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전기차 충전소…글로벌로 확산되는 ‘정유사의 변신’

로열더치셀, 英최대 전기차 충전업체 인수
BP도 외부 풍력업체와 손잡고 수소사업 추진
국내 정유사도 ‘적극’, SK에너지·GS칼텍스 등 ‘두각’
20년 후 석유제품 수요 절반 ‘뚝’, 탈석유시대 대응
  • 등록 2021-01-27 오후 2:47:28

    수정 2021-01-27 오후 2:47:28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미래의 생존을 위한 글로벌 정유업계의 변신이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등 이동수단 혁신이 본격화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유럽을 기점으로 탄소배출 저감 규제 움직임 등이 거세지고 있어 정유업계의 변신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물론 국내 정유사들까지 각각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소 등 ‘탈(脫)석유시대’를 맞아 다양한 신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SK에너지 주유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설비. (사진=SK에너지)


27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정유사인 로열더치셀은 최근 영국 최대 규모 전기차 충전업체 유비트리시티(Ubitricity) 인수를 결정했다. 유럽 최대 정유사인 로열더치셀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실현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업체를 전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비트리시티는 현재 2700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된 유비트리시티는 기존 가로등 등에 설치할 수 있는 노상 전기차 충전소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기존 도로 인프라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어서 효율은 증대되고 비용은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유비트리시티는 현재 영국내 전기차 충전시장의 13%를 점유하고 있는 가장 큰 업체다. 로열더치셀은 이번 인수를 통해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유럽 노상 충전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정유사인 BP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BP는 지난해 말 세계 최대 풍력발전업체인 덴마크 외르스테드와 함께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다. BP의 정유설비에서 연간 9000t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전기분해설비 설치 등에서 협력한다는 게 골자다.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정유사 엑손모빌도 최근 경영 방향에 변화를 줬다. 유럽 메이저 정유사들과 달리 엑손모빌은 그간 정유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기존의 경영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엑손모빌마저도 최근 탄소배출 저감을 비롯한 미래 성장계획을 발표하며 탈석유 시대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국내 정유사들의 행보도 글로벌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뒤덮은 지난해부터 주유소를 거점으로 삼아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서울시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친환경 차량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울시내 SK주유소 중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충전소 설치가 가능한 모든 곳에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SK에너지는 당장 올 상반기내 직영주유소 7곳에 144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주유소내에 신재행 발전설비를 구축, 이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허세홍 사장 취임 후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다. 당장 이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CES)에도 국내 정유사로선 유일하게 참가, 미래형 주유소를 선보이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전기차·수소차 충전소 등을 융합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선보이며 ‘정유업’에 사업을 한정짓지 않고 모든 ‘모빌리티’ 관련 에너지를 다루겠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오는 2023년까지 자사 주유소 200곳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글로벌 정유업계의 변신은 최근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는 20년 후면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재 정유사들은 급속도로 추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열더치셀, BP 같은 글로벌 정유사들이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충전 사업 등으로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유럽시장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탄소배출 저감 움직임도 정유사들이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수단의 혁신은 정유사들에게 큰 변곡점이 될 수밖에 없는만큼 기존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관련 사업들은 현재 상황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한동안 글로벌 정유사들의 주요 투자 및 진출 사업들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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