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오류로 기록될 이 사건은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보다 피해 범위가 넓지만, 해킹 사건이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액(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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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담우는 인텔을 상대로 소송참가인을 모집하는 국내 유일의 법무법인이다.
보안 업데이트 시 성능저하…손해액 산정 쉽지 않아
그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인텔과 MS 등이 패치 프로그램을 내놓았지만 (보안 업데이트시)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며 “인텔은 요즘 CPU를 쓰면 10% 내외의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10%면 한 세대 이전의 CPU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인텔은 입출입 단자(I/O)쪽의 성능 저하는 테스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CPU 쪽만 10% 성능저하라면 전반적인 컴퓨팅파워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면서 “이를 정량화해 실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게 과제인데, 소송신청인별로 각자 컴퓨터 시스템과 CPU가 달라 쉬운 작업이 아니다. 아이폰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소송 대상으로 인텔 본사와 인텔코리아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
관련 법으로는 소비자기본법을 근거로, 민법 390조 적용도 검토 중이다.
김 변호사는 “소비자는 생산자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재산에 손해를 끼치지 않을 물건을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며 “1995년부터 생산된 인텔 CPU에는 멜트다운(Meltdown) 이슈가 있었고 이를 인텔이 처음부터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소송 과정에서 밝혀낼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인텔로부터 직접 물건을 산 회사나 CPU 박스 채로 구매한 분들은 민법 390조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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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송뿐 아니라 해외 로펌들과 연계해 해외에서 인텔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다만,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하면 소송비용이나 효율성에서 떨어질 수 있어 1,2주 더 소송 신청인을 모집한 뒤 소송 전략을 2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그는 “손해 발생 CPU의 범위를 두고도 인텔과 MS의 말이 달라 어떻게 코딩을 하면 어떤 커널이 보이는지 등 조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멜트다운 이슈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F시큐어가 제기한 AMT 취약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대형 로펌 출신…IT 및 스타트업 이슈에 관심
4차 산업혁명 시대라지만, IT와 관련된 복잡한 소송이어서 어려움은 없을까.
김 변호사는 “원래 물리학과 출신이고, 같이 일하는 조인환 변호사는 법대 출신이긴 한데 코딩을 직접 할 정도로 IT 쪽에 관심이 많았다”며 “평소 재밌어하던 분야이고,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봐서 집단소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우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 출신으로 현재 법무법인 담우의 대표변호사다. 2015년 3월 문을 연 법무법인 담우에는 법무법인 바른에서 경험을 쌓은 남중구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할 수 있는 사건과 저희가 하는 사건은 좀 다르다”면서 “대형 회사를 상대로 했던 퀄러티를 가지고 IT 회사, 스타트업, 중소 제조업체 등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