 촉발된 ‘무비 저널리즘’은 ‘부러진 화살’로 일반화됐고, ‘두 개의 문’ 등을 거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가니’가 한국영화,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화 개봉 이후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도가니 법’이 만들어졌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영화 속 가해자,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은 최근 있었던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판결에는 영화 개봉 이후 새로운 목격자가 나오는 등 영화의 흥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의 첫 번째 기능은 오락이다. 동시에 영화는 사회를 반영한다. ‘도가니’ 등 일련의 작품은 한국사회를 좀 더 깊이 있게 반영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잃지 않아 더 큰 폭발력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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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폭력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 중이다. ‘야만의 언론’이 그것으로 영화는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중심으로 조선·중앙·동아일보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수구언론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영화는 김성재 전 청와대 행정관의 공저인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언론개혁을 화두로, 그중에서도 ‘조·중·동’을 정면에서 비판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비 저널리즘’이 무서운 또 하나의 이유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소비 행태에 있다. ‘두 개의 문’ 엔딩크레딧에는 834명의 배급위원 이름이 올라간다. 영화 개봉에 힘을 보태준 시민 후원자다. ‘두 개의 문’은 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3000여 만원의 후원금으로 극장에 걸릴 수 있었다. 이들은 또한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영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까지 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2011년과 2012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특별한 흐름이 한국영화계에 생겨나고 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함께 만들어 배급, 홍보까지 하고 있다. 이는 한국영화,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숙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도가니’로 촉발된 흐름이 정권 말기 사회적 요인과 맞불려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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