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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5부요인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갖기 전 밝힌 말이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대행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후보자 신분으로 남아있다. 국회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도 “헌재 소장님의 이름 앞에는 늘 잊혀진 이라는 말이 붙는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국회가 김 후보자의 존재를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책임 공방이 따른다. 국민의당은 지난 4일 논평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김이수 실종사건”이라는 말로 장관 인사를 강행하는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장관 임명과는 다르게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거쳐야 임명이 가능하다.
김 후보자 인준안 통과는 앞으로도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가진 의석(120석)만으로는 과반 찬성이 어렵다. 국민의당(40석)에 도움을 요청해야 가능하지만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양당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더욱이 여야가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안과 정부조직 개편안 등의 처리를 놓고도 각을 세우면서 김 후보자의 국회 인준 논의는 ‘잊혀진’ 이슈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6개월간 공백이 이어진 헌재소장 자리는 앞으로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 가장 오래 표류된 사례는 지난 2011년 6월 지명된 조용환 후보자로 8개월이 넘도록 인준을 받지 못하다가 2012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헌재소장은 1년 2개월이 넘도록 공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