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만든 SK데이터센터 화재…“물 뿌려 복구 늦었다”

지하실에만 머문 불길…물뿌려 전원 차단 극히 이례적
통상적인 경우는 가스로 화재 진압
과거 NIA 센터 지하실 화재 때는 전원 공급 문제 없어
전문가, 인근 소방서와 사전 연습 필요
국내 IDC 200 여곳..IT강국 답게 글로벌 시장의 10% 차지
데이터센터 화재대응 매뉴얼 정교화 시급
  • 등록 2022-10-18 오후 5:19:29

    수정 2022-10-19 오전 10:05:52

[이데일리 김현아 김아라 기자]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 이 건물 지하 3층 전기실에 있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서버를 맡긴 사용하던 카카오 서비스 상당수가 마비됐고,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성남=뉴스1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두고 SK의 화재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 3층 전기실 내 배터리에서 불꽃이 시작됐지만, 화재는 지하 3층에만 머물렀는데, 사고 나흘째인 18일 오전 9시까지 전원 공급은 95%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원 공급이 늦다는 건 그만큼 서버 복구가 지연된다는 걸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지하실 화재로 데이터센터 전체가 장기간 블랙아웃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가스가 아닌 물로 제압한 걸 복구를 늦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하실에만 머문 불길…물뿌려 전원 차단 극히 이례적

18일 경기소방본부와 IT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하 3층 쪽에만 불이 번졌고 지하실 화재 사실이 인지된 즉시 할론 등 소화가스(산소를 없애 화재를 진압하는 가스)가 자동분사됐다. 가스를 뿌려도 배터리에 붙은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뒤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불은 다른 층에는 번지지 않았다”고 확인하면서 “배터리는 전기시설이다 보니 전기를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로 끄면 일이 커진다. 전기를 차단하니 전체가 마비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부터 소방관련 점검을 했는데 지적사항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스만으로 배터리 불길을 잡지 못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물을 뿌려 전원을 내린 조치가 너무 성급했다는 의미다. 서초 LG유플러스 센터 설계에 참여한 전문가는 “할론가스는 해당 공간의 산소를 없애는 것이다. 보통 가스로 진압한다”면서 “물을 쐈다고 해도 데이터센터에서 전원을 내리면 모든 게 끝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화재 때는 전원 살아…인근 소방서와 사전 연습 필요

실제로 2008년경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지하 전기실에서 한국전력 변압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같은 건물 14층에 있던 서버는 죽지 않았다. 해당 서버는 KINX라는 정부전산망 인터넷 설비가 가동중이었다. 당시 화재는 가스로 진압했고 비상발전기를 돌려 전원은 살았다.

정부종합전산센터 센터장을 지낸 강중협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연합회(KDCC)회장은 “데이터센터 화재는 가스로 하는 게 원칙인데 할론가스는 비싸다. 화재대비 연습을 하려 하니 당시 3억 원 정도 들더라”라면서 “데이터센터는 배터리 등을 이중화하고 자가발전기도 있다. 이렇게 오래 전원 공급이 되지 않은 건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는 화재가 나기도 어렵지만 대응을 잘하려면 인근 소방서와 사전 협의해 1년에 한 번 정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방 호스를 들고오지 않게 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KDCC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인터넷 서비스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500㎡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200여 개 정도 된다. 미국(815개), 영국(210개)보다는 적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10% 정도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IT강국 대한민국 인터넷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화재대응 매뉴얼을 정교화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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