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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독일 비철금속 무역협회(WVM)에 따르면 독일과 유럽 전체 마그네슘 재고는 오는 11월 말 모두 소진될 예정이다. 이는 마그네슘 생산의 85~90%를 차지하는 중국이 전력난과 탄소배출 감소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중국산 마그네슘 45%가량을 수입해 온 유럽은 발칵 뒤집혔다. 급기야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공개서한을 보내고 12월부터 재고 바닥으로 인한 작업장 폐쇄와 이로 인한 대규모 실직 등을 경고했다. 반면 국내는 마그네슘 사태에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마그네슘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와이어링 하네스와 반도체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경량화 수단 알루미늄 택한 고성능 브랜드…이미 곳곳 활용
유럽은 전 세계에서 환경규제가 가장 심한 곳으로 유럽에 터를 둔 벤츠 등은 연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 경량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고급 차량의 연비 효율을 위해 엔진 다운사이징을 하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공차중량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알루미늄은 중량이 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량화 효과가 높은 소재로 꼽힌다.
이미 수입차 브랜드에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소재가 곳곳에서 활용된다. 벤츠는 지난 2014년 기존 10% 불과했던 알루미늄 비율을 차체 50%까지 늘려 공차중량 100kg을 줄인 신형 C-클래스를 선보였다. 2016년에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신형 디젤 엔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BMW는 7세대 5시리즈에 기존 초고강력 강판 외 새로운 ‘CLAR’ 플랫폼을 채용해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경량소재를 활용했다.
초고강도 강판 극대화 선택한 현대차그룹…“피해 없을 것”
현대차그룹이 경량화를 위해 개발한 3세대 강판은 강성을 높이면서도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특히 성형을 기존 제품 대비 30%가량 늘었다. 실제 현대차는 강판을 부위마다 두께를 다르게 성형하는 TRB·TWB 공법 등을 활용해 이전 모델 대비 신형 쏘나타의 공차중량을 59kg 줄였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대비 부족한 경량화는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메꾸고 있다. 볼륨 차종 생산에 주력하는 일본 도요타 역시 초고강도 강판을 주력으로 한 경량화 방법을 쓰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가 차량을 생산하는 유럽 브랜드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이 필수지만, 볼륨 차종이 주인 현대차그룹은 알루미늄을 사용할 경우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며 “마그네슘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 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피해는 당장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