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할머니 강남구에 1억5000만원 통큰 기부…개인 역대 최고액

이름도, 나이도 밝하지 않고 조용히 버스 타고 사라져
강남구 "독거 어르신 등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
  • 등록 2021-11-03 오후 4:22:33

    수정 2021-11-03 오후 4:22:3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80대로 추정되는 익명의 할머니가 강남구청에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익명의 할머니가 기부한 자기앞수표.(사진=강남구 제공)


3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오후 2시쯤 한 할머니가 구청 복지정책과로 찾아와 1억5200여만 원짜리 자기앞수표가 들어있는 흰 편지봉투를 맡긴 후 돌아갔다.

이 할머니는 자신의 신분을 일체 밝히지 않은 채 봉투를 건넸다. 당시 할머니를 상담했던 김기섭 주무관이 곧바로 할머니를 뒤 따라가 “이름이라도 알려주시라”고 요청했지만 대답을 하지 않고 구청 앞 횡단보도를 건너가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할머니가 강남구에 기부한 돈은 1억 5225만367원이다. 강남구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 금액이다. 그간 강남구에는 작은 박스에 1000원짜리를 가득 채워 익명으로 기부를 하거나 저금통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강남구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독거 어르신 등 저소득층을 위해 뜻깊게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사회가 아름답다는 훈훈한 미담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할머니의 숭고한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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