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피 안팔아" vs "회유 가능성"…계곡살인 공판서 '복어' 공방

이씨 측 증인 횟집사장 "복어피 판매 안한다"
검찰 "횟집 특정한 적 없어…회유했을 수도"
  • 등록 2023-01-11 오후 9:00:55

    수정 2023-01-11 오후 9:00:55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른바 ‘계곡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이은해(31) 씨와 조현수(30) 씨가 항소심 두번째 재판에서 검찰과 ‘복어’ 공방을 벌였다.

피고인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사진=연합뉴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정총령 강경표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와 조씨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이 ‘복어내장·복어피’를 구입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A횟집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A횟집 사장은 불출석한 대신, “자신은 복어회만 팔뿐 복어내장이나 복어피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검찰은 “이씨가 복어 부산물을 구입한 횟집의 상호를 특정한 적이 없다”며 “왜 자꾸 변호인이 A횟집 사장을 증인으로 부르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A횟집 사장과 관련해 “변호인이 회유했을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씨가 2019년 남편에게 복어독을 먹인 뒤 조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복어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고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씨 등은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씨에게 구조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깊이 3m의 계곡물로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피고인은 또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소재의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와 조씨 변호인들은 “‘계곡살인’ 당시 두 사람의 적절한 구조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27일 이은해와 조현수의 살인 혐의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인정하고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취지다. 다만 윤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이를 이용해 ‘직접 살인’했다는 검찰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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