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지주회사는 167개로 전년(173개)보다 소폭 감소했다. 대기업집단 지주회사는 39개에서 43개로 증가했지만,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 중소 지주회사가 94개에서 82개로 대폭 줄었다.
법개정을 통해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기존 중소지주회사의 경우 2027년까지 유예기간을 줬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자발적으로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것이다.
지주회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 30개 중 지주회사(및 소속회사) 자산총액 합계가 기업집단 전체의 50% 이상인 전환집단은 24개로, 전년 대비 1개 증가했다.
이들 대기업 중 금융지주를 제외한 22개 곳의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49.5%(총수 26.3%)로 여전히 높은 총수 지배력을 보였다. 전년(49.7%) 대비 지분율이 소폭 낮아졌지만 이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37.4%로 상대적으로 낮은 삼양이 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주회사 전환 그룹, 계열사 20% 지주체제 외부에
금융지주를 포함한 24개 대기업 지주회사 전환집단은 전체 계열사 996개 중 793개(79.6%)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했다. 지주회사 편입률은 2012년 69.4%를 기록한 후 2018년 80.6%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여전히 계열사 10개 중 2개를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중 지주회사 체제 밖에 사익편취 규제대상 계열사를 둔 경우는 △GS(11개) △효성 △한국타이어 △애경(이하 10개) 등 17개사였다.
80개 계열사 중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한 곳은 11개였으며, 그중 6개사는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흥국 하림 회장의 자녀가 지분 100% 보유한 올폼은 하림지주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장영신 애경 회장이 2세들이 각각 94.3%와 62.%의 지분율 보유한 AKIS와 애경개발은 AK홀딩스 지분을 20% 가까이 보유했다.
GS·효성·LS,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계열사 10개 이상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아닌 계열사 중에서도 GS·효성·LS 등 10개 대기업이 보유한 34개(21.1%)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인 상장사’이거나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회사가 지분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였다. 총수 지배력이 높지만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규제 사각지대 계열사인 것이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지주체제를 지배하면서 체제밖 계열회사와 지주회사 소속회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가능성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들 대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33.6개로 전년(33.0개) 대비 0.6개 증가했다. 자회사 10.9개(32.5%), 손자회사 19.8개(59.0%), 증손회사 2.9개(8.6%)였다.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경우 전년 대비 변동이 거의 없지만 손자회사의 경우 0.5개 늘었다. 손자회사 수가 자회사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독특한 구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전체 손자회사 중 전환집단 소속 비중이 자·증손회사에 비해 12.5%포인트 증가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의 경우 손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피라미드식 체제 공고화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주체제 내 소속회사뿐 아니라 소속 회사와 체제 밖 계열회사 간에도 부당내부거래의 우려가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제도가 지향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성림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처럼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을 확대하고 사익편취 규제대상 범위를 확대해 부당 내부거래를 철저하게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