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급락에…"영끌 사례" vs "거품 빠질 것"

[엇갈리는 노·도·강 집값 전망]
규제완화·GTX 등 호재에도 반등 더뎌
집값, 고점 대비 40~50% 하락 사례도
"급매보다는 거래량증가 주목" 의견에
"투자수요 없다면 반등 어려워"반론도
  • 등록 2023-05-23 오후 7:19:14

    수정 2023-05-23 오후 7:44:18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 2020년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집값 상승을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아파트 가격 향방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점 대비 40% 안팎으로 하락 거래가 이어지는 만큼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영끌 투자’의 급매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차츰 반등할 것이란 주장이 대치하고 있다.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중 고점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가격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300여세대의 노원구 중계주공 5단지에서 지난 22일 44㎡(18평) 2층이 4억6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2021년 10월엔 같은 층 동일 평형대가 6억6500만원에 거래돼 2억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2000세대가 넘는 노원구 상계주공2단지 58A㎡(24평) 9층도 지난 2021년 6월 8억원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이달 10일 6층의 같은 평형이 6억2000만원에 거래돼 2억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강북구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3830가구 규모의 SK북한산시티도 59㎡(25평) 18층이 21년 10월 7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이달 13일 비슷한 층수인 17층의 같은 평형이 5억8000만원으로 매매가가 떨어졌다.

노원구와 강북구 이외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지하화 정책의 호재가 있는 도봉구 아파트 역시 매매가가 하락하는 추세다. 창동주공3단지의 58㎡(24평)는 2021년 8월 8억97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빠진 것이다.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상으로도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노원만 유일하게 0.07% 소폭 상승하고 강북과 도봉은 각각 0.14%, 0.12%가량 하락했다.

노원구 중계동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 주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1~2년 전과 비교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고가 대비 40~50% 가까이 빠진 물건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대로 정부의 규제 완화나 GTX 등 호재는 충분히 매매가에 반영된만큼 추가 투자 수요가 없다면 매매가가 반등하기 어렵단 예상도 있다. 도봉구 창동의 공인중개사 B씨는 “GTX 노선 지하화 공식 발표 이후 매매 문의가 좀 늘긴 했어도 가격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은 것 같다”며 “급매가 아니라도 전체적으로 거품이 빠지려면 몇 개월은 더 걸리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전문가들 역시 노도강 집값 향방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법인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노·도·강 지역은 자가점유율이 낮아 실수요 보다는 투자가 많은 지역으로 추가 투자 수요가 없다면 큰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전반적인 매매가 늘면서 노·도·강 역시 반등하고 있단 시각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노·도·강 지역이 고점 대비로는 하락한 건 맞지만 저점 대비 반등하는 곳도 있다”며 “일부 급매물 거래에 주목하기보단 대출 금리 하락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전반적인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어나고 있음을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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