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이 23일 내놓은 ‘흔들리는 자동차 산업의 양대 혁신 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구개발 투자 산업 중 3위에(점유율 16%) 해당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2500대 연구개발 투자 기업 중 자동차 151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투자액은 1250억 유로로 집계됐다. 이 중 완성차 기업은 36개사로 852억 유로를 투자했고, 자동차 부품사는 115개사로 397억 유로를 투자했다.
문제는 국내 자동차 관련 투자는 완성차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부품업계가 바라보는 미래 전망도 어둡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KAP)이 현대차그룹 협력업체 126개사에 설문한 결과 ‘미래차 관련 제품 생산 계획이 없다’거나 ‘타 업종에 진출한다’고 답한 업체는 23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뒤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자동차가 모빌리티로 진화하면서 전후방 연관산업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연구개발, 인력, 하부구조와 비즈니스 서비스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항구 한자연 연구위원은 “미래 모빌리티 부품, 기기와 서비스산업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실시해 온 기업과 핵심역량을 보유한 창업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이원화 전략을 운용해 모빌리티 산업 공급망 안정을 기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기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