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중 올 상반기 대학교 졸업자 대상 공채를 진행한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현재 상반기 채용을 위한 최종면접을 진행하고 있고, 총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5개 주요 은행이 상반기에만 558명을 채용한 것을 고려하면 약 18%에 불과한 수치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도 은행권 상반기 채용인원이 800명 수준이었고, 올해와 마찬가지로 채용 시장이 경색됐던 2014년 상반기에도 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던 것을 비춰보면 올 은행권 상반기 채용규모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나머지 은행은 대졸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아직 일정과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엔 대부분 은행이 대졸 공채를 진행하지 않아 하반기 공채를 아예 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채용 규모는 저금리와 구조조정 등 여러 이슈가 섞여 있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채용시장의 한파는 은행업계가 직면한 경영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해운·조선업계를 필두로 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줄여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브렉시트의 현실화는 은행권 불확실성에 기름을 부었다.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고, 한국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이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