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19일 임기가 종료되는 이 소장과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퇴임식을 진행한다. 이날부로 임기를 종료하는 이들은 퇴임식을 마친 후 6년간 근무했던 헌재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후임 헌재소장과 재판관 인선이 늦어지며 헌재는 소장 없는 재판관 4인 체제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서 최고 사법기관 중 하나인 헌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사태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헌재의 공백 사태는 국회가 유발했다. 여야는 국회 몫 재판관 후보자 3명을 어떤 방식으로 선출할지를 두고 지난한 협상을 벌여 교섭단체별 각 1명씩 추천으로 정리가 됐다.
한국당, 청문절차 돌입후 후보 추천 ‘촌극’
심지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문일정을 합의한 순간까지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다가 지난 10일 청문회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야 이종석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추천했다.
국회 몫 3명의 후보자에 대한 추천 절차가 늦어지며 국회는 부랴부랴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했지만 시간이 촉발해 사전 서면질의도 없이 청문회를 개최하는 촌극을 벌였다.
국회몫 3명, 사전 질의서도 없이 청문회 진행 ‘촌극’
더욱이 김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의 경우 국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 없지만 여야의 대립 속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한국당은 이들 후보자가 모두 부적격하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김 대법원장은 18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요청서에서 “전임 재판관들 임기가 19일까지여서 재판관 공백 상태가 우려되고 20일 본회의 이후 추석 연휴가 시작돼 장기간 재판관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두 후보자에 대해 “기본권 보장에 대한 신념과 소수자, 사회적 약자 보호의지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적절히 대변하고 조화시킬 능력을 갖춰 헌법재판관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은애 후보자는 여성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 경우 헌재에 처음으로 2명의 여성 재판관이 탄생한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