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국 등엔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라는 은퇴자들의 학습공동체가 있다.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자치단체다. 나이 들어 은퇴한 후 급작스럽게 늘어난 시간을 ‘외로움’으로만 채우지 않도록 서로 연대하는 모임이다.
U3A의 시작은 프랑스다. 지자체와 대학이 나서서 1970년대에 은퇴자를 위한 강좌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 가장 활발하게 U3A운동이 이뤄지고 있는 나라는 영국으로 꼽힌다. 지난해엔 영국 U3A가 40주년을 맞기도 했다.
영국 U3A 측은 “더 이상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변화를 만들고, 활동적으로 지내고, 계속 삶을 배우고 즐기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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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은퇴자들의 학습공동체는 필요하다. U3A의 철학을 표방한 ‘분당 아름다운 인생학교’가 2013년 문을 열긴 했지만, 아직은 프랑스나 영국처럼 전국 단위에서 조직되고 있는 공동체는 딱히 없다.
대신 전 세계 각국에 있는 은퇴자협회가 우리나라에도 있긴 하다. 한국은퇴자협회의 캐치프레이즈는 ‘배우며 벌며 오래 사는 삶의 실천’. 영국 U3A와 비교하면 ‘배움’과 ‘삶’은 공통적이나 ‘(돈을) 벌며’라는 구절은 유독 다르다. 한국은퇴자협회 측은 “은퇴세대가 은퇴 이후에도 배우고 자기계발을 하면서 최소한의 소득, 기초소득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돈을 버는 행위’에서 해방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