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두번째 갑부 프리드만의 '15조원 머니무브' 어디로

TNK-BP 지분 매각 대금..새 투자처 탐색 시작
일부는 고향마을 문화활동에 투입될 듯
  • 등록 2013-07-31 오후 5:20:04

    수정 2013-07-31 오후 5:20:04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15조원을 손에 거머쥔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갑부 미하일 프리드만(사진·49) 알파그룹 회장의 새로운 투자대상이 어디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크라니아계 유태인인 그는 지난해 말 러시아-영국 합작 에너지기업 TNK-BP 지분 매각으로 140억달러(약 15조6300억원)를 새로 확보한 러시아 두번째 부자다.

미하일 프리드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리드만 회장의 신규 투자처 탐색이 이미 시작됐다고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알파그룹이 100억달러 규모의 석유·가스 회사 ‘L1에너지’를 비롯해 글로벌 투자사 ‘레터원(LetterOne) 그룹’을 설립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프리드만 회장은 “투자회사 레터원이 알파그룹의 기존 영역인 에너지, 통신, 은행, 소매 부문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회를 기다렸다가 상황이 되면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CIS(1991년까지 소련연방 일원이던 독립국가들) 지역에서 자랐고 전통과 생활양식을 훤히 알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보다 이 지역 리스크를 거의 꿰차고 있다”며 “물론 서구시장에도 관심은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드만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알파그룹이 3G 모바일 인터넷망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깔기 위해 우크라이나 최대 갑부 리나트 아흐메토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반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토프의 투자회사 시스템캐피털매니지먼트(SCM)는 최근 우크라이나 최대 통신사 우크라이나통신공사(Ukrtelecom)를 10억달러 이상에 인수한 바 있다.

아흐메토프가 알파그룹이 아닌 터키 최대 통신사 투르크셀(Turkcell)과 손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프리드만 또한 투르크셀의 소주주다. 프리드만은 “무엇이 다르냐? 주머니가 다를 뿐 돈을 버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웃으며 말했다.

프리드만은 러시아 에너지 시장에 다시 뛰어들 것이냐는 질문에 “규모와 가격 면에서 적절한 기회가 있다면 추진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남겨뒀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에너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며) 수입을 더 단단히 확보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셰일 등 새로운 에너지 자원 영향으로 수입 감소 우려도 있다”며 이같은 두 가지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프리드만 회장은 의외의 대상에 투자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삶을 즐길 시간을 찾고 있다”며 “내 삶의 일부인 음악을 사랑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프리드만의 이같은 발언이 전혀 생뚱맞은 것은 아니다. 그는 리보프 음악학교에서 공부했으며 가끔 모스크바 재즈바에서 피아노를 연주해온 음악 애호가다.

프리드만 회장은 “음악과 문화의 전통을 갖고있는 고향 마을 리보프에 선물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이곳의 많은 건축물들과 역사는 재즈에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리보프의 한 관계자는 “알파그룹이 후원하고 있는 재즈축제는 리보프의 문화적·경제적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동유럽 관광 허브인 체코 프라하와 경쟁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FT는 불과 1년전만 해도 프리드만 회장의 인생이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TNK-BP의 러시아 주주들과 영국 석유그룹 BP와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BP는 보유하고 있던 TNK-BP의 50% 지분을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에 매각했다. 프리드만 회장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 중 하나인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로부터 TNK-BP 지분을 넘기라는 압력에 손을 들수 밖에 없었다.

한편 로스네프트는 초기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프리드만 회장에게 인수 대금을 분할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리드만 회장은 이같은 추측에 대해 “(로스네프트로부터)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돈을 받고 있다”며 에둘러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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