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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정우의 첫 영화 ‘롤러코스터’는 ‘하정우의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작부터 대놓고 웃긴다. 거듭 착륙에 실패하는 비행기 안. 주인공은 한류스타 마준규로, 출세작 제목이 ‘육두문자맨’이다. 온몸에 문신을 한 채 기내에서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기장에 유니폼을 말끔히 차려입고 감자를 먹는 승무원들, 경쟁사 비행기에 탄 항공사 회장에 유명 걸그룹의 노래를 읊어대는 스님까지. 이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1시간 30분 남짓 마치 배틀을 하듯 속사포처럼 대사를 쏟아낸다. 소재에 설정까지. 신선하고 기발하다. 또 생동감이 넘친다. 그를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인간 하정우’를 발견하곤 두 번 웃는다.
그는 천성이 밝고 유쾌하다. 활력이 넘친다. 톱스타지만 가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언제, 어디서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항상 물음표를 달고 산다. 지난해 초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개봉을 앞두고 하정우와 인터뷰를 했을 때였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노트를 꺼내 펼치더니 질문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방법을 바꾸면 느낌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단다.
하정우의 가장 큰 힘은 인간성이다. 그는 의리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지키지 못할 말은 하지 않는다.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김기천·김병옥 등 중견 연기자를 제외한 한성천·최규환·김성균·김재화 등 젊은 배우 대부분이 중앙대 연극학과 출신이다. 이 가운데는 하정우가 이끌어 그와 한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들도 상당하다. 영화 ‘577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인, 시상식에서 뱉은 공약 한마디에 장장 577㎞를 걷고 또 걸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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