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을 맞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은 이들 중 최소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낮 온도가 52도까지 오르는 극심한 폭염이 주된 사망 요인으로 파악된다.
|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무슬림 순례자들이 하지 순례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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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에서는 지난 14일 하지가 시작된 뒤 이집트인 323명, 요르단인 60명을 포함해 최소 550명이 숨졌다. AFP는 아랍 외교관 2명의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인 종교의식이다. 매년 수백만명의 무슬림들은 14세기 예언자 무함마드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종교의식을 수행하기 위해 메카의 카바 신전으로 향한다. 이슬람력 12월7∼12일 치러진다. 올해 하지는 19일에 종료된다.
사우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성지를 찾았다. 그 중 160만명 정도는 해외 입국자다.
올해 하지는 기후 변화로 사우디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은 섭씨 51.8도까지 올랐다.
극심한 더위가 지속하자 순례자 가족들은 사우디 병원에서 실종되거나 사망자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튀니지 통신사 튀니스 아프리카 프레스는 이날 하지 기간 동안 사망한 튀니지인이 35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외무부도 최소 6명이 하지 기간 중 열사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도 하지 기간에 11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순례 중 입원했다고 이란 국영 통신사 IRINN이 전했다.
사우디 보건부는 하지 기간 동안 온열질환을 앓고 있는 순례자 2700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한 이집트 순례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지는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더위와 혼잡한 상황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의식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순례자들에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수분을 보충하고, 야외 활동을 피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