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文 수사' 공방 검찰총장 인사청문회…尹 충성 맹세엔 "모욕적"

문 전 대통령 수사 두고서 "법과 원칙대로 진행"
명품가방 수수 사건엔 "수시심의위 남아 답 못해"
檢 본연 역할 강조하며 "검사 탄핵, 중립성 해쳐"
김여사 오빠 친분설엔 "친분 없고 연락도 안 한다"
  • 등록 2024-09-03 오후 10:52:28

    수정 2024-09-03 오후 10:53:28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 부부와 관계를 집중 추궁받은 심 후보자는 야당의 충성 맹세를 했느냔 질의에 대해서는 모욕적이라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文 수사 “논두렁 시계 2탄” vs 與 “은혜 갚아야 하나”

심 후보자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문 전 대통령의 수사가 적절치 않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질의에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는 법원의 사법적인 통제를 받아 가면서 영장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를 두고 집중 질의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 이상윤 의원은 “많은 국민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논두렁 시계 수사 2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며 “과거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을 때의 데자뷔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윤석열 검찰 정권의 정치 보복 수사라고들 하는데 문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무슨 불이익을 줬느냐”며 “나는 배은망덕 수사이자 패륜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 정부 당시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점을 두고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민주당은) 문다혜 씨에 대한 수사를 가지고 배은망덕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담당 검사나 검찰총장을 불러 ‘내가 은혜를 갚아야 하니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두고서는 민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무혐의 처분한 것이 타당하다고 보느냐’고 질의하자 “중앙지검이 그런 결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무혐의 결정이 아직 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것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후보자는 “(수사와 관련해) 제3의 장소에서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통상적으로 수사방식과 내용은 수사팀 재량에 따라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일 뒤 (명풍가방 사건)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외부 민간위원들 중에도 이 방송을 보고 계신 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제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부연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심 “검사 탄핵, 중립성 악영향…오로지 증거와 법리”

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본연의 역할’을 지속해서 강조하면서 민주당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검사 탄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검사가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되면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상적인 사법 절차나 징계 절차에서 도저히 제어되기 어려운 중대한 위헌행위가 있을 때 비상적, 예외적으로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법리에 따라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하고 있다”며 “외부의 영향이 없도록 총장으로서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이 국민과 대통령의 뜻이 서로 다를 때 누구 편에 서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편도 아니고 항상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론에 흔들리거나 어떠한 외압에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판단해야 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심 후보자와 윤 대통령 부부의 관계성에 대해서 추궁하기도 했다. 먼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 여사 친오빠와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심 후보자는 “전혀 모르는 사이고, 서로 연락할 일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의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너무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어 ”지금 수사팀에 있는 검사들은 대부분 10년 차 이하 젊은 검사들“이라며 ”위원님도 평검사들이 얼마나 사명감과 정의감이 높은지 아시지 않나“고 따져 물었다.

법사위는 오는 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심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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