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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이날 평양에서는 스포츠 교류를, 판문점에서는 산림 협력 회의를 각각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남북 협력 구도를 만들어냈다.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는 남북 통일 농구대회가 열렸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는 산림협력 분과회담이 개최돼 북한의 산림 녹화 사업 등의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남북 통일 농구대회는 첫날 양측 선수단이 한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등 경쟁보다는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남북 혼합팀의 이름은 ‘평화’와 ‘번영’으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경기장에 위치한 주석단에는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과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 국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자리해 남북의 고위 인사가 자리를 함께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조명균 장관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해 나가고 있다”며 “그 선두에 남북 체육교류가 있다. 이번 통일농구경기는 체육교류 확대와 발전, 민족화해와 단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에서 열린 산림협력 분과회담에서는 효율적인 산림 협력을 위해 북한의 산림 현황 공동조사 및 연구 등의 방안이 거론됐다. 이와 함께 대북 기술전수, 양묘장 조성사업 등 구체적인 남북 협력 사안들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 부총국장은 “우리 다 산림 동업자인데 민족의 기대에 맞게 우리가 사는 이 강토에 평화와 번영의 푸른 숲을 가꿔간다는 심정으로 오늘 회담 잘해보자”고 화답했다.
이날 열린 남북 통일 농구대회와 산림협력 분과회담은 모두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들로 이번 남북 교류는 유엔 대북 제재와 무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남북이 경제 협력 등 보다 고차원적인 교류를 위해서는 5일 방북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실무회담이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남북 교류 모드가 북미 회담의 성공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