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의 장으로 변질된 예능프로

  • 등록 2010-04-27 오전 7:59:59

    수정 2010-04-27 오후 2:46:03

▲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폭로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배우 강은비(사진 왼쪽)와 유인나.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예능프로그램이 스타들의 속풀이 혹은 한풀이 장으로 변질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불거진 강은비·유인나 사태가 대표적. 강은비는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스타골든벨'에서 "과거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주연배우에게 연기를 못 해 대본으로 맞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충격적인 고백 뒤엔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현재는 톱스타 위치에 있다"는 폭행의 당사자를 짐작게 할만한 내용도 덧붙였다.

강은비의 폭로는 약 열흘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배우 유인나의 발언과 흡사하다. 유인나는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해 "대형기획사에 처음 들어간 열일곱 살 때, 당시 유명 가수 출신 이사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뽀뽀를 하려고 했다"며 성추행당한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의 고백은 충격적이고 사실임을 전제했을 때 일면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제3의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측면에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 직후 두 사람의 발언은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관심이 컸던 만큼 분노도 컸고,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쏟아내며 `유인나의 가수 출신 전 소속사 이사` `강은비와 한 작품에 출연한 나이 어린 톱스타`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도 보였다.

이 과정에선 실제 억울한 피해자도 생겨났다. 하지만, 발언의 당사자들은 "과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 뿐인데…."라며 무책임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송에선 실컷 억울하다고 떠들어 놓고 논란 이후엔 "사건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 "조용히 지나갔으면 한다" "더 이상의 추측은 답이 아닌 것 같다"며 적당한 선에서 논란을 무마하려 드는 방식도 같다.

스타들이 잇따라 폭로성 발언을 털어놓는 것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다. 방송에서 던진 화제성 발언은 언론에 의해 회자되고, 이는 또 다시 포털의 화제성 기사로 포장돼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다. 이렇게 되면 프로그램 홍보가 절로 될 뿐더러 연예인의 인지도도 더불어 높아진다. 때문에 각종 논란에도 이런 발언이 그치질 않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기본으로 한다고는 해도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에 있어선 해당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방송사와 제작진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들어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방송사의 게이트 키핑(기자와 편집자 등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능력과 자체 검열 의지 등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의 폭로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발언은 반짝 화제를 불러일으킬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당 프로와 스타 모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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