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문병호 전 국회의원의 배우자 민유숙 대법관을 예로 들어 임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두번째),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철희 정무수석.(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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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기 기획관 임명 논란에 대해 문병호 전 의원을 언급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문 전 의원이) 본인(문 대통령)에게 상당히 고약하게 하신 분인데, ‘그분의 배우자가 대법관이 되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으나 대표적 반문 인사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당 창당에 큰 역할을 했다. 문 전 의원의 배우자 민 대법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1월 대법관에 올랐다.
기 기획관은, 남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던 전력이 있어 이번 정부의 ‘코드인사’ ‘보은인사’라는 야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문 대통령은 배우자의 정치 성향과 인사 임명은 별개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 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유 본부장의 예를 들어 “남편이 야당의 국회의원이었는데 나는 그런 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왜 그런 걸 신경 써야하나”는 취지로 말했다고 이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유 본부장의 남편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태옥 전 의원이다. 김 국무총리 후보자의 큰 처남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로, 이 전 교수는 위안부의 성노예화는 없었다는 취지가 담긴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날 오찬에 배석했던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아직도 청와대에 오면 마치 벼슬을 하는 것처럼 대단한 권력을 하는 것으로 외부에서 보는 것 같다”라며 “기모란 기획관은 우리가 설득해서 모셔온 분인데 그렇게 비쳐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