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공개경쟁 전환 왜 했을까…세 번의 노력, 이사회 책임 커져

복수후보 심사요청이후 최종 CEO 내정, 다시 공개경쟁으로
소유권이 분산된 기업 지배구조, 투명하게 하자는 노력
구현모 현 CEO도 참여…“더 훌륭한 후보 나오면 이 역시 KT에 행운”
  • 등록 2023-02-09 오후 12:19:37

    수정 2023-02-09 오후 1:13:5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사옥
현재까지의 KT CEO 선임일정


KT이사회(의장 강충구 고려대 교수)가 9일 KT 차기 대표이사(CEO)를 공개경쟁 방식으로 전환해 뽑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이사회에서 구현모 현 CEO를 차기 CEO로 내정했지만, 복수후보 심사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번에 공개경쟁 방식으로 다시 주주총회에 올릴 최종 CEO 방식으로 뽑기로 결정했다. 어떤 방식이 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부 공모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한 이사는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구 대표역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재차 공개경쟁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 대표도 공개경쟁 과정에 후보로 참여할 것 같다”면서 “일각에서 걱정하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해서 KT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더욱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KT(030200)는 이 같은 내용의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3시 열릴 예정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의 코퍼레이트데이에 구 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순위 12위인 KT(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기준)그룹의 차기 CEO 선임 과정에 변화가 생긴 것은 이번이 세번 째다.

회사 정관과 이사회 운영규정에 따라 현 CEO인 구현모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힌 뒤(2022년 11월 8일)△구 대표가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복수 후보 심사’를 요청한 게 첫 번째이고(2022년 12월 13일)△이사회가 복수후보 심사 결과 구현모 후보를 KT차기 CEO로 내정한 게 두 번째이고(2022년 12월 28일)△구 대표의 제안과 이사회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의지로 공개경쟁방식으로 다시 CEO 후보를 뽑기로 한 게 세 번째(2023년 2월 9일)다.

KT이사회는 왜 공개경쟁방식을 택했을까. 세 번의 변화가 KT의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위 ‘주인없는’ 기업인 KT의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한 KT이사회의 책임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소유권이 분산된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하게 하자는 노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금융위원회 2023년 업무보고를 받고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업무보고 결과 서면브리핑’ 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금융회사를 포함해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깊이있게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의지대로 KT이사회 역시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KT 이사는 “지난번에 구 대표가 복수 후보 심사를 요청했을 때 27명의 사내외 후보를 검증했지만 외부 공모는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공개경쟁 방식을 써서 국민들이 오픈해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KT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는 차기 CEO 선임 시 ‘공모’를 해야 한다는 규정도, 하지 말라는 규정도 없다. KT이사회는 이번에 외부 공모를 포함해 공개경쟁하는 방식을 도입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예정이다.

사진=김영식 의원실 제공


지난달 30일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및 개선 방향’ 세미나를 개최한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KT이사회가 차기 CEO를 공개경쟁방식으로 뽑기로 한 데 대해 환영했다.

김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회가 원했던 부분 아닌가. 투명하게 가는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라면서 “KT의 이사진들이 투명이라는 틀에서 진행해서 우려했던 부분을 행사하는 것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구현모 현 CEO도 참여…“더 훌륭한 후보가 나오면 이 역시 KT에 행운”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12월 29일 KAIST에서 열린 양자기술 최고위 전략대화에 참석했을 때 기자들의 문의에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 제 기본적 생각이었으며 여전히 변함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이사회의 두 번째 비공개경쟁 결과가 소위 밀실경쟁으로 오해받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복수후보 경쟁을 요청할 때부터 ‘경쟁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최근 1월 초에 이사회에 공개경쟁을 제안했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구 대표는 주변 인사에게 “밀실에서 이사회와 짜고 치는 식으로 차기 대표가 됐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고, 답답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지난 3년간의 성과와 경영방향을 제대로 평가받아 대표이사가 됐다는 말을 들어야지, 밀실에서 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야 어찌 떳떳하게 경영을 하겠느냐”며 “다행히 1월 말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논의가 일어나면서 다시 (이사회를) 설득할 기회가 와 제 권리를 내려놓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경쟁을 하자는 결정을 얻어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경쟁에서 더 훌륭한 후보가 나온다면 그 역시 KT를 위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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