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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계열사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이하 롯데베르살리스)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롯데베르살리스는 2013년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유화업체 베르살리스가 50대50으로 합작한 회사다. 롯데베르살리스는 2017년 여수에 고기능성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과 ‘에틸렌프로필렌다이엔모노머’(EPDM)을 각각 연간 10만톤씩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초에도 한 차례 250억원을 롯데베르살리스에 출자한 적이 있다. 올 상반기에만 총 5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합작사인 이탈리아 베르살리스도 롯데케미칼과 연계해 함께 500억원을 출자하면서 올 상반기 롯데베르살리스에 들어간 양사 자금만 1000억원이다.
하지만 롯데베르살리스의 실적은 아직 좋지 않다. 지난해 기준 롯데베르살리스의 매출은 280억원, 영업적자는 874억원 수준이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황이 추락한데다 공급사 인증 문제도 겹쳤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SSBR 같은 고기능성 합성고무의 경우 타이어 제조사들에게 엄격한 수준의 안전성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생산 초창기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양사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SSBR 시장은 설비가 완성되더라도 영업활동이 정상궤도에 올라가려면 최소 2~3년이 걸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SBR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 공급처별로 원하는 물성(물리적 성질)이 달라 적용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든다”며 “타이어 인증단계에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서 초창기에 다소 힘들지만, 친환경 및 안전성 위주의 전 세계 자동차 트렌드와 맞물리는 만큼 잠재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유(011780)화학도 여수에서 연산 6만3000톤 규모로 SSBR를 생산 중이다. 금호석화는 공식적인 설비 증설대신 전방사업 시황에 따라 영업과 생산 등을 유기적으로 운용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합성고무가 일반 범용제품처럼 대규모 시장은 아니지만, 저가 중국제품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군인만큼 의미가 있다”며 “국내엔 롯데베르살리스가 조만간 정상궤도에 오르고 자동차 업황이 개선되면 이 같은 선제적 투자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