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디스플레이·방수’ 첨단기술 담았다…‘폴더블폰’의 진화

벌써 3살 된 폴더블폰, 핵심은 디스플레이 기술
휘어지는 저항 낮추기 위해 적층 구조 최적화
힌지내 이물질 유입 방지 위해 스위퍼 기술도
최초의 IPX8 방수도, 틈새부분 꼼꼼히 방수처리
  • 등록 2021-08-23 오후 6:51:26

    수정 2021-08-23 오후 8:46:19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5월 ‘디스플레이위크 2021’ 버추얼 전시에서 공개한 S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아직도 ‘폴더블(접는)폰’이라는 용어가 생소하신가요?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들어본 적 없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용어였을 겁니다. 어느 누가 화면을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상상 속의 폴더블폰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최초의 폴더블폰이 2019년에 나왔으니, 폴더블폰도 벌써 3살이 된 셈이죠. 아직은 미미하지만 매년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폴더블폰은 그야말로 최첨단 스마트폰 기술력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디스플레이 기술 핵심, 두께 줄이고 강도 높이고

우선 폴더블폰에 들어간 첨단 기술들을 들여다보죠. 가장 핵심으로 꼽을 수 있는 건 디스플레이일 것입니다.

폴더블폰은 접는 영역에 가해지는 응력(Stress)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파손이 가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께를 줄이고 적층 구조를 최적화하는 등의 기술이 필요한데요. 일반적으로 두께가 얇을수록 화면이 휘어질 때 받는 저항이 낮아집니다. 마치 두꺼운 책을 접을 때보다 얇은 책을 접을 때 힘이 덜 들어가는 식이죠.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터치센서, 편광판 등의 부품을 외부에 부착하는 대신 패널 안에 내장하는 식으로 두께를 줄입니다.

점착제도 중요합니다. 폴더블폰은 접었다 펴는 움직임이 많은데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루는 레이어(층)간 결합을 유지해야 하기에 고(高)연신(이완), 고복원(수축), 고점착성이 필요합니다. 패널은 각 층마다 점착제로 붙어 있습니다. 접착제와는 다르게 붙였다가 떼도 다시 붙일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죠. 껌 같은 재질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엔 일반적인 OLED보다 더 특성이 좋은 점착제가 필요한데, 보통은 ‘PSA’(Pressure Sensitive Adhesive·반유동적 성질의 물질)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완하는 정도가 높아 패널의 적층 구조를 쉽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보호하는 ‘커버 윈도우’(Cover window)도 필수 기술 중 하나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것이 폴더블폰의 핵심인 만큼 패널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커버 윈도우는 초박형 강화유리 소재로 높은 투명성과 깨짐, 긁힘에도 강한 부품입니다.

삼성전자(005930)는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드는 ‘UTG’(Ultra Thin Glass·브랜드명)를 사용하는데요.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에 사용된 UTG의 두께는 약 30㎛로 일반 OLED 커버 윈도우 두께(500㎛)보다 훨씬 얇습니다. 얇지만 강도가 높아 응력이 강하더라도 유리가 깨지지 않죠.

기술의 진화, 최초의 방수 폴더블폰 나와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폴더블폰에만 필요한 기술은 또 있습니다. 바로 ‘힌지’(hinge·경첩) 기술입니다. 접는 특성으로 인해 폴더블폰은 본체와 힌지 사이 미세한 틈이 불가피합니다. 폴더블폰이 먼지와 이물질 유입에 취약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 폴더블폰 시장에서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본체와 힌지 사이에 나일론 섬유로 구성된 ‘스위퍼’를 배치해 틈새를 끊임없이 쓸어내 주는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틈새가 불과 1mm가 채 안 될 정도로 좁아 초정밀 섬유 커팅 기술을 개발해 이를 해결했다고 하죠.

폴더블폰은 지난 3년간 방수 기능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접는 디스플레이에 힌지로 인한 틈 때문에 방수 기능을 탑재하는 게 힘들었죠.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가 3세대 ‘갤럭시Z’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최초 방수 기능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갤럭시Z 플립3’를 예로 들어봅시다. 이 제품은 바 형태 2개면(메인·서브)과 힌지로 이뤄져 있는데 위·아래면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FPCB(플렉서블 인쇄회로기판)를 방수 처리를 한 것입니다. 메인보드 손상을 막기 위해 FPCB 연결부 끝에 있는 틈새 간격을 특정 용액으로 메워 침수에 손상되기 쉬운 주요 부품을 보호했습니다. 힌지 역시 물에 닿는 와중에도 부식이 생기지 않도록 내부에 별도 방청(녹 방지) 처리를 하고 물에 강한 윤활제를 적용 했습니다. 이번 3세대 갤럭시Z 시리즈는 모두 IPX8 등급을 받았다고 하니 확실한 방수 기능을 갖춘 셈이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폴더블폰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진일보했습니다. 샤오미 등 후발업체들도 잇따라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인데, 기술적으로 ‘퍼스트무버’ 삼성전자를 쫓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소비자들에게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건 가격대입니다.

지난해 기준 200만원 대 중반을 호가했던 폴더블폰 가격은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올해 삼성전자가 3세대 갤럭시Z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가격대를 100만원 대로 낮춘 것도 이 같은 소비자 부담을 낮춰 폴더블폰을 대중화하기 위한 전략일 것입니다.

과거보다는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더불어 폴더블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 조성까지 병행된다면 적어도 향후 3년 안에는 진정한 폴더블폰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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