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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예능프로그램이 스타들의 속풀이 혹은 한풀이 장으로 변질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불거진 강은비·유인나 사태가 대표적. 강은비는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스타골든벨'에서 "과거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주연배우에게 연기를 못 해 대본으로 맞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충격적인 고백 뒤엔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현재는 톱스타 위치에 있다"는 폭행의 당사자를 짐작게 할만한 내용도 덧붙였다.
강은비의 폭로는 약 열흘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배우 유인나의 발언과 흡사하다. 유인나는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해 "대형기획사에 처음 들어간 열일곱 살 때, 당시 유명 가수 출신 이사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뽀뽀를 하려고 했다"며 성추행당한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의 고백은 충격적이고 사실임을 전제했을 때 일면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제3의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측면에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선 실제 억울한 피해자도 생겨났다. 하지만, 발언의 당사자들은 "과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 뿐인데…."라며 무책임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송에선 실컷 억울하다고 떠들어 놓고 논란 이후엔 "사건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 "조용히 지나갔으면 한다" "더 이상의 추측은 답이 아닌 것 같다"며 적당한 선에서 논란을 무마하려 드는 방식도 같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기본으로 한다고는 해도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에 있어선 해당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방송사와 제작진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들어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방송사의 게이트 키핑(기자와 편집자 등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능력과 자체 검열 의지 등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의 폭로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발언은 반짝 화제를 불러일으킬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당 프로와 스타 모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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