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저기 아른대는 건 고래가 아니다…오병욱 '내 마음의 바다'

2022년 작
하늘·바다 한몸이 된 대표연작 중 한 점
작은 파도의 고즈넉한 흔들림을 기록해
수백 번 물감 뿌려 물·빛 어울린 투명함
트럼프 방한 땐 청와대 걸린 '바다그림'
  • 등록 2022-09-01 오후 6:30:01

    수정 2022-09-08 오후 12:51:31

오병욱 ‘내 마음의 바다’(2022·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말을 멈추고 눈을 키운다. 아스라한 수평선 끝에 걸쳐 있는 뭔가가 보일까 해서. 그러다가 이내 깨닫는다. 정작 저 끝에 아른거리는 건 섬도 아닌, 고래도 아닌 내 마음이란 것을. 머물 수도 뛰어놀 수도 없는 참으로 막막한 내 마음이란 것을.

작가 오병욱(63)의 바다가 그렇다. 30여년, 바다 쪽으로 붓을 향해온 작가의 그림에는 어느덧 현실 너머의 세상이 아른대고 있는 거다. 잔잔하지만 꿈틀거리는, 작은 파도의 고즈넉한 흔들림을 기록하는 작가의 바다그림은 물과 빛이 어울려낸 투명함이 특징이다. 절대 흥분하는 법이 없고 절대 요동치는 법이 없다. 그저 파도에 걸친 하늘이 머금은 색과 시간의 변화에 몸을 맡길 뿐이다. 마치 영원처럼 이어질 듯한 그 순간을 위해 작가는 캔버스에 수십, 수백번 물감을 뿌리는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작가가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다. 청와대에서 방명록을 쓸 때 그의 등 위로 작가의 ‘바다그림’이 걸려 있었다. ‘내 마음의 바다’(Sea of My Mind #220107·2022)는 하늘과 바다가 한몸이 된 작가의 대표연작 중 한 점. 2m를 훌쩍 넘긴 심연의 수평선이 지나가는 발길을 기어이 불러세운다.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푸른 시간’(Blue Hour)에서 볼 수 있다. 6년 만의 개인전에 신작 28점을 걸었다. 캔버스에 아크릴. 162×227㎝.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오병욱 ‘내 마음의 바다’(Sea of My Mind #220307·2022), 캔버스에 아크릴, 지름 100㎝(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오병욱 ‘내 마음의 바다’(Sea of My Mind #2205074·2022), 캔버스에 아크릴, 162×130㎝(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오병욱 ‘굽이치듯’(Like Waves #220701·2022), 캔버스에 아크릴, 112×194㎝(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오병욱 ‘흐르는 대로’(Like Stream #2207194·2022), 캔버스에 아크릴, 60×60㎝(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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