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韓석유화학 수출 8% 감소… 화평법 완화 검토해야”

산업연구원 ‘국나 유화산업 하반기 전망’ 보고서
최근 10년래 가장 저조한 수출액 기록 전망
코로나19 피해 적은 아세안 국가 집중 공략해야
정부 차원에선 반덤핑 대응 및 규제 완화 필요
  • 등록 2020-07-21 오후 3:09:02

    수정 2020-07-21 오후 3:09:0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8%(수출액 기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요 부진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올해 연간 수출액도 2015년 수준까지 하락하며 본격적인 다운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울산단지내 NCC, EPDM 설비 일부를 중단하거나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진=SK이노베이션)


21일 산업연구원의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상반기 주요 이슈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석유화학 수출액은 최근 10년간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 하반기 수출액만 하더라도 전년 동기대비 8.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수요 위축과 공급 증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액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 등 경쟁국 생산시설 가동률이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단가 하락 압박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외 인도, 미국시장내 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감소세가 하반기내 반전되지 못하면 수출단가 하락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2015년 수준까지 하락, 다운사이클로 진입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관련한 부정적 원인으로는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에 따른 중간재 수입수요 감소 △주요국 생산기설 가동률 회복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세 지속 △중국산 범용제품 수입량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수출 측면에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으로 주요 국의 수입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는 2022년까지 동아시아 시장내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예상되는 제품 가격 하락세도 장애물이다.

이에 따른 생산 감소도 예상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수출량과 내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인만큼 국내 생산시설의 가동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연구위원은 “전방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 국내 생산 규모는 전년대비 8.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장 개척을 위한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부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아세안 국가 공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의 보호무역 장애물을 해결해줘야 한다. 조 부연구위원은 “기업 차원 대응의 어려움을 정부가 대신 대응해 수출을 지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세안 국가마다 다른 수입규제 항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정부의 빠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체들의 생산효율성 제고 노력도 속도를 내야 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동아시아 시장내 공급과잉 상황이 심각한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설비 중 60만t 규모를 가동 중단한 바 있다. SK종합화학도 납사분해시설(NCC) 20만t을 올 12월까지 생산 중단하고 합성고무(EPDM) 설비 중 3만5000t을 폐쇄키로 했다.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인 게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완화다. 조 부연구위원은 “화평법의 일시적 완화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공정화학물의 공급 적시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규 화학물질의 ‘선사용 후등록’ 절차를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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